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언어

   
마티아스 뇔케(역자: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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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
   
13500
2013�� 01��



■ 책 소개
주도권을 재구성하는 권력 언어사용법!

주도권 게임의 법칙에 대해궁금한 이들, 주도권을 언어로써 재구성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력의 언어’에 대해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 이 책의 목표는 사람의 마음과 뇌를움직이고 생각의 방향을, 상대의 의견을 바꾸는 권력의 언어들을 알려주는 것이다. 상대를 주눅 들게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하며 유혹하기도 하는언어들을 귀띔해주는 것이다. 또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려 할 때 상대의 속을 꿰뚫어보고 방어할 수 있게 하는 언어들을 전수해주는 것이다.

■ 저자 마티아스 뇔케
기자이자 자기계발서 전문 저자로 정치학과 독일문학을 전공한 후 독일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바이에른 라디오방송국을비롯해 다수의 출판사 및 기업과 손잡고 일하고 있다. 그의 주요 관심 분야는 순발력, 스몰토크 등 대화법과 직장 내 인간관계이며, 『결정적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직장 생활 게임의 법칙』『창의력 기술』『결정, 빠르고 확실하고 정확하게』『스몰토크: 베스트 테마』『난감한 상황을어떻게 대처할까』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 역자 장혜경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결정적 순간, 나를 살리는 한마디 말』『울렁증 예방 백신』『왜 나는 우울한걸까』『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이타주의가 지배한다』『오디세이 3000』『피의 문화사』 등이 있다. 

■ 차례
머리말 - 우아하거나 비열하거나, 주도권 게임의법칙 

1부 주도권 게임을 재구성하는 권력언어
01 주도권에 대한 갈망을 조절하라
02 주도권을 빼앗기는 이유? 
03 엘리트를 다루는 법
04권력을 과시하는 부드러운 방법
05 에두르지 말고 지시를 내려라
06 익숙한 언어 모델을 활용하라
07 지시를 받을 때도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08 첫 말뚝을 박아야 이긴다
09 중심에서 밀려나는 느낌이 들 때
10 질문을 어떻게 이용할까?
11 의심과 불안을 줄여주는 쪽이 주도권을 쟁취한다
12 상대를 내 뜻대로 조종하는 질문
13 기술적으로 추궁하는법
14 주도권을 재탈환하는 질문
15 상대를 속여넘기는 두 가지 질문 형식
16 화내지 않으면서 유도 질문을 피하는기술
17 전략적인 분노
18 당신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사람
19 “지금 고함을 지르고 계십니다.” 
20 회의를주도하는 기술
21 무엇이 더 잘 먹힐까? 
22 남의 의견을 평가하고 요약하는 것의 효과
23 친절한 비판에 속지마라
24 하염없이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의 속내
25 그들은 규칙을 부드럽게 깬다
26 당신의 입지를 정확히파악하라
27 부드럽고 고상한 말로 장악하라
28 우아하거나, 비열하거나
29 피해자 역할을 맡는 전략
30 비판하는사람에 대한 역공

2부 타인의 마음을사로잡는 권력 언어 
31 같은 말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32 상대의 언어 세계로 들어가라
33 ‘우리’ 의감정이 불러내는 것
34 감동적인 권력 언어의 조건
35 ‘우리’ 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라
36 ‘우리’ 를 남발하는 사람을다루는 법
37 머릿속에 남는 단 한 개의 메시지
38 형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39 친숙한 일상어가 통한다
40단순한 메시지를 반복하라
41 어떻게 개념을 선점할 것인가
42 근심과 원한의 효과적인 사용법
43 개념으로 상대를제압하라
44 개념을 관철시키려 할 때 필요한 것
45 독특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언어
46 듣는 사람에게 이미지가 떠오르게하라
47 신빙성이 있어야 먹힌다
48 언어의 뒤편을 살펴야 한다
49 가치를 거론하는 것의 강점
50 반론의 여지가 없는비판의 조건
51 새로운 것을 가장 합법적으로 만들어 주는 무기

