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이무석
ǻ
비전과리더십
   
13000
2007�� 10��



>■ 책 소개
아무 볼일 없이 만나도 그냥 좋고 편한사람들이 있다.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화제가 없어도 긴장할 필요가 없으며, 같이 있으면 ‘그냥’ 좋은 그런 사람. 이런 관계의 사람과는무엇을 해도 좋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이렇게 친밀함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거리를 두어야 편한 사람들에게는 그럴만한 내면의 이유들이 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신분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정신분석은 내면의 비의식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프로이트 박사는 인간의 마음에는자신도 모르는 부분(비의식)이 있으며, 모든 병과 마음의 문제들이 여기서 생긴다고 했다. 


저자는 1부에서 국내 처음으로 Ms A의 초기 거부 반응부터 중기에 편안해지는 과정,그리고 종결기의 편집 반응까지 실제 정신분석의 전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Ms A는 정신분석을 받고 마음의 현실을 이해했다. 그녀는 이제 누구와만나도 자유롭게 친밀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불편했던 아이, 남편, 아버지와의 관계도 편해지고 병든 아버지의 목욕까지 시켜드릴 수있게 되었다.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혀 있던 그녀가 정신분석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친밀함을 느끼며 살게 되었다. 


또한 2부에는 우리 안에 있는 친밀함에의 갈망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저자는 친밀함을가로막는 요소들로 불완전한 주체성, 열등감, 시기심, 죄책감 등을 꼽으며 각각의 정신 분석 사례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친밀함을 못느끼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즉 친밀함의 왜곡된 모습들로 알코올 중독, 일 중독, 성 중독, 인터넷 중독, 외톨이등 구체적 모습들과 중독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 밖에 친밀한 관계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엄마와의 관계와 친밀한 관계를맺기 위해 치료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소중함에 대해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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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이무석
전남의대를 졸업했고 전남대에 정신과를 창설한 김성희 교수에게 정신의학을 배웠다. 40대에는 국제 정신분석학회장을역임한 런던대학의 산들러 교수를 통해 정신분석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영국 정신분석학회의 교육 분석가인 베이커 박사와 샌디에이고정신분석학회의 교육 분석가인 타이슨 박사에게 350여 시간에 걸친 개인 분석을 받았다. 한국 정신분석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05년 한국정신분석학술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현재 전남의대 정신과 교수이다. 대표적 저서로는 『30년만의 휴식』『정신분석에로의 초대』가 있고,역서로 『환자와의 대화』『안나 프로이드의 하버드 강좌』가 있다. 


■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 우리를 행복하게하는 친밀함 


1부 Ms A를 분석하다 
1장 분석의 시작 - “다나았으니 분석이 필요 없어요” 
2장 분석의 중기 - “그냥 그대로 나로 있어도 편했어요” 
3장 분석의 종결 - “부모님이 다 못키운 아이가 여기서 큰 것 같아요”· 


2부 우리 안에 있는 친밀함에의 갈망 
1장 친밀함을가로막는 마음의 장애물 
친밀함이란 무엇인가? | 불완전한 주체성 | 죽도록 힘든 열등감 | 본인까지 망가뜨리는 시기심 | 벌을 받아야편안해지는 죄책감 


2장 가짜 친밀함의 유혹 
술 마시는 사람들 | 일에 빠지는 사람들 | 성에 탐닉하는사람들 | 인터넷 로맨스 | 외톨이, 자기 성 속의 왕자 


3장 친밀한 관계의 시작, 엄마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존스 홉킨스 대학의실험 | 머리 좋은 아이는 엄마가 만든다│엄마와의 관계가 평생의 인간관계를 결정한다 | 아이는 자기 인생의 청사진을 가지고 태어난다 | 구원자가되는 치료자 


4장 친밀한 관계를 맺는 좋은 방법 
치료자가 될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힘없는 나를 용서하자 |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보자 | 친밀함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형성된다 | 사람들은 자기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에게친밀함을 느낀다 | 대인관계의 아픔을 피하지 말자 


에필로그 - 친밀함의 세계로 가는 문 




나를 행복하게 하는 친밀함


친밀함이란 무엇인가?

