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를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

   
호시노 요시히코(역자: 임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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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소
   
13000
2010�� 10��



■ 책 소개
흔히 발달장애는 아이들에게나해당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은 어른의 발달장애도 상당히 많다. 어른이 된 다음에 드러나는 발달장애는 매우 심각하다. 우울증이나알코올중독이나 도박중독 등 각종 의존증으로 이어져 큰 문제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카소 같은 뛰어난 예술가들이 발달장애였던 것처럼,한편으로는 잘 갈고 닦으면 빛을 발하는 탁월한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어른의 발달장애’를 그 실태에서부터 치료, 일상생활에서 주의할 점, 성인 발달장애인이 세상속에서 활기차게 사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 저자 호시노 요시히코
후쿠시마학원대학 대학원 교수로 심료내과의를 전공했다. 후쿠시마 현립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 예일대학 아동정신과에서 공부했으며, 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조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문 분야는 아동정신의학,학교 상담, 정신약리학 등이다. 

저서로 『알게 되어다행이야, 성인ADHD』『아이가 보내는 마음의 SOS를 놓치지 마라』『기능 부진 가족』 등이 있다. 

■ 역자 임정희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편집자로 일했다.현재는 일본 도쿄에 머물면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38가지 법칙』『공부하라고 하지않고도 아이를 공부시키는 비결』『이공계 출신이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이유』『내 아이 건뇌교육』 등이 있다.

■ 차례
여는 글 - ‘좀 문제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적응하는 법

서장 발달장애가 있는 줄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
직장에서 실수를 되풀이하는 남성 A | 당신 주변에도 있을 ‘좀 문제 있는 사람’ | 공부를잘하는 아이의 발달장애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 사회에 나온 후 한꺼번에 나타나는 어른의 발달장애 | 어른의 발달장애는 고칠 수있다!

1장 어른의 발달장애에 관한 오해와진실
발달장애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 발달장애는 왜 발견하기 어려운가? | 아이들의 10퍼센트가 발달장애 |어른이 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발달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은 이유 | 발달장애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 어른의발달장애가 발견되기 어려운 이유 세 가지 | 장애라는 말에서 생기는 오해와 편견 | 장애가 아니라 불균형의 문제다 | 우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것부터

2장 이런 사람이 발달장애일지모른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특징 | 아스퍼거증후군의 특징 | 여성의 발달장애 특징 | 어른의 발달장애 자가 진단리스트

3장 발달장애는 숨어있다
우울증, 알코올의존증과 발달장애의 관계 | 발달장애는 왜 합병증을 일으키기 쉬운가 | 발달장애는 만병의 근원 | 이런증상이 있으면 성인ADHD를 의심하라

4장발달장애는 왜 생기는가
양육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5장 어른의 발달장애는 나을 수 있다
발달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6장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재능을살리는 방법
베토벤, 아인슈타인, 피카소도 발달장애인이었다 | 품위 없는 신경질쟁이였던 모차르트 | 간단한 덧셈도 못했던피카소 | 재능을 살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 | 발달장애인이 취업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 | 행복한 가정이 치료로 직결된다 |발달장애 여성이 문제 있는 남성만 사귀는 이유 | 발달장애 남성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법





발달장애를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


서장 - 발달장애가 있는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

당신 주변에도 있을 "좀 문제 있는 사람"

매사 일처리의 우선순위를 모르는 사람, 꼭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사람, 업무에 실수가 많은 사람, 시간을 못 지키는 사람, 약속을 못 지키는 사람, 건망증이 심한 사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 남의 기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 남과 잘 사귀지 못하는 사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 쉽게 욱하는 사람, 침착성이 없는 사람, 앞뒤 생각 없이 행동하는 사람, 정리정돈을 못하는 사람 등등.


"저 사람은 왜 만날 저 모양일까?"

"저 사람은 왜 저런 식으로밖에 못할까?"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좀 이상한 사람, 좀 문제 있는 사람이 여러분 주위에는 없는가? 직장이나 학교, 이웃, 친구나 아는 사람 등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그렇게 말하고 보니 그러네." 싶은 사람이 한두 사람 정도는 있지 않은가?


