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인성수업

   
황경식
ǻ
트로이목마
   
15800
2021�� 06��



■ 책 소개


‘인성교육’이 사라지면 아이들의 행복한 인생도 없다!

대한민국 철학계 대표 석학이자 정의론 및 덕윤리의 대가인 황경식 박사는, 새 책에서 자녀 인성교육의 바탕이 되는 12가지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정직, 책임감, 배려, 용기, 책임감, 절제, 신뢰 등, 12가지 덕목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왜 덕목을 갖춰야 하는지, 어떻게 갖출 수 있는지를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황경식 박사는,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예절과 도덕, 윤리 등에 대한 인성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진짜 중요한 이유는, 이런 덕목들이 아이들의 행복한 인생에 가장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배우고(學), 생각한(思) 바를 습관화(習)하고, 바르게 행(行)함으로써 얻어지는 즐겁고(悅) 행복한 삶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른 행동의 습관을 기르는 것’인데, 이것은 결코 지식 공부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알아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임을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고 있는데, 12가지 덕목을 몸으로 체득(體得)함으로써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기술(skill)’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 저자 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부 및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철학(논리학, 윤리학)을 공부했다(철학박사). 하버드대학교 철학과 대학원 객원연구원을 거쳐, 한국 윤리학회, 한국철학회 등 학회장을 역임했고, 국가 석학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동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고, 1996년부터 명경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을 지냈다.

1970년대 중반, 하버드대학 철학과 교수이자 세기의 정의론자인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을 번역하고, 그에 대한 학위논문을 쓰면서 철학계에 등장한 황경식 교수는, 근래에는 정의론과 더불어 덕윤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인성교육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그는 또한 정의의 문제를 이론적으로만 탐구한 것이 아니라, 20여 년 전 자신의 재산 및 현재 몸담고 있는 병원(약 100억 원의 가치)을 사회에 출연함으로써,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하여 ‘실천하는 지식인’의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경식 교수는 예전부터 ‘어린이와 철학’이라는 주제에 큰 관심을 갖고 1990년대 초반부터 아이들을 위한 철학교육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논리+논술 이야기》 시리즈와 《논술꺼리, 토론꺼리》 시리즈, 《철학 속의 논리》, 《열 살까지는 공부보다 아이의 생각에 집중하라》 등의 책을 집필해 아이들의 논리력 향상에 힘써왔고,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워라》, 《정의론과 덕윤리》 등의 책을 집필해 인성교육 함양에도 집중해왔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각종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경쟁에 내몰리고, 지식 습득에만 치우친 공부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채 성인으로 자라나는 상황에 큰 우려와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라는 말이 ‘공부’라는 말과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한 개인의 인성과 인격을 바르게 이끌어주는 인성교육의 가치가 사라지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오직 지식을 쌓는 공부에만 집중한 나머지 도덕과 윤리의 가치가 심하게 훼손되었다고 우려한다.

우리나라 대표 석학이자 덕윤리의 대가로서 이런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님,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고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 차례
프롤로그 _ 왜 인성교육이 중요한가!

1부. 내 아이를 위한 인성수업
0장.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 시작하자
‘덕목 익히기’ 프로그램 활용하기
왜 덕목을 가르쳐야 할까?
언제부터 시작할 것인가?
어디서 누가 가르쳐야 할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어떻게 덕목을 가르칠까?

2부. 12가지 덕목을 통한 인성교육
1장. 정직과 진실
정직이란 무엇인가?
왜 정직이 필요한가?
어떻게 정직을 익힐까?
사례1. 거스름돈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사례2. 체면이냐 정직이냐
사례3. 나, 왕년에 축구부였어
사례4. 저 어젯밤에 안 늦었어요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

2장. 용기와 결단
용기란 무엇인가?
왜 용기가 필요한가?
어떻게 용기를 익힐까?
사례1. 민정이의 불량 연필
사례2.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 줘
사례3.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요?
사례4. 엄마,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2

3장. 예의와 겸손
예의란 무엇인가?
왜 예의가 필요한가?
어떻게 예의를 익힐까?
사례1. 예의 없는 말과 욕설
사례2. 선생님에게 반항한 성원이의 행동
사례3. 민호의 이유 없는 짜증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3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4

