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즐거움

   
왕샹둥(역자: 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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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북스
   
15800
2010�� 01��



>& ■ 책 소개
일반인들이 심리학을 쉽게접할 수 있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심리학을 풀어 놓았다. 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을 소재로 심리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다.책 속에는 마음을 열어주는 일반 심리,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 심리, 성격의 비밀을 밝히는 인격 심리, 마음을 치유하는 의학 심리, 풀리지 않는초현실 세계의 생리 및 기타 심리 등이 담겨 있다.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실제 이야기들을 통해 그동안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심리학을 보다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왕샹둥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심리 상담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심리학 교육 관련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 역자 강은영
상지대학교 중문과를졸업하고,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수학했다. 부산 APEC 통역 등 다양한 통역과 강의 활동을하고 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 역서로는 『페르시아 전쟁사 : 고대 동서양 문명의 대격돌』『거침없이 빠져드는역사 이야기 : 불교편』『인도가 상도를 만났을 때』『세계 500대 기업 직원들이 지녀야할 7가지 덕목』『550가지 사고게임』 등 다수가있다.


■ 차례
제1장 마음을 열어주는 일반심리
빼앗긴 감각 | 자라지 않는 아이 | 침팬지의 깨달음 | 화신의 공감기법 | 신 포도와 단 레몬 | 기대와 믿음의 힘| 조울증에 걸린 마가렛 | 저승사자와 공포심리 | 거식증이 부른 소녀의 죽음 | 맹목적 추종의 말로 | 농장 주인의 선거운동 | 에리히 프롬의공포체험 | 낡은 표준의 재해석 | 흔들리는 평상심 | 남자가 두려운 소녀 | 사춘기 소년의 자위행위 | 학습된 무기력 | 사소한 착각이라는마술 | 인생의 유리벽 | 리비히와 베를린블루 | 바네스의 역발상 | 경청의 기술 | 아인슈타인의 터닝포인트 | 스트레스 대처법 | 조 지라드식면접비법 | 바보새의 진실 | 희망의 마라톤 | 뷔리당의 당나귀 효과 | 말더듬이 웅변가 | 마음을 여는 기술 |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 귀신과마주친 필립스 |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 두려움이 잉태하는 공포심 | 마음의 감기, 우울증 | 매기와 마법사상 | 다이애나의폭식증


제2장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 심리 
투신자살 소동 | 침팬지의 권력 다툼 | 레빈의 장이론 | 외모지상주의 | 빈익빈 부익부 | 부당한 대우 | 가짜 환자와 진짜 의사 | 버려진아이들 | 사이비 교주의 예언 | 엽기적 살인사건 | 스타의 후광효과 | 자동차 도둑 | 증자의 살인 | 대화의 힘 | 교도관과 죄수 | 남편의애인 | 도미노 효과의 파괴력 | 늑대 소녀 | 루시의 비밀


제3장 성격의 비밀을 밝히는 인격심리
성격의 구조 | 욕망의 계단 | 성격의 특질 | 남을 기꺼이 추천하는 사람들 | 마크 트웨인이 돈을 훔친 이유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 발부터 들여놓기 | 속옷을 훔치는 남자아이 | 여장을 좋아하는 카우보이 | 도벽을 가진 소녀 | 비용절감의 비결 |주지사가 된 흑인소년 | 베토벤의 운명 | 나폴레옹의 자아도취 | 손목시계를 잃어버린 엠마 | 여자의 직감


제4장 마음을 치유하는 의학 심리
프로이트의 자유연상법 | 최면술의 창시자 메스메르 | 브로이어의 카타르시스 치료 | 히틀러의 원초적 자아 |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 |악마의 유혹, 도박 | 조건반사의 소거 요법 | 아빠를 사랑한 소피아 | 학대를 즐기는 여자 | 헬렌의 아픔 | 너무나 게으른 에드워드 |동성애 남자의 비애 | 히스테리성 실어증 | 켈리의 신경쇠약 | 천재 아동의 자폐증 | 부모를 협박하는 아이 | 다리를 자르고 싶은 줄리아 |꾀병 같은 지병 | 자기비하 습관 | 위험천만한 다중인격


제5장 풀리지 않는 초현실적인 세계와 생리 및 기타심리
신비한 꿈의 세계 | 아인슈타인 뇌의 비밀 | 정서적 반응 실험 | 직감, 영감 혹은 통찰력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누가 더 도덕적인가? | 헬렌의 정신붕괴




