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보고법

   
박종필
ǻ
옥당
   
15000
2015�� 01��



책 소개


완벽하게 준비하고도 보고하러 들어가기만 하면 깨지고 나오는 당신을 위한 조언!

 

직장 내 업무의 완성은 보고에 있다. 평소 성실하게 일했더라도 보고를 잘하지 못하면 결국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고를 잘할 수 있을까? 저자는 18년 공직생활동안 수많은 보고 업무를 경험했고,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많은 공무원들에게 강의를 전수했다. 이 책은 그동안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덧붙여 보고법의 정수를 들려준다.

 

보고는 글로 보고하는 경우와 말로 보고하는 경우로 나뉜다. 책에서는 이를 생각 정리법(기획)-생각 풀기법(쓰기)-생각 편집법(편집)-생각 전달법(말하기)이라는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아울러 보고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4가지로 정리하였다. 우선, 상사가 보고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인지 파악해 눈치 없는 부하직원이 되지 말 것을 조언한다. 또한, 상사의 성향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전달 방법을 선택하며,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보다 효과적인 보고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보고법을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다양한 보고 상황을 제시하면서 좋은 보고와 그렇지 않은 보고를 비교, 분석하고 독자들이 스스로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좋은 콘텐츠를 가졌지만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나만의 보고법을 완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저자 박종필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와 영국 버밍엄대학에서 행정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4년 제38회 행정 고등고시에 합격한 후 줄곧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했고, 현재 강원지청장(부이사관)으로 있다.

 

그는 최근 20년 이래 고용노동부의 최장수 기획재정담당관이었을 정도로 기획과 보고 업무에 관한 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보고의 고수로 불린다. 그간 5,000여 공무원의 직장생활을 바꾸어놓은 그의 강의의 화두는 당신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업무자세에 따라 직장인은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웃으며 제때 퇴근하는 사람과 쩔쩔매며 야근하는 사람이 그들이다. 그는 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보고의 기술이 중요하며, 그 핵심에는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섬세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터득한 보고법의 원리를 상세히 공개한다.

 

차례

프롤로그 > 기억에 남는 보고, 어떻게 할까?

 

1 기획 스토리를 찾아내는 생각 정리하기

먼저 라고 질문하자 > 덩어리로 생각하자 > 중복과 누락을 없애자 > 비교하여 좌표를 찾자 > 마무리하고 수정하자

 

2 쓰기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생각 풀어내기

비문을 쓰면 비명이 나온다 > 길게 쓰면 숨이 막힌다 > 정보만 나열하면 의미가 안 보인다 > 원칙만 쓰면 내용이 사라진다 > 어렵게 쓰면 아무도 모른다

 

3 편집 내 생각을 그려주는 생각 보여주기

마우스를 잡지 말고 자판으로 해결하자 > 헷갈리게 하지 말고 일관성을 유지하자 > 글자를 읽지 말고 문맥을 파악하자 > 모양을 꾸미지 말고 의미를 보여주자 > 무작정 드리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하자

 

4 말하기 알기 쉽게 말하는 생각 전달하기

시기에 맞는 보고 타이밍을 잡자 > 상황에 맞는 전달 방법을 고르자 > 내용에 맞는 화법을 만들자

 

5 훈련 종류별 보고서 쓰기

정책검토보고서 > 제목부터 확인을

계획수립보고서 > 행사에도 스토리를

상황보고서 > 빨리 쓰려면 신중하게

개요정리보고서 > 짧을수록 제대로

회의 참고자료 > 현장에서 도움이 되도록

사례 분석 > 보고·협의·설명·말씀 자료

 

6 훈련 상황별 보고하기

11 대면보고 > 상대방 파악부터

회의 > 모두가 아는 말로

프레젠테이션 > 문서가 아니라 그림으로

행사 > 즉석 말하기는 평소 연습으로

TIP
이럴 땐 이렇게

동료와 업무 협의할 때

부하직원에게 코칭할 때

 

에필로그 >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역량평가 이해하기

특강

역량평가에 관한 네 가지 오해와 이해

평가방법별 의미 생각하기

미리 준비하는 역량평가

 




고수의 보고법

기억에 남는 보고, 어떻게 할까?

이 정도면 결재받을 수 있겠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보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직접 검토하고 보고서 초안을 써야 하는 말단 직원은 물론 직접 쓰지는 않지만 자기가 쓴 것처럼 포장해서 윗사람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중간 관리자도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최고 경영자에게 5분 안에 수백억짜리 사업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결심을 받아야 하는 고위 관리자도 매한가지다. 도대체 왜 우리는 보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가?


