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

   
요한 크라우네스 (지은이), 이상희 (옮긴이)
ǻ
추수밭(청림출판)
   
18000
2024�� 12��



■ 책 소개


“매주 한 편씩 읽고 쓰고 마음에 새기는 52주 철학 훈련”
52가지 이야기와 해설로 만나는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

삶은 아무리 노력해도 내 마음대로 흘러가기 어려운 것 투성이고, 매일같이 내면의 평화를 깨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나와 생각도, 삶의 기준도 너무나 다른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는 우리에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안겨다줄 52가지 스토아 철학 이야기를 소개한다. 스토아 철학은 통제 불가능한 삶과 세상의 원리를 인식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연한 태도를 잃지 않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아우렐리우스, 세네카, 에픽테토스 등 스토아 철학자들의 지혜를, 1년간 매주 한 편씩 읽을 수 있는 간결한 일화와 해설로 전하고 있다. 

■ 저자 요한 크라우네스
철학을 읽고 쓰는 독일 작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아 오랫동안 필명으로 글을 써왔지만, 철학에 대한 애정과 취향은 숨길 수 없어 이 책을 써냈다. “비록 나중에 잘못되었음을 깨달을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일단 스스로를 위해 생각하라”는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의 말을 인생의 신조로 삼고 있다. 수많은 철학의 조류 중에서도 스토아 철학이 인생에 가장 쉽게 적용되는 실용적 처방이 될 수 있음을 알고 난 뒤, 1년 동안 매주 하나씩 삶의 다짐을 이끌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스토아 철학과 그와 관련한 우화, 아포리즘을 정리해나갔다. 그 결과가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 52 Kurzgeschichten, die Ihr Leben verandern werden》이다. 이 책은 독일 아마존 철학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고대의 지혜가 지금까지도 널리 우리의 삶을 다스리는 원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 역자 이상희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 연극, 영화, 미디어학 및 독문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일상의 철학》, 《슈뢰딩거의 고양이》,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독일인 부부의 한국 신혼여행 1904》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기 인생의 폭풍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지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스토아 철학 수업
10가지 문장으로 보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 가르침
이 책을 사용하는 방법

1월
1주_용감하게 한 해를 시작하라
2주_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
3주_정의라는 인생의 저울을 무시하지 말라
4주_나 자신을 아는 것이 모든 지혜의 뿌리다

2월
1주_인생의 항아리에 무엇부터 채울 것인가
2주_더 빨리 얻으려는 태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3주_황금에 매료될수록 우리는 노예가 된다
4주_내가 나를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버려라

3월
1주_불사르는 열정보다 차가운 지혜가 낫다
2주_화려한 만찬에서도 최소한의 것만 바라라
3주_무엇을 바라지 않고도 모든 것을 가진다
4주_인생의 모든 폭풍은 내 안에서 비롯된 것이다

4월
1주_항상 의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2주_모든 문제의 답은 내 안에 있다
3주_가치 있는 삶을 위한 열정은 아깝지 않다
4주_불행한 생각이 불행한 인생을 낳는다

5월
1주_올바른 길로 가려면 자기 내면에 집중하라
2주_아무도 나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
3주_아름다움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나온다
4주_내일이 없다고 여기면 오늘에 충실할 수 있다
5주_반복되는 습관에 나를 가두지 말라

6월
1주_문제의 책임을 따지기보다 올바른 해결에 집중하라
2주_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지 말라
3주_삶에서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4주_상황을 결정하는 건 나의 마음가짐이다

7월
1주_진정한 부는 물질적 풍요가 아닌 내면의 자유이다
2주_주어진 의무를 다할 때 진정한 자유가 찾아온다
3주_삶을 위해 배우는 게 아니라 삶과 더불어 배운다
4주_삶에서 진정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5주_행복은 의외로 단순하다

8월
1주_내 삶에 확신이 들 때 변함없는 기쁨이 온다
2주_누구나 완벽하지 않기에 성장할 수 있다
3주_삶의 모든 순간과 경험을 유용하게 활용하라
4주_고통을 끝내는 건 내게 달렸다

