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는 놈, 꿈만 꾸는 놈, 꿈을 이루는 놈

   
정진일
ǻ
책이있는풍경
   
15000
2014�� 06��



■ 책 소개 


꿈을 잃은 당신에게 보내는 정진일의 꿈 사용 설명서 





10년마다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10년마다 이루는 남자가 있다. 20대 비보이, 30대 공무원, 40대 스타 강사로 활동 중인 정진일. 지식 에듀테이너이자 대한민국 제1호 행동변화 전문가인 그가 왜 꿈을 꾸며 살아야 하는지, 그 꿈을 어떻게 키우는지 알려준다. 





그는 남들이 알아주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다. 더구나 그는 10년 동안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근무한 공채 공무원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피플웨어 대표로, 연간 강연 횟수만 170회에 이르는 스타 강사이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명강사로 꼽힌 전국구 강사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익힌 비보이 실력은 그를 ‘춤추는 강사’로 키워주었고, 남들보다 앞서 배운 IT 운영 능력은 그를 ‘신지식 공무원’으로 인정받게 했다. 특히 10년마다 새로운 삶을 만드는 그의 ‘10년 법칙’은 꿈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 





■ 저자 정진일 


1999년부터 10년 동안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교육행정 공무원으로 재직한 그는 2009년 3월 공무원이라는 선망의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에게는 10년 동안 실무에서 탄탄하게 쌓아온 실력과 15년 가까이 춤꾼으로 무대 위에서 발산한 엔터테이너로서의 끼가 있었다. 파워포인트, 엑셀, 미디어 활용, 스마트 워크 스킬은 물론 기획, 보고서, 문제 해결, 프레젠테이션,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하는 비즈니스 분야와 강의법, 강사 양성, 컨설팅 등 강사 실무 과정, 그리고 셀프 리더십, 자기계발, 동기부여, 퍼스널 브랜드를 높이는 역량 계발 분야까지 다양한 콘텐츠와 재미있는 강의와 강연으로 전국이 그의 무대가 되었고, 지금 그는 스타 강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수법과 비보이 시절의 댄스 실력을 활용한 퍼포먼스로 진행하는 그의 강의와 강연은 청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8년 KBS ‘아침마당 전북’에 출연한 데 이어 2011년에는 한국 HRD협회에서 선정하는 ‘명강사 대상’을 수상했으며, 월간 『인재경영』의 ‘기업교육 명강사 30인’에 2012년과 2014년 선정되었으며, 2014년 ‘한국강사협회 명강사’에 뽑힌 것도 이런 결과였다. 



■ 차례 


프롤로그 





Part 1 한 가지 꿈만 꾸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길다 


공무원이 된 비보이, 강사가 된 공무원 


또 다른 꿈을 꾸고 삶을 바꿀 수 있다 


꿈이 많으면 나이 먹는 것이 즐겁다 


꿈은 완성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Part 2 꿈은 내 안에 있다 


자신에게 100번 물으면 꿈이 보인다 


미치도록 가슴 뛰게 하는 꿈이 진짜다 


허황된 꿈은 꾸지 않는 것만 못하다 


꼭 먹어봐야 맛을 아나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꿈의 로드맵은 변해야 정상이다 


꿈의 로드맵이 선명해야 기회도 많다 


큰 판이 아니어도 무지개 꿈을 꿀 수 있다 





Part 3 꿈을 이루는 프로세스는 모두 통한다 


What, How보다 Why가 먼저다 


무조건적인 긍정이 꿈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꿈을 현실로 만든다 


벼랑 끝에 나를 세워야 꿈을 이루기 쉽다 


버리고 비워야 꿈을 이룬다 


성공이 아닌 성장을 꿈꾸어라 


꿈과 꿈이 만나면 ‘퍼스널 브랜드’가 생긴다 


좋은 습관 10개만 있으면 꿈을 이룬다 


익숙한 것보다 낯선 것이 성장을 돕는다 


꿈에도 전략과 스케줄링이 필요하다 


적절하게 쉬면 꿈을 더 빨리 이룬다 


‘빨리’보다 ‘제대로’가 중요하다 


꿈은 현재법이다 





Part 4 혼자보다 함께 꿈꿀 때 더 행복하다 


꿈을 알리고 나누면 더 빨리 이룬다 


함께 꿈을 꾸려면 협상하라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큰 나무가 된다 


멘토와 멘티는 선순환한다 


꿈을 이루었을 때 박수쳐줄 사람이 있는가 


도움을 구하고 주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함께 꾸는 꿈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에필로그




꿈이 없는 놈, 꿈만 꾸는 놈, 꿈을 이루는 놈


한 가지 꿈만 꾸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길다

꿈은 완성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김연아 선수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한동안 허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7살 때 동네 연습장에서 피겨를 시작한 후 김연아 선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꾸며 피나는 노력을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약 14년 동안 그녀는 또래들이 당연히 누리는 일상을 포기해야만 했다.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리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부하며 추억을 쌓는 대신 하루 7, 8시간씩 연습에만 몰두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는 분명한 꿈이 있어서 감내할 수 있었다.