한국섬세공사 기획총괄팀 박 대리. 직원 워크숍 계획을 세워서 보고하란다. ‘동아리 엠티 말고는 행사 경험이 없는데….’ 우선 전임자의 작년 폴더를 살펴봤다. 헉, 기본계획서 2종(전체본과 요약본), 이사장님 말씀자료 3종(모두말씀, 분임토의 강평, 마무리말씀), 행사진행 시나리오, 8개 지역본부 업무보고자료, 외부 강사 특강자료, 임차 계약서 2종(숙소, 버스), 안내도 4종(교통편, 좌석·숙소·만찬 배치도), 참석자 명단, 명찰. 파일만 16개다.


‘워크숍 한 번 하는데 뭐 이리 쓸 게 많아? 에라, 모르겠다. 옛날 것들 대충 짜깁기하자. 이 정도면 결재는 받겠지. 일단 써서 던지자!’


던지니까 깨졌다. 퇴근 후 동료와 소주 한잔 걸치며 푸념을 늘어 놓는다.


“도대체 내 보고서가 어떻기에 난리야? 자기는 나보다 잘 쓰나? 이거 쓰느라고 사흘 낸 12시까지 야근했어. 내가 보기엔 구성도 괜찮아. 표현도 대충 뜻이 통하는 데 아무 문제없고. 오타도 3쪽짜리 페이지에 딱 한 개였어. 내용도 최대한 빡빡하게 채웠단 말이야. 더구나 예전 것을 짜깁기한 거라 기본 흐름은 같고 마이너한 부분만 수정한 거잖아. 그런데 왜 그러지? 보고서에 깔려 있는 취지를 이해 못 한 거 아닐까? 내 입장에선 정말 최선을 다한 거거든.”


여러분은 이 몇 마디 말에서 박 대리가 팀장에게 깨진 이유를 찾을 수 있겠는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내 입장에선 정말 최선을 다한 거거든”이라는 말이다.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 보고서를 읽는 상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자. 이제 여러분은 박 대리가 깨지는 이유를 몇 군데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① 내가 보기엔 구성도 괜찮아. → 아니다. 상대방이 보기에 이해가 되어야 한다.

② 표현도 대충 뜻이 통하는데~ → 천만에. 뜻이 대충 통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안 통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읽는 사람은 당신이 대충 썼다고 생각한다.

③ 오타도 ~ 딱 한 개였어. → 그래서? 한 개라도 오타는 오타다. 30쪽짜리를 써도 오타 없이 쓰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④ 내용도 최대한 빡빡하게 채웠단 말이야. → 정말 답답하다. 내용이 빡빡하면 읽는 사람 눈에는 절대 안 보인다.

⑤ 예전 것을 짜깁기한 거라~ → 오 마이 갓! 도대체 언제 적 보고서를 카피해서 짜깁기한 거야?

⑥ 보고서에 깔려 있는 취지를 이해 못 한 거 아닐까? → 당연하다. 취지가 깔려 있으니 이해할 수 없다. 취지가 보이게 써야 이해하지 않을까?

박 대리의 푸념에서 그가 깨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보고서를 읽는 ‘상대방’이 아니라 ‘나’ 위주로 대충 썼기 때문이다.


자네 같으면 결재하겠어?

대충 쓴 보고서를 읽은 상사는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상사에게 깨지는 보고서 유형 다섯 가지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상사의 반응을 예상해보자.


언행불일치형

• 말은 청산유수인데 왜 말대로 못 써?

• 왜 말하고 글하고 달라? 완전 따로국밥이네.

• 참 이상해. 보고서가 자네 설명하고 전혀 다르잖아?


중언부언형

•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앞뒤가 안 맞잖아?

• 분량은 긴데 포인트가 뭐지? 왜 한 얘기 또 해?

• 군대 주특기가 정보병과야? 완전히 암호 수준이네.


지지부진형

• 왜 이렇게 길어? 1쪽이면 충분할 거 같은데 종이가 아깝다.

• 이 많은 걸 지금 다 읽으라는 거야? 5분 있다 나가는데?

• 지금 소설 써?


문법무시형

• 학교 다닐 때 국어가 몇 점이었어?

• 요즘은 학교에서 글쓰기 안 가르치나?

• 자네 성이 오 씨야? 오탈자가 오묘하네.


무색무취형

•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자네 검토 의견이 뭐야?

• 읽는 사람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거야?

• 숫자만 나열하면 어떻게 해? 의미가 뭐야?


