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스펙 좋은 똑똑한 여자보다정치 잘하는 여자가 회사에서 인정받는다!
사내 정치를 위한 똑부러지는 술수와 꼼수!
■ 저자 이재은
11년 전, 첫 월급을 받고 감격해했다. 여성지 취재기자, 고등학교 영어교사, 글로벌 여성 NGO 영대표 등 다양한직업세계를 맞보며 서른 살을 맞이했고 현재는 여러 대학과 기관에서 여성 커리어설계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여성처세와 관련된 글쓰기를 업으로 삼으며신나는 30대를 살아가고 있다.
미국 국무성이 운영하는IVLP(International Visitor Leadership Program)에 대한민국 여성대표로 선발된 바 있으며 저서로는 베스트셀러인『여자 Life 사전』과 30대 여성들을 위한 따뜻한 처세서인 『서른 Life 사전』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분석한 『벌거벗은이력서』가 있다. ‘나다움 아카데미’ 부대표로 재직 중이며 한양대학교에서 독어독문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영어교육을 공부했다.
10년 이상 여초기업에서 일하며 ‘여자 들여다보기’에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고 페미니즘을 접한 뒤 여성들이 적을 만들지 않고 현명하게 생존하는 노하우 터득에 열을 올리게 됐다. ‘사방이적’이라며 울상을 짓는 여성들에게 똑똑하게 일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비밀병기들을 전파하기 위해 오늘도 2030 여자들이 모여 있는 어디에선가왁자지껄 신명나는 수다판을 벌이고 있을 거다.
■ 차례
CHAPTER 1 초능력이라 불린 직관의 힘
CHAPTER 2 맥락을 파악하는멘탈 시뮬레이션의 힘
CHAPTER 3 빈센스호는 왜 여객기를 격추시켰나
CHAPTER 4 멘탈 시뮬레이션이 의사결정에 미치는영향
CHAPTER 5 문제를 해결하는 레버리지 포인트를 포착하는 힘
CHAPTER 6 문제는 순차적으로 해결되지않는다
CHAPTER 7 보이지 않는 것은 보는 힘
CHAPTER 8 사건의 흐름을 보여주는 스토리의 힘
CHAPTER 9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완벽한 이해, 비유와 유추의 힘
CHAPTER 10 문제해결의 완벽한 결말, 마음을 읽는 힘
CHAPTER11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는 팀마인드의 힘
CHAPTER 12 합리적 분석의 힘과 초합리성의 문제
CHAPTER 13 왜 능력있는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가?
CHAPTER 14 자연주의 의사결정이란 무엇인가?
CHAPTER 15 탁월한 결정을 내리는 힘의근원
왜 그녀들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걸까?
싫은 사람과 별 탈 없이 지내는 코칭법‘묻지 마 퇴사’를 부르는 직장 왕따, 초기에 탈피할 것결혼한 지 만 4년이 넘었는데도 나는 시댁에 가는 게 참 불편하다. 고된 시집살이가 있어서도 아니요, 얄미운 시누이가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그곳에만 가면 내가 이방인이 되는 불편한 기분을 인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댁에 가면 남편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편안해 보인다. 집에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사투리를 구사하는가 하면 내 입맛에는 하나 맞지 않는 짜고 신 음식들을 날름날름 잘도 먹는다. 그뿐인가. 우리 집에서는 잘 찾지도 못하는 TV 리모콘도 척척 꺼내서 사용하고 나는 이름도 낯선 먼 시댁 식구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댁 가족들과 신나게 나눈다.
“이번에 정수가 약학 대학에 입학했다고? 자식, 어릴 때도 공부 잘했는데 잘 컸네. 정수가 일곱 살 때 나랑 술래잡기하다가 장롱에 이마 찌어서 피 엄청 났잖아. 하하하.”
시댁이 불편한 이유는 바로 그거다. 나만 빼고 모두가 같은 팀이라는 이질감. 외롭고 허전하고 바보가 된 것 같다.
