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웃음과 유머 그 비밀의 문을 열다

웃음과 유머의 원리

관심 있는 이성을 바라볼 땐 동공이 커진다

■ 공감대 프리미엄

이제부터는 웃음을 더 크게 만들어주는 고급 원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다룰 내용은 "청중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와 소재는 웃음을 더 크게 터뜨린다" 는 것이다. 딸을 유난히 애지중지 키우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그런 아빠들이 다음의 유머를 들었다고 생각해보자.

① 병아리 아빠

아빠가 대학 신입생 딸과 외식을 했다. 식사 도중 딸의 휴대폰을 빌려 식당 밖에 나가 통화를 하고 들어가는데 전화가 왔다. 아빠가 조용히 통화 버튼을 누르자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병아리니? 지금 뭐해?" 아빠가 대답했다.

"병아리는 지금 모이 먹고 있다." 전화 건 남자가 깜짝 놀라서 "누구세요?" 하고 묻자 아빠가 말했다. "닭장 주인이다."

딸을 가진 아빠는 아마 다른 사람보다 이 유머에 훨씬 큰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그것은 유머에 등장하는 "닭장 주인" 아빠의 마음이 남 얘기 같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② 초혼과 재혼

초혼과 재혼의 차이

초혼: "이상형"을 찾는다.

재혼: "이상한" 사람이 아니길 빈다.

이혼과 재혼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 유머를 훨씬 더 피부에 와 닿게 공감할 것이고 역시 더 크게 웃을 것이다. "대화 주제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화제는 "자기 자신" 이다"라고 영국의 전기작가 보즈웰이 간파했듯이, 유머 역시 자기 자신과 관련된 유머일수록 사람들은 더욱 호의적이고 좋은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또한 유머에 등장하는 상황과 비슷한 체험을 한 사람들의 웃음 크기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크다. 오렌지를 먹어본 사람만이 오렌지를 보면 입에서 침이 나오듯이 똑같은 유머라도 이렇게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거나 자신의 관심사가 반영된 것으로 느끼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큰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집단의 공통 관심사

청중 개개인의 관심사를 다룬 유머를 들려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들의 개인적인 특성을 일일이 다 파악하고 이를 유머에 반영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청중이 집단으로 모여 있을 경우에는 어느 특정 개인에게만 맞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때 개인이나 집단의 공통적 특징이나 관심사 즉 지역, 직업, 성별, 연령대별 특성에 적합한 유머를 선택하는 것이 차선책이 된다.

■ 지역별 특성

만일 전북 고창 지역 주민들에게 유머를 써야 할 경우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유머도 괜찮을 것이다.

- HUMOR. 복분자 요강

요강을 뒤엎을 정도로 소변 줄기가 세진다는 복분자주를 가짜로 만들어 팔던 사람이 있었다. 공범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가짜 먹고 효과 없으면 바로 들통나지 않을까?"

주범이 대답했다. "그건 염려하지 마. 요즘 요강 있는 집 봤냐?"

전북 고창 선운사의 특산물이 복분자주이기 때문에 그 고장 사람들은 다른 지역보다 이 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를 것이다. 울산에 갔더니 다음과 같은 간판을 내건 뼈 해장국집이 있었다. 울산광역시 부근에 실제로 있는 뼈 해장국 이름: "뼈대있는 집" 이 역시 울산 지역 사람들에게 말해준다면 상대적으로 더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직업별 특성

만일 물류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유머를 한다면 이런 유머도 잘 통할 것이다.

- HUMOR. 항공사 사장의 특기

운송물류 관련 기업 사장들이 해수욕장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사장 한 사람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구조되었다. 그는 해운회사 사장이었다. 항공사 사장이 다가와서 말했다. "아니, 해운회사 사장님이 수영도 못하시네요."

약이 바짝 오른 해운회사 사장이 대꾸했다. "그럼 댁은 날 줄 아슈?"

