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똑똑한 아이가 위험하다

   
신성권
ǻ
프로방스
   
16000
2022�� 04��



■ 책 소개


“세상에 없는 답을 만들어가는 창의적 영재가 필요하다”

영재교육의 핵심은 먼저 ‘영재’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아이들을 명문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쓴 영재교육서가 아니다. 이 책은 아이의 영재성을 발굴하고 그 고유한 개성이 사회에 탁월하게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는 공부만 잘하는 영재보다 행복하고 창조성 넘치는 영재가 필요하다. 즉, 이미 정해진 정답을 시험지에 그대로 서술해 내는 영재보다는 자신의 고유성과 창의성을 무기로 하여 세상에 없는 답을 만들어가는 창의적 영재가 필요한 것이다.

■ 저자 신성권
예술·철학·심리(지능, 창의성) 분야 전문
21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세종도서 교양부문 수상
고지능 단체 정회원(MENSA, INTERTEL)

1989년생의 젊은 작가로 예술, 철학, 심리 분야의 저서를 집필하고 있으며, 작품세계는 심리학의 3대 거장인 프로이트, 융, 아들러는 물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 High IQ Society(Intertel, Mensa)의 회원인 그는 높은 IQ가 한 개인의 천재성을 대변할 수 없다고 말한다. IQ 검사는 천재의 창조적 상상력을 비롯한 열정, 노력의 지속성, 과감성 등 좀 더 까다로운 요소들을 측정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능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질 줄 알고, 존재론적 의미, 삶의 근원적 가치에 대해 뚜렷하게 인지하고 추구하는 것이다.

수상작《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를 포함, 2022년을 기준으로 총 6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였다.

■ 차례
들어가는 말 〈세상에 없는 답을 만들어가는 창의적 영재가 필요하다〉 _ 4

Part_01 영재란 무엇인가?
01 누가 영재인가?
-영재는 만들어낼 수 있는가? _ 25
-지적 조숙과 영재는 다르다 _ 28
-영재성은 늦게 꽃피울 수도 있다 _ 30

02 수재, 영재 그리고 천재
-영재는 천재로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_ 34

03 영재를 평가하는 3요소 : 렌쥴리 모형
04 영재아의 기본 특징
-프랑스에서는 영재를 얼룩말이라 부른다_ 51

05 영재들은 우뇌형이 많다
-좌뇌와 우뇌의 고른 발달이 중요하다 _ 58
-좌뇌형 아이 지도법 _ 59
-우뇌형 아이 지도법 _ 61

06 영재의 비동시성 발달
-평균의 허상 _ 67

07 아이의 영재성 자가 진단하기

Part_02 지능에 대하여
01 지능이란 무엇일까?
02 IQ(지능 지수)의 정체
-지능은 사람의 개성과 인격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다 _ 97
-IQ는 한 인간의 지능을 온전히 대변할 수 있는가? _ 98
-지능 검사의 종류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진 않을까? _ 100
-IQ는 평생 변하지 않는 것일까? _ 100

03 IQ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
-IQ가 높은 아이들은 모두 성공했을까? _ 105

04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
-다중지능의 구성 _ 111
-다중지능이라는 것은 실체가 있는가? _ 116

05 아이의 강점 지능과 약점 지능을 알아보자

Part_03 학교에 간 영재들
01 교육의 사각지대
-월반과 조기입학 _ 132

02 교사는 창의적인 학생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더 선호한다
-한국 사회는 평균과 조화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_ 140
-영재들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과제를 선호한다 _ 141

03 공부를 못하는 영재들 : 발산 현상
-IQ와 학업성적, 어떤 것을 믿어야 할까? _ 146

04 영재로 분류된 아이들은 모두 비슷한 학생들일까?
-영재만 따로 모아 교육을 진행한다면 어떨까? _ 148

05 필요하다면 사교육도

Part_04 영재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
01 여러분의 아이가 혹시 이렇지 않은가?
02 고도 영재들의 정서적 강렬함
03 지적 요소와 정서적 요소의 불균형
04 남과 다르다는 이질감
-영재들의 뛰어난 통찰력이 이질감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_ 171
-강한 자아가 인간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_ 173
-내면세계 창조 _ 174

05 이상주의와 실존적 우울
06 사회적 불문율에 대한 냉소
07 지나치게 많은 생각
08 완벽주의의 그림자
09 예민한 감각과 인지에 의한 방어