직장 내 왕따들이 느끼는 감정도 아마 비슷하리라. 챙겨 주는 것 같지만 은근히 따돌리고 같은 회사 직원이라고 하지만 다른 부류로 구분하고 겉으론 응대를 하는 것 같지만 자기들끼리만 따로 놀고 심지어 유령 취급을 하기도 한다. 최근 한 커리어 포털 업체가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열 명 가운데 일곱 명은 이직한 후 텃세로 인해 퇴사까지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 직장인 7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4%가 이직 후 새로운 회사에서 ‘기존 직원들의 텃세를 경험했다’라고 답했다는 것. 이들은 텃세를 느낀 상황(복수 응답)으로 ‘챙겨주는 듯하면서 은근히 왕따시킬 때’와 ‘경력직인 만큼 스스로 해 보라며 자료를 공유하지 않을 때’를 주로 꼽았고 또 ‘처음부터 과도한 업무를 부여받을 때’ ‘내가 모르는 주제로 대화할 때’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업무 성과가 잘 나와도 축하 대신 경계심만 높아질 때’ ‘내 조언을 무시하고 듣지 않을 때’ ‘공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은근히 무시할 때’ 등이 있었다. 이 같은 텃세가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혼자만 조직 내 왕따가 되고 결국 퇴사나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 가운데 76.3%는 텃세로 인해 퇴사 또는 이직을 생각한 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같은 조직원이 된 이상 살뜰히 챙겨 주고 동지애를 불태우면 좋을 텐데 꼭 누군가는 조직의 희생물이 된다.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은 내일이라도 사표를 집어던지고 싶을 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감정을 겪어야 하지만 나머지 조직원들은 그를 통해 결집된다. 함께 흉을 보고 비난하며 공통된 관심사를 만들어 ‘우리가 남인가’ 의식을 불태운다. 너무 못되고 유치한 집단행동이지만 어쩌면 작은 갈등을 토대로 전체의 융화를 취하는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효율성이 높은 무섭고 잔인한 현상이다.
얼마 전 강의 관련해 인연을 맺은 H업체의 김 모 과장. 그는 한눈에도 직장 내 왕따를 당하고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할 때도 대화 내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들로 대화를 이어 나가 상대방을 피곤하게 했고 한 이야기를 중언부언 똑같이 반복하며 질리게 했다. 웃자고 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대화의 맥을 끊어지게 했고 별것 아닌 화제에 혼자 열을 내며 분노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같이 있기 싫은 불편한 사람이었다.
“새로 오신 김 과장님 말이에요. 평가가 어때요?”“아휴, 말도 마세요. 다들 짜증내고 무시하죠. 게다가 말은 얼마나 많은지 옆자리 사람이 정말 죽을 맛이라니까요.”
역시 내 예감은 적중했다. 미운털이 박히는 사람들에게는 늘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니 말이다. 한데 몇 달 뒤 H업체를 다시 찾았을 때 그는 달라 보였다. 자신감이 넘쳤고 편안해 보였고 무엇보다 물 위의 기름처럼 둥둥 따로 놀던 어색함이 사라졌다. 죽을 맛이라던 옆자리 직원과도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눈다. 어찌된 영문일까?
