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

   
니컬러스 W. 마이어(역자:김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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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숲
   
12000
2007�� 12��



>■ 책 소개
이 책은 지난 2001년 자신이세운 헤지펀드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에서 손을 떼기까지 10년 넘게 평균 31%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월스트리트 최고의 펀드매니저임을 보여준짐 크레이머를 통해 월스트리트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증권 거래의 메커니즘을 폭로한 책이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증시 관련 웹사이트 TheStreet.com을 설립하기도 한 짐크레이머는 2007년 미국 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10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상적인 진행자로미국인들에게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짐 크레이머와 함께 5년 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증권 거래의 현장에몸담았던 니컬러스 W. 마이어가 썼다.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조차 질서를 유지하는 데 실패한 헤지펀드 세계의 추잡한 공생 관계를 적나라하게보여준다. 마치 소설을 읽듯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증권 거래의 생생한 현장이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라는 헤지펀드 사를중심으로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고도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 저자 니컬러스 W. 마이어
1994년부터크레이머 앤드 컴퍼니의 짐 크레이머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5년 동안 헤지펀드에 종사했다. 


■&> 역자김기준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경영 컨설턴트, 인트랜스 번역원의 전문번역가, 영어강사,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식투자 전략』『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마이크로소프트 재창조』『워렌 버핏의 가치투자전략』『릴리 선장 이야기』『맥킨지 금융 보고서』(공역) 등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 


“22달러 5센트면 하노버 델리 음식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난 하느님보다부자야”&nbsp& 
여우 소굴에서 
“빌어먹을 거래 전화를 받으란 말이야!” 
대단히 중요한 질문 
“체칭!”&nbsp&
“여기는 월스트리트야! 그리고 이게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야!” 
정보를 먼저 입수하라 
탁상공론 
“돼지??처럼 일하라
“내가 없으면 내 팬들도 없다” 
갱들의 파라다이스 
“어머니, 다시는 오지 마세요”&nbsp& 
고통의 나날들
부당한 대우 
“내가 바로 ‘더스트리트닷컴’ 이야”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 
지클론 B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


"난 하느님보다 부자야"

"22달러 5센트는 내가 처음 세상에 나와서 벌기 시작한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지." 짐은 그날 아침 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순간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곳에서 한 시간 가량을 그가 자신의 대단한 업적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걸 들어야 했다. 우리 사이에 있는 문이 닫힐 때 그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씩 웃으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이제 나는 하느님보다 부자야."나는 그 말을 짐이 자기는 백만장자라고 하는 말이려니 생각했다. 결국 나는 2만 2,000달러를 단 일 년 안에 어떻게 쓸 것인지 생각해 내지는 못했다. 내가 짐의 부에 대해 어리석을 정도로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안 것은 월스트리트에 온 지 얼마 안 되어서였다.


헤지펀드를 운영하면서 돌아올 이익을 평가하려면 먼저 헤지펀드가 뭘 하는 곳인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헤지펀드는 단지 투자 회사일 뿐이다. 이 회사의 목표는 다른 투자 회사들처럼 돈을 버는 것이다. 헤지펀드가 다른 투자 회사와 다른 점은 딱 한 가지, 장사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뮤추얼펀드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돈을 굴리기 위해 피델리티, 제너스, 앨리안스 아니면 모든 신문의 기업란 마지막 몇 페이지를 채우는 수많은 뮤추얼펀드에 돈을 맡길 수 있다. 거기에는 보통 몇 백에서 몇 천 달러에 해당하는 최저 투자 한도액이 있다. 또한 과학 기술이나 보건 같은 부문이나 기업 가치나 성장 속도 같은 투자 기준을 정할 수도 있다. 펀드 사의 고객 자산 운용 방법은 대개 그 회사의 연차계획서에 설명되어 있다.


대다수의 뮤추얼펀드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정을 지킨다. 증권 회사가 다른 사람의 계좌에 있는 주식을 당신에게 빌려 준다. 그러고는 빌린 주식을 나중에 전보다 싼값으로 사서 돌려주면서 그 차액을 챙기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공매는 주가가 떨어지는 주식에서 이득을 보는 방법의 하나다. 공매에 대한 규정말고도 일반 투자자들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뮤추얼펀드는 다른 법과 규정의 규제를 받는다. 현재의 자산을 담보로 빌린 돈을 이용해 실제 자산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뮤추얼펀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책임감 있는 투자라고 여기는 수준의 지침 아래 운영된다.