Part_05 영재아의 특성을 고려한 양육 원칙
01 영재성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꽃피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영재를 둔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태도 _ 197

02 영재아의 지도에는 설득과 인내가 필요하다
-양육에 있어 주의해야 할 영재아의 특성들 _ 204

03 성과를 성급하게 강요하지 마라
-성급함이 창의성을 죽인다 _ 209
-아이의 자율성을 보장하라 _ 211
-영재아는 완벽한 아이가 아니다 _ 212

04 학교에 아이의 영재성을 알려라.
05 아이에게 영재진단 사실을 알려야 할까?
-검사의 목적은 진단 자체에 있지 않다 _ 218
-검사 이후의 변화 _ 218

06 주변에 영재임을 알리되, 분별력 있게 처신하라
-영재 낙인효과 _ 223

07 아이의 고민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화에 임하라
-아이와의 대화를 말하기, 쓰기의 산출물로 만들어라 _ 228

08 건강한 자기상의 형성이 중요하다
09 영재성 자체보다 노력과 도전을 칭찬하라
-실패의 누적은 회복 탄력성을 높여준다 _ 237

10 평범한 친구들과의 인간관계
-많은 친구를 사귀도록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 _ 240
-나이가 같다고 해서 친구인 것은 아니다 _ 241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하도록 지도하라 _ 242
-또래와 어울리기 위해 영재성을 감출 필요는 없다 _ 243

11 관습파괴의 대가를 알려라
-아이의 독창성은 존중해주어라 _ 247

12 영재 동생과 평범한 형

Part_06 숨겨진 영재성 : 2E 영재들
01 영재성과 정신질환
02 아스퍼거 증후군과 영재성
-아스퍼거와 영재성 구분하기 _ 267
-영재이면서 아스퍼거인 경우 _ 269

03 ADHD(주의력결핍장애)와 영재성
-ADHD와 영재성 구분하기 _ 277
-영재이면서 ADHD인 경우 _ 280

04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영재성

Part_07 창의적이어야 영재다
01 IQ가 높은 아이도 방심할 수 없다.
02 성적표 밖에서 노는 영재
-선진국의 천재는 답 없는 문제의 답을 만들어 간다 _ 301

03 창의적 재능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04 창의성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허락하는 것이다
05 엉뚱한 발상도 존중해주고 다양한 시도를 권장하라
-실패는 위대한 창조의 전제조건이다 _ 310
-모방과 학습은 창의성의 적이 아니다 _ 312

에필로그 〈창의적 영재를 넘어 창조적 영재로〉 _ 318
참고문헌 _ 322

 

 

 




영재, 똑똑한 아이가 위험하다


영재란 무엇인가?

누가 영재인가?

영재 英才 Gifted person : 비범한 잠재력의 소유자

태어날 때부터 기상천외한 재능이나 능력을 보이는 신동, 학교에서 2등이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수재 학생, 학교를 벗어나 사회적으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 등 우리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그려지는 영재의 다양한 모습이 있다. 그리고 그 영재의 이미지를 관통하는 단어는 ‘탁월함’일 것이다. 영재가 무엇이냐를 두고 명백한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우리가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영재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한국의 영재교육 진흥법 제2조에서는 영재란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사람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영재에 대한 정의는 정의하는 주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우수한 잠재력과 그 개발 가능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영재를 영어로 ‘Gifted person’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Gifted’는 ‘재능이 있는’이라는 뜻으로 ‘-ed’ 형 형용사가 사용된 것은 후천적 요소가 개입되기 전에 이미 선천적으로 뛰어난 소질을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로 풀이해보아도 영재(英才)의 ‘英’은 꽃부리라는 뜻이 있어 역시, 꽃을 피울 수 있는 존재, 즉 우수한 잠재력을 전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인구의 2% 정도가 영재라고 추정하며, 어떤 학자들은 5%까지 보기도 한다. 2%~5%는 매우 희소해 보이는 수치지만, 최소 50명 중 1명 이상은 영재에 해당한다는 말이고, 이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수학이나 과학적 재능에 한정해서 영재를 판별하는 경향이 있으나, 미술, 음악, 문학과 같은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거나 인문학적인 이해력과 창의력이 보통 사람보다 월등한 경우도 영재에 해당한다. 사교육에 의존한 선행 학습으로 양적인 차원에서 많은 지식을 축적할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호기심을 가지며 이해력, 통찰력 등이 탁월하여, 일반인들보다 심오하게 사고할 줄 아는 존재들이 영재에 해당한다.