미국 유니스 케네디 연구소의 사례를 소개하면 사람들은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케네디 연구소의 두 실험자는 각각 사회성이 강한 꼬리말이 원숭이에게 공을 주고 행동을 다르게 했다. 한 명은 꼬리말이 원숭이의 행동을 따라 했고 다른 한 명은 다른 행동을 했다. 그러자 꼬리말이 원숭이는 자신과 같은 행동을 한 사람 옆에 와서 더 오래 머무르는 행동을 보였다. 여기에 왕따를 벗어나는 요령이 숨겨져 있다. 사람들도 자신의 말투, 행동을 비슷하게 하는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공통적인 화젯거리를 나눌 수 있고 익숙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며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코드를 지닌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김 과장은 자신이 왕따라는 사실을 깨닫고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의 전략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동료들의 개인 취향과 기호를 빠르게 파악하기둘째, 점심시간에 팀원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유행하는 유머 등을 공부해 대화에 동참하기셋째, 동료들의 결혼, 돌잔치, 장례 등 대소사 비용에 넉넉하게 투자하기넷째, 누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때 크게 웃으며 맞장구치기다섯째, 회사의 영업 증진에 관계된 프로젝트에 큰 공헌하기여섯째, 조직 내 학연, 지연의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은 몇 배로 챙기기
왕따를 당했다는 주홍 글씨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따라다닐 수 있다. 어떤 조직도 처음부터 삐거덕거리다 이내 떠날 사람을 뽑지 않는다. 왕따를 당했었다는 기억의 흔적이 없어지도록 혼신을 다해 조직원들과 융화하자. 그것만이 당신이 살아남는 길이다.
상사들과 일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약삭빠른 여우보다 우직한 곰이 좋다많은 여성 직장인이 저지르는 실수, 그것은 바로 내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이다. 상사는 자신보다 가방끈이 짧고 무식하며 사장은 멍청한 상사에 놀아나고 있다는 ‘달콤쌉싸름한 착각’ 말이다. 회사가 가장 견제하는 금방이라도 자를 수 있는 직원의 영순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회사 기밀을 알고 있는 자둘째, 오만 방자함을 열정이라고 착각하는 자셋째, 공개적으로 회사를 무시하며 험담하고 다니는 자넷째, 상사의 콤플렉스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자
많은 사람들이 열정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넘치는 열정을 자랑하는 사람에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하고자 하는 강한 의욕으로 인해 자신을 낮추고 수그려야 할 때는 놓친 채 경거망동한다는 점이다. 열정은 시간과 장소와 상황에 따라 절제해 발휘할 때 진정한 매력을 보일 수 있다. 윗사람의 상황, 입지, 감정 등을 무시한 채 무조건 의욕만 앞세우며 열심히 한다는 것만 어필하는 행동은 대단하지도 어여쁘지도 않다. 단지 어떻게든 제거하고 싶은 상사의 의욕만 불태우는 계기를 제공해 줄 뿐이다. 클라이언트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하더라도 만일 윗선에서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이미 준 상황이라면 넘치는 서비스를 공급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열정이 아닌 오만이다.
사내 정치에 있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과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라는 진리다. 지나치게 똑똑한 후배, 두려울 만큼 강한 열정을 뿜어내는 부하 직원을 만나면 상사는 불안하고 피곤해진다. 어떤 야망을 가슴속에 숨겨 두고 있는지, 어떤 의도로 거래처 직원들에게 상냥하게 구는 건지, 어떤 계획으로 야근을 자처하며 열심히 일하는 건지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걱정스러울 뿐이다.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으니 앞으로 우리 회사의 보물이 되겠구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는 얘기다. 특히 윗사람의 질투심을 유발시키는 후배라면 그는 모자람만 못한 부하 직원일 뿐이다.
“그냥 믿고 따라오면 좋을 텐데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거나 시비조로 나오거나 무관심한 표정으로 나오는 부하 직원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요. 새로 시작할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상사에게 망신 주는 언급을 하는 건방지고 재수 없는 부하 직원을 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어떻게든 제거해야겠어!’라고 말이죠.”
T건설회사에 몸담고 있는 K부장의 고백이다. 총명한 인재일수록, 동기들보다 주목받는 인재일수록, 성공에 대한 열정이 큰 인재일수록 실력의 20%는 절제하고 숨겨 두었다가 당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마다 조금씩 꺼내 사용해야 한다.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말이다. 그러나 상사를 무시하는 것보다 더 죄질이 나쁜 것은 대놓고 회사를 욕하는 만행이다.
