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군터 카르스텐(역자: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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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14000
2013�� 11��



■ 책 소개
기억력 세계 챔피언이 귀띔하는 창의적이고예술적인 공부법!

“저 사람 이름 뭐였더라?” 혹은 “아, 바로 지난 시간에 배웠던 건데?!”라며 당황해본 경험은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우리는 종종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떠올리느라 적잖이 곤란해하곤 한다. 이렇게 기억력은 떨어지고뇌를 자극할 일은 줄어드는데 공교롭게도 공부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넘쳐나는 정보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을 슬기롭게 취합해 자기 것으로만들어야 할 필요는 이미 누구나 절감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가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도 어느 정도는사실이다.

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저자는 스스로 개발한 창의적인 기억 훈련법을 제시하며 평범한 사람도 얼마든지 기억력을 훈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기억력 향상 비법을내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효율적인 공부의 기술까지 소개한다. 다양한 분야의 실험 결과에 근거를 둔 그의 기억법은 복잡한 정보도 좀 더쉽게, 좀 더 많이 기억할 수 있는 힘을 선사할 것이다.

■ 저자 군터 카르스텐
화학과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특허번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1985년 멘사 회원이 됐고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그리고 2007년에 독일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2007년에는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도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후학 양성에도 힘써 여러 명의 제자를 기억력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배출했다. 9세 때부터 그의제자가 되어 기억력을 훈련한 덕분에 여러 차례 주니어 세계기억력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학생, 16세의 나이로 대학입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학생 등을 통해 그의 훈련법의 효과를 엿볼 수 있다.

■ 역자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결정적 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이타주의자가지배한다』『해적당』『권력의 언어』『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백일야화』『사물의 심리학』 등이 있다.
■ 차례
추천의 글&nbsp& - 탁월한 기억력을결정짓는 조건 
프롤로그&nbsp& - ‘호모 스투디오수스’의 시대 

1부 기억력, 과학에게 물어봐 
scene 01 계열위치효과를 활용하라
scene 02 ‘시간’과 ‘노력’에 약한 인간 본성 
scene 03 점화효과가 필요한 순간 
scene 04 결국은 감정이결정한다 
scene 05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각성 상태 
scene 06 기억을 방해하는 기억 
scene 07마음속에 숨어 있는 해결의 의지를 이용하라 
scene 08 잠들기 몇 분 전에 일어나는 일 
scene 09 뇌가 걸러내지 못하는것 
scene 10 “나는 얼마나 빨리 배우고, 또 빨리 잊어버릴까?” 

2부 뇌가 좋아하는 창의적 기억 훈련 
scene 11 우리의 뇌는트랜스포머 
scene 12 장기기억에 저장된 옛 정보를 이용하라 
scene 13 상상력을 포장하는 법 
scene 14 뇌는이기적일수록 능력을 발휘한다 
scene 15 우아한 가짜 논리 
scene 16 뇌는 정보를 ‘장소화’한다 
scene 17생생한 이미지의 힘 
scene 18 단기기억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scene 19 무작정 반복하지 마라 
scene20 간격효과의 올바른 사용법 

3부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기억력의 힘 
scene 21 기억은 구조를 좋아한다 
scene 22 암기력을 확실하게개선시키는 도구 
scene 23 기억을 돕는 마킹 Vs. 기억을 방해하는 마킹 
scene 24 시공간적 기억력과 이미지 기억력
scene 25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장기기억으로 데려가는 기술 
scene 26 제스처나 동작으로 암기율을 높인다
scene 27 단순한 그래픽의 힘 
scene 28 비유법이 필요한 순간 
scene 29 특이한 장소가 발휘하는 효과에주목하라 
scene 30 규칙을 발견하는 뇌 

4부 공부법의 재구성 
scene 31 인위적인 기억에서 예술적인 기억으로
scene 32 나귀 다리를 건너는 법 
scene 33 기억하기 좋은 스토리의 조건 
scene 34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의장점 
scene 35 사람의 이름을 잘 못 외우는 이들을 위한 비책 
scene 36 우아하게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
scene 37 당신이 유독 숫자에 약한 이유 
scene 38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 두문자어 
5부 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scene39 메타기억에 주목하라 
scene 40 계획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가? 
scene 41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 알아야 할 것
scene 42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scene 43 함께할 사람을 찾아라 
scene 44 뇌는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scene 45 어떻게 읽을 것인가 
scene 46 자극적이고 독특하고 색다르고 이상한 것 
scene 47 지식의 수준을한 단계 높이는 방법 
scene 48 지식을 기록하는 것의 좋은 점 