3부 카리스마를 완성하는 권력 언어
52 큰 노력을 들이지 않은 듯한‘대단한’ 성과
53장점과 약점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54 카리스마의 ‘올바른’ 조건
55 ‘확실한’ 문장으로 승부하라
56 불리한 상황에서빠져나오게 하는 한마디
57 소용돌이를 조율하는 카리스마
58 방금 생각난 것처럼 자연스러운 유머
59 공격을 당했을 때의 언어사용법
60 비열한 공격을 받아치는 한마디
61 마지막 말이 좌우한다

역자의 말 - 권력 언어 사용 설명서





권력의 언어


1부 주도권 게임을 재구성하는 권력 언어

주도권에 대한 갈망을 조절하라

내 뜻을 관철시키고자 한다면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 보인다. 주도권이 있는 쪽이 아무래도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핸들을 쥔 쪽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상대에게 부탁해야 할 것이 있지만 상대는 전혀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싶다 해도 너무 잘난 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의도적으로 뒤로 슬쩍 물러나는 편이 훨씬 더 득이 된다.


때로는 약한 모습을 보일 줄 알아야 한다

주도권을 쥐고 싶다 해도 온몸으로 그런 신호를 내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속담은 여기서도 통한다. 너무 지나치게 권력 욕심을 내비쳐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주도권의 의지를 과도하게 내보일 경우 상대가 나를 지나치게 힘이 세거나 자신보다 너무 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여 주눅이 들 수도 있고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러 당신을 피해 빙빙 돌게 된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신호의 분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줄 안다. 어떨 땐 굴복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넌지시 섞어 보내기도 한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편이 오히려 좀 더 인간적으로, 좀 더 사랑스럽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내가 너보다 잘났다는 신호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에너지와 힘이 너무 많이 든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남들을 리드하는 힘과 자질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주도권을 쥐고 남들 앞에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다. 설사 그런 사람이라 해도 항상 자제력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 좋다. 파워 게임은 어떤 관점으로 보아도 도움이 안 된다. 에너지도 많이 들고 자칫하다가는 외톨이가 되기 쉽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서 영향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는 항상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과연 이 만남에서 내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것이 유리할까? 섣부르지 않게 고민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첫 말뚝을 박아야 이긴다

회의나 협상은 자기 입장을 강력하게 펼치거나 주도권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다. 그런 만큼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서둘러 제일 먼저 발언권을 얻는 편이 유리할까? 아니면 상대방이 먼저 말을 하도록 기다리는 편이 더 나을까? 대답은 둘 다이다. 양쪽 다 적절하게만 사용한다면 성공적으로 주도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먼저 발언권을 얻는 쪽이 더 유리하긴 하다. 말 그대로 첫 말뚝을 박아서 대화의 물꼬를 트고 대화의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효과는 여기저기에서 입증된 바 있으며, 이를 흔히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라고 부른다. 처음 들은 숫자, 처음 들은 제안이 출발선을 그어 이후의 발언에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일련의 황당한 실험들이 보여주듯 우리는 보통 그런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scene 보험 번호가 경매가에 영향을 준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학생들에게 사회보험 번호의 마지막 두 자리 숫자를 적게 하였다. 이어포도주 한 병을 경매에 부치고 최고가를 적어보라고 시켰다. 결과는 보험 번호 뒷자리가 98처럼 큰 숫자인 학생이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높은 경매 제시가를 적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협상에도 적용된다. 스탠포드대학교의 마거릿 닐 교수가 입증한 사실이다. 첫 말뚝을 박은 사람이 나중의 결과에 놀랄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사회심리학자 비르테 엥글리시와 토마스 무스바일러의 연구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형량 판결을 앞둔 판사들에게 한 대학생(신입생, 정보학 전공)이 자기 마음대로 형량을 추천했다. 판사들은 대학생의 말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놀랍게도 대학생이 제안한 형량의 높고 낮음에 따라 판사가 내린 형량도 높거나 낮아졌다.


