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버텨라

   
허병민
ǻ
위즈덤하우스
   
12000
2010�� 12��



■ 책 소개
평생커리어의 성공과 실패, 1년이면 결판난다!

평생 경력 관리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첫 1년의 열두 가지 기본기 전략을 담은 책.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정말필요한 것은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외국어 실력도, 사내 정치력도 아니라고 말한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증명해보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탐구해나갈 수 있는 힘이 평생의 직장생활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1년의 성적표로 30년 직장생활의 성공 여부를가늠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1년의 시간 동안 실무에 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생리를 깨우치고 난 다음 스스로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설계하는 안목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저자 자신의실패 시나리오에서 뽑아낸 성공 시나리오이자, 경영 및 리더십 컨설턴트로 변신한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여 개개인에게 내재된 개성과 스타일,성격과 같은 본질적인 요소들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이런 본질적 요소들이야말로 회사가 원하는 인재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결정적 요소가 된다고 강조한다. 화려한 스펙보다 정직한 노력이 오래 가며, 혼자 잘난 독불장군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오래 가는 이유는본질로 승부하는가, 당장의 기술과 임기응변으로 승부하는가가 직장인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차이이기 때문이다.  


■ 저자 허병민
경영컨설턴트이자 리더십·라이프코치.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제일기획 제작본부 PD로 입사하였고 이후 두산동아, Otis Elevator, LG생활건강 등에서 경력을쌓았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는 발라드 그룹 ‘피아노’의 보컬 겸 작사가로서 가수 활동을 했으며 무등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문학·문화평론가로도 활동한 바 있다. 현재 Talent Lab의 대표이자 IN-J Management의 책임 컨설턴트로서 기업의 인사조직컨설팅을 포함, 기업체와 재단, 대학교에서 강연 및 코칭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넥스트 컴퍼니-꿈 경영자의 시대가 온다』와 중국에도수출된 『20대,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가 있다. 

* 이메일 : pianopoem@hanmail.net
*트위터 : @pianopoem
* 블로그 : http://pianopoem.blog.me
* 사이트 : 
■ 매체 소개 및 추천
* 「주간조선」2146호(3월 7일자)에 게재된 저자 인터뷰 [ http://3.ly/XyFg ]
* 「주간동아」 774호(2월 14일자)에 게재된 저자 인터뷰 [ http://3.ly/8cBU ]
* 「이코노믹 리뷰」550호(2월 28일자)에 게재된 저자 인터뷰 [ http://3.ly/NxT3 ]
* 「아시아경제신문」및 「이코노믹 리뷰」 <권대우(아시아경제신문·이코노믹리뷰 회장)의 경제노트&&에 책 및 저자 소개 [ http://3.ly/4cG8 ]
* SK네트웍스,토러스투자증권, 그린손해보험, 비트컴퓨터, 서린바이오사이언스, 썬앳푸드, 신원그룹 CEO들의 추천[현재까지]
* 기업체 대량구매:토러스투자증권(전 직원), 동우화인켐(1년차 직원) [현재까지]

■ 차례
PART 1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기본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 


PART 2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아라
‘왜’라는 질문에 해답이 있다 
이제까지 알던 것은 던져버려라 

PART 3 잘나가고싶다면 쫓겨나는 시나리오를 써라
 
절실함만이 살 길이다 
실패 전문가는 성공으로 가는 길을 안다

PART 4 인정(認定) 없이인정(人情) 없다 
똑똑하게 사과하는 법 
사과는 자존감이다 

PART 5 무대뽀를 위한 무대는 없다 
일 잘하는 악마 vs. 일 못하는천사 
또라이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PART 6 1인자가 되려면 2인자가 되어봐야 한다 
2인자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2인자가 곧 1인자다 

PART 7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들어라 
소통의 위력은 듣는 것에서 온다 
열의 눈과 한마음으로 왕의 말씀을 듣다

