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타이밍

   
스튜어트 앨버트(역: 유지훈/감: 최성락)
ǻ
아템포
   
17000
2014�� 08��



■ 책 소개 

 


세계 최고 타이밍 그루가 20년간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타이밍 전략의 바이블 

 


비즈니스와 인생의 CEO라면 ‘타이밍’이라는 질문을 결코 놓칠 수 없다. 이 책은 타이밍 전문가로 알려진 스튜어트 앨버트 교수가 타이밍에 관련한 2,000건의 에피소드와 토픽을 분석한 일종의 전략서다. 그동안 직관적으로만 느껴온 타이밍의 중요성과 이를 포착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타이밍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구성요소(구조)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음악의 악보에서 차용한 시간의 구성요소 명칭은 ‘시퀀스(sequence)’, ‘시간의 구두법(punctuation)’, ‘인터벌(interval)과 듀레이션(duration)’, ‘레이트(rate)’, ‘셰이프(shape)’, ‘폴리포니(polyphony)’다. 저자는 이를 이용해 4차원의 시간 요소를 고려할 수 있게 돕는다. 

 


■ 저자 스튜어트 앨버트 

세계적인 타이밍 전략가로 손꼽힌다. 직장에서 타이밍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연구에 기반한 방법론을 개발해왔으며 시간선상의 행동을 해석하는 그만의 ‘전매특허’는 「뉴욕타임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현재 미네소타 대학교 카슨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하버드 대학교와 MIT의 객원교수로도 위촉됐다. 

 


앨버트의 독보적인 ‘시간 비교 이론(theory of temporal comparison)’은 처음 공개된 이후 30년간 줄기차게 인용되며 비즈니스 세계에서 신선한 자극제가 돼왔다. 또한 경영진이 타이밍 전략을 기획·실시하는 데 필요한 시한성(time-sensitive) 비즈니스 전용 모델을 개발했다. 이 책은 저자가 약 20년간 1만여 시간을 들여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 동안 앨버트는 타이밍 관련 논문을 수차례 발표해왔고, 의뢰업체와 동료로 구성된 소그룹과 연구하며 과거의 타이밍 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효과적인 타이밍 전략을 개발해왔다. 

 


시간에 대한 학제 간 연구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국제시간연구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the Study of Time)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경영 및 심리학 관련 학술·응용 저널에 꾸준히 기고해왔으며, 파리와 스톡홀름 및 상파울로에서 개최된 각종 컨퍼런스와 세미나뿐 아니라 미국 대학과 경영진 워크숍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더 자세한 정보는 http://www.stuartalber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역자 유지훈 

경기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국어학원에서 약 8년간 영어를 가르치다가 인트랜스 소속 전문번역가(영어번역부 과장) 겸 트랜스쿨 번역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의 즐거움』과 『왜 기독교는 방황하는가?』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 『월드체인징』 『성공의 심리학』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전방위 지배』 『미 정보기관의 글로벌 트렌드 2025』 등 40여 권이 있다. 


■ 감수 최성락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행정학 석·박사를 받았다. 또한 assist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현재는 동양미래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자기계발서에 대한 기존 통념을 깨고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벤츠를 샀다』와 『우리는 왜 막장드라마에 열광하는가』(공저)가 있다.


■ 차례 

감수자의 글 - 한 차원 더 높게 더 멀리 보는 시간의 힘 

들어가는 글 - 『퍼펙트 타이밍』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서론 - 퍼펙트 타이밍을 읽는 6개의 렌즈 

왜 타이밍을 놓치는가? · 유력한 용의자를 넘어서 · 타이밍 분석 · 이 책의 구성 · 타이밍의 기술 

 


1장 시퀀스 : 일의 순서부터 파악하라 

시퀀스의 특징 | 시퀀스와 관련된 리스크 | 시퀀스의 대안과 기회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BOX 1 _S4 체계 : 시퀀스가 해결의 실마리일 때는 언제인가? | 시퀀스 요약 

 


2장 시간의 구두법 : 쉼표와 마침표를 적절히 활용하라 

구두법의 특징 | 시간의 구두법 리스크 | 구두법의 대안과 기회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BOX 2 _달러 경매 이야기 | BOX 3 _종지부 만들기 : 삭제 디자인 모델 | 시간의 구두법 요약 

 


