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
혹시 당신은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한 적이 있는가? 주부로서 힘든 점에 대해서는 말해도 시큰둥하면서 집안일에 대해 잔소리를 늘어놓는 남편, 자신의 책임을 전부 아랫사람 탓으로 돌리는 직장 상사들을 대할 때와 같은 상황 말이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처럼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 무턱대고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집이나 직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꼭 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을 수만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그들의 속마음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남의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다거나, 변화에 적응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 등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원인이 있다. 우리가 무심코 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독불장군 같은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행위가 왜 일어나는지 근본 원인부터 아는 것이 바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 저자 가타다 다마미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다. 다양한 인간 군상과 각종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스트레스, 그리고 마음의 병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새삼 느꼈다. 또한 자신도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음을 떠올리며, 주변에 한 명은 꼭 있는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과 그런 그들 때문에 힘든 ‘나’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그들을 상대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려운 인간관계를 푸는 근본적 대책을 제시한다.
오사카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교토대 대학원 인간·환경학 연구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프랑스 정부 초청 유학생으로 파리 제8대학 정신분석학부에서 라캉파 정신분석을 연구했다.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범죄 심리나 심리적 병의 구조를 분석했으며, 교토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철부지 사회》,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 등이 있다.
■ 역자 황선종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일본 다이토분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였고, 동대학원 일본어학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약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글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이익의 90%는 가격 결정이 좌우한다》,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성공하는 인생은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 등 다수다.
■ 차례
프롤로그_독불장군 때문에 힘들다면
1장 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사실 자신감이 없다
모 아니면 도다
독선적인 성격 때문에
유연성이 없다
변화에 대한 불안감
2장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
인터넷의 영향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자기과시욕
거식증과 매우 닮았다
아이에게 투영된 부모의 자기애
독선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병이라는 걸 깨닫지 못한다
완벽주의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장 독불장군과 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부정당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특정한 상대의 의견만 듣지 않는 사람에 대한 분노
서로 상대의 의견을 듣지 않을 때
4장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집단’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집단은 어디에나 있다
다른 의견은 원천 봉쇄, 의견 대립은 배반 행위
집단 따돌림의 수단이 된다
사과시키기에 숨겨진 공격 수단
남의 말을 듣지 않는 ‘폐쇄적인 집단’
5장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이유
망상 증세가 있다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하다
6장 독불장군에 대처하는 법
오랜 관례와 안전제일주의에 빠진 사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
계속 시끄럽게 말하는 사람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사람
자기 생각과 방법을 바꾸지 않는 사람
일을 방해하는 사람
독한 말을 내뱉을 수 있어야 한다
에필로그_독불장군이 바로 ‘나’는 아닐까?
독불장군 상대하기
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다른 사람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도무지 아무리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예요."라며 고충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신도 그런 사람들 때문에 고민했던 적이 있지 않을까? 대체 그들은 왜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 건지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옳다는 점은 인정받고 싶어한다. 즉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 실제 경험이나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자기합리화를 하면 그나마 괜찮다. 그런데 독선적인 생각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희망 사항을 내세우며 자기를 합리화하면 이만저만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잘못된 생각이다", "사실과 다르다"라고 입이 닳도록 지적해도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오히려 완고해져서 더욱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주위 사람들은 난처해진다.
이런 식을 자기 합리화를 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① 이득을 얻기 위해서
② 부정하기 위해서
③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①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인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어떤 이점을 노리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와 같은 자기 합리화는 ② 부정하기 위해서, 즉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숨어 있으면 한층 더 강해진다. 자신이 잘못했다고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인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자기 합리화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거짓말쟁이일수록 다른 사람의 거짓말에 민감하며 다른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법이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 이득이 없거나 부정하고 싶은 욕구가 없음에도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있다. ③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경우다. 특히 자신이 더 낫다는 점을 상대편에게 보여주기 위해, 달리 말하자면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유형이 가장 많다.
전형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회의를 할 때 자기 의견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며 밀어붙이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참석자들의 반론이며 제안을 완전히 무시한다.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뛰어나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있으며,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만족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다른 누군가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은 곧 자신의 패배라는 어처구니없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자신은 특별하므로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특권 의식이 이런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가족 기업의 독선적인 사장이나 개인 병원의 상속자 같은 이들에게서 이런 경향을 볼 수 있다. 주위에서 치켜세우고 반론은 전혀 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의견이 그대로 통용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자신의 말에 조금이라도 토를 달면 얼굴빛이 변해서 상대편을 매도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더욱더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된다.
이런 독선적인 방법으로도 회사가 별 탈 없이 운영된다면 상관없지만, 일단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으니 설령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더라도 제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신밖에 사랑할 수 없는 독불장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영향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역시 자신만 생각하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다.
전철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수년 전만 해도 인터넷의 주요 수단이 개인용 컴퓨터(PC)였기에 인터넷의 가상현실에 몰두하는 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언제, 어디에서든 인터넷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에게 투영된 부모의 자기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꼭 막힌 사람은 자기애와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자기애와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해지는 요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하나가 저출산 현상이다.