대학 교수를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에게는 이런 유머가 효과 있을 것이다.

■ 연령별성별 특성

30대 중반 이하의 세대들에게는 그들 문화인 게임, 모바일, 인터넷, 학교 관련 소재들과 최신 유행어들이 동원된 유머들이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 HUMOR. 앞 교실 vs 뒷 교실

① 앞 교실 vs 뒷 교실 1탄 (다 아는 유머)

한 선생이 지나가다가 떠드는 교실의 뒷문을 드르륵 열고 "조용히 해라!" 하고 소리치고 갔다. 잠시 후, 이번엔 그 교실의 앞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아까 그 선생이 들어오면서 말했다. "이 반은 조용하네?"

② 앞 교실 vs 뒷 교실 2탄 (새로 만든 유머)

한 선생이 지나가다가 교실의 뒷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와서는 책상 위에 올라가 장난치는 학생의 꿀밤을 때리고 나갔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그 교실 앞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아까 그 선생이 다시 들어왔는데 꿀밤 맞은 학생이 여전히 책상 위에 있었다. 선생이 그 학생의 꿀밤을 또 때리면서 말했다. "이 녀석이 어느새 남의 반 원정까지 왔네."

웃음과 유머의 비밀 종합(품위 유머 이론=격차이론)

■ 심리적 격차와 웃음의 생성

우스운 장면이나 유머를 보고 듣게 될 때, 예상 결말과 전혀 다른 엉뚱한 실제 결말이 나타날 경우 심리상으로 양자 간의 격차(황당함)가 만들어진다. 인체는 그렇게 격차를 없애고 다시 격차가 없던 이전의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려는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인위적으로 좁힐 수는 없음으로 대신에 그 격차를 다른 것으로 채우게 되는데 그 것이 바로 웃음이라는 인체반응이다.

■ 우월감과 해방감

유머의 엉뚱한 실제 결말이 청중에게 우월감이나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져서 더 큰 웃음을 만들게 된다. 해방감이란 성적 욕구, 속마음 등과 같은 인간의 본능과 생존을 억압하는 사회․도덕적 금기와 두려움이 깨질 때 통쾌해지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해지는 감정을 말한다. 우월감이란 타인이 바보스럽거나 실수하거나 망가지는 것을 볼 때 다른 사람과의 비교와 경쟁에서 이겼다고 느끼게 되는 승리의 감정을 가리킨다.

■ 웃음의 본질

배고픔과 배아픔이라는 인간의 양대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해방감과 우월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비로소 행복을 느끼고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행복할 때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고 오래 살면서 행복을 누리려는 인체의 작용이다.

■ 상처를 주는 영역

웃음은 상대적이라 남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상관없지만 청중 자신이나 청중과 가까운 사람이 웃음거리가 되면 웃음의 크기에 비례해서 상처와 아픔도 커지게 된다.

■ 심각한 영역

너무 과도한 표현이나 지나친 결말로 웃기려 한다면 웃음 대신에 심각한 느낌을 주게 된다.

■ 예측 정도

만일 유머의 실제 결말이 예상 결말과 별 차이가 없거나 비슷할 경우 양자 간의 격차가 크지 않게 되어 웃음은 만들어지기 어렵다.

■ 이해 정도

유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은 곧 예상 결말과 실제 결말 간의 격차를 알 수 없다는 것이므로 웃음이 나올 수 없다.

■ 공감대

유머의 내용이 청중의 관심사와 일치할 경우에는 격차를 더 크게 벌려서 더욱 큰 웃음을 만든다.

■ 사실감(유얼리티)

유머 내용의 앞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거나 유머의 내용이 실제 사실과 가깝게 개연성을 지닐수록 실감나는 느낌을 주게 되어 더 큰 웃음이 나온다.

■ 우회적인 표현(유즈닝)

실제 결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여 청중들이 스스로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큰 재미와 웃음을 준다.

