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서천석
ǻ
김영사
   
11500
2022�� 04��



■ 책 소개


세 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불안을 행복으로 바꾸는 세 살 육아법

세 살, 부모의 전적인 돌봄이 필요한 시기는 지났다. 이 시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부모가 놓치지 않고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이는 뚜렷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하고 싶은 대로 행동에 옮긴다. 하지만 아직 아이의 말과 행동에는 논리가 없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본격적인 육아는 세 살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 모든 부모의 육아 멘토 서천석 박사가 인지와 정서가 발달하고 자기 주도적 태도의 기초가 만들어지는 세 살 아이를 이해하도록 돕고, 이 시기에 꼭 필요한 놀이 육아,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알려주는 훈육 육아를 안내한다. 

■ 저자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MBC FM ‘여성시대’에서 12년째 육아 상담을 진행하는 등 각종 매체와 현장에서 상담과 교육을 해오고 있다. 부모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부모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모 교육의 흐름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괜찮아요》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등이 있다.

이 책은 세 살에서 다섯 살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육아법을 담았다. 저자는 부모들의 완벽주의가 오히려 육아의 가장 큰 적이라고 말하며 더하기보다 빼는 육아를 강조한다. 이 시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놀이 육아, 인생에서 소중한 가치를 알려주는 훈육 육아를 안내한다. 삶을 이끄는 자기 주도적 태도의 기초가 형성되는 세 살 육아를 위한 필독서다.

■ 차례
들어가는 글

1장 세 살은 인생에서 어떤 시기일까?
1. 신체 및 운동 발달
2. 언어 발달
3. 인지와 사고의 발달
4. 정서와 사회성 발달

2장 아이를 키우는 마음가짐
1.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2. 어떻게 불안을 넘어서야 할까?
3. 육아의 본질은 돌봄이다
4. 더하기보다는 빼는 육아

3장 아이에게 필요한 단 한 가지, 놀이
1. 돌봄에서 놀이로
2. 놀이는 왜 필요할까?
3.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까?
4. 미디어 이용, 어떻게 해야 할까?

4장 어떻게 아이를 도와야 할까?
1. 친구 같은 부모는 좋은 부모일까?
2. 아이에게 올바르게 지시하는 방법
3. 훈육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4.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소중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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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이제 막 시작하는 육아


아이를 키우는 마음가짐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부모들과 이야기하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아이 키우기가 쉬웠던 시절이 있었겠느냐마는 요즘 부모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역사적으로 최고점이 아닌가 싶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육아 강의에서 “부모님들, 아이 키우기가 행복하세요 아니면 부담스러우세요?” 하고 질문을 던지면 행복하다는 부모가 더 많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반응이 확 달라졌다. 같은 질문에 요즘 부모들을 절대다수가 부담스럽다고 답한다.


육아가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되고 말았을까? 무엇보다 육아 환경이 변했다. 빠른 속도로 맞벌이 가정이 표준적인 가족의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도 한국의 노동시간은 여전히 길다. 직장에서 돌아온 부모는 짧은 저녁 시간 내에 가사와 육아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수행해내야 한다. 쉴 틈이 없다. 주말에도 평일에 못 챙긴 아이와의 임무를 수행하느라 바쁘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도 해야 하고 즐거운 경험도 쌓게 해줘야 한다.


맞벌이를 하지 않는 부모 역시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바깥일을 하지 않으면 육아에서 더 큰 성과를 내야 한다. 부모들은 투자 대비 얼마나 좋은 성과를 냈는지로 자신을 평가한다. 평가 기준은 다른 아이와 비교할 때 자신의 아이가 거둔 성취도다.


하지만 육아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 맺음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효용성을 따질 수 없고 결과고 평가할 수 없다. 관계 그 자체에 집중해야 만족을 얻을 수 있고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


육아는 삶이다. 해치워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그 인생 그 자체다. 끝내버려야 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소중한 삶이다. 나이 들어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결국 아이를 키우며 보낸 스무 해 남짓. 그 고생스러운 시간이다.


