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ǻ
한국경제신문
   
14000
2015�� 04��





■ 책 소개


“욱하는 세상,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박사가 알려주는 과민한 시대에 행복하게 사는 법


무엇이든지 풍족한 과잉의 시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출판사상 최초의 논픽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우리 사회에‘배짱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시형 박사가 과민한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준다. 물질적, 경제적으로 넘치는 삶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불행하기만 하다. 자꾸 화가 나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진다. 이상하게 변하는 세상은 내가 어찌하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의 행복과 평안은 내가 만들어낼 수 있다. 탁월한 통찰력과 독창적인 인생론으로 지난 30여 년간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이시형 박사가 과민한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으로‘둔하게 살자’고 권한다.


ㆍ 우리 시대의 멘토 이시형 박사가 전하는‘과민 증후군 시대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법’
ㆍ 정신의학계의 권위자가 지나치게 과민한 이 시대에 던지는 새로운 메시지,‘과민 증후군’
ㆍ 물질적 풍요 속에서 참 행복의 의미를 잃고 점점 외로워지고 과민해지는 현대인들을 위한 행복법


■ 저자 이시형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으로,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활용한 성공 메시지를 전파해 왔다. 그의 탁월한 통찰력과 독창적인 인생론은 지난 20여 년간 끊임없이 각종 TV 프로그램과 지면에 소개되며,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정신과 신경정신과학박사학위(P.D.F)를 받았다. 이스턴 주립 병원 청소년과장,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고 경북대와 서울대(외래), 성관관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적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둔하게 삽시다』는 모든 것이 넘치는 과잉의 시대지만 불행하기만 한 현대인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단 하나의 방법은 둔하게 사는 것이란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깨달음을 준다. 저서로는『세로토닌하라』 『행복한 독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우뇌가 희망이다』 『배짱으로 삽시다』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_ 둔하게 살자니?


part1 우리가 과민해진 이유


chapter1 어쩌다 과민해진 걸까
넉넉하진 않지만 행복했던 시절 |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다 | 왜 화가 날까?


chapter2 과민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만나자 마자 기분이 나쁘다 | 감정보다 앞선 사고: 감정기억 | 이유 없이 미운 사람: 전이 | 어이없는 꾸중: 가시 수집가 | 도대체 뇌에서 무슨 일이? |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 | 돌아서서 심호흡을 세 번 | 화를 내서 득 보는 일은 없다 | 과민증후군 진행과정_ 똑같은 상황, 다른 반응


chapter3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성이 마비되는 사람: 전두 연합야의 문제 |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 편도체의 과열 | 상처에 민감한 사람: 마음까지 편해지는 둔감력


part2 무엇이 과민하게 만드나


chapter4 끊임없는 무한경쟁
왜 나만 갖고 그래!: 열등감 |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다: 경쟁 강박증 | 강한 척하는 약한 마음: 자존심 과잉 | 세상에 믿을 사람 어디 있어: 불신과 의심증


chapter5 불확실의 시대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불안증 | 온종일 건강 생각뿐: 건강 염려증 | 분노는 나의 힘: 만성 분노 증후군


chapter6 과민한 집착, 재기불능
나도 피곤, 남도 피곤: 완벽주의 | 하지 않으면 안 돼: Must병 | 모두가 나만 쳐다봐: 외형 과민증


chapter7 넘치는 스트레스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 | 빨리빨리 하다가 빨리 간다: 조급증


part3 감동의 시대를 살아라


chapter8 평상심을 유지해주는 세로토닌
세로토닌적 삶 | 웃기도, 울기도 하는 감정 역치


chapter9 민감증후군을 예방하자
애정의 눈으로 보라 | 작은 일에서 찾는 즐거움 | 경청력을 높여라 | 베풀고 나누는 사람 |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 위기에도 혼자 조용히 | 큰 존재가 되어라 | 그만하면 됐다 | 설렘이 있는 인생 | 감사하며 살아라 | 감동을 느껴라 | 인생의 목적을 생각하라


에필로그_ 둔해져야 한다 


 




둔하게 삽시다


프롤로그 둔하게 살자니?

“둔하게 삽시다!”