김연아 선수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이 내 인생을 바꿔줄 줄 알았어요. 하지만 우승했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솔직히 공허함을 느꼈어요." 꿈을 이룬 행복감에 한껏 도취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데, 왜 김연아 선수는 그런 말을 했을까? 꿈의 속성을 이해하면 답이 보인다.


김연아 선수는 오랫동안 오직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꿈만 꾸었다. 금메달을 따고 난 이후에는 어떻게 살지, 무엇을 꿈꾸면서 살지 생각해본 적이 없어 보인다. 다른 꿈을 생각해볼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꿈을 이룬 다음을 생각해보지 않았으니 꿈을 이룬 다음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요즘 20대들은 대부분 취업 자체를 꿈이라고 말한다.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보니 그렇게 말하는 20대들이 많은 것 같다. 모두들 "취직만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며 입을 모은다. 실제로 어려운 관문을 다 통과해 최종 합격하면 얼마 동안은 꿈을 이룬 행복감에 흠뻑 젖어 산다. 하지만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진다. 어떤 일이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은 점점 더 재미없어지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며 일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더 이상 꿈을 이룬 행복감을 느낄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꿈이 불완전했을 경우다. 사실 취업 자체가 꿈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하는 것은 꿈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일이든 상관없이 취업만 하면 되는 꿈은 진짜 꿈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꿈은 유효기간이 짧다. 취업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순간 곧바로 이건 아닌데 하며 후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처럼 정말 오랫동안 갈망했던 꿈을 이루었어도 곧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주로 다음 꿈이 없을 때 그렇다. 다행히 김연아 선수는 다음 꿈을 찾은 듯하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잠시 공백기를 가진 후 소치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또 다른 도전은 아름답게 끝났다. 비록 흠잡을 데 없는 무결점 연기를 보여주었음에도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그녀는 영원한 금메달리스트로 우리 마음속에 남았다. 이제 김연아 선수는 자신의 다음 꿈인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위원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할 것이다.


꿈을 이룬 후 허탈함에 빠지지 않고 계속 행복할 수 있으려면 또 다른 꿈을 만들고 그 꿈을 키워야 한다. 또 다른 꿈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주기 때문에 방향을 잃고 헤맬 염려도 없다. 만약 또 다른 꿈을 찾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꿈을 이룬 후 그 꿈을 어떻게 지속, 발전시킬지는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래야 꿈을 이룬 후 당황하지 않는다.



꿈은 내 안에 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K-POP 스타 시즌3에 참가했던 홍정희 양은 top 10을 결정하는 예선전에서 결국 탈락했다. 그녀가 얼마나 간절하게 트로트 가수 대신 발라드 가수를 꿈꾸었는지를 아는 사람들은 그녀의 탈락에 가슴 아파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트로트를 좋아하지 못한 그녀가 안타깝기도 했다. 만약 그녀가 트로트 가수를 꿈꾸었다면 이미 그녀는 꿈을 이루고도 남았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여기서 잘하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재능이다. 재능도 꿈을 찾고 이루는 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재능이 있으면 그만큼 꿈을 이루기가 쉽다.


노래 잘하는 아이돌 가수로 유명한 아이유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노래를 잘하는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노래를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노래를 잘하기도 했지만 가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 있는 줄은 그녀도, 그녀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몰랐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확인했다. 중학교 체육 시간에 그녀는 친구와 떠들다 선생님께 벌을 받았다. 벌을 받을 때만큼은 자중했어야 하는데, 벌을 받으면서도 수다를 떨자 화가 난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시켰다. 장기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벌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어서 창피할 법도 하건만 그녀는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당황한 선생님은 그녀를 교무실로 데려가 또 노래를 시켰고, 이번에도 그녀는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불렀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곧잘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보면서 선생님은 체육대회 때 전교생 앞에서 노래 부를 수 있도록 했고, 그때 그녀는 자신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데 재능이 있음을 깨달았다.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가슴이 뛰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무대 위에 오르자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자신을 쳐다보는 전교생의 눈동자를 보면서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가수를 꿈꾸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가창력 있는 가수가 되었다.


그녀는 행복한 경우에 속한다. 그녀처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면 아무 걱정이 없다. 좋아하는 것과 타고난 재능이 일치하는 것은 축복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홍정희 양처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를 때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들의 꿈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에서 꿈을 찾고, 부모들은 좋아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을 찾아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잘하는 것을 할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보니 자식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잘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하지만 성공했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무시하고 잘하는 것을 선택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클지 몰라도 그렇게 이룬 성공이 꼭 행복한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꿈을 꿀 때만이 행복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나도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이어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또한 가끔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재능이 없는 사람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노력해도 하지 못하는 것을 재능이 있는 사람이 크게 노력하지 않고도 금방 해내는 것을 볼 때는 더 씁쓸하다.