3장 인터벌과 듀레이션 : 사건의 지속 시간, 사건과 사건 사이의 경과 시간을 점검하라 

인터벌의 특징 | 인터벌과 듀레이션의 리스크 | 인터벌과 듀레이션의 대안과 기회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BOX 4 _ED2+R 시퀀스 | 인터벌과 듀레이션 요약 

 


4장 레이트 : 사건의 속도를 인식하라 

레이트의 특징 | 레이트 관련 리스크 | 레이트의 기회와 대안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레이트 요약 

 


5장 셰이프 : 그 사건은 V자 모양일까, W자 모양일까 

셰이프의 종류와 주요 특징들 | 셰이프 관련 리스크와 기회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셰이프 요약 

 


6장 폴리포니 :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른 사건들의 의미를 파악하라 

폴리포니를 찾는 법 | 폴리포니 렌즈 활용법 | 폴리포니 관련 리스크 | 폴리포니의 대안과 기회 |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 BOX 5 _동시 필요조건 관찰하기 | 폴리포니 요약 

 


7장 6개의 렌즈를 활용하라 : 갑론을박 타이밍을 찾아서 

시퀀스 렌즈 | 구두법 렌즈 | 인터벌과 듀레이션 렌즈 | 레이트 렌즈 | 셰이프 렌즈 | 폴리포니 렌즈 | 한데 섞기 | 깨달아야 할 것들 

 


8장 타이밍 분석 7단계 

1단계 :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라 | 2단계 : 악보 다이어그램의 윤곽을 그려라 | 3단계 : 심층적으로 분석하라 | 4단계 : 기회의 창을 찾아라 | 5단계 : 타이밍 관련 리스크를 밝혀라 | 6단계 : 대안을 분석하라 | 7단계 : 실행하라 | BOX 6 _진화 : 수색·구조를 둘러싼 사회적 통념 | BOX 7 _진화 : 통념의 변화 

 


코다 - 이미지 바꾸기 

부록 - 시간의 구조에 관한 짧은 설명 

 

주석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 시간이 창조한 필연과 우연의 패러독스

 




퍼펙트 타이밍


한 차원 더 높게 더 멀리 보는 시간의 힘

시간은 중요하다.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많은 사람이 열심히만 하면 성공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열심히 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 열심히 하는지, 그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에서 새로운 신상품을 연구한다고 해보자. 세상에 없는 것, 아주 창조적인 상품을 만들면 그 기업은 무조건 크게 성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신상품이 언제 완성되었는지, 그리고 이 신상품을 세상에 언제 공개하는지가 중요하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즉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했더라도 히트 상품이 되지 못하고 결국 사람들에게서 잊힌다. 우리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시대를 앞서 나온 기술이 나중에서야 주목받는 사례를 무수히 찾을 수 있다.


시간이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시간이 바로 4차원을 규명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3차원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시간이 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항상 고려한다면 3차원을 넘어서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책에서 현실에 적용하는 시간의 틀, 즉 시간의 중요한 요소는 6가지가 있다. 첫째는 시간의 연속성을 뜻하는 시퀀스이다.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진행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두 번째 시간의 요소는 시간의 구두점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언제 시작하는지, 언제 끝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시작점과 끝점을 확실히 구분해주는 것이 시간의 구두점이다.


세 번째 시간의 요소는 듀레이션(시간의 지속성)과 인터벌(시간의 간격)이다. 먼저 듀레이션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파악하고, 그 기간에는 계속해서 일을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의 간격, 인터벌도 중요하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방금 막 지은 밥이 맛있다고 해서 밥이 익자마자 밥솥을 열면 오히려 밥맛이 떨어진다. 밥이 다 된 후 뜸을 들이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 뜸 들이는 시간이 인터벌이다.


네 번째 시간의 요소는 레이트(속도)이다. 빨리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다소 천천히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업무를 진행하든 그 업무에 적합한 속도가 있다. 다섯 번째 시간의 요소는 형태, 즉 시간의 셰이프이다. 경제상황이 항상 호황기인 경우는 없다. 호황기였다가 불황기를 맞고, 불황기였다가 다시 호황기를 맞는다. 즉 주기가 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주기의 모습이 바로 시간의 셰이프이다. 사실 경제 활동에서 큰 수익과 손해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시간의 흐름 형태, 주기적 요소이다.