친밀함은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서로 친밀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첫째 서로 통하는 느낌(connect)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서로 살피고 도와주어야(care) 한다. 상대에 대한 호감이 있어야 그렇게 할 수 있다. 이용 가치 때문에 좋은 것이 아니고 그냥 좋은 관계가 친밀한 관계다. 셋째는 나눔(share)이다. 이기적인 관계가 아니고 서로 좋은 것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예컨대 한 남자가 어젯밤에 만난 여인과 친해져서 섹스를 했는데 다음 날로 헤어졌다고 하자. 이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일까? 서로 통했고 육체적 쾌감도 나누었다. 그러나 서로 돕고 있다(care)고는 볼 수는 없다. 가짜 친밀함(pseudo-intimacy)이다. 쾌감과 호감만 있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허무한 만남이 된다.


친밀함이 없다면

친밀함은 사랑, 섹스, 로맨스 그리고 우정과는 다르지만 친밀한 관계를 맺는 능력이 없으면 이 중 어느 것도 누릴 수 없다. 친밀함이 모든 행복한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혹시 당신이 특별한 이유 없이 단 한 번도 사랑에 빠져 보지 못했고 상대와 심각한 관계가 될까 두려워하는 경향이다. 친밀함의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혹은 누군가와 가까이 지내다가 자주 헤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면 그 또한 친밀함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삶이 너무 외롭고 지루하다면 친밀함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많은 부부의 문제가 친밀함의 장애에서 시작된다. 성격 차이가 부부 문제의 가장 많은 원인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친밀함의 문제이다. 친밀함을 두려워하거나 어떻게 친밀해지는지를 모르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 성생활의 문제도 친밀함에서 시작된다. 성적 친밀함(sexual intimacy)도 심리적으로 친밀한 사이에서 가능하다. 이것이 동물의 성과 인간의 성이 다른 점이다. 심리적 친밀함 없이 성적 쾌감만 느낀다면 공허하다. 뭔지 모르지만 채워지지 않은 욕구 불만 상태에 빠진다. 이것을 채워보려고 성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병도 친밀함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정신분열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고립이다.


- 인생의 행복은 친밀함의 토양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 사람들과 친밀해지면 일도 잘되고 인생의 짐도 수월해진다.

- 사랑도 성공하고 부부생활도 잘된다.

- 친밀한 사람들에 둘러싸인 자신이 자랑스러울 수도 있다.

- 친밀함은 자존감을 높여 준다.

-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친밀함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 주는 면역 세포와도 같다. 친밀함을 누리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라는 바이러스에 강하다. 친밀함은 직장 스트레스, 돈 스트레스, 가정 내 스트레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다. 혹시 암에 걸려도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 슬프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함께 아파해 줄 사람이 있다면 원기를 빨리 회복한다. 친밀함을 누리는 사람은 많은 돈을 은행에 예치해 놓은 부자와 같다. 인생의 어려움에 부딪쳐도 큰 고생을 하지 않고 잘 넘긴다. 또한 겨울에 두꺼운 코트를 입은 사람과 같다. 강추위가 몰아쳐도 코트가 따뜻하면 끄떡없다. 반면에 친밀함이 결핍된 사람은 코트 없이 겨울을 나는 사람과도 같다. 찬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오돌오돌 고독감이라는 추위를 탄다. 심할 때는 정신병이라는 폐렴에도 걸린다.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도 한다.


누구나 친밀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누구나 친밀함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 친밀함은 혼자서는 만들 수 없다. 둘이 만나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주고받을 때 일어난다. 친밀함이란 남을 아는 것이고 나를 남에게 알려 주는 것이다. 아주 가까우면서 분리된 주체성을 서로 인정해 주는 관계이다.



술 마시는 사람들

자기 억제가 강한 사람들이 알코올 중독이 된다

한국인은 술 마시는 사람들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하다. 웬만한 실수를 저지르고도 "술 취해서…" 라고 변명하면 이해해 준다. 부인을 때리고 집안 가구를 때려 부수고도 다음 날 "내가 너무 과음했나 봐" 하면 부인들은 받아 줄 수밖에 없다. 술자리에서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감히 고래고래 소리치고 대들어도 선배는 "자네 취했군" 하고 받아 준다.