재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다. 모차르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재능을 질투하는 인물로 나온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는데도 그 악보를 보면서 바로 더 멋지게 편곡하는 모차르트를 보면서 살리에리는 깊은 절망감을 느끼곤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모차르트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부족한 재능을 한탄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보면 재능이 없는 사람은 재능이 있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재능은 노력을 이기지 못한다. 재능이 없어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면 재능을 타고난 사람 못지않게 잘할 수 있다. 내가 그 증거다.


100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100을 발휘하는 것은 그리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반면에 나처럼 재능이 50밖에 안 되는데 열심히 노력해 100을 발휘했다면 그것은 충분히 자랑할 만한 일이다. 타고난 재능의 크기보다는 노력이 중요하다. 재능이 있다고 안심하지도 말고, 재능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재능이 있든 없든 결국 꿈을 이루도록 돕는 것은 노력이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는 프로세스는 모두 통한다

벼랑 끝에 나를 세워야 꿈을 이루기 쉽다

공무원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 잠깐 컴퓨터 업체에 근무한 적이 있다. 30대에 공무원이 되겠다는 분명한 꿈이 있었는데, 컴퓨터 업체에 입사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다.


대학을 다니면서 춤추는 틈틈이 30대 두 번째 직업인 공무원이 되었을 때 필요한 컴퓨터 활용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독학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배웠다. 그 당시에는 웹이 활성화되지 않아 PC통신이 최고의 정보도구로 활성화되어 있을 때였다. 특히 하이텔과 천리안으로 양분되는 PC통신 시장에서 국내 최대 컴퓨터 동호회인 하이텔 하드웨어 동호회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했을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춤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컴퓨터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다. 우선 내 컴퓨터 실력을 확인하고 싶었다.


공무원이 되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컴퓨터를 꼭 배워야 한다고 들어 독학으로 컴퓨터를 공부했지만 실무 경험이 없어 불안했다. 실제 업무를 처리할 때 과연 내가 아닌 컴퓨터 지식이 쓸모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만약 부족하다면 실무 경험을 통해 업무 적용 능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한 가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제대한 후 아내를 만나 결혼을 일찍 했던 터라,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나는 이미 두 아이의 아빠였다. 아내가 체신청 공무원이었지만 아내의 수입에만 의존하며 시험 준비만 할 수는 없었다.


실무 경험도 쌓고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PC를 제조 판매하는 컴퓨터 업체의 기술교육 부서에 입사했다. 입사 전에 PC라인을 비롯한 컴퓨터 잡지에 테크니컬 라이터로 글을 자주 기고했는데,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비교적 쉽게 취업할 수 있었다.


컴퓨터 업체에서 약 1년가량 일했을 즈음, 공무원시험 공고가 났다.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시험 준비를 해 합격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다. 하지만 과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해 합격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고민 끝에 사표를 던졌다. 스스로를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사람은 믿는 구석이 있으면 거기에 기대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기 어렵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는 많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 박사는 1대1로 줄다리기를 할 때와 여러 명 대 여러 명이 줄다리기를 할 때 한 사람이 쏟는 힘의 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1대1로 줄다리기를 할 때 한 사람이 내는 힘을 100으로 놓고 참가자들이 늘어날 때마다 힘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는데, 2명이 참가하면 93, 3명이 참가하면 85로 참가자 수가 늘수록 힘이 줄어들었다. 8명이 참가했을 때는 힘이 49로 절반도 채 안 되었다.


이 실험은 자신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이 있는 1대1 게임과는 달리 여러 명 가운데 한 사람에게 불과할 때는 전력투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혼자일 때는 자기 외에는 믿을 구석이 없으므로 최선을 다하지만 여러 명이 줄다리기를 할 때는 내가 좀 힘을 덜 써도 다른 사람들이 보완해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나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자기 힘의 100퍼센트만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사람의 능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과연 내가 이것을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일들도 마음 독하게 먹고 하면 가능한 일이 꽤 많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평상시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매우 절박한 상황에 놓여야만 비로소 그런 능력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위기에 처한 아이를 엄마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구한 사례는 이미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아이가 무거운 돌에 깔려 비명을 지르면 평소에는 가방 하나 드는 것도 쩔쩔 매던 엄마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무거운 돌을 번쩍 들어 아이를 구한다.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이 엄마로 하여금 초능력을 발휘하게 만든 것이다.