PART 8 감춰라, 알려지리라
천재들은 왜 행방불명되는가 
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찍히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인정받을까 
보이지 않는것을 보라 

PART 9 전쟁지도냐전쟁터냐, 그것이 문제로다 
깨지는 만큼 단단해진다 
지금은 칼날을 갈아야 할 때 


PART 10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초우량주인 피드백을 사들여라 
피드백은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 
엣지 있는 피드백의 기술 
단도직입적으로,그러나 완벽하게 

PART 11 당신에게는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가 
결정적인 순간에 진가를 발휘하라 
나는 꾸준히 완벽해지고 있다 
계속 가라, 모든순간이 배움이다 

PART 12 위아래가있기에 당신이 있다 
식빵이 샌드위치의 맛을 좌우한다 
나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는 나와 다시 일하고 싶어할까 

에필로그 -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없다 
 

 




1년만 버텨라


회사는 능력을 보지 않는다  

나는 직장생활을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에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시기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러니 마음속으로 일류든 최고든 그 어디든 간에 내 마음에 안 들기만 해봐.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는 식의 거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런 지나칠 정도의 자만심과 오만함을 고스란히 반영해주듯, 나는 정확히 8개월 만에 제일기획을 떠났다. 조직이라는 곳, 그 안에 짜인 보수적이고 고루한 의사결정 시스템이라든가 위계질서 중심의 문화가 나에게는 숨 막힐 듯 답답하기만 했다. 내 능력을 인정받으며 정말 좋아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는 곳은 제일기획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있을 것 같았다. 그때 내게는 커리어를 쌓고 관리하는 일에 대해 넓고 길게 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사표를 제출하고 퇴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이었다. 새벽에 팀장님으로부터 느닷없는 전화가 걸려왔다."병민아, 다른 말은 안 하겠다. 다 좋으니까 더도 덜도 말고 딱 1년만 채우고 나가라.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 알겠지? 꼭이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팀장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다. 팀장님의 진심 어린 조언이 내겐 가슴으로 전혀 와 닿지 않았다. 1년? 1년이라는 기간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내 귀한 시간과 재능을 낭비하기엔 8개월도 충분히 아까웠거든? 이것이 바로 당시 내 심정이었다.


팀장이라는 직급도 직급이지만, 무엇보다도 경력 20년차에 접어드는 대선배가 던지는 조언이라면 분명 거기에는 내가 부딪힌 한계와 내 직장생활에 덕지덕지 끼어 있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이 담겨 있었을 텐데, 당시에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사실 문제가 정확히 뭔지도 몰랐고 설사 알았다고 해도 문제를 풀어나갈 의지가 별로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팀장님은 왜 내게 1년이라는 기간을 강조한 걸까?


1년이라는 기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경력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더 본질적인 관점에서 그것이 개인이 직장생활 자체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다면 회사 아닌 그 어디를 가더라도 얼마 버티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업무나 실무에 관한 능력은 2년, 3년… 연차가 쌓일수록 개인의 노력과 경험에 따라 충분히 업데이트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1년 안에 결판이 나는 것은 개개인에게 내재된 본질적인 요소, 즉 성향, 개성, 스타일 등을 포함하는 성격과 직결된 것들이다.


창의성 넘치는 기획 솜씨, 뛰어난 글로벌 마인드와 언어구사 능력, 독창적인 신사업 개발 능력, 화려한 자기 PR 능력…. 이런 것들이 아닌, 어찌 보면 너무나 싱겁게 들리는 됨됨이와 자세, 태도가 회사 안에서의 성장 가능성, 즉 직장생활의 미래를 좌지우지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잘 숙성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것 외에 왕도가 없다. 지속적인 반성-학습, 학습-반성의 반복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토대로 다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수립해 두 가지 원칙을 일관되고 조화롭게 지켜나가는 것, 여기에 직장생활의 기본이 있는 것이다.


