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신의 교섭력

   
다케우치 가즈마사(역자: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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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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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3��



>& ■&nbsp&책 소개
애플의 창업 멤버로CEO가 된 스티브 잡스의 일화를 통해 오늘날 사라져가는 강력한 리더십의 힘을 보여주는 책.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비정한 결단을 내리거나주위를 휘두르고, 애플 사내에서 절대적인 존재로 군림했던 스티브 잡스. 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타협을 허락지 않는 탁월한 교섭력을 지닌경영자이다. 


& 애플에서 근무한 저자가 애플의 창업, 매킨토시의 발매, 애플로부터의 추방과복귀, 암 투병, 아이폰의 발매 등 결코 평탄하지 않은 스티브 잡스의 성공 여정을 소개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타협을 허락하지 않는 자세,교섭력,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 경영자로서 탁월한 자질을 지닌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각 에피소드 뒤에는 짧은 칼럼을 게재해서,잡스의 에피소드를 교훈으로 경영자나 직장인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면 좋을지 힌트를 제공한다.


■&nbsp&저자 다케우치가즈마사
1957년 오카야마 현 출생. 도쿠시마 대학 공학부 대학원을 수료하고,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재료공학을 연구했다. 마츠시타 전기에 입사해 신제품 및 해외 비즈니스 개발에 종사하다, 1995년 애플컴퓨터사에서 MacOS 라이선스 사업,PowerMac 프로덕트마케팅을 맡았다. 이후 일본 게이트웨이(주), 미디어링(주)의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컨설팅 사무소 "오피스케이"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츠시타에서 놀라고 애플에서 기겁한 것』『현장 능력이 순식간에 강해지는 책』『마츠시타! 어떻게 위기를 뛰어넘을수 있었을까?』 등이 있다.
홈페이지: http//www.office-kei.jp


■&nbsp&역자 이수경
건국대학교에서지리학과 일본어를 공부한 뒤, 지금은 자녀교육과 자기계발, 건강 서적을 중심으로 일본어로 된 좋은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설 『타임슬립』『파랑새』, 자녀교육서로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딸은 세상의 중심으로 키워라』『아버지가자녀에게 주어야 할 7가지 인생의 선물』『매일 10분, 수학 천재가 되는 법』『공부의 신들도 모르는 문제해결의 기술』『행복한 부자로 키우는우리아이 용돈교육』, 육아서로는 『현명한 엄마의 육아 기술』『오감을 자극해서 똑똑한 아이로 키워라』『반갑다 사랑한다 고맙다 우리 아기』,자기계발서로 『인생의 프로젝트』 외 다수가 있다.


■&nbsp&차례
들어가며
스티브잡스의 사건부


Chapter1 말하는 내용보다 말하는 태도가 협상을좌우한다
- 잡스의 "정보 지배" vs 보통 사람의 "정보 은닉"
"뉴스"가 흐름을 바꾼다
협상은 "미안하지만어렵겠다"는 말에서부터 시작된다
침묵도 때로는 무기가 된다


Chapter2 나약한 동지는 잠재적인적이다
- 잡스의 "비정" vs 보통 사람의 "온정"
"화합"으로 이길 수는 없다, 이겨야 화합할 수있다
동지를 너무 믿으면 손쓸 방법이 제한된다
"좋은 사람"은 결국 패한다
한발 먼저 뒤통수치는 기술


Chapter3 "타당한 안(案)"보다 "부당한 안"으로협상을 움직여라
- 잡스의 "무모함" vs 보통 사람의 "무난함"
이기는 것은 내 안의 나약함을 없애는일
"가능하면"이 아니라 "필요하면" 움직여라!
목표를 높이면 능력도 커진다
동지의 배신을 어떻게 할것인가?


