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로 세우는 힘

   
정젠빈(역: 원녕경)
ǻ
제이플러스
   
14800
2015�� 08��





■ 책 소개


중국 5천 년 지혜가 담긴 인생경영서
위기를 극복하고 나를 바로 세우는 고전의 가르침


많은 고전 가운데 『귀곡자』는 인간관계의 기술과 권모술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공학 저서로 당대 최고의 처세서로 평가받고 있다. 『채근담』은 중국 오천 년 역사 동안 축적되어 온 삶의 지혜를 총 망라한 동양 최고의 지혜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를 바로 세우는 힘』은 이처럼 동양의 탈무드라 불리는 『귀곡자』와 『채근담』에서 실용성 있는 내용만을 뽑아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처세와 지혜를 한 권에 담아냈다.


■ 저자 정젠빈
샤위빙(夏語氷), 츠위치우(池雨秋) 등의 필명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베이징에서 도서기획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베스트셀러를 기획했는데 그 대표작으로는 『상사의 마음에 꽂히는 말-1분 만에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술(把話說到領導的心坎里: 一分鍾打動領導的說話術)』, 『마음가짐의 놀라운 힘(心態的驚人力量)』, 『두라라의 직장고속승진 3계(杜拉拉職場續騰36計)』, 『사교에 필요한 100가지 심리전략(社交中的100個心理謀略)』 등이 있다.


■ 역자 원녕경
샤위빙(夏語氷), 츠위치우(池雨秋) 등의 필명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현재 베이징에서 도서기획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베스트셀러를 기획했는데 그 대표작으로는 『상사의 마음에 꽂히는 말-1분만에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화술(把話說到領導的心坎里: 一分鍾打動領導的說話 術)』, 『마음가짐의 놀라운 힘(心態的驚人力量)』, 『두라라의 직장 고속승진 3계(杜拉拉職場續騰36計)』, 『사교에 필요한 100가지 심리전략(社交中的100個心理謀略)』 등이 있다.


■ 차례
서문


1부 귀곡자의 처세술_국면을 장악하고 사람을 얻는다
1장 상대의 겉과 속을 읽는 법
2장 원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3장 상대를 움직여 원하는 바를 취하라
4장 대국을 구하는 잔재비, 대사를 그르치는 빈틈?
5장 주변 정세를 살피고 국면을 장악하는 법
6장 말썽은 피하고 정도를 걸어라


2부 채근담의 지혜술_나를 세우고 관록을 얻는다
7장 자신을 바로 보고 마음을 다스려라
8장 생활은 사치스럽지 않게, 기풍은 인색하지 않게
9장 시련을 관록으로 키워내라
10장 길이 없으면 일찌감치 고개를 돌려라?
11장 집안을 다스려야 큰일을 이룬다
12장 생활의 균형을 잡아 재충전하라


옮긴이의 말


 




나를 바로 세우는 힘


서문

세상에 제대로 발을 붙이려면 처세법부터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처세가 우리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아마 거의 모든 사람이 매 순간 어떻게 처세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처세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고전 저작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바로 2000여 년 전 중국 춘추시대 종횡가의 시종 왕허(王詡)가 쓴 『귀곡자』다.


『귀곡자』는 인간관계의 기술과 권모술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공학 저서로, 책 한 권을 관통하는 심오한 이론과 절묘한 문체로 당대 최고의 책이라 평가받고 있다. 『귀곡자』는 사람의 마음을 통찰하고, 정세를 파악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음과 양에 맞는 적절한 대응방법을 알려준다. 사람의 심리를 헤아리는 법, 정치적 전략, 연설 기술 등 정수의 집합체인 『귀곡자』를 통해 우리는 예측불허의 전략과 막강한 위력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처세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우리가 소홀히 해서는 안 될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심신수양이다. 처세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됨이기 때문이다. 사람됨은 심신수양으로 완성되는데, 여기서 심신수양이란 자신의 도덕적 사고수준을 높여 나를 바로 세우는 것을 말한다. 인생의 성패는 외부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내공에 달렸다. 불후의 고전 『채근담』이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명나라 시절 홍응명(洪應明)이 쓴 『채근담』은 심신수련에 관한 책으로 중국 5000년 역사 동안 축적되어 온 삶의 지혜를 총 망라하고, 유가와 도가, 불가를 관통하는 정수만을 모았다. 유려한 문체로 심오한 격언을 풀어내고 인생의 참뜻을 되새긴 『채근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현실적인 의미가 통용될 만큼 구구절절이 금과옥조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립할 수 있는 비결은 물론 지헤를 쌓고 자신감을 얻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는 『채근담』은 거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동양 최고의 지혜서다.


