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

   
매튜 헤르텐슈타인(역주: 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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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북스
   
15000
2014�� 03��



■ 책 소개 


행동, 표정, 목소리로 개인의 미래를 꿰뚫어보는 예측의 심리학


『뉴욕 타임스』가 주목한 심리학자가 인간의 성격과 미래를 간파하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에게도 셜록이나 패트릭 제인과 같은 뛰어난 능력이 있다. 수십 년 전에 찍은 사진 한 장, 소리를 없앤 1분짜리 비디오, 심지어 20분의 1초라는 짧은 순간에 휙 지나가는 얼굴 같은 사소한 증거만 가지고도 우리는 선거 결과는 물론 타인의 결혼생활 지속 여부, 지능지수, 성적 취향 등 다양한 내용들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행동심리학, 인지심리학 영역에서 다루지 않았던 순간적인 관찰능력과 예측능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읽어내는 인간의 놀라운 통찰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 저자 매튜 헤르텐슈타인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UC berkeley)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드포(DePauw)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헤르텐슈타인은 그간의 인지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비합리성과 감정의 오류 등 정신적 약점을 드러내는 데 초점에 맞춘 것과 달리 인간의 놀라운 직관과 예측력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다양한 연구와 실험 결과들을 통해 타인의 행동과 표정, 버릇 등 비언어적 신호를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설립한 연구소 ‘터치 앤드 이모션 랩’(Touch and Emotion Lab, TEL)은 인간의 비언어적 활동이 그 사람에 대해 무엇을 나타내주며 그것이 미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는 데 연구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TEL은 몸짓 언어를 통해 타인의 성격과 속마음을 알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들을 뛰어넘어 지능과 공격성, 성적 취향, 커리어에서의 성공 여부, 나아가 결혼 생활의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책과 연구는 CNN, ABC, NPR, BBC, ‘투데이쇼’ 등 많은 매체를 통해 비중 있게 다루어졌고 『뉴욕 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아이디어’(Annual Year In Ideas)에 선정되었다. 헤르텐슈타인은 최근까지도 『뉴욕 타임스』『이코노미스트』『가디언』『허핑턴 포스트』 등 유수의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며 각종 심리학 포럼의 기조 연설자로 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역자 강혜정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와 신문사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해적국가』『몸짓의 심리학』『미래의 금메달리스트에게』『자본주의의 아킬레스건』『텅 빈 레인코트』『비이성의 시대』『심리학에서 육아의 답을 찾다』『데이비드 봄의 창조적 대화론』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섬광 같은 짧은 순간, 당신은 상대에게서 무엇을 읽어내는가? 


 




제1부 여기에 당신의 미래가 보인다 


제1장 DNA에 박힌 인간의 예측능력 


제2장 “당신의 아이는 자라서 ……가 됩니다.” 


제3장 미래를 알려주는 작은 단서들 


 




제2부 당신의 겉모습이 말해주는 진실 


제4장 얼굴 속 감춰진 지능과 범죄 성향 


제5장 게이들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이유 



제3부 섹스 그리고 거짓말 


제6장 데이트부터 섹스, 결혼에 이르기까지 


제7장 몸으로 하는 거짓말 


 




제4부 성공한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제8장 외향성의 치명적 함정 


제9장 CEO의 얼굴에 회사 실적이 보인다 


제10장 지난번 당신의 투표는 합리적이었는가? 


 




에필로그 - 예측능력은 과학이다 




스냅


프롤로그 - 섬광 같은 짧은 순간, 당신은 상대에게서 무엇을 읽어내는가?

이 책은 타인의 행동에 대한 간단한 표본을 근거로 짧은 순간에 내리는 우리의 예측능력이 얼마나 강력한가에 관한 이야기다.


포커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텔’(tell)이라는 개념을 알 것이다. 보통 포커텔(poker tell)이라는 말로 쓰곤 한다. 상대가 은연중에 노출하는 표정, 몸짓, 손버릇 등을 말하는데, 자신의 카드나 전략에 대한 단서를 드러내는 모든 비언어적 신호를 뜻한다. 상대가 플러시처럼 막강한 패를 들고 있을까, 아니면 승산 없는 시시한 패를 들고 있을까? 직업 도박사에게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패를 추측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행동 신호들, 상대의 시선, 카드를 내려놓는 속도, 호흡의 변화 등만 보고도 대개는 정확하게 알아맞힌다.