Chapter4 최선의 설득법은 직접 부딪치는것이다
- 잡스의 "공격" vs 보통 사람의 "방어"
돌변하는 것도 협상의 기술
협상 상대를분석하라
비틀즈와 잡스의 협상술
협상의 달인은 키 퍼슨 찾기의 달인


Chapter5 낙관은 생각 없음에서 비롯되지만 비관은 능력없음에서 비롯된다
- 잡스의 "원거리 협상" vs 보통 사람의 "근거리 공격"
승리는 타협으로 얻을 수없다
"자신의 방법"이 아니라 최고의 방법을 선택하라
돈 이외의 플러스알파로 상대를 흔들어라
"하지 않은 일"을강조하라
세세한 곳까지 간섭하는 리더의 공과 죄


Chapter6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진정한 실패가아니다
- 잡스의 "복수" vs 보통 사람의 "복구"
가장 좋은 기다림은 준비하면서 기다리는 것
신의를 깨뜨리는것조차 정당화하는 협상술
강함은 신속함에서 생긴다
싸움터를 바꾸는 것은 상황을 바꾸는 것


Chapter7 "기다림"은 이기는 데 중요한요소다
- 잡스의 "완급" vs 보통 사람의 "성급"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전환점"이 중요하다
이것 아니면다른 것이 잘된다
사람은 왜 막판에 움직일까?
우직함은 협상의 마지막 병


& 참고자료 





스티브 잡스의 신의 교섭력


말하는 내용보다 말하는 태도가 협상을 좌우한다

- 잡스의 정보 지배 vs 보통 사람의 정보 은닉

뉴스가 흐름을 바꾼다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3분에 1000억 원을 버는 프레젠테이션이라고 평가한다. 아이팟이 2200만 대나 팔리는 동안 그는 세 차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판매 총액을 프레젠테이션 시간으로 나누면 3분에 약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번 셈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천재 퍼포머가 있지만, 잡스처럼 실적과 기술 이야기로 2시간이나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엔터테이너는 없다. 잡스의 탁월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애플이라는 회사의 브랜드 파워를 높였다. 그 가치는 아이팟이나 매킨토시와 함께 최고의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최고의 영업 협상이기도 하다.


잡스는 수천 명의 관중을 몇 시간씩이나 매료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미국 대통령보다 능란하게 이 자리에 오길 잘했다, 앞으로 멋진 일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고 흥분시킨다. 미국 대통령도 연설할 때는 가끔씩 전문가가 작성해 준 원고를 훔쳐본다. 그러나 잡스는 원고가 없다. 시선은 늘 청중을 향한다. 때로는 두 손을 벌리고, 때로는 두 손을 가슴 앞에서 마주잡고 제품과 기술에 관해 열심히 이야기한다.


그렇다. 잡스는 제품을 말하는 것이다. 비전을 신념으로 포장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점이 다른 사장이나 정치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잡스를 보고 있으면 메시지란 단지 알기 쉽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열의와 감동을 담아서 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긴 시간 동안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그의 마술 같은 화법에는 몇 가지 비밀이 있다.


① 상대를 안달하게 만든다

상대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살짝 보여주거나 감추어서 안달하게 만든다. 마치 화술의 스트립쇼 같다. 청중은 자기도 모르게 좀 더 듣고 싶어서 몸을 앞으로 바짝 내민다.


② 기복 있는 말투

무미건조한 말투는 피한다. 오케스트라처럼 때로는 속삭이듯 조용하게, 때로는 소리치듯 강하게 이야기한다. 또한 마술사처럼 관중의 반응을 봐가면서 재빨리 비장의 카드를 골라서 내놓는다. 일찍이 명배우 헨리 폰다는 레스토랑 메뉴를 조용히 읽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감동시켰다는 전설이 있는데, 잡스도 이야기 내용 이상으로 말투가 멋지다.


③ 완벽한 조명

잡스는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에 거의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원고는 일단 준비하지만 프레젠테이션하는 동안에는 쳐다보지 않는다. 제품은 이미 충분히 숙지하고 있고, 애플 신자들이 눈을 빛낼 만한 포인트도 정확히 알고 있다. 이야기 전개는 청중의 반응에 따라 직감으로 바꾼다. 시간을 내는 것은 무대 관리자와 제품을 어떻게 보여줄까 시연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상의할 때뿐이고, 그러기 위해서 완벽한 조명을 활용한다.


