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나이 드는 기술

The Art Of Ageing

   
존 레인(역자: 고기탁)
ǻ
베이직북스
   
15000
2012�� 08��



■ 책 소개
진짜 인생은 지금 시작해도 늦지않다!

똑똑한 것과 지혜로운 것은 엄연히다른 것이다. 젊은이들이 해결할 수 없는 경험과 성숙한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사회 내부적으로 조금씩 깨달아야 할 시점에 즈음하였다.우리가 알고 있는 티치아노, 미켈란젤로, 크리스토퍼 렌 경, 윌리엄 블레이크, 랄프 본 윌리엄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주세페 베르디, 조지프레더릭 헨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은 물론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를 들여다보면 노년의 삶이 적어도 내리막을 걷는것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진보적인 단계에 속한 영역임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 저자 존 레인
화가이자 작가이며 교육자이다. 비포드 센터를 설립했고 슈마허 대학의 창설에기여한 다팅턴 홀 트러스트의 회장으로 있다. 쓴 책으로는 『언제나 소박하게: 소비 사회에서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법』『살아 있는 나무: 예술과신성』『개들이 붙은 뱀의 꼬리: 예술, 생태, 의식』『데번을 예찬하며』등이 있다. 

■ 역자 고기탁
한국 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펍헙번역그룹에서 전업 번역가로활동하고 있다. 출간예정인 책으로는 『Coaching Leader』 『A Short History of the World』『Art ofAgeing』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1장늙음은 대다수가 거부하는 특권
01 나이가 든다는 것 
02 느리게 사는 즐거움 
03 노년의 자유 
04나이 듦에 관한 사유 

2장 유쾌하게 나이드는 9가지 방법
01 긍정 
02 은퇴 
03 스트레스 
04 죄의식 
05 두려움 
06노여움 
07 돈 
08 깨달음 
09 소비적인 사회 

3장 멋지게 나이 드는 기술
01 건강하게 사는 법 
02 음식과 운동 그리고 휴식
03 유머 
04 삶에 대한 성찰 
05 성생활과 섹스 
06 목표 
07 재충전 
08 활력 유지
09 균형 잡힌 시각 
10 호기심 
11 감사 
12 소소한 즐거움 
13 받아들임 
14 노화를 극복하는힘 
15 애완동물 
16 컴퓨터 
17 융통성과 창조성 
18 도움받기 
19 사회 참여 
20 자기 성찰
21 정체성 
22 젊음 
23 희망 

4장 열정보다 오래 사는 비결은 없다
01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가? 
02 남자는 나이들면 탐험가가 된다 
03 노년은 자아실현을 위한 완벽한 기회다 

5장 죽음을 받아들이는 지혜
01 사후에 대한 집착 
02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
03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04 장례식 

6장 노년의 품격
01 품위 있게 늙는다는 것 
02 세상의 경이로움 
03 세상을활기차게 걷기 
04 삶에 대한 애착을 가져라 

7장 멋지게 나이든 사람들의 짧은 이야기
01 전문경험으로 봉사하는 피터 애슈턴 
02약속된 땅에 사는 바바라 블랙맨 
03 지루할 틈이 없는 엠마 브로페리오 
04 아주 특별한 에너지를 지닌 메리 쿠즈너 
0596세의 도예가 마리안 데 트레이 
06 94세의 정신분석학자 게르트루트 훈지케―프롬 
07 83세의 시골 지킴이 딕 조이
08 수도승 출신 편집자, 교수 사티시 쿠마르 
09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 제임스 러브록 
10 흥미로운 시대를 사는 데니스피커링 
11 87세의 독설가 앤 웨스트컷 

특별부록 _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 
에필로그





멋지게 나이 드는 기술


늙음은 대다수가 거부하는 특권

나이가 든다는 것

나이가 들더라도 적당히 건강해서 질병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즐겁고 만족스럽게 인생의 황혼기를 보낼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건강이 나빠지기도 하고 불행하거나 슬픈 일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시기는 많은 사람에게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가장 행복한 기간이 될 수도 있다. 자식과 손자손녀, 배우자, 동료, 사랑하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성숙해지면서 이 시기는 창조적인 성장을 위한 전례 없이 풍요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년은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한 젊은 시절과 비교했을 때, 노년에는 만족스런 안정감이 존재한다. 또한 일과 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느라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야 하는 중년과 달리 은퇴 초기에는 다른 일에 치여서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나이가 들면 몸이 쇠약해지기도 하지만 고령에 따른 그 나름대로의 보상도 있다.


