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소비에 중독된 아이들

제1장 혹시 우리 아이가 중독된 것이 아닐까? 

많은 용돈, 넘쳐나는 소비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소비"라는 문제와 맞부딪히게 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그렇게 많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쉼 없이 새로운 물건들이 생산되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성장과 함께 가정의 소비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 중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동화책 그리고 의복을 위한 지출이 현격하게 늘었다.

오늘날에는 가정의 경제 상황이 더 나아졌기 때문에 대개 아이들 방에는 오히려 물건이 넘치게 많아서 문제가 된다. 예전 부모들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원할 때 경제적 곤란을 이유로 "안 돼"라고 대답할 수 있었고 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 이런 논리는 잘 통하지 않는다. 아이 방에 인형이 두 개가 아니라 스무 개가 있다면, 과연 아이가 그것들 모두에게 친근감과 애정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들은 용돈을 더 타내려고 투쟁까지 해가면서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애쓴다. 그렇지만 대개의 부모들은 한 번 적당하다 생각해서 결정한 용돈을 올리려고 하지 않는다. 아동보호협회에는 종종 몇 살에 얼마의 용돈이 적당한가를 묻는 부모들의 전화가 걸려온다. 여기서 부모들은 아주 좋은 정보를 얻게 된다. 어느 정도의 용돈이 적당한지 대강의 윤곽을 잡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용돈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그 대략적인 윤곽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단 이렇게 정하고 나면 일일이 제한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면, 부모들 마음에 안 든다 하더라도, 아이가 사탕을 사든 또 다른 무엇을 사든 원하는 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또한 학용품 등 꼭 필요한 물건들을 용돈으로 구입하게 해서는 안 된다. 용돈은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이용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예전과는 달리 오늘날 어른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에 익숙하다. 그 결과 아이들 방에 온갖 종류의 잡동사니들이 쌓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되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보고 시장이 그들에게 권하는 것 모두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진 아이는 각각의 물건이 지닌 가치, 소비하지 않고 만족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제2장 부자 아이, 가난한 부모

끌리는 것이면 무엇이든 갖고 싶은 아이들

- 소비는 중독된다

많은 부모들과 교육자들이 일상 속에서 아이들에게 나타난 강요된 소비, 말하자면 중독의 문제점을 접하고 있다. 무엇이 중독인가? 일상에서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나타나는 강한 집착성 행동방식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한 가지 혹은 여러 중독성 물질에 종속되어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이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는 점차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중독이라는 개념은 아주 특정한 행동방식 즉, 피할 수 없는 욕구를 의미하는 것이다. 계속 반복해서, 그리고 더 자주, 마약이라든지 그밖의 중독성 물질, 소비의 대상을 찾게 된다. 특정한 몽환상태를 불러일으키고, 불쾌감을 사라지게 하는 어떤 행동을 본인의 이성과는 무관하게 이겨낼 수 없는 욕구 속에서 계속 되풀이한다.

여기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는 세 가지 측면이 있다. 정신적인 종속성(편안한 느낌을 갖기 위해선 특정 소비 물질을 꼭 사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육체적인 종속성(어떤 소비 물질을 완전히 끊어버리면 병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금단현상이 일어날 만큼 육체가 그 물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마약이나 술 혹은 약의 오용 등의 경우를 말한다), 중독성 물질에의 적응(중독의 증세를 보이는 사람의 육체는 언제부턴가 어느 정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나 새로이 기분이 좋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서 해당 물질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이 그것이다.

- 텔레비전 : 어느 한 연구보고서는 텔레비전의 소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3세까지의 아이들은 매일 평균 13분에서 33분까지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4세부터 6세까지는 매일 52분 내지 87분을 TV 프로그램에 빠져 지내고, 7세부터 9세까지는 81분에서 113분까지 일명 "바보상자" 앞에서 보내고 있다.

전문 서적들과 여러 계몽 팸플릿들이 텔레비전 중독이라는 말보다는 과다 시청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은 이미 1985년 과다 시청자로 규정되었다. 그런 가족은 텔레비전 없이 지내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

텔레비전은 아이들의 체험과 행동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들에게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부모들은 부차적으로 나타나는 "교육 효과"에 대해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교육적 정보가 단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생겨난 "이차적 정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정보는 단지 제한된 감각(시각과 청각)을 통해서 전달된다. 산책을 하다가 구멍을 뚫고 살아가는 생쥐 가족을 관찰하면서 얻은 체험과 동물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보는 것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폭력의 묘사나 선정적 영상은 아이들이 채널을 직접 선택하는 경우 부모들에게 커다란 문제가 된다. 가족끼리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친구와의 접촉이 부족해지는 것 역시 커다란 문제이다. 매일 상당한 시간을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놀고, 무엇인가 뚱땅거리며 만들고, 자연을 느끼고, 스포츠를 즐기는 등 다른 활동을 하기 힘들게 된다.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TV 시청을 통해 강하게 제한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TV 시청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점차로 가족 환경의 파괴로 그리고 창의력과 환상의 결여로 이어진다. 또한 사회 속에서 타인과 접촉하고 그 관계를 올바로 이끌어가는 능력이 감소되기도 한다. 독일의 취학 전 아동 중 25%가 언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언어치료교육협회는 1996년 뮌스터에서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텔레비전 시청시간과 가족간의 대화 감소가 이런 수치에 다다르게 된 원인임을 지적했다.   