여섯 번째 시간의 요소는 폴리포니이다. 폴리포니는 오케스트라 음악처럼 여러 악기의 소리가 한데 어울려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지금 하는 일이 전체 중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다른 업무들과 시간대가 잘 맞아떨어지는지를 살펴야 한다.


시퀀스, 시간의 구두점, 듀레이션과 인터벌, 레이트, 셰이프, 폴리포니. 이 6가지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시간의 주요 구성 요소들이다. 이 시간의 구성 요소들을 고려하고 인식할 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시간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시퀀스: 일의 순서부터 파악하라

인생도 그렇지만 비즈니스 세계 또한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은 조작하기 쉽다. 이를테면 기술을 대체하거나 포장을 다시 설계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시퀀스는 추상적인 까닭에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그래서 놓치기 쉽지만 이를 찾아야 한다. 시퀀스를 수정해보라. 수요가 발생한 후가 아니라 그전에 제품을 만들면 리스크와 기회가 아주 달리 보일 것이다. 시퀀스를 수정하거나 되뇌는 습관도 바꿔보자. 제품의 인상이 달라져 매출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행동 타이밍의 실마리는 시퀀스를 발견하거나 주목하는 데서 결정된다. 예컨대 국가가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를 알고 있어야, 혹시라도 이를 철회하려고 할 때 그 시기를 결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처럼 시퀀스가 타이밍의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 환경에 도사리는 시퀀스를 찾아내는 안목을 훈련해야 한다. 또한 일이 지연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도 시퀀스가 도움이 된다. 가령 한 국가가 자국(및 회원국)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유럽연합을 탈퇴한다고 치자. 그러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퀀스가 분명하지 않다면 결정은 미뤄지게 마련이다(무기한 연기될 공산이 크다).


시퀀스의 특징

시퀀스를 이루는 사건을 발견했다면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라. 시퀀스는 사건의 순서만을 일컫는 개념이 아니다. 다른 중요한 특징이 많은데 이를 열거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순서(Order) : 사건의 순서와 원인은 무엇인가? A 후에 B가, B 다음에 C가 벌어진 이유가 있는가? 순서가 달라질 순 없는가? 순서를 바꾸면 더 낫지 않은가?

2. 구두점 : 단계별 과정이나 절차가 눈에 들어오는가? 하나 정도는 건너뛰어도 괜찮은가? 이를 끝마칠 수는 없는가?

3. 인터벌 및 듀레이션 : 단계별 과정이나 절차는 얼마나 걸리며, 각 단계 사이의 경과 시간은?

4. 셰이프 : 병목을 비롯하여 진행 과정의 걸림돌이 되거나 이를 더디게 할 모양인가?

5. 위치(Location) : 시퀀스는 일련의 위치를 규정한다. 사건이 시퀀스 초반에 벌어졌는가? 중반이나 끝에 발생하진 않았는가? 위치가 주요 관건인가?

6. 외연(Extension) : 시퀀스의 길이는?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나는가?


순서

인간의 행동에는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수년간 같은 순서로 일을 진행해왔다면 그보다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시퀀스의 순서를 바꿀 수 없다면(각 단계의 순서가 달라선 안 되며 어떤 것도 건너뛸 수 없을 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예컨대 딘 케이멘(Dean Kamen)이 발명한 세그웨이(Segway, 2001년 딘 케이멘이 발명한 1인용 탈것. 모터로 움직이는 두 개의 바퀴가 달려 있고, 탑승자는 기계 위에 서서 균형을 잡으면서 운전한다)가 출시된 배경은 이른바 엄격한 순차성의 한계(Strict Serial Constraints)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01년 세그웨이 PT(Personal Transporter, 개인 이동수단)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이를 몰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모양새를 보아하니 탑승자와 세그웨이가 쉽게 넘어질 것 같지만, 첨단기술로 주목받는 세그웨이만의 자체 균형 메커니즘 덕택에 그런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직접 타보기 전에는 편의와 안정성을 확신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혹시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면 당신은 언제 사겠는가? 시험 운전을 해보고 난 후에 결정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시험 운전은 언제 할 텐가? 유통 업체가 보급하기 전에는 이를 살 수 없을 것인데, 미국의 주 정부는 대개 세그웨이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얼마간은 유통되지 않았다. 그러니 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세그웨이를 구매할 수 없다. 결국 회사는 세그웨이가 널리 보급될 수 없음에도 이를 출시한 탓에 약 5년간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세그웨이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다. 즉 유통 업체는 시장이 조성되지 않으면 제품을 보급할 수 없는데 고객들이 시험 운전을 하지 못한 까닭에 시장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소비자는 유통 업체가 손을 쓰지 못한 까닭에 시험 운전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혁신적인 기술답게 비밀리에 개발됨으로써 인도에서 탈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는 등의 하류식 업무(Downstream Task)도 진행할 수 없었다. 제품의 베일이 아직 벗겨지지 않은 까닭이다.