타당한 안(案)보다 부당한 안으로 협상을 움직여라

- 잡스의 무모함 vs 보통 사람의 무난함

이기는 것은 내 안의 나약함을 없애는 일

못한다는 말은 받아주지 않는다. 못하는 이유를 들어줄 귀도 없다. 스티브 잡스의 이런 사고회로가 실리콘밸리에서는 기발한 생각을 낳는 원천이 된다.


1981년, 26세의 잡스는 애플에서 매킨토시 프로젝트에 온 열정을 쏟았다. 당시 리더였던 제프 래스킨에게 권력과 음모로 빼앗은 프로젝트다. 래스킨 팀이 회사 구석에서 개발한 매킨토시를 본 잡스는 물건이 될 거라고 직감했다. 그리고 위험을 느꼈다. 그는 다른 제품 책임자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잡스는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제품 책임자에서 빠지게 된 잡스는 태도를 바꿔서 매킨토시를 갖고 싶어 했다. 프로젝트의 주도권을 쥘 작정으로 래스킨과 권력 싸움을 시작하여 서서히 주도권을 빼앗았다. 갖고 싶은 건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잡스의 면모가 생생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손에 넣은 매킨토시 프로젝트의 개발 기간은 겨우 12개월이었다. 불가능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일정이다. 하지만 잡스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불가능한 요구를 밀어붙이고, 기술자들의 NO라는 말이 귀에 들리기 전에 지워버리는 전술을 펼쳤다. 어느 날, 설계 회의를 하던 도중 잡스는 갑자기 이렇게 주문했다. "매킨토시 크기는 전화번호부만하게. 그래야 소비자에게 먹힌다. 이것보다 커지면 용서하지 않겠다." 이어서 모양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옆으로 긴 사각 컴퓨터는 이제 지겹다. 이번에는 세로로 길게 하면 어떨까." 기술자들은 아연실색했다. 당시 가장 작은 컴퓨터조차 전화번호부 크기의 배였다. 크기는 절반으로 줄이면서 필요한 기능을 다 갖춘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술자들은 그렇게 반론하고 싶었지만, 할 말을 마친 잡스는 방에서 나가 버렸다. 다른 사람의 대답에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비범한 기술자일수록 어려움을 만나면 멋진 능력을 발휘한다. 잡스라는 난세를 만난 기술자들은 한계를 뛰어넘어 상식을 뿌리채 바꿔버릴 획기적인 머신을 실현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달렸다. 시험 삼아 세로로 긴 케이스를 여러 개 만들어 구체적으로 사이즈를 줄였다. 확장기능은 최소한으로 하고, 기능한 하나하나 꼼꼼하게 담았다.


그때 IBM이 새로운 컴퓨터를 발매했다. 팀은 즉시 컴퓨터를 분해해서 조사했다. 결론은 엄청 크고 촌스럽다였다. 새로운 기술은 하나도 없었고, 무엇보다 사용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만들려는 참신한 매킨토시의 발뒤꿈치도 못 따라온다. 맥이 시장에 나오면 IBM 컴퓨터 따위는 간단히 젖힐 수 있다고 그들은 그렇게 확신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CF가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동안 매킨토시 개발현장에서는 제품 발매를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요 소프트웨어를 시간에 맞춰 개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소프트웨어 팀은 서둘러 이 사실을 잡스에게 알렸다. 분명히 고래고래 소리치며 화를 낼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잡스는 팀의 뛰어난 능력을 칭찬한 뒤, 하면 된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잡스 특유의 과도한 칭찬 전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 변명은 듣지 않았다.


당시 소프트웨어 팀은 무리에 무리를 거듭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일까지 완성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잡스에게는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들을 귀가 없었다. 엄청난 광고비를 투입한 CF로 전국에 화제를 불러일으켜 놓았는데 발매 당일에 미완성 제품을 내놓겠다니. 소프트웨어 팀의 못하겠다는 소리를 들을 리 없었다. 여기에서 젊은 잡스의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은 똑똑하고 자존심 센 기술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결과를 낳았다. 잡스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당신들이라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믿기 힘든 노력 끝에 가까스로 발매일 전에 기본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켰다. 기적이었다. 하지만 안도하기는 일렀다. 잇따라 나타나는 버그를 수정하는 골치 아픈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국 완벽하게 끝냈다. 손에 땀을 쥘 만큼 아슬아슬하게 양산용 소프트웨어가 완성이라는 결승전에 들어왔다.