회사는 약삭빠른 수다쟁이보다 우직한 벙어리를 선호한다. 자신의 이해관계와 꿈이라는 욕망의 이름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하려는 부담스런 직원보다 조금 부족한 듯하지만 지금의 조직 체계와 문화를 불안정성 없이 이어갈 수 있는 직원을 희망한다. 별다른 재능도 뛰어남도 없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꽤 근사한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 기대보다 훌륭한 거래 실적을 올렸을 때 더 귀해 보인다. 알고 보니 제법 말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동안 벙어리 시늉을 했구나 생각하면 강한 신뢰감까지 생긴다. 일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가시적 성과로, 또 조직원들의 인정으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일찍 상사를 이겨 먹으려고 애쓰지 마라. 언젠가 때가 되면 이기려 하지 않아도, 억지로 누르지 않아도, 그대가 승자가 되는 날이 온다.
속 터지는 직장 생활, 꼼수가 필요하다억울해도 열 받아도 때론 아부가 필요하다영국의 극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조지 버나드쇼는 ‘아부’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아부한다는 것은 곧 당신이 그를 아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조직에는 권력 구조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위계질서가 만들어졌다. 약자는 강자의 힘이 두려워서 혹은 탐이 나서 권력자와의 친분을 원했고 강자는 약자의 복종과 순응을 즐겼다. 이같은 힘의 구조에서 필수 불가결하게 탄생한 것이 바로 아부다. 일부 사람들은 아부가 본능적인 행위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리처드 스탠걸은 자신의 저서 『아부의 기술』에서 인간의 출세와 생존 전력으로서 아부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 체계는 유인원의 사회 체계와 동일하며 위계 서열은 영장류가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전 행위다. 이를 뒷받침하는 행동주의 아동학자들의 실험도 흥미롭다. 이들은 1세밖에 되지 않은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벌인 결과 갓난아기들에게도 일정한 위계질서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몸집, 기 싸움 등에서 진 아기는 강자 앞에서 자기를 낮추는 행동 양식을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아부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목적이 뻔히 보이는 가증스런 아부는 싸구려 같고 음유 시인처럼 빙빙 돌려 간접적으로 전하는 아부는 효과가 떨어지니 참 고민스럽지 않을 수가 없다. 한데 진짜 아부를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은 듯 보인다. 그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배가 고플 때 끼니를 찾는 것처럼, 예쁜 어린아이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하트 눈이 되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럽게 행동한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누구도 반하게 하는 아부의 달인으로 만드는 것일까?
“주변 사람들이 날 보고 아부의 달인이라고 부르는 거 알아요. 여자가 참 뻔뻔하게 아부를 잘한대요. 나만 상사의 애정과 관심을 받는 게 부러운 거겠죠. 사람들은 자신이 누리고 싶은 걸 타인이 받을 때 시기하고 질투하고 뒷담화를 하죠. 하지만 전 그런 뒷담화에 신경 쓰지 않아요. 아부가 아닌 상대방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해준 것뿐이니까요.”
그렇다. 아부의 고급 기술은 상대방에게 맞는 대우를 해 주는 것이다. 직장 선배니까 당연히 나보다 상석에 앉도록 배려하고 직장 상사가 만든 기획안은 확실히 나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니까 훌륭하다고 칭찬하고 정신없이 바이어를 만나는 상사를 위해 차와 다과를 준비해 기분 좋게 전하는 행동 모두 상대방의 지금 지위와 능력에 맞는 대우인 거다. 즉, 진정한 아부다. 하지만 아부는 굳이 말로 나타내는 건 아니다. 표정을 담은 몸짓이나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는 행동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설득을 넘어 공감을 요구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아부는 ‘당신을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잘 지내고 싶어요’라는 의도를 속은 좀 보이지만 당당하게 드러내는 작업이다. 그리고 ‘당신도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세요’라고 설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전제돼 있다면 아부는 상대방의 귀와 우리의 마음 모두를 즐겁게 하는 현명한 인생 처세술인 것이다. 마더 테레사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오는 고독감은 가난 중의 가난이다”라고 했다. 그대의 상사를 고독하고 가난하게 느끼게 하는 죄를 범하지 말자.
