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이민영
ǻ
라이스메이커
   
14000
2015�� 02��



■ 책 소개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라!


사람과 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자산이 된 요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말을 잘한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스펙 중의 스펙이 되었다. 말주변도 부족하고 소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겐 이는 매우 부담스러운 말이다. 이런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민영 저자는 누구나 사람들을 끄는 매력적인 말하기를 할 수 있다고 이 책을 통해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계 최고의 명강연인 테드를 토대로 본인이 연구하고 분석해서 얻은 귀한 말하기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그녀는 테드를 통해 단시간에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단순한 말재주가 아닌, 오랜 시간 듣는 사람의 가슴에 남아 울림을 주고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묵직한 말하기의 힘에 대해 설명한다. 빌 게이츠를 비롯하여 쉐릴 샌드버그와 말콤 글래드웰과 같은 세계최고의 명사는 물론, 동네 작은 병원의 의사나 아프리카의 소년, 소방대의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자기 경험을 가진 일반 연사들의 강연 사례를 소개하며, 이들이 말하기가 어떻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지에 대해 흥미롭게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은 『마법의 18분 TED처럼 소통하라』의 개정판으로, 말하기가 우리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기존의 내용을 보완하여 재출간했다.


■ 저자 이민영
저자 이민영은 서울대학교 농산업교육과(HRD전공) 교육학 박사. 15년째 연간 250회 이상 강연을 하며 교육콘텐츠 개발에만 전념한 기업교육 전문가로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직장인을 위한 경력개발(Career Development Program), 협상 & 문제해결 등 행복한 직장인이 되기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전달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순천향대학교, 한국사이버대학교 등 국내 유수 대학에서 인적자원개발, 진로설계, 직업정보,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과목을 강의했다. 현재 T&D Partners 커뮤니케이션 전략 연구소 소장 및 현대인재개발원 전문교수로 삼성, LG, 현대, 한화, CJ, 롯데, GS, LS를 비롯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중앙공무원 교육원, 중앙교육연수원, 서울대 행정교육원, 서울시청 등 공공기관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온스타일(Onstyle) 강연쇼 ‘소나기’, tvN의 ‘강용석의 고소한 19’, MBC의 ‘세바퀴’, OBS의 ‘청춘이 희망이다’ 등 다양한 방송활동을 통해 21세기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이민영만의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 역서로는 『시크릿 데일리 티칭(Secret Daily Teaching)』이 있다.
 
■ 차례
개정판에 부쳐 _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매력적인 말하기
PROLOGUE _ 하지 않으면서 하게 된다, 새로운 시대의 소통에 관하여


PART 1 테드를 말하다
CHAPTER 1 18분, 그 마법의 시간에 대하여

· 왜 18분인가?
·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생각들
· 퍼질수록 강력해지는 생각의 힘


CHAPTER 2 테드식 말하기의 비밀
· 소통의 진정성, 잘 듣고 잘 말한다는 것에 관하여
· 누구에게나 같다, 공평한 테드
· 평범한 사람들의 숨겨진 아이디어
·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PART 2 테드를 듣다
CHAPTER 1 일상적인 것에 대한 물음들

· 평범한 일상에서 얻는 지혜
· 이야기의 시작은 모방에서부터
· 대립을 뛰어넘는 메시지
· 스파게티 소스에서 다양성을 찾다


CHAPTER 2 스페셜리스트들이 얻어낸 삶의 교훈들
· 이미 가진 것들과 마주하기
·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하다, 현재를 지켜내는 일
· 작은 호기심이 천재를 만났을 때


PART 3 테드에서 배우다
CHAPTER 1 무엇을 말할 것인가

· 거침없이 터트려라
· 나의 일상에서 길어올려라
· 감동을 퍼트리는 유머의 힘
· 살아 있는 경험으로 생생하게 전하라
· 클라이맥스에서 특정 감정을 느끼게 하라


CHAPTER 2 어떻게 말할 것인가
· 진심을 전달하라
·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구성하라
· 오감을 활용하여 전달하라
· 보디랭귀지를 활용하라


CHAPTER 3 어떻게 들을 것인가
· 긍정적으로 피드백하라
· 들은 것을 실천하라
· 가치를 전파하라




말은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


하지 않으면서 하게 되다, 새로운 시대의 소통에 관하여

우리는 왜 말하는가

처음 테드를 접했을 때 단순히 나의 영어공부를 도와주는 좋은 자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드에서 이타이 탈감의 강연 동영상을 본 후, 나는 소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곧 다음과 같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우리는 왜 말하는가?