4장. 책임감과 자신감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왜 책임감이 필요한가?
어떻게 책임감을 익힐까?
사례1. 너는 담배도 못 피우냐?
사례2. 우리 반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
사례3. 딸 아이의 비밀 전화
사례4. 엄마, 나 죽고만 싶어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5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6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7

5장. 자제와 절제
절제란 무엇인가?
왜 절제가 필요한가?
어떻게 절제를 익힐까?
사례1. 아이가 떼를 쓰면
사례2. 민정이의 다이어트
사례3. 자위행위는 나쁜 것인가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8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9

6장. 신의와 신뢰
신의란 무엇인가?
왜 신의가 필요한가?
어떻게 신의를 익힐까?
사례1. 약속이 겹쳤을 땐 어떻게?
사례2. 친구에게 노트를 빌려줘야 하나?
사례3. 친구를 위해 딱 한 번만?
사례4.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나?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0

7장. 청결과 순결
청결이란 무엇인가?
왜 청결이 필요한가?
어떻게 청결을 익힐까?
사례1. 어질러진 예승이 방은 누가 치우나?
사례2. 더러운 건 딱 질색이야!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1

8장. 존중과 명예
존중이란 무엇인가?
왜 존중이 필요한가?
어떻게 존중을 익힐까?
사례1. 나는 훔치지 않았어
사례2. 형과 나는 달라요
사례3. 할머니의 마지막 남은 권리
사례4. 나도 이젠 어른이에요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2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3

9장. 관용과 배려
관용이란 무엇인가?
왜 관용이 필요한가?
어떻게 관용을 익힐까?
사례1. 남의 말에 귀 기울여 봐
사례2. 관용 없는 정의는 없다
사례3. 잘났어, 정말!
사례4. 취미를 나무랄 수 있나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4

10장. 친절과 다정
친절이란 무엇인가?
왜 친절이 필요한가?
어떻게 친절을 익힐까?
사례1. 불우한 친구를 생각하며
사례2. 온라인 폭력
사례3. 정민이의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5

11장. 공정과 준법
공정이란 무엇인가?
왜 준법이 필요한가?
어떻게 공정성을 익힐까?
사례1. 친구 답안 훔쳐보기
사례2. 우리 동네에는 절대 안 돼요
사례3. 남들도 다 건너잖아요
사례4. 책 도둑도 도둑인가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6

12장. 근면과 검소
근면이란 무엇인가?
왜 근면이 필요한가?
어떻게 근면을 익힐까?
사례1. 중학교 때까지는 놀고 싶어
사례2. 설현이의 사치생활
다른 나라의 인성교육 사례 17

에필로그 _ 덕윤리에 바탕을 둔 인성교육

 




내 아이를 위한 인성수업


내 아이를 위한 인성수업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지금 시작하자

‘잡은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면 그날 하루는 맛있게 그 물고기를 먹으며 살 수 있겠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면 상대방은 평생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되죠. 아이들에게 인성과 도덕을 교육하는 과정 중,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함을 알려주는 일화입니다.


물론 본격적으로 도덕을 교육하기 전, 그리고 자유롭게 주체적인 생각을 할 나이에 이르기 전에 ‘기본예절’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함은 당연합니다. 예절은 바른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오는, 본능에 가까운 태도이기 때문에 스스로 익히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타율적으로 기본적인 교육을 해주어야 합니다. 적절히 강제적인 교육은 자유로이 생각하는 법을 알게 해주고, 탄탄한 마음의 기초가 되니까요.