연륜이 쌓일수록 미숙하고 피상적이던 존재는 이해심과 복잡성을 지닌 깊이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부산함은 방해를 받지 않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평온함으로 대체된다. 비로소 실험정신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다양한 잠재성을 탐험할 수 있는 여유가 찾아온다. 우리가 꿈꾸던 대로, 본연의 모습대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넓은 영역에 걸쳐 새로운 흥미를 찾을 수 있는 자유 말고도 특별한 미덕을 갖춰준다. 바로 겸손이다. 첼로 연주자 파블로 카잘스에게 아흔 세 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3시간씩 연습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이제야 겨우 어떤 진전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바랄진대 분명 지혜로워진다는 의미이다. 활력과 명상, 모험심과 성찰, 열정과 평정 사이에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그 선택에 따라 우리는 우울한 염세주의자가 될 수도 있고, 삶에 애정을 갖고 행복하게 사는 법의 달인이 될 수도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미국의 철학자, 시인, 수필가)는 말했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원했고 삶의 모든 정수를 맛보고 싶었다. 또한 스파르타 사람들처럼 꿋꿋하게 살면서 삶이라 할 수 없는 모든 요소를 도려내고 싶었다."



유쾌하게 나이 드는 9가지 방법

긍정

노후에 찾아오는 유쾌하지 못한 측면을 피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살고 낙관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며 진지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에게 있는 어두운 면과 단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 물론 이것은 정말 훌륭한 마음가짐이지만 실천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부정적인 생각이나 열등감,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마다 행복하고 즐거운 느낌으로 가슴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일은 또 다른 새로운 날이자 새로운 기회이므로 감사하는 마음과 희망으로 내일을 맞아야 한다.


악재가 끊이지 않고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왜 하필 나야?" "내가 왜 이런 벌을 받아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결국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런 생각을 해본들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무리 힘들더라도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것만 생각하자. 그 순간에 존재하는 축복을 즐기는 것이다. 그것은 새벽하늘에 떠오르는 5월의 태양일 수도 있고 폭우가 지나간 뒤에 김을 내뿜는 대지를 비추는 서광일 수도 있다. 슈베르트의 음악이나 베르메르의 멋진 거리 풍경화를 감상하는 기회일 수도 있다.


불교에서 집착이라고 말하는 것을 극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심판하려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나 역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자. 살아있으므로 경험할 수 있는 경이로움과 장점을 헤아려야 한다.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 생각하기보다 할 일을 찾아야 한다. 젊은 시절 실패한 인간관계에서 생긴 해묵은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부정적인 태도를 갖지 않도록 조심하자.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아니라 내가 그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낙천적인 성격은 스스로 갖고자 노력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노여움

노여움은 사소한 짜증부터 맹렬한 분노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또는 일시적으로 성가신 일이나 모욕, 부당함에 대해서는 노여움이 상식적이고 건강에도 이로운 유익한 반응이 되기도 한다. 비인간적인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우리 사회는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수화기를 들고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곧이어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까다로운 절차가 등장하고 성실한 답변을 요구한다. 그것이 끝나면 몇 번이고 반복되는 비발디의 사계를 참아야 하고 수시로 공허한 인사말을 들어야 한다. 물론 노여움이 무례나 업신여김, 모욕이나 자존심을 긁는 것처럼 훨씬 심각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분노가 폭발하면 그로 인해서 인간관계가 훼손되거나 화를 낸 당사자가 상처를 입기도 하며 심지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화만 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을뿐더러 좋지 못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화를 내면 일시적으로 활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드레날린의 분출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커다란 유혹이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다 현명한 선택이다. 물론 화를 계속해서 담아두기만 하는 것도 심리학적으로 해로운 일이다. 가끔은 화를 터뜨려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안전밸브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나 남을 비난하고 유머를 잃고 신경질을 내거나 성마르게 행동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조언이 필요하다. 자기 안에 있는 이러한 특징을 인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해 귀를 기울이자. 또한 자기합리화라는 두꺼운 방패와, 기필코 이겨야 한다는 투지 뒤에 숨으려고도 하지 말자.