우리가 말하는 1차적 이유는 듣는 이에게 내 말의 핵심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말하기가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듣는 이가 내 말의 핵심메시지를 받아들여서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떤 말을 상대에게 전했을 때, 상대의 반응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가? 진정한 소통은 이런 화자와 청자 간의 반응과 반응이 오가며 서로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소통(疏通)은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뜻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는 꽤 오랫동안 일방향의 권위적인 소통의 시대에서 살았다.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저 듣기만 하는 사람이 존재했을 뿐,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한마디로 ‘불통(不通)’의 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물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이 난공불락의 성과 같은 불통을 소통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소통의 비법을 연구해왔다. 나 또한 그랬다. 기존에 나와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열심히 연구했다. 그 연구의 대부분은 단순했다. ‘이렇게 말하면 통한다’ 정도로 설명하는 일종의 ‘스킬’에 관한 것이었다. 누구도 소통의 본질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타이 탈감의 강연은 나에게 이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나는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번스타인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모두는 ‘하나’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동안 우리는 자신과 분리된 존재와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항상 무엇인가 부족했다. 방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거리, 나는 그 간극을 좁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번스타인이 보여준 ‘대상과 완벽하게 하나가 된 소통’은 단순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제조건을 바꾸어주었다. 그가 직접 몸으로 보여준 방법을 지켜보면서 ‘타자와 나는 처음부터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듯, 믿고 격려하며 쓰다듬어주듯 나와 마주한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테드식 말하기’의 기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강연을 본 이후로 테드는 단순히 영어공부 자료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고 나는 본격적으로 테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왜 사람들은 테드에 열광할까? 이유는 간단했다. 테드야말로 우리가 원하고, 앞으로 취해야만 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와 마주한 사람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그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라. 그도 나처럼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도 나처럼 사랑과 존중을 받는 존재임을 인정하라. ‘테드식 소통’이란 바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익혀야 할 소통방식이다.



18분, 그 마법의 시간에 대하여

왜 18분인가?

“전쟁은 졸렬하더라도 빨리 끝내라.” 손자병법에 나오는 ‘병문졸속(兵聞拙速)’이라는 말이다. 전쟁이 길어지면 물자낭비는 물론, 병사들이 지쳐 따르는 자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전쟁뿐만이 아니라 사적인 대화, 강연, 또는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시간이 길어지면 처음의 호기심과 신선함은 사라지고 듣는 사람들의 집중력은 흩어지게 마련이다. 요즘 같이 무엇이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세상에서 간단명료하고 빠르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18분, 아하 모먼트를 얻기에 충분한 시간

“청중이 지적 자극을 받고 ‘아하! 모먼트’(Aha Moment, ‘아하’를 외치게 되는 순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1년 테드 컨퍼런스를 취재한 <중앙일보> 기사에서 테드의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은 18분이라는 강연시간이 짧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테드에서는 매년 50여 명의 강연자가 최대 18분 동안 강연을 한다. 누구에게나 최대 18분이 주어진다. 강연자가 전직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이나 IT시대를 이끄는 빌 게이츠라 하더라도 말이다. 테드 강연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최대 18분인 이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테드를 이끌어가는 핵심인물인 크리스 앤더슨의 대답이 충분한 답이 될 것 같다.


기존의 강연은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주겠다’는 일방적인 가르침의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지적인 수준이 높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거나, 평소에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사람들’이 강연을 했다. 모처럼 그런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1시간 이상 되는 길고 긴 강연을 들어야 했다. 청중들 역시 강연 시간이 길수록 얻어가는 배움도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테드의 강연은 다르다. 테드에서 강연은 ‘가르침’이 아니라 ‘나눔’을 전한다. 듣는 이에게 ‘아하 모먼트’가 일어날 수 있도록 ‘나의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18분이란 시간은 그런 소통이 이뤄지기에 충분하다는 뜻을 전했다.


테드 강연은 3분, 6분, 18분 이하로 나눠진다. 여러 강연자들은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각각 이야기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18분이 다 필요하지만 어떤 사람은 3분, 혹은 6분의 시간 안에서도 본인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렇게 짧은 시간을 활용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는가? 크리스 앤더슨은 메시지를 전하기엔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찰나의 시간에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다음의 영상을 추천했다.


단 3분 만에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

“자, 여러분 상상해보십시오. 여러분이 미국의 거리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한 일본인 남성이 다가와 당신에게 묻습니다. 실례지만 지금 서 있는 이 블록의 이름을 아시나요?”


데릭 시버스는 지도가 보이는 화면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강연 제목은 ‘이상하거나 혹은 다를 뿐이거나?’였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 얼마나 상대적인가를 말하기 위해 4가지의 이야기 자료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가 미국과 일본의 ‘주소 찾기’였다.


“이 질문에 여러분은 ‘죄송합니다. 음, 여기는 오크 거리이고, 저 곳은 느릅나무 거리에요. 여기는 26번가, 저기는 27번가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그 일본인은 ‘이 블록 이름이 뭐죠?’라고 또 다시 물을 겁니다.”