그러나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각자에게 닥치는 상황도 다양하기 때문에 틀에 박힌 도덕 규범을 일률적으로 따르라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딜레마(dilemma, ‘소의 두 뿔’에서 유래된 말)에 처한 상황을 예화로 들면서 도덕적인 사고를 훈련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할 준비를 해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달려오는 소를 오른쪽으로 피하면 오른 뿔에 찔리고, 왼쪽으로 피하면 왼 뿔에 찔리는 상황에서 한 가지를 택해야 할 때, 어떠한 도덕적 사고를 발동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지만, 이러한 사고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사고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덕목’에 대한 교육이죠.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도덕적 행위는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루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머릿속으로는 과연 무엇이 올바른지 도덕적으로 충분히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를 실행할 용기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줄 촉매 역할을 하는 용기. 이 용기는 오래도록 반복 실행해서 얻어지는 일종의 기술(skill)과 같은 것입니다. 이러한 덕목은 누군가 쉽게 가르쳐줘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노력하고 깨우치고, 습득해야 합니다. 몸으로 부딪혀 익혀야 한다는 뜻에서 체득(體得)된다고도 표현하죠. 아무리 지적으로 탁월한 사람이라도 평소에 매일 운동하듯 연마한 도덕 기술로서의 덕이 없다면 부덕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꾸준한 덕목 교육은 일찍이 익혀온 예절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렇게 도덕적 사고에 대한 교육이 토양이 되어 예절 교육은 더욱 탄탄해지고, 여기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덕목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교육 과정의 구조 속 상층에 위치한 덕목의 본질과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덕목 교육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고, 직접 행동으로 옮기면서 예절 교육의 바탕은 확고해집니다.



12가지 덕목을 통한 인성교육

정직과 진실

정직이란 무엇인가?

‘정직(Honesty)’이란 진실하고 열린 마음이며 사실을 그대로 말하는 태도입니다. 정직은 거짓 약속을 하지 않고, 말한 대로 행하는 것입니다. 언행일치, 즉 말과 행동이 일치합니다. 정직한 사람들이 모임 사회는 얼마나 믿음직할까요?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불신을 낳고, 이는 사회에 불편함과 불이익을 가져옵니다. 결국, 부정직한 이들 자신도 같은 사회의 일원이기에 이를 함께 감수해야 합니다. 정직은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루는 기초이자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정직을 익힐까?

정직을 익히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잔머리를 굴려서 속임수를 쓰고, 다른 이들을 바보로 만들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른 이들이 나를 속일 만한 기회를 주어서도 안 됩니다.


행동뿐 아니라 생각과 말이 달라서도 안 되겠지요.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되, 남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고 잘 보이고 싶어서 과장해서 말하고 행동하기를 삼가야겠습니다. 있는 그대로만 보여주는 정직한 태도가 가장 당당하고 담백한 모습입니다.


또한, 약속할 때에도 다른 이와 거래할 때에도 꼭 지킬 수 있는 것만 신의를 다해서 약속해야 합니다. 당장 이익이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싶은 유혹이 들 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꼼수는 절대 오래 가지 않으며, 길게 내다보았을 때 이득이 될 리가 없습니다.


“부모가 최선의 교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정직한 모습만을 보여줘야 합니다. 부모가 직접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정직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체득하게 됩니다. 자녀들의 질문에 진솔하게 대답하고, 혹시나 대답하기 어려울 때는 답할 수 없는 이유도 정직하게 말해줍니다. 혹시 아이들이 거짓말을 했더라도 크게 나무라기보다는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실수로 잘못했더라도 정직한 생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은 정직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따라올 결과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든 어떤 매체에서든 정직하지 못한 사례와 정직했을 때의 사례를 함께 찾아보고, 그것들이 각각 어떤 결과에 이르렀는지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외적인 상황 변화는 물론이고, 마음의 평화, 확신, 가책, 자존심 등과 같은 내면적인 요소도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예의와 겸손

예의란 무엇인가?

예의란 상냥하고 훌륭한 매너, 즉 몸가짐과 태도를 보이는 것입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행동은 고상하며, 그 안에서 나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품위와 품격, 격조마저도 함께 드높이게 됩니다. 예의를 지키면 상대방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되지요. 그런데 친구나 친족들 사이에서는 기본적인 예를 갖추게 되지만, 낯선 이들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모르는 타인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어떻게 예의를 익힐까?

예의는 몸에 밴 행동이나 언어를 통해 표현됩니다. 예의 바른 행동과 언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듯 익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하면서 습관이 되고 생활 속에서 배어 나와야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에서 예절을 익히고, 사고가 유연한 초등학교 과정에서 예의를 배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지요.