영재성은 늦게 꽃피울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영재로 진단 또는 선정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창의적 성인 영재로 거듭난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어린 시절 영재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영재로 판별되지 않았다고 해서 창의적 성인 영재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아인슈타인도 어린 시절 가정교사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아이라는 악담을 들었고, 스티브 잡스는 장난기가 매우 심한 문제아에 불과하였다.


영재는 탁월한 잠재력의 소유자지만, 누구나 그 잠재력을 알아볼 수 있지는 않다. 또한, 분야마다 영재성이 발견되고 완성되는 시기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어떤 재능은 생애 초기에 나타나는 것에 비해, 어떤 재능은 훨씬 나중에 나타나기도 한다.


영재아의 기본 특징

영재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범재들과 차이를 보인다.


과흥분성

과도한 감성은 거의 모든 영재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된다. 영재는 자극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여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서 과한 흥분 또는 과잉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에 강렬하게 각인되어 극단적인 상상으로 나아가기 쉽다.


극단적 몰입

영재들은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작업에만 몰입하므로 상대적으로 사소한 작업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들의 머릿속은 당면한 과제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발전시키는 데는 고도의 집중력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지각이 굉장히 일면적인 상태로 유지되며 종종 다른 중요한 생활양식들을 무시하거나 심할 경우 주의력 결핍 또는 건망증적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예민한 감각

감각 장치(시각, 미각, 청각, 후각)가 외부 세계의 자극을 예리하게 지각해낸다. 주변 환경을 섬세하게 지각해내는 것은 성취와 성공의 무기가 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아이의 감정 또한 격앙되기가 쉽다. 보통의 아이들이 지각하지 못하는 미미한 변화, 아주 작은 소리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게 쉽게 감정이 촉발된다. 따라서 이러한 영재 아동은 보통의 사람들 사이에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심지어 공격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오인을 받기 쉽다.


상상력이 풍부함

영재들은 마음속에 자신만의 세상을 만든다.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공상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주변의 사물들에 특별한 이름이나 가치를 부여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아는 높은 창의성으로 발현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자기 세계에 빠지면 현실의 실용적인 문제들에 대해 소홀해질 수 있다.


왕성한 호기심과 추론능력

주변 사물과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탐구하는 모습을 보이며,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단순 사물뿐만 아니라 우주의 탄생 배경과 죽음 이후의 세상 등 제법 추상적이고 난해한 주제에 관해서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완벽주의 성향

자신의 이상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완벽주의 성향의 영재들이 나아가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과잉 활동성으로 나아가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지 않고 기존의 영역에 머물러 있음으로써 자신이 완벽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것이다.


발달의 비동시성

신체, 인지, 정서, 사회적 성장이 고르지 못하여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부조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발달이 편차가 크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잠재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불안정한 상태임을 알아야 한다.



지능에 대하여

IQ(지능 지수)의 정체

편차 지능 지수는 개인의 지능을 동일 연령집단 내에서 상대적인 위치로 규정하는 지능 지수이다. 현대의 IQ 검사에서는 대부분 편차 지능 검사를 많이 활용하며 평균을 임의로 100으로 정의한 뒤, 이 평균을 중심으로 표준편차가 15인 분포를 만들어낸다. 국내에서 공신력을 갖는 편차 지능 검사 방법으로는 웩슬러 지능 검사가 대표적이다.


웩슬러 지능검사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능 검사이며, 국내에서는 법적 의미를 갖는 유일한 지능 검사이다. 이 검사는 g요인(지능에 대한 일반적 측정치로, 모든 지적 수행에 관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일반 요인을 측정하는 원리에 따라서 만들어진 검사다. 일반 요인은 일반적 지능을 나타내는 지수다. 일반적 지능이란 각각의 특수한 지적능력들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공통분모로서, 모든 분야의 지적 활동에 공통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일한 일반 능력을 말한다.


사실, IQ 검사는 그래프 양 끝의 2%를 각각 차지하는 IQ 70 미만과 IQ 130 이상을 판별하는 데 의미가 있다. IQ 70 미만은 지능 지체로 특수 교육이 필요하며 IQ 130 이상은 우수 범위로 영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다 정밀한 진단을 통해 그 수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겠다.