9월
1주_자신에게 심취하지 말고 강한 의지력을 키워나가라
2주_불굴의 의지를 발휘하는 동시에 유연하게 머물러라
3주_삶의 행로에 대해 섣불리 해석하지 말라
4주_두려움에 맞서는 단단한 내면의 장벽을 쌓으라

10월
1주_철학은 말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2주_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이용하라
3주_정직하지 못한 언행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나를 맞힌다
4주_훌륭한 습관은 다른 무엇보다 힘이 세다
5주_내 생각의 씨앗이 어떤 행동을 수확할지 숙고하라

11월
1주_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라
2주_세상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자신부터 변화하라
3주_삶의 흐름에 몸을 맡겨라
4주_햇빛이 비칠 때 구름을 대비하라

12월
1주_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
2주_인생은 불완전함 속에서 쉼 없이 나아가는 일이다
3주_죽음까지도 겸허히 맞이하라
4주_자기만의 관점으로 삶을 응시하라
5주_매 순간을 내게 중요한 의미와 목적으로 채워나가자

맺음말
참고문헌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짧은 스토아 철학 수업

스토아 철학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스토아 철학은 처음 등장한 이래 수 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왔고, 스토아 철학자들도 새로운 환경에 맞춰 자기 생각을 고쳐나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렇게 시대와 환경에 맞춰 발전한 스토아 철학을 담은 이 책에서 당신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물론 이 책이 당신의 운명을 알려줄 수는 없다. 하지만 스토아 철학이 제시한 삶의 규칙과 그것을 일상에 적용한 사례들을 통해 어떻게 하면 보다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를 보여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음 세 가지 기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2. 나는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3. 내 주변 세계에 유익한 것은 무엇인가?


스토아학파에서 말하는 철학의 중요한 세 가지 원칙과 여기서 이끌어낼 수 있는 삶의 규칙들을 다시 한 번 소개하고자 한다.


1. 아파테이아(Apatheia): 정념에서 벗어난 상태

아파테이아란 두려움, 노여움, 슬픔, 혐오, 놀라움 같은 감정들이 불러일으키는 정념과 열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이끌어낼 규칙은 “당신의 정념과 충동에 굴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2. 아타락시아(Ataraxia): 부동심

아타락시아는 스토아적 ‘평정심’에 도달한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에 이른 정신은 온갖 역경이 도사린 종잡을 수 없는 인생 앞에서 흔들리는 법이 없고 정념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서 이끌어낼 규칙은 ‘언제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 부동심을 연습하라’는 것이다.


3. 아우타르키아(Autarkia): 자족

아우타르키아는 외적인 부유함과 무관한, 다시 말해 소비사회와 거기서 제공되는 온갖 상품, 그리고 타인의 영향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자족적인 삶의 방식을 말한다. 가령 오늘날 유행하는 미니멀리즘도 자본의 공급망에서 독립해 최대한 자급자족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이끌어낼 규칙은 ‘사물과 사람에 종속되지 말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규칙에 따라 살아간다면 당신은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즉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용감하게 한 해를 시작하라

아주 먼 옛날 근동 지역에서 장미 정원을 가꾸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장미는 아름답기로 유명했는데, 어느 날 큰 문제가 생겼다. 정원에 민들레가 뿌리를 내리면서 그의 소중한 장미를 몰아내려 했다. 그는 자신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민들레를 없애버리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손자뻘쯤 되는 한 꼬마가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민들레를 보더니 행복한 얼굴을 하며 감탄했다.


“오, 아저씨, 세상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태양 장미들은 처음 봐요!”


이 말을 듣고 남자는 민들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민들레의 화려한 노란 빛깔이 그를 감동시켰다. 이날 이후로 그의 마음속에는 민들레에 대한 애정이 싹텄다. 그리고 노랗게 반짝이는 ‘태양 장미’에 둘러싸여 있을 때 정원의 장미들이 훨씬 더 멋지고 아름답게 자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이 곧 용기다.”