술만 마시면 우는 친구가 있었다. 평소에는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수줍어하는 친구였다. 여자애처럼 수줍어하기 때문에 별명이 계집애였다. 그런데 계집애 같은 그가 술기운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친구들을 껴안기도 하고 주먹으로 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은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서럽게 통곡한다. 그의 동생이 어릴 때 강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익사했던 것이다. 그는 동생을 잊지 못했다. 술만 먹으면 그 동생이 생각나는 것 같았다. 친구들은 술자리에서 그 친구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용감해(?)지기 시작하면 "그 애 술 그만 줘" 하고 제동을 걸어야 했다. 그러나 친구들은 술기운으로 호기를 부리는 그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평소에 여자애처럼 소심하고 위축되어 말도 크게 못하는 친구가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술에 취했을 때 그는 친구들과 가장 가까웠다. 마치 마녀의 주술에서 풀려 나와 자유로워진 왕자처럼 자신감이 넘쳤다. 친구에게 다가와 얼굴을 만지기도 하고 아프지 않게 뺨을 때리기도 했다. 감정도 자유로워졌다. 박장대소를 하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서러움이 복받치면 동생의 이름을 부르면 꺼이꺼이 울었다. 나는 취한 그에게 얻어맞으면서 그의 집까지 데려다주곤 했다.


술은 뇌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이다. 술을 마실 때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구피질(archipallium)과 신피질(neopallium)이다. 구피질은 동물적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다. 호흡, 혈압, 식욕 중추가 여기에 있다. 특히 감정의 중추가 여기에 있다. 분노, 쾌감의 중추가 여기에 있다. 신피질은 생각과 판단을 주관하는 곳이다. 도덕적 판단이나 자기조절이 신피질의 기능이다. 인간의 인간다움은 신피질의 기능 덕분이다. 인간의 신피질은 원숭이나 다른 동물에 비해서 월등히 두껍다. 인간은 평소에 욕구나 감정을 억제하며 산다. 신피질의 억제 작용이다. 수줍고 조용한 사람들은 신피질의 억제 기능이 강한 사람이라 하겠다. 술은 신피질의 억제 작용을 방해해 버린다. 술을 마신 사람이 화를 내고 감정적이 되는 것은 신피질의 억제가 풀렸기 때문이다.


내 친구처럼 평소에 자기 억제가 강한 사람들은 이때 평소와 아주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감정이 터져 나오고 두려움이 사라진다. 그래서 친근한 행동을 한다. 이런 경험은 쾌감을 준다. 이 쾌감의 정도는 억제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자기 억제가 강한 사람일수록 해방의 쾌감을 크게 느낀다. 그리고 살면서 자기 억제가 그를 힘들게 할 때 이 해방감이 그리워진다. 완벽주의자들은 자기 억제가 강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런 성격의 사람들 중에 알코올 중독이 많다.


계급장을 뗀 자유의 맛, 친밀함의 맛을 찾는 사람들

술맛이 좋아서 술을 마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술맛은 쓰고 신 맛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술이 입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은 얼굴을 찡그린다. 술맛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다. 술에 취하면 자신을 억제하고 있던 사회에서의 계급장을 다 떼고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된다. 인간이 원초적으로 갈망하는 만남이다. 이런 자유의 맛, 친밀함의 맛 때문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가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서 서서히 기분이 좋아지고 말이 많아지고 평소와 달리 친근한 행동이 나오는 경험을 한 사람들은 이 맛을 알고 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는 사람이다.