에필로그 -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기억력, 과학에게 물어봐

결국은 감정이 결정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습에 미치는 감정의 영향력을 잘 깨닫지 못한다. 그저 열심히 정해진 시간만 투자하면 학습효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권태나 의욕상실, 스트레스, 압박감 같은 감정이 학습 능률을 급격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신경생리학의 연구 결과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로 감정처리를 담당하는 특정 뇌 부위(해마와 편도체)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부위가 학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화학 물질(베타 수용체 차단제)을 이용해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할 경우, 실험 참가자의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실험결과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또 해마가 완전히 제거되거나 파괴된 환자는 새로운 정보를 거의 저장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으려고 하지 않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쳐 효율적인 학습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보자.


*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학습을 시작하지 마라. 일단 음악이나 운동, 재미난 책, 몇 분의 TV 시청으로 기분을 푼 다음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실험을 해보니 몇 분 동안 웃기는 영화를 본 후에는 학습 능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공부를 할 때마다 시작하기 전에 몇 분 정도의 시간을 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보자.

* 긍정적인 신체 동작 역시 기분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양팔을 위로 쭉 뻗거나 엄지손가락을 세워보라. 요가나 기공 등에서 흔히 하는 동작으로 마음을 안정시켜도 좋고 그냥 입술을 끌어올려 활짝 웃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후에 시작하라. 학습을 다 마쳤을 때 돌아올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라(성적이 오르거나 승진하는 것,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것, 다음 해외여행 때 외국어 실력을 뽐낼 수 있다는 것 등).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은 또 있다. 학습 교재의 감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학습 교재에 감정이 담겨 있고, 그 감정이 학습하는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을 경우 학습 효과는 더 높았다. 반면 매우 중립적이고 건조하며 추상적인 교재는 이해하기도 힘들뿐더러 기억하기도 어려웠다.


그렇다면 어떻게 감정을 학습 교재에 투입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학습 내용을 내 생활에 의미 있는 것으로, 내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로 만드는 것이다.


흔히 학습 능률이나 기억력을 테스트할 때는 짝을 이룬 단어들을 제시하고, 그것을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외워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짝을 이룬 단어 중에서 한 단어를 제시하고 실험 참가자에게 짝이 되는 다른 단어를 말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끼리-자전거가 한 쌍의 단어였다고 치자. 아무 감정 없이 코끼리와 자전거를 따로따로 외우면 나중에 그 두 단어가 짝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코끼리가 자전거를 타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달리는 장면을 눈앞에 그리면서 미소를 지었다면 외우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이고, 나중에 기억해내기도 훨씬 쉬울 것이다.



뇌가 좋아하는 창의적 기억 훈련

상상력을 포장하는 법

학습에 상상력을 활용하자! 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선물을 비유로 들어 설명을 한다. 어떤 사람에게 멋진 선물을 하고 싶다면 뭘 해야 할까? 일단 고민하고 공을 들여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선물을 예쁜 포장지로 포장해야 한다. 또 포장을 해야 선물을 받은 사람은 포장지를 푸는 동안 긴장을 느낄 수 있고 풀었을 때 깜짝 놀라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예쁜 포장지와 장식으로 인해 선물이 훨씬 더 가치 있는 물건으로 보인다.


다들 이제 짐작했을 것이다. 내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싶다는 것을 말이다.


"선물과 포장지의 관계는 학습 내용과 상상력의 관계와 같다."


학습에서도 학습 내용을 상상력으로 포장하면 긴장과 깜짝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억의 가치는 급상승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상상력을 활용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역사: 카를 대제는 747년에 태어났다. 이런 무미건조한 숫자는 들어도 금방 까먹는다. 이 숫자를 외울 때 우리가 제일 많이 타는 여객기 보잉 747을 연상할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쉽게 외울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상상력을 더 가미해 카를이 거대한 보잉 747 안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천하를 호령할 황제답게 비행기가 떠나갈 듯 울어젖혔고 머리는 비행기 표면처럼 반질반질했다고 말이다. 얼른 보면 쓸데없는 상상 같지만, 이렇게 즐거운 장면을 상상하고 나면 정말 오래오래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다.