다음에 데릭은 듣는 사람들을 일본 지도가 펼쳐진 거리로 데려갔다.


“자, 이제 반대로 여러분은 일본의 거리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질문합니다. ‘이 거리의 이름을 아세요?’ 그러면 일본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블록은 17번지이고, 이 블록은 16번지입니다.’


데릭은 미국은 주소 이름을 붙일 때 ‘거리’를 중심으로 하지만 일본은 ‘블록’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이런 식으로 보여주었다. 어떤 거리나 블록에 있는 집들의 호수를 정할 때도 미국식과 일본식을 달랐다.


“여러분이 ‘주변을 돌아보니 위치한 순서대로 집 번호가 붙어 있지 않네요?’라고 묻는다면 일본사람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거야 당연하죠. 집 번호는 그 집이 만들어진 순서대로 붙여지니까요. 이 블록에서 가장 먼저 생긴 집이 1호고, 그다음으로 만들어진 집이 2호, 세 번째로 만들어진 집이 3호죠. 참 쉽고 명확하지요.’라고 말입니다.”


미국은 위치 순서대로 집 호수가 정해진다. 미국인들에게 그것은 당연히 쉽고 명확한 방식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른 방법이 당연하고, 쉽고 명확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데릭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을 비교함으로써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과 반대되는 것 또한 사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꼭 하나의 예만 필요할까? 꼭 그렇지 않다. 데릭은 매우 효과적인 예라고 생각되는 ‘주소’를 가장 앞부분에, 비교적 길게 말함으로써 듣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다음은 건강과 중국 한의사의 예, 대부분의 음악이 하나, 둘, 셋, 넷이라는 배열을 갖는 반면 아프리카 음악은 둘, 셋, 넷, ‘하나’의 배열을 갖는다는 예를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예로는 일반적인 지도와는 다르게 거꾸로 위치한 세계지도를 보여준다. 그의 메시지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이런 말이 있지요. ‘인도에 대하여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과, 그 반대 또한 진실이다.’ 절대로 잊지 마세요. 여기 테드, 혹은 어딘가에서 여러분이 듣거나 알고 있는 훌륭한 생각들이 있다 해도, 그 반대 또한 진실일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의 강연시간은 단 2분 42초였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반대의 예 중에서 4가지를 뽑아 중요도에 맞게 위치와 시간을 디자인하고 생생하게 비교하여 전달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자신의 명제를 전달했다.


준비하고 연습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테드식 말하기

테드 강연장에는 강연자가 정면에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계를 달아 놓는다. 특이한 것은 강연시간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강연자들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그 시계를 보며 이야기하기 때문에 누구나 준비한 말을 다하고 내려갈 수 있다.


21세기는 ‘융합의 시대’다. 학문, 산업, 문화의 모든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결합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다방면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시간 안에 핵심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하 모먼트’를 불러일으키는 테드식 말하기는 생존의 필수도구가 되었다. 방대한 지식을 핵심만 골라 압축시켜 전달하는 것은 기존에 존재했던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낯설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테드식 말하기는 준비하고 훈련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방식을 쉽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원 포인트 레슨. 한 장짜리 기획안, 1분 스피치, 프레젠테이션 등 짧고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주고받는 말하기가 필수이다. 사회가 그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학교의 커리큘럼도 바뀌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발표나 토론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 수업은 대부분 팀 프로젝트와 프레젠테이션 위주로 진행된다. 입사 면접은 물론이고, 입사 후에도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매우 중요한 업무적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프레젠테이션은 대부분 20분 내외로 진행되고 1분 자기소개는 면접의 단골 메뉴이다.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공학교육과에서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목을 강의할 때였다. 학생들에게 ‘1분 자기소개’를 하도록 했다. 물론 미리 과제를 내주어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1분은 아주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분 스피치에서 말할 내용을 10포인트 크기로 타이핑하면 그 분량이 A4용지 절반은 된다. 그 정도면 충분히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직접 경험하게 한 것이다.


이 학생들이 졸업하면 각종 면접을 보게 된다. 취업을 해서도 상사나 클라이언트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강의, 강연을 준비할 때에는 꼭 사전에 원고 작업을 하는 게 좋다. 그래야 시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를 쓸 때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치 브레인스토밍하듯 일단 다 풀어낸다. 그런 다음, 여러 번 수정작업을 해서 군더더기를 없앤다. 가능한 하나의 이야기에 하나의 주제를 깊게 말하는 게 좋다. 잔가지가 많으면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 21세기는 우리에게 임팩트 있고 경쾌한 이야기를 길지 않은 시간에 들려주길 원한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

나의 일상에서 길어올려라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인지라, 때로는 말하는 것 자체가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밖에서 그렇게 말을 많이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친구들을 만나거나 지인들을 만날 때, 하다못해 아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언제 피곤했냐는 듯 나는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한다.


