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묘책

   
이상각
ǻ
케이앤제이
   
12000
2008�� 11��



>& ■ 책 소개
"적"이라고 하면 흔히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로 여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잠시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라. 창과 방패를 들지 않았을 뿐이지 지금 이 순간에도보이지 않는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옛날 같으면 전쟁터에서나 만나던 적을 이제는 상사와 부하 또는 친구로 만나는 세상이다. 특히 경쟁이24시간 벌어지는 직장에서의 전쟁은 "치열" 그 자체다. 그동안 친절하고 다정스럽게 생각했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적이 될 수 있는 곳에우리는 살고 있다.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사회에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세상 모든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 자신을 절대로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어느 순간 적에게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기는 묘책』은 동서고금을 통해 위대한 전략가로 추앙받는 손자, 조조,제갈량, 주원장, 나폴레옹, 롬멜 등이 전쟁터에서 발휘했던 기발한 묘책을 토대로, 독자가 오늘날의 엄혹한 경쟁 사회에서 시시각각 닥쳐오는 각종위기상황을 극복해내고 승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역사가 검증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역사 속의 진정한 리더들이 펼친묘책의 흥미롭고 생생한 사례를 통해 싸웠을 때 확실히 승리를 챙기는 방법,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방법, 승리를 지키는 방법 등을 터득하게 된다.이 책에 펼쳐진 묘책이 비즈니스와 인생이라는 전쟁터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세상을 이기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 저자 이상각
시인이자 저술가로출판기획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화백문학회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월간 「통일」 기자, 계몽사/종로학원고등부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저서 및 역서로는 삶의 지혜를 제시하는 베스트셀러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108가지 따뜻한 이야기』를 비롯해 『나를찾아 떠나는 여행 1·2』『생각이 사람을 바꾼다』『봉신전설』『화술 123의 법칙』『동무생각』『천자문 서당을 뛰쳐나오다』『명심보감 갓끈을풀어헤치다』 등이 있다


■ 차례
들어가며 


제1장 묘책의 기본 
최고의 리더십으로무장하라 
& 합리적인 목표를 설계하라
& 공격 목표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유능한 협력자를 만들어라 
& &대의명분을 확보하라 
& 마음에 배수진을 쳐라

제2장 싸우지 않고 이기는 묘책
동맹으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라 
& 라이벌의역량을 이용하라 
& 적의 두뇌부터 제거하라
& 상대를 방심케 하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라 
& &첩보 활용으로 싸우기 전에 이겨라 
& &
제3장 싸워서 이기는 실전의 묘책 
이기는 전략으로 싸워라 
&잠든 생존본능을 깨워라 
늘 새로운 전략으로 싸워라 
&신속하고 은밀하게 움직여라 
& &나의 약점을 십분 활용하라 
& 마음에 허점을노려라&nbsp&
& 끈질기게 괴롭혀라
& 수치심으로 용기를 불러들여라 
제4장 승리를 지키는 수성의 묘책 
협상의 법칙을적극 활용하라 
& 사냥개는 사냥이 끝난 후 반드시 잡아먹어라
& 명철하게 보신하라 
&대담하게 부딪쳐라 
& 결말은그 파장까지, 마무리는 미래까지 고려하라 




이기는 묘책

이기는 묘책


제1장 묘책의 기본

합리적인 목표를 설계하라 - 슐리펜의 슐리펜 플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는 유비의 전폭적인 믿음과 정책 입안자인 제갈량의 탁월한 지휘를 토대로 숱한 우여곡절 끝에 촉나라 건국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리하여 후한의 황실이 힘을 잃은 대륙은 위/오/촉 세 나라로 재편됐다. 하지만 천하통일이라는 더 큰 목표는 의형제 관우와 장비의 죽음으로 이성을 잃은 유비의 오나라 정벌 실패로 인해 좌절되고 말았다.


