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라이어 리더가 스마트 인재를 키운다
어떤 리더들은 팀과 조직의 지혜와 창의성을 고갈시킨다. 우리는 이들을 ‘약화자(diminisher)’라 부를 수 있다. 반면, 최고의 역량을 이끌어내고 사람들이 더욱 스마트(smart)해지도록 도움을 주는 리더들이 있다. 이들을 우리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증식자)’라 부른다. 35개 글로벌 기업에서 150명이 넘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분명히 멀티플라이어 효과(Multiplier Effect, 승수 효과)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멀티플라이어로 행동하는 리더들은 약화자보다 최소한 2배 이상 생산성을 높이며 어떤 멀티플라이어들은 그 이상의 성과를 달성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조직 내에 이러한 멀티플라이어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다섯 가지 규율이 있다.
하나, 인재 유인가가 되라!
멀티플라이어는 인재 유인가인 반면 약화자는 자신의 세력 확대에만 주력하는 제국 건설자라 할 수 있다. 바람직하고 확실한 성과를 이루기 위한 실적을 올리고, 사람들이 성장해서 다음 단계로 오를 수 있도록 인재를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이 바로 인재 유인가다.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경력을 빨리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익숙해지면, 모두들 그 리더와 함께 일하고자 할 것이다.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은 “나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머리뿐 아니라 내가 빌릴 수 있는 모든 걸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훌륭한 리더는 항상 훌륭한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처럼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그들은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는다. 인재 유인가와 반대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성을 쌓거나 작은 왕국을 이루느라 바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인재는 결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보다 훌륭한 인재 유인가가 되려면 우선 어느 곳에서든 인재를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모두가 각자 지니고 있는 타고난 천재성을 발굴하는 방법을 파악해야 한다. 사람들이 충분히 실력을 발휘할만한 실질적인 기회를 만들어 제공하고, 훼방꾼을 제거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발전하고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재 유인가라면 이러한 훼방꾼들을 실세에서 제거해줘야 한다.
둘, 해방가로 행동하라!
멀티플라이어는 인재 해방자처럼 행동하는 반면 약화자는 폭군처럼 행동한다. 기업의 위계질서에 존재하는 억압 세력으로부터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습관을 키워라. 직원들이 자신의 판단과 추론에 따라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하라. 이렇게 하면 최고의 아이디어가 표면화되어 이를 채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된다.
존 듀이(John Dewey)는 “항구적인 중요성을 갖는 유일한 자유가 있다면 그것은 지성의 자유이며, 이는 말하자면 관찰과 판단의 자유다”라고 말했다. 직장에서 해방자들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그 결과 바람직한 일들이 일어나게끔 환경을 조성한다. 즉 유능한 멀티플라이어는 지성을 충분히 활용하고 확대해서 궁극적으로 확실한 성공으로 변화시키는 여건을 만든다. 반면 폭군은 함께 일하기 어려운 환경만 조성한다. 이들은 생산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보다는 불안과 긴장을 야기한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취향에 관해 권력을 활용해 업무 공간을 지배하려는 성향이 있다.
유능한 해방자가 되려면 먼저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 이는 만지작거리고, 실험하고, 기여하게 될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여 ‘하고자하는 욕구를 일으키는 강렬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이 일들을 통해 배우면서 실수할 수 있는 신속한 학습 사이클을 발생시켜야 한다. 혼자만의 생각을 주장하지 말고 모두가 협력해 공동 제작하는 계획안에 참여케 하고, 의견을 제시할 때는 항상 적절한 해설을 붙여주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프록터앤갬블(Procter & Gamble) 전 CEO A.G. 래플리(A.G. Lafley)는 “우리는 빨리, 신속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실패하고, 그런 다음 이를 통해 배우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셋, 탁월함을 요구하라
멀티플라이어는 사고(thought) 도전자처럼 행동하는 반면 약화자는 만물 박사처럼 행동한다. 자신이 모든 해답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솔직해지면 모두들 자신의 역량을 활용할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 직원들이 기여할 수 있는 큰 기회를 파악하고 도전에 직면해 진정으로 최고 수준을 결과를 이루어내기 위해 집중력과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하라.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노벨상 수상자와 평범한 사람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이큐나 직업의식이 아니라, 더 중요한 문제들을 질문한다는 점을 짚은 바 있다. 도전자들은 사람들이 해답을 알지 못하는 진실을 캐는 질문을 던지면서 조직이 향할 방향을 정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일하면서 사람들은 더 성장하고 발전한다. 직원들은 가만히 앉아 리더가 모든 해답을 제시하길 기다리는 대신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고 가장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이러한 역학을 실제로 발휘한 훌륭한 사례가 바로 사이 에거시(Shai Agassi)다. 2005년, 그는 SAP의 최고 임원이었으며 차기 CEO가 될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으신가요?”