정치를 위한 여자들만의 생존법대한민국에서 여자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대한민국에서 여자 직장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 가지 굴레와 싸우며 평생 끝나지 않는 전쟁을 치러야 함을 의미한다. ‘여자니까, 여자라서, 여자인데’라는 세 가지 족쇄를 차고 마라톤 경기를 완주해야 하는 인생에 진입한 것과 다름없다고 할까? 허리가 휠 것 같은 엄청난 등록금을 부담하고 죽어라 학점 관리하고 방학도 반납하고 각종 인턴,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조직은 내가 여자 직장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시큰둥할 때가 많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알파걸’ 소식과 각종 고시의 상위 점수를 휩쓰는 여성 인재들의 뉴스에도 불구하고 ‘여자니까 조직 적응력이 떨어지고 여자라서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결국 결혼과 출산이라는 장애물을 해결하지 못하는 게 여자다’라고 쉽게 낙인찍힌다.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군은 인사, 마케팅, 해외 영업 등이죠.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이런 직군의 결정권자들은 여성 인재를 잘 뽑지 않아요. 간단하죠.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거든요. 해외 영업의 경우 출장을 가더라도 여자가 한 명이라도 껴 있으면 숙박 등의 문제 때문에 출장비가 두 배로 들어요. 그럼 비용을 모두 감수하고 채용하면 결혼하고 출산하고 잦은 휴직을 써대죠. 전문가가 필요한 영역에서 마땅히 대체할 인력도 구하기 힘든데 말이에요. 그게 우리가 여성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죠.”
최근 한국 여성 민우회가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상담 내용 중 임신·출산과 관련된 해고 및 불이익 상담이 전체 17%를 차지했다. 이 항목은 2010년 14.9%에서 1년 만에 2%p 이상 늘어난 것으로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임신과 출산이 여자 직장인들에게 얼마나 큰 장애물인지 보여 준다.
대표적인 상담 내용들은 육아 휴직 등 양립 지원 조치와 관련된 상담, 배치·승진 차별과 성차별적 인사를 포함한 고용상 성차별 상담 등을 꼽을 수 있다. 여성의 임신을 빌미로 연봉 협상 대상자에서 제외시킨다든지, 승진 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든지, 자발적으로 퇴사를 권하는 문화를 만든다든지 하는 치사하고 못된 꼼수들이 일어나고 있다.
참 안타깝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볼 것은 이 같은 성차별이 사라지지 않고 하나의 관습처럼 전해 내려오는 근본적인 까닭에 대한 생각이다. 일종의 소모품처럼 사용하다 이내 내버려지거나 싼 맛에 구입했다 후회하는 중국산 공산품과 같은 대우를 받는 현실은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 걸까? 기업이 여자 근로자들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직업 의식이 부족하다둘째, 야근이나 출장이 어렵다셋째, 결혼, 출산의 이유를 문제로 쉽게 직장을 그만둔다넷째, 팀보다는 자신 위주의 사고와 행동을 한다다섯째, 리더십 부재로 임원을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이야기한다. 여성들은 직업 의식이 부족하고 야근이나 출장도 어렵고 힘들면 결혼하거나 그만둘 가능성이 높고 출산하면 더더욱 업무에 지장 있고 머지않아 그만둘 리스크를 안고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때론 능력 위주의 선발 방식으로 여성 인재를 대거 채용했지만 관리자 대상에선 망설임 없이 제외시킨다.
“채용은 실력 위주로 공평하게 이뤄집니다. 단, 관리자를 맡기에는 여자가 좀 불리한 면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다 보면 회사일보다 가정일에 신경을 뺏기기 마련이니…… 저희 기업 역시 아직 여자 관리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네요.”