그렇다면 세그웨이 개발자들은 당국의 승인을 신속히 받을 방편을 찾아냈을까? 출시일을 그냥 미루기로 하진 않았을까? 유통 업체를 둘러싼 악순환은 예상하고 있었을까? 답할 길은 없으나, 내 목적에 비추어보면 그다지 중요한 의문은 아닌 듯하다. 직장에서 당면할지도 모를 난관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하려면 시퀀스와 관련된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세그웨이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시퀀스와 관련된 타이밍 리스크는 주의를 집중하면 얼마든지 초기에 밝혀낼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기업의 타이밍 전략이 틀에 박힌 구습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다. 시장에 빨리 내놓으면 그만이라고들 생각하니 말이다.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알면 보이는 영역이 아주 넓어진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요지다.



시간의 구두법: 쉼표와 마침표를 적절히 활용하라

시간의 구두법이란 각 단계와 절차, 시작과 중간, 최종 시한 등을 설정함으로써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몇 가지 단위로 나누는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기업은 회계연도나 달력의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전략 기획의 시작과 끝을 정해두는가 하면, 각 산업은 연례 박람회나 주요 컨벤션 혹은 영업 회의를 통해 신제품 출시일을 결정한다. 자금을 쥔 자산관리사는 전액 투자가 이루어진 후에야 해당 분기 말에 다시 시장에 뛰어들 것이다.


농산물 매장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이 하나 있다고 치자. 출세에 마음을 두고 있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첨단 기술 업체에 입사했다. 단, 업체에서 천공기를 가장 잘 수리한다는 능력을 입증하기 전에는 급료(수표)를 현금으로 바꾸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언제 최고의 수리 전문가라는 점이 입증될까? 그는 직장에 들어간 뒤로 업무에 충실히 임했고 수표로 지급되는 급료는 약속대로 현금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기별 결산을 앞둔 경리부는 현금으로 처리되지 않은 급료 탓에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당시 그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고 있던 자회사 경영자는 결국 약속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는 IBM에서 32년간 최고 전략기획가로 지내다가 1995년에 퇴직한 제임스 칸나비노(James Cannavino)가 빅블루(Big Blue)에 처음 입사했을 때의 일화다. 자회사의 경영자나 칸나비노 자신도 경리부의 (분기) 결산 시기에 대한 구두점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의 구두점이 타이밍과 관련하여 유용한 단서를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2가지다. 첫째는 상당수의 대책이 달력의 시기와 날짜로 조율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새해 전날 밤에는 으레 파티를 열지 않는가? 이미 알려진 구두점 뒤에 일어나는 사건은 그뿐만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핵미사일 감축 협상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때는 언제일까? 물론 몇몇 사람들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12년 3월 26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의 대담에서 오바마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되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전에는 어떤 양보도 불리하게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이를테면 오바마의 정적들은 양보를 두고 "대범하지 못하다"는 비방을 늘어놓았을지도 모른다. 둘째, 이지적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객관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싶어 한다. 감정에 휘둘리거나 충동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보다는 구두점을 지적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그때 그런 짓을 한 까닭은……."


·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종료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 무슨 일이 벌어지거나 종료된 후였기 때문이다.

· 시간의 두 점 사이에 벌어졌기 때문이다.

· 무슨 일을 잠시 중단했을 때였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때가 아닌 어느 한 시점을 선택한 까닭을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회사 대표와 이사회, 사외 이해관계자 및 자신에게도). 물론 그러기가 항상 쉬운 것은 아니며, 소위 규모의 원칙(Magnitude Rule에 근거한 의사 결정을 두고는 특히 더 그럴 것이다. 규모의 원칙이란 어떤 상태나 과정이 특정 규모와 임계치에 이를 때마다 행동의 타이밍이 발생하는 것을 가리킨다. "비용이 너무 높거나, 시장이 너무 작거나, 혹은 인내심이 바닥날 때 그렇게 할 거야"라고 말할 때가 이에 해당된다.