나는 여기서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직업 도박사들에 빗대 타인의 ‘텔’을 알아보고 포착해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타인의 ‘텔’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다시 말해 그들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해주는 비언어적 단서(nonverbal clue)를 파악하는 것은, (아무리 판돈이 크다고 해도) 단순히 카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만은 아니다. 눈빛이나 호흡 속도 같은 작은 단서들이 포커 게임에서 상대의 패를 알려주듯이, 사소한 단서들이 여러 가지 중요한 결과의 전조가 된다. 험악한 얼굴에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사내가 당신의 얼굴을 한 방 갈기려는 것인지 아닌지 같은 만만치 않은 상황을 사소한 단서를 통해 예측하고 대비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전적으로 보장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그러나 끝까지 읽었을 무렵 당신은 적어도 훨씬 섬세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작용하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



여기에 당신의 미래가 보인다

DNA에 박힌 인간의 예측능력

사실 인간은 탁월한 예측의 달인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인간의 정신이 일종의 ‘예측 기계’라는 결론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단순히 세계를 새기고 기록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뇌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사건이 펼쳐지기 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한다. 제프 호킨스가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On Intelligence)』에서 “예측은 우리 뇌가 하는 활동 중의 하나로 치부하고 넘어갈 사소한 무엇이 아니다. 예측은 대뇌신피질의 핵심 기능이며 인간 지능의 토대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인간의 정신은 매일 수많은 사람, 다양한 시각적 장면, 실로 광범위한 경험들과 마주한다. 무수히 많은 다양한 범주의 자극이 매일, 매순간 우리 정신을 맹공격한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시끄러운 환경에서 우리 뇌는 ‘x가 일어나면 y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일정한 패턴들을 식별해낸다. 대부분의 경우 이런 연관 짓기는 전적으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데, 그런 활동을 일일이 의식하자면 정신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뇌는 과거 경험에 근거하여 일정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사건들의 발생 가능성을 끊임없이 계산하고 예측한다.


예측하는 뇌의 기원은 진화 과정에서 물려받은 유산에서 찾을 수 있다. 사소한 행동을 보고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은 목숨을 보전하고 후대에 자기 유전자를 물려주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어 상대가 나를 공격하거나 속일 가능성은 없는지를 신속히 간파하는 능력이 있다면, 주변 사람의 성격을 재빨리 판단할 수 있으므로 진화론에서 강조하는 ‘적응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된다. 자연선택 자체가 인간이 타인에 대한 예측능력이 뛰어난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오랜 세월 이런 과정이 거듭되면서 우리 인간은 아주 미묘한 단서만을 보고도 타인의 성격을 간파하는 정교하고 민감한 뇌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예측능력을 지닌 뇌의 신경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잘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예측능력에 대한 공로가 진화 과정의 유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에 걸쳐 배우는 놀라운 능력도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있다. 배움, 즉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 자체가 진화에 기반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유아 뇌의 크기는 성인 뇌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다. 어른이 되면 뇌의 무게는 1,400그램 정도가 되고 각각이 수백, 수천의 다른 뉴런과 연결된 대략 860억 개의 뉴런을 포함하게 된다. 날마다 조금씩, 상호작용이 있을 때마다, 우리 뇌는 주변 환경에 반응하면서 부단히 새로운 정보로 스스로를 업데이트하고 끊임없이 주변 사건들 사이에 새로운 연관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이 궁극적으로는 뇌 내부에 변화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예측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뇌는 항상 미래의 사건들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실상 우리 모두는 평생에 걸쳐 수백만 가지 계산을 하는 정교한 통계의 달인들이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당신의 겉모습이 말해주는 진실

얼굴 속 감춰진 지능과 범죄 성향

‘스마트한 얼굴’과 지능의 상관관계

누군가의 텔만 보고 상대의 지능을 알아맞힐 수가 있을까? 몇몇 연구자들이 다양한 기법을 동원하여 이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다. 어느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실험실로 불러 모두에게 똑같은 작업을 시키고는 그 수행 장면을 비디오로 찍었다. 그리고 그들과 무관한 판단자들에게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영상에 찍힌 사람들의 지능을 판단해보라고 했다. 작업 내용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실험한 결과, 연구팀은 지능을 예측하는 좋은 변수를 하나 찾아냈다. 바로 신문 표제와 부제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불과 3분 동안 영상을 보고 읽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판단자들은 실험 참가자의 지능을 정확하게 예측해냈다. 따라서 누군가의 정신 능력 측정이 목표라면 『뉴욕 타임스』를 큰 소리로 읽어보라고 하기만 하면 된다.