유비 사후 제갈량은 후주 유선을 보좌하며 국력을 신장시킨 다음 자신의 숙원이기도 했던 천하통일의 거보를 내딛었다. 당시 그가 위나라 정벌에 나서며 황제에게 바친 출사표에는 유비에 대한 충절과 통일에의 염원이 절절히 배어 있었다. 하지만 한 번 어긋난 시계추는 제자리에 돌려놓을 수 없었다. 인재왕국 위나라에는 제갈량에 필적할 만한 대전략가 사마의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는 8할의 성공을 이루었지만 천하통일이라는 최종 목표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제갈량의 실현가능한 전략과는 대조적으로 완전히 실현불가능한 전략을 수립한 탓에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도 패배한 예가 있다. 제1차 대전 때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의 참모총장 슐리펜이 입안한 소위 슐리펜 플랜(Schlieffen Plan)이 그것이다. 이 전략은 러시아와 프랑스 틈에 끼어 있던 신흥 독일제국이 두 개의 전면전을 실시하기 위해 세운 회심의 묘책이었다. 이 전략의 기본 구상은 동쪽의 러시아를 고립시킨 다음 벨기에를 경유해 프랑스를 서쪽에서 공격해 프랑스의 주력을 동쪽으로 몰아넣고 자멸시킨 다음 러시아를 공격한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의 이점은 독일에서 파리까지의 거리가 아주 가깝다는 데 있었다. 당시 러시아는 철도망이 빈약해서 전쟁이 벌어지면 군대를 동원하는 데 무려 6주 정도 소요됐다. 독일은 그 정도 시간이면 서부전선에서 충분히 프랑스를 장악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다음 우수한 철도망을 동원해 군대를 동부전선으로 옮기면 느림보 러시아군쯤은 가볍게 막아낼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슐리펜은 이 계획이야말로 독일이 거리와 시간을 이용해 동서에서 동시에 두 개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묘책이라고 확신했다. 한데 이 계획은 모든 상황을 군사적인 시각으로만 판단했다는 맹점이 있었다. 유럽에는 독일을 위협하는 나라들이 프랑스와 러시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에 있는 군소 국가들과의 정치외교적인 상황을 간과했던 것이다.


1914년 제1차 대전의 포성이 울려 퍼졌다. 당시 독일의 참모총장 헬무트 폰 몰트케는 슐리펜 플랜에 따라 전격적으로 프랑스를 침공했다. 한데 애초 계획대로 중립국 벨기에를 점령하면서 사태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독일의 벨기에 침략을 빌미로 영국이 참전함으로써 서부전선이 돌연 교착 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당황한 독일은 재해권을 장악한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 무제한 잠수함전을 전개하면서 수많은 상선을 침몰시켰다. 그 와중에 중립을 고수하던 미국까지 참전했다. 전략의 실수가 연속되면서 독일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고 만 것이다. 당시 세계 최강의 국력을 자랑하던 독일은 잘못된 묘책이 꼼수로 이어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가 목표를 전제로 한 전략이라면, 슐리펜 플랜은 수단을 전제로 한 전략이었다. 무릇 목표란 대국적이고 주변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합리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모든 상황을 자기 입맛에 맞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운다면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높은 곳에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봐야만 하는 것이다.


인재 육성으로 조직의 중추를 바로 세워라 - 주 문왕의 인재판별법

오늘날에도 정권이 교체되면 어떤 인물이 어떤 위치에 임명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그 과정에서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국가의 미래가 인재 교육에 있다면, 국가의 현재는 유능한 인물을 어떻게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인재의 선발과 활용은 장차 더 큰 목표로 나아가기 위한 내치의 근본이 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특정 인물을 비평하는 품인법(品人法)이 발달했고, 지도자들은 그 원칙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인재를 선발했다.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강태공이나 장량, 제갈량, 사마의, 위징 같은 인물들이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의 지도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시각으로 인재를 찾아냈을까. 주나라 문왕의 예를 들어 살펴보기로 하자. 일찍이 문왕은 중신과 관리들을 등용하는 데 엄격한 인물 판정 기준을 적용했다. 고래로 관리의 선발 기준은 청렴하고 공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문왕은 그 사람이 덕이 있는가, 열심히 공부했는가, 집안 분위기는 좋은가 등을 알아내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었다. 첫째, 진실하게 관찰하라. 둘째, 그 사람의 의지를 관찰하라. 셋째, 그 사람의 중심을 보라. 넷째, 그 사람의 표정을 살펴보라. 다섯째, 그 사람의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찾아보라. 여섯째, 그 사람의 덕을 헤아려보라.