한편 헤지펀드에서는 거의 아무 거나 다 한다. 헤지펀드의 헤지(hedge)는 양쪽 다 건다는 뜻으로, 헤지펀드의 원래 목적에 딱 들어맞는다. 헤지펀드는 실물 거래와 공매를 동시에 할 수 있게끔 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시장 중립적 전략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헤지펀드는 어떠한 경제 환경에서도 시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따라서 투자 관리자는 시장 하락세나 상승세에 관계없이 돈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헤지펀드는 원래의 취지와 달리 변질되었다. 요즈음 헤지펀드의 운영 실태를 보면 시장 중화 역할이나 (가격의 급격한 변화를 막는) 헤징 역할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업 여건을 이용해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심지어 특정 국가나 통화, 산업, 아니면 개별 주식을 집중 공략하기도 한다. 공매를 하든 실물 거래를 하든 헤지펀드는 돈만 된다면 뭐든 한다. 헤지펀드는 원래 유한합자회사로서 일반적인 공공 뮤추얼펀드와 달리 민간 법인이다. 헤지펀드에는 명망 있는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파트너는 일반 개인이 할 수 없는 투자 행위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증권감독위원회가 헤지펀드를 통해 짐 크레이머 같은 부자에게 그들이 가진 돈으로 뭐든 할 수 있게 허용했다는 말이다. 헤지펀드의 투자 행태는 너무 공격적이어서 평생 모은 돈을 굴려 보려는 보통의 엄마 아빠에게는 위험천만이다. 또한 뮤추얼펀드와 달리 증권감독위원회의 감독이 소홀하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증권 시장에서는 위험 없이는 소득도 없으며, 이러한 점에서는 뮤추얼펀드나 헤지펀드나 다를 바 없다. 헤지펀드의 경우, 뮤추얼펀드에서는 할 수 없는 공격적 투자를 하기 때문에 돈을 훨씬 더 잘 번다. 그러나 조지 소로스 같은 귀재가 없었더라면 헤지펀드가 오늘날 같이 번창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선구자들이 투자자들에게 큰돈을 벌어 주었기 때문에 그 뒤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헤지펀드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 물론 소로스가 가장 많은 돈을 벌어 준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대부분의 뮤추얼펀드는 수수료를 적게 받는다. 따라서 투자 관리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가 매우 적다. 투자자가 이탈하고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수입이 격감하게 마련이다. 반대로 시장이 좋아지고 실적이 호전되면 투자 자산은 늘어나고 수입도 늘어난다. 뮤추얼펀드의 규모가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Fidelitys Magellan)처럼 1천억 달러에 이르면 0.75%라는 수수료율도 엄청난 수입이 된다.


이와 반대로 헤지펀드는 이익금의 1%를 운영비로 취하며 20%를 성과급으로 챙긴다. 어떤 헤지펀드는 이익금의 50%를 챙기기도 한다. 그러나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는 이보다는 원칙적으로 운영된다.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고객이 돈을 벌어야 우리도 법니다라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 어느 한 해 시장이 좋아서 돈을 벌었다 하자. 예를 들어 20%의 성과 수수료를 받는 헤지펀드가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면, 그 회사는 2,000만 달러의 수익금을 챙기고 펀드매니저는 그 돈의 20%인 400만 달러를 가진다. 즉 관리 수수료 100만 달러에다 400만 달러의 성과급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천재가 아니라도 이 업종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증권 시장이 역대 가장 활황이었던 1990년대에 헤지펀드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예를 들어 당시 작은 규모라 할 수 있는 1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사의 경우, 1999년 나스닥 지수가 다시 올랐을 때 8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는 1,600만 달러를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헤지펀드를 해볼 마음이 생길 만도 하다. 문제는 투자자를 모으는 일이다. 당신을 믿고 돈을 맡길, 정말 돈 많은 투자자가 있어야 한다. 헤지펀드는 유한회사다. 따라서 투자자의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당신이 아는 모든 친척에게서 1,000달러씩 걷어도 10만 달러를 넘기기 어렵다. 이걸로 100%의 수익을 올려도 수입은 겨우 10만 달러, 관리 수수료와 성과급을 합해야 1만 1,000달러에 불과하다. 맨해튼에서 그 돈은 주차비도 안 된다.


따라서 최소 몇 십만 달러 규모의 돈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대개 이 동네에서는 1,000만 달러를 헤지펀드의 최소 규모로 보고 있다. 이제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필요한지 셈이 나올 것이다. 이보다 작은 규모로도 시작은 할 수 있지만 1,000만 달러 정도가 되어야 연간 50만 달러 가량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정도 되어야 BMW도 굴릴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시작해서 한두 해 지나면 규모가 커지게 마련이다.