■ laugh & humor

① 위기나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때

백인 미국 영화 배우가 매우 아름다운 흑인 여배우를 동반하고 백인들만 출입할 수 있는 클럽에 도착했다. 클럽 지배인은 인종차별주의자였으나 그 배우가 클럽의 정회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장시켰다. 지배인은 예약 장부를 열심히 뒤적이더니 앉을 자리가 없는 척하며 물었다.

"손님, 어느 분이 예약을 하셨던가요?"

그 배우가 말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요."

그는 흑인 동반자와 함께 테이블로 무사히 안내되었다.

② 재치 있는 대답이 필요할 때- 아드보카트와 히딩크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어 첫 기자 회견을 했을 때의 일. 한 기자가 아드보카트라는 이름은 한국인이 발음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잠시 골똘히 생각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히딩크는 부르기 쉽나요?"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아드보카트, 히딩크 둘 다 네덜란드 이름

③ 본 저자의 경험담도 소개한다.

본 저자가 어느 날 어떤 회사를 방문했는데 그 회사는 10층에 있었고 그 회사가 있는 건물 1층에 외제차 매장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만나게 된 그 회사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네 직원들은 모두 부자군요!"

"무슨 말씀이신지……."

"아래 1층에 외제차 매장이 있던데 귀사의 전 직원이 외제차를 올라타고 있지 않습니까?"

이상의 유머들은 다음의 웃음과 유머의 원리들이 적용된 것이다. 독자 여러분 스스로 어느 유머 속에 어떤 원리들이 숨어 있는지 맞춰보기 바란다.

- 예상 결말과 실제 결말간의 격차를 최대한 벌려라.

- 유머의 결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라(유즈닝).

- 상처를 주는 유머를 해서는 안 된다.

- 성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끼게 하라.

- 엉뚱한 결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는 개연성 있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한다(유얼리티).

-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줌으로써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가지게 하라.

■ 더 많은, 더 큰 웃음을 만들 수 있다

유머는 실생활에서 상황에 맞게 즉흥적으로 나오기도 하고 어떤 모임이나 만남에서 기존의 유머들을 사용하려고 사전에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보다 큰 웃음과 폭소를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이때 막연한 감으로 하지 말고 이 책에서 제시한 다음과 같은 웃음과 유머의 원리들에 비추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하는 또 다른 결말은 없는가? 우월감이나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가?

- 내가 유머를 구사할 대상들이 관심을 가질 주제인가? 그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인가?

- 이 결말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않을까?(예측 가능성)

- 이 유머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까?

- 개연성은 훼손되지 않았는가?(유얼리티)

- 좀더 우회적인 표현은 없을까?(유즈닝)

■ 긁어 부스럼되지 않는 유머를 고를 수 있다

실패하는 유머는 아무도 웃지 않는 유머를 가리키기도 하고, 남에게 상처나 불쾌감을 주어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유머를 말하기도 한다. 유머로 문제를 유발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유머 사용 전에 항상 다음과 같은 웃음과 유머의 원리를 체크해보아야 한다.

- 이 유머에 상처입는 사람은 없는가?

- 심각한 표현이나 소재는 아닐까?

마지막으로 당부하지만, 유머는 웃음을 크게 만들면 만들수록 좋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 덜 웃기더라도 품위를 지키는 유머가 훨씬 낫다.

품위유머이론으로 풀어보는 웃음과 유머에 관한 여러 의문들

글로 읽는 것보다 직접 듣는 것이 더 웃긴 이유는 뭘까?