정신 나갔나? 눈 뜨고 코 떼일 세상인데 어떻게 둔하게 살아?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봐도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리겠지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늙은 정신과 의사의 심경도 대단히 착잡하고 아픕니다.


‘둔하게 살자’는 말의 뜻이 제대로 이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선뜻 이해가 안 되는 건 ‘둔하다’는 말이 워낙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전을 펼쳐 봐도 미련하다, 아둔하다. 우둔하다. 굼뜨다, 무신경하다, 어리석다, 바보 같다 등의 말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야 밥 빌어먹기조차 글렀습니다. 누구도 이런 사람이 되길 원치 않겠지요. 오히려 그 반대이길 원합니다.


그래도 나는 이제 좀 둔하게 살자고 권하고 싶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병적인 수준으로 과민 상태에 다다랐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신문 사회면에 등장하는 사건사고들을 보면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과민해서야 마음 놓고 살 수 없습니다. 24시간 긴장상태에 있는 사회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도대체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사람들을 과민하게 만들게 되었을까요? 가해자, 피해자 모두가 과민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든 것을 통칭 ‘과민증후군’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과민증후군’은 정신과적 진단명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사회, 한국인의 사회적 정신병리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개념으로서 이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경쟁이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과민증후군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드뭅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건 명백합니다. “둔하게 삽시다.” 정신과 의사로서 이제 이 이야기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과민해진 이유

어쩌다 과민해진 걸까

왜 화가 날까?

우리의 하루 생활은 긴장 일색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비상경계다. 전투태세를 갖춰야 하니 당연히 공격중추편도체가 과열될 수밖에 없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표정을 보라. 긴장된 얼굴에 성이 잔뜩 난 상태다. “건드리기만 해봐라. 터진다!”


일반적으로 ‘화가 났다’, ‘성이 났다’고 하지만, 화는 일단 나기 시작하면 증폭 및 강화되는 속성이 있으며, 화가 증폭하는 데에는 몇 단계가 있다.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단계에서 현명하게 잘 처리한다면 더 이상 험악한 단계로 발전되지 않고 수습된다.


화는 감정이다. 그리고 감정이란 내 의지 밖에 있어서 마음먹는 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거의 안 된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따라서 화가 나는 감정 자체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다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화를 내는 건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낼 수도 있고 안 낼 수도 있다. 그리고 낸다면 어떻게 낼까도 나의 선택이다.


화는 원래 자기 보호용으로 만들어놓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렇게 말하면 독자들은 놀랄지 모르지만, 너무 무신경하거나 화를 안 낸다면 자칫 큰 위험을 당할 수도 있다. 위험이 닥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될까? 위험 상황에서는 감정(화)을 발동시켜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경을 곤두세워 사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고 민감해야 한다. 필요하면 화를 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보호용으로 만든 화를 잘못 표출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서운 흉기로 둔갑할지도 모른다. 왜 이렇게 될까? 신경이 너무 과민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이때 뇌는 부정적인 모드에 휩싸여, 신피질의 이성이 약화되어 판단력도 흐려지고 조절력을 발휘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 그러면 화가 화산처럼 폭발한다. 이것이 과민증후군의 종착역이다. 무심코 쳐다본 사람을 폭행하고 상처를 입힐 수도 있게 된다.


과민증후군이란 무엇인가

만나자마자 기분이 나쁘다

왜 상식으로 납득이 안 되는 과민반응이 특정인에게 나타나는지 그 정신구조를 살펴보자. 과민증후군을 겪을 때 마음의 상태는 어떻게 될까?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을 사례로 들어보자.


그를 만났다 → 기분 나쁘다


그를 만난 순간 즉각 기분이 나쁘다. 조건반사처럼 생각할 여유도 없이 기분이 나빠진다. 뇌는 온통 부정적인 모드로 바뀌면서 일종의 비상상태가 된다. 왜 그럴까?