첫 말뚝의 효과는 때로 이렇게 결정적일 수 있다. 그러니 상대에게 말뚝을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거든 출발점을 장악하라. 처음으로 발언을 하거나 서문을 읽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토론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생각을 좌중을 향해 날려야 한다.


동맹군이 있어서 그가 대리인으로 먼저 스타트 지점을 표시하는 방법은 더 효과가 좋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그의 첫 제안이 폐기되더라도 어쨌든 흔적은 남겼다. 그럼 당신은 그 흔적의 끈을 잡고 끝 무렵에 토론에 뛰어들어 찬란한 승자가 되는 것이다.


상대를 내 뜻대로 조종하는 질문

상대를 띄우는 질문 vs. 나를 띄우는 질문

대답을 하는 쪽뿐 아니라 질문을 하는 쪽도 당연히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이때 질문은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도구가 된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대답을 해줄 사람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정반대다. 질문을 하는 사람이 상대방을 옭아맨다.


이유는 간단하다. 질문은 대답을 요한다. 따라서 대답이 충분한지, 질문에 맞는 대답인지를 결정하는 쪽은 질문을 던진 사람이다. 자기 마음에 흡족하지 않을 경우 이렇게 다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게 제 질문에 대한 대답인가요?" 그런 재촉을 받으면 대답을 하는 쪽은 더 심한 의무감에 사로잡힌다. 질문하는 쪽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열등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질문하는 쪽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는 곧바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아직 제 질문에 대답을 안 하셨는데요." 불신한다는 듯 고개를 젓는 동작으로 그런 재촉의 효과를 더할 수 있다. 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지 그보다 더 확실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를 띄워주는 질문과 나를 띄우는 질문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무엇보다 형식에서 차이가 난다. 질문의 연출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허가를 구하는 질문을 제외하면) 내용 면에서는 양쪽의 질문이 똑같을 수 있다. 심지어 글자 한 자도 안 틀리고 똑같을 때도 있다. 그런데 같은 질문도 억양과 연출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앞에서 든 위기 해법의 사례라면 전문가는 위기가 언제 끝날지 예측을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의뢰를 한 사람은 판단을 내리고 예측을 해줄 전문가를 띄워줄 수밖에 없다. "벤 씨, 이 분야의 전문가이시니 한말씀 해주십시오. 위기가 언제쯤 끝날 것 같습니까?"


자기를 띄우는 질문의 경우 정반대의 일이 일어난다. 대답을 하는 쪽이 왠지 격하된다. 질문을 하는 쪽이 결코 질문 뒤로 숨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참여를 강조한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벤 씨, 이런 일로 벌어먹고 사시는 분이니 우리가 언제쯤 위기에서 벗어날지 알려주시겠소?"


대답하는 사람을 평가절하하는 방법

나를 띄우려면 어쩔 수 없이 상대보다 내가 위에 서야 한다.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이란 누군가를 향하는 것이므로 무턱대고 자신의 강점을 강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나의 강점을 내세우는 대신 상대를 평가절하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너무 강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질문 자체가 소용이 없어지니까 말이다. 직접적으로 상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경멸하는 말투나 비꼬는 말투 정도로도 충분히 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벤씨, 이 분야를 주름잡는 전문가라고 하시니 위기가 언제쯤 끝날지도 아시겠네요?" 일부러 가짜 타이틀을 붙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박사나 교수가 아닌 상대를 일부러 박사님, 교수님 등으로 불러주는 것이다.