심리학의 즐거움


제1장 마음을 열어주는 일반 심리

흔들리는 평상심

중국 하나라에 후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활솜씨가 어찌나 뛰어난지 천리 밖에서도 깨알처럼 작은 과녁을 맞히고 심지어 달리는 말 위에서 쏘아도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그야말로 백발백중의 신궁이었다. 후혁의 명성은 나라 전체로 퍼져 왕의 귀에도 들어갔다. 왕은 기뻐하며 말했다. "나라에 그와 같은 명궁이 있다니, 짐이 꼭 봐야겠노라."


이렇게 해서 후혁은 왕궁에서 가장 큰 정원인 어화원으로 초대를 받게 되었다. 후혁이 어화원에 들어서자 시녀들이 공손히 활을 가져다 바쳤다. 광활한 어화원의 반대편 끝에는 작은 과녁이 세워져 있었다. 후혁의 뒤로는 화려한 햇볕가리개 밑에서 한 남자가 시녀와 내시들의 시중을 받으며 후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분이 임금이신가보다고 짐작하고 있는데 늙은 내시가 다가와 털이 달린 얇은 지팡이로 멀리 과녁을 가리키며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댔다. "저기 과녁이 보이십니까? 만약 저 과녁을 맞히면 폐하께서 황금 만 량을 하사하실 것이며 만약 맞히지 못하면 토지의 일부를 거두어 갈 것입니다."


후혁은 내시의 말을 듣자 갑자기 눈앞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다. 과녁을 맞혔을 때 받게 될 어마어마한 상금, 맞히지 못했을 때의 손실 모두 마음을 산란하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 같으면 대수롭지 않게 맞혔을 과녁을 앞에 두고 후혁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후혁은 천근같은 발걸음을 옮기며 조심스럽게 과녁에서 100m 떨어진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활집에서 화살 하나를 꺼내 시위에 걸더니 표적을 향해 왼팔을 뻗은 후 오른쪽 팔로 힘껏 활시위를 당겼다. 후혁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활시위를 놓으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팔이 심하게 흔들렸다. 후혁은 차마 시위를 놓지 못하고 활을 내렸다가 다시 표적을 조준했다. 슁 드디어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화살은 과녁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 후혁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쏘면 쏠수록 집중하기 어려워졌고 화살은 과녁에서 점점 더 멀어져갔다. 결국 후혁은 하는 수 없이 활과 화살을 챙겨 집으로 돌아갔다. 왕은 실망하여 신하들에게 말했다. "후혁의 활이 단 한 번도 빗나간 적 없다고 들었거늘 어찌하여 오늘은 이리도 짐을 실망시킨단 말이냐?"


한 대신이 앞으로 나와 대답했다. "후혁을 평소 분명 활을 잘 쏘았사옵니다. 하지만 그때는 훈련이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과녁을 명중할 수 있었던 것이옵니다. 하지만 오늘은 직접적인 이해가 얽혀 심적인 부담이 커졌고, 그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사옵니다. 평심을 잃었는데 어찌 과녁을 맞힐 수 있겠나이까?"


후혁은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반에서 상위권이었던 학생이 몇 번이나 대학 시험에 실패를 하는 것, 평소 시합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던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는 매번 고배를 마시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다.


주요 원인은 욕심이 지나치거나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즉, 평소 좋은 성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다보니 반드시 성공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강박으로 인해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머릿속으로 득실만 계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후혁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평점심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당당하게 맞서자.



제2장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 심리

대화의 힘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 엘튼 메이요와 그의 동료들은 1924년에서 1929년까지 호손 시에 있는 웨스턴 일렉트릭사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작업 능률 향상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다. 당시 회사는 잘 갖추어진 휴식 공간, 의료시설, 인센티브 등 각종 편의시설과 복지혜택을 제공했지만 생산량이 생각만큼 증가하지 않자 정부와 학계에 연구를 의뢰했다.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1924년 11월부터 미국 국가연구위원회에서는 이 회사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초기 조사 내용에는 정부의 정책, 작업환경, 상사의 태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를 실시하던 중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현상이 일어났다. 근로자들이 제도나 환경적 요인 등 사측이나 연구원들이 예상했던 것들 외의 불만들을 토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원들은 계획을 바꿔 인터뷰 시간을 30분에서 1시간, 1시간 30분까지 늘려 근로자들의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 동안 근로자들과 상담시간을 가진 결과 생산량은 크게 향상되었다.


