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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ce and Future World Order: Why Global Civilization Will Survive the Decline of the West

세계 질서의 미래: 다극화 시대의 귀환


The Once and Future World Order: Why Global Civilization Will Survive the Decline of the West
    | Amitav Acharya
ǻ | Basic Books
    | $32.50
| 2025�� 04��


흔들리는 세계 질서, 다극화의 귀환

서구 중심 패권에서 복합적 다극 질서로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질서는 서구,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냉전 종식은 미국이 단극 패권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유무역, 민주주의, 국제기구는 모두 미국적 질서의 확산을 반영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판도는 달라졌다. 중국의 급부상, 러시아의 지역 패권적 도전, 유럽연합(EU)의 규범적 독립성,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동남아 등 글로벌 남반구의 집단적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세계는 ‘단일 중심’에서 ‘복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 질서는 더 이상 하나의 중심을 갖지 않는다(The world order no longer has a single center).”

이 인식은 단순히 권력 분산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규범과 제도의 다원화가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단극 패권의 균열
냉전 후 미국은 군사력·금융·기술·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렸다. 걸프전에서 드러난 압도적 군사력, 달러 패권을 통한 국제 금융 질서의 지배, 실리콘밸리의 혁신과 할리우드의 문화적 영향력은 그 상징이었다.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중동 전쟁의 장기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의 리더십은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은 제조업을 넘어 첨단 기술과 우주 개발에 투자하며 미국의 과학·산업적 우위를 추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기존 서구 질서에 정면으로 맞섰다. 유럽은 미국과 협력하면서도 독자적인 방위력과 환경·인권 규범을 강조했다. 나아가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남반구는 경제·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극성의 동학
다극 질서는 단순히 ‘강대국이 여럿’이라는 의미를 넘는다. 그것은 제도적, 문화적, 지역적 다양성이 공존하는 복합적 구조다. 유럽연합(EU)은 환경규제와 개인정보보호 같은 영역에서 미국과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아세안(ASEAN)은 중립적 외교와 다자 대화를 중시한다. 아프리카연합(AU) 역시 자체 안보·경제 규범을 확대하고 있다.

“다극성은 권력의 분산이 아니라, 규범의 다양성이다(Multipolarity is not just about power distribution, but about normative diversity).”

이 말처럼 21세기의 국제 질서는 더 이상 단일 규칙이 강제하는 구조가 아니라, 지역·문화·가치가 다른 규범들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상영관’에 가깝다.

미국 패권의 한계와 대응
미국은 여전히 군사력·경제력·동맹 네트워크에서 최강대국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 힘은 ‘협조와 조율’을 통해서만 발휘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지원 체계도 유럽과 나토(NATO)의 합의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인도·태평양 전략 또한 일본, 호주, 인도 같은 동맹국의 참여 없이는 실행력이 떨어진다.

아차리아는 이를 ‘패권의 재조정’이라고 부른다. 미국은 이제 단독 지배자가 아니라, 다른 중심과 협상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자’로 바뀌었다.

“미국은 세계를 주도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지배할 수 없다(America can lead the world, but it can no longer dominate it).”

중국과 신흥 강대국의 부상
중국은 경제적 ‘세계의 공장’을 넘어, 인공지능·양자컴퓨팅·우주기술 등 최첨단 분야에서도 미국과 경쟁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거대한 인프라 전략으로, 단순한 경제 협력이 아니라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의 도구다.

신흥국들도 세계 질서 재편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는 디지털 경제와 우주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브라질은 아마존 보호와 자원 외교를 통해 국제적 발언권을 강화한다. 터키는 중동·유럽·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자를 자처한다. BRICS의 확대, 글로벌 남반구의 연대는 모두 ‘하나의 서구 질서’에 대한 대안적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21세기의 국제 질서는 하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다수의 로컬 영화가 동시에 상영되는 복합 상영관과 같다(The 21st century order is not a Hollywood blockbuster, but a multiplex of local films playing at the same time).”

한국의 선택과 전략
다극 질서는 한국에 복합적인 도전을 던진다. 미국 동맹은 안보의 핵심 축이지만, 중국은 최대 교역 파트너다. 에너지와 자원 수급에서는 중동·아프리카와의 연계가 점점 중요해지고, 아세안과 인도는 기술·노동·투자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부상한다.

한국이 선택할 전략은 단순히 한 축에 올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층적 외교 네트워크다. 예컨대 미국과는 반도체·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공급망 협력과 기후변화 대응을 병행한다. 동시에 아세안, 인도,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디지털, 신재생에너지, 보건의료 분야에서 다자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한국의 외교는 단일 동맹이 아니라, 다층적 네트워크에서 경쟁력을 가진다(Korea’s diplomacy gains strength not from a single alliance, but from multilayered networks).”

미래의 세계 질서
아차리아는 세계 질서의 미래가 단정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단극으로 회귀할 가능성, 미·중 양극 체제의 고착, 다극 체제의 확산 모두 열려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하나의 중심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점이다.

“미래의 질서는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다(The future order is not one, but many).”

이 다극적 현실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은 과거보다 넓은 자율성을 얻는다. 동시에 질서의 불확실성은 전략적 혼란을 키운다. 따라서 한국의 21세기 경쟁력은 다극적 세계에서 균형을 잡고, 자율적 공간을 창출하며, 새로운 국제 규범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