거꾸로 다들 박사님이라고 부르는 자리에서 혼자서 박사님이라는 호칭을 빼고 부르거나 다정하게 별명으로 상대를 칭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다. 상대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처럼 꾸미는 것도 상대에게 모욕감을 안겨준다. 상대에게 "저기…성함이……" 하고 묻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이다. 비슷한 이름으로 잘못 부르는 것 또한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길 수 있다. 혹은 상대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불러 상대를 당혹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2부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권력 언어

감동적인 권력 언어의 조건

소속감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감동적인 권력의 언어라 부르기 힘들다. 거기에다 자기 집단, 즉 우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작업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저 클럽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소리다. 사람들이 무조건 그 클럽에 들어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자기 집단을 띄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자유로운 인간은 모두가 베를린 시민이라고 주장하던 케네디의 연설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베를린 시민은 모두 자유로운 인간이다. 그러니 베를린 시민은 곧 자유의 상징이다. 베를린의 주민과 전 세계 모두 자유로운 인간을 하나의 집단으로 결합시키는 접착제는 바로 자유라 할 수 있다.


슈나이더라는 사람은 "우리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라는 말로 자기 집단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로써 그의 직원들은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팀의 일원이 된 것이다. 이처럼 뛰어난 능력을 자기 집단에 부여함으로써 자기 집단의 가치를 드높이는 방법은 가장 많이 애용되는 편이다.


* 도덕적 평가: 우리는 선행을 한다. 우리는 약자를 돌본다. 우리는 중요한 가치를 실천한다.

* 지적 평가: 우리는 똑똑하고 지적이며 비판적이고 이해력이 뛰어나다.

* 성격적 평가: 우리는 개방적이고 유머가 풍부하며 신뢰도가 높고 겸손하다.


이런 자화자찬이 통하려면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보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가 선거전 중에 전달했던 우리 메시지는 예전과 다른 미국의 이미지를 담고 있었기에 그렇게 뜨거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식시키고자 하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고자 한다. 오바마의 메시지는 그런 뜻을 전달하고자 했다. 나아가 그는 아무도 배제시키지 않았다. 분열의 책임은 정적들에게 전가하였다. 그가 원하는 것은 전 국민의 규합이었다. "부자건, 가난하건, 흑인이건 백인이건, 라틴계건 아시아계건, 아이오와 출신이건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이건 상관없이 우리는 이 나라를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끌어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오바마는 또 하나의 멋진 방법을 소개한 셈이다. 우리 집단의 가치가 올라가자면 집단의 숫자가 많아야 한다. 그런 집단에선 흡인력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 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은 아웃사이더가 된다. 아웃사이더가 되는 일이야말로 사회적 존재인 우리 인간이 가장 원치 않는 일이 아닌가.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치알디니는 다른 사람과 비슷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싶은 소망이야말로 인간의 매우 강력한 행동 동기라고 주장한 바 있다.


머릿속에 남는 단 한 개의 메시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말이 정곡을 찔러야 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한마디로 명료하면서 무엇보다 간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나 복잡한 설명은 피해야 한다.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오히려 듣는 이의 이해력을 떨어뜨린다.


간단한 핵심 메시지는 비용을 절약한다.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귀에 쏙 들어오는 훌륭한 핵심 메시지는 만족감을 주므로 그것을 인정하고픈 마음이 일게 한다. 모든 문장과 말에는 복잡한 내용들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논리와 근거, 반박, 사례, 반대 사례, 미사여구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핵심 메시지는 이런 복잡한 텍스트나 연설문, 토론문을 한눈에 꿰뚫어 움켜쥘 수 있게 하는 정신의 손잡이와 같다.