여러 분야로 흩어져서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들의 업무 이야기는 내게 생소해서 더욱 흥미롭고, 지인들의 새로운 취미생활에 대한 얘기는 그동안 내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 같아 집중하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가 방과 후에 내게 들려주는 얘기는 마치 아이의 비밀 일기장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처럼 설렌다. 요즘 아이들의 관심사는 무엇이고, 그 나이 때의 괴로움은 무엇인지 공감하게 되고, 어느새 나도 그 나이 때로 돌아가 무엇이 힘들었고 또 어떤 것이 즐거웠는지를 회상하게 된다.


이렇게 사람마다 각자의 영역, 나이, 성별에 따라 조금은 다른 삶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면서 나는 조금 더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한발씩 다가서게 된다. 그래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어떻게 말할 것인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구성하라

5분 안에 듣는 사람을 집중시키게 만들라

‘우리의 미래는 풍부하다’라는 강연은 한 영상에서 시작한다. 테러, 소말리아의 기아, 마약 조직, 해일 경보, 사이버 테러, 마약 전쟁, 대량 살상, 시리아의 위기, 사망, 재앙 등 인류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영상 위로 이 현상을 보도하는 뉴스 앵커의 멘트까지 들린다. 화면을 보는 관객들은 불편함과 불안함을 느낀다. 강연자로 나선 엑스 프라이즈 재단 창립자인 피터 다이아만디스는 사람들에게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는 미디어가 주는 공포, 즉 각종 사건과 사고, 또는 부정적인 미래에 대한 위협적인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기를 당부했다. 미디어에서 이렇게 위협적인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부정적인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의 잔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피터의 이 말을 들은 관중들은 통찰의 순간을 만끽했다. ‘맞아, 그렇지. 그렇다면 그는 이제 어떻게 하자는 거지?’ 관객들에게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면 피터의 말하기는 성공한 것이다.


영화계에는 ‘5분의 법칙’이란 것이 존재한다. 영화의 도입부 5분 안에 효과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것이 그 영화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 프레젠테이션, 또는 강연에서도 유효하다. 처음 5분 안에 상대를 사로잡지 못한다면 그들과 함께 나머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테드에서 주어지는 18분이란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지 모르지만, 청중들은 테드의 강연을 5분도 채 듣지 않고 뒤의 이야기를 들을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초반 5분 안에 나머지 13분의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다. 이미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는데 굳이 끌리지도 않는 강연을 들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촉박한 시간 안에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초반부에 핵심메시지에 해당하는 해결책을 먼저 밝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초반에 해결책만 제시하여 청중의 관심을 집중시킨 다음, 충분히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반에 청중의 집중도를 장악해야 한다는 의욕만 앞서서 핵심메시지를 앞부분에만 밝히고 이야기 끝부분에서 다시 언급하지 않는다면 그때까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들을 것인가

긍정적으로 피드백하라

“강연 소감 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지인들과 함께 모 방송국이 주최한 공개강연을 들으러간 적이 있다. 출입구 쪽을 향해오는데 방송 카메라가 녹화장을 빠져나오는 방청객들을 향해 있었다. 우리는 이미 리포터가 누군가를 붙잡고 강연 소감을 물으려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방청객들 대부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방송 카메라 옆을 지나갔다. 그런데 내 곁에 있던 지인 중 한 분이 앞장서서 리포터 앞으로 나섰다. 적극적인 성격의 그녀는 소감 역시도 자신의 성격처럼 시원시원하게 말했다.


“정말 유익했어요. 직장생활하면서, 살림하면서, 애들 키우면서 삶이 늘 지치고 힘들었어요. 약에 의지를 많이 하면서 살았는데 이제 그 약들의 실체에 대해서 너무 잘 알게 되었어요. 당장 집에 가서 약통부터 치우고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피드백이었다. 소통은 일종의 ‘핑퐁게임’이다. 말하는 사람이 준 공을 듣는 사람이 다시 받는 것이다. 단 듣는 사람의 피드백은 그 공에 하나를 더하여 다시 말하는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받은 공이 나의 삶에 와서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잘 받는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긍정적인 피드백이다.


그녀의 피드백이 좋은 이유는 단순히 ‘좋았어요.’, ‘별로에요.’, ‘뭐, 그저 그렇죠.’라는 식의 피상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강연의 내용이 자신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게 한 점을 정확히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피드백을 들을 때 말한 사람은 보람을 느낀다. 다른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보람과 기쁨이 다시 누군가의 앞에서 말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긍정적 소통이라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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