겨울은 내면을 다지는 시기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연말 연시를 보낸 뒤 다시 용기를 내어 새롭게 한 해를 맞이하라. 당신이 낸 용기는 당신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새출발을 할 수 있게 한다.


용기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 덕목이다. 용기는 희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희망이 있는 곳에 용기도 있다.


당신의 희망은 삶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도 의미가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희망이다. 그것의 의미를 바로 깨닫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되풀이되는 행동에서 벗어나려는 스토아적 용기를 일상에서 발휘하자. 가령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다니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 외출할 때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로 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활동량이 떨어지는 겨울철인 만큼 그동안의 식습관을 되돌아보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조절해보자. 직업과 관련해서도 용기를 낼 수 있다.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스토아적 자립을 돕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용기를 내야 하는 일과 마주할 때는 여유를 잊지 말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자. 아울러 계절적 요인이나 자연환경의 영향도 충분히 고려하자.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도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갔다.


불사르는 열정보다 차가운 지혜가 낫다

나이 지긋한 어느 수도승이 하루는 도가의 스승을 찾아가 근심 어린 목소리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는 평생 위대한 현자들의 영적 가르침을 배우고 깨치고자 힘써왔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알던 즐거움은 모조리 포기했습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 욕구와 욕망에 맞서 싸웠습니다. 오랫동안 금식하며 금욕의 원칙을 따랐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수도승의 규율을 지켜가며 고행을 견뎌냈습니다. 수도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이 세월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깨달음에 이를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삶을 포기하다시피 했고 삶에서 어떤 즐거움도 느낄 수 없고 애써 뭔가를 하지도 않습니다. 예전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모두 놓아버렸습니다. 한마디로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눈앞이 캄캄합니다.”


그러자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다.


“괴로워하는 일을 멈추시오!”


“열정이 너무 과하게 타오를 땐 절제의 지혜로 식혀야 한다.”


불교의 가르침 중 스토아주의자가 귀담아들을 만한 것으로 “길은 하늘에 있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로 나아가는 길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운명의 길에서 다양한 열정과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세네카는 “쾌락, 불쾌, 욕망, 공포 같은 정념과 열정도 극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누구나 자신이 품은 열정이야말로 정당하고 옳은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그 열정은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사람들은 흔히 외부의 영향을 받아 열정에 불을 지필 때가 많다.


그렇게 깊이 고민해보지 않고 열정에 빠지는 순간 자제력을 잃기 쉽다. 요리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면 과식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운동에 열정을 쏟다가 자칫하면 운동중독으로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스토아 철학의 관점에서 열정은 이성, 즉 로고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욕망, 쾌감, 불쾌 또는 두려움 같은 낮은 차원의 정념에 속한 것이다. 따라서 열정을 다스리기 위한 일상의 루틴을 짤 때는 절제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는 되도록 소식하는 버릇을 들이자. 열정적인 게임광이라면 느긋함을 연습하고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도록 하자.


스토아 철학과 공통점이 많은 도가의 대표적 경전인 《도덕경》에서는 “지혜는 차가운 달빛과 같다”라고 한다. 반면 열정은 모든 것을 불사르는 태양과도 같다. 지나친 열정을 통제하고 절제하는 태도를 기르자. 그럴 때 내 안의 진정한 스토아적 내면의 힘이 드러난다.


내일이 없다고 여기면 오늘에 충실할 수 있다

“매사에 인생의 마지막 일인 것처럼 임하라.”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 뒤 '도대체 나한테 남은 게 뭐가 있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던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대부분 썩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잡아라)!’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의 시 한 구절에서 유래한 이 말은 바로크 시대 이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화려한 미술과 건축물로 유명했던 바로크 시대에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의 대척점에서 쓰이기도 했다. 이 말을 스토아적 방식으로 해석하자면 하루하루의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수확해 나가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일을 하거나 잠시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물질에 얽매인 삶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스토아주의자에게 거리를 둔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시각을 날카롭게 한다는 말이다. 하루는 24시간이고 매 순간순간은 삶에서 오직 한 번밖에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자꾸 일을 미루는 습관을 버리자. 오늘의 일은 오늘만의 것이다.