심오한 처세전략과 절묘한 인생경영의 지혜가 결합되어야 비로소 더 완벽한 자아와 인생을 완성할 수 있다. 이 책은 『귀곡자』와 『채근담』이라는 두 고전의 정수만을 담아냈다. 처세와 심신수련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내용을 쏙쏙 뽑아 생경하고 난해한 원문을 해석하고, 그 본의를 확대해 실제 사례들에 접목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용성까지 더했다. 고전을 이해하고 이를 거울삼고 싶은 독자들이 라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에는 사람을 알아보는 법을 배워 인간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전체의 추세를 꿰뚫어 국면에 대비하는 법이 담겨 있다. 좋은 전략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사람과 환경을 찾고, 일과 생활의 균형점을 찾아 인생의 무한한 즐거움을 즐기는 법과 치밀한 논리로 현실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인생과 마주하는 법, 그리고 출세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마음 편안한 생활을 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귀곡자의 처세술_ 국면을 장악하고 사람을 얻는다

원하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군자와는 도의를, 소인과는 이익을 논하라

세상 만물에 음(陰)과 양(陽)이 존재하듯 사람도 음의 기운을 가진 사람과 양의 기운을 가진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부류에 속해있다 하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사람마다 지닌 장단점이 다르고 또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어 관계의 주도권을 잡고 싶다면 사람에 따라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귀곡자는 "벽합 즉, 사람의 마음을 열고 닫음을 논할 때는 음과 양의 두 가지 방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에게는 밝고 진보적인 이야기를,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사람에게는 몸을 보전할 수 있는 생존법을 이야기하라. 사람의 심리에 따라 그 사람을 설득한다면 설득하지 못할 사람이란 없다(埤闔之道, 以陰陽試之. 故與陽言者, 依崇高. 與陰言者, 依卑小. 由此言之, 無所不可)"라고 했다.


먼저 상대를 깊이 알아보고 유형을 파악한 다음 그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라는 뜻이다. "군주에게 유세를 할 때는 묘략에 대해 논하고, 신하에게 유세를 할 때는 사적인 친분을 이야기하라(故說人主者, 必與 之言奇 : 說人臣者, 必與之言私)"라는 귀곡자의 말처럼 상사에게는 참신함으로, 부하에게는 그와 직결된 이익을 어필하라.


무측천(武則天)이 황후의 자리에 오르고 얼마 후, 그녀는 예부상서 허경종(許敬宗)이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뇌물을 수수하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등 일련의 부패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나 허경종이 은밀히 자신의 편에 서겠노라는 뜻을 밝혔을 때, 무측천은 매우 기뻐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남에게 비난을 받는 것은 자네의 잘못이 아니야. 다 대신들이 자네의 재주를 시기하기 때문이지. 나는 줄곧 자네의 품행을 믿어왔고, 황제께도 자네를 추천할 생각이네."


허경종은 이 말을 듣고 진심으로 감사해하며 무측천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 이에 무측천의 측근들은 그녀의 주의를 환기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마마, 쉬이 그를 믿지 마십시오. 평서 덕이 없기로 유명할뿐더러 신의라고는 모르는 자입니다. 그런 자를 중용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되옵니다."


무측천은 이 말을 듣자마자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허경종이 그런 자가 아니라면 내가 어찌 그에게서 이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런 자를 잘만 이용하면 한평생 나를 위해 기꺼이 충성을 바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를 바라 마지않을 수 있겠느냐?"