짐이 헤지펀드를 시작할 당시에는 마티 아저씨가 주 투자자였다. 다른 부자들과 마찬가지로 마티 아저씨는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 주었다. 짐도 골드만삭스에서 중개인으로 몇 해 일한 경험이 있어서 부자 중의 부자들을 잘 알고 있었다. 1,000만 달러가 없으면 골드만삭스에 전화하지 말고 5,000만 달러가 있어도 전화 회신을 기대하지 말란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부자들이 들끓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티 아저씨와 친구들 그리고 몇몇 고객들 사이에 짐의 능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그렇게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는 시작되었다. 1994년 내가 갔을 때 짐이 운영하던 자산 규모는 1억 5,000만 달러였지만 1994년에는 4억 달러로 불어났다. 당시 짐은 700만~8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벌었으며, 그 돈 대부분을 헤지펀드에 투자했다. 짐이 번 돈을 합하면 요즈음 아무리 돈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짐의 재산은 그와 만난 첫날 추측한 것에 0을 한두 개 더 붙여야 할 판이다. 아마 짐은 하느님보다 부자일 것이다.



탁상공론

수수료로 수백만 달러를 지불하면 온갖 종류의 특혜가 주어진다. 여기에는 기업 공개에 참여하는 기회도 포함된다. 기업 공개란 투자 은행이 처음으로 일반에게 한 회사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미리 정보를 제공하는 특혜와 마찬가지로 기업 공개는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그들은 증권 회사의 절친한 친구들이다. 나는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가 받았던 기업 공개의 특혜에 관한 자료를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연간 소득의 5%를 차지했다. 우리의 수익에 큰 보탬이 된 것이다.


개인 회사가 상장을 하기로 결정하면 이 일을 맡아 줄 투자 은행을 선정하게 된다. 모든 주요 증권 회사들에는 투자금융 부서가 있다. 실질 자산, 지적재산권, 영업권 등을 평가하여 한 주당 가격이 결정되는데, 한 회사가 새롭게 선을 보이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최초 주식이 20달러에 상장되었다고 하자. 그 주식이 처음으로 거래될 즈음에는 매수자들이 한 주당 30달러 정도를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따라서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는 상장된 가격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큰 수익을 올릴 수가 있었다.


상장 주식들을 장기 보유해서 큰 수익을 얻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날드, 월마트와 같은 주식들은 장기간 보유한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짐은 대체로 새로 공개된 기업은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매도해야 한다고 내게 가르쳤다.


내가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에 처음 왔을 때 신디케이트 매니저로 일하던 벳시라는 여직원이 있었다. 키가 크고 말랐으며, 사교성이 풍부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여성이었다. 짐은 "그녀를 영리하지는 않지만 멋진 각선미를 가진 여성"이라고 표현했다. 언젠가 한번 벳시가 큰돈을 벌 수 있는 거래를 놓쳤을 때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짐의 분노를 피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우연히 짐에게 이렇게 말했다. "스미스 바니가 오늘 제안한 거래 내용을 믿을 수 있을까요? 첫 거래로 300%를 올릴 수 있다니?" 모니터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벳시는 그날부로 딴 직장을 구해야 했다. 그로 인해 나는 그녀가 하던 일까지 맡아야 했다.


그날 퇴근 직전 짐이 나를 부르더니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보통 그는 날 오라고 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곤 했다. 날 불러 앉으라고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새로 공개하는 기업의 주식을 제공하는 것은 증권 회사들이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하나의 특혜야." 짐이 계속해서 설명했다. "그들의 투자금융 부서는 거래를 주선해 주고 돈을 벌고, 우리는 주식 공개 때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 수익을 올리잖아. 이 거래에서 손해를 보는 자는 즉시 매도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유하는 멍청이들뿐이라구."


이를 위해 취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가시화되고 있는 새로운 기업 공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어느 기업이 유망한지 알아내는 일이었다. 나는 올바른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여러 곳에 부탁을 해놓았다. 최근의 인터넷 주식이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 투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들이 정말 건전하고 유망한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내가 유일하게 확인하는 것은 첫 번째 거래에서 프리미엄을 얼마나 챙길 수 있는가였다.


선호하는 종목을 결정하면 주식 중개인에게 이야기를 하고 매수 주문을 냈다. 예를 들어 아마존과 넷스케이프가 기업 공개를 하려고 했을 때 500만 주의 신규 공개 주식 중 50만 주를 요구했다. 이 수량은 내가 실제로 매수하기를 희망하는 주식 수보다 많은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공개 주식 수량 이상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게 된다. 월스트리트 사람들 모두 그렇게 했다. 100곳의 거래처에서 공개 주식 수의 10%를 요청하면 공개 주식 수의 10배 주문이 들어오게 된다. 이것이 주가를 끌어올린다. 하지만 이로 인해 주문이 부풀려져 궁극적으로 모두 자신이 원하는 주식 수보다 훨씬 적은 주식을 손에 넣게 된다.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많은 수량의 주식을 주문하는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나는 또 "로드 쇼"에 나갔다. 우리는 왈도프나 팰리스, 리전시와 같은 지역 호텔에서 길고 지루한 식사를 하는 것을 그렇게 불렀다. 이것은 구매력이 낮은 소비자에게 자세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인포머셜(infomercial : information과 commercial의 합성어)이었다. 이 행사에서는 회사의 CEO와 CFO가 한 시간 동안 그들의 회사가 얼마나 훌륭한지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들은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편견을 갖고 자리를 뜨게 된다.


