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편집의 세계에 얼렁뚱땅이란 눈곱만큼도 없다!
100%를 향해가는 펭귄 출판사 편집장이 기록한 ‘만세’의 순간들
소설의 거장 스티븐 킹은 “편집은 신의 일”이라 표현한 바 있다. 오탈자와 비문을 바로잡는 교정 교열은 기본이고, 독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카피 뽑아내기, 골치 아픈 저자와 유연하게 소통하기, 수백 개의 색인 페이지 일일이 대조하기, 인쇄소에 방문해 출력물에 이상 없는지 확인하기 등등을 모두 동시에 완벽하게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 여유로이 원고를 들여다보는 순간은 편집자가 하는 업무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펭귄 출판사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수백 권의 책을 편집한 편집장 리베카 리는 이런 편집의 세계를 누구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작가가 완성한 원고를 한 번 정도 대강 훑어본 뒤 인쇄소에 넘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마음가짐으로 출판사에 입사했던 리는, 편집의 세계를 가까이에서 만나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오해를 한 것인지 깨닫는다. 『편집 만세』는 그렇게 온갖 책을 편집하며 어느덧 베테랑 편집자가 된 리가 수십 년간 축적해온 경험의 농축본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편집에는 수많은 ‘만세’의 순간이 있다. 편집의 여정을 거치는 동안 연이은 실수와 건망이 초래한 좌절을 몇 번이고 맛보지만, 편집자는 100퍼센트라는 완벽에 가까운 세계에 가닿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신중을 기한다. 리도 마찬가지다. 원고를 다 읽고도 과연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자신하지 못하고, 자리에 가제본이 도착해도 실수를 발견할까 봐 최후의 순간까지 열어보기를 미루지만, 책 곁에 바짝 붙어 온갖 지식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편집이라는 탐험을 주관하는 그의 자세만큼은 누가 뭐라 해도 훌륭한 편집자다.
■ 저자 리베카 리
영국 펭귄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20년 동안 수백 권의 도서를 편집해왔다. 그간 리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은 책의 물리적 요소부터 그 안에 담긴 추상적 세계까지, 출판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편집 기술 외에도 저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출간 기념 파티에 가면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같은 섬세한 기술에도 도가 텄다. 보안정보국에서 비밀리에 보낸 원고를 간수하고, 셰프가 알려준 비법 소스 레시피가 정확한지 세 번이나 확인하는 등 그는 원고를 일일이 다듬고 만지며 자신만의 이야기가 담긴 커리어를 쌓아왔다.
오늘도 리의 하루는 어떻게 하면 글이 좋아질지 고민하는 일로 가득하다. 문장을 다듬고, 모두를 매료할 만한 카피를 써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깨알 같은 글씨를 하나하나 대조하는 색인 작업에 열중하면서.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독자가 마주할 온전한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리의 일이자 삶이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모든 책은 그 자체로 해피 엔딩이 되었다.
■ 역자 한지원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좋은 책을 읽고 발굴하고 번역하며 살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코카인 블루스』 『아찔한 비행』 『테스토스테론 렉스』 『베라 켈리는 누구인가?』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멘탈의 거장들』 등이 있다.
■ 차례
한국어판 서문 | 글의 여정을 함께할 한국 독자에게ㆍ10
들어가며 | 구텐베르크 은하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ㆍ14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ㆍ27
이야기의 아름다운 형태 ─ 작가ㆍ31
단어를 기워 노래하는 자들 ─ 유령 작가ㆍ48
에이전트의 비밀ㆍ68
생生과 진眞 ─ 편집자ㆍ91
글은 어떻게 더 좋아지는가ㆍ103
작가는 나의 천적 ─ 교열ㆍ108
글 속의 작은 점들 ─ 문법과 문장부호ㆍ131
샬럿 브론테의 격투 편지 ─ 철자ㆍ165
각주 질환 ─ 각주ㆍ208
인덱스, 미주리 ─ 색인ㆍ226
글은 어떻게 자유로워지는가ㆍ247
매그레 반장과 스카이 콩콩 ─ 번역ㆍ250
블랩, 블로버, 블러브ㆍ273
그리고 모두 노란색이었다 ─ 표지와 커버ㆍ294
손가락표와 머리 표제 ─ 텍스트 디자인ㆍ315
상실의 기억 ─ 잃어버린 글ㆍ342
영구적인 글 ─ 인쇄ㆍ366
광야를 헤매는 글 ─ 절판ㆍ385
에필로그 | 용감하고 새로운 글ㆍ400
감사의 말ㆍ407
찾아보기ㆍ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