초능력뿐만 아니라 잠재력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 이 잠재력도 극한 상황에서 잘 나타난다. 물론 초능력과는 달리 잠재력은 꼭 극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소 열심히 잠재력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면 계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만 극한 상황, 절박한 상황에서는 잠재력이 더 극대화되므로 꿈을 이루려면 스스로를 절박한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것이 좋다.

혼자보다 함께 꿈꿀 때 더 행복하다

도움을 구하고 주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나 혼자 꿈을 꾸지 않고 함께 꿈을 꿀 때 좋은 이유는 수도 없이 많지만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조금은 수월하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꼭 같은 꿈을 꿀 때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령 나와 다른 꿈을 꾸더라도 꿈을 이루는 메커니즘은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왕 도움을 주고받으려면 제대로 주고받는 것이 좋다. 도움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도움 주는 사람도 도움의 효과가 크면 클수록 뿌듯할 것이다. 그러려면 무조건 도움을 구하고 주어서는 안 된다. 도움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


앞에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주려면 아끼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유용한 것이 있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주어야 상대방이 실망하거나 불쾌해할 염려가 없다.


도움을 줄 때도 마찬가지다. 도왔다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제로 큰 도움이 되는 그런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도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엑사모에 가입해 열심히 엑셀을 배울 때의 일이다. 엑사모 회원들의 수준은 편차가 아주 심했다. 엑셀을 귀신처럼 잘 쓰는 고수도 많았지만 엑셀을 처음 접하거나 엑셀을 사용한지 얼마 안 된 서툰 초보자가 훨씬 많았다. 초보자들은 엑셀을 사용하다 막히면 엑사모 고수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엑사모 고수들은 일반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오면 신속하게 답변하는 편이었다.


문제는 답변이 너무 어렵다는 데 있었다. 엑셀을 웬만큼 안다는 내가 봐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데, 초보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고수들이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초보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야 하는데, 고수들은 초보 수준을 벗어난 지 오래라서 초보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한계가 있었다.


답변을 해도 여전히 모르겠다며 의기소침해하는 회원들을 보면서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궁리 끝에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 보통 초보자들이 질문하면 텍스트로만 답변하는데,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텍스트만으로 엑셀을 설명하는 데는 무리가 따랐다. 그래서 나는 단계별로 엑셀 화면을 캡처해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일일이 화면을 캡처하면서 설명하다 보니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다음날 다시 엑사모 사이트에 들어가니 내가 단 설명에 댓글이 폭주했다. 나는 질문을 올렸던 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답했는데, 그 사람 외에도 비슷한 수준의 수많은 초보자들이 그 답을 본 것이다. 정말 이해가 쏙쏙 된다. 화면과 함께 설명해주니 이해하기가 쉽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그날 이후 질문을 올리면서 정진일 선생님 답변을 기다립니다라고 답변자를 지정하는 질문이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글로만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곁들여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질문이 많아질수록 답변하는 데 쏟아야 하는 시간도 대폭 늘어났다. 질문이 많을 때는 밤을 꼬박 새울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답변을 다는 일은 신나고 즐거웠다. 내가 한 답변이 그 질문을 한 사람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 된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뛰게 했고 보람을 느끼게 했다. 아마도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편하게 텍스트로만 답변했더라면 제대로 도왔을 때의 파급력을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덕분에 26만 명 회원의 엑사모 살림을 책임지는 운영단장을 맡게 되었다.


제대로 도우면 도움 받은 당사자도 좋지만 도움을 준 내가 더 좋다. 기껏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도왔는데, 그 사람에게 별 도움이 안 되었다면 그것만큼 속상하고 허무한 일도 없다. 내 도움으로 누군가가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했을 때 기쁨도, 보람도 배가 된다.


내 별명은 헬퍼 바이러스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 좋아 스스로 헬퍼 바이러스를 자청하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기꺼이 도왔더니 어느새 자타가 공인하는 헬퍼 바이러스가 되었다.


그런데 돕고 싶어도 도와줄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혼자서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요청을 받을 때마다 난감하기 짝이 없다.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꿈을 꾸어야 할지는 자신만이 알 수 있다.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자기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 답을 찾아야 한다. 이런 과정 없이 다짜고짜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줄 수도 없을뿐더러, 솔직히 돕고 싶은 마음도 별로 생기지 않는다.


아무리 고민해도 혼자서는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다면 혼자 고민한 과정부터 털어놓아야 한다. "나만의 꿈을 찾기 위해 수없이 자문도 하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어떤 일에 적성이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그중 은행 업무가 내게 맞았던 것 같기는 한데 확신이 서지 않아요."


이런 식으로 어떤 노력을 어디까지 했는지를 털어놓으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 주는 사람도 흔쾌히 도와줄 마음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도 쉽다.


제대로, 확실하게 도움을 받고 싶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어디까지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도와주는 사람이 내게 필요한 도움을 기분 좋게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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