노년에는 다양한 요소가 삶의 질을 높여주거나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건강 상태와 수입 정도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문화, 가문에 따른 다양성을 고려하면 딱 잘라서 결론을 내리기는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충분한 돈을 저축했거나 연금이 많아서 부족함 없이 살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못하다. 은퇴 후에는 그전까지 지출하던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줄어든 수입에 맞춰 살아야 하며 심지어는 유지비용이 보다 적게 드는 집으로 이사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재앙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물질적인 풍요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다다르면 그 이후부터의 행복은 재산의 증식과 비례해서 커지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부자들이 얼마든지 있다. 반대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가난한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주관적인 만족도가 반드시 객관적인 여건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멋지게 나이 드는 기술

활력 유지

세상에는 식도락이나 성적 쾌감, 선잠이 주는 달콤함, 또는 고통에서 벗어났을 때 느끼는 안도감처럼 감각적인 희열을 포함해 다양한 기쁨이 존재한다. 그토록 현실을 직시하던 몽테뉴조차 신장 결석으로 고생하다가 병으로부터 해방되자 그에 따른 안도감을 언급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유희 본능적인 측면이 가장 강한 활력을 주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당연히 모든 스포츠는 유희 본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축구나 크리켓, 수영과 요트, 골프나 당구, 테니스는 물론이고 브리지 게임이나 체스, 체커 게임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아울러 유쾌한 삶을 살고자 하는 아이디어도 유희 본능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시인 예이츠는 "우리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전히 그것에 정통할 수 있으며, 기분 전환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라고 썼다.


그러므로 삶의 모든 면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하지도 말고, 즐겁고 창조적이며 유연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성은 우리가 타고난 권리이다. 창조성이 없는 삶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을 게 분명하다. 다만 현 시점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창조성은 시인이나 작곡가, 화가, 무용가 등 흔히 예술가로 불리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단순한 활동에서 발휘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우리라고 이러저러한 다양한 형태의 창조성을 탐험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요리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자. 요리는 너무나 많은 남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여자에게 떠넘기지만 만족도가 매우 높은 일이다. 실제로 많은 남자들이 "나는 계란 삶을 줄도 모른다네"라며 자랑하듯 떠들어댄다. 하지만 은퇴를 하고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에게 요리는 재충전을 위한 완벽한 일이다. 또한 새로운 재료를 개발하거나 흥미로운 색깔로 조합도 해보고 재미난 구성이나 특이한 조리법을 실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친구와 이웃을 집으로 초대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요즘은 맛깔스러운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책들도 많이 나와 있다. 스프나 리소토, 팬케이크, 샐러드, 카레, 야채스튜, 파스타 같은 요리와 간단한 디저트부터 시작한다. 그렇지만 가공식품의 유혹 따위는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 아울러 음식 준비가 본질적으로 지루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광고도 무시해야 한다.


맞다. 집안일에는 단조로운 일면도 있다. 하지만 그런 단조로운 면은 어떤 일이든 그것이 진정 창조적인 작업일지라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냉동 가공식품이 유용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들을 사용하면 할수록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과 창조적인 면은 줄어든다.


빵을 만드는 것 역시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다. 게다가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다. 내 아내가 수십 년 간 만들어온 그랜트 로프(통밀을 발효시켜 만든 빵)는 반죽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더욱이 밀가루에 이스트를 넣어서 빵으로 부풀리는 과정은 특별한 마법이라고 할만하다. 완성된 따뜻한 빵을 집에서 만든 마멀레이드(감귤류의 껍질과 과육에 설탕을 넣어 만든 잼)나 품질 좋은 치즈와 곁들여 먹어보자.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음식이 따로 없을 것이다.