이 같은 타이밍 원칙은 마음 내키는 대로 하지 않는 한 실천하기가 어렵다. 얼마나 높아야 아주 높은 것이고, 얼마나 작아야 아주 작은 것이며, 얼마나 길어야 아주 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규모를 규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의 구두점을 활용하여 행동의 시기를 결정한다. 이를테면 분기가 끝날 때 비용을 분석하기로 하고, 한 해 동안 영업 활동을 벌인 뒤 시장이 너무 작은지 판단할 거라고 규정한다. 우리는 타인이 행동의 타이밍을 잡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구두점을 활용한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이 같은 지식을 활용하여 그들이 행동할 시기를 예측한다면, 아울러 자신의 적절한 타이밍도 포착할 수 있다.


구두법의 특징

모든 타이밍 구성 요소가 그렇듯 시간의 구두법을 사용해 타이밍을 결정할 때도 찾아야 할 바를 분명히 알아두어야 한다. 이때 눈여겨봐야 할 8가지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유형: 구두점은 유형이 다양하다.

2. 강도: 강세와 약세를 띤다.

3. 객관성 혹은 주관성: 사건이 실제로 종결한 때와 그렇게 인식한 때가 항상 같다는 보장은 없다.

4. 의미: 시간의 구두법이 담고 있는 뜻은 무엇이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는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5. 위치: 구두점이 어디에 있는가가 중요하다.

6. 수효: 대개는 둘 이상이다.

7. 공간(간격): 구두점들 사이에 걸리는 시간은?

8. 정렬: 동시에 찍히는 구두점은 무엇인가?



인터벌과 듀레이션 : 사건의 지속 시간, 사건과 사건 사이의 경과 시간을 점검하라

그러니 행동의 시기는 인터벌의 길이가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가령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일의 양은 줄일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가 있다면(일단 시작하면, 일부는 다른 날로 미룰 수 있더라도) 이를 성급히 추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때 기획의 효과를 끌어올리려면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기간을 비롯하여, 주변 환경의 형편이나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장기간 계속되는지, 단기간에 종료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벌의 길이를 예측할 수 있는 눈썰미가 타이밍의 핵심이다. 하지만 인터벌의 길이를 예상하기에 앞서 인터벌의 존재부터 확인해야 한다. 핵심 단계나 성과 기준 혹은 서비스 수준 협약 등을 논의할 때 흔히 빠뜨리는 인터벌은 다음과 같다.


· 핵심 단계는 어떻게 정의하는가? 구체적인 결과나 조건이 이루어질 때까지의 시간인가, 구체적인 날짜까지의 시간인가(5000마일이나 석 달)?

· 핵심 단계를 재구상하거나 개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 협약에 참여한 당사자가 핵심 단계를 잠깐 지나쳤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는가? 잠깐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 2주로 승부가 갈리는 회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을 것이다.

· 마감일이 오기 얼마 전에 이를 지키지 못할 거라는 점을 발견하는가? 마감일을 준수할 수 없다거나, 핵심 단계를 지나쳤다는 사실은 언제 깨닫는가?

· 업무 지연으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거나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 같은 인터벌을 예측하는 데 확신이 서는 시기는 언제인가?

· 위 물음의 답을 알고 있다면 당사자들에게 그 내용이 전달되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겠는가? 각자가 동시에 들을까? 그렇지 않다면 처음과 마지막의 격차는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가?

· 앞선 6가지 질문은 당사자가 서로 알고 지낸 기간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가?


인터벌은 분명 중요하다. 인터벌이 중요하지 않아서 빠뜨리는 게 아니라 그러기가 쉬워서 빠뜨린다. 중요한 인터벌을 자주 빼먹는 또 다른 이유는 속도가 빨라야 무조건 유리하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인터벌의 특징

6가지 타이밍 렌즈는 한 가지 렌즈를 쓸 때 다른 렌즈도 아울러 쓸 수 있도록 내가 정한 순서대로 제시했다. 시퀀스 렌즈는 각 단계와 절차에, 구두법 렌즈는 도입, 마침, 쉼, 달력의 구체적인 일정 등에 정신을 집중시킨다. 이 모든 시간상의 부호는 다른 때 같으면 간과했을지도 모를 인터벌을 찾는 데 보탬이 된다. 물론 인터벌의 수효는 정황을 막론하고 무한하다. 그중에서 중요한 인터벌은 여러분만이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안목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인터벌의 특징을 몇 가지만 일러둘까 한다.