육아의 본질은 돌봄이다

육아의 본질은 돌봄이다. 교육이나 인재 양성이 아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아이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프면 돌봐주고, 힘들어하면 다독여주고, 못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면 된다. 더 좋은 먹을거리, 더 좋은 놀잇감, 더 좋은 대화 기술이 있겠지만 더 좋아지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적당한 수준이면 충분하고 부모가 여유로운 편이 더 좋다. 부모에게 여유가 있어야 아이에게 웃어줄 수 있다. 아이를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한다고 다 해줄 필요도 없다. 아이는 한계를 모를 수 있다. 원인과 결과를 잇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한다. 아이가 원한다고 계속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가 있다고 하자. 한 권만 더, 한 권만 더 읽어달라고 떼쓰고 결국 부모는 지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힘들지 않은 정도만 해주고 “이제 그만”이라고 말해야 한다. 아이가 원해도 웃으면서 거절해야 한다. 혹시 울면서 떼쓴다면 “에구, 속상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봐주며 그냥 놔둬야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잘 알지만 엄마는 해줄 수 없다는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보되 더는 책을 읽어주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자비로운 마음이다. 아이와 자신에게 동시에 자비로운 마음이다.


돌봄이 중요하다고 해서 교육이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은 필요하다. 발달이 늦은 아이라면 절실하고 보통의 아이에게도 필요하다. 유아교육의 수준이 아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1962년 미시간 입실란티 지역에서 시작한 페리유치원 프로젝트는 질 높은 유아 교육이 아이의 인생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무엇보다 지능지수의 변화였다. 교육을 받은 그룹에서는 67퍼센트의 아이들이 만 5세에 지능지수가 90을 넘어서는 뚜렷한 향상을 보였다.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 중 지능지수가 90을 넘은 아이는 28퍼센트에 불과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결과였다. 다만 이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만 10세가 되었을 때 두 그룹의 지능에는 차이가 없었다.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은 빠르게 지능이 발달했지만 이후 더 이상 발달하지 않고 정체되었다. 반면 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후 서서히 지능이 발달해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실험에 참여한 아동을 14, 17, 27, 40세에 연이어 조사했다. 그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유아교육은 고작 2년간 이뤄졌을 뿐이지만 두 그룹의 아이들은 상당히 다른 성장 과정을 밟았다. 14세 때 실시한 조사에서 두 그룹 아이들의 지능지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학업 성취도나 숙제를 제대로 해내는 아이의 비율에는 차이가 있었다. 유아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가 높았고 숙제를 제대로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17세 때 조사에서는 고등학교 교육을 마친 아이의 비율이 각각 77퍼센트와 60퍼센트로 차이가 났다. 평균 교육 기간도 1년 이상 길었다. 성인기에 반복해서 범죄에 연루되는 아이의 비율은 36퍼센트와 55퍼센트로 교육을 받지 않은 그룹에서 훨씬 높았다. 40세 기준으로 연 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60퍼센트와 40퍼센트였다. 수준 높은 조기교육이 분명 아이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연구는 보여주었다.


페리 프로젝트에서는 수준 높은 유아교육을 제공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동의 지능지수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학업 성취, 사회성 발달, 사회 적응에는 효과를 발휘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제시된 몇 가지 분석에서 주목한 것은 매주 한 시간 반 동안 별도로 실시한 부모 교육이었다. 육아 정보가 부족한 부모에게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지,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지 가르쳐주는 과정이 부모의 육아 효능감을 높일 수 있었다.


아이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생활을 관리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실질적인 방법도 배웠다. 배운 방법을 실천할 때 아이가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깨닫자 부모로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아이에게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특별한 교구나 유명한 학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에겐 부모가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부모가 필요하다. 그런 부모가 있어야 아이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단한 부모가 필요한 것인 아니다. 아이에게는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곁에 머물며 꾸준히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부모의 꾸준한 돌봄 속에서 아이들은 잘 성장하고 자기 잠재력을 발휘해낸다. 꾸준하게 돌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그것이 가장 필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단 한 가지, 놀이