뇌는 이기적일수록 능력을 발휘한다

우리의 뇌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자신의 생존에 득이 되는 정보를 특히 잘 흡수하고 소화하고 간직한다. 한마디로 자신을 ―에고를― 학습 내용에 끼워넣어 한데 엮을수록 우리의 뇌는 더 중요한 것으로, 더 오래 기억할 만한 것으로 인식한다.


자, 어떻게 하면 이 에고효과를 구체적으로 학습에 적용할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하다. 당신을 학습 내용의 출발점이나 주인공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역사: 중요한 인물의 생애를 외워야 할 일이 있으면 그 인물이 자신이라고 상상하라. 그러면 학습 내용을 대하는 감정과 자세도 달라질 뿐 아니라 학습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도 수월해진다. 그것이 어려우면 자신의 삶에서 그 인물의 모습과 같은 점을 찾아본다. (그는 편견 때문에 불행을 겪었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던가? 그는 복수심을 느꼈다. 나는 언제 복수심을 느낀 적이 있었나? 그는 오만과 과대망상으로 일을 그르쳤다. 나도 오만한 적이 있었을까?)

* 철학: 철학 이론을 배울 때도 그것이 나에게 어떤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해보자. 추상적으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와 달리 매우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 외국어: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내가 영희나 철수라면 프랑스어를 할 기분이 날까? 자신의 에고를 한번 바꾸어보자. 이름부터 프랑수아나 베로니크 같은 전형적인 프랑스 이름으로 바꾼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오랜 외국 생활 끝에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유창하게 프랑스어를 구사해야 할 테니 열심히 프랑스어를 배우지 않겠는가?


우아한 가짜 논리

다들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해를 한 것은, 다시 말해 여러 가지 개별 정보에서 한 가지 논리를 파악한 것은 기억도 오래간다. 또 논리 파악에 시간을 오래 투자할수록, 그래서 효과가 클수록 기억률도 더 높아진다.


왜 그럴까? 왜 이해를 하면 기억도 잘하는 걸까? 이해를 하려면 일단 이해에 필요한 수많은 개별 정보를 서로 결합하고 연관시켜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학습 내용의 커다란 전체 이미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흘러 학습 내용의 개별 사항은 잊어버리더라도 전체 이미지는 남아서 부족한 지식의 퍼즐을 채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복습이나 활용을 하지 않은 채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전체 이미지마저 사라질 정도로 지식의 구멍이 많아지면, 논리적 이해도 사라져 모든 정보가 급속히 망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럴 때 사이비 논리를 펼쳐보자고 권하고 싶다. 나는 이 학습법에 로고모닉(logomonic)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논리(logic)와 기억술(mnemonic)을 합성한 단어이다. 이 학습법의 기본 원리는 학습 내용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논리를 찾아내거나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꼭 진짜 논리를 찾아야 할 필요는 없다. 애당초 논리는 없으니까. 대신 자신의 논리적 기억용 아이디어를 학습 내용에 끼워 넣는 것이다. 우리 기억의 입장에서 보면 논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방법은 또한 연상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지만 연상과 달리 논리적인 연관관계에 주목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1955년에 태어났다. 이 사실은 지극히 논리적이다. 그해에 아인슈타인이 사망하면서 그에게 자신의 천재성을 물려주었으니까.

* 4천 미터 상공에서는 대기 중 산소량이 40퍼센트나 줄어든다. 이 사실은 지극히 논리적이다. 그 정도 높이가 되면 우리는 양쪽 눈에 눈물을 뚝뚝뚝(눈물방울 모양과 비슷한 000) 흘리면서 네발로 기어 다닐 테니 말이다. 혹은 이런 논리도 가능하다. 40퍼센트에 눈물(00)을 더하면 4,000이다.


이 사례들에서도 알 수 있듯 로고모닉을 통해 결합시킨 정보가 실제 사실과는 전혀 무관하다 해도 상관이 없다. 이론적으로 아주 미미한 논리적 관계만 있을 수 있어도, 혹은 억지로 꾸민 논리적 관계만 있어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기억력의 힘

기억을 돕는 마킹 Vs. 기억을 방해하는 마킹

마킹의 긍정적 효과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소극적인 읽기를 적극적인 정신 활동으로 변화시킨다. 내가 아는 정보인가, 얼마나 흥미로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마킹을 해두면 복습할 때 그 부분만 집중하면 되니 훨씬 효율적이다. 마킹이 실제로 기억력의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알아보자.