내 친구도 평소에는 너무 소심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편이었다. 친구들이 계집애 같다고 놀려도 항의 한마디 못했다. 친구는 늘 혼자였다. 초등학교 때는 운동장의 한 귀퉁이에 있었던 화장실 옆이 그가 자주 가는 장소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골샌님처럼 혼자였다. 그런 그가 술만 먹으면 기고만장해졌다. 술을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에 그에게서 거리감이 없어지고 옆 사람을 껴안기도 하고 말도 많아졌다. 그럴 때 그 친구는 정말 기분 좋아 보였다.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고 누구하고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 친구는 술자리에서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 같았다. 대인공포증이 없는 친밀함의 세상이었다. 소심하고 고독한 내 친구가 이런 세계의 유혹을 피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처음 만나 식사를 하며 반주로 시작했던 1차를 정리하고 자리를 옮겨 다른 술집으로 2차를 간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면 또 자리를 옮겨 3차를 가는데 이때쯤 되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귀가하고 특별한 관계의 친구들만 남는다. 특별한 관계란 특별히 친한 관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3차에 참석하지 않고 귀가하는 친구는 마치 죄인처럼 사과한다. "애가 아파서 빨리 가 봐야겠어." 이미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죄인처럼 친구의 이해를 구한다. 함께 3차를 가지 않는 것이 마치 의리를 저버린 배신자가 된 기분이다. 친구들이 자기에게 실망하고 화내거나 등을 돌릴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 친근한 관계의 상실에 대한 불안이다. 우리는 3차까지 가는 관계야. 이것은 술 마시는 한국인에게는 아주 친밀한 관계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친근함을 확인하고 친근함의 맛을 보려고 어울려 술 마시고 또 3차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다.


술 마시는 사람들 중에는 친밀함에 목마른 이들이 많다. 이러다가 알코올 중독에 빠진다. 밤마다 술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남편들 중에는 친밀함에 갈증 난 사람들이 많다. 술자리의 친밀함은 그들에게 접근하기 쉬운 떨쳐 버리기 힘든 유혹이다. 맑은 정신으로 친밀함을 나누며 살 수 있는 사람이 건강하다.


친밀한 관계를 맺는 좋은 방법

치료자가 될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친밀함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감정이다. 인간을 치유하는 치료적인 감정이다. 혹 당신이 좋은 엄마를 만나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많은 사람이 그렇다. 그렇다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엄마가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 그는 아내나 남편일 수도, 친구일 수도, 선생님일 수도, 의사일 수도 있다.


힘없는 나를 용서하자

힘없고 무능하다고 자신을 구박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힘없고 무능하다고 무시하고 버릴 것 같아서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누군가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겁을 먹는다. 약점이 노출될 것 같아서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약점을 알게 되면 자신을 무시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런 비참한 입장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가까워지는 것을 피해 달아나는 것이다. 친근해지는 것은 불안하고, 그래서 안전거리가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은 화가 나도 화를 내지 않는다. 슬퍼도 울지 않는다. 슬퍼도 기쁜 척하고 화가 나도 웃는다. 약하게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약해 보이면 무시당하고 버림받는다. 무시당하고 버림받는 아픔이 너무 크기에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숨겨야 한다. 그리고 강하고 멋진 부분만을 보여 주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대인관계의 곤란이 시작된다.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 가면 뒤에 초조한 자신이 있다. 사람과 친밀해지려면 자신에게 정직할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정직하려면 힘없는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용서해 줘야 한다. 모든 인간이 헤라클레스처럼 강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인간적인 약점은 있다. 인간적 결함과 고통을 인정하고 살아야 한다. 친밀함을 느낄 수 있으려면 우리의 인간다움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나도 내게 의지하는 사람의 부탁도 들어주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다. 때로는 슬플 수도 있고, 때로는 기쁠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다.