기본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  

직장인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인 안철수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 대한민국 대표 모범생답게 그가 갖고 있는 삶의 가치 판단 기준은 철저하게 기본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것을 직장생활이라는 테마와 엮어서 풀어보면 역시 그 구체적인 맥락이 인간성, 성실성, 인내심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거듭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우리가 끌어내야 하는 것은 능력자산이 직장생활의 전부가 아니라는 의식의 전환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 직장생활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관계라는 본질로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길게 본다면 능력자산이 아닌 신뢰자산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이 신뢰자산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무엇으로도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장점이다.


혹시 이 세 가지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그런 기본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뜻이 있다면 세 가지 가치의 다양한 연결 관계를 깊게, 또한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각 단어를 따로따로 놓고 고민하는 것보다 그 연결성과 인과관계를 비중 있게 고려해본다면 당신은 이미 기본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인정(認定) 없이 인정(人情) 없다   

어린 시절 미국에 살면서 그곳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표현이 두 가지 있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적인 표현들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참 낯간지러웠던 그 말은 다름 아닌 "Thank you"와 "I am sorry"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핏 개인주의자들과 이기주의자들로 넘쳐나는 사회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이처럼 고마움과 미안함 등의 배려가 담긴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회다. 그것의 위력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던 나는 20년이 지난 요즘에서야 그 말들이 갖는 위력과 더불어 본질을 절감하고 있다. 그 본질이야말로 우리가 관계를 채워나가는 데 있어 심도 있게 되새겨보고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정(認定)이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솔직담백하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만큼 사람을 가장 빨리, 가장 쉽게 무장해제시키고 돈이 전혀 안 들면서도 누구에게나 확실히 통하는 방법이 또 있을까?


똑똑하게 사과하는 법 

당신이 회사를 마음 편히 오래오래 다니고 싶다면 똑똑하게 사과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사과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존심 한번 접어 주지." 하는 식의 일회적이면서도 양보의 성격을 띤 사과는 의미가 없다. 단순히 팀워크나 분위기에 휩쓸려 하는 사과는 더더욱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렇게 말했다.


"논리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것에 얽매이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배려하는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치나 논리가 아닙니다. 마음이 통하는 것입니다. 사과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로만 떠드는 사과보다는 마음속의 목소리, 즉 양심의 가책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고통스런 모습이 상대방의 마음을 더 잘 움직이니까요. 솔직하게 사과하고 싶을 때 사과하면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에게 사과할 것입니다."


진정한 사과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직시할 수 있는 겸손함과 솔직함 그리고 상대방을 대면할 수 있는 용기다.


사과는 자존감이다 

회사의 소중한 인적 자산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매 순간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나라는 사람과 더불어,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군더더기 없이 인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나와 동등한 대우와 취급을 받고자 하는 남의 존재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인정한다는 것, 그것은 자존심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문제다. 오히려 모든 문제는 진실을 회피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보는 게 맞다.


우리가 사과를 하는 것은 단지 상대방에게 미안해서만은 아니다.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사과를 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온전히 인정할 수 있을 때 남도 인정할 수 있는 법이다. 요컨대 사과란 것은 인정에서 시작해 인정으로 끝난다고 해도 무방하다. 얼핏 보면 대수롭지 않은 것 같은데, 막상 이것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존감이 아니라 자존심이라는 사실이다. 자존심은 우리를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좋은 사람에서 나쁜 사람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독약과 같다. 또한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할 수 없고 또 그것이 힘들기에, 너무나 인정하고 싶다고 극단적으로 몰고 간 결과가 바로 자존심이다.


반대로 자존감은 솔직함이고 겸허함이고 떳떳함이다. 자존감은 자신과 자신의 행동과 상대방을 왜곡시키지 않는다. 자존감에는 자신을 버릴 수 있는 마음이 깔려 있다. 반면 자존심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을 버릴 수 없다.