애초에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아이에게 자기애를 투영한다. 일찍이 프로이트가 지적했듯이 부모의 기대란 부모 자신이 이미 포기한 이전의 나르시시즘의 재생이며 소생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는 부모가 못다 이룬 꿈을 실현시켜야 하고 아버지 대신 위인이나 영웅이 돼야 하며 어머니가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를 늦게나마 채우기 위해 왕자를 남편으로 맞이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이런 예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프로 야구선수나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했던 아버지가 어려서부터 아들에게 특별훈련을 시킨다든지, 가수나 여배우의 꿈을 꿨던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 오디션을 받게 한다.
이 모두가 자신이 실현하지 못한 꿈을 나르시시즘이 투영된 아이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행동이다. 게다가 아이를 통해 자아실현을 도모하거나 패자부활전을 하는 부모들을 관찰해보면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충족되지 못한 부모일수록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한층 더 강하다.
물론 자신의 꿈을 아이를 통해 이루려는 부모들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부모의 기대가 분산되지 못하고,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자신에게 투영된 부모의 자기애를 홀로 짊어진 채 성장하게 된다.
자연히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는데 모두가 자신의 바람대로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자신보다 야구나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주전 선수가 되지 못할 수도 있고, 자기보다 예쁘고 스타일 좋은 여자아이가 있어서 오디션에 떨어질 수도 있다. 또는 동네 초등학교에서는 1등을 밥 먹듯이 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채워지지 못해서 괴로워하게 된다.
이런 때는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반적으로 두 가지 선택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그만큼이 자신이 타고난 재능이며 모습이니 눈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기애가 강하면 무척 어려운 일이다. 포기하는 것과 종이 한 장 차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포기하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대신 이루도록 하는 경우라면 더욱더 힘들 것이다.
또 하나는 어차피 포기하지 못한다면 한층 더 노력해서 부족한 재능이나 외모를 보충해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잠을 줄여가며 야구나 축구 연습을 하든지, 춤이나 노래를 미친 듯이 연습하든지, 죽자 사자 공부를 한다.
후자가 건강하고 생산적이다. 일류 운동선수나 음악가, 배우나 학자는 초인적인 노력을 해왔기에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누구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도 타고난 재능이나 외모의 차이는 어쩌지 못하는 냉혹한 현실에 부딪혔던 경험이 누구에게라도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이런 벽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절충해가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조금이라도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애가 강하면 양쪽 다 어렵다. 먼저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자니 자신이 이것밖에 안 된다라고 인정하는 셈이기에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자신은 이보다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독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서 노력을 계속해나가기도 어렵다.
그 결과 인정받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게 되고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섭식 장애 또는 인터넷상에 비상식적인 사진을 올리는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집단
사과시키기에 숨겨진 공격 수단
점원을 무릎 꿇리고 사죄를 하게 한 사건이 요즘 화제다. 그런 행동을 한 사람들은 상품관리와 접객 태도가 엉망이라며 공연히 트집을 잡고 점원이 어떤 설명을 하든 전혀 듣지 않았다. 결국에는 점원을 무릎 꿇게 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다. 그 영상이 단서가 돼 체포됐으니 자업자득인데, 이들이 점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은 앞에서 지적한 이득과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먼저, 점원이 설명을 하든 사죄를 하든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스마트폰을 변상하라거나 담배 등을 달라고 요구했던 점을 보면 이득을 노리고 한 짓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이득을 노리고 트집을 잡은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적어도 도중에 점원의 말을 듣지 않고 대가를 요구하면 어떤 이득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 아닐까?
자존심도 중요한 동기다. 자신들이 점원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과시했으며, 실제로 점원이 몇 번이나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함으로써 지배 욕구가 충족됐기에 신이 나서 그런 모습을 동영상 사이트에 올렸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도 관중이나 방관자의 존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점원을 협박한 집단 중에는 직접 트집을 잡거나 협박을 하건 요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이들과 함께 빈정대 사건을 악화시킨 관중이 있었다. 그들은 점원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무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건에 가담한 것이다. 그리고 그 가게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보고도 보지 못한 척 그냥 지나침으로써 방관자 역할을 했다.
이처럼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공격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더구나 가해자라는 의식도 죄책감도 없기에 한층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폐쇄적인 집단
인터넷의 보급으로 사람들이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만 보게 되고 남의 말을 듣지 않게 됐다. 물론 "아니, 그렇지 않다. 인터넷상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다. SNS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으며 활발하게 논의할 수도 있다"라고 반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함으로써 이전에는 접촉할 수 없었던 사람들과도 교류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교류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더욱 어울리면서 자신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확인함으로써 자기 긍정을 얻지 않았을까?
이를테면 역사 해석에 관한 게시판을 보면 비슷한 의견들만 꼬리를 물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본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다른 의견은 철저하게 두들겨 맞는다. 결국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다라는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남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견디기 못하고 그 게시판을 떠나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가서 의견을 말하게 된다. 이렇게 의견이 여과되고, 결국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교류만 남게 된다.