1. 유형: 인터벌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가? 종류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되며 이를 전부 찾아야 한다.

2. 규모(인터벌의 범위): 아주 긴 인터벌과 가장 짧은 인터벌을 찾아라. 각각의 최장, 최단 길이를 파악하라.

3. 객관성 혹은 주관성: 인터벌의 개관적인 길이와 주관적인 체감 길이는 서로 다를 수 있다(1초가 장구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4. 내용: 안을 들여다보라. 인터벌은 투명한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가? 그렇지 않다면 가정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5. 의미: 인터벌은 사람마다 체감하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6. 수효: 다중 인터벌을 찾아라. 생각보다 더 많은 인터벌이 존재한다.


우선 무엇을 찾고 있는지 파악해야 하므로 유형을 거론하고 난 다음에 크기를 나타내는 규모를 고려한다. 규모는 고정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크기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규모를 감안할 때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자문해보라. 이를테면 인터벌의 실제 길이와 체감 길이는 얼마인지 묻는다(주관적인 규모와 객관적인 규모를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내부는 그 다음에 살펴본다. 그동안 벌어진 사건은 무엇인가(내용)? 이해관계자들이 인터벌의 내용을 달리 해석할지도 모른다는 점도 감안하라(의미). 끝으로 항상 둘 이상의 인터벌을 찾아라(수효).



레이트: 사건의 속도를 인식하라

타이밍을 제때 잡으려면 환경의 추이에 밝아야 한다. 신기술이 도래했다면 그것이 핵심 비즈니스의 걸림돌이 될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가만 두고 보자"는 태도로 여유를 갖고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이 있다고 치자. 기업의 환경이 항시 안정적이었다면 경영진은 앞으로도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리라고 예측할 것이다. 반면 어떤 기업에는 변화의 바람이 슈퍼맨이나 원더우먼 정도는 되어야 감내할 수 있을 만큼 허리케인의 위력으로 단숨에 몰아칠 수도 있다.


변화는 항시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실제 속도(Pace)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995년 에이즈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보균자의 면역계를 파괴하는 속도를 오해하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확산된다고들 생각했으나, 바이러스와 면역계는 애당초 감염 즉시 대격돌을 벌인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약물 처방이나 치료 방법을 구상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렇다면 왜 연구자들은 이토록 결정적인 사실을 오랫동안 간과해왔을까?


"이렇게 빤한 사실을 왜 여태 몰랐을까?" 프랑스 파스퇴르협회에서 분자레트로바이러스 연구소(Molecular Retrovirology Laboratory)를 운영하던 사이먼 웨인홉슨 박사는 사실을 깨닫자 이와 같이 탄성을 질렀다. 에이즈 연구 분야가 속도의 나무를 보려다 숲을 놓쳤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그는 "기술의 성능이 탁월해진 까닭에 데이터와 정보가 대거 쏟아져나오다 보니 연구자가 당최 머리를 쓸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보는 많고 생각할 시간은 없다. 다들 그런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더 난감한 문제는 억측이다. 우리는 변화의 레이트가 더딘 원인을 다른 변화의 더딘 레이트에서 찾으려고 한다. 느린 것이 느린 것을 낳는다는 발상인데, 이 같은 공식은 물리적인 세계에서 습득한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공산이 크다. 예컨대 방망이를 느리게 휘두르면 공이 가까운 데 떨어지지만, 속도를 붙여 가격하면 훨씬 빠르고 멀리 날아갈 것이다. 그래서 레이트가 다양한 과정(가속장치와 제동장치에 발을 댈 때처럼, 상대의 작용을 억제할 때도 있다)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망각하기 쉽다. 에이즈 연구진이 깨달은 바와 같이, 레이트는 원인이 다양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사건이나 원인, 레이트가 다 단순했으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른 레이트는 신경 쓰지 않고 어느 하나에만 고정해두기 때문에 다양한 레이트를 간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1990년대 중엽 노스웨스턴 대학의 경제학자 로버트 J. 고든은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 부문 외의 경제 중 99퍼센트는 생산성에 가속도가 전혀 붙지 않았다"고 밝혔다.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경제학자들이 다른 분야의 추이를 간과하거나 주목하지 못한 것이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변화의 레이트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자문해보라.