근로자들은 수년 동안 공장에서 일하면서 크고 작은 각종 불만을 느꼈다. 하지만 마땅히 발산할 곳이 업었기에 오랫동안 끙끙 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때마침 실시된 인터뷰는 그들에게 불만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마음이 편해진 근로자들은 사기가 높아졌고, 덕분에 생산량도 크게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밖에 또 다른 실험을 했다. 먼저 근로자 14명을 각자 독방에 배치하고 줄 감기, 용접, 품질검사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근로자들이 수당을 많이 받기 위해 더욱 분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생산량은 그저 보통 때의 수준을 유지했으며 한 사람 당 일일 평균생산량도 거의 비슷했다. 게다가 근로자들은 사실대로 생산량을 보고하지도 않았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그 이유는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암암리에 모종의 약속을 했기 때문이었다. 약속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동료들보다 월등히 많은 양을 생산해 혼자 눈에 띄는 일이 없도록 한다. 둘째, 너무 적은 양을 생산해 팀의 전체적인 생산량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셋째, 관리자에게 조직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만약 누설할 경우 동료들의 질타는 물론 구타를 당할 수도 있다. 이밖에 근로자들은 생산량이 향상될 경우 회사 측에서 인센티브 제도를 바꾸거나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동료가 처벌을 받거나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아담 스미스를 시작으로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성적 동물이라고 간주했으며, 훗날 경영관리학도 경영의 최우선 전제를 인간의 이성으로 보았다.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에서 막스 베버의 관료제에 이르기까지 이성은 모든 관리이론의 기초사상이었다. 이는 모두 훌륭한 이론들이고 물론 인간의 행동은 상당부분 이성적 요인에 기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비이성적 특징을 모두 배제해버리면 인간의 본래 속성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 호손실험은 산업에서 인간관계가 가지는 역할에 대해 최초로 규명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며, 이후 관리심리학의 형성에 큰 공헌을 했다.


메이요 교수는 호손실험을 통해 인간의 사상이나 행동이 논리적 요인보다 감성적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고전 관리학이 지나치게 이성에 편중했다는 점을 바로잡았다. 오직 이성만을 강조하다보면 인간은 기계화되고, 인생의 가치와 의의는 사라진다. 메이요 교수는 인성화 관리를 강조했다. 여기에서 인성이란 이성적인 요소는 물론 비이성적인 요소도 포함한다. 두 가지 요소를 함께 아우르는 것이 바로 인성화 관리이다.


조직적인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하나가 바로 비공식 조직이다. 비공식적인 소규모 집단은 회사뿐 아니라 군대, 학교 등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들은 공통의 관심사, 감정, 취향을 기초로 자발적으로 형성되었으며, 자신들만의 특수한 행동규범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1명 혹은 2명의 핵심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들 핵심인물은 강한 호소력을 갖춘 까닭에 비공식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전체 조직에서까지 영향력을 발휘한다. 비공식 조직이 전체 집단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 핵심인물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3장 성격의 비밀을 밝히는 인격 심리

마크 트웨인이 돈을 훔친 이유

미국인은 일요일이면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한 주간 쌓였던 긴장을 풀고 영혼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잡다한 고민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할 수 있도록 재충전하는 것이다. 목사들이 말하는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목사들의 언변에 따라 감동은 전혀 달라진다.


하루는 미국의 유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이 한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목사에 대한 존경과 지지의 표현으로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이상 헌금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목사의 설교는 40분이 넘도록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크 트웨인은 조금씩 마음이 상하기 시작했다. 다시 30분이 흘렀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했다.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빼앗아도 된단 말인가! 그는 아주 적은 돈만 헌금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다시 10분이 흘렀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마크 트웨인은 속으로 다짐했다. 단 1센트도 내지 않겠어! 목사는 그 후로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겨우 설교를 끝마쳤다. 드디어 목사가 헌금함을 들고 다가오자 마크 트웨인은 헌금함에서 2달러를 훔쳤다.