아니면 여러분 자신이 가끔 누군가에게 "도대체 너는 왜 만날 그 모양이냐?" 하는 소리를 듣고 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혹시 그것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자기 혐오에 빠져서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또는 여러분 자신이 그렇다면, 혹시 어른의 발달장애가 원인이 아닌지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1장 어른의 발달장애에 관한 오해와 진실

발달장애는 왜 발견하기 어려운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조금 이상한 또는 조금 문제가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인다. 그 원인은 뇌의 기능장애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추신경계(뇌)가 어떤 이유(유전, 태아기 또는 출생 당시의 이상, 유유아기의 질병 등)로 선천적으로 또는 유유아기에 손상을 입으면 발육과 발달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언어 능력이나 사회성, 협조운동, 기본적인 생활 습관,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 등이 발달하지 못하거나 불균형하게 발달하게 될 때 발달장애가 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발달장애는 뇌의 기능이 들쭉날쭉하게 발달한 데에 원인이 있으며, 일차적으로 가정환경이나 본인의 성격 등과는 관계가 없다. 어디까지나 본질적인 원인은 뇌에 있으며,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을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뇌 기능이 한쪽으로 치우쳐 발달함으로써 야기되는 장애는 실로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차분하지 못하며 때때로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다. 두 번째로 사회성(대인기술)이 부족한 광범성 발달장애(PDD)가 있다. 여기에 자폐증, 고기능자폐증(HFPDD), 자폐증스펙트럼장애(ASD), 아스퍼거증후군(AS) 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로는 읽기, 쓰기, 계산하기 등의 능력 가운데 어떤 특정한 학습 능력을 습득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학습장애(LD)가 있다. 네 번째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정신 발달 지연)이며, 다섯 번째로는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손놀림이 둔한 발달성협조운동장애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발달장애는 그 개념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발달장애라는 말 한마디로는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발달장애는 장애의 종류가 다양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한 사람이 앞에서 말한 여러 장애의 특징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장애가 드러나는 방식이 장애의 종류나 발달 단계(나이)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자폐증이나 ADHD라고 해도 유아기, 아동기, 사춘기, 청년기, 성인기로 발달해감에 따라서 증상이 변화한다. 또 지능 지수에 따라서도 증상의 무겁고 가벼운 정도가 달라진다. 지적 수준이 낮은 자폐증과 높은 자폐증은 장애의 특징이나 병적인 증상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발달장애는 가정환경이나 학교환경과 같은 이차적인 심리사회적 요인에 따라서도 장애가 나타나는 방식이 다르다. 또 사춘기에서 청년기, 성인기가 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각종 의존증(약물, 알코올 등), 인격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이나 이차 장애를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발달장애가 더더욱 복잡하고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다.


봉사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코끼리를 놓고도 다리를 만진 봉사는 나무라고 하고, 귀를 만진 봉사는 나비라고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똑같은 대상을 놓고 논한다고 해도 인상이나 평가가 사람에 따라 다르며, 일부분을 갖고서는 그 대상의 전부를 알 수가 없다는 뜻이다.


발달장애가 복잡하고 알기 어렵다는 점을 바로 이 말에 비유할 수가 있다. 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유치원에서 초중고교, 대학교 선생님은 각각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학생을 상대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2장 _ 이런 사람이 발달장애일지 모른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특징

기본 증상

■ 과잉행동(운동 과다) - 늘 차분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한다

ADHD 증상 가운데 특히 과잉행동충동성우세형인 아이는 유아기부터 아동기 전반에 걸쳐 차분하지 못한 과잉행동 경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낸다. 그러나 아동기 후반에서 사춘기에 이르면 이런 경향이 서서히 개선되며, 그보다는 뭔가 조급해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다른 형태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들은 느긋하고 여유 있는 태도를 취하지 못하며, 늘 조급하게 뭔가를 한다. 모두가 한결같이 "오랜 시간 가만히 있으면 도리어 답답해진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볼일도 없으면서 괜히 왔다 갔다 하고, 자리에 앉아 있을 때도 수시로 이리저리 자세를 바꾼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소리를 내거나 다리를 달달 떨기도 한다. 또 입으로는 일방적으로 빠른 목소리로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 주의력 결핍(주의 산만) -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한다

주의력 결핍 증상은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이자 ADHD의 핵심적인 증상이다. 그 이유는 뇌의 가벼운 기능장애 때문이다. 비록 눈을 뜨고 있다고 해도 흥미를 못 느끼거나 관심이 없는 일에는 뇌의 각성 수준이 떨어져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정신이 어수선해지고,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그 결과 직장 업무, 집안일, 공부, 회의, 독서 등을 하다가 중간에 집중력이 끊어지고 의식이 다른 세계로 날아가 버리는 일이 생긴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졸음에 빠지거나, 때로는 멍한 상태가 되어 자신만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은 그런 것을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


■ 충동성 -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행동해버린다

ADHD 증상 가운데 충동성은 일생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ADHD인 아이는 매사에 옳고 그름이나 앞뒤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바로 행동에 옮겨버리고, 할 말이 떠오르면 바로 입 밖에 내버린다.