IQ가 130 이상이 되면 이제 IQ는 양적으로 우열을 나타내는 지수가 아니게 된다. IQ 130은 질적으로 다른 지능을 나타내는 수치다. IQ 130이 넘는 영재 아동은 다른 똑똑한 아이들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지적 체계가 다름을 의미한다(물론 IQ 130 이상이라고 해서 바로 영재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영재 진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종합검사를 통해 다른 지표들이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IQ 130에는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과학자, 의사, 고위 경영자 등 일명 사회의 지식인이라 칭해지는 사람들의 평균 IQ는 130 정도다, 다시 말해 IQ 130은 전문지식이 필요한 직업군에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적 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영재들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

지적 요소와 정서적 요소의 불균형

영재는 공부를 잘하고 지식이 풍부하며, 추상적 사고능력이 발달해있으므로, 인지적 측면과 아울러 사회적, 심리적으로도 모두 완벽한 사람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홀링워스(Leta Hollingworth)는 고도 지능을 보유한 아동들이 정서적인 성숙을 이루기도 전에 고차원적인 문제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으므로 정서적 측면에서 어려움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레선드(Kevin Rathunde) 및 월른(Jennifer Whalen)은 학문적 영역에서 우수함을 보이는 영재들뿐만 아니라 예체능(음악, 운동, 미술 등) 계열에서 비범한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 역시 교유관계에서 어려움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이들은 주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의 또래들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롬브로소(Cesare Lombroso) 역시 비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일반인보다 심리적 혼란을 더 많이 겪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임상 심리학자를 비롯한 많은 학자가 지능이 우수하거나 한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아동들이 남다른 정서적 특성이 있으며, 보통 아이들보다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내적 경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대체 왜 영재 아동들은 정상 범주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일까?


영재들은 비상한 인지 능력을 보유했지만,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정서적 특성이 함께 융합되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내적 경험을 하게 된다(비동시성 특성은 한 개인 안에 내적 불일치를 초래하고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을 깨뜨리는 등 여러 심리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특히, 지적능력이 비범할수록 비동시성에 따른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인지적 특성만 놓고 보자면 어른 못지않게 우수하고 난해한 철학적 주제에 대해서 유식함을 뽐내던 아이가, 갑자기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다고 소리 지르거나 울면서 화를 내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독 인지적 발달이 앞서가는 비동시적 발달은 영재 아동 본인은 물론 그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고 당황스럽게 만든다.


어른들은 영재 아동이 뛰어난 지적 역량만큼이나 정서적으로도 어른스러울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영재 아동에게 어린아이로서의 행동을 기대하지 않고 좀 더 성숙한 행동을 하기를 바라게 되는데, 이는 잘못이다. 안타깝게도 부모들의 대부분은 아이의 ‘행동’이 어떠한 내면적 특성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 때문에 아이를 일방적으로 꾸짖기 쉽고 서로 간에 상처를 동반하는 감정 소모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상처를 크게 받는 사람은 언제나 아이 쪽이다. 따라서 영재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들의 내적 경험과 사고방식 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교육, 지도, 대화 방법 등에 있어서도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영재는 모든 면에서 우수한 존재라기보다는 어느 특정한 분야에서 두드러진 능력이나 기술을 중점으로 여러 다른 능력들을 결합하여 창조성을 발현하는 존재에 가깝다. 이들이 진정한 창조의 과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비동시성에서 초래하는 여러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영재아의 특성을 고려한 양육 원칙

영재성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꽃피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영재를 둔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태도

-영재를 성공적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들이 뛰어난 학습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영재 자녀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야 한다. 부모는 또한 자녀를 그들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자녀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자녀와 대화를 갖는 것이 필요하며 그들을 꾸중만 해서는 안 되며, 자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영재들이 부모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영재들의 호기심을 존중해주고 그 호기심을 계속 추구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재는 원인과 결과 간의 관계를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영재들은 지나치게 도와주는 어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영재 자녀와 다른 자녀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영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참을성, 열성과 지혜가 무한히 필요하다.


영재를 둔 부모와 교사에게 필요한 태도

-개별적인 요구에 알맞은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온정적이고 수용적이며 민주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적인 이미지를 존중하고 긍정적인 것을 강화해야 한다.

-개성과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

-창의성과 상상을 존중해야 한다.

-어린 아동을 성공적인 수행으로 이끌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강제로 이끌어가기보다는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결과는 물론 과정 역시 중시해야 한다.

-기존의 사실을 확증해주기보다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이어야 한다.

-계속적 학습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동료 교사들과 협조할 수 있어야 한다.