이것은 반드시 흠결 없는 사람을 쓴다는 뜻이 아니다. 다소 흠이 있더라도 그 직위에 걸맞은 인물이라면 과감히 등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동양의 제왕들에게는 의심스러우면 쓰지 말고 쓰거든 의심하지 말라라는 인재 경영의 묘책이 전해오고 있다. 문왕의 인재판별법은 위와 같은 큰 전제 아래 세밀한 설명이 붙어 있는데 그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부유하고 귀한 사람에게는 예절이 있는가를 보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덕성이 있는가를 살펴보라. 총애 받는 사람은 교만하거나 사치한가를 보고, 뜻을 얻지 못한 사람은 두려움이 있는가를 살펴보라.


둘째, 어린 사람은 학문을 좋아하며 어른에게 공손한가를 살피고, 장년은 결백하고 청렴해 행동에 힘쓰고 공사의 구분이 있는가를 보라. 노인은 생각이 신중하고 빈틈이 없어 그 부족한 바를 힘써 넘지 않는가를 살펴보고, 형제간에는 화목과 우애가 있는가를 살펴보라.


셋째, 의지가 깊고 단단하며, 그 기가 관대하고 부드럽고, 그 예는 남을 앞서고, 그 말은 남에게 뒤지며 자신의 미흡한 바를 나타내는 사람은 날마다 더욱 발전할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성내고 잘난 체하며, 말로써 무지를 가리고 자기 자랑하는 사람은 날마다 더욱 손해를 끼칠 사람이다.


넷째, 용모가 곧고 업신여기는 일이 없으며, 말이 바르고 공정하며, 자신을 꾸미지 않고, 단점을 숨기지 않으며 잘못된 점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본바탕이 있는 사람이다. 용모를 꾸미고 말이 교묘하며 출신 지방을 속이거나 사소한 일에 힘쓰고 그 까닭을 애써 변명하는 사람은 본바탕이 없는 사람이다.


다섯째, 어떤 경우에도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갑작스런 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고 대처하며, 배우지 않고도 능히 잘못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은 사려 깊은 사람이다. 물건을 보내지 않는 것이 좋은데도 일부러 보내고, 말하지 않는 것이 나은데 일부러 말하고, 모든 일의 단초만을 좇으며, 괴롭게 하면서 멈출 줄을 모르고, 분별없이 스스로 근심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자이다.


여섯째, 경영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고에도 놀라지 않으며, 누군가 억지로 의를 내세워도 흔들리지 않고, 재물과 색으로 유혹해도 흔들리지 않는 이는 청렴하고 과감한 사람이다. 말을 쉽게 바꾸고, 자신의 뜻을 지키지 않으며, 자신이 승낙하고도 결단을 머뭇거리는 이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다.



제2장 싸우지 않고 이기는 묘책

동맹으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라 - 동맹의 기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조직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거짓 동맹과 진정한 동맹의 차이점을 구분해야 한다. 거짓 동맹은 단기적인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것은 자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뭔가를 포기하게 만들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 반대로 진정한 동맹은 상호이해관계에 의해 생성된다. 쌍방은 어느 한 편이 얻지 못하는 뭔가를 충족시켜준다. 전체의 요구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을 포기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당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정한다.


어떤 사람들은 당신에게 각종 동맹의 가입을 종용한다. 당신의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화석화된 존재로 만들려는 것이다. 그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당신이 그 동맹에서 권력을 움켜쥐는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조직 내의 권력자들을 포섭하고 공격해 그들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려라. 그렇게 해서 당신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면 그 동맹은 당신의 자산이 된다. 무엇보다도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동맹 결성 기술은 필요와 우정을 분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동맹은 당신의 성공이 달린 실용적이고 전략적인 문제이다. 감정적으로 맺어지고 유지되는 동맹은 인생의 암초에 불과하다. 징검다리의 돌은 밟고 지나가기 위한 것이지 껴안고 닦아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서 동맹을 기획하고 실행하라. 그것이 하나씩 이루어질 때마다 당신의 키는 커진다.