한 코미디 프로에서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서 우습게 바꾸는 코너가 있었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란 영화 제목을 <텍사스 바비큐 연쇄도난사건>으로 바꾸고 영화 카피는 "바비큐는 아직도 그놈 뱃속에 있다"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개그맨이 이 포스터를 가리고 있던 종이를 뜯어내어 관객들에게 보여주자 폭소가 터졌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영화제목과 카피를 충분히 다 읽을 만큼 시간이 경과한 뒤, 그 개그맨이 "바비큐는 아직도 그놈 뱃속에 있다"라는 카피를 그때서야 읽어주자 (관객들은 이미 읽은 카피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폭소만큼 큰 폭소가 다시 터진 것이다. 이것은 관객들이 속으로 그 카피를 읽을 때도 웃겼지만, 개그맨이 음성으로 재미있게 읽어줄 때 더 큰 유머의 격차를 경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머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읽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더 웃긴 이유도, 음성으로 들을 때 우월감과 해방감을 더욱 실감나게 느끼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유머를 말하는 사람이 연기하는 것처럼 감정을 넣어서 실감나게 들려주면 더욱 큰 웃음이 터진다. 이것은 글로 볼 때보다 유머가 마치 실제 상황인 것처럼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는, 즉 불신의 중지 현상이 더욱 강력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영화 제목 패러디 사례에서도 글로 읽을 때보다 개그맨이 넉살 좋게 말로 하니까 관객들이 해방감(식욕을 들어낸)을 보다 실감나게 경험한 것이다.

이렇게 실제 상황에 근접한 느낌을 줄수록 생생한 웃음을 제공하게 되는 원리에 비추어보면 똑같은 유머 콘텐츠라 할지라도 신문, 잡지, 서적과 같은 활자매체보다는 라디오나 녹음기 같은 음성매체가 사람들을 더 배꼽 잡게 한다. 그리고 음성매체보다는 텔레비전, 영화와 같은 영상매체가 더 리얼한 웃음을 줄 수 있다.

또 영상매체보다는 사람이 실제로 눈앞에서 등장할 뿐만 아니라 관객과 배우가 상호작용까지 벌어지는 연극이나 광대의 놀이마당 등이 한층 더 웃길 수 있다. 특히 영화, 연극, 놀이마당 등은 청중이 다수이기 때문에 청중끼리의 웃음 전염 효과까지 생겨서 훨씬 더 좋은 웃음환경이 조성된다. 보다 큰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매체들의 순위는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활자매체(신문/잡지) < 음성매체(라디오/녹음기) < 영상매체(TV/PC동영상/영화) < 실제 무대(연극/놀이마당)

최신 고품격 유머 컬렉션

최신 사회트렌드 및 라이프스타일

■ 삶은 여전히 고단해

할아버지 : "나는 10대 때 독립군 전투에 참여했고, 20대에는 625전쟁에 참가했단다. 요새 너희들은 행복한 줄 알아야 혀."

손자 : "저희도 비슷해요."

할아버지 : "뭔 소리여?"

손자 : "우리도 10대에는 입시전쟁을 벌이고 20대에는 취업전선에 나서야 해요."

건강/장수

■ 성인聖人들의 고급 식단

① 기독교

성서에 보면 세례 요한이라는 선지자가 빈궁한 생활을 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광야에 살면서 메뚜기와 석청(야생꿀)만 먹었다."

요즘의 해석 : 미식가들이 즐기는 고단백식품과 로열젤리.

② 불교

불경에서는 육식을 금한다.

요즘의 해석 : 웰빙 바람과 함께 분 채식 열풍.

③ 이슬람교

코란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금한다.

요즘의 해석 : 달리 선지자(先知者)이겠는가? 쇠고기가 더 고급인 줄 벌써 알고 있었다.

■ 새집증후군과 헌집증후군

A : "자네 새 아파트로 이사했다면서? 좋은가?"

B : "응. 좋긴 한데 새집증후군 때문에 목도 아프고 눈도 따가워."

A : "그래도 헌집증후군보다는 낫지 뭐."

B : "헌집증후군은 뭐야?"

A : "마누라가 새 아파트 사달라고 매일 바가지를 긁어대서 귀가 아프고 따가운 증상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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