자극이 지나치게 많거나 강렬할 경우, 혹은 너무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한도초과 현상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선생님이 똑같은 훈계를 여러 번 한다든지, 부인이 매일 잔소리를 하는 경우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가정교육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똑같은 잔소리를 반복하거나, 심지어 전혀 상관없는 일을 연관시켜 비난을 퍼부으면 오히려 좋아!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겠어. 라는 반항 심리가 아이를 그릇된 길로 빠지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를 교육할 때는 잘못에 관한 내용만 거론하며, 비판은 단 한 번으로 끝낸다. 설령 꼭 여러 번 반복을 해야 한다고 해도 간단하게 끝내야 한다. 반복적이고 경솔한 칭찬 또한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제4장 마음을 치유하는 의학 심리

악마의 유혹, 도박

사례1

미국의 한 월간지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주둔 중인 미군기지에 유래 없는 도박 열풍이 불어 가산을 탕진하거나 도박중독에 걸리는 병사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 말, 윌슨 부인이 두 아이를 데리고 한국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마중을 나오기로 한 남편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 후 택시를 타고 급하게 공항에 도착한 남편은 가진 돈이 없다며 부인에게 택시비를 내달라고 했다. 남편은 월세를 낼 돈도 없었으며 지갑에는 신용카드조차 없었다. 윌슨 부인은 남편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인 윌슨 씨는 연봉이 6억 달러가 넘는 일급 준위였다. 게다가 부인도 직장이 있는 터라 미국으로 돈을 송금한 것도 없었다. 원인은 주한미군기지에 불어 닥친 도박열풍 때문이었다. 윌슨 씨는 도박으로 모두 2만 달러를 잃었다. 그리고 군사법원에서 처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 겨우 서른세 살의 나이에 자발적으로 퇴역을 신청했다.


얼마 후, 윌슨 부인은 캘리포니아의 펜들턴 기지에서 도박중독을 고친다는 정보를 듣고 남편을 그곳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는 병원에서 탈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18,000 달러를 탕진했다. 부인은 이 소식을 듣고 이혼을 통보해왔다. 윌슨 씨는 급히 집으로 돌아와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며 부인을 달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 부인 몰래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하다 전 재산인 10,700달러를 모두 잃고 말았다. 그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9일 동안 길바닥에서 잠을 잤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더군요."


사례2

2000년 시드니올림픽 탁구 은메달리스트인 얀 오베 발트너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간헐적인 도박중독을 앓고 있음을 인정하며, 도박으로 인해 전재산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잡지와 인터뷰할 당시 발트너의 나이는 이미 마흔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미 10년 전부터 도박중독 증세가 있음을 깨달았어요. 하지만 절제가 불가능했죠. 한동안 벗어나려고 발버둥쳐 봤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 깊이 빠져들었어요. 결국 반년 전부터는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발트너는 특히 스웨덴의 각종 스포츠 복권 구입을 즐겼다. 발트너가 계산한 바로는 지금까지 도박으로 잃은 돈은 무려 500만 크로나(한화 약 85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는 심할 때는 하룻밤 사이 3만 크로나를 탕진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박중독에 걸리면 심리적인 문제뿐 아니라, 대뇌에 생리적인 변화도 일으킨다고 한다. 따라서 도박중독은 마약중독 다음으로 심각한 심리질환이다. 이처럼 도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심리학에서는 병적 도박 혹은 강박적 도박이라고 부른다. 병적 도박 환자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도박을 하며, 만약 도박을 하지 못할 경우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독일 의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박에 심취하는 사람들은 대뇌에서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화학물질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평생 도박이란 자극을 찾아 헤매며, 이는 마치 마약을 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도박에서 이길 수학적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예전에 아무리 많은 돈을 땄다고 해도 대부분은 결국 돈을 모두 잃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돈을 잃은 사람들은 본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도박에 집착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폐인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를 뒤로 하고 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일까? 이에 대해 병태심리학자와 신경병학자들은 수년의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원인을 찾아냈다.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대뇌에 있다. 대뇌는 도박으로 인해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도파민이라는 물질은 사람에게 쾌감을 느끼도록 한다.


도파민과 도박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스위스의 과학자들은 원숭이를 이용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과학자들은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설치했다. 대뇌의 특정 신경세포가 전기를 방출하는지 여부를 탐지하기 위해서였다. 신경세포가 전기를 방출한다는 것은 그 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 실험에서 만약 원숭이의 도파민 분비가 활발해진다면, 이것은 원숭이가 도박의 맛을 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했다. 원숭이 앞에는 큰 컴퓨터 모니터가 있었는데 모두 5가지 도안이 순서 없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났다. 그중 특정한 도안이 나타나면 원숭이에게 신선한 과일음료를 제공했다.


