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최고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아마도 ‘투자’와 ‘수익’의 세계에 잠깐이라도 발을 디뎌본 사람이라면 그가 이룩한 전설적인 성과를 부러워하고 그 성과를 이룩한 방법을 배우고 싶을 것이다.
“마지막 1원까지도 아깝지 않은 식사였다!” 작년에는 7억 원이었던 워렌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가 올해에는 22억 원에 낙찰되었는데, 그 주인공인 미국 투자펀드회사 운영자 가이 스피어가 한 말이다. 스피어에 따르면 점심 식사에서 워렌이 말해준 것은 단순히 투자 원칙 이상이었다.
워렌 버핏은 “인생은 자기 내면의 잣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 스스로가 ‘최악의 인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들에게는 선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은가? 아니면 세상이 나를 나쁘게 보더라도 자신에게 떳떳하게 살아가기를 원하는가?”라고 스피어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비즈니스와 인생에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워렌 버핏도 실제로는 완벽한 투자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대중은 워렌 버핏과 그의 투자사인 버크셔 헤더웨이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면이 많다.
1998년 버크셔 헤더웨이가 재보험회사 제너럴 리(General Re)를 220억 달러에 매입했다. 그러나 제너럴 리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영 기반을 저평가했었다는 사실로 인해, 출발이 순조롭지 못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공격했을 때, 제너럴 리가 감당해야 할 손실액은 대략 19억 달러 정도였다. 사실, 제너럴 리는 2006년이 돼서야 다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한편 2004년 워렌 버핏은 가구소매업체인 피어1임포츠(Pier 1 Imports)를 1억 5천만 달러에 매입했다. 불행히도 피어1임포트의 매출 감소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이 일어났고 회사 손실액은 3천9백8십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때 버핏은 버크셔의 주식을 회사에 팔기 시작했는데, 결국 버크셔 헤서웨이는 2천만 달러의 손해를 보게 됐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 워렌 버핏이 항상 투자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워렌 버핏에게는 인수공식이 있다‘는 오해도 위 사례를 보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버핏은 회사의 레몬(취약점)을 레모네이드로 바꾼 훌륭한 실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현실주의자로, 구매한 회사가 하락세라면 기꺼이 기업구제조치를 취했고, 대응이 늦어 손해를 보기도 했으며, 똑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호전시켜 큰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버핏이 주식을 사면 절대 팔지 않는다는 인식도 사실이 아니다. 곤란에 처한 기업을 도와 성장시킬 때도 있고, 실수를 재빨리 깨닫고 발을 뺄 때도 있다. 워렌 버핏의 투자 실전에는 모든 상황에 딱 들어맞는 불변의 법칙이란 없는 것이다. 다음은 버핏에 대한 대중의 또 다른 오해들이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워렌 버핏은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을 맹신한다? 사실이 아니다. 버크셔가 실제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함에 따라 그저 규모가 맞게 자연히 분산 투자를 해야 했을 뿐이다. 워렌은 분산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과 같은 “보호 장치”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워렌 버핏은 저가의 가치주만 다양하게 매수한다? 어느 정도는 맞지만 정답은 아니다. 그는 분명 가치 투자자다. 하지만 훌륭한 기업주를 좋은 가격에 매수하려 했고 마찬가지로 가치주인 성장주를 기꺼이 매수한 것뿐이다. 투자에 대한 버핏의 방식은 매우 상식적이다. 워렌 버핏은 성장주든 가치주든 상관하지 않고 저가주 매입하기를 좋아한다. 무엇이 저가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결정하는 그의 방식은 몇 배씩 뛰는 시세가 아니라 현금흐름의 현재가치(Discounted Cash Flow)를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시장가치보다 월등하게 높은 실질적 가치를 지닌 주식이라면, 버핏은 매수자가 된다. 그는 장기 투자에 있어 성공의 핵심은 우량주를 좋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항상 뛰어난 주식 선별자다? 그렇지 않다. 버핏도 실수를 하고 주기적으로 잘못 선택한 주식을 매도한다. 누구나 여기에서 예외가 없다.
워렌 버핏이 스톡옵션과 고액 연봉 수퍼스타 CEO를 싫어한다는 인식은 어떨까?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오해다. 버핏이 과도한 CEO 급료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구성되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한, 그러한 옵션은 적절한 보상도구라고 여긴다. 일부 기업들이 스톡옵션 부여일을 속이고 심각한 백데이팅(backdating, 스톡옵션의 부여일자나 행사일자를 유리한 날짜로 바꿔 차익을 올리는 편법 행위) 행위에 개입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워렌 버핏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비용계정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의원들에게 옵션이 보상의 한 형태이며, 그 보상은 비용이고 따라서 수익을 계산할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임을 알려주기 위해 행동에 들어갔다. 버핏은 이 문제에 대해 솔직했고 그로 인해 그가 개인적으로 스톡옵션 사용에 반대한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결론적으로 워렌 버핏의 코드를 해석하는데 있어 유일한 문제는 버핏이 쉽사리 한 가지 범주로 분류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끔 그는 분명 가치 투자자처럼 행동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다시금 성장 투자자로도 보인다. 그는 장기보유 방식의 투자를 피하지만 투자를 잘못했다고 해서 주식 매도를 서두르지는 않는다. 버핏은 대형주를 구입해서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도 중․소형주만을 쫓기도 한다. 즉, 워렌 버핏의 투자방식은 절대 변하지 않는 하나의 원칙을 고수할 정도로 항상 일관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그날 그날의 시장 상황에 대응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전략을 다듬고 변화시키는 데 있다.
요약하자면, 워렌 버핏의 행동을 공식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될 수도 없다. 투자가 그렇게 단순하다면, 금융 세계의 상황은 꽤 달라질 것이다. 대신 시장 여건이 허가하는 대로 자신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시황을 배우는 학생이 되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변경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어떤 특정한 사람의 책략을 판독하는 것이 아닌 성공 투자자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매번 일정한 방식으로 투자하기에는 현실 세계가 너무도 복잡하다.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질서를 찾으려 하지 말라. 워렌 버핏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당장 워렌 버핏에 대한 대중적 직관을 사실에 근거한 현실로 바꾸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그것만이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오히려 올바른 방향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 있어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어야 한다.
분산을 생각한다면, “언제 투자 위험을 줄이고 언제 잠재적 이익을 제한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 가치를 생각한다면 “가치주와 저평가된 주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방침을 생각한다면 “언제 가치주를 향한 포트폴리오로 치우치고 언제 성장주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모멘텀을 생각한다면 “언제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절한 모멘텀 투자를 활용할 것인가?”를 따지고, 실수를 생각한다면 “실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포용하고 기억해야 하는가 아니면 무시하고 계속해서 나아갈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질적인 가치를 생각할 때는 먼저 “기업에 대한 확실하고 믿을만한 현금흐름 분석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올바른 성공 투자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