멋진 일은 이밖에도 많다. 텃밭을 가꾸는 일 역시 그중에 하나이다. 내가 아는 몇몇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이 일은 유희를 제공하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채소를 재배하는 일은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흥미와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하고 무엇보다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텃밭에서 규칙적으로 일을 함으로써 막대한 혜택을 얻는다. 그곳에는 콩이나 가지, 호박, 꽃양배추, 양상추, 토마토, 오이, 감자, 비트, 양배추 등이 넘쳐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단지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공급해주는 차원을 넘어서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텃밭은 노인들이 야채를 키우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훌륭한 장소가 되어 준다.


융통성과 창조성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변화를 거부하고 주변 세상과 단절되려는 성향이 생긴다. 이러한 성향을 극복하고 열린 마음으로 외부에 대한 관심과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고 타고난 창조성을 발휘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를 창조적이지 않고 무용지물이며 고루하고 남에게 짐이 된다고 느끼는 사람은, 지루하고 정체된 삶이나 우울한 생각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다.



열정보다 오래 사는 비결은 없다

노년은 자아실현을 위한 완벽한 기회다

내가 요크셔 그래머 스쿨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을 때 많은 학생들이 탁월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시각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고 오직 극소수 학생만이 자신이 타고난 능력을 창조적으로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그 경험을 통해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미처 개발되지 않은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은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으며 10대 후반에 그대로 소멸되는 경우도 많다. 몽골에는 어서 파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광물과 황금, 원유가 가득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구나 미처 개발하지 못한 잠재력이 있기 마련이다. 당신에게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재능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는 어린 시절 절대 될 수 없는 사람들을 흉내 내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로빈 후드 역을 맡았던 에롤 플린 역시 그 중에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철부지 소년이었던 터라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를 깨닫지 못했다. 우선 내 칼싸움 실력은 전혀 전문가답지 못했다. 또한 배우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내성적이라는 문제도 있었다. 무엇보다 에롤 플린처럼 콧수염이 나기에는 한참 어렸다.


하지만 그처럼 무모한 꿈을 꾸는 사람이 오직 나밖에 없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궁금하지 않은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어진 인생 항로에서 벗어나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인생에 도전하는 즐거움을 느꼈을까?


소로는 『월든(Walden)』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지한 인생이란 깊이 있게 살면서 삶의 모든 정수를 흡수하는 것이다."


우리 가운데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이 이런 삶을 시도라도 해 봤을까? 소로가 말한 삶을 살려면 우선 스스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할 정도로 열렬하고 성실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또한 한 점의 회의도 비집고 들어오지 못할 만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무시하고 산다. 기본적으로 소비 지향적인 삶을 살면서 유행을 선도하는 유명인사의 생활방식을 흉내 내거나 필요 이상으로 화려하게 살도록 강요당하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인생에서 충만한 만족감을 느끼고 탁월한 뭔가를 이루어낸 사람들이 보여주는 특성을 흉내 내고자 노력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물론 누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이나 찰리 파커, 마리 퀴리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생은 경쟁으로만 결정되는 경주가 아니다. 마치 씨앗을 다루듯이 재능을 계발하고 그 재능 안에 숨겨진 잠재력을 알아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들만의 비밀을 살짝 공개해 본다면 나이가 들면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고 약간은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노인들이 노년을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보내는 데 만족하는 듯 보인다. 노년을 당연한 대가로 주어진 휴식 기간이라고 생각하거나 너무 피곤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 책임감 있는 일을 꾸준히 수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뿌리 깊은 편견 중 하나가 노인은 책임 있는 일을 맡기에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도대체 고령자가 책임감 있는 일에 부적합하다는 믿음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개개인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선생님이나 부모님, 친구에게서 몰래 귓속말로 전해 들은 것인가? 아마도 십중팔구는 우리의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또는 D. H. 로렌스의 주장처럼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가르치는 ‘빌어먹을 교육’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당신은 이제 늙었고 충분한 시간이 있으므로 이러한 편견이나 의심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가? 그렇다면 당신을 가로막는 방해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왜 그처럼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가? 왜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서기 위해 용기를 내지 않는가?