매킨토시 팀을 비롯해 애플 멤버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이 깜짝 놀랄 컴퓨터를 만들고 싶다 세계를 바꿀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야망이다. 우리라면 할 수 있다는 무모하고 근거는 없지만 확고한 신념이다. 거기에는 돈이나 안정된 생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는 눈곱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불철주야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이다.


1984년 1월 24일, 잡스는 애플 주주총회에서 지금 막 완성한 매킨토시를 자신만만하게 소개했다. 주문은 쇄도했고, 발매 후 100일 만에 7만 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매킨토시는 그 후에도 회사 내외의 거친 파도를 넘어 파워매킨토시, 아이맥(iMac)으로 진화하면서 애플을 지탱한다.



최선의 설득법은 직접 부딪치는 것이다 - 잡스의 공격 vs 보통 사람의 방어

협상의 달인은 키 퍼슨 찾기의 달인

훌륭한 협상가는 키 퍼슨(Key Person)을 찾아내는 눈이 뛰어나다. 만일 협상 상대에게 결정권이 없으면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찾아내서 만나려고 노력한다. 1976년, 21세의 잡스는 자기보다 다섯 살 어리고 사람 사귀기와 운동은 못하지만 일렉트로닉스에 관해서는 천재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본격적으로 손을 잡는다. 실리콘밸리에 애플을 설립한 것이다.


같은 해, 뉴욕 북쪽에 위치한 애틀랜틱시티에서 제1회 퍼스널 컴퓨터 페스티벌이 열린다. 대형 업무용 컴퓨터 시대에서 개인용 컴퓨터 시대로의 개막을 예감하게 하는 이 대회에 참가한 잡스는 두 가지를 통감했다. 하나는 홍보와 광고 전략, 또 하나는 새로운 자금 개척이었다.


광고에서 잡스가 점찍은 곳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광고를 맡아 그해 세상의 주목을 끈 광고회사, 레지스 맥켄너 에이전시였다. 마음먹으면 즉시 행동하는 잡스는 곧바로 에이전시에 전화를 걸어 맥켄너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규 비즈니스 담당인 프랑크 바디는 "우리는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애플 같은 회사는 상대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여기에서 포기하고 좀 더 작은 광고회사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1주일 내내 전화를 걸어서 신제품을 보여주겠다고 설득했다. 잡스의 끈기에 두 손 든 버디는 애플을 찾아와 잡스의 비범함에 감탄한다. 그렇지만 똑똑한 사람은 실리콘밸리에 널렸다. 결국 잡스는 거절당했다.


여기에서 끝냈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었다. 잡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키 퍼슨인 맥켄너를 목표로 정하고, 날마다 서너 번씩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본인과 통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무실로 오라는 말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간 잡스는 "애플과 계약해 줄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며 다른 사람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끈질긴 집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직접 만나서 단념시키려고 생각했던 맥켄너는 결국 애플과 거래하는 데 합의한다.


잡스는 훗날 마케팅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달인이었던 것은 아니다. 맥켄너와 일하면서 비즈니스는 기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잡스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부딪혔다. 신생 벤처기업인 애플은 비싼 광고를 낼 돈이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잡스는 키 퍼슨이 될 만한 벤처캐피털을 찾아 설득하는 데 성공, 자금을 받는다. 먼저 맥켄너에게 자금을 빌릴 만한 곳을 부탁해서 돈 발렌타인을 소개받는다. 예전에 아타리에서 일할 때 놀란 부쉬넬에게 들어본 적 있는 실리콘밸리의 유명인이었다. 반도체 기업인 페어차일드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했고, 그 후 독립해서 벤처캐피털이 된 인물이다.