돌봄에서 놀이로

세 돌이 되지 않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돌봄이다. 기본적인 것을 챙겨줘야 하고 누군가는 아이 곁에 있어야 한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늘 챙겨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누구라도 좋고 여러 사람이어도 괜찮다. 다만 아이를 돌볼 때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아이에게 안정감이 생긴다. 이 무렵의 아이에겐 생존과 안전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이가 이제 세 돌이 지났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다. 놀이다. 물론 여전히 아이에겐 돌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돌봄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고 발달하려면 놀이가 필요하다. 물론 아이는 스스로 논다.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낸다. 자기 혼자 탐색하고, 시도하고, 즐거움을 추구한다. 부모는 아이의 놀이를 도와줘야 하고,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노는 것도 도와줘야 할까? 당연하다. 가장 기본적 본능인 먹는 것도 처음엔 부모가 돕고 가르친다. 아이가 잘 때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 좋은 수면 습관을 만들어줘야 아이가 안정적으로 잘 큰다. 힘들여 수면 교육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놀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는 놔두면 혼자서 논다. 하지만 놀이의 수준이 낮아서 자신의 몸을 갖고 논다. 손가락을 빨고, 몸을 흔들고, 빙글빙글 도는 등 수준 낮은 놀이에 머문다. 주변 사람과 같이 놀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몰라 충돌하기 쉽다.


요즘에는 놀이조차 부모의 역할이 되었다. 아이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사주고, 직접 놀아줘야 하고, 친구와 놀 약속을 맺어주고, 키즈카페에 데려가서 어울리게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꼭 필요한 놀이가 부모에겐 부담스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놀이는 즐거워야 하는데, 일로서 놀아줘야하니 부모는 즐겁기 어렵다. 아이는 부모가 즐거워하지 않고, 억지로 놀아주고, 시시때때로 핸드폰을 한다든지 딴짓하는 것을 본다. 나는 놀이가 즐거운데 엄마 아빠는 즐겁지 않다. 아이로서는 아직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부모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느낌만 받는다. 결국 부모는 힘들고 아이는 불안해진다.


부모가 바쁘면 아이가 아예 놀이를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놀이를 배울 다른 방법이 없어서다. 조부모가 아이를 돌봐주는 집이 많은데, 아이와 주고받고 놀이를 하기에는 몸 상태가 받쳐주지 못하는 때도 종종 있다. 육아 도우미가 있는 경우에는 아이를 돌보는 역할만 할 뿐 아이와 놀아주지는 않는 분이 많다. 조부모와 육아 도우미는 또래와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만들어주기도 어렵다. 그럴 때는 차라리 빨리 어린이집에 가는 편이 나은데, 아이의 몸이 약하거나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으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아이의 놀이 습득에 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반드시 스스로 주도하는 놀이를 해야 한다. 어른이 이끄는 놀이로는 배우지 못하는 것이 있다. 자신이 주도하는 자유 놀이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성장이 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놀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미디어 이용, 어떻게 해야 할까?

미디어 이용은 요즘 육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다. 과거에는 만 3세 이하에선 미디어 사용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식적인 견해였다. 이런 견해는 갈수록 완화되고 있는데, 미국소아과학회가 2016년에 제시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보면 18개월까지 사용 연령이 내려갔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미디어를 보여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부모가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아이에게 핸드폰이라도 쥐어주면 부모는 밥 먹을 여유를 낼 수 있다. TV를 틀어줘야 집안일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아이 보는 도구로 미디어를 활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를 볼 때는 항상 부모가 곁에서 지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지키기란 어렵다.


미디어를 이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 또 하나는 아이의 행동에 대한 보상을 주기 위해서다. 밥을 먹지 않으려는 아이, 밥 먹을 때마다 돌아다니는 아이에게 유튜브를 틀어준 다음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이면 그래도 한 그릇을 먹일 수 있다. 보상으로서 주어지다 보니 미디어는 아이에게 점점 더 소중해진다. 당장은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모에게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육아는 현실이다 보니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되도록 원칙을 정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가 원칙을 정해서 밀고가면 거부하지 못한다. 잠시 떼쓴다고 해도 부모만 굳건하다면 아이는 포기하고 부모를 따른다. 부모가 조르면 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는 더 강하게 조르는 방법을 익힌다. 부모가 떼쓰기를 학습시킨 셈이다.


우선 TV에 대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 아예 안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고, 시간을 정해서 보여줘도 된다. 주말에만 보여줘도 되고 매일 조금씩 보여줘도 된다.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보여주기보다 TV에 연결해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오가며 아이에게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다. 부모가 함께 보며 즐기고, 대화 소재로 삼으면 아이는 TV에 중독되지 않고 미디어 속 내용과 현실을 혼동하는 일도 줄어든다.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볼 경우 아이는 연관 영상을 이어서 볼 수도 있고 자꾸 스스로 조작하려는 유혹을 느낀다. 연관 영상은 매우 위험하다. 우선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른다. 생각보다 아이에게 위험한 영상도 자주 나온다. 게다가 자신이 무언가 조작해 화면에 변화를 줄 수 있음을 깨달으면 아이는 미디어에 더 깊게 빠져들게 된다.