예의 바른 말을 익히려면 그 말을 자주 반복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불편을 끼쳤을 때에는 마음을 다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고, 상대방이 양해해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예절은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고, 편안하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 때는 명령하듯 하기보다는 간단한 한 마디라도 정중히 요청하는 어조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다면 반드시 “감사합니다” 혹은 “고맙습니다”로 응대하고, 처음 마주쳤다 하더라도 무뚝뚝한 얼굴보다는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사를 건네거나 목례라도 하면 분위기는 훈훈해지겠지요.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주목하여 귀를 기울입니다. 수업 시간에는 친구들과 장난을 치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겠지요. 학급의 일에는 성의를 다하여 참여하고, 같은 반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 또한 잊으면 안 되겠습니다.


요즈음, 학교 폭력이나 왕따와 같은, 나보다 약한 친구들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 단체로 폭력을 가하고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하루빨리 청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집단 괴롭힘으로 교실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게 됩니다. 왕따와 학교 폭력은 최악의 인권 유린으로 교정에서 뿌리 뽑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학교에서의 가장 큰 ‘예절’입니다.


책임감과 자신감

책임감이란 무엇인가?

‘책임감(responsibility)’이 있다는 것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해, 혹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전적으로 맡아서 해결한다는 의미입니다. 일이 제대로 되었을 때는 주변의 신뢰를 얻고, 실패했을 때에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가지요. 이렇게 책임감이 있는 이들은 타인의 신뢰를 얻습니다. 또한, 책임감은 사람들끼리 합의했거나 약속한 바를 지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책임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바탕은 ‘자신감(self-reliance)’이고 자존감입니다. 자기를 믿고, 나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라면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자존감,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이들은 자연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므로 매사를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자꾸 피하고, 책임을 남에게 떠안기게 되는 것이죠. 모든 것에 자기가 의지가 없고, 타인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니 책임감이 생길 근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책임감을 익힐까?

자녀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도 부모님이 모범을 보이는 것보다 더 좋은 가르침은 없습니다. 먼저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그래서 책임을 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책임 완수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이죠. 그 시간이 얼마나 보람되고 즐거운 일인지 보여주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른 경우에는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점도 함께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나 부모님들도 사람이기에 어쩔 수 없이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그저 아닌 척 눈 감고 넘어가지 말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너도 알고 있겠지만, 다 엄마(아빠)의 잘못이야. 얼마든지 현명하게 문제를 풀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하지만 이번에 어떻게 해결할지 알았으니 다음에는 더 잘해보도록 할게.”


자녀들도 어떤 일이든 책임지고 스스로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임무를 완성한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박수를 보내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는 꾸지람과 비난보다 문제를 깨닫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일이든 혼자 모든 책임을 다 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떤 일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했다면, 다른 이들의 잘못이 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의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 일에 참여한 이상 일정 부분의 책임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줘야 합니다. 몸통에 제일 큰 책임이 있으나 깃털까지도 일정한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것도 알려주세요. 모든 이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것이 일상다반사가 되면 책임의 공백 상태에 이르는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자제와 절제

절제란 무엇인가?

‘자제(self-discipline)’란 자기 욕구를 적절하게 제어할 줄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나부끼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도 주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조절할 수 있는 열쇠는 가지게 되는 것이죠.


‘절제(moderation)’는 균형입니다. 생활 전반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이라는 말이 있지요.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절제가 뜻하는 의미를 아주 적절하게 담아낸 단어입니다. 공부도 적절하게, 노는 것, 일하는 것, 쉬는 것도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어 해내는 것입니다.


어떻게 절제를 익힐까?

자녀들이 절제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에도 부모님들의 역할이 큽니다. 여기에는 감정의 조절도 포함됩니다. 자녀들을 기르는 데에 가장 중요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어려운 덕목이기도 하지요.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소비를 줄이거나 조절하고, 식사량이나 군것질을 심하게 하지 않는 시도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자녀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가지기 바랍니다.