이 질문은 그를 오랫동안 괴롭혔고, 2년 뒤 에거시는 SAP을 떠나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라는 회사를 설립해 전 세계 소비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대안으로 전지 자동차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도전자란 바로 이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말로 어려운 질문을 하고 문제를 팀 차원의 의제로 만들고 함께 실용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연구할 것을 기대한다. 이는 상황을 변화시키게 될 프로젝트에 도전하고자 하는 간절한 인간 내면의 열망을 자극하는 훌륭한 방식이다. 도전자처럼 행동할 때, 선천적인 인간의 성향을 활용할 수 있다.
도전자의 반대는 만물박사다. 이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할 일을 세세하게 알려줘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만물박사들과 함께 일하면 숨이 막힌다. 만물박사와 함께 일하면,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알기 위해 테스트를 치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학교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만물박사들은 배우기보다는 자신의 우월함을 설명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자칭 감사관이다. 만물박사들은 사람들에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조직을 상당히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불행한 일이다. 모두가 함께 지성을 활용하기보다는 리더의 취향과 제약에 얽매이게 된다. 만물박사는 리더가 향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를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상당한 시간을 빈둥거리게 만든다.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만약 해야 할 일이 있고 실제로 그 일에 흥미와 열의를 느끼고 있으며 도전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면, 최대한의 에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그러한 흥분 속에서 피로라는 고충이 사라지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대한 패기가 피로를 극복하게 된다”고 말했다.
훌륭한 도전자가 되고 싶은가? 기회의 싹을 틔워라! 틀에 박힌 방향지시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서 사람들이 생각하게 만들라는 의미이다. 도전과제를 정하라! 직원들의 상상력에 호소하라. 신념을 가져라! 모두들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하라. 무엇이든 과도한 호기심을 품어라! 그리고 많이 질문하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라! 실행할 수 있는 대대적이고 간단한 계획을 구상하라! 가장 위대한 업적은 문제에 대처할 때가 아니라 기회에 대처할 때 이루어진다.
넷, 건전하고 포괄적인 토론을 이끌어라
멀티플라이어는 토론을 이끌어내지만 약화자는 의사를 결정할 뿐이다. 건전하고 다양한 토론에 모두를 참여시키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조직 전체의 집단 지성을 활용할 기회가 더욱 많아지게 된다. 토론의 반대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단호하게 언급하는 ‘윗선’에서 발표된 결정이다. 멀티플라이어들은 칙령을 발표하기보다는 토론을 장려하는데 열성을 보인다. 직원들이 할 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라이어는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모든 사람들을 참여시킨다.
핵심 사안에 대한 토론을 더욱 능숙하고 성공적으로 장려하고 싶은가? 문제를 유용하게 제시하는 방법을 배워라! 그 누구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 문제를 제기하라는 뜻이다. 적절한 사람들을 불러라! 직접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이해 당사자들이나 결정을 이끌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집합시켜라. 토론에 불을 지펴라! 두려움을 없애고 지성을 갖춘 엄격함을 요구하라. 상사가 듣고자 하는 이야기만을 하려 하기보다는 모두가 솔직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정확하게 설명하라. 그리고 토론에 대한 명백한 결말을 이루어라! 실제로 결정을 내려라. 토론에서 제기된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그에 대한 결정 및 논리를 요약하라. 이렇게 하면 사람들에게 토론의 목적은 오로지 가능한 최선의 결정을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노력의 결실로 무슨 일을 이루게 될지 사람들에게 알려라.
다섯, 인재에 투자하고 책임감을 부여하라
멀티플라이어는 인재에 투자하는 반면 약화자는 모든 일을 세세하게 관리하려고 하다 실수를 저지른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모두가 자율적으로 일하게 되면 독립적으로 일하고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않아도 성과를 올리는 조직이나 팀을 만들게 된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t. Exupery)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마련하고 일감을 나눠주고 업무를 지시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하고 말했다. 유능한 멀티플라이어라면, 정기적으로 그리고 일관성 있게 사람들의 성공에 투자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그에 따르는 결과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이다.
세세하게 관리만 하려는 리더들에게 만연해있는 사고방식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니까”이다. 이들은 소유권을 유지하려고만 하지 전체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없다. 책임을 부여하는 대신 필요한 사실과 데이터는 꽁꽁 숨겨둔 채 단편적인 업무만을 찔끔찔끔 나눠준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그들은 다시금 고삐를 조인다. 결국 결과는 창의적인 일이 혼동, 의존, 이탈로 끝나게 된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소유권을 정의하라! 사람들에게 업무에 대한 책임이 그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라. 자원에 투자하라! 성공적인 성취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그 외의 자원을 프로젝트에 투입하라. 책임감을 부여하라! 대신 좋던 나쁘던 사람들이 노력에 대한 결실을 즐길 수 있게 하라. 진정한 지성과 건전한 판단은 언제나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문제를 해결하도록 책임을 부여하라! 이 방법만이 인재를 성장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든 세세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충동을 억눌러라!
현재 자신이 멀티플라이어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확실한 것은 멀티플라이어만이 계속해서 직원들이 가진 최고의 자질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더욱 영리하고, 우수하며, 생산적이라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들이 가진 타고난 재능을 파악하고, 향상시키고 활용할 수 있다면, 조직이 성취할 수 있는 일에 있어 한계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