비언어 신호들 역시 지능 수준 진단에 도움이 된다. 격식 없는 편안한 상호작용을 통해서든 공식적인 직장 면담을 통해서든 매일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평가’한다. 노스이스턴 주립대학교 연구자들은 서로 안면이 없는 대학생 두 명을 불러 자기소개를 하고 대화를 나누라고 한 뒤, 그들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녹화했다. 그리고 참가한 학생들의 지능지수(IQ), 학점(GPA),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점수를 입수했는데, 지능지수가 높으면 학점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도 높은 식으로 점수들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성립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각각의 대화에서 2분이 경과한 지점을 선택하여 1분짜리 짧은 영상을 만들고, 무관한 판단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일부에게는 소리가 들리는 영상을, 일부에게는 소리를 뺀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세 번째 집단은 영상은 보지 않고 대화 내용을 기록한 글을 읽기만 했다. 연구자들은 참가 학생들의 지능지수, 학점, 수능 점수 평균과 실제 점수를 참고 자료로 제공하고, 각각의 점수가 구체적으로 어느 학생의 점수인지를 알아맞혀보도록 했다. 소리가 포함되느냐와 상관없이 영상을 본 실험 참가자들은 학생들의 점수를 정확하게 판단했다. 그러나 대화 내용을 읽기만 한 경우는 점수를 예측하지 못했다. 이는 대화 내용이 아니라 학생들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가 된다.


남에게 똑똑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일자리를 위한 면접을 보든, 장학금을 신청하든, 미래의 처가나 시댁 사람들을 만나든 우리는 항상 똑똑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은가? 크게 세 가지 신호가 타인의 지능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실제 정신 능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바로 응시(eye gaze), 목소리 특징(vocal qualities), 매력도(level of attractiveness)다.


특히 말을 하면서 상대의 눈을 보는 사람은 시선을 피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똑똑해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일부 증거에 따르면, 또렷한 목소리로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크고 빠르게 말하는 사람이 지적으로 예민하다. 마지막으로 남이 지각하는 개인의 매력은 지능을 예측하는 변수가 된다. 하지만 매력 부분에서는 덧붙일 중요한 변수가 있다. “매력도 분포에서 하위 50퍼센트에 속하는 얼굴”을 가진 실험 참가자, 즉 매력도가 낮은 이들일 경우에만 이런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결과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현상을 기준으로 한다. 외모가 매력적이고, 상대의 눈을 응시하고, 말이 빠른 사람 중에도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사람이 많으며, 매력 없고 시선을 회피하며 말이 느린 사람 중에도 똑똑한 사람이 적지 않다.



섹스 그리고 거짓말

몸으로 하는 거짓말

평생 하는 2만 8,000번의 거짓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하는 기술의 쇠락에 관하여(On the Decay of Art of Lying)』라는 수필에서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 매일, 매시간. 일어나서 잠드는 순간까지. 심지어 꿈에서도. 기쁠 때도, 슬플 때도.”라고 말했는데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우리는 성인기 내내 매일 엄청난 수의 거짓말을 하면서 거짓말하는 기술을 연마한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매일 두 번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한 번은 거짓말을 한다. 얼추 계산해봐도 보통 사람이 평생 2만 8,000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우리가 평생 하는 샤워 횟수와 같은 숫자다.


행동과 생리 현상을 근거로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현재 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장치 기술을 이용해 뇌를 촬영하고, 기타 거짓말 탐지 장치들을 활용해서 사람이 언제 거짓말하는지를 탐지하고는 있지만, 이런 생리적 척도들이 아직은 미덥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안은 텔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고전적인 방식이다. 이런 단서들이 흥미로운 사실을 말해주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밝혀진 바로는 우리 중에 절대다수는 누군가 자기한테 거짓말을 했을 경우 제대로 알아내는 비율이 54퍼센트에 불과한데, 이는 단순 확률보다 나을 것이 없는 수치다. 그 정도 확률이라면 동전 던지기를 해서 판단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거짓말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당신이 은행 지점장인데 마감 시간에 최근 고용한 멜라니라는 금전출납계원이 자기 서랍에서 100달러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신은 멜라니가 처리한 거래 내역을 하나하나 훑어본다. 어디에서 계산 실수가 나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후에도 돈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결국 멜라니를 지점장실로 불러 잃어버린 현금이 어디 있는지를 묻는다. 멜라니는 돈을 훔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부인한다.