움켜쥔 것을 놓아야 자유를 잡을 수 있다. 우리 자신을 과대 선전하는 대신에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 정직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자기를 노출하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한다고 해도 잃을 것은 없다. 오히려 숨기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들을 다 잃어도 좋다고 각오할 때, 우리는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힘없는 나를 용서해야 한다. "내가 본래 좀 이래요." 이럴 때 비로소 긴장 없는 친근한 관계가 시작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보자

누군가 당신에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좋아해요"라고 할 때 혹시 당신의 심리적 반응이 "그럴 리가 없어요. 나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나를 조금만 더 알게 되면 좋아할 수 없을 거예요"라면 당신은 친밀한 관계를 맺기 힘든 사람이다. 당신 자신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 밑에는 자기혐오가 있다. 자기폭로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친근해지면 냄새나고 혐오스러운 자신이 폭로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제 당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보자. 인간적인 약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신은 적어도 한 인간으로서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존재가 아닌가. 나름대로 개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가. 자신이 완벽하지 못해도 구박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인정해 주자. 자기 긍정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친밀한 관계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부족하지만 자신을 좋아해 보자. 더 이상 당신의 분노와 욕구, 그리고 감정을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말자. 자신을 용납하게 되면 남 앞에서도 떳떳해질 것이다. 숨길 필요가 없어진다. 그 덕분에 당신의 두려움, 지루함과 무기력감 그리고 고독이 바로 보일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의 아이가 무시당하지 않고 사랑받게 될 것이다. 친밀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친밀함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형성된다

어떤 사람과 친해지려면 그에게 시간을 내줘야 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으면 친밀함이 생길 수 없다. "사랑은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시간은 내주지 않고 용돈만 준다면 아내는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가족들이 친밀하게 되기 위해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온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거나 외식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의 여유분을 만들어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가 재미있고 또 만나고 싶다면 친밀함이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에게 친밀함을 느낀다

의사소통론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인간은 대화를 나눌 때 3가지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첫째는 비난에 대한 불안이다. 이 사람이 내 말솜씨가 형편없다고 비난하지나 않을까? 둘째는 이해에 대한 불안이다. 내 말을 이해하고 있나? 셋째는 지루함에 대한 불안이다. 내 말이 이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불안은 거의 모든 대화자들이 자기들도 모르게 느끼는 감정이다. 비난을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재미있게 말하려고 애쓴다. 그래도 마음이 불안한 대화자들은 자주 상대의 반응을 살피게 된다. 상대가 하품이라도 하는 날에는 불안한 예측은 현실이 되어 버린다. 빨리 자리를 뜨고 싶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대화 상대가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면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지고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그래서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경청하는 태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개 끄덕이기(headnodding)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공감이 갈 때 고개를 끄덕인다. 이건 아주 단순한 행동이지만 말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크다.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면 그것은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요. 재미있어요. 계속 이야기해 주세요라는 말로 들린다. 불안이 사라지고 편안해진다. 친근감도 느끼게 된다.


대화의 기법 중에 소리내기(vocalization)가 있다. 우리는 대화중에 흔히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목을 울리는 작은 소리를 내준다. "음, 음 으흠…" 하거나 "아, 아하" 하는 소리를 내준다. 이렇게 소리로 반응을 나타내면 침묵할 때보다 대화의 분위기가 훨씬 편해진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 말을 경청해 주는 사람에게 친밀함을 느낀다. 말의 결론을 알아내려고 서두르지 말자. 상대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소리를 내며 경청하도록 노력하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대인관계의 아픔을 피하지 말자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감정이 상할 때도 있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다. 오해나 갈등이 생기고 상처도 주고받게 된다. 이것이 인간관계다. 인간은 누구나 이런 아픔을 당하며 산다. 이런 아픔을 피하기 위해 사람 만나기를 회피하면 친밀함도 사라진다.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눈부셔 보이는 그들도 늘 아프다. 행복함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유행가 가사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 사랑의 아픔이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이에게 인정받고 싶은데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작아진다. 사랑할 때는 내가 너무 작아 보여서 비참하고 숨쉬기도 어렵다. 연인의 관심을 독점하고 싶은데, 세상에는 연인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매력적인 것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다. 사랑의 심리학이다.


사랑은 가장 친밀한 인간관계다. 사랑 때문에 아프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사랑의 아픔을 견디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아프지 않고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날 때는 좀 아플 각오를 하자. 무균실처럼 너무 안전한 대인관계만 찾다 보면 고립되고 만다. 인간은 부족한 존재이므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다. 나도 너도 서로 부족하지만 그 자체로 사랑받을만한 존재들이다.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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