진정한 자존감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자존감을 지키고 사과를 해야 하는 필연적인 설득력, 즉 자신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기준 말이다. 사과가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면, 자존감은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세 가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건 자신이 사과를, 나아가서 사과와 관련된 전체적인 전후 상황을 감당해낼 내공을 갖추고 있는가이다.


자, 이제 사과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해보자. 이미 여론조사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사과를 일상화하면 돈도 더 많이 벌고,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니 자신의 기분도 좋아지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상대방 역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결론이 도출되지 않는가. 어느 누구에게도 밑질 게 없는, 오로지 남는 장사인 사과. 바로 이 사과의 비결이 인정에 기본 토대를 두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감춰라, 알려지리라    

회사 안을 둘러보면 항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재주꾼들이 사실 장기적으로는 회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면 당신은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불인정(不認定)의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재주꾼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잘났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과 자부심, 명예욕이 하늘을 찌른다. 그만큼 실력과 재능을 갖추고 있기에 실제로 이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도 몇 없다. 또한 거의 대부분이 한 조급함(성급함과는 다르다) 한다. 이들은 세상이 자신을 우러러봐주고 떠받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욕심이 적지 않다 보니 작은 것보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큰 걸 노린다. 참을성도 없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도 못하고 자신의 능력이란 능력은 다 쏟아내지만 동시에 그만큼 주변 사람들의 즉각적인 칭송을 기대하는, 쉽게 말해 기복이 심한 재주꾼들이다.


천재들은 왜 행방불명되는가 

나는 회사생활을 해오면서 이런 부류의 직원들을 숱하게 봐왔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지금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눈 씻고 찾아봐도 경쟁자를 찾기 힘들 정도의 실력을 자랑하던 그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행방불명된 이들은 바로 당신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능력도 쌓고 인정도 받고, 그렇게 상공으로 가는 사다리를 타고 계속 올라가다 보면 누구나 이러한 재주꾼의 함정(Trap of the Talented)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가난에 허덕이던 사람이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재산을 모아 등이 따뜻해지면 게을러지고 돈 없는 주변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과거의 근면함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아무리 모두가 알아주는 인재라 해도 회사 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상황을 일일이 통제하고 관리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 여건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라는 변수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한다는 것, 그것은 대단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제일기획의 최인아 부사장이 언젠가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을 살펴보노라면 말이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위기와 찬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 세평(世評)에 흔들리지 않고 항심을 유지하는 것. 사이클이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나 일정한 퍼포먼스를 내는 것. 왜 그렇지 않겠는가. 오르막과 내리막의 사이클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생(生)이라면 결국은 슬럼프를,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다. (「조선일보」 2007년 7월 23일자)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남에게 굳이 애써 나를 설명할 필요도 없다.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말처럼, 자신의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바꾸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거나 거기에 연연하지 말라. 특별한 보상을 기대하거나 계산해가면서 일하지 말고, 일의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보상받도록 하라. 대박을 기대할 시간에 소박을 조금씩 쌓아나가는 건 어떨까.


손욱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전 농심그룹 회장)는 이렇게 말했다. "흔히 젊은이들이 이까짓 것이란 말을 쉽게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말입니다. 이까짓 것을 못하는 사람은 큰 것도 못하는 법이고, 상사도 못 미더워 일을 맡길 수가 없습니다. 작은 것 큰 것 가리지 않고 성실히,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기회는 주어지게 마련이지요."


그러니 "회사 때려치울까?"란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그렇게 말해도 되는 순간은 당신이 실제로 회사를 때려치우는 날이다.



피드백은 당신의 브랜드다    

초우량주인 피드백을 사들여라  

우리는 대부분 피드백의 시급성이나 본질적 가치를 가볍게 무시해버리곤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남에게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는 걸 종종 잊어버린다. 실은 이거야말로 자신이 회사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말이다. 자기가 현재 맡은 일에 포커스를 맞춘 발신만이 여기저기 넘쳐날 뿐, 수신에 대한 발신은 극히 드물게 발생한다.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발신에만 신경 쓰고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잘될 리가 있겠는가? 자기 일, 자기 목소리에만 귀 기울여주길 바라니 자연히 병목현상이 터지는 난장판이 될 수밖에.