그리고는 자신만만하게 말을 이었다.


"부정한 재주꾼은 한 번 굴복시키면 마음껏 부릴 수가 있는 법, 그를 이용해 소위 충신들을 상대하도록 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무기가 어디 있겠느냐? 그의 약점은 명예와 이익을 두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바로 이 명리를 이용해 그를 부릴 생각이다. 이런 좋은 족쇄가 있는데 걱정할 것이 무엇이냐?"


그리하여 무측천은 당고종(唐高宗)에게 허경종을 여러 차례 추천했고, 이와 함께 허다한 허경종의 허물을 덮어주었다. 그녀는 일부러 화를 내며 당고종에게 이렇게 말하기까지 했다.


"예나 지금이나 충신은 참 못할 짓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비방에 시달립니까? 허경종은 폐하를 향한 충성심이 깊고 사리사욕을 채울 줄 모르는 자가 분명합니다. 그러니 조정의 관리들이 하나같이 그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요. 폐하께서 그런 낭설을 믿으신다면 간신들의 모략에 걸려드는 꼴이 될 것입니다. 소첩, 이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측천은 허경종 같은 조력자들 덕분에 날로 세력을 확장해나갔고, 훗날 황위를 차치하는 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상대가 군자든 소인이든 그 유형을 파악하고 그의 밑바닥까지 철저히 알아보라. 그런 다음 방법을 강구해 적의를 없애고 관계를 형성해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라. 일단 공동의 이익단체가 성립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솔직하고 도덕적 소양을 갖춘 사람과는 되도록 진실한 마음으로 원대한 이상과 인생의 도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 반대로 속이 좁거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의리를 저버리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로 상대에게 당신이 그들과 비슷한 생각과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라.


공자의 말처럼 "도덕적 소양을 가진 사람은 대의를 중시하고, 마음속에 다른 꿍꿍이를 품은 사람은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한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소인은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만을 기준으로 삼고, 이익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반면 군자는 어떠한 일을 행하든 자신의 마음속 정의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정의나 옳고 그름이 아닌 이익의 유무나 이익의 많고 적음이 판단기준이 되는 소인과 정의롭지 않은 일은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해도 그저 뜬구름 같이 부질없다고 여기는 군자의 근본적인 차이다. 한마디로 인품과 덕망이 높은 사람에게는 대의가 전부요, 인품이 낮은 사람에게는 이익이 최고인 셈이다.


음양의 도(陰陽之道)의 기본은 상대의 실제 상황과 상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상대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상대가 즐겨 듣는 노래를 불러야 자연스럽게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다.


주변 정세를 살피고 국면을 장악하는 법

감정을 다스려 희노애락을 드러내지 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기쁠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고, 초조할 때는 짜증을 부린다. 그러나 가끔이라면 몰라도 항상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수동적인 위치에 놓을 수밖에 없다. 감정을 숨기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당신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지를 훤히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은 쉽게 당신을 웃기고, 울리고, 화를 돋워 당신을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쉽게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그중 한 방법이다.


귀곡자는 성인이 큰일을 해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평상심을 가졌기 때문(有以平素之者)"이라고 여겼다. 차분하고 침착하며 진중한 모습으로 일을 처리한 결과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귀곡자는 "어떠한 일을 마주하던 기쁨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사람이 속 깊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중대한 기밀을 맡길 만하다(故去之者, 從之; 從之者, 乘之. 貌者不美又不惡, 故至情托焉)"라고 했다.


타인의 신임과 중임을 얻기 위해,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먼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함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인간관계에서 주도권을 손에 쥘 수 있다.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은 냉정한 사람에게 번번이 지게 마련이다. 실제로 필요한 말보다 적게 말을 하면 더욱 위엄있어 보이고, 조심스럽게 할 말을 가려 할 줄 알면 당신의 진짜 의도를 숨길 수 있다. 그러면 상대는 도리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자신을 더 잘 보호하고, 타인을 제어하길 원한다면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마라. 청나라 중신 중국번은 감정제어법에 정통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언행에 지나친 현시욕이 드러나지는 않았는지를 점검했고, 부하들 중 현시욕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때그때 주의를 주었다.