간단하고, 감정에 호소하고, 직선적인…

연설이든 회의든 개인이 발언한 내용은 순식간에 잊혀지기 마련이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중요하거나 깜짝 놀랄 만한 내용만 추려내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듣는다. 추려낸 내용 중 극히 일부만 기억에 저장되고, 그마저도 정확한 문구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귀로 들은 내용을 자신의 이해력에 적응시킨다. 다시 말해 상대의 입에서 나온 말을 내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니 듣는 말이나 읽는 텍스트가 정리 정돈이 안 되어 있을수록 내 마음대로 이해하고 곁길로 빠질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바로 이런 위험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핵심 메시지는 청중이 따라올 수 있도록 길을 닦는다. 청중의 뇌리에 꼭 남아 있어야 할 지점을 콕 집어 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많은 핵심 메시지를 나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세 가지 이상의 메시지는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핵심은 논리가 아니다

핵심 메시지는 무엇보다 간단해야 한다. 복잡하면 벌써 진 거다. 간단한 메시지는 듣는 사람이 생각하는 일을 덜어준다. 무엇보다 명료하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어떤 주제를 두고 깊이 있게 파고들다 보면 너무 심한 단순화에 자기도 모르게 저항하게 된다. 너무 간단하게 표현해놓으면 무언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함이 밀려들기도 한다. 특히 당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너무 단순한 메시지로 인해 평판이 나빠질 수도 있다. 그 메시지만 보고 다른 동료들이 당신을 얕잡아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토론 자리에서 상대가 단순한 메시지로 단박에 청중의 신뢰를 얻는 바람에 당신이 손해를 본다면 깊이 있는 메시지가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논리의 힘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너무 경솔한 짓이다. 제아무리 걸출한 논리도 너무 복잡하거나 설명이 부족한 탓에 전혀 먹히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청중의 동의는커녕 꼭 저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야 해?와 같은 불만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또 상대의 핵심 메시지가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경우엔 그 어떤 반박 논리도 다 소용없다. 반박하려는 당신은 괜한 트집이나 잡는 좀생이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한 번 더 강조하지만, 핵심 메시지는 이성적인 논리가 아니다. 논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며 직접적으로 설득을 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논리의 중요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논리는 아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당연히 말이나 글은 논리가 있어야 하고 자기 입장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팽팽한 논리의 싸움 같은 것은 없다. 그런 건 교과서에나 존재한다. 실제 생활에서 토론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혼잡스럽고 비합리적으로 진행된다. 나의 논리를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핵심 메시지와 관련하여 논리는 메시지를 떠받치는 기능, 나아가 장식적인 기능을 맡는다. 뭔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견해는 훌륭해 보인다. 근거도 확실하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살짝 불안하다. 이때 당신이 간단한 핵심 메시지로 설명을 해주면 나는 마음이 편해진다. 어쨌든 핵심 메시지를 이해했으니 중요한 부분은 간파했다는 느낌이 든다.


핵심 메시지의 원칙은 최대한 단순하라는 것이다. 목표도 청중의 머리에 닻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자면 모든 것이 일목요연해야 한다. 심지어 상대의 말에 약간 미심쩍은 느낌이 든다 해도 그것이 짧은 공식으로 응축되어 있다면 그 말의 효과는 오래 남는다. 나중에 기억도 더 잘 난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 말을 상기시키기도 좋다. 무엇보다 상대의 머리에 내 메시지가 못박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3부 카리스마를 완성하는 권력 언어

방금 생각난 것처럼 자연스러운 유머

재치 있고 위트가 넘치며 기지가 번뜩이는 말을 던지는 사람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의 말이 잘 먹히는 것은 당연하다. 왠지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지 않은가.


scene 투표해야 하는 이유

독일의 전 재무장관 페르 슈타인브뤼크는 2009년 연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투표장에 안 갈 만큼 똑똑한 사람들은 나중에 자기들보다 훨씬 멍청한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할 것이다."


우리가 위와 같은 표현에서 통쾌함을 느끼는 것은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형식 때문이다. 멍청하다라는 표현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앞의 똑똑하다라는 표현 때문이다. 형식적으로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 말을 모욕적인 언사로 평가하지 않는다. 심지어 멍청하다고 표현된 당사자들도 모욕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웃겨라

재담은 다소 심각한 문제(낮은 투표율)를 다루어도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히죽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재담은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동시에 말을 하는 사람이 유머 감각이 있고 여유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카리스마에 도움이 된다. 카리스마야말로 침착과 여유의 산물이 아니던가.