그를 만났다 → (  ) → 기분 나쁘다


만나는 순간 화가 나지만 그의 마음속은 간단치가 않다. 둘 사이에 빠진 것이 있다. 본인은 그런 의식조차 없다. 무엇이 빠졌을까? 그를 만난 순간, 과거에 그나 나한테 했던 나쁜 짓들이 떠오른다. 나를 무시한 일, 배신한 일, 속인 일 등 일련의 부정적인 기억들이 연달아 떠오르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상 기분 좋을 리 없다. ‘나한테 또?’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잔뜩 긴장된다. 온 신경이 곤두선다. 과민해질 수밖에 없다. 기분 나쁜 감정이 자꾸 격화된다. ‘그를 만났다→기분 나쁘다’ 사이에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끼어드는 것이다. 이렇듯 본인이 미처 의식할 사이도 없이 즉각적인 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만나자마자 과민 상태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간에 끼어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찾아내 고치지 않으면, 그를 만난 때마다 언제나 똑같이 화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도대체 뇌에서 무슨 일이?

이제는 뇌과학적 고찰을 해보기로 하자. 과민 상태에 있을 때 우리 뇌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정신분석이 형이상학적이라면 뇌과학적 고찰은 형이하학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녀석을 만난 시각적 자극 → 부정적 생각 → 화


이것이 화가 난 뇌의 기본 도식이다. 일상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다만 과민증후군의 경우,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에서 상식적 범위를 훨씬 넘는 과잉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다르다. 쳐다봤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때리고 심지어 흉기로 찌른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선 납득이 안 간다. 아니 그만한 일로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뇌과학적 분석을 통해 좀 더 자세한 과정을 살펴보자.


불쾌한 자극(녀석이 쳐다본다) → 불쾌한 생각(전두전야의 해석) → 불쾌한 감정(편도체의 과열 반응)


보통 사람이라면 지하철에 들어설 때 빈자리가 있는지 혹은 아는 사람이 있는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게 된다. 모르는 사람들뿐이면 빈자리를 찾아 앉는다. 아무 일 없이 조용히 흘러간다. 하지만 문제의 남자가 올라타면 이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특정인이 쳐다본다는 시각적 자극이 들어온다 → 전두 연합야로 자극이 간다. 왜 쳐다볼까? → 아! 저놈이 나를 노려보는 것 같다. 비웃는다. 혹은 무시하는 것 같다…….


이렇게 부정적인 해석이나 생각, 판단을 한다면 순간 일종의 비상사태가 뇌 속에서 벌어진다. 그리고 즉각 편도체(원시감정)에 경고를 주고 화를 불러일으켜 상대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 이런 공격적 자극은 시상하부의 교감신경 흥분 및 여러 가지 공격성 호르몬을 자극 분비하게 만든다. 이렇게 전형적 분노 반응이 일어나면 느닷없는 폭행사건이 일어난다. 그 경로를 따져 보면 대체로 이렇게 진행된다.


① 시각적 자극: 저놈이 나를 본다

② 전두 연합야의 해석: 왜 쳐다볼까? 나를 노려보고 있다.

③ 편도체: 화 반응

④ 시상하부-교감신경 흥분, 공격성 호르몬 상승: 한 대 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⑤ 전전두 전야(최고사령부)와 의논: 때려라

⑥ 운동 전야에 지령


과민증후군은 일차적으로 정보의 통합적 수집을 통해 이를 분석, 정리, 해석, 판단 등 중요한 기능을 하는 전두 연합야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쳐다볼 뿐이다. 그런데 과민증후군의 전두 연합야는 아주 엉뚱한 해석, 판단을 내린다. 저놈이 나를 노려본다, 비웃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고, 이런 기분은 즉각 편도체를 자극, 화 반응을 촉발하게 된다.


과학적 스트레스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상태가 되기까진 순간적으로 연쇄반응처럼 나타난다. 이 정도가 되면 상대를 공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과정 중 어느 한 군데서 이 진행을 견제하고 제지했더라면 살인이라는 끔찍한 지경까진 안 갔을 것이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전두 연합야에서 내린 부정적인 해석에서 비롯된다. 과민증후군은 전두 연합야가 과민해서 상식적인 해석이나 판단을 못하고 부정적인, 파괴적인 해석을 하는 게 문제다.


화를 내서 득 보는 일은 없다

화가 나면 못 참고 폭발해버리는 사람이 있다. 누가 봐도 별것 아닌 사소한 일에 전쟁이나 난 것처럼 흥분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성을 낸다고 해서 폭발성 성격(explosive character)이라는 진단이 붙는다.