이 반응들의 공통된 결론은 ‘자네 같으면 결재하겠어?’다. 그렇다. 모든 상사는 빨리 결재해서 일을 털고 싶어 한다. 여러분이 결재를 받지 못하는 보고서를 쓰고 있을 뿐이다. 여러분의 USB나 폴더를 열고 지난 보고서 파일을 보자. 혹시 상사에게 깨지는 보고서 유형 다섯 가지 중 하나에 해당되지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내 글과 말이 나를 평가한다

‘내 일(My work)’을 잘해야 ‘내일(Tomorrow)’이 보인다. 무슨 말일까? 직장인 대부분이 원하는 회사에서의 내일은 승진이다. 조직에서 내일(승진)은 내 일을 잘할 때 주어지는 보상이다. 그리고 그 내 일은 내 글과 말, 즉 보고로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많은 직장인이 이 보고를 어려워하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우리가 보고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 “내용만 알 수 있으면 돼!” 스타일

주변을 보면 대범하게 “보고서에 형식이 뭐가 중요해? 뜻만 통하면 되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형식이 맞지 않는 보고서는 뜻도 통하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보고서를 쓰고 싶다면 기본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 “기본 양식 같은 건 기획실이나 신경 쓰는 거야!” 스타일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기획조정실이나 경영전략실 같은 총괄부서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기본 양식대로 해주지 않는 사람이다. 서류를 취합해보면 아주 단순한 자료도 무척 창의적인(?) 자기만의 형식으로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 “오탈자 같은 작은 실수야 있을 수 있지.” 스타일

우리들은 오탈자 또는 비문(非文,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을 그럴 수도 있는 실수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쓰는 사람은 오탈자나 비문을 작은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읽는 사람에게는 신속하고 정확한 독해를 방해하는 큰 걸림돌이다. 오탈자는 나를 업무에 애정과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게 할 뿐이다.


보통 평가라고 하면 남이 나를 평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남이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이다. 내가 쓴 1쪽짜리 보고서가, 엘리베이터에서 10초간 했던 한마디 보고가 부메랑처럼 돌아와 나를 평가한다. 결국, 직장인에게 보고란 자신을 평가하는 잣대인 것이다.


보고에도 급이 있다

모든 평가에는 등급이 있다. 성적표에는 수우미양가, 성과연봉등급에는 SABC, 한우에도 A++, A+ 급이 있다. 보고에도 하수, 중수, 고수가 있다. 지금 나의 보고는 어떤가? 1쪽짜리 보고서 때문에 무참히 깨지고 몇 번씩 다시 고쳐야 하는 하수(下手)인가? 아니면 수십 장짜리 보고서도 말 한마디 그대로 통과시키는 고수(高手)인가?


하수와 중수의 보고

도대체 보고가 무엇일까? 매일 보고서를 쓰느라 회사에서 머리를 싸매고 야근을 한다. 때론 그 보고서를 들고 상사에게 깨지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보고가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다. 사전을 보면, 보고는 ‘일의 내용이나 결과를 말이나 글로 알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과연 보고할 때 일의 내용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필연적으로 보고하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그 내용과 결과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내용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런 보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고받는 사람도 기계가 아니라 글과 말을 이해하려는 사람이다. 만약 보고가 내용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많은 직장인이 보고 때문에 고민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자기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은 보고를 ‘무생각 보고’라고 한다. 즉, 하수의 보고다.


원칙적으로 일의 내용과 결과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큰 의미가 없다면 보고를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보고란 ‘윗사람에게 일의 내용과 결과에 대한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무생각 보고’라는 평가에서 벗어나려면, 보고에 ‘사실만이 아니라 내 생각’이 담겨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보고에 내 생각을 담을 수 있어야 보통 수준의 보고가 된다. 이것이 중수의 보고다.


고수의 보고

보고를 하려면 콘텐츠와 표현,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잘된 보고란 무엇일까?


첫째, 콘텐츠가 좋아야 한다. 내용이 충실하지 않으면 보고의 의미가 없다. 그런데 콘텐츠라는 것은 분야별로 다르게 존재하므로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보편적 콘텐츠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각자가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자기 분야의 전문적 콘텐츠를 쌓을 수밖에 없다.