시간의 추이에 따른 상상

로댕의 작품에서 역동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렇다. 신체 부위가 동시에 취할 수 없는 자세를 잡고 있는데도 감상하는 이들은 이 같은 모순에 타협하면서 마치 작품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로댕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대상에서 동작이라는 주관적인 감각을 창출해낸 셈이다.


로댕에 따르면, 역동성의 원인은 팔과 다리, 몸통 및 머리가 각각 분리된 움직임에서 끄집어낸 이미지를 통해 지금껏 취해본 적이 없는 자세의 몸을 보여주고, 다양한 부위를 결합하는 가상적인 연결 고리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치 불가능한 사실이 조우하여 ……… 전이에 대한 감각과 …… 청동상 및 캔버스에 떠오르는 과정을 창출해내듯 말이다.



폴리포니: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른 사건들의 의미를 파악하라

음악에서 폴리포니란 다양한 멜로디가 동시에 연주되는 악곡을 일컫는다. 이때 각 멜로디는 독자적인 개성도 있지만 다른 멜로디와 조화를 이룬다.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ㄷ타이밍을 제대로 잡으려면 다중적인 행동과 사건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클래식 작곡가인 코플런드는 동시에 연주되는 멜로디가 넷을 초과하면 청중이 쉽사리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코플런드가 폴리포니를 풀이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폴리포니를 적용한 음악을 들으려면 청중은 주의력을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선율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폴리포니 적 구성은 하나로 뭉쳐진 노래가 아니라 각자가 부르는 독립된 선율을 매 순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폴리포니 구성은 인간의 귀가 동시에 들을 수 있는 소리가 과연 몇 개일까 하는 의문을 낳기도 한다. 의견이야 분분하지만 …… 감상 경험이 많다면 두어 가지 멜로디의 음악은 별 무리 없이 들을 수 있다고 본다. 멜로디가 넷이나 다섯, 여섯 혹은 여덟 개로 구성된 폴리포니라면 정말 골치깨나 아플 것이다.


폴리포니를 찾는 법

타이밍 관련 병렬 프로세스를 모두 찾아내려면 사건이나 정황을 트랙(Track)으로 쪼개고 나서 하나씩 짚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6년에 발행된 「뉴욕타임스」를 보니 이혼 소송을 밟는 여성의 일화가 눈에 띄었다. 기사 제목은 34개월째 이혼하지 못한 사연이었다. 왜 그토록 오래 끌었을까?


소송 과정에서 숱한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이혼 전담 판사 셋이 다른 주로 출장을 간 탓에 이혼 소송 경험이 아주 없는 판사가 대신 판결을 진행"했고, 남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일정을 재조정해야 했으며, 남편 측 변호인들이 다른 피고인의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재판이 또 연기되었다. 게다가 변호인의 몸이 썩 좋지 않은 데다 어느 판사의 재판이 겹쳐 또다시 일정을 연기했다. 마침내는 여성이 전해들은 바와 같이, 주 연방대법원 사무소 직원이 소송 파일을 엉뚱한 곳에 두는 바람에 또다시 일정이 연기되었다.


아마 여성은 지금쯤 홀가분한 이혼녀가 되어 있겠지만, 소송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었다. 프로세스가 장황해진 이유를 규명하려면 동시에 벌어진 사건과 프로세스를 모두 따져봐야 한다. 악보에 적힌 멜로디를 다양한 악기가 동시에 연주하듯 말이다.


산적한 폴리포니 구조를 찾는 데 보탬이 될 전략을 제시하기에 앞서, 폴리포니와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의 차이부터 밝혀야겠다. 멀티태스킹의 경우, 해야 할 항목은 이미 정의되어 있다. 여기서의 문제는 이것들을 전부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폴리포니가 가진 문제는 멀티태스킹과 다르다. 한가득 쌓인 폴리포니 구조의 트랙은 눈에 띄지도 않거니와 쉽사리 상상하기도 어렵다. 또한 트랙뿐만 아니라, 그것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위도 몸소 찾아야 한다. 폴리포니는 익히 알고 있는 트랙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감춰진 인터벌이나 감춰진 레이트를 찾을 때처럼 미지의 트랙을 찾는 것이다.



