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리여우화(역: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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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숲
   
24800
2020�� 07��



■ 책 소개


수론, 도형, 미적분, 확률, 도박이론, 물리학에 응용된 수학, 수학사의 에피소드까지
삽화를 곁들여 흥미롭게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이 책은 다양한 연령대의 수학 애호가들은 물론, 스스로 ‘수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흥미진진하게 쓴 수학 대중서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 역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수학 공포증’ 극복을 돕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재미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수학 문제를 엄선하여, 일상생활과 연결해 흥미를 유발하고 귀여운 삽화와 생동감 있는 언어로 해설하여 내용이나 분위기가 결코 무겁지 않다. 독자들은 편안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구상과 풀이 과정에 동참하게 되고, 마침내 큰 성취감과 수학적 사고방식을 얻게 될 것이다. 더불어 수학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수학자들이 겪은 어려움과 해결 과정, 성과 등 관련 수학 지식도 제공한다.


■ 저자 리여우화
저자 리여우화는 수학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수학 마니아이다. 복단대학교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유명한 과학연맹 ‘과학의 소리’ 조직위원을 맡고 있다. 수학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넘쳐 2016년부터 히말라야FM 인기 팟캐스트 <리쌤과 수학 수다>의 메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아마추어 수학 애호가들로부터 전폭적인 응원과 함께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 수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몇 안 되는 전문 프로그램 중 하나다. 또한 그는 국내외 수학 관련 논문, 서적, 언론 기사 등을 꾸준히 섭렵하며 오늘도 수학의 재미를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 역자 김지혜
역자 김지혜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수학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현재 중국 천진한국국제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평소 수학, 중국어, 독서에 빠져 지내고, 특히 중국 수학책 읽기가 취미이며, 독서와 글쓰기를 즐기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꿈꾸는 십대가 세상을 바꾼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_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재미있는 수학의 세계


Part 1 : 시도하는 자가 수학보석을 캘 수 있다
수학에서 보석을 캐다 _ 메르센 소수
싸우지 않고 케이크를 나눠 먹는 방법 _ 공평분배
과학적으로 소파 옮기기 _ 소파상수
조르당 곡선에서 정사각형을 찾아라 _ 내접정사각형문제
다각형을 품고 있는 점의 개수 구하기 _ 해피엔딩문제
‘수학병’에 걸리게 하는 문제 _ 콜라츠추측


Part 2 : 우주는 어떤 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완벽한 입방체는 존재하는가?
수학자는 평면을 빈틈없이 채운다 _ 테셀레이션 문제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큰 수 _ 그레이엄 수
나무를 그리며 큰 수를 그리다 _ TREE(3)
신비로운 0.577 _ 오일러 마스케로니 상수


Part 3 : 수학의 마음으로 세상을 분석하라
‘임의의 큰’과 ‘충분히 큰’ 중 무엇이 더 클까?
은근히 ‘평균’이 아니다 _ ‘벤포드의 법칙’부터 ‘두 개의 편지봉투 역설’까지
공평해 보이는 가위바위보 게임
물리법칙으로 해결된 수학문제 _ 최단강하곡선(사이클로이드)문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달팽이 _ 대수나선(로그 스파이럴)문제
삼체문제 잡담
‘걸음을 내딛으면, 반드시 천리에 이른다’ _ 에어디쉬 편차문제


Part 4 : 수학에도 위기가 있었다니!
‘무한소’가 일으킨 위기
나는 ‘거의’ 알아차렸다
늘 말썽인 두 천재 _ 벨 부등식의 간단한 수학 해석
SNS 채팅방은 ‘모노이드’인가? 천간, 지지, 오행은 모두 ‘군’인가?
이 명제는 증명이 없다 _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수학자는 두 개의 무한을 비교한다 _ 연속체 가설
선택해? 말아? _ 공리선택 다툼
‘패리스-해링턴정리’부터 ‘불가증명성’의 증명에 이르기까지


Part 5: 수학적으로 세상을 수학하라
암호학에 빠르게 빠져들기
자유토론 AlphaGo, 바둑, 수학과 AI
수학의 3대 상에 대해 수다 떨기 : 필즈상, 울프상, 아벨상
이야기가 끝이 없는 피타고라스 정리


에필로그 _ 어떻게 골드바흐추측을 생각해낼 수 있나요?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시도하는 자가 수학보석을 캘 수 있다

수학에서 보석을 캐다 _ 메르센 소수

소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김에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소수와 관련된 화제, 메르센 소수를 다뤄보려고 한다.