-영재 아동의 요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한다.

-학생, 부모, 다른 직업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수업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영재 아동을 담당하는 교사는 교사 자신이 영재인 것이 바람직하다.



창의적이어야 영재다

성적표 밖에서 노는 영재

아이들은 이 세상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사고할 수 있는 인지적 특성을 보이는데, 이것은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획일적인 정답을 강요하는 교육은 아이들이 규정된 틀에 들어맞도록 강요하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사고는 수용적으로 변해간다. 시험지에 등장하는 문제에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자기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줄어드는 범재가 되어간다. 영재 아동을 둔 부모라면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


‘올바름’을 넘어서는 자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올바른 것’이란 ‘이해할 수 있는 것’, ‘당연한 것’, ‘논리적 측면에서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을 의미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것만큼만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영재들이라면 ‘올바르고 당연한 것’도 의심할 수 있는 통찰력과 직관을 하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진리를 탐구하려는 이들의 태도를, 오만하고 부정적인 것으로만 낙인찍지는 말자.


논리란 인간의 사고를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원리이자 원칙이다. 논리가 공적으로 수용되면 이론이 되고 이론이 일상에서 반복되어 굳어져 버리면 ‘상식’이 된다. 한때 ‘지구가 우주의 중심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움직이지 않으며, 지구의 둘레를 달·태양·행성들이 돈다’라는 명제가 상식이었던 사회가 있었다. 하지만 ‘상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 ‘보편적 통념’, ‘당연한 것’에 대해 의심하는 것. 여기서부터 철학은 시작되며, 또 이러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자들이 인류를 발전시키고 오늘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천재가 되었다.


과감한 시도로 20세기의 미술사를 주도한 피카소의 큐비즘도 처음엔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큐비즘은 사물의 각 면을 나누어 새롭게 조합하고, 사물의 특징을 기하학적으로 축소·왜곡함으로써 대상의 현실성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가 이처럼 전통적인 사실 묘사 방식을 과감히 파괴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서늘했고 평소에 그의 작품세계를 칭송하던 지인들마저 냉담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그 당시로 너무 파격적이고 난해하여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대중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큐비즘은 오늘날 피카소를 대표하는 장르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신의 스승인 프로이트에게 맞서 독자적인 이론을 펼쳐 나간 아들러 역시 진정한 천재다. 프로이트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과거의 경험에 지배를 받으며, 과거의 트라우마가 인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심리학계에서 프로이트가 차지하는 위상이 대단했기 때문에 대다수가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의 제자인 아들러는 목적론을 역설한다. 즉, 인간은 과거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에 의해 지배받는 존재가 아니라, 현재 목적에 따라 과거 경험을 취사선택하며 자신의 의지에 따라 미래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아들러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없다.


아들러는 그 당시 학계에서 비웃음을 샀지만, 오늘날 ‘아들러’라는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반면, 프로이트의 이론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그의 권위에 의존했던 다른 제자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동력 비행기의 가능성을 꿰뚫어 본 라이트 형제도 진정한 천재다. 당시의 일반인들은 물론 지식인들로 구성된 과학계마저 동력 비행기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을 향한 온갖 비웃음과 비난 속에서도 상식이 틀렸다는 자신들의 판단을 믿었다. 그들이 보기에는 분명히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 속의 천재들을 보고 있자니, 수재는 보이는 과녁을 맞히고, 천재는 보이지 않는 과녁을 맞힌다는 쇼펜하우어의 명언을 되새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기존의 질서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사람을 ‘수재’라 한다면, 독창적 결과물을 창조하여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도입하는 사람을 ‘천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천재들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 학계의 반발과 비난을 초래할 것을 알면서도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재들은 자유롭고 기발한 발상으로 상식을 깨뜨릴 수 있을까? 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책에 있는 지식을 그대로 흡수해서 필요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뱉어낼 수 있는 수동형 인재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와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교과서에 존재하는 이론과 공식을 그대로 흡수하고 사교육을 통해 문제를 반복 숙달하는 영재는 분명 학업성적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위대한 영재의 탄생을 기대한다면, 아이들에게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지 말고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존중해주고 그것을 표현하게 해주자. 누군가가 잘못된 것, 이상한 것으로 취급한다고 해도 주눅이 들지 않으며 외부의 강요에 의지를 꺾지 않는 영재, 자신 내면의 고유성을 억압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출하는 영재가 필요하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