특정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계속 반복해서 시청한다면 분명히 아이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광고는 아주 특별한 역할을 한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독일에서의 농구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농구는 독일의 청소년들에게는 거의 인기가 없는 운동이었다. 미국의 스포츠 용품 회사들은 독일 시장을 발견했고, MTV와 Viva 채널을 통해 타깃 그룹을 겨냥한 집중적인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사업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농구붐은 자고 일어나면 몇 배씩 확산되었다.

취학 전 아이들은 광고를 광고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모두 사실로 받아들인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립 라디오 방송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4세 아동의 37%가 광고와 진행 중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비로소 7세가 되어서야 아이들은 서서히 광고가 그들에게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게 된다.

텔레비전 과다 시청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신체적인 이상은 시력 저하, 두통, 자세 불균형, 순환기와 소화기 장애 그리고 신경과민과 수명장애 등이다. 더 나아가 텔레비전을 과다 시청하는 아이들은 종종 자기들이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화면을 보게 됨으로써 겁을 내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그리고 꼭 필요한 만큼의 미디어 소비를 가르쳐야 한다. 텔레비전을 완전히 금지한다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텔레비전의 모험, 만화영화 시리즈 혹은 음악 프로그램을 보며 그들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부모는 대부분의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디어 소비에 있어서도 최고의 본보기이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왜 봐야 하는지, 혹은 아예 보지 말아야 하는지 몸소 보여줘야 한다.

- 구매 중독 : 돈은 언제나 있는 것이라는 느낌이 아주 빠르게 아이들의 머리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돈이 물리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지불 방식, 예를 들어 자동 납부, 신용카드 거래, 직불카드 거래 그리고 심지어는 집에서 인터넷 뱅킹 등을 이용해 언제든지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상용화된 이래로 돈을 쓰는 것을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돈의 참된 가치와 부정적 가치는 감추어져 버렸다.

구매 중독자들은 물건을 구입하면서 상을 받는 느낌 혹은 자신에 대한 부족한 관심을 위로 받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구매 중독에 빠져든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가족들이 새 자동차, 옷, 텔레비전 등을 자신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믿는다. 결국에는 구매 중독 증세를 가진 사람들 스스로 이런 물건들을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이자 가장 흥미로운 대상으로 만들게 된다. 구매 중독자들은 물건을 사면서 자신이 강하고, 사랑 받고, 어른이 되었고, 행복하다고 느낀다. 구매 행위를 통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자유로운 느낌을 갖게 되고, 이런 방법으로 계속 반복해서 타인의 인정과 동의를 얻는 상황을 경험한다. 여러 연구들은 구매욕이 종종 식욕 같은 다른 욕구들과 함께 나타나거나 이런 욕구들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자긍심의 부족,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 등을 가지게 되며 이는 종종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런 감정 상태는 다시 새로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구매 중독 역시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많은 구매 중독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아주 많은 채무를 지게 되지만,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침묵한다.

제3장 우리 아이를 독립시키자

특별한 날의 선물

아이들과 함께 찰흙 대용 밀가루 반죽이나 비누 풍선을 직접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주 쉬우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재미를 주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일을 통해서 무엇이나 꼭 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섞이는지, 장난감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가며 피부로 느끼게 된다. 더불어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해 친밀감을 가진다. 자연 재료와 그밖의 간단한 물건들을 가지고 무언가 창의적인 것을 만드는 방법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까운 목재소, 가죽 공장, 털실 공장 혹은 농부들에게 털실이나 가죽, 밀짚, 나무 등의 자투리를 구할 수 있는지 한번 문의해보라. 이때 아이들이 함께 간다면, 아이들은 금세 이런 제품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운 장난감을 스스로 생각해내고, 만들고 그 결과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노력이 있다. 어른들은 대화와 공동의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들에게 요구되는 이야기이다. 자식들과 대화를 통해 접촉을 유지하는 부모는 분명히 어려운 시기에도 아이들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식있는 소비의 즐거움을 가르쳐라