메르센 수(Mersenne number) : -1(n: 자연수) 꼴의 수


메르센 소수(Mersenne prime) : 메르센 수 중에서 소수인 수


메르센 소수는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마랭 메르센(Marin Mersenne)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그는 메르센 소수를 만든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메르센 소수를 가장 많이 발견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왜 메르센 소수라고 부르는 것일까? 이런 종류의 소수는 고대 그리스인에 의해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되었는데 메르센이 이 소수를 처음 체계적으로 연구했고 작은 수부터 시작하여 257까지의 메르센 소수를 구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어떻게 메르센 소수를 찾을까? 모두가 비슷한 예상을 할 거 같은데 바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1997년부터 발견된 수많은 메르센 소수는 모두 어떤 프로젝트에 의해 발견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줄여서 '김프스(GIMPS)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의미는 'Great Internet Mersenne Prime Search(수십만 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통합해 초대형 메르센 소수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개개인은 모두 이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누구든지 다운로드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데 더 큰 메르센 소수를 찾는 데 자신의 힘을 보탤 수 있다. 50번째 메르센 소수도 미국의 한 택배기사가 교회에 묵혀있는 낡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을 십여 년을 돌려 발견한 것이다.


메르센 소수는 왜 -1꼴이어야 할까? -1, -1꼴의 메르센 소수는 왜 찾지 않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다음의 정리를 함께 살펴보자.


[정리 1]

-1이 소수이면 a=2이다.

즉, , -1, -1… 등은 소수가 될 수 없다.

(-1 = (a-1) (++…+1)을 이용하여 독자가 스스로 증명해보길 바란다.)


[정리 2]

-1이 소수이면 p는 소수이다.

-1꼴(a, b는 모두 1이 아닌 정수)의 수를 생각해보자.


-1은 -1과 -1을 인수로 가진다.

이런 이유로 -1은 소수가 아니다.

그래서 -1이 소수라면 p는 필히 소수이어야 한다.

이처럼 메르센 소수의 모양은 정해져 있으니 이 소수를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정수는 고려할 필요도 없이 2의 소수제곱에서 1을 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수많은 소수와 관련된 명제들에서 말해주듯이 그것은 마치 대자연과 인류의 농담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2의 소수제곱에 1을 뺀 수를 소수라고 여기고 검증해보면 대부분이 소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주 가끔씩 소수가 나타날 뿐이다.


이것은 보석을 캐러 보석광에 가는 것과 비슷하다. 당신은 어떤 지점에 보석이 있다는 단서를 알고 있다. 게다가 당신은 많은 지점에 보석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당신은 쉬지 않고 아래쪽으로 파내려간다. 하지만 반나절을 파도 어떤 것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수학자는 메르센 소수를 '수학의 보석'이라고 부른다. 수학자에게 새로운 메르센 소수를 하나 찾는 것은 예기치 않게 보석을 캐는 것과 같다.


우리가 메르센 소수를 보석이라고 하는 것은 희귀할 뿐만 아니라 주목할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메르센 소수는 완전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떤 자연수가 1을 포함한 약수들의 합과 같을 때 이 자연수를 완전수라고 한다. 예를 들어 6은 1, 2, 3을 약수로 가진다. 그리고 1+2+3=6이므로 6은 완전수이다. 완전수는 그 자체로도 화젯거리가 되는데 완전수와 메르센 소수는 미묘하게도 아름다운 관계에 있어 눈길을 끈다.


어떤 짝수가 완전수라면 그 수는 (-1)의 꼴이다.


