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민주화 이후 더욱 공고해진 기득권 구조, 무엇이 문제일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집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격차, 결국은 빈부 격차. 격차에서 오는 소외와 차별, 냉소와 분노, 그리고 체념. 왜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는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졌을까? 정부 정책이나 사회연대를 통해 커지는 불평등에 대응하지 않고 왜 각자 능력껏 살아남는 방향으로 나아갔을까?
‘기회균등의 사다리’라 여겨졌던 교육마저 이제는 ‘신분세습의 도구’가 되었음을 모두 알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386세대는 왜 자신들이 부르짖던 민주주의와 대립되는 ‘세습’을 선택했을까? 그것을 단순히 운동권의 변질이나 중산층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욕망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 사회가 기존의 기득권 구조가 낳은 격차의 문제를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분피라미드’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거기에 ‘능력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사회를 ‘신분피라미드사회’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서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만큼 신분에 대한 복종심도 크고, 격차가 커지는 만큼 신분에 대한 집착도 강해진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 격차를 메우면서 신분피라미드를 바꾸는 것이다. 단순히 신분을 순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능력주의’로 포장된 신분피라미드 자체를 무너뜨려야 한다.
■ 저자 하승우
능력을 과신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연구활동가. 중심에서 멀어지기 위해 가족과 함께 비수도권으로 이사를 했다.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 자치, 사회적 경제, 공공성, 예산감시운동 등 다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 사회위기만큼 기후위기에도 관심이 많아 난개발을 막고 사람과 자원의 순환체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후연구소라는 1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하나의 사회, 두 개의 나라
1장 민주화는 왜 신분피라미드를 무너뜨리지 못했나
1. 왜 신분인가: 세습되는 불평등
이미 현실이 된 영화 〈설국열차〉의 풍경
관습과 관행으로 스며든 불평등
‘아는 사람’ 먼저 찾는 문화
2. 학벌과 능력주의에 포획된 민주화
여전히 강력한 학벌의 위세
그들의 이념은 어디로 갔을까
‘우리가 세상을 이끌 수 있고, 이끌어야 한다’
운동권의 ‘능력’이 이끌어낸 사교육 시장
중산층에의 욕망 혹은 강요
3. 능력으로 포장된 신분피라미드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전모와 결말
채용비리는 정말 사라질 수 있을까
결국 처벌의지가 관건이다
2장 공간의 신분화 농촌과 지방은 왜 소멸의 대상인가
1. 열외국민이 된 농민
경제성장을 위한 저임금, 저곡가 정책
산업발전을 위한 국가와 재벌들의 결탁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농민의 권리
타자를 환대하지 못하는 농촌의 현실
2. 농촌 위에 군림하는 도시
점점 심화되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
누구를 위한 균형발전인가
서로의 다른 가치를 인정하며 균형 잡기
3. 혁신은 관두고 보상부터
중앙정부의 개발계획 아래 이루어진 수도권 초집중
여전한 비수도권 줄세우기식 정책
균형발전 대신 정당한 배분을
3장 시간의 신분화 유연적 전문화는 누구의 삶을 밀어냈나
1. 우리 삶을 불안하게 하는 시간의 유연성
고용신분사회의 출현
파견근로제와 정리해고제, 신분피라미드의 강화제
인간성 파괴와 위험의 외주화
결국은 승자만을 위한 시장
2. 노동시간이 단축되어도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이유
그림자노동을 강요하는 4차 산업시대
시간의 빈부 격차
사회의 토대를 허무는 공감 격차
열정마저 노동으로 흡수시키는 신분피라미드사회
3. 누가 나의 쓸모를 정하나
열정노동 강요의 시대
스스로 신분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사회
시간에 대한 권리 회복
공생의 정치
4장 시민운동마저 능력주의에 포획된 이유는 무엇인가
1. 수도권으로 집중된 구조를 바꾸지 못한 이유
시민운동 내부에서도 작동한 능력주의
활동가와 실무자 사이
이분법에 익숙한 조직문화
운동의 전망 다시 세우기
2. 시민운동 리부트가 필요하다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시민운동
능력주의, 전문가주의와 결별하기
다양한 경로 만들기
3. 시민운동을 위협하는 기업화와 권력화
모금이 운동을 압도하는 상황
정계로 간 활동가들 형식적인 거버넌스에서 시민의 시민운동으로
나가는 말 쓸모없음을 존중하는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