타이밍 분석 7단계

타이밍 분석은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되는 구조적인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기회의 창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타이밍 분석은 손을 써야 할 때와 그러지 말아야 할 때를 명쾌히 밝힌 후, 실행 및 대기와 관련된 리스크를 예측하는 데도 일조한다. 눈에 띄지 않거나 순식간에 벌어진 사건의 추이를 의식하지 못했을 뿐, 타이밍 관련 리스크가 개입하는 일은 없다. 타이밍 분석은 리스크를 발견하고 타이밍이 관건인 상황을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는가 하면, 타이밍이 핵심일 때도 있다.


이따금 경영진이 정보의 해일에 휩쓸려 타이밍과 관련된 문제를 놓치기도 하는데, 타이밍을 분석해보면 이를 밝힐 수 있다. 아울러 진행 절차를 결정하는 데도 보탬이 된다.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끌어올려야 한다면 잠시 여유를 두거나, 처리 속도를 환경의 리듬에 맞춰 필요한 만큼 조절해야 한다.


나는 레이트, 구두법 및 동조를 비롯한 시간의 구조와 관련된 변수에 대한 결정을 시간의 디자인(Temporal Design)에 대한 선택이라고 부른다. 타이밍 분석을 제대로 완수하려면 기존의 통념을 확인하거나 반증을 제기하면서 폭넓은 대안을 밝혀야 한다. 타이밍 분석은 애매모호하거나 직관 또는 직감으로 경험한 사실을 해명하는 데도 쓸모가 있다. 타이밍 분석은 7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각 단계를 간략히 설명하고 나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보겠다.


1단계: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라. 첫 단계는 당면 문제를 그리는 데서 출발한다. 타이밍이 관건인가? 그렇다면 어떤 방안이 가장 바람직한가? 언제 손을 써야 하며, 대기해야 할 때는 언제인가?


2단계 : 악보 다이어그램의 윤곽을 그려라. 조직 안팎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사건은 무엇인가? 오선지에 그리듯 중첩된 사건을 조직하라. 목표는 사건과 업무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위를 파악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다룬 6개의 렌즈를 활용하여 악보에 대해 가급적 많은 정보를 파악한 후 그것에 구체적인 살을 붙여나간다.


3단계: 심층적으로 분석하라. 폴리포니 렌즈를 이용하여 트랙의 2가지 관계(선두를 달리거나 지체되거나 혹은 동시에 진행되는 것, 프로세스나 사건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위)를 짚어보라.

4단계: 기회의 창을 찾아라. 기회의 창을 규정하는 수많은 특징은 실행해야 할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5단계: 타이밍 관련 리스크를 밝혀라. 조만간 마주칠 리스크는 무엇이며, 예상보다 이르거나 빠르게 발생할 것은 무엇인가? 다른 리스크와 비교해볼 때 순서가 다르거나, 엉뚱한 때에 벌어질 리스크는 무엇인가?


6단계: 대안을 분석하라. 예리한 안목으로 최종 분석 결과를 검토하라. 분석을 완료하기에 앞서 감안해야 할 점을 일러두기 위해 점검 리스트를 제시할 것이다.


7단계: 실행하라. 타이밍 분석 결과에 따라 실행할 것인지 대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7단계를 진행할 때는 "만사는 가급적 단순하게 만들어야 하나, 거기서 더 단순해서는 안 된다"는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명심해야 한다. 타이밍을 분석할 때 골칫거리는 세세한 곳에 숨어 있고, 시속 40킬로미터 이상 달리지 못할 만큼 구불구불한 길처럼 매우 복잡한 단계도 더러 있다. 물론 손익의 규모가 크면 여유를 가지는 게 마땅하다. 주시해야 할 점도, 감안해야 할 점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론에 익숙해지면 각 단계는 제2의 천성이 되어, 지름길을 찾아내기도 하고 하위 단계를 건너뛰기도 하는 요령이 생긴다.


타이밍 분석은 공식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자. 이는 관련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실제 상황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방법으로, 어수선한 세상에 존재하는 사실과 불확실성, 복잡성(지상의 상황)을 수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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