현재에 머물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주어진 날들을 꽉 움켜쥐고 당신 것으로 주어진 오늘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아직 마주하지 않은 미래를 위해 당장 마주하고 있는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스토아 철학의 원칙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행동들로 당신의 하루하루를 채워라. 무엇보다 어제나 내일이 아닌 현재를 살아라. 그럼 당신은 호라티우스의 말대로 살게 될 것이다.


“오늘을 잡아라. 되도록 내일에 기대를 걸지 말라”


삶에서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

“충분한 내면의 투쟁을 거치지 않고서는 삶에서 중요한 어떤 것도 수확하지 못한다.”


진정한 깨달음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다. 스토아 원칙에 따라 살아가더라도 자신이 깨친 지혜를 태어날 때부터 얻은 사람은 없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영혼은 없다”라는 말은 틀린 게 없다.


현대인들은 삶이 희망곡 콘서트와 같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힘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현실이야말로 위험천만하다. 성취에 대한 의지를 무디게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뭔가를 진정으로 원하고 이를 위해 건설적인 방식으로 노력하려는 내면의 힘이 사라진다. 예컨대 우리는 어떤 물건이든 휴대폰 앱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편하게 배달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원인과 결과 사이를 이어주는 행위의 시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A에서 B로 갈 때 그 중간의 경로를 모른 채 이동한다면 당신은 중요한 것을 잃는다. A와 B 사이에 놓여 있는, 당신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줄지도 모를 소중한 경험을 놓치는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몸소 경험하는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이는 스토아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삶이 일종의 투쟁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그것은 남과의 싸움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 나의 통제되지 않은 충동과 벌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픽테토스의 “산다는 것은 투쟁이다”라는 말은 중요한 스토아 원칙 중 하나다.


통제되지 않은 충동은 무분별한 행동을 부추기고, 바깥세상에서 벌이는 의미 없는 ‘작은 싸움’을 점점 키운다. 작은 싸움이 늘어나면서 정작 성품의 결함, 충동, 무질서한 사고 및 행동 따위와 벌여야 하는 ‘큰 싸움’은 잊히고 뒷전으로 밀려난다. 이러한 충동을 잠재우려면 극기가 필요하다. 스토아적 의미에서 극기를 가능케 하는 요인은 자기 통제, 단단한 내면, 의지력, 유연한 정신, 희생정신, 책임감 등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말했다. “만사가 투쟁이며 고투이다. 사랑과 삶을 매일 같이 정복해 차지하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내 삶에 확신이 들 때 변함없는 기쁨이 온다

“지혜로운 자의 기쁨은 바깥이 아닌 내면을 향해 있다.”


세네카는 “표면적인 기쁨은 그 토대가 튼튼하지 못하다”고 했다. 스토아 철학을 따르는 당신이 느끼는 기쁨은 다른 사람들이 고성능 슈퍼카를 보면서 느끼는 기쁨과는 다를 것이다. 스토아적 기쁨은 물질적인 것이 주는 덧없는 기쁨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네카가 언급한 튼튼한 토대란 스토아주의자가 지닌 내면의 힘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기쁨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항상 무언가에 대해 기뻐하면서 그 대상이 끝없이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그런데 그들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한번 진지하게 물어보라. 정말로 기쁜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억지로 기쁨을 덧씌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토아 철학에서 기쁨은 결코 일시적인 미소나 웃음으로 표출되는 감정적 행위가 아니다. 스토아주의자에게 기쁨이란 밖으로 드러나는 유쾌함이 아닌 보다 깊은 차원의 깨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참된 기쁨은 진지한 깨달음과 원칙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스토아주의자는 올바른 일을 하는 자신을 의식함으로써 기쁨을 느낀다. 이런 기쁨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하거나 변덕스러운 법이 없다. 또 밖으로 드러나기보다는 내면을 향한 채 절제되어 있다.