첩보 활용으로 싸우기 전에 이겨라 - 위숙유의 가간(歌間)

중국 남북조 시대, 북주의 훈주 자사 위숙유는 옥벽성을 지키며 적국 북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당시 북제의 명장 곡율광은 지혜롭고 결단력이 뛰어난 인물로 하루가 다르게 국력을 신장시키고 있었다. 그는 또 위숙유가 침투시킨 간첩들을 일망타진해 북주의 정보력을 마비시켰다. 이대로 가다간 북주는 북제의 먹이가 될 것이 분명했다. 이 때문에 위숙유는 곡율광을 제거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는 쉽게 올가미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점술가 곡엄이 점을 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년에 북제에 내분이 일어날 점괘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저쪽에서도 같은 점괘를 읽었겠지?" "그렇겠지요. 양국의 역학이 다르지 않으니까요." 위숙유는 그 대답을 듣고 드디어 곡율광을 제거할 묘책을 생각해냈다. 이듬해가 되자 북제의 수도 업성에서는 아이들이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백승비상천(百升飛上天) 명월조장안(明月照長安)

고산불추자붕(高山不推自崩) 곡수불부자수(斛樹不扶自竪)

백승이 하늘을 날고, 명월이 장안을 비추네.


당시 도량형에서 100승(升)은 1곡(斛)이었고, 명월(明月)은 곡율광의 자(字)였다. 또 장안은 북주의 서울이니, 이 노래는 장차 곡율광이 북제의 황제에 즉위해 북주에 귀순한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노래를 통한 암시는 계속 이어졌다. 고산(高山)은 밀지 않아도 스스로 무너지고, 떡갈나무는 도와주지 않아도 스스로 강해지네. 북제 황제의 성이 고(高) 씨이고 곡은 곡(斛)과 같은 음이니 북제 황제가 쓰러지고 역시 곡율광이 황제가 된다는 뜻이었다.


곡율광이 정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이 노래가 마침내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황제는 곡율광을 신임하고 있었지만 올해 나라 안에 근심이 있을 것이란 역관의 점괘를 읽고 나서부터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게 한 번 의심을 품고 나니 곡율광의 모든 행동이 점차 수상쩍어 보였다. 이런 황제의 내심을 간파한 곡율광의 정적 조효정이 어느 날 그가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참소했다. 그러자 황제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나라의 대들보였던 곡율광을 처형해버렸다.


충신 곡율광이 허무하게 죽자 북제의 백성들은 황제를 원망하고 조정을 미워했다. 그 와중에 간신들이 득세하면서 국가의 기강이 무너져 내렸다. 위숙유는 쾌재를 부르며 북주의 무제에게 북제 정벌을 청했다. 서기 577년,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던 북제는 북주의 총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멸망했다. 모략이 담긴 노래 하나가 유능한 충신을 죽이고 제국을 무너뜨린 것이다.



제3장 싸워서 이기는 실전의 묘책

늘 새로운 전략으로 싸워라 - 피로스의 승리

기원전 279년 에피루스의 왕 피로스는 아스쿨룸에서 로마군과 싸워 승리를 거뒀지만 그 자신이 부상을 입은 데다 수많은 장군들과 병사들을 잃어 최후의 일격을 가할 힘이 없었다. 결국 그가 죽자 로마의 역습으로 에피루스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때부터 전쟁 수행 과정에서 너무 많은 대가 치른 나머지 승리했어도 패배와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한 전쟁을 피로스의 승리(pyrhic victory)라고 불렀다.


모험이 시작되면 우리들은 성공에 대한 기대로 흥분하게 마련이고, 마음에 드는 목표 안에서 부지불식간에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미래의 이득은 크게 보이고 고난은 작게 보이는 탓에 앞으로 나아갈수록 물러서기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야 하는 비용은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처럼 급속히 증가한다. 상황이 잘 풀리지 않으면 지치게 마련이고 실수를 한다. 그로 인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새로운 비용을 낳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목표에 도달하더라도 그 가치가 별 볼일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승리를 원한다면 우선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계산하라. 역사는 비용을 무시한 이들에게 처절한 패배를 안겨주었다. 불필요한 싸움으로 기력을 소모하지 말라. 대가 없는 전쟁은 바보짓이다.


마음에 허점을 노려라 - 적청의 허허실실 계책

중국 속담에 양병천일 용군일시(養兵千日 用軍一時)라는 말이 있다. 승리를 위해서는 오랜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싸움이든 승리는 군사의 수효나 장비의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휘관의 섬세한 작전과 병사들의 드높은 사기가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하다.