* 직접 마킹하라: 딴 사람이 마킹을 해놓은 부분을 무작정 외울 것이 아니라 직접 마킹을 해야 더 효과가 크다(특히 13세 이하의 아동인 경우).

* 아껴서 마킹하라: 색깔을 달리해서 책 전체를 마킹으로 뒤덮은 텍스트가 많이 있다. 그런 마킹은 기억을 돕기는커녕 더 방해한다.

* 한 문장을 통째로 마킹하지 마라: 한 문장을 전체 다 마킹하지 마라. 중요한 부분, 중요한 단어에 집중하라(가능하다면 마킹으로 짧은 문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

* 마킹의 규정을 만들지 마라: 위에서 언급한 실수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마킹의 횟수를 제한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한 페이지당 5회 이하와 같은 식으로 규정을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마킹의 기준은 중요도이지 횟수가 아니다.

* 텍스트를 두 번째 읽을 때 마킹하라: 어려운 텍스트를 읽다 보면 다 중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일단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다음,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마킹을 하는 방법이 좋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처음 읽을 때 노란색으로 마킹을 했다가 두 번째 읽으면서 그 노란 마킹 중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색깔을 달리해 마킹을 하는 것이다. 눈에 잘 들어오는 초록이나 빨강 형광펜이 좋다.

* 여백을 활용하라: 마킹을 하고 그 옆 여백에 나름의 평가를 덧붙이면 효과가 크다. 나름대로 기호를 정해서 복습이 반드시 필요할 경우 필!, 시험에 중요한 경우 중요!와 같은 식으로 써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킹을 마쳤다고 해서 그 정보가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으로 자기만의 텍스트를 작성하거나 마킹한 부분을 활용해야 한다. 마인드맵이나 도표 같은 다른 방법을 추가로 활용해 중요한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공부법의 재구성

사람의 이름을 잘 못 외우는 이들을 위한 비책

장소법은 약 2천 500년 전에 개발된 방법으로, 그리스와 로마의 연설가들은 이 방법을 이용해 몇 시간이고 완벽한 연설을 했다고 한다. 중세에도 장소법은 널리 이용되었고 특히 장기기억을 위해 많이 활용되었다. 나는 노선법이라는 이름을 더 좋아한다. 여러 개의 인상적인 지점(위치나 대상)이 있는 하나의 노선을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장소법을 이용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3단계만 거치면 된다.


* 1단계: 친숙한 환경(집이나 공원, 휴가지)에서 여러 곳의 장소를 순서대로 정하고 이것을 기억에 저장한다. 예를 들어 집 안이라면 침대, TV, 욕실, 싱크대, 소파……와 같은 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외라면 연못, 다리, 내리막길, 건널목, 신호등……과 같이 이어질 수 있다.

* 2단계: 학습 정보를 하나씩 노선의 각 지점과 연결시킨다. 그러니까 정보가 50가지이면 노선의 지점도 50군데다.

* 3단계: 저장한 정보를 다시 불러낼 때는 그 노선을 따라서 마음속으로 산책을 하면서 정해놓은 각 지점에 저장된 정보를 가만히 관찰한다. 그러면 절로 기억이 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방법을 우리의 학습에 구체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0년 이상 장소법을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규칙을 적어보았다.


1. 노선이 될 환경이 친숙해야 한다.

2. 노선의 순서가 명확하고 확실해야 한다.

3. 노선의 각 지점이 기억하기 편하게 인상적이고 특이하면 좋다.

4. 노선의 각 지점이 너무 크거나 너무 작아서는 안 된다.

5. 노선의 각 지점이 서로 너무 가까우면 안 된다(적어도 0.5미터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

6. 노선의 각 지점이 서로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우아하게 외국어를 공부하는 방법

많은 학생들이 외국어 공부를 힘들어하고, 특히 단어 외우는 것을 따분해한다. 그래서 강의 시간마다 나는 학생들을 선발해 일단 키워드 방법을 가르치지 않은 채로 테스트를 실시한다. 보통 5분의 시간을 주면 26개 단어 중에서 3~8개 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키워드 방법을 가르치고 나면 성공률이 두 배, 세 배까지 좋아진다. 그리고 모두 다 공부가 정말 재미있다고 즐거워한다.