둘째, 콘텐츠를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 표현법은 콘텐츠와 달리 논리성, 정확성 등 보편적 원칙을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누구라도 표현법을 배우면 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바로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얻으려는 ‘보고 잘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잘된 보고란 ‘일의 내용과 결과에 대한 내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기’다. 글이라면 읽는 사람이 아무 설명 없이 읽기만 해도 의문이 생기지 않고 쓴 사람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이라면 듣는 사람이 한 번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야 한다. ‘팀장이 집에서 읽다가 내게 전화하지 않도록 쓴 보고서’가 최고의 보고서인 것이다. 이 정도면 고수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보고를 ‘섬세 보고’라고 부른다.


그런데 왜 하필 ‘섬세 보고’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생각하는 섬세함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무생각 보고: 일의 내용과 결과를 표현하기 → 하수

• 보통 보고: 일의 내용과 결과에 대한 내 생각을 표현하기 → 중수

• 섬세 보고: 일의 내용과 결과에 대한 내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기 → 고수


고수의 보고법 4단계

잘된 보고는 내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의 흐름을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① 기획 – 생각 정리하기

우리의 생각이란 보통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과도 같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고서를 쓴다면 상대방이 내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기획 또는 구상 단계다. 보통 보고서를 잘 쓰는 직원을 보고, ‘저 친구는 기획력이 뛰어나.’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각의 흐름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생각의 흐름을 어떻게 덩어리로 만들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아주 쉽다. 논리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면 된다.


② 쓰기 – 생각 풀어내기

내 생각을 논리의 덩어리로 정리했다면, 이제는 문장으로 풀어내야 한다. 실제 단어와 문장으로 보고서를 쓰는 쓰기 단계다. 마치 실타래에서 실을 풀어내듯이 내 생각의 흐름을 글로 풀어내는 느낌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아무 생각 없이 풀어내면 다시 실이 엉키듯이 글도 엉키게 된다.


엉키지 않으려면 정확하게 풀어내야 한다. 보고서는 소설이 아니라 조직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글이다. 정확하게 쓰지 않으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귀결된다. ‘정확성이라면 문법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럼 설마 국문법을 다시 배워야 하나?’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소개한다.


③ 편집 – 생각 보여주기

‘음, 내가 보아도 괜찮아. 생각의 흐름이 완전히 논리의 덩어리로 잘 정리되었어. 그리고 오늘 글발이 서는데? 정확한 문장으로 쉽게 풀었잖아. 오케이. 끝.’ 정말일까? 이렇게 끝내면 절대 보고의 고수가 될 수 없다. 아무리 생각의 덩어리가 논리적이고, 문장이 정확해도 읽는 사람이 한눈에 읽을 수 있도록 보여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바로 편집의 단계가 필요하다.


1쪽짜리 보고서를 쓴다. A4용지 빡빡하게 글자 크기 12포인트로, 줄 간격 100으로(아래한글 기준) 채웠다. 그런데 상사가 내 보고서를 잘 읽을 수 있을까? 없다. 왜? 상사일수록 나이가 들어서 눈이 나쁘니까. 논리적인 덩어리와 정확한 문장으로 내 생각을 다 표현했다. 그러나 그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느냐는 그것과 별개의 문제다. 내 입장에서의 가독성은 필요 없다. 상대방 입장에서의 가독성이 필요할 뿐이다.


고수라면 절대 그렇게 편집하지 않는다. 30분만 투자하면 동일한 내용으로 얼마든지 글자 크기 15포인트, 줄 간격 160으로 고칠 수 있다. 오십 줄에 들어서니 근시와 노안이 겹쳐 다초점렌즈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는 그가 어느 것을 좋아할까? 당연히 15포인트, 줄 간격 160짜리다. 상사의 시력까지ㅣ 고려하는 섬세함이 당신을 다른 사람과 달리 만드는 것이다. 편집은 또 하나의 창작이다.


④ 말하기 – 생각 전달하기

생각을 정리해서, 문장을 쓰고, 편집까지 다 했다. 이제 가지고 들어가서 말로 보고해야 한다. 보고서에 담긴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물 흐르듯이 말하면 좋겠는데, 진땀만 흐른다. 보고 순서는 뒤죽박죽이고, 혀는 꼬인다.


보고서를 다 썼다고 끝이 아니다. 전달되어야 끝난다. 보고서를 가지고 대면해서 직접 말로 하든, 메일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든, 여하튼 내 생각이 전달되어야 보고가 끝난다. 아무리 내가 보고서를 잘 써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앞서 보고서를 쓰는 3단계까지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본질이었다. 그런데 말하기 단계에서는 하나가 더 필요하다. ‘미리 준비하기’다. 말은 글과 달라서 글자와 펜이라는 도구가 개입되지 않는다. 생각 없이 입으로 튀어나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된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기’가 내 생각을 전달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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