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전략부사장 인더 시두의 신작!
오늘의 수익과 내일의 성장, 시스코 방식을 배워라!
기업이 처한 주된 도전 과제 중 한 가지는 “미래에 수익을 가져다줄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아니면 현재 경영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인가?”이다. 하지만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 생산업체인 시스코(Cisco)는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극대화 전략과 혁신 전략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은 반면, 시스코는 이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수익을 보장받으며 내일의 성장을 이끄는 시스코에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시스코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알아보자.
“성공 기업은 성장과 수익성을 우선 시한다. 혁신과 탁월한 경영이라는 두 가지 요소 모두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라. 만약 의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환자 치료를 개선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낮출 수 있다. 공공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정보 이용을 확대하면서도 사람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상황에서, 시스코는 최선책이란 제품 개발뿐 아니라 직원 관계, 고객 서비스, 제휴사 관리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인더 시두(Inder Sidhu)
우선 혁신을 보자. 시스코는 혁신에 있어 유지와 파괴 전략을 동시에 추구한다.
2008년 회계연도에 시스코는 52억 달러 또는 수입 중 13.2%를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했으며 회사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데 있어 매우 적극적인데, 이는 최첨단 신기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용의 주된 사용처는 시스코 개발 부서(Cisco Development Organization)로 2010년 현재, 시스코는 핵심 네트워크 제품, 비디오 제품, 가상화 소프트웨어 및 공동연구 분야의 사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투자의 상당 부분은 기존 제품의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시스코가 운영 중인 이머징 테크롤로지스 그룹(Emerging Technologies Group)에도 지원되고 있다. 이머징 테크놀로지스 그룹은 앞으로 5년 내지 7년 뒤 10억 달러의 시장 기회로 성장할 잠재성이 있는 새롭고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한다는 임무를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스코는 외부 벤처 기업과 ‘스핀인 기업(spin-ins)’들에게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스핀인(spin-in)이란 몇 가지 눈에 띄는 차별성을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기업 인수와 유사한데 시스코는 몇 가지 조건만 걸고 이들 회사의 초기 단계에 자금을 지원한다. 시스코는 몇몇 핵심 직원들을 스핀인에 파견해 해당 회사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추가 지원까지 책임진다. 이러한 지속적인 자체내 제품 개선과 동시에 스핀인 기업과 기업인수를 통해 외부로부터 파괴적인 신기술을 도입하면서 시스코는 업계에서 리더십 위치를 확고히 하고 유지해오고 있다. 처음 시스코가 네트워킹 장비만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보이스, 저장, 컴퓨팅, 비디오 및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자.
시스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떨까? 시스코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 모델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는 회사가 매우 민첩하며 유연하다는 뜻이다.
시스코는 첨단화된 따라서 고가인 네트워킹 장비를 다른 기업에게 판매해 수십 억 달러의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스코는 2009년에는 가정 및 소규모 사무실 네트워크 제품 시장이 74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개인용 네트워크 장비를 판매하는 링크시스(Linksys)를 4억 달러에 인수했다. 기업을 인수한 뒤, 시스코는 링크시스의 상당부분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도록 했으며 회사가 시스코 경영진으로부터 최소한의 도움을 받으면서 소매 체인과 소비자시장 공급 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시스코는 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링크시스가 가지고 있던 전문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원격회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모습을 본 시스코는 2007년 32억 달러로 그 분야에서 유명 기업이었던 웹엑스(WebEx)를 인수했다. 웹엑스는 서비스 사용료나 서비스(SaaS) 수익 모델인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축했다. SaaS는 쉽게 말해서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즉시 구입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것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매우 유연하며 안정적으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추가로 하드웨어를 구입해야 하거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필요한 기능에 대한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당시까지만 해도 어쨌든 아무런 경험이 없었던 시스코가 중소기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존의 사업을 활용한다는 것은 시스코로서는 훌륭한 방식이었다. 모든 시장에는 저마다의 미묘한 특징과 리듬이 있으며, 시스코는 링크시스와 웹엑스가 이미 마련해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서 학습을 가속화하고 향상시켜서 신속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시스코는 수많은 세계 통신기업, 케이블 TV 운영회사 및 여러 기업들이 비디오와 여러 네트워킹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런 기업들은 경쟁하기 위해 주문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했으며 시스코는 이 분야가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차렸다. 이를 염두에 두고 시스코는 2005년 셋톱박스 제조기업인 사이언티픽 아틀란타(Scientific-Atlanta)를 69억 달러에 인수했다. 시스코는 사이언티픽 아틀란타에서 배운 점들을 자사의 경영에 통합시킨 다음 인수 후 2년 안에 사이언티픽 아틀란타의 수입을 40%까지 올렸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시스코는 일상적인 결정을 감당해야 할 희생이 아닌, 포착해야 할 기회로 여긴다. 다른 대안을 배제하고 한 가지만을 선택하는 대신, 각각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균형 잡힌 타협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승수 말이다.”