솔직히 말해 "로드 쇼"에서 내가 프레젠테이션 안내서를 읽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꼭 해야만 할 일은 명찰을 받는 것이었다. 항상 출석을 체크하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명찰을 받은 후 옆문으로 빠져나가 다른 기업 공개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명찰을 수집하며 도심지를 뛰어다닌 것이다. 하루 네 곳을 다닌 게 최고 기록이었다. 그리고 증권 회사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신규 공개 기업들에 대해 내가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말해 주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 공개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을 분석하는 증권 인수업자들과 연줄이 닿아 있었다. 이 작업은 누적 점수로 결정되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공개 주식의 10%를 주문할 것인가? 

·로드 쇼에 참석했는가?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정말 주식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해 주었는가? 

·올해 증권 회사에 수수료로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는가? 


물론 마지막 요인이 가장 중요했다. 우리가 이 과정에서 꼭 해야만 할 일은 신규 증권 발행 이후 시장에서의 주문(aftermarket order)이었다. 증권 인수업자들은 거래를 시작하나 후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가 주식 매입을 약속해 주길 원했다. 여러분이 정말로 관심이 많고 20달러로 책정된 공개 주식 5,000주를 받게 되어 있다면 후에 50달러가 되든 500달러가 되든 5만 주를 더 살 것을 약속해야 한다. 우리가 50달러에 매매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공개 주식 5,000주를 주당 20달러에 매수하고, 내가 어떠한 가격이든 추가로 5만 주를 사기로 합의했다고 하자. 그것은 공개 기업이 합법적이며 가치가 있는 회사라는 것을 투자 은행에 동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의 모든 투자 은행들은  "신규 증권 발행 이후 시장에서의 주문"을 꼭 하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이행 사항들을 점수로 기록해 보관했다. 증권 인수업자들은 증권 회사의 거래 매장에 가서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가 "신규 증권 발행 이후 시장"에서 주문할 것을 약속한 경우, 실제로 그 약속을 이행했는지 확인하곤 했다. 이런 방식으로 뜨거운 시장을 계속 뜨겁게 달구어 놓았다. 우리가 신규 증권 발행 이후 시장에서 주문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업 공개 주식을 단 한 주도 구할 수 없었다.


나는 5,000주를 사고, 추가로 사야 할 주식들을 모두 매수한 후 즉시 다 매도했다. 5,000주를 할당해 준 증권 회사에서 5만 주를 더 산 다음 투자금융 부서가 없는 다른 증권 회사를 통해 5만 5,000주를 바로 처분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식을 매수한 증권 회사는 다음 기업 공개 때 우리를 절대로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는 가능하면 외부 노출을 삼가면서 거래를 했다. 내가 사랑하는 "주식"은 짐의 요구대로 매수 즉시 매도되곤 했다.


때때로 공개 기업들은 추적할 수 있는 주식을 발행하기도 했다. 그것은 여러분이 할당받은 주식을 즉시 처분했다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고 있을 때 주식 중개인들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알려 주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투자 은행도 같은 이유로 마지막 경고를 했다. "이러한 탁상공론은 실행하기 어려우며 우리도 거래를 결코 추적하지 않을 것이다." 한 주식 중개인이 나의 우려를 불식시켜 주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기업 공개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기에 앞서 애널리스트들이 한 달을 기다리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들의 첫 번째 거래 때부터 날짜를 셈으로써 우리는 모든 증권 회사들이 강한 매수 추천으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 날짜를 쉽고도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한동안 크레이머 앤드 컴퍼니는 한 번 팔아넘긴 신규 공개 기업들의 주식을 되사들이곤 했다. 이 일은 강한 매수 추천이 투자금융 부서가 있는 증권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게 월스트리트의 모든 사람들에게 분명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들은 후에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하도록 거품이 계속 팽창하기를 원했다.


내가 정직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짐이 보았듯이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상황을 조작하기 위해 합법성을 내세우는 게 증권 회사들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들을 잘 알지 못해 거품이 잔뜩 끼여 있는 가격에 주식을 사는 자들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짐이 처음 신디케이트 브리핑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그것은 내가 알 바 아니었다. 우리는 이미 돈을 챙기고 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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