살다가 보면 괜시리 짜증도 나고, 특히 욱하는 성질이 치밀어오를 때가 많을 것입니다. 물론 넓은 마음으로 혹은 타고난 성정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 늘 평정을 유지하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화가 치밀어서 힘들고, 결국에는 후회로 끝을 맺는 분들이 많지요. 이럴 때는 행동하기에 앞서 숫자를 10까지만 세어보는 방법을 활용해보면 어떨까요. 너무 간단하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생각 외로 효과가 좋습니다. 큰 소리로 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들이 노력해서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당연히 아낌없이 칭찬하고 또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제와 절제하는 습관을 익히고 굳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존중과 명예

존중이란 무엇인가?

‘존중(respect)’이란 사람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그들의 권리 또한 소중히 대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서로를 대하는 예의 안에서 잘 드러납니다. 상대방에게 말하는 태도, 그리고 그의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존경심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상대의 존엄성을 인정한다는 뜻이지요.


‘명예(honor)’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존중하면서 사는 것, 덕에 따라서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지키며 살면 타인에게 모범이 될 수 있지요. 순간적인 잘못된 판단으로 명예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명예를 지킬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행하는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 존중을 익힐까?

존중이나 존경심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이 나를 어떻게 대해주기를 바라는지 먼저 생각해보고, 그대로 남을 대우하는 것입니다. 나의 소유물, 사생활 권리, 존엄성을 남들이 어떻게 지켜주고 대해주기를 바라는지 생각해보고, 역지사지 즉 입장을 바꾸어보면 됩니다. 다른 사람을 불쾌하게 쳐다보면서 불편을 끼치지 않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시선 관리에도 존중하는 태도가 드러나기 때문이지요.


존경심을 익히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존중을 받아본 경험이 없으면 반대로 남을 제대로 존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먼저 부모님들이,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작은 의견이라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존중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의 기초이자 바탕입니다.


가정 안에서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어른들과 똑같은 하나의 존재입니다. 동등한 권리와 인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슨 일을 시킬 때에도 윽박지르고 강압적으로 말하기보다는, 부드럽게 요청을 해보세요.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주어야 합니다. 칭찬과 인정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공정과 준법

공정이란 무엇인가?

‘정의(justice)’는 우리가 매사에 있어서 공정함을 의미합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취해야 할 것을 받고, 그 가치를 당당히 누리는 것입니다. 잘한 사람은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고, 잘못한 사람은 적절한 벌을 받는 것,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바로 정의와 공정입니다.


정의롭고, 공정한 법규에 따르는 것이 바로 ‘준법(obedience)’입니다. 준법의 목표는 우리의 권리는 보호하는 것입니다. 만일 대부분 사람이 공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규칙을 지키려 애썼던 나머지 사람들이 손해를 볼 수 있겠죠. 따라서 남들이 보든 보지 않든 법을 준수하는 준법정신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준법은 신뢰 사회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공정성을 익힐까?

우선 가정에서 지킬 간단한 규칙들을 정하면 어떨까요? 이를 통해서 자녀들은 자기들이 맡은 바가 무엇인지 알고, 또 가족들이 기대하는 바로 함께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규칙의 중요성을 함께 얘기해봅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도, 학교에서도 규칙과 교칙이 있듯이 가정에서도 일정한 잣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규칙이 불편함이 아닌 서로에게 편리함과 자유로움을 주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이야기해봅시다.


몇 가지 규칙이 정해지면 보드판에 기록해서 눈에 보이게 해놓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각 규칙에 상벌을 정하기는 하지만, 무섭기만 한 처벌이 아닌, 지키지 못했을 때 반성할 기회를 가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라는 것을 전합니다.


물론 부모님들부터 공정함과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이때 정의롭고 공정한 태도를 보여주되 부드러움과 자비로움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공정함도 중요하지만 관용의 마음도 함께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사회는 오히려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규칙이나 법이 사회에 혹은 우리가 속한 집단에 순기능을 하려면, 구성원 전체가 그것을 지키려 노력할 때에 한해서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켜주어야 합니다. ‘모두 함께 지키기’가 준법의 핵심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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