당신은 이제 노령으로 인해 비록 심각한 신체적 질병을 얻게 되었을지 몰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해방되었고 원하는 것은 대체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유를 얻었다. 노년은 자아실현을 위해 가능성을 탐험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제공한다. 행운만 따라준다면 이 시기를 이용해서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지혜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임종을 앞둔 사람은 스스로는 물론이고 자식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자신의 죽음을 맞이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서 자신의 장례식에 대한 포괄적인 계획을 남길 수 없다면, 최소한 유해는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지 유서를 문자로 작성해 두어야 한다. 자신의 유해를 매장할 것인지, 화장할 것인지 또는 집이나 호스피스, 병원 등 어디에서 임종을 맞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을 가족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임종을 앞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죽음에 대해 훨씬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들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때로는 매우 측은한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배워야 한다. 임종을 지키면서 살며시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죽음을 앞두고 아직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미셸 드 몽테뉴는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죽음에 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자연이 때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부 그리고 적절히 알려줄 것이다. 당신을 위해서 대자연은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해낼 것이다."



노년의 품격

세상의 경이로움

나이가 드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 간단하고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무료인데다가 무척 재미있는 방법이다. 바로 더도 덜도 없이 세상만사의 숨겨진 경이로움을 감상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나는 괴로움이나 중압감을 느끼고 약간은 주눅이 들기도 한다. 단지 나이가 들고 몸이 노쇠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원인이 무엇인지, 무엇이 내게 이런 무력감을 불러오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 찾아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신기하게 바로 오늘 아침에 사라졌다. 침실 커튼을 젖히는 순간 아침 햇살 때문에 나는 잠시 눈이 부셨고 내가 완전히 새롭게 바뀐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근사한 세상의 일부라는 기분 좋은 느낌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렇다. 일상적인 일출이 특별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그 일출은 내게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세상은 경이로운 현상으로 가득 차 있다. 사과나무 꽃이 만발한 과수원과 초원을 덮고 풍성하게 피어있는 하얀색 데이지 꽃이 바로 기적이다. 맨 벽으로 둘러싸인 이 좁은 공간에 비치는 햇빛과 내 얼굴에 대고 킁킁거리고 있는 고양이도 모두 기적이다. 담요를 꼬옥 움켜쥔 아기의 손가락 역시 기적이다.


사방이 온통 기적으로 넘쳐난다. 비록 평범하지만 무척이나 아름답고 소중한 기적들이다. 아름다움은 자연이 우리 모두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공한 선물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체득하는 순간이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황홀한 순간일 것이다.


노령에서 오는 우울한 기분을 덜어내도록 내가 해줄 수 있는 또 다른 제안은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짧은 금언이다. 실제로 이 금언은 매우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네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라."


우리는 감사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안락함, 친구들과 주고받는 우정에도 감사해야 한다. 알 수 없는 개인적인 운명의 전환점에 이르러 우리는 사랑과 단순한 친절을 베풀거나 받으면서 이 인생의 고비를 해쳐나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외과의사 셔원 B.널랜드는 이렇게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노인이라고 알려진 나이가 되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발전적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다른 모든 삶의 단계와 마찬가지로 노화는 육체적 변화와 깊은 근심, 치료 불가능한 우울증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노화에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발전적’이란 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부분의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생식이 가능한 나이보다 한참을 더 오래 살고, 사는 내내 발전을 거듭한다. 우리가 인생의 꽃이라고 생각하는 중년기를 생각해보면 이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70세를 넘긴 이후의 인생에 대해서도 가치 있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에도 계속해서 발전해나가야 한다.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이 시간을 써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 왜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근사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살아있다는 사실을 자축하고, 호기심이나 낙천주의 같이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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