북송 인종황제 때의 일이다. 남쪽에 사는 장족의 수령 농지고가 반란을 일으키자 추밀부사 적청이 정벌군을 이끌고 진압에 나섰다. 그런데 반란군의 수가 예상보다 많았고 사기도 드높았으므로 쉽게 싸움을 벌일 수가 없었다. 적청은 궁리 끝에 남방 미신을 이용해 반란군의 사기를 꺾기로 했다. 정벌군이 계림의 남쪽에 이르자 적청은 부대를 숙영시킨 다음 거대한 단을 쌓고 천신에게 무운장구를 비는 제사를 올렸다. 제사가 끝나자 그는 백성과 군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벌의 성패를 가름하는 점을 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 천신에게 우리의 운명을 묻겠다!" 적청은 백 개의 동전을 꺼내 군사들에게 보여주면서 소리쳤다. "내가 이 동전을 집어던져 모두 문자가 새겨진 앞면이 나온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실로 무모한 도박이었다. 어떻게 백 개의 동전 전부 앞면이 나올 수 있을까? 도열하고 있던 부장들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하지만 적청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허공을 향해 동전을 뿌렸다. 순간 우레 같은 환호성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기이하게도 동전 백 개 모두가 하나도 빠짐없이 앞면이 나왔다. 적청은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보라, 천신께서 우리의 승리를 예언해주셨다. 우리의 앞을 가로막을 자 누구이겠는가!" 그러면서 그는 병사들을 시켜 동전 하나하나 못질을 해 땅에 박은 다음 푸른 천으로 덮어두게 했다. "우리가 저 역도들을 무찌르고 돌아갈 때 이 동전을 거둬 가리라." 이 일로 오랜 행군에 지쳐 있던 군사들의 사기는 크게 고양됐다. 반면 이 소문을 전해들은 반란군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적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예부대를 동원해 농지고의 진영을 급습하고 대승을 거두었다.


장족의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한 적청은 회군 길에 부장들로 하여금 땅에 박아놓은 동전을 거둬들이게 했다. 그런데 그 동전을 집어든 부장들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동전은 양면 모두 같은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적청은 원정에 나서기 전에 이미 첩자들을 통해 장족의 풍속과 기세를 파악한 다음 대장간에서 가짜 동전을 제작해 그와 같은 일을 꾸민 것이었다. 적은 물론 아군까지도 속인 허허실실 계책이었다.



제4장 승리를 지키는 수성의 묘책

협상의 법칙을 적극 활용하라 - 『오즈의 마법사』에서 배우는 협상의 법칙

미국 캔자스 지방에서 사는 귀여운 소녀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는 어느 날 회오리바람에 날려 오즈의 나라로 간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함께 날려 온 집이 동쪽의 나쁜 마녀를 깔아뭉개 죽이게 된다. 도로시는 북쪽의 착한 마녀로부터 서쪽 마녀가 신던 은 구두를 받고 에메랄드시의 마법사 오즈만이 자신을 집에 돌려보낼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도로시는 오즈를 찾아가던 도중에 지혜를 갖고 싶은 허수아비와 심장을 갖고 싶은 양철 나무꾼, 용기를 갖고 싶은 사자를 만나 동행한다. 천신만고 끝에 도로시 일행은 마법사 오즈를 만나지만, 오즈는 서쪽 마녀를 없애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하는 수 없이 도로시는 서쪽 마녀를 찾아갔다가 그만 붙잡히고 만다. 그런데 서쪽 마녀는 도로시의 은 구두를 빼앗으려다 도로시가 뿌린 물에 녹아버린다. 그 길로 오즈의 마법사에게 돌아간 도로시가 집으로 돌려보내달라고 하자 마법사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뚝 뗀다. 하지만 토토 때문에 정체를 들킨 마법사는 잘못을 뉘우치고 도로시 일행을 돌려보낸다. 그런데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가는 열기구를 타지 못한다. 그때 북쪽 마녀가 나타나 은 구두의 굽을 세 번 치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준다. 그렇게 해서 도로시는 그리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1900년 L. 프랭크 봄이 쓴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줄거리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에서는 이 동화를 예로 들어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오즈의 마법사에 주목한다. 마법사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도로시 일행에게 수시로 위험한 임무를 주면서 시간을 끈다. 이 때문에 도로시 일행은 목숨을 건 모험을 계속한다. 고행의 이면에는 마법사가 반드시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토토가 그들 사이에 있던 커튼을 잡아당기자 그의 실체가 드러나고 만다. 그는 단지 연기와 소음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부리는 허풍장이 노인이었을 뿐이다. 노인은 아무 능력도 없었지만 사람들이 그를 위대한 오즈의 마법사로 인식했기 때문에 거꾸로 거드름을 피울 수 있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협상에서 무엇보다 상대의 실체를 알기 전에는 어떤 달콤한 말도 함부로 믿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담하게 부딪쳐라 - 기효람의 대지약우