멜라니가 은행 문을 열자마자 자기 서랍에서 몰래 100달러를 빼내 자동차 앞좌석 밑에 숨겨두었다고 가정해보자. 상사가 돈이 어디 있냐고 물었을 때 멜라니한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진실을 말할 수도 있고 거짓을 말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기 때문에 당연히 진실을 말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멜라니가 상사를 속여 자기가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믿게 하려면 없는 이야기를 꾸며내야 한다. 자기가 부주의해서 50달러 지폐 두 장을 주어야 하는 손님한테 100달러 지폐 두 장을 준 것 같다고 둘러댈 수도 있다.


이때 거짓말 탐지 전문가가 멜라니를 관찰하고 있다면 두 가지 단서를 찾을 것이다. 첫째, “생각하고 있다는 단서”다. 이는 이야기를 꾸며내느라 들이는 정신적 노력에서 비롯된다. 연구자들이 ‘인지 노력’이라고 부르는 이런 추가적인 정신노동은 실제 일어난 일을 단순히 말할 때와 달리, 다양한 행동 단서를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그럴 듯한 이야기를 지어내려 애쓰는 동안 멜라니는 잠시 답변을 망설일지도 모른다. 눈을 평소보다 덜 깜박이고, 말을 할 때 살짝 더듬고, 일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말수가 적을 수도 있다.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 등 모순이 보일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동안 거리감을 두거나 초연한 인상을 줄지도 모른다. 대화 중의 몸짓이 활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반응은 멜라니가 이야기를 꾸며낼 때 경험하는 인지부하(cognitive load) 상태를 반영한다.


중대한 거짓말을 하는 동안 내면에서 방출되는 감정을 완전히 근절시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그렇다는 ‘감정상의 단서’도 제공한다. 상사를 바로 앞에 두고 뻔뻔한 거짓말을 하면서 멜라니는 죄책감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런 감정은 거짓말을 한다는 자체에서도 기인하지만, 자신의 진짜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데서도 생긴다.



성공한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지난번 당신의 투표는 합리적이었는가?

누가 아이들은 정치를 모른다고 했나

스위스의 연구팀은 다섯 살부터 열세 살 사이 아이들에게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게임 말미에 아이들에게 프랑스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얼굴을 두 장씩 보여주고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이 지금 트로이에서 이타카로 항해할 참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여러분은 배의 선장으로 누구를 선택하고 싶나요?”


당신이 친구들에게 다섯 살짜리 아이들이 총선에서, 그것도 다른 나라의 총선에서 어느 후보가 이길지를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말하면, 친구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스위스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사이언스』에 발표한 내용 그대로다. 아이들이 선장으로 선택한 후보가 실제로 총선에서 이긴 확률이 71퍼센트였다. 이런 결과는 같은 후보들에 대한 어른 실험 참가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실험 결과와 사실상 동일하다.


스위스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최초 연구에서 파생된 어느 연구에서는, 연구자들이 역시 아이들에게 버락 오바마와 존 맥케인,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등이 포함된 사진 두 장씩을 보여주었다. 아마 당신도 결과를 충분히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아이들 중 77퍼센트가 맥케인보다 오바마를, 90퍼센트가 클린턴보다 오바마를 선택했다. 스위스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는 아이들이 어른과 동일한 인식 신호에 의존함을 시사하며, 이런 인식을 통한 추론능력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발달함을 의미한다.


이런 연구들로 판단하자면, “얼굴에 드러나는 유능함은 정치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지 여부를 말해주는 아주 확고하고 분명한 예측 변수이다.” 물론 어떤 얼굴은 유능하게 보이는 반면 다른 얼굴은 그렇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후보자들의 얼굴에 대한 그런 평가를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연구에서는 실험 참가자들이 10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에 유능함을 평가하여 주지사 선거 후보들의 선거 승패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그들의 정확도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사진을 들여다본 실험 참가자들의 정확도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실험 참가자들의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은 연구자가 내린 딱 한 가지의 지시였다. 바로 신중하게 생각해서 어느 쪽이 유능한지를 판단하라는 말이었다. 연구자들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직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하라고 지시할 경우 전체적인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유능하다는 인상이 실제 후보의 자질과 일치하는지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증거들을 보면 연관성이 없다. 분명한 것은 정치권에서 성공하려면, “그런 역할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선거 승패 예측에서 유능하게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유능해 보이지 않는 후보들이 승리한 경우도 분명 있으며, 유능해 보이는 후보 중에 일부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유능함만큼 확실하고 두드러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외모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이 일정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문과 잡지를 보면 공직 선거 승패에서 돈이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한탄하는 글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외모 같은 피상적인 변수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후보의 외모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후보의 외모는 사실상 예측 불가인 데다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당신이 고위 공직에 출마한 후보라면, 부디 ‘해당 지위에 어울리는 외모’를 가졌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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