이런 충동성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들은 대화하는 도중이든 업무를 보거나 한창 회의를 하는 도중이든,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즉흥적인 생각을 그대로 발설하고 행동해 버린다. 즉, 시간과 때와 경우에 따라 분간하여 행동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리에 어울리는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빈축을 사거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또 직장에서도 돌발적인 실수를 반복하고, 사적인 면에서도 충동구매를 하거나 과음을 일삼거나 도박을 하다가 큰 손해를 보거나 빈번히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하는 것이다. 이성하고도 그때그때 분위기나 상황에 따라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종종 바람을 피우거나 불륜을 저지르고, 성병이나 임신과 같은 커다란 리스크를 짊어지기도 한다.


■ 감정의 불안정성 - 그저 "몸만 자란 아이들"

ADHD나 아스퍼거증후군 같은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지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ADHD 가운데 과잉행동충동성우세형의 경우에는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금방 기분 나빠한다. 그리하여 순간 온수기처럼 갑자기 화가 나는 감정을 폭발한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는 성미가 급하고 쉽게 욱하며 느닷없이 성질을 잘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ADHD의 또 다른 유형인 주의력결핍우세형의 경우를 보면, 이들도 똑같이 사소한 일에 언짢아한다. 그러나 기분은 반대로 아주 침울하게 가라앉는다. 실제로는 이 두 가지 혼합형이 많아서, 성질을 내는가 싶더니 침울해져서 훌쩍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하여 주변에서는 이들을 기분파에다가 정서가 불안하고 스트레스나 욕구 불만을 잘 견디지 못하며 인격이 미숙한 사람이라고 간주해 버린다. 배우자나 친구들은 흔히 이들을 몸만 자란 아이라고 표현한다.



3장 발달장애는 숨어 있다

우울증, 알코올의존증과 발달장애의 관계

발달장애는 사춘기나 청년기 이후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내 조사 결과를 보아도, 최근에 성인 ADHD로 외래 진료를 받은 발달장애인 80명 가운데 합병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불과 11명(13.8%)이었다. 나머지 69명(86.2%)은 어떤 형태로든 합병증을 보이고 있었다. 단, 이 조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종합병원의 정신과와 심료내과(내과 증상과 관련이 있는 신경증이나 심신증을 치료하는 진료 과목으로, 내과적 치료와 심리요법을 병행한다)에서 진료를 받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보통 인구 중의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합병증의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합병증이 없는 사람은 전형적인 ADHD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다. 정리정돈을 못한다거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관리를 못한다거나, 감정 조절이 안 되고 쉽게 욱한다거나 하는 것이 이유였다. 진단을 받은 후에 치료나 상담 등에 양호한 반응을 보였고, 그 경과도 순조로웠다.


한편 합병증을 나타낸 69명은 모두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가정이나 직장, 사회에 적응하는 수준이 낮았고, 치료나 상담 등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았다. 우울증을 동반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 인격장애, 의존증이나 기벽행동 등 복수의 합병증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합병증의 수가 많을수록 치료가 어려웠고, 그중에는 장기간의 통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립 또는 사회 적응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은 대부분이 합병증을 일으킨다. 발달장애인이 성인이 되어 한 인간으로서 독립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춘기와 청년기를 합병증 없이 무사히 넘길 수 있는가 하는 데에 달려 있다.



4장 발달장애는 왜 생기는가

양육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발달장애의 자세한 원인과 병증은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져 있다. 우선 발달장애는 가정의 양육 환경 같은 환경 요인이나 심적 외상 경험(트라우마) 등의 심리적 요인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래 그렇게 타고나거나 출산 전후에 뇌 기능이 손상을 입어서 발병한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다만 본래의(일차적) 원인은 어디까지나 뇌의 장애에 있다 해도, 이차적으로 심리사회적 요인 때문에 악화되거나 이차 장애나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 뇌의 기능장애는 왜 일어나는가 ?- 유전과 출생 전후의 주산기(周産期) 이상