피드백의 본질은 상대방에게 몇 마디의 말을 전달하거나 그가 요구한 일을 단순히 처리해주는 데 있지 않다. 피드백은 엄연히 내가 일을 바라보고 또 대하는 자세이자 상대방이 나에 대해 갖는 첫 인상이다. 또한 피드백은 내가 일에 대해서 얼마만큼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얼마만큼 큰 그림을 보고자 하는지(혹은 보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모르면 알고자 하면 되고, 알면 아는 만큼 피드백을 주면 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회사라는 오류의 가능성이 충만한 곳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시스템이나 체계가 잘 갖춰졌다 해도 사람이 하는 일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기에 언젠가는 오류가 발견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 확실하게 안다고 자신할 수 없고, 알아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상대방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오류를 제거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요컨대 돌발변수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피드백이다.


몇몇 분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을 것이다. "피드백을 하는 건 좋은데 그게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나의 브랜드가 된다는 거지?" 좋은 질문이다. 이렇게 답하는 게 가장 쉽고 빠를 것 같다.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왔다. 그 결과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공통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무엇인가?

* 일을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일을 좀 더 잘해낼 수 있는가?

*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서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전락하는가?


결국은 다름 아닌 피드백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었던 것. 피드백을 잘하는 사람치고 일 못하는 사람 본 적 없고, 피드백을 못하는 사람치고 일 잘하는 사람 본 적 없다.


엣지 있는 피드백의 기술  

그렇다면 현명하게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세상에는 피드백 하는 법에 관한 수많은 조언들이 차고 넘치지만 다음 두 단어만 명심하면 피드백에 관한 한 게임 끝이다. 피드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단어는 과연 뭘까?


구체성 + 단순함


우선 구체성을 정리하는 데 있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SMART 원칙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SMART란 Specific(구체적이어야 한다), Measurable(측정할 수 있고 관찰 가능해야 한다), Accountable/Attainable(책임질 수 있고 달성 가능해야 한다), Results-based(결과 위주여야 한다), Timebound(시한이 분명해야 한다)를 말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S가 MART를 전체적으로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만큼 구체성이 중요하다는 것.


구체성과 더불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두 번째 원칙은 단순함이다. 단순함이란 것이 형식적으로는 쳐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형식이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단순함의 내용적인 측면, 즉 단순함에 이르는 과정에서 결코 빠뜨려서는 안 되는 콘텐츠, 바로 핵심이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던지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전체를 파악하고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제대로 된 피드백이 나올 수 있다.


자, 이제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됐다면 남은 것은 딱 하나다. 확실한 결론을 제시하고 그에 수반되는 부수적인 설명이나 그것을 뒷받침하기, 간략하면서도 핵심이 분명한 문장 구사하기, 구체적이면서도 확인이 가능한 내용 다루기, 이 세 가지를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피드백은 일종의 협상이다. 상대방과의 협상임은 물론, 나 자신과의 협상이기도 하다. 적어도 우리가 회사라는 정글을 다니고 있는 한, 우리는 상대방에게 그의 일에 관심이 있음을, 자신이 같이 일할 가치가 있는 동료임을 일깨워줄 책임이 있다. 냉정하게 말해 그에게 미끼를 던져줘야 한다는 것. 나라는 사람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피드백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피드백은 자신이 이 회사에서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또 여기에서 진정 일하고 싶은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기도 하다. 피드백에 담긴 에너지와 관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그리고 일에 대한 자존감과 자부심의 또 다른 표현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 위의 구절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과 문제를 철저히 분리할 것, 입장이 아닌 이해(understanding)에 관심을 기울일 것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최대한 많은 대안과 가능성을 떠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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