여기서 은 메르센 소수다. 이것을 일컬어 ‘유클리드-오일러 정리’라고 한다. 짝수인 완전수와 메르센 소수는 일대일 대응인 것이다. 이 얼마나 신비로운 결과인가! 새로운 메르센 소수를 찾아낼 때마다 새로운 완전수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수학자들이 왜 그렇게 기뻐하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 더 하면 아직까지 홀수인 완전수는 발견되지 않았다. 많은 수학자들은 홀수 완전수는 없을 거라고 예상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까지 홀수인 완전수는 없다. 하지만 수학 명제가 증명되지 않은 경우라면 누가, 언제, 어떻게 또 놀라운 수를 발견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과학적으로 소파 옮기기 _ 소파상수

협소한 통로에 있는 소파를 옮기려는데 코너에 막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경험이 있는가? 이럴 때면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거인이 소파를 살짝 들어 옮겨주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용을 쓰다 지쳐서 소파를 돌려놓을 수밖에 없다.


'심심한'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거론했다. 만약 폭이 1인 복도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직각의 모서리를 끼고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하자. 이 공간을 통과할 수 있는 소파의 단면적 최댓값은 얼마일까?


처음 이 문제를 접했을 때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1966년에 제기된 이후 아직까지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몇 가지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첫 번째, 이 문제를 2차원 평면상에서 고려할 때 복도의 높이는 고려하지 않는다. 즉, 소파를 들어 올리는 것 같은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소파바닥에 바퀴가 잔뜩 달려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평행 이동만 가능하며, 이 문제는 소파의 최대 단면적이 얼마냐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복도의 길이는 결과와 무관하다. 직각 모서리 코너를 돌기 전후 모두 무한히 긴 공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복도의 길이가 모서리 코너를 돌 수 있는 소파 크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수학자들은 직각모서리 코너를 통과할 수 있는 소파의 최대 단면적-‘소파상수(Sofa Constant)’-값을 알려준다. 수학자들도 소파 이동문제에 많은 고뇌의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문제는 잘 정의되었다. 우리는 소파상수가 과연 어떤 값으로 표현되는지 살펴볼 것이다. 모서리 코너를 통과하는 상황은 무조건 있기 때문에 즉, 이 소파상수의 하한(下限)은 분명히 있다. 반면 임의의 큰 물체는 모서리 코너를 통과할 수 없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직각 모서리를 통과할 수 있는 소파의 가장 긴 쪽의 길이가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 변의 길이가 2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에 해당한다.


이 길이를 조금 늘리면 아주 가늘고 가느다란 막대기라 하더라도 코너를 통과할 방법은 없다. 당신도 집에서 물건을 옮길 때 막다른 코너를 돌아야 하는데 막혀버려서 옴짝달싹 할 수 없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었을지 모른다. 이것은 소파상수의 최댓값이 를 초과할 수 없음을 알려준다.


어쩌면 대각선 길이가 인 것을 보고 폭이 1이라고 바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런 모양이 모서리를 통과할 수 있을까? 당신은 아주 잠시 생각하고는 바로 이것은 모서리를 통과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일단 소파 두 지점의 거리가 이고 폭이 없는 모양이므로 직선상황만 고려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소파상수 값을 빨리 확인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날 수 있다. 우선 모서리를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최댓값을 찾아보자.


먼저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은 당연히 가능하다. 면적은 1이다. 그렇다면 반지름의 길이가 1인 반원도 당연히 통과가 가능하다. 반원의 면적은 π/2 약 1.57의 값이다. 정사각형은 모서리를 통과할 때 평행이동으로 옮겨지지만 반원인 경우는 회전이동을 통해 모서리를 통과한다. 왜냐하면 반원이 직각 모서리를 통과할 때, 실제로는 직각 모서리의 내각을 원의 중심을 기준으로 떠받치면서 움직인다. 결과적으로 반원은 90° 회전하게 되고 이후 평행이동을 한다.



수학의 마음으로 세상을 분석하라

은근히 ‘평균’이 아니다 _ ‘벤포드의 법칙’부터 ‘두 개의 편지봉투 역설’까지

우리는 생활에서 각양각색의 숫자들, 예를 들면 오늘의 기온, 주식 주가지수, 물가변동 등을 만난다. 그런데 그런 숫자들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은 그런 숫자들이 임의로 구성되었다거나, 서로 상관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어떻게 규칙이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1938년 미국의 전기공정사 벤포드는 생활 속에서 만나는 이런 숫자들에 분포규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를 '벤포드법칙'이라고 부른다.