그러나 잡스의 사업계획을 들은 발렌타인은 좋은 계획이라고 잡스를 칭찬해 줄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당신은 아직 마케팅을 모른다. 시장의 크기도 이해하지 못했고, 생각도 너무 작다"며 투자 의뢰를 무시했다. 하지만 잡스는 끈질기게 전화한 끝에 마침내 발렌타인에게서 몇 명의 벤처캐피털리스트(벤처 투자 심사자)를 소개받는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마이크 마클러였다. 마이크는 인텔에 근무하다 스톡옵션으로 하루아침에 엄청난 부자가 된 인물로, 잡스보다 13살 연상이었다. 다행히도 마클러는 컴퓨터의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가능성을 올바르게 이해했다. 잡스에게 개발 중인 제품의 데모를 받아 본 그는 몹시 흡족해하며 출자를 결정했다. 이렇게 해서 자금을 구한 애플의 광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다.


애플이 성장 가도에 오르는 계기가 된 것은 과감하게 키 퍼슨을 공략한 잡스의 끈기와 집념이었다. 잡스의 이런 성격은 그후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픽사를 매수할 때는 영화감독이자 픽사의 전신을 소유하고 있던 조지 루카스를 끈질기게 쫓아다닌 끝에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등 그의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낙관은 생각 없음에서 비롯되지만 비관은 능력 없음에서 비롯된다 - 잡스의 원거리 협상 vs 보통 사람의 근거리 공격

돈 이외의 플러스알파로 상대를 흔들어라

스티브 잡스가 카리스마 넘치는 신념의 불꽃에 휩싸이면 불가능한 협상이 가능해진다. 온라인 음원서비스 iTMS 사업이 그렇다. 잡스는 5개 유명 음반사인 소니와 워너, 유니버설, EMI, BMG의 협력을 얻어 업계의 상식을 다시 세웠다. iTMS가 생기기 전에도 인터넷으로 음악을 교환하거나 다운로드 받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대부분 불법이어서 음반업계에서는 큰 골칫거리였다.


음악산업의 수익원은 CD 판매다. 그러나 파일 교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유저는 불법이지만 공짜로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것은 음반업계에 매우 큰 위협이었다. 음반업계는 다양한 방법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늘 한발 앞서가서 하나를 잡으면 다음에는 좀 더 질 나쁜 불법기술이 등장하는,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상태였다. 잡스가 이쪽 바닥에 발을 디딘 것은 이런 불법행위가 버젓이 행해지던 때였다.


iTMS를 실현하는 데 가장 큰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대형 음반회사의 협력을 얻어내는 일이었다. 그들은 뜨겁게 경쟁하고, 하루하루 매출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이다. 다섯 회사를 모아놓고 논의하고, 게다가 합의까지 이끌어내는 일은 불가능했다. 잡스는 그 불가능한 협상에 나섰다. 그리고 업계가 놀랄 만한 5대 음반회사의 새로운 리그를 결성했다. 음반이라는 콘텐츠를 제공받는 쪽은 늘 약한 처지였다. iTMS는 그 힘의 관계를 역전시켰다. 콘텐츠를 제공받는 쪽이 처음으로 강한 자리에 선 것이다.


음반업계의 역학까지 바꿔 버린 iTMS 협상 내용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의 CEO인 앤드류 락이 "잡스가 입을 연 뒤부터 애플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겠다고 마음먹기까지 15초도 걸리지 않았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잡스의 제안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게다가 잡스의 열정과 카리스마가 그들을 압도했을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이 협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잡스는 음반업계에 성큼 다가와 느닷없이 멱살을 쥐고 호통을 치고 돌아갔다." 잡스는 음반회사의 대표뿐만 아니라 록 그룹 U2의 보컬인 보노 등 일류 뮤지션도 직접 만나서 설득했다. 마법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인 그의 열정과 카리스마는 음악계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 사람과 함께 새로운 음악산업을 만들어가자고 마음먹게 된 것이다.


음반업계 사람들이 잡스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지적소유권의 중요성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잡스는 지적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투쟁도 경험했고, 지적재산을 만들어내는 어려움도 잘 알고 있었다. 또 열광적인 음악팬으로서, 뮤지션의 창작을 이해하는 마음도 깊었다. 그런 만큼 음악팬들도 수긍할 수 있고, 음반회사와 뮤지션도 마땅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진심으로 바랐다.


iTMS는 불법행위를 줄이면서 음악팬과 음반업계 양쪽을 만족시킨다는, 이율배반의 명제에 현실적인 답을 제시한 모델이다. 아이팟은 iTMS와 연계해서 음악을 다운로드한다. 아이팟에 해적판 대책 기술을 탑재한 것은 주요 음반회사를 이해시키는 중요한 무기가 되었다. 잡스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읽은 것이다.