전극의 데이터기록을 분석한 결과, 원숭이는 다음 도안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없을 때,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의 내분비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다음에 어떤 도안이 나올지 미리 알려준 경우, 신경세포는 더 이상 강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기대와 추측이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도파민이 분출된다는 증거였다.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때 느껴지는 흥분과 자극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제5장 풀리지 않는 초현실적인 세계와 생리 및 기타 심리

직감, 영감 혹은 통찰력

아르키메데스는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과학자이다. 어느날 고대 그리스의 국왕은 자신의 아름다운 왕관을 흐뭇하게 쳐다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겉만 번드르르하고 속에는 다른 물질을 섞은 것은 아닐까?" 국왕은 갑자기 공예가가 순금을 빼돌리지는 않았을까 의심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왕관이 모두 순금으로 되어있는지 확인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단, 왕관을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아르키메데스는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왕관을 자르지 않고 속안의 성분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목욕이나 해야겠다며 욕탕에 들어갔다. 육중한 아르키메데스의 몸이 욕탕 안으로 들어가자, 욕탕 안에 있던 물이 밖으로 넘쳐흘렀다. 그 순간, 아르키메데스의 머리에 섬광처럼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왕관과 동등한 중량의 황금을 구해 차례로 물 항아리에 집어넣어보자. 흘러나온 물의 중량을 비교하면 왕관에 다른 물질이 사용되었는지도 밝혀질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너무 기쁜 나머지 욕실에서 뛰쳐나와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채 자신의 실험실로 뛰어갔다. 실험 결과, 왕관은 왕의 예상대로 순금이 아니었다. 이것이 바로 역학에서 중요한 원리인 부력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사례는 인간의 뇌가 의식적 사고와 무의식적 사고를 동시에 실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1973년 미국의 심리학자들은 이와 관련된 실험을 했다. 먼저, 실험대상자들에게 이어폰을 나누어 준 후, 왼쪽에서 들리는 단어에만 신경을 쓰고 오른쪽에서 들리는 단어는 상관하지 말라고 일렀다. 그런데 왼쪽 이어폰에서는 운동선수… 소음을 제거하고… 주의하여 … 골인 등과 같이 서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애매모호한 단어들만 흘러나왔다. 이와 함께 오른쪽 이어폰에서는 스로틀을 닫는다 등의 단어들에 대한 해석이 나오는가 하면, 때로는 스튜디어스 아가씨가 미소를 짓고 있다 등의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 흘러나왔다.


이어폰을 내려놓은 실험대상자들은 누구도 선뜻 왼쪽 이어폰에서 들은 내용의 의미를 얘기하지 못했다. 연구진이 대충의 의미라도 말해보라고 재촉하자, 실험대상자들은 그제야 우물쭈물 자신이 짐작한 내용을 털어놓았다. 먼저,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들은 실험대상자들은 창문을 닫는 내용이다.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문을 닫고 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정확한 해석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스로틀을 닫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이것은 우연히 해석을 들은 후, 그 정보를 대뇌에서 무의식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이 실험은 인간의 사고가 결코 직렬식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직감과 영감을 믿는다. 영감은 갑작스러운 통찰이다. 그것은 어둠속에서 번쩍이는 섬광이며, 상식에 대한 반란이자 창조적 사고의 불꽃이다."


그렇다면 영감 혹은 통찰은 대뇌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영감이 떠오를 때 뇌에서 평상시와는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한 과학자는 18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언어 놀이를 시켰다. 단어 하나를 찾아내어 다른 3개의 단어와 결합, 새로운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만들어내는 놀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통찰의 순간, 즉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던 순간을 연구진에게 알려주도록 했다. 실험 결과,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과 대뇌의 오른쪽 전두엽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실험대상자들이 새로운 단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오른쪽 전두엽의 활동이 갑자기 활발해졌으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0.3초 전에는 고주파의 뇌파가 감지되었다.


과학자들은 일련의 실험을 통해 영감이 대뇌의 중추신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으며, 나아가 서로 관련이 없는 정보들을 조합하여 완전히 새로운 산물 즉,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두엽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로써 신비하게만 여겨졌던 영감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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