세네카는 이렇게 말한다. “지혜가 가져다주는 것은 변함없는 기쁨”이라고. 각자의 사명에서 비롯된 이 기쁨은 그 사명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생겨난 것이기도 하다.


철학은 말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내 경험을 풍성하게 담아낸다면, 같은 말과 행동도 더욱 빛나는 법이다.”


스토아 철학의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이 원칙을 바깥세상으로 가져가 널리 전파한다는 것을 뜻한다. 세네카가 “철학이 가르치는 것은 행위이지 말로 떠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듯이, 그것은 많은 말로써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래된 아랍 격언이 하나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 전에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 문에 서 있는 파수꾼은 이렇게 묻는다. “이 말이 사실인가?” 두 번째 문에서는 “꼭 필요한 말인가?”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문의 파수꾼은 “호의적인 말인가?”라고 묻는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말을 해도 좋다는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널리 퍼뜨려 알려라!’ 이 말은 스토아주의자들에게 효율적이고 전통적인 설득의 수단을 쓴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제논은 “혀보다는 발을 헛디뎌 비틀거리는 편이 낫다”고 했다.


그러니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확고한 자세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말과 행동을 하라. 여기서 확고하다는 것을 전해오는 가르침의 글자 하나하나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자. 아는 것을 글자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으로 풍성하게 만들면서도 스토아 원칙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덕이 환히 빛나게 하는 일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가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우리 인간 또한 불빛이 밝혀지거나 다시 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사는 동안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듯 우주를 가득 채우며 흐르는 이성의 빛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이성을 논하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과 이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스스로 구원자 또는 문제 해결사처럼 나서지 않도록 한다. 다만 행동에 나서면서 스스로도 뭔가를 배우고 새로운 것을 경험할 가능성이 열린다면 그 결정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그럴 때는 적절한 상대와 의논하면 좋다. 세네카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뜻이 맞는 상대 없이는 행복해질 수 없다.”


이 경우 고려할 또 다른 규칙이 있다. 늘 말보다는 행동이 더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다음과 같은 말이 현실이 된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자는 자신에게도 도움을 주는 법이다.”


인생은 불완전함 속에서 쉼 없이 나아가는 일이다

“자기 형성이란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을 뜻한다.”


스토아 철학은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고 그 존재가 미완성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물론 플라톤주의에 더 치우친 스토아 철학자 중에는 현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이들도 있었다. 그런 이들에게는 완성된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는 일이 인생의 과제로 주어졌다.


그렇다고 스토아주의자가 무조건 완벽해지기만을 바라는 건 아니다. 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지도 않는다. 도가에서 말하듯 자연의 아름다움은 곧 불완전함 속에 있고, 우리 인간도 그런 자연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미완성인 채로 이 세상에 태어났고, 역시 미완성인 채로 세상을 떠날 것이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마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론 스토아 철학을 따르는 당신은 부단히 발전해나가는 사람이다. 자신이 계획한 일을 얼마나 많이 이루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그러니 늘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라. 지금 하는 이 일을 위해 내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기를.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의 스토아적 책임감은 육신의 죽음과 함께 비로소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직 발전할 수 있는 한 주어진 일을 포기하지 말라.


동시에 당신은 작은 걸음걸음이 때로는 최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늘 작은 것들에 만족해야 한다. 당신에게 발전이란 내면의 성장을 의미한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러한 성장을 흔히 ‘품성’으로 번역되는 ‘에토스(Ethos)’라는 개념과 연관 지었다. 따라서 당신은 얼마나 나이를 먹었는지, 또 얼마나 몸이 아픈지에 상관없이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방식으로 오늘 하루를 마치게 해달라고 소원해야 한다.


아우렐리우스는 이 같은 스토아적 삶의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두르지 않고 게으름 피우지 않으며 가식 없이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아간다면 완벽한 인격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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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