정확한 정신과적 진단은 ‘간헐성 폭발성 장애’라고 해서 조용히 지내던 사람이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충동조절장애 환자다. 차량돌진, 부부싸움 끝에 방화, 고속도로에서의 속도 경쟁 등은 모두가 우발적이다. 순간적으로 분노가 자극되고 일단 불이 붙으면 전혀 제어가 안 돼 막나가는 식이다. 폭발 당시 워낙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되기 때문에 대개 경찰이 출동하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최근 85년 동안 이런 사건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화를 내서 득 보는 일은 없다. 왜 화날 일이 없겠는가? 하루에도 여러 번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하자. 이는 전두 연합야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화 다스리기는 결국 전두 연합야가 관리하며, 화가 난 감정의 발원지인 편도체는 내 의지대로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과민하게 만드나

불확실의 시대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불안증

모든 노이로제는 불안에서 출발한다. 말하자면 불안은 노이로제의 원형이다. 여러 종류의 노이로제가 있지만 그 뿌리는 하나, 바로 불안이다. 그래서 어떤 노이로제든 치료제는 항불안제를 쓰는 것이다. 이는 노이로제의 바탕에 깔린 불안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사실 정신의학은 불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안이 어떤 형태로 표출되느냐에 따라 노이로제의 형태가 결정된다. 따라서 종류는 달라도 근본적으로 불안만 치료하면 나머지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마음이 불안하면 당연히 긴장될 수밖에 없다. 불안의 신체적 표현이 곧 긴장이다. 불안 치료를 하면서 이완요법을 쓰는 것도 불안으로 인한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한 수단이다, 불안하면 자연히 예민해지고 민감해진다. 과민증을 이야기하면서 불안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인정하면 편해진다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가벼운 불안이나 긴장은 있게 마련이다. 이들의 문제는 불안을 넘어 아주 과민한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행여 실수라도 하면? 웃기라도 하면 이게 무슨 망신인가?’


요즘은 이런 환자의 증상을 사회공포증이라 한다. 사회적 상황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나머지 대인관계를 잘 못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시에는 이런 진단 개념이나 진단도 없었다. 그래서 대인공포증이라고 명명, 일본 학자들과 함께 세계 학회에 보고했던 것이다. 미국 정신의학 진단에는 사회공포 가해형은 일본 및 한국에 많은 질환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치료는 이른바 정신 강화 훈련을 한다. ‘나는 자신 있다.’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이런 자신감 훈련을 시킨다. 한국에서도 이를 그대로 실행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내 방법은 정반대이다. ‘나는 자신이 없다.’ ‘떨릴지도 모른다.’ 실수할지도 모른다고 솔직히 자신부터 인정한다. 그게 사실이니까. 그리고 이를 사람들 앞에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


솔직히 인정하고 고백하라. 약간 더듬거리는 것도 매력이다. 더 진실하고 솔직한 사람으로 보여 점수를 딸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과민하게 되는 건 행여 실수라도 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미리 실수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광고하고 웃기면 과민 상태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나는 이를 광고 기법이라 명명하였다. 자기 불안이나 약점을 숨기려니 들통이 날까 불안이 더해지지만 광고를 해버리면 그런 걱정이 없어진다.


프로테우스 인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꽉 차 있다면 어느 한순간도 편할 수 없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할까?’ ‘저 사람이 나를?’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면 혼자 있는 순간 말고는 편히 지내기가 그른 사람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만나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칵테일을 찾는 사람도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음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당신이 무슨 재주로 이 모든 사람의 욕구를 다 충족시켜 그들 모두를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당치도 않은 소리다.


만인의 애인이 되려면 우선 자기가 없어져야 한다, 항상 만나는 상대의 취향에 맞추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로 이런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도 없지는 않다. 예일 대학교의 리프턴 교수는 이런 인간 유형을 ‘프로테우스 인간’으로 불렀다. ‘프로테우스’란 ‘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신은 한 번도 원래의 자기 얼굴을 보여준 적 없다. 주어진 상황이나 여건에 맞는 얼굴로 즉각 변할 수 있는 신통한 재주를 가진 신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신’이다.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다 보니 자기 얼굴을 내보일 일이 없게 된 것이다. 상황에 맞게 잘 변하니까 세상 살기는 참 편리하다.