335개 줄기를 가지는 하류의 길이 또는 구역의 면적, 이 구역은 한 나라일 수도 있고 작은 학교일 수도 있다. 3259개의 인구데이터(나는 상세하게 나온 원래 데이터가 없다.) 3000종이 넘는 국가, 도시, 시골 등 서로 같지 않은 인구 데이터, 104개 물리 수학에서의 양, 100부 신문에 출현하는 숫자 등이다.


이제 질문을 한번 해보겠다. 이상의 서로 다른 유형의 숫자들에서 단위가 서로 다른 것은 무시한다. 만약 숫자만 본다면 1로 시작하는 숫자는 얼마나 될까? 9로 시작하는 것은 또 얼마나 될까? 당신은 분명히 이 두 개의 수가 같을 거라고 예상해서 그 확률이 1/9, 11% 정도 될 거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벤포드는 이런 숫자에서 1로 시작하는 수가 30%에 이를 정도로 제일 많고, 이후 숫자들은 점점 감소하는데 9로 시작하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좀 뜻밖이지 않은가? 이 숫자의 분포규칙은 이후에 '벤포드법칙'이라고 부른다.


나는 많은 해석을 보았는데 결국 주된 것은 2가지로 정리되었다. 하나는 확률분포의 범위와 관련된다. 우리는 확률사건을 평가할 때, 확률분포의 범위를 구하는 것을 자주 빠뜨리는데 범위는 확률분포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숫자 하나를 추첨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만약 추첨번호의 범위가 1~199라면, 1로 시작하는 추첨권이 더 많다. 1~99에서 추첨하는 경우라면 1~9로 시작하는 숫자의 확률분포는 균등분포를 따른다.


또 다른 하나의 요소는 사람들이 임의의 변량에 대해서 균등분포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임의로 취한 통계숫자-하류의 길이라든지, 구역인구 등-가 매우 그럴 듯하게 들리겠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균등분포라기보다는 정규분포이다. 하지만 사람의 직관은 항상 이런 변량들이 균등분포라고 먼저 생각된다는 것이다.


[두 개의 편지봉투 역설]

당신에게 주어진 두 개의 편지봉투, 봉투 안에는 실이 들어있는데 하나는 다른 하나에 들어있는 실 길이의 2배이다. 당신은 먼저 마음에 드는 봉투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실을 가져가면 된다. 그러나 봉투을 열기 전에 단 한 번! 봉투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당신은 항상 더 긴 실을 가지길 원한다. 바꾸는 게 좋을까?


얼핏 듣기에 이 내용은 '기대치(평균)를 계산하는 문제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함께 계산해보자. 먼저 당신이 선택한 봉투 안의 실의 길이가 라고 하자. 그러면 남은 봉투 안의 실의 길이는 /2이거나 2가 된다. 보기에는 확률이 동일하다. 그러면 남은 봉투에 들어 있는 실의 길이에 대한 기대치는 다음처럼 계산되는 듯하다.



이 결과만 본다면 내가 가진 실의 길이가 이므로 무조건 봉투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당신은 벌써 '아니다'라고 대답했는가? 만약 봉투를 바꾼다 해도 같은 계산방법으로 무조건 바꾸는 게 낫다. 그렇다면 굳이 봉투를 바꿔야 할까? 아무튼 어떤 봉투를 선택했든지 간에 마치 남은 봉투로 바꾸는 게 기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들린다.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많은 해석이 있지만 이런 해석들은 너무 복잡하다. 사실 결론은 당신이 기댓값을 계산할 때 임의 변량에 대해 범위를 구하는 것과 균등분포라고 가정하는, 자각하지 못하는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범위를 구하는 것을 살펴보자. 우선 봉투 안의 실의 길이는 무한은 아니지만 최댓값이 있다. 당신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이런 예를 들 수도 있다. "만약 내가 빌게이츠와 함께 게임을 한다고 할 때, 그의 돈은 내 입장에서 보면 무한이나 다름없다." 그러면 내가 다시 설명하겠다. 이 최댓값이 얼마나 큰지와 관계없이 값이 있기만 하면 그것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당신에게 게임에서 다른 조건은 변함없고 두 편지 봉투에 들어있는 돈이 최대 100원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당신은 분명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만약 내가 가져간 돈이 50~100원이라면 또 다른 하나의 봉투에는 절반의 금액이 들어있을 수 있다. 즉 다른 하나의 봉투의 기댓값은 /2이다. 만약 내 손에 쥐어진 봉투에 있는 돈이 1~50원이라면 앞 의 계산법으로 다른 하나의 들어있는 기댓값은 곧, 1.25가 된다. 두 상황에서 확률이 서로 같다면, 결론적으로 기댓값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안 바꾸는 게 낫다는 결론인가? 계산 결과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여길 것이다. 이론상 다른 하나의 봉투의 기댓값을 라고 두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댓값을 계산할 때 금액의 최댓값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설명한다.