중국번이 양강총독을 지낸 때, 부하 이홍예(李鴻裔)가 총독부로 왔다. 중국번은 그를 매우 좋아해 아들처럼 생각했다. 하루는 이홍예가 탁자에 놓인 문헌을 보다 시 한 수를 발견했다. 어는 노학자가 쓴 시였다. 이 노학자는 당시 10대 성현으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였다. 시문의 마지막 단락을 이러했다.


"나를 미인 옆에 데려다 놓고 마음이 동하는지를 묻는다면 나는 동하지 않는다 대답할 것이요. 나를 높은 벼슬 주변에 데려다 놓고 이를 탐하는 마음이 생기는지 묻는다면 나는 역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홍예는 여기까지 보고 붓을 들어 이렇게 적었다.


"미녀 옆에서도 높은 벼슬 주변에서도 그대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만나보고 싶구나." 그리고는 붓을 내던지고 밖으로 나갔다.


중국번은 이를 본 후 우여곡적 끝에 이홍예를 불러들였다. 그런 다음 이홍예가 쓴 문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들은 모두 세상 사람을 속여 명예를 훔친 부류들이다. 이들의 언행이 한결같이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풍부한 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헛된 명성 덕분이다. 지금 네가 그들의 실체를 폭로한다면 너를 향한 그들의 원한은 그저 말에서 그치지 않고, 너와 네 가족까지 집어삼키려 들 것이다."


이홍예는 중국번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그 후 감정을 제어하여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았다.


감정을 다스려 함부로 희노애락을 표현하지 마라. 함부로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고, 의도를 드러내지 않으며, 당과 패를 만들지 마라. 다른 사람이 당신의 저의와 실력을 파악하지 못하면 상대는 틈을 파고들 수 없을 것이다.



채근담의 지혜술_ 나를 세우고 관록을 얻는다

자신을 바로 보고 마음을 다스려라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진짜 재주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속물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권모술수를 쓰길 좋아하고 요행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며 온몸으로 세속적인 기운을 발산한다. 속물들은 항상 뺀질뺀질한 태도로 남에게 묻어가기를 좋아한다.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저 현상을 늘어놓을 뿐 결론은 짓지 않으며, 원칙적인 문제에 부딪혀 변명이 필요할 때에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말만 늘어놓는 것도 그들의 특징이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속물로 변하기 쉬운 것이 사람이라지만 진흙탕 속에서도 오염되지 않는 것, 꾀를 알면서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재주다.


『채근담』에서는 "요행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권모술수를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은 확실히 청렴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최고로 고결한 사람은 이러한 방법을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다(智械機巧, 不知者爲高, 知之爲不用者爲尤高)"라고 했다. 그렇다. 꾀를 쓸 줄 알지만 쓰지 않는 것이 곧 성숙함이다. 속물적인 것은 일종의 병태이자 매우 안 좋은 습관이지만, 성숙함은 장기간 수련을 한 결과이자, 인생의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성숙한 사람은 입장을 바꿔 생각할 줄 알고 기꺼이 양보할 줄 안다. 못마땅한 일이나 싫은 사람을 만나도 침착하게 대처해 관계를 해치지도, 그렇다고 입장을 잃지도 않는다. 그들은 매사에 남을 탓하지도 않고, 세속에 영합해 남이 하는 대로 덮어놓고 따라가지 않는다. 정정당당하고, 공명정대하며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태도로 침착함을 유지한다. 일을 처리할 때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확실한 주견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안다. 또한 성숙한 사람은 어떠한 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과감하게 행동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채근담』에서는 "영리하고 노련하며 세상물정을 훤히 아는 사람보다 순박하고 천진하며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낫고, 지나치게 소심하고 신중한 사람보다는 거리낌 없이 공명정대하게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낫다(君子與其練達, 不若朴魯. 與其曲謹, 不若疏狂)"라고 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유지해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 사회에서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마음속의 신념을 지킬 수 있다.