무엇보다 부모가 미디어를 계획적으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부모가 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때도 먼저 어떤 프로그램을 볼지 정하고 TV를 틀어야 한다. 아무 시간에나 TV를 틀지 않고, 미리 결정한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미디어 교육이다. 아이에게 미디어를 허용할 때도 프로그램을 정해서 보게 해야 한다. 그냥 한 시간 또는 두세 시간 보는 것으로 정하면 아이는 되도록 길게 보려고 해 부모와 소소한 갈등을 빚는다. 갈등이 생길수록 아이는 TV에 더 집착하게 된다.


만약 아이의 미디어 사용 시간이 너무 길어 줄여야 한다면 반드시 다른 놀이 도구가 있어야 한다. 놀이 도구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같이 놀 사람도 필요하다. 미디어로만 논 아이들은 장난감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장난감은 아무리 재미있어도 처음에는 미디어만큼 재미있지는 않다. 그러니 부모가 함께 장난감을 이용해 놀아줘야 한다. 사람과 함께 노는 즐거움으로 미디어에 대한 의존을 끊어야 한다. 미디어에 대한 집착을 끊는 데 필요한 시간은 한 달 정도다. 한 달간은 미디어 이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아이와 함께 더 많이 놀아야 한다. 대안적 놀이에 익숙해졌다면 다시 미디어를 이용해도 된다.



어떻게 아이를 도와야 할까?

아이에게 올바르게 지시하는 방법

아이에게 지시할 때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 말은 쉬운데 실천은 만만치 않다. 우선 분명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가끔은 분명히 지시하라고 하니 무서운 표정을 짓거나 목소리를 잔뜩 깔고 이야기하는 부모를 만난다. 그런 의미는 아니다. 분명한 지시란 짧은 문장으로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장난감을 정리하자”고 말했다면 아이가 정리에 참여하도록 반드시 이끌어야 한다. 반복해서 지시하며 아이가 움직이도록 기다린다. 같이 가지고 논 장난감은 같이 정리해야 한다고 간단히 명분을 설명해도 좋고, 장난감들이 밤에는 자기 자리에 가서 쉬어야 하는데 주인인 우리 아들이 데려다주길 바랄 거라고 상징적으로 말해도 좋다. 아이가 움직이길 바라고, 움직이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는 마음도 전해야 한다. 말로 다 전달하지는 않아도 그 느낌을 분위기로 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


아이가 드디어 몸을 움직여 정리하게 시작하면 환하게 웃으며 칭찬한다. 아빠의 말을 들어서 행복하다고 말해준다. 어떤 아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긴장하면 몸이 굳는 아이도 있다. 생각을 융통성 있게 빨리 바꾸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그 아이들이 더 나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변화에 시간이 걸리는 아이일 뿐이다. 이럴 때는 15분 정도 긴장 상태를 유지한 후 아빠가 나서서 정리를 마무리해야 하다.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며 “다음에는 네가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해주고 그 자리를 떠나자. 아이를 붙잡고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자리를 피하는 편이 좋다.


부모가 간단히 말하고 자리를 떠나면 아이는 오히려 힘들어진다. 부모가 만든 긴장감을 견디기 어렵다. 풀이 죽고 어느 시점에는 아빠에게 다가온다. 또는 엄마에게 가기도 한다. 아이가 다가와 안기면 거절하지 말자. 오히려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아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했지? 그래도 다음에는 같이 정리하자.” “아빠는 네 말을 잘 들어주잖아. 그러나 너도 아빠 말을 잘 들어야 아빠가 우리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어.”


부모의 권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올바른 자리에 서서 아이를 견뎌내면 아이는 끌려온다. 부모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사랑도 준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확실한 태도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반복해 말하면, 흔들리지 않고 이끌면 아이는 결국 끌려온다.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끌려와야, 부모를 따라야 부모는 계속 안정적으로 사랑을 줄 수 있다. 아이를 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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