왜 앞의 계산도 틀린 것인지 다시 들여다보자. 오류는 0~50 사이의 금액이 균등분포라고 가정한 것이다. 문제에서 금액이 이 구간에서 균등분포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금액은 모두 정수라고 가정하고 봉투에 있을 금액에 대해 모든 가능한 경우를 나열해보면 (1, 2),(2, 4),(3, 6)…(50, 100)임을 알 수 있다.


만약 홀수(1~49)를 가져간다면 당신은 반드시 다른 봉투로 바꿔야 한다. 당신이 가져간 금액이 1~50 사이의 짝수라면 바꿔서 2배의 금액을 가져갈 확률은 절반인 1/2이고 1/2배의 금액을 가져갈 확률도 절반 1/2이다. 그래서 위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대체적으로 3가지 상황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 50원보다 큰 짝수는 바꾸지 않는다.

• 50원보다 작은 홀수이면 반드시 바꾼다.

• 50원보다 작은 짝수는 바꾸든 바꾸지 않든 똑같다.


이상의 역설에서 본질적인 오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떤 확률 사건이 균등분포라고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걸음을 내딛으면, 반드시 천리에 이른다’ _ 에어디쉬 편차문제

학교 운동장 어귀에 서 있는 당신에게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미션이 주어진다. 먼저 동창 한 명이 당신에게 순서대로 묶여있는 미션카드 뭉치를 줄 것이다. 각 장에는 +1 또는 -1이 쓰여 있는데 당신은 거기에 적힌 숫자에 따라 시계방향 혹은 반시계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다. 이 미션카드가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지는 카드를 건네준 동창친구만 알 뿐이다. 어쨌든 당신은 이 동창이 준비한 대로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방향에 상관없이 운동장 한 바퀴를 돌기만 하면 이 도전은 끝난다.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은 동창에게 임의의 크기 순서를 가진 명령카드를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불리한 조건은 내게 미션카드를 주는 동창이 나와 원수지간일 수도 있다. 어쩌면 지난 수학 시험에서 내가 답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게 감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정성을 다해 카드 순서를 정할 것이다. 당신이 어떤 순서의 등차수열을 선택하든지 상관없이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미션을 완수하기는 힘들 것이다. 문제는 '이런 힘든 상황에서 원수와 대적해서 이길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원수는 당신이 어떤 공차를 선택하든지 상관없이 시계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운동장을 한 바퀴 돌 수 없게 순서를 정할 수 있을까?


이상에서 언급한 문제를 '에어디쉬 편차문제(the Erdos Discrepancy Problem)'라고 한다. 이 문제의 답은 당신이 무조건 이긴다. 원수가 미션카드를 어떻게 배열하든지 간에 등차수열을 하나 선택하기만 하면 +1과 -1을 충분히 쌓을 수 있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이론상으로 멀리 가고 싶다면 그만큼 멀리 가는 것이 가능하다.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것도 가능하다.