당연히 동류의식이 강해지고 이런 동류의식이 있기에 공격적으로 변하기 쉽다. 게다가 인터넷상에서는 익명이라는 점을 이용해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마음껏 비웃고 능욕하고 중상해서 철저하게 짓밟는다.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라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면서 죄책감도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자신들의 의견이야말로 옳다는 신념과 자기 긍정이 더욱더 강해지고 이전보다 더 정의를 내세운다. 이렇게 되면 골치 아픈 집단이 된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것도 아니고 울분을 해소하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잘못을 고치려는 것뿐이라고 믿고 정의감에 취해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정의를 걸고 다른 의견을 철저하게 공격하다 보면 상대가 의견을 바꾸거나 사고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우월성을 과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쾌감을 느낀다. 이러한 까닭에 날마다 인터넷상에서 특정 대상을 집중 포화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독선적인 정의감에 이끌려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여겨질 뿐인데,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공격을 일삼는 이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들은 어디까지나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분별없이 저돌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인데, 이런 행동을 부추기는 것이 앞에서 언급한 관중과 방관자다. 인터넷상의 수많은 관중이나 방관자는 인에블러(enabler,조장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주위에는 술값을 주거나 환자가 취해서 저지른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계속 술을 먹게 하는 인에블러가 있는 경우가 많듯이 인터넷상에서 공격하는 이들 주위에도 익명의 인에블러가 무수히 존재한다.
인에블러인 관중이나 방관자도 차이의 공포를 지니고 있다. 좀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도 공연히 그런 의사표시를 했다가 자신이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질색이기에 방관하게 되는 것이다.
독불장군에 대처하는 법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리한 질문에만 대답을 하고 불리한 질문에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상대의 제안이나 의견에 내심 찬성하지 않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에서 반대 의견을 말하거나 비방하고 중상하는 유형도 있다. 이런 불유쾌한 상황이 닥치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느끼고 사람에 대한 불신에 빠질지도 모른다.
침묵이 인간관계에 따라서는 공포를 준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음 깊이 신뢰하는 부부나 부모와 자식, 또는 연인이나 친구 사이는 딱히 대화를 나누지 않고서도 편하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있을 수가 있다. 그런데 왠지 불편한 상사나 동료와 둘이서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있으면 어색하고 괜히 불안해진다. 그래서 뭔가 말을 하려고 이야깃거리를 찾지만 적당한 얘기가 떠오르지 않아 곤혹스러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침묵이 계속 이어지면 상대편이 불편한 게 아닐까?, 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나를 싫어하는 걸까?와 같은 생각이 들고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불안감을 초래하는 침묵을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거부하는 데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부부 싸움을 한 뒤 상대가 좀처럼 말을 건네지 않아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숱하게 많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상대의 이런 심리를 넘겨다보고 침묵의 힘을 이용하려는 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놓이면 말을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와 같은 마음으로 느긋하게 있는 편이 좋을 듯싶다.
침묵도 증상이라고 생각하면 침묵으로 얻는 질병 이득을 가능한 한 주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일단 침묵이 주는 질병 이득을 얻게 해주면 상대편은 이를 학습해서 다음에도 같은 방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자기 생각과 방법을 바꾸지 않는 사람
자신의 방식이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방식이나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걸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문제인데, 어쨌든 이런 유형은 자신의 방식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그것이 가장 뛰어나고 올바르다고 믿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변화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런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려고 하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완고한 태도를 보인다. 이는 환경이 바뀌면 제대로 적응할 수 없어서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힐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변화나 혁신에는 반대를 한다. 새로운 방식에는 완고하게 저항하고 오래된 방식을 고집한다. 다른 곳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더라도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진저리를 친다.
물론 뭐든지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변화나 혁신에 저항하는 보수적이고 진중한 사람들의 조언 덕에 새로운 기술이나 방식에도 결점이나 폐해가 있으며 반드시 만능 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완고한 태도는 다양한 문제를 초래한다. 특히 관리직인 경우에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는 부하 직원의 의욕을 꺾게 된다. 새로운 방식이나 기술을 제안해도 어차피 퇴짜를 맞을 뿐이라고 생각해 스스로 규제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집단에 폐쇄적인 분위기가 감돌게 되면 염증이 나서 그만두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이런 사람에 대한 대처법은 매우 어렵지만 변화나 혁신에 저항하는 이유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 자신은 제대로 익숙해지지 못해 배제돼버리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하면서 이와 같은 공포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완고하게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안심시켜줘야 한다. 당신이 새롭게 도입하려고 하는 기술이나 방식은 간단하고 알기 쉬우며 익숙해지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때 전문용어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고 되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독한 말을 내뱉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 어차피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라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상대가 원하는 바일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해야 할 말을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인정을 받고 싶다든지, 호감을 얻고 싶다든지 하는 욕구를 버리고 유머를 섞어가며 따끔하게 말해보는 것이 좋겠다.
이를테면 자신의 방식이나 생각을 바꾸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상대에게는 "그렇게 꾸준히 같은 방법으로 해나가다니, 요즘 시대에 참 보기 힘든 사람이네요" 라고, 당신의 말만 듣지 않고 방해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왠지 반대의 의미로 나만 특별 취급을 받는 느낌입니다만"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꽉 막힌 사람에게 대처하려면 당신도 독한 말을 내뱉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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