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대 아비나쉬 딕시 교수와 예일경영대 배리 네일버프 교수가 말하는,
게임이론으로 보는 전략의 기술!
정상적인 민주적 절차를 가진 나라라면 대부분 헌법을 수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미국만 하더라도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후 마련된 헌법이 수정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것은 게임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한데, 헌법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헌법의 아버지들이 헌법 수정에 필요한 조건을 3분의 2 이상의 득표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단지 50% 이상의 과반수 득표만을 필요로 한다면, 헌법은 특정 기간 어떤 당이 정권을 쥘 때마다 항상 즉흥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헌법은 매우 불안정해진다. 하지만 헌법 수정을 위해 3분의 2 이상의 높은 비율이 요구되면, 현상 유지가 계속된다. 3분의 2라는 기준에는 변함 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안정과 더불어 정말로 이뤄져야 할 변화에 대해서는 변경할 수 있는 기능, 이 두 가지 요소의 적절한 균형이 안배되어 있는 것이다.
게임이론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거의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고 전략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비즈니스와 일상, 삶의 모든 분야에서 훌륭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토대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론은 단지 다른 사람들의 말이 아닌 행동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기술로 어떤 선택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고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저변에 깔린 동기를 파악하고 협력이 필요한 경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기초가 바로 게임이론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게임이론은 무엇인가? 게임 이론의 과학을 이해하려면, 기본 정의와 개념에 친숙해져야 한다. 일단 상황을 파악하고 나면,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게임 이론을 활용할 수 있다.
게임 이론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보자, 우선 ‘게임’이란 전략적으로 상호 독립적인 상황이다. 즉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행동하게 만들도록 결정된다. ‘움직임’은 의사 결정자가 하는 선택이다. ‘플레이어’는 모든 의사결정자다. ‘제로섬 게임’은 누군가의 소득이 단지 다른 사람의 손실이 있을 때에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라이벌’은 게임에 참가한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이다.
게임에서는 어떤 움직임이든 ‘순차적’이거나 ‘동시적’이다. 순차적인 움직임이란 ‘나의 라이벌은 저렇게 할 것이고, 그러면 나는 이런 저런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과정이다. 순차적인 게임을 분석할 때는 대개 ‘게임 나무(경우의 수와 단계)’를 그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게임 나무는 각 지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을 설명하는 일종의 로드맵과 같은 것이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이런 선택의 수는 점점 많아지기 때문에, 게임나무는 옆으로 가치를 뻗어나가는 나무와 같은 모양처럼 보일 것이다. ‘동시적’ 움직임이란 게임을 분석할 때는 대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선택의 조합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것이 가능해지면 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게임이론의 용어를 이해하고 5가지 게임이론의 규칙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첫 번째 규칙은 “앞을 향해 생각하고 뒤를 향해 추론하라”는 것이다. 순차적 움직임이 수반되는 게임에서는, 항상 기본적인 선형적 사고 체인이 있게 마련이다. “만약 내가 이렇게 한다면, 나의 라이벌은 저렇게 할 것이다.” 가능한 최선의 전략적 선택을 찾기 위해 앞을 내다보면서 자신의 초기 결정이 향할 곳을 살펴야 한다. 그런 다음 뒤를 향해 추론하고 현재 최적의 결정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우위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면, 활용하라”이다. ‘우위 전략’은 다른 모든 옵션을 능가하는 성과를 올리는 그 무엇이다. 활용 가능한 우위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이를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우위 전략이 없지만 라이벌에게는 그것이 있다면, 상대방의 전략 활용을 주시하면서 그에 따라 가능한 최선의 대책을 선택해야 한다.
세 번째 규칙은 “고려 사항에서 열등 전략을 배제하라”이다. 양측 모두 우위 전략이 없다면, ‘열등 전략’, 즉 언제나 그 참가자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략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열등 전략이 있다면, 고려사항에서 이를 배제하라. 독특한 솔루션이 생각나거나 새로운 우위 전략이 나타날 때까지 모든 열등 전략을 배제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했는데 성과가 좋지 않다 해도, 전체 게임은 단순해질 것이고 따라서 더욱 대처하기가 수월해진다. 대다수 비즈니스 환경에서, 확실하고 분명한 우위 전략이란 없다. 따라서 앞으로 발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소위 말하는 ‘중심점’ 또는 ‘평형’ 상태에 다다르거나 상황이 단순해져서 우위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를 때까지 점차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다양한 열등 전략을 없애는 것이다.
네 번째 규칙은 “항상 평형 상황을 찾아라”이다. 활용할 수 있는 우위전략이나 열등 전략이 없고 게임이 단순해질 대로 단순해졌다면, 이젠 각 플레이어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최선의 대응책이 되는 두 가지 전략이 존재하는 평형 상태를 모색해야 한다.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평형 상태가 존재한다면, 모든 플레이어들이 결국 그것을 선택할 것이다. 수많은 잠재적 평형점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결국 평형상태를 결정하는데 있어 참고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규칙 또는 관례를 찾아 봐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이러한 평형 상황에 대한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허츠(Hertz)와 에이비스(Avis) 모두 하루에 19.95 달러로 차를 렌트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차량을 반납할 때 기름을 가득 채워오지 않으면, 기름을 채운 다음 주유 가격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청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호텔이 객실을 광고할 때 장거리 전화를 사용할 경우 분당 2달러의 요금을 청구한다는 얘기는 항상 하지 않는다. 휴대폰에 대해 말하자면, 기업들은 매달 월정액 요금제를 사용하라고 한다. 사실 사용하지 않은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며 제한된 시간을 초과했을 경우 터무니없는 요금을 청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마지막 규칙은 “제로섬 상황에서는 전략을 혼합하라”이다. 상대방이 선취권을 갖는 불리한 제로섬 게임이라면, 전략을 무작위로 선택하는 것이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방법이라는 의미이다. 시간이 지나 선택권이 다양해지면, 상대방이 경쟁자의 선택을 연구하기란 더욱 힘들어진다. 혼합 전략은 더욱 제한적이고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혼합 전략은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대다수 기업 경영자들에게 변화를 위해 경쟁적인 싸움의 성과를 등한시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기본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가격 할인 쿠폰을 살펴보자. 전형적으로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쿠폰을 활용한다. 이상적으로 보면 이러한 쿠폰은 신규 고객에게만 제공된다. 그래야만 기존의 수익성이 약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고객을 적극적으로 찾는 코크(Coke)와 펩시(Pepsi) 두 회사를 살펴보자.
코크와 펩시 모두 일정 기간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 되고자 한다. 만약 두 회사 모두 동시에 쿠폰을 제공한다면, 효과도 없고 두 회사 모두 수익이 줄어든다. 만약 어느 한 기업이 매년 같은 기간 쿠폰을 제공하는 예측할 수 있는 패턴이 있다면, 상대 기업은 이를 예측하고 상대방을 먼저 제압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무작위 전략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두 기업 모두 상부상조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들은 사실 번갈아 가면서 일정 기간 동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습관화되었고, 특정 프로모션은 이들 기업의 정기적인 가격 모델에 밀리게 되었다.
게임 이론의 용어와 앞서 말한 5가지 규칙을 이해하면, 실제 업무 상황에서 게임 이론을 적용해서 실질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과학보다는 기술에 더욱 가깝기 때문에 실례와 경험, 연습을 통해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키울 준비를 해야 한다. 전략 기술에 대한 스킬을 향상시키는 최선책은 비슷한 상황에서 이전에는 어떻게 했는지 배운 다음 그 원칙을 자신의 특정한 요구에 맞게끔 바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