위의 예는 순수하게 임의 순서의 상황이다. 그러나 나의 원수는 분명히 계획적으로 배치할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그가 매우 똑똑하다면, 모든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편차까지 제어할 수 있을까? 언급한 바와 같이 만약 +1과 -1이 교대로 나타나면 어느 부분의 합은 필연적으로 1보다 작거나 같지만 이런 수열은 보자마자 짝수항 혹은 홀수항을 선택한 경우의 부분합이 반드시 발산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몇 번째 항부터 시작하든 간에 등차수열을 하나 취하면-예를 들어 a, a+r. a+2r, a+3r … 등-어느 부분의 합은 어떻게 될지, 편차를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긴다. 1927년 '반 데어 배르덴'(Van der Waerden) 정리의 결론에 의하면 편차에는 한계가 없다. 즉, 편차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후의 토론은 문제를 단순화하는 목적에 대한 것이다. 먼저 용어의 사용에 대해서 언급하려고 한다. 우선 +1과 -1로 구성된 순열을 '부호수열'이라고 부르겠다. 그 이유는 수열이 양의 부호와 음의 부호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차수열을 가끔 '산술수열'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 표현은 수학책에서 접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리고 등비수열은 '기하수열'로 부르겠다. 제1항이 공차인 등차수열은 '동차산술수열'이고 부르겠다. 그래서 '에어디쉬 편차문제'는 충분히 긴 부호수열에 대해서 '동차산술부분수열'을 하나 찾는다면 이 '부분수열의 부분합의 절댓값은 얼마나 클까'에 대한 것이다.


다음에서 '수열의 편차' 혹은 '에어디쉬 편차'는 방금 말한 하나의 절대값을 구하는 것이다.


먼저 편차가 비교적 작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편차가 1이라면 1개의 숫자만 있으면 된다. +1이 있든지 -1이 있든지. 그러면 편차는 바로 1이 된다. 편차 2인 상황을 다시 보자. 여기서 우리가 고려할 것은 어떻게 하면 가장 긴 수열을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편차는 1에서 제어가능하고 2가 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상당한 지력을 요구하는 문제로 꼭 스도쿠(SUDOKU) 같다.


당신에게 먼저 답은 11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고과정은 이렇다. 만약 수열의 초항으로 +1을 가지고 온다면 제2항은 -1이어야 한다. 만약 앞 두 항이 모두 +1이라면 합하면 바로 2가 된다. 그래서 제2항은 -1을 취할 수밖에 없다. 제2항의 숫자를 -1로 취하면 제4항은 +1인 것을 알 수 있다. 제2항과 제4항을 서로 더해 -2가 되면 편차는 곧 2가 된다. 그래서 제4항은 +1이 되고 제3항은 반드시 -1이 된다. 제3항이 -1인 것을 확정한 후 제6항 숫자… 등등을 정할 수 있다. 이런 유추는 마치 스도쿠와 비슷하다. 제11항의 숫자를 채우고 제12항을 채운 후에 더 이상은 이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1에서 편차를 제어하는 것을 더 이상 지속할 방법이 없다.


편차 1인 경우 가장 긴 수열을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편차 2인 경우는 가장 긴 수열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 에어디쉬가 이 문제를 제기한 지 80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은 편차 2인 가장 긴 수열이 유한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 2014년에 이르러서야 누군가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편차 2인 가장 긴 부호 수열을 찾았다. 그 길이는 1160이다. 이 수자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 마라. 컴퓨터 계산에서 생산된 문서의 용량이 13G에 이른다. 당시 '가장 긴' 증명이었다. 이후에 그들은 증명을 '단순화'하여 850M용량의 데이터문서를 확인했다. 여기서 단순화에 따옴표를 치는 것은 무조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폭발적인 검색으로 편차 2인 문제를 해결했다. 같은 방법으로 이전의 연구자들은 3을 편차로 한 상황을 계산했는데 그들이 찾은 부호수열의 길이는 13900에 이르러서야 편차 3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가장 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은 바로 포기했는데 이후의 계산은 실제로 끝이 없을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현재 제어가능한 가장 느린 편차의 증가 속도는 ln 이다. 또한 이렇게도 말할 수 있는데 만약 운동장 한 바퀴를 도는 데 400보가 필요하다면, 길이가 인 부호수열을 찾으면 가능하다. 이것은 편차가 400보다 작거나 같다는 결과를 낳는다.


에어디쉬 편차문제는 여러 방면에 활용된 유의미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리만가설, 섀논 정보론(Shannon information theory)에도 이용되어 문제를 해결하니 매우 놀랍다. 옛날 사람들은 "반 보를 내딛어야 천리에 이른다(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이것은 마치 '반 보를 쌓는 것'은 '천리에 이르는' 필요조건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현재 수학자들은 '반 보를 쌓기'만 하여도 '천리에 이른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것은 충분조건이다. 당신이 다음에 이 표현을 접할 때는 또 다른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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