- 인더 시두(Inder Sidhu)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시스코는 혹독한 경험을 통해 항상 최적화와 동시에 재발명의 필요성을 배웠다. 인터넷 붐이 한껏 고조되었던 1990년대, 시스코의 공급 체인은 극심한 압력을 받고 있었다. 회사는 수요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빨리 장비를 제작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그 정도의 시장 상승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시스코는 공급 체인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에 착수했고 결국 수많은 전문 장비들을 위탁 제작했다. 이는 2000년 즈음 수요가 갑자기 수그러들었을 때, 시스코는 판매할 수 없는 엄청난 네트워킹 장비 재고품을 끌어안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시스코는 그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계좌에 20억 달러를 채워야만 했다.
이러한 방대한 대손상각 이후 시스코는 공급 체인을 면밀하게 조사한 뒤 전통적인 ‘공급견인’ 모델에서 탈피해 ‘수요견인’ 모델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사실상 수요견인은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실제로 고객이 직접 주문을 했을 때에만 시스코 제품들을 제작한다는 뜻이다. 수요견인은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은 적지만, 이를 위해서는 고도의 시스템 유연성과 대응성을 필요로 한다.
시스코는 단지 기존의 공급 체인을 최대한 활용하기만 해서는 공급견인 모델로 바꿀 수가 없었다. 그보다 회사는 앞으로 시스코 제품 생산 방식을 철저하게 개혁해야 했다. 월마트(Walmart), 델(Dell), 프록터앤갬블(Procter & Gamble)과 같은 기업들로부터 단서를 포착한 시스코는 판매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회사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력했다. 그런 다음 시스코는 빠른 기술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훨씬 정교하며, 세계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공급 체인을 발전시켰다. 시스코의 궁극적인 목표는 강력하면서도 신속하고, 혁신적이면서도 품질이 우수하며 다양한 기술 플랫폼, 고객 세분화, 지역 및 파트너 관계로 확대할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인 공급 체인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내부적으로 ‘제조 우수성(Manufacturing Excellence)’ 내지는 Mx라 불리는 이러한 새로운 계획은 대성공을 거뒀다. 즉, 세부 조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하면서, 상당한 이득을 얻은 것이다.
오늘날 시스코의 공급 체인은 닷컴 거품이 터졌을 때 과거에 필요했던 인력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사람들이 당시 수익의 2배나 되는 액수를 처리한다. 이제 시스코는 적절하게 예측이 가능하며, 회사는 예전보다 적은 재고만으로도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게다가 회사는 고객 요청에 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고 더욱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다. 더군다나 협력업체 공장에서 출시되는 부품과 조립 제품의 품질은 향상되었으며, 전반적인 공급 체인은 예전의 시스템으로서는 공급하지 못했던 중국, 인도, 그리고 수많은 신흥 국가들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되었다.
국가에 대한 시스코의 전략도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즉 선진국 시장과 개발도상국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것. 신흥국 시장에 진출할 때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미국과 서부 유럽 시장에서 발전한 동일한 전략과 제품을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은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데, 현지 시장의 니즈는 선진 시장과 확연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는 일찍이 초창기부터 신흥 국가에 영업사무소, 제조시설 및 유통 허브를 갖추고 있었는데, 이런 자산은 이들 신흥 국가의 지도자들과 반드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의 존재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단순히 IT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시스코는 많은 신흥국가에서 국가, 기업, 그리고 학자들에게 중요하고, 믿을 수 있는 자문기업이 되기로 결정하고 이를 계속 실행해오고 있다.
일례로 시스코는 2007년 인도 방갈로르(Bangalore)에 두 번째 세계화 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은 시스코 최초의 세계화작업총책임자로 알려진 시스코 수석 부사장 윔 엘프링크(Wim Elfrink)가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두 번째 센터에는 현재 엔지니어, 혁신가, 그리고 기업인 등을 포함해 5,000명의 직원이 있다. 센터는 시스코 솔루션 개발에 있어 중심지가 되었으며 시스코가 다국적 기업에서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변모를 꾀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팔지 말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라.”
- 윔 엘프링크(Wim Elfrink), 시스코 세계화작업총책임자
마지막으로 시스코의 업무처리 방식을 보자. 슈퍼스타를 활용할 것인가? 팀을 활용할 것인가? 시스코는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한다. 시스코는 슈퍼스타가 빛을 발할 수 있으며 팀워크가 나란히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몇몇 기업들은 관련 분야의 슈퍼스타를 채용한 다음 그 사람을 가능한 생산적인 인재로 만드는데 중점을 둔다. 어떤 기업들은 성공을 향하는 방법으로 팀워크와 협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시스코는 두 가지를 융합해, 사람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회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격려하고 지지를 보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서 팀워크를 향상시켰다.
시스코는 평가제도, 인센티브, 자원, 문화라는 4가지 핵심 도구를 활용해 슈퍼스타와 팀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유지한다. 평가제도는 직원들이 현 상태에 도전하거나, 새롭고 흥미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그 일을 마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신하며 보다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경우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인센티브는 실력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평균 직원들보다 2배 내지는 3배나 많은 보너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원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임원진을 만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임원들이 흥미를 보이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자원을 조달하는 것, 문화는 이러한 조직 내 협력과 이타적 행동을 모두가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시스코의 두 마리 토끼 잡지는 획기적인 제품. 새로운 수입원, 진화된 비즈니스 모델, 공고화된 기존 수익 모델의 확대, 보다 유능한 팀과 슈퍼스타의 보유 등 오늘날의 시스코가 가진 힘의 원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