지킬 것은 지키고, 일을 행할 때에는 주저하지 말며, 세상물정을 속속들이 알더라도 이를 위해 마음속의 진실한 무엇을 흘려보내지 마라. 그러면 세상은 알아도 세상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 세상사는 알지만 세속적이지 않고, 한결같은 진실함과 열정을 지니는 것. 이것이 바로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생활은 사치스럽지 않게, 기풍은 인색하지 않게

얻는 것에 무심하고, 잃는 것에 태연하라

"복 안에 화가 숨어 있고, 화 속에 복이 깃들어 있다"라는 말처럼 득(得)과 실(失)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때로는 절망 속에서 희망이 자라나고, 잃는 것이 곧 얻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채근담』에서는 "어떠한 일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폐해가 생겨나 기 마련이다. 이해득실은 상호전환 관계여서 오늘의 흥함이 내일의 쇠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일이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낫고, 일이 적은 것보다 일이 없는 것이 낫다. 아무 일이 없는 것이 곧 복이다(一事起則一害生, 故天下常以無事爲福)"라고 했다. 무엇을 가졌다고 해서 뜻을 이뤘다고 할 수 없고, 무엇을 잃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있고, 반대로 잃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것도 있다. 인생은 이렇게 무엇인가를 얻고 잃는 과정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를 살펴보면 이러한 기록이 있다. 초나라 왕이 유람을 나갔다고 그만 활을 잃어버렸다고 한다. 부하들이 활을 찾으러 나서려고 하자 초나라 왕은 이렇게 말했다.


"괜찮다. 내가 잃어버린 활은 백성들이 주울 것이다. 어찌됐든 초나라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될 터인데 굳이 찾으러 갈 필요가 있겠느냐?"


이 일화를 들은 공자는 "아쉽게도 초나라 왕의 마음은 그리 넓지가 않구나! 왜 활을 잃어버리면 누군가는 그 활을 줍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 활을 줍는 사람이 초나라 사람인지 아닌지를 따진단 말이냐?"라고 탄식했다고 하지만, 어쨌든 잃어버린 물건에 미련을 두지 않는 초나라 왕의 행동은 본받을 만하다. "활을 잃는 사람이 있으면 얻는 사람이 있다"라는 그의 말은 득실에 대한 대범함을 보여준다. 확실히 잃어버린 것에 미련을 두고 얽매이기보다는 시원하게 포기하는 것이 타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자신의 마음 역시 편해지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물욕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득실의 참뜻을 이해한 사람은 낙관적이고 대범한 마음가짐으로 얻지 못한 물건에 신경 쓰지 않고 매일 유쾌하고 홀가분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머리를 싸매고 좌충우돌하다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머리가 아프다.


사람의 인생은 득과 실, 즉 얻고 잃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물질적으로 희생한 경우 당장은 손해를 본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 희생으로 정신적인 위로와 많은 즐거움을 얻었으면 사실 손해를 본 것이 아니다. 많은 노력을 바쳤거나, 무엇인가를 양보해 적게 얻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손해를 본 것 같아도 멀리 보면 오히려 더 이익이다. 당신의 모습에서 관대함과 품격을 보고 감명을 받고 존경심을 느낀 사람들이 이후 다른 조건이나 상황에서는 당신을 우대하고 당신에게 더 많은 이익이나 명예를 안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여정에는 얻는 것이 곧 잃는 것이요, 잃는 것이 곧 얻는 것인 경우가 많다. 득 중에 실이 있고, 실 중에 득이 있다. 그러므로 무엇을 얻고 잃는 일 때문에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고, 힘겹게 발버둥칠 필요가 없다. 평상심으로 생활 속의 득과 실을 대하라. 얻었을 때는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잃었을 때는 해결방법을 찾으면 된다. 얻는 것에 무심하고 잃는 것에 태연하면 기뻐 날뛸 일도 실의에 빠져 허덕일 일도 없다. 그러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와 조금씩 자신의 인생을 충만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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