잡스는 이 협상을 모두 직접 해결했다. 통상 이런 협상은 CEO끼리 잘해 보자며 악수를 나누고, 그 다음은 담당자가 알아서 처리한다. 하지만 잡스는 대략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자신이 도맡아 했다. 특히 협상을 할 때는 협상이 어려워 보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믿음직하게도 몸소 나서서 자기 손으로 해결한다. 돌이켜보면 적자를 지속하던 픽사가 처음 디즈니와 계약을 맺었을 때도, 사업이 잘되지 않던 넥스트를 애플에 매각했을 때도, 영화 <토이 스토리>의 성공으로 디즈니에게 불평등계약을 수정하자고 요구했을 때도 그렇다.


모두 막강한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야수 잡스가 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역전 만루홈런급 협상이었다.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계약을 달성하고 말겠다는 놀랄 만큼 맹렬한 의지와 신념이 있다. 그것 때문에 협상에서 고자세, 무자비, 그리고 강할 수 있었다. 타협을 좋아하는 사람은 창조적인 협상을 할 수 없다.


기다림은 이기는 데 중요한 요소다 - 잡스의 완급 vs 보통 사람의 성급

이것 아니면 다른 것이 잘된다

픽사가 제작한 양철 장난감과 아기를 그린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영화 <틴 토이>가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 이로써 기술력과 예술성의 평가가 급격히 높아졌다. 하지만 경영 면에서는 여전히 힘들었다. 이때 픽사에 막대한 자금을 출자해서 멤버 모두가 꿈꾸던 장편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디즈니다.


제안은 픽사 쪽에서 먼저 했다. 디즈니의 장편영화 책임자인 제프리 카첸버그는 존 래스터의 재능을 깊이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애초에 래스터는 디즈니에서 일했다. 실제로 카첸버그는 래스터에게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재량권을 줄 테니 디즈니로 돌아오라고 권유한 일도 있다. 하지만 래스터는 디즈니의 매력적인 제안을 거절한다. "디즈니에서도 영화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픽사에서는 역사를 만들 수 있다."


픽사는 디즈니의 자금으로 크리스마스용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과감한 제안을 내놓았다. 사내에서 검토한 결과, 디즈니는 픽사가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고 디즈니는 자금을 제공한다"는 답을 냈다. 게다가 "홍보와 배급 모두 디즈니가 한다"는 꿈 같은 회답까지 덧붙였다. 넥스트와 픽사라는 두 적자 회사를 떠안고 곤경의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던 스티브 잡스에게 이것은 하늘로 뛰어오를 만큼 기쁜 소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디즈니에는 미키마우스 이후 전면 외주는 주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제작을 모두 픽사에 일임하는 전면 외주였다. 디즈니 재정비에 착수한 야심가 카첸버그는 전통을 깨뜨려서라도 래스터의 재능에 도박을 걸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카첸버그의 오른팔이라는 피터 슈나이더까지 전통을 방패삼아 픽사와 일하는 것에 반대했다. 속마음은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고 주위에게 믿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다. 협상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모두가 걱정하기 시작할 무렵, 잡스는 한 가지 수를 냈다. 다른 영화사와 접촉하는 모습을 흘린 것이다.


유력한 몇몇 회사의 중역들과 이쪽 업계 사람들이 자주 가는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중요한 것은 픽사의 잡스가 디즈니가 아닌 다른 영화사의 중역과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 정보가 디즈니 쪽에 전해지는 것이다.


"디즈니와 일하고 싶다면 디즈니 이외의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마라"고 늘 말했던 자존심 센 카첸버그에서 연락이 왔다. 잡스를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상대의 거만한 성격을 이용해서 보란 듯이 다른 영화사의 중역을 만난 잡스의 작전이 먹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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