뇌의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것 중 하나가 유전적 요인이다. 발달장애 가운데서도 유병률(어떤 시점에 나타나는 그 지역 인구에 대한 병자의 비율)이 높은 ADHD, 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은 모두 유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 쌍생아 연구 결과를 보면, 유전정보가 다른 이란성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같은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일란성의 경우에 양쪽이 똑같은 발달장애를 보일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 특히 자폐증의 경우에는 일치하는 확률이 80~90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DHD와 고기능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의 메커니즘은 유전적으로 또는 생물학적으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모나 형제 중 하나가 ADHD인 경우에, 배우자나 다른 형제들 중에 고기능자폐증이나 아스퍼거증후군이 높은 확률로 발견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드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으니 반드시 그 증상이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일어나기 쉬운 경향이 유전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에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그 밖의 요인으로는, 출생 전후의 주산기 이상이나 출생 후의 감염증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ADHD나 아스퍼거증후군, 고기능자폐증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런 이유를 유전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아기, 출생 당시, 신생아기(생후 4개월까지) 사이에 아이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미숙아 또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 임신중독증, 심한 황달, 바이러스 질환(인플루엔자, 홍역, 풍진 등), 뇌염, 수막염, 심한 영양장애, 머리 손상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ADHD, 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의 경우에 이런 점이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와 함께 임산부가 임신 중에 음주 또는 흡연을 하는 경우(태아 알코올 담배 증후군), 중금속(수은, 납 등)이나 환경호르몬(PCB, 다이옥신) 같은 환경오염의 영향을 받는 경우 등에도 주목을 하고 있다.



5장 어른의 발달장애는 나을 수 있다

발달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어른의 발달장애를 치료하는 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깨달음과 주변의 이해이다. 이것을 확실하게 하는 작업을 심리 교육이라고 부르며, 최근에는 이 작업을 모든 정신질환 치료에서 중요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문제로 들어가면 이것이 가장 곤란하고 어렵다. 그리하여 마지막까지도 자신이 발달장애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발달장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본인이 완강하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 가지 이유는 사춘기와 청년기를 지나면서 동반된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가려져 원인질환 발달장애를 알아차리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심리 교육과 환경조정요법

발달장애인은 거의 대부분 자신이 갖고 있는 갖가지 문제행동이나 정신질환을 자신의 성격이나 노력 부족, 가정환경이나 트라우마 탓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뇌에 기능장애가 있었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다는 쪽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은 어차피 안 되는 인간이라며 자기를 낮게 평가하고 낮은 자존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부모 때문이다." 또는 "나를 따돌리고 놀리던 그 애들 때문이다." 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분노와 증오심을 나타내는 경향도 크다. 그리하여 주변과 갈등이 더 심해지고 이차 장애 또는 합병증을 일으키는 악순환에 빠지면서 문제가 한층 심각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의 발달장애를 치료할 때는 맨 처음 대면했을 때 "당신이 안고 있는 문제는 당신의 성격이나 가정환경 등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뇌가 균형 있게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이며, 적절히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면 분명히 좋아진다." 하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발달장애인을 진료하면서, 이렇게 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대부분 깨닫고 그에 알맞은 치료법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도 대부분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까지 나 자신을 부정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긍정적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극복해 나가겠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사실을 알고 나서 일시적으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사고방식이나 행동 습관이 잘못된 원인을 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이후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는 것은 본인뿐만이 아니라 배우자나 가족, 직장 상사나 동료 같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크게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성격이 안 좋아. 게으름만 부리고 뭔가 할 생각이 없다니까."라고만 생각했던 상대가 실은 성격 때문이 아니라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주변 사람들도 본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등 인간관계가 호전된다.



6장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재능을 살리는 방법

재능을 살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연마되지 않은 원석 그 자체이다. 이들의 장점을 잘 살릴 수만 있다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것이다. 그러면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의 재능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그에 맞는 직업을 안다

일반적으로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항상 자극을 원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라면 피해 갈 위험에 맞서려는 경향이 있다.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강한 자극과 변화로 가득한 직업이 잘 맞는다. 이들은 매일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일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금방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변호사라고 한다면, 법정을 드나드는 법정변호사 쪽이 잘 어울린다. 매일 책상에 앉아 두꺼운 서류를 훑어보아야 하는 기업변호사 쪽은 맞지 않는다. 또 의사라면 외과나 응급의학과가 잘 맞는다. 실제로 미국 병원의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들 사이에는 ADHD인 사람이 많다고 한다.


2.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이 적절한 직업을 가지려면, 그 분야의 전문 지식이나 기술,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전문학교나 대학(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원)을 마칠 필요가 있다.


3. 취업 지원과 직업진로지도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본래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모른다.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도 잘 모르고, 장기적인 인생의 목표나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데 매우 서투르다. 또 기본적으로 바로 코앞의 일밖에 생각할 줄 모른다. 비록 장기적인 목표를 세웠다 하더라도, 목표를 향해 장기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은 관심과 흥미가 있는 일이라면 정열적으로 그리고 묵묵히 노력할 줄 안다. 이것이 이들의 장점이자, 뛰어난 재능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교육적 지원을 정말로 제대로 하려면, 바로 그 부분을 잘 끌어내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실제로는 갈 길이 아직도 한참 멀다.


또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학습장애나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기초 능력을 요구하는 직종에는 취업을 하더라도 좀처럼 일에 숙달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 역시 취업하는 데 하나의 벽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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