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탁월해야만 행복할 수 있는가?
그저 충분하면 안 되는가?
우리는 한마디로 ‘위대함(greatness)’을 강제당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잘나지 못하면 도태하고 그 책임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내가 능력 없고 내가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세상은 여기에 어떤 변명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충분한 삶’이란 누가 봐도 괜찮다고 할 만한 물질적/지위적 충분함을 누리면서도 삶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모든 나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삶이다. 이런 삶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배터리가 다 채워지면 위험해서 80% 정도를 완충 기준으로 세팅하듯이, 채울 여지가 남아 있되 절대로 전부 채울 수는 없는 불완전과 미완의 충분함이다. 이 충분함으로 우리는 상호 의존적인 인간관계와 자연과의 연결 고리를 망각하지 않게 되며, 삶에서 기꺼이 실패를 감내하고 희로애락을 온전히 느끼면서 목적의식과 도전정신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최고, 완벽함, 위대함, 탁월함 같은 것들만 생각하지 않으면 최악으로 전락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우리는 그저 충분하면 된다. 충분하기만 하면, 모두가 다 충분하기만 하면, 모든 게 평화롭고 정의롭고 평등하고 행복할 수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위대해질 아무런 까닭이 없다. 그 대신 전혀 다른 목표를 서로에게 권유할 수 있다. 서로 좋고, 행복하고, 어떤 때는 나쁘고, 어느 때는 함께 슬프고, 그러다가 다시 좋고 행복할 수 있는 충분한 현실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이다.
■ 저자 아브람 알퍼트
저자 아브람 알퍼트는 작가이자 교육자이다. 프린스턴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에서 철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21세기 인간의 조건, ‘민주주의의 미래’, ‘사회적/경제적 변혁’이라는 세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면서 정책을 제안하는 더뉴인스티튜트(The New Institute)의 일원이다. 유대계 미국인으로 태어나 청년 시절부터 평등주의에 입각한 다인종/다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인종주의에 극렬히 저항하면서 불교 철학, 노장 철학, 이슬람 철학, 아프리카 철학 등 전세계 다양한 사상을 학계와 대중에 전파하고자 부단히 애써왔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다문화 평론지 ‘쉬프터매거진(Shifter Magazine)’를 공동 편집했고, 2018년에는 다인종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잭샤인먼갤러리(Jack Shainman Gallery) 내에 학제 간 예술 및 이론 프로그램(Interdisciplinary Art and Theory Program)을 신설해 고문으로 활동했다.‘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가디언(Guardian)’ 등 여러 매체에도 꾸준히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근대적 자아의 세계적 기원, 몽테뉴에서 스즈키까지(Global Origins of the Modern Self, from Montaigne to Suzuki)’(2019), ‘부분적 깨달음: 근대 문학과 불교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완벽하지 않은 채 잘 사는 법(A Partial Enlightenment: What Modern Literature and Buddhism Can Teach Us About Living Well Without Perfection)’(2021)이 있다. 다음 책으로 “철학적으로 산다는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역설한 아프리카계 독일 철학자 안톤 빌헬름 아모(Anton Wilhelm Amo)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 역자 조민호
역자 조민호는 안타레스 대표이다.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단행본 출판 편집자로 일하면서 인문 및 경제경영 분야 150여 종의 책을 기획/편집했고 저작권 에이전트로도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2022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이코노믹 허스토리’, ‘세네카가 보내온 50통의 편지’,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 ‘15분 만에 읽는 아리스토텔레스’, ‘리더십의 심리학’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_충분한 삶이란 무엇인가
제1장_위대함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
충분함의 철학적 기원/위대함을 넘어서려는 오랜 역사/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물질 경제와 지위 경제/잃어버린 아인슈타인들/번아웃을 막는 길/춥고 외로운 할렐루야/모두를 위한 충분한 삶
제2장_우리 자신을 위하여
태초에/바보야, 경제만 문제가 아니야/덕의 귀환/능력주의, 위대함 이데올로기/위대함을 뛰어넘는 덕/있는 그대로의 세상/보장되지 않는 만족/투쟁에서 탄생한 철학
제3장_우리 관계를 위하여
낭만적인 이야기/순환의 여행/웃음 이론/선한 사마리아인의 역설/천국으로 또는 낚시터로/장자와 혜자 이야기/어디 두고 봅시다/이 정도로 충분하다면/충분한 관계의 정치
제4장_우리 세계를 위하여
핀의 길/노예의 길/충분한 전환/이기적 박애주의/충분한 세상을 위한 계획/지위 경제의 한계/롤스의 사고 실험
제5장_우리 지구를 위하여
두 마리 유인원/적자생존의 진실/충분함으로의 진화/위대한 녹색 혁명의 위험/적은 것으로 더 많이 vs. 적은 것에서 더 많이/부담과 보상의 공유/자연과의 충분한 관계/충분한 숭고함
나오며_충분한 삶을 위하여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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