"오호라, 지나치게 많이 담아서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자로가 이에 대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총명한 자는 우매한 척할 줄 알아야 하고, 천하를 놀라게 할 공명을 이룬 자는 겸양을 알아야 하며, 용맹한 자는 비겁한 모습도 보일 줄 알아야 하고, 갑부는 겸손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이것이 바로 지나치게 넘치다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순자(荀子)』 유좌 편에 실려 있는 글로, 공자의 좌우명에 관련된 가르침이다. 상황과 조건을 무시한 지나친 과시는 개인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니, 진정한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심신을 보전하는 비결이란 뜻이다. 노자도 공자에게 "탁월한 상인은 깊이 감추고 텅 빈 듯 보이며, 군자는 덕을 깊이 쌓아도 우매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잘난 체 하지 않으면 신관이 편하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일수록 어리석게 보인다는 진리이다.


청나라 가경 7년, 79세의 노재상 기효람은 3년마다 한 차례씩 실시되는 회시(會試)의 시험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예전에도 회사와 향시, 무과 회시 등의 주시험관을 맡았던 경험이 있었으므로 별다른 애로사항 없이 관리 선발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시험이 끝난 뒤 큰 사고가 발생했다. 본래 과거가 끝나면 규정된 순서에 따라 시험관들의 논의를 통해 합격자와 등수가 정해졌고, 답안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그 사실은 방이 붙기 전에 완전히 비밀이었다. 그런데 괴이하게도 과거 응시생들이 합격 발표가 나기도 전에 합격자는 물론 합격문에 대한 기효람의 평까지 알고 있었다.


당시 법률에 의하면 과거의 비밀을 누설한 죄는 참수형에 해당했다. 주시험관과 부시험관은 물론 수많은 사람이 연루될 것이 분명했다. 청나라는 본래 이런 사건에 대한 처벌이 엄격해서 곧 조정에 피바람이 불게 됐다. 기효람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급히 또 다른 주시험관 웅매와 부시험관 옥린, 대균원을 불러 상의했다. "그것을 빼내간 사람과 여러 시험관들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들은 공평무사하게 합격시켰습니다. 설령 사적인 정이 있다 해도 비밀을 누설할 리 만무합니다." "이 일이 새나간 목적을 알 수 없으니 우연일 것입니다."


기효람은 다방면으로 조사해본 끝에 관리들의 부정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정적들을 제거하려는 황제의 음모일 수도 있었다. 고심하던 그는 황제 가경제를 찾아갔다. 매사에 신중했던 가경제 역시 그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다. "대체 누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보십니까?" "바로 접니다." 황제의 질문에 기효람을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아니, 경이 어찌하여 그런 실수를 했단 말이오?" "이번 합격자들의 작품이 매우 훌륭해서 길거리에서 읊조리면서 다니다보니 사람들이 듣고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일은 아무런 배경도 없이 벌어진 일이니 저 한 사람만 벌하시면 됩니다. 부디 다른 관원들을 연루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가경제는 그가 2대에 걸친 충신으로 공평무사한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이 사건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자 가경제는 사건 조사를 중지하고 없던 일로 처리하도록 했다. 기효람은 자신의 충심을 믿는 황제에게 목숨을 건 도박을 벌여 자신은 물론 수많은 사람을 살려냈던 것이다.


당신은 모든 곳에 가지도 모든 이와 싸우지도 못한다.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적이다. 그것을 보존하는 방법을 익혀라. 기진맥진하거나 좌절감에 빠져서는 평정심을 잃게 마련이다. 세상은 바보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결과에 조바심을 내고 바람 부는 대로 갈팡질팡하며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우유부단한 상사, 경솔한 동료, 툭하면 흥분하는 부하 등 군상들과 함께 일하더라도 절대로 다투거나 힐난하지 말라. 바보들의 면전에서 쾌활한 상태를 유지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 그들을 어린아이나 애완동물 다루듯 대하라. 그래야 당신을 공격하지 못한다. 당신은 무심한 표정 속에서 그들의 우둔함을 마음껏 비웃어주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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