아이가 뭔가를 사달라고 조를 때, 아이 스스로 몇 가지를 물어보게 하라. 내가 이것을 정말로 원하고 있나? 왜 이 소망이 내게 중요한가? 비슷한 것을 벌써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가지고 있는 것을 고쳐서 쓸 수는 없을까? 구입하는 것 말고 어떤 다른 방법은 없을까? 가족이 모두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어떤 물건이 괜찮을지, 너무 비싼 것은 아닌지, 그만큼의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래 일해야 하는지 등. 돈과 관련된 일을 아이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 것이든, 가족 공동의 것이든 물건을 구매할 때는 아이들과 함께 비판적으로 세심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광고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광고를 가장 즐기는 사람들인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여러 가지 광고 전략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어떤 제품이 중요하고, 가치가 있고, 과연 그것이 필요한지, 좋은 장난감과 나쁜 장난감은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주기 위해서는 어른들 역시 항상 제품 광고에 대해 정보를 가질 필요가 있다. 텔레비전 광고를 완전히 피하고 싶다면 원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녹화해서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비한다"와 "즐긴다"라는 단어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두 개의 탁자를 가진 술집을 생각해보자. 한쪽에는 자기가 주문한 음식을 보고 있는 신사가 앉아 있다. 그는 입맛을 다시며 막 식사를 시작하고, 동시에 접시 옆에 놓여 있는 신문을 읽고 있다. 이 사람은 의식을 가지고 소비하고는 있으나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그의 옆 탁자에 앉은 사람은 마찬가지로 주문한 음식을 앞에 놓고, 포도주를 음미하며 마시고, 천천히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시작한다. 한 입에 먹기에 크지 않게 한 조각 예쁘게 자르고, 무언가 자기 자신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에 기뻐한다.

아이들과의 일상 속에서도 역시 그러한 "향유하는 느낌"을 보여주고, 누릴 수 있다. 직접 꺾은 꽃으로 식탁을 장식하고 직접 구운 빵으로 아침 식사를 차린다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제일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는 것도 이런 경우가 될 것이다. 

제4장 장난감 없는 유치원

장난감 없애기프로젝트

보통 장난감 없애기 프로그램의 진행 기간은 12주로 한다. 1단계는 교사의 정보수집이다. 중독 예방과 관련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그룹의 구성과 프로젝트의 진행을 전문적으로 보조하기 위해 가능하다면 전문 인력이 함께 하거나 시행 이전에 그룹에게 조언을 해주어야 한다. 지도자나 부모에게는 계속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확신을 줄 필요가 있다.

2단계는 부모들의 토론, 질의와 응답 및 투표가 진행된다. 부모 모임에서는 언제나 심각한 논쟁들이 벌어진다. 한쪽은 생각이 열린 긍정적인 부모들이고, 다른 한쪽은 회의적이며, 걱정을 하는 부모들이다. 이들은 자기 아이가 정상과는 다른 상황 속에서 혼돈을 일으킬까 두려워한다. 바로 그런 부모들에게 장난감이 없는 시간이 아이의 전체 성장과정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토론이 끝나면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이전에 어떤 비율의 찬성으로 장난감 없애기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인지,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만들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3단계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유치원의 놀이 상황에 대해 대화를 하며 아이들에게 질문을 한다. "너희들은 어떤 놀이가 제일 재미있니?", "우리 자주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들을 한번 치워볼까?", "장난감 없이 지내는 걸 한번 상상해볼까?", "우리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게 어때?"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반응을 모으는 데에는 적어도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드디어 장난감을 치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아이들과의 대화 이후에 일종의 하이라이트로서 그림 그리기 도구, 조립장난감, 그림책 그리고 역할놀이 기구까지 모든 장난감을 함께 치우는 것이다. 그룹별 공간에는 오로지 매트리스, 베개, 약간의 이불, 그리고 가구들만이 남게 된다. 아이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조립하려고 한다면 아이들은 우선 자기들의 계획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고, 그 계획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마치고 나면 원래대로 다시 치워놓는다.

두 번째 방법은 점차적으로 장난감을 줄이는 것이다. 우선 수리가 필요한 것 혹은 언제나 그냥 내버려져 있는 장난감만 치운다. 그리고 나서 자주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으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언제나 아이들과 협의를 한다. 이후에 아이들이 포기하고 싶은 장난감들로 이어진다. 끝까지 남아있는 장난감은 함께 창고에 정리해놓는다. 이 단계는 일주일이나 이 주까지 걸릴 수 있다.

4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장난감 없이 놀기 시작한다. 교사는 이 기간 동안 변화된 역할을 수행한다. 되찾을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아이들에게 다시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교사들은 상당히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그림책을 읽어준다든지, 조립하고 쌓는 놀이, 체조 등등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이끌리는 프로그램은 당장 중지해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아이들은 새롭게 가공하여 완전히 다른 물건으로 창조할 수 있을 만한 재료들을 수없이 찾아낸다. 그것을 가지고 아이들은 무언가 뚝딱거리며 만들고, 그것이 장난감이 되기도 하고, 인형이 되기도 한다.

5단계에서는 기존의 장난감들을 점차 다시 들여놓기 시작한다. 이것 역시 아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각 그룹이 자기들의 공간에 어떤 장난감을 제일 먼저 들여올 것인지를 결정한다. 보통은 모든 장난감을 다시 들여오게 되지는 않는다. 아이들과 교사들이 모두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미 기본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지내는 법을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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