모 IT기업 CEO의 고백이다. 건설업과 같이 힘과 육체적 노동이 부각되는 업종은 더욱 열악하다.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해 객관적 잣대 없이 여성의 능력을 평가 절하하고 여성의 업계 진출 자체가 쉽지 않다.
대체 누구의 탓이란 말인가. 누구의 문제 때문에 여성을 꺼리고 여성이 성장하지 못하고 여성이기 때문에 꿈을 접어야 하는 문화가 재생산되는 것인가.여성 인재에 대한 기업의 선입견이 여성의 성장을 발목 잡는다면 그들의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특히나 가부장 사회 구조 속에서 오랜 기간 형성된 기업의 선입견은 한순간에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변화된 여성들의 직업 의식과 일을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조금씩 바뀌어 나갈 수 있다.
스타일 좋은 여자가 인정받는 이유삼성가의 여자들에게 배우는 패션 전략사람들은 누구나 일종의 시그널을 보내며 소통한다. 그것은 내가 누구라는 신호이기도 하고 나를 알아 달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많은 여자들이 패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 사회적 지위, 기호, 스타일, 색깔 등을 표현한다. 거래처나 중요한 상대를 만날 때도 그렇지만 일상적인 회사 생활에서도 그렇다. 특정한 스타일링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비쳐지고 싶은지 의도하기도 하고 일정한 패턴의 패션을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이미지에 대한 포부를 나타내기도 한다. 어쩌면 직장 여성들에게 패션은 가장 은밀하고 또 과감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노출시키는 전략적인 도구인지도 모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재계뿐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 인물이다. 국내 최대 재벌가의 딸인 데다 출중한 외모까지 갖췄기에 그녀들이 입는 옷, 들고 다니는 가방 하나하나가 늘 화제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이들의 패션이 유독 눈길을 끌며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까닭은 패션을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최고급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패션을 통해 우리는 이부진, 이서현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고 대중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외모, 스타일, 능력, 집안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삼성가의 여자들은 대체 어떤 패션 전략을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는 걸까?
먼저 삼성가의 두 공주로 표현되는 이부진, 이서진 자매는 ‘블랙화이트’ 패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가 여자들이 검은색과 흰색 위주의 패밀리 룩을 선보이는 이유는 바로 럭셔리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쉽게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 컨설팅업체 PFIN의 이강주 컨설턴트는 “검은색은 권위와 세련됨을, 흰색은 부드러움과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이 두 가지 색을 섞으면 세련되면서도 섬세한 느낌을 모두 표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둘은 분명 다른 스타일링을 통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먼저 공식 석상에서 이부진 사장은 세련된 ‘비즈니스 우먼 룩’의 전형이다. 미니멀한 스타일을 주로 선보이는데 블랙과 화이트의 대조라는 심플한 기본 스타일링에 클러치백, 퍼 숄 등을 포인트로 자신만의 감각을 표현한다. 요즘 유행어로 치자면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스타일을 표방한다. 반면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스타일에 가깝다. 일명 레이디라이크 룩이라 불리는 좀 더 소녀적이고 여성스러운 디테일이 부각되는 스타일로 화려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재벌가의 두 딸의 패션을 살펴보는 이유는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고가의 브랜드가 어디인지, 체형에 따라 어울리는 슈트가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기 위함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여성 경영인을 통해 일과 패션의 연관성과 자기 홍보를 위한 표현 도구로서 효율성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삼성가의 딸들의 패션을 보며 열광하는 이유가 어쩌면 럭셔리한 패션 그 자체가 아닌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변하는 그들의 커리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커리어의 변천사와 욕망을 자신들의 패션 스타일링에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말이다. 사내 정치와 세력 확장에 대해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외모와 업무 영역을 매치시켜 전략적인 콘셉트를 짜야 할 필요가 있다. 패션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를 가장 짧은 시간 내 제공하는 단서 역할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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