문제는 자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자기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목적의식도 없다. 그때그때 변해야 하니 자기 생각이나 의도는 전혀 상관없다. 그리고 그렇게 천의 얼굴로 변해도 전혀 갈등을 느끼지 않는다. 조금 전까지의 나쁜 금고털이가 아주 인자한 목사님으로 바뀐다. 그래도 아무런 갈등이 없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자면 여간 노력해서는 안 된다. 행여 싫어하지나 않을까 계속 상대의 눈치를 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이 있으면 그만 안달이 난다. 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전형적인 과민증후군이다.


이런 사람의 해결책은 목적의식을 갖는 일에서 시작된다. 선한 목적을 가지고 인생을 사노라면 줏대 없이 흔들리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 일로 매진만 한다면 남들이 뭐라 하든지 왜 신경이 쓰이겠는가. 그리고 목적 달성에 방해가 되는 사람에게까지 왜 신경과민이 되어야 하겠는가. 설령 원수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의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있다. 두려울 게 뭐가 있겠는가. 소신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다. 남이야 뭐라 하든, 자기가 살아 있어야 한다.



감동의 시대를 살아라

민감증후군을 예방하자

작은 일에서 찾는 즐거움

즐거운 인생이라고들 말끝마다 떠들지만 즐겁게 산다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태생적으로 즐거움에 상당히 인색하다. 인간의 기본 감정 여섯 개 중에서 단 한 개만이 즐거움과 기쁨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다섯 개는 모두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따라서 즐거움은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즐거운 공상을 하든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든 아니면 당장 즐거워질 수 있는 일을 찾아 해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좋다. 작은 즐거움이 생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로토닌 기법

즉효가 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도 물론 아니다. 당장 쉽게, 바로 세로토닌이 분비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


• 하늘을 바라보자

멍청하게 하늘을 쳐다보자.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가뿐하다. 그리고 창밖의 하늘, 유유히 떠가는 구름을 보노라면 어두운 뇌 속이 환하게 밝아온다. 낭만의 세계로, 공상의 세계로, 자유로운 세계로 나를 실어간다. 뇌에 단연 활력이 넘칠 것이다.


• 저작 활동을 하자

세로토닌 신경은 뇌간에 분포되어 있으며, 리드미컬한 운동을 하면서 이곳을 자극하면 분비가 된다. 제일 쉬운 방법은 먹는 일이다. 씹는 리드미컬한 운동이 뇌간을 자극해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정 씹을 게 없으면 껌이라도 좋다. 운전 중 졸릴 때 껌을 씹으면 덜 졸리는 것도 껌이 세로토닌을 분비하게 하고 각성 중추를 자극하여 뇌에 적절한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 무작정 걸어보자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책을 나가도 좋고 방 안을 서성이는 것만으로도 세로토닌 신경을 자극할 수 있다. 원시인은 수렵, 채집을 위해서 걸어 다녀야 했다. 만약 걷는 게 오늘의 현대인처럼 그렇게 싫고 귀찮은 일이었다면 인류는 멸종하고 말았을 것이다. 걷지 않으면 굶어죽게 되어 있다. 따라서 걷는 게 즐겁도록 유전인자에 설계되어 있다. 걷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이보다 좋은 건강법도 없다. 특히 아침의 신선한 햇살을 받으며 걷는 30분은 어떤 보약보다 효과적이다. 이때는 5분만 걸어도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 천천히 심호흡을 하자

심호흡을 천천히 리드미컬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상 호흡법을 설명하는 어디서나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하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흥분이 차분히 가라앉고 진정된다.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화가 나거나 게으름증이 난다 해도,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순간 그 증상들이 시원하게 날아간다. 그리고 이로써 자율신경균형이 잡히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 계단을 올라보자

계단 오르기도 효과적이다. 계단을 오르면 호흡을 깊이 하게 되며 명상호흡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리 운동에도 좋아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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