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오브제 센티멘털리즘, 조금 특별한 사물 감상법
흔히 번역가를 ‘옮긴이’라고 부른다. 번역은 저곳의 언어(출발어)를 이곳의 언어(도착어)로 ‘옮기는’ 작업이다. 이때, 단순히 언어만을 일차원적으로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 번역가는 언어를 옮기면서 “언어 너머의 문화”와 “행간에 누운 정서와 태도”를 함께 나른다. 그래야만 더욱 정확하면서도 풍성한 번역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설레는 오브제》는 저자가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친 낯선 사물들에 다는 뒤늦은 ‘옮긴이 주’다. 또한 보다 나은 번역을 위해 사물 뒤편에 쌓인 사연과 궁리들을 탐색하다 저도 모르게 설레어버린 것들에게 바치는 연서(戀書)이기도 하다.
■ 저자 이재경
매일 언어의 국경에서 텍스트가 건널 다리를 짓고 그림자처럼 참호 속에 숨습니다.”
서강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했다. 경영컨설턴트와 출판 편집자를 거친 월급쟁이 생활을 뒤로하고, 2010년 전업 번역가가 됐다.
번역가는 생각한 만큼, 겪은 만큼, 느낀 만큼 번역한다. 자기객관화와 감정이입에 동시에 능해야 한다. 그간의 내 이력이 밑천이요, 비전공자로 산 세월이 저력이었다. 어느덧 번역이 가장 오래 몸담은 직업이 됐다.
밑천이 바닥날까봐 번역가의 참호 안팎에서 틈틈이 소소한 모험을 추구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거기서 얻은 발상과 연상을 기록한다.
산문집 《젤다》, 시집 《고양이》, 고전명언집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해》를 엮고 옮겼고, 《편견의 이유》 《쓴다면 재미있게》 《깨어난 장미 인형들》 《민주주의는 없다》 《바이 디자인》 《소고기를 위한 변론》 《가치관의 탄생》 《셜로키언》 《뮬, 마약 운반 이야기》 등 50권 넘는 책을 번역했다.
■ 차례
머리말 - 번역가의 물체주머니
소소한 모두스 오페란디
팔러 체어 _ 환대의 공간에서 혐오의 상징까지
뱅커스 램프 _ 지난 시대의 실용, 장식이 되다
목수연필 _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이름 공유
페이퍼백 _ 참을 수 없는 수집의 가벼움
종이인형 _ 패션 아바타의 진화
갈색 봉지 _ 소박한 걸작, 삶의 조각들을 담다
일상의 궤도 밖에서
에스프레소 _ 지구 서식자의 행복
꿀뜨개 _ 인류의 정주생활을 추억하며
트래블러 태그 _ 도시 산책자의 자의식
소품함 _ 감성 유희를 위한 도구상자
텀블러 _ 박카스 온더록스부터 친환경 커피까지
무지개 파라솔 _ 캐주얼과 시대 유감
연상의 고리들
깅엄체크 _ 사강의 수영복과 바르도의 웨딩드레스
메리제인 슈즈 _ 여학생과 가사노동자
허니콤 볼 _ 랑그와 빠롤의 문제
페이퍼 나이프 _ 의도한 미완성이 주선한 뜻밖의 만남
나팔축음기 _ 오펜바흐를 좋아하세요?
쥘부채 _ 추파의 도구: 정념을 접었다가 폈다가
욕망의 부득이함
블루 윌로 _ 제조된 전설
비연호 _ 기쁨의 조건
차통 _ 시간을 밀봉하다
스콘 _ 데번이냐 콘월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꽃시계 _ 자연을 인간계에 편입하려던 오만한 발상
플뢰르 드 리스 _ 결사와 음모의 미학
마음의 여러 이름들
책갈피 _ 책장과 책장 사이에 시간의 태그를 달다
컴퍼스 로즈 _하늘과 바람과 별과 장미
드림캐처 _현실 공간에 꿈의 통로를 내다
사주침대 _공주님의 자기증명, 또는 엠패스의 고통
아티초크 _바람둥이의 심장
화장거울 _거울아 거울아 이제 깨져줄래
맺음말
참고문헌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