외래어나 전문용어도 똑같이 키워드를 이용해 오래 기억에 남길 수 있다. 예를 들면 chrematophobia는 돈을 무서워하는 공포증이다. 화장터(crematorium)를 키워드로 사용해 화장터에서 겁이 나서 전 재산을 다 태웠다고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자꾸 이렇게 키워드를 골라 이상한 이미지를 만들다 보면 머릿속이 괴상망측한 이미지들로 넘쳐날까 걱정이 되는가? 안심하라. 그런 키워드 이미지는 반복 학습을 통해 단어가 자연스럽게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나면 자동적으로 흐릿해진다.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또 모든 단어를 이런 식으로 외울 필요는 없다. 잘 안 외워지는, 너무 길거나 너무 어려운 단어만 골라 암기력을 높이면 되는 것이다.



기억력, 공부의 기술을 완성하다

뇌는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의 성인은 하루 6∼9시간(대부분은 7∼8시간)을 자면 된다. 물론 4∼5시간만 자도 충분하다거나 반대로 10∼12시간을 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수면의 양은 개인에 따라 천양지차이고 또 유전적 소인도 작용한다. 그렇지만 개인에게 맞는 충분한 수면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절대적인 수면 시간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깊은 수면 단계의 상대적인 비율도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이 깊은 수면 단계야말로 지식의 응고화의 중요한 요건이다.


우리가 규칙적으로 잠을 자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뇌를 쉬게 하여 소비한 에너지 저장고를 다시 채우려는 목적이 있다. 실험 결과 우리와 생화학적으로 매우 유사한 쥐의 경우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에너지 전달물질인 아데노신트리포스파타아제(ATPase)가 대량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잠을 자는 동안 에너지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밤에 잠을 자는 사람과 잠을 자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비교하였더니 잠을 자는 쪽이 약 30퍼센트 정도 에너지를 덜 사용했다(약 60 kcal/h 대 85kcal/h). 그뿐이 아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선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상처가 빨리 아물며 성장이 촉진된다(깊은 수면 단계에서 성장 호르몬이 분비된다). 또한 개별 뇌세포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물처럼 얽히면서 학습 과정을 촉진시킨다.


그러니 하루의 수면 시간을 약 세 시간으로 줄일 경우 2~3일만 지나도 각종 부작용이 나타난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오한이 들며 배가 고프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심할 경우 헛것도 보인다.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뇌는 생존에 직접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뇌 부위들을 반수면 상태로 밀어낸다. 신경의 탈진을 막기 위해서다. 집중력과 주의력은 당연히 급감할 것이다.


지식을 기록하는 것의 좋은 점

사라지는 모든 것은 슬픔을 남긴다. 아득한 우리의 지식도 우리의 가슴에 슬픔을 남긴다. 더구나 살다 보면 끊임없이 그 잃어버린 지식이 필요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제때 알아서 복습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알았던 것도 다 잊기 마련이며 언젠가는 완전히 망각의 늪에 잠겨버리고 만다.


바로 이런 지식의 손실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 아주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지식의 숲으로 깊이 들어갔을 때 가장 중요한 정보를 채집하여 자기 말로 기록하는 것이다. 분량이 지나치게 많아서는 안 된다.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면 지쳐서 포기하기 쉽다. 그렇다고 기록이 너무 적어서도 안 된다. 필요한 내용이 적당히 적혀 있어야 나중에 읽어보고 기억을 떠올려 얼른 지식의 탑을 재건할 수 있다. 기록을 하면 이런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 기록 자체가 집중적인 복습 과정이다. 기록을 통해 지식이 장기기억에 더 단단하게 저장이 된다. 질문 형식으로 만들어 묻고 대답하는 방식도 유익하다.

* 요약, 기록을 하면서 전체 맥락이 더 확연해진다. 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나 빼먹고 넘어갔던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이 떠오르거든 반드시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한다.

* 같은 내용을 학습할 경우 훗날 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금방 예전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스스로의 기록인 만큼, 그 내용들이 분명 장기기억의 어딘가에 숨어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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