그러나 짜임새가 너무 완벽한 재담은 거북하다.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려면 방금 생각난 듯한 인상을 풍겨야 한다. 물론 나만의 창고에 엄청난 종류의 재담을 저장해두고 미리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알맞은 자리에서 정확하게 써먹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방금 생각이 난 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패러독스를 활용하라

성공적인 재담의 대부분은 패러독스를 사용한다. 앞의 말을 반박하는 듯하지만 나중에 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 문장이 된다. 작가 알프레트 리히텐슈타인은 말했다. "반듯하게 살려면 악한이 되어야 한다." 니더작센 주의 여성 재무장관을 역임한 브리기 브로이엘은 "내가 내각의 유일한 남성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녀는 유일한 여성이었다. 그 말은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내각에서 홍일점이던 그녀의 힘든 상황은 물론이고, 남성 못지않은 그녀의 투지와 의지까지도 드러낼 수 있는 재치 있는 응답이었다.


그밖에도 멋진 재담을 엮을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 후렴구, 이중 의미 등을 활용한 각종 말장난

* 그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과장하기: 웅덩이가 대서양이 되고, 작은 집 한 채가 거대한 성곽이 된다.

* 독창적인 비교: 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 두 가지를 독창적으로 비교한다.

* 대립: 상반되는 두 개념을 대비한다.


이 재료들을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의 두 가지 명언으로 알아보자. 첫 번째는 독창적 비교이다. "권력이 있다는 것은 여성이라는 것과 같은 뜻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여성과 권력을 하나로 묶었다. 토니 블레어라면 쓸 수 없을 명언이다.


두 번째는 대립의 표현이다. "정치에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을 땐 남성을 찾아라. 그러나 어떤 일을 하고 싶을 땐 여성을 찾아라."


마지막 말이 좌우한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어떤 상황에 대한 우리의 판단은 그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전까지는 힘을 못 썼다 해도 결국 마지막을 좌지우지한 쪽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거꾸로 약한 결말은 쓴 뒷맛을 남긴다.


종지부를 찍는 쪽이 이긴다

대화의 종지부를 찍는 쪽이 권력을 갖는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대화를 이끌기도 하지만 대화를 마무리 지을 주도권도 상대에게 결코 허용하지 않는 법이다.


물론 대화가 이쯤이면 충분하다는 자신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넘치는 관심으로 상대의 입장이 되어야 하고, 상대의 신호를 올바로 해석해야 한다. 당신이 미리 눈치를 채고 대화를 먼저 끝내주면 수고를 던 상대도 고마움을 표할 것이다. 대화를 먼저 끝내는 쪽은 항상 무례하게 비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불쾌한 일을 덜어 주었으니 상대가 고마워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관계에 금이 가지 않게 하는 말

대화가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지금껏 대화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한 문장이면 가장 좋다. 이 문장의 내용은 대화의 주제 및 당신의 역할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당신이 뚜껑을 덮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은 좀 더 일반적인 차원으로 돌아가거나 평가를 내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모든 문화에는 인사와 작별의 의식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의식을 지켜야 관계에 금이 가지 않는다. 물론 대화를 갑자기 끝낼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적절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미리 상대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보통 작별 의식은 준비, 작별 인사, 작별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 준비: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서서히 대화를 끝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대부분은 몸짓을 통해 알 수 있다. 시계를 자꾸 보거나 자세를 고치거나 응답이 줄어든다.

* 작별 인사: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대화가 끝났음을 말로 표현한다. 장기간 만나온 사이라면 다음에 또 만날 약속을 한다.

* 작별: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헤어진다. 서로 멀어졌다가 다시 한 번 서로에게 다가가기도 한다. 이런 의식을 행동심리학자 피터 콜릿은 요요 현상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의식이며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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