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스킬

   
다고 아키라(역자: 송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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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북스
   
12000
2007�� 09��



>■ 책 소개
이 책은 심리학을 일반 독자에게 알기 쉬운형태로 설명해서 많은 호응을 얻은 저자가 지금까지의 연구를 집대성한 것이다. 또한 누구나 심리학의 재미는 물론 인간의 불가사의함, 놀라움을재인식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고 움직이게 하는 안내서로 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인간관계에 대해 실천적으로 해결방법을 제시해 주는 "묘수"가 들어있는 책이다. 


물론 심리학 법칙을 들먹일 것까지도 없이 "사람이란 이런 것"이라는 막연한 상식은 누구나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보고 겪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들을 보고 흘려버리는 사람과 지혜를 쌓아놓은사람의 차이는 클 것이다. 자고로 현대는 경쟁시대이다. 상대방의 심리를 알지 못하면 내편으로 만들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는 이 책은 경험했던것은 물론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제시해줌으로써 상대방의 심리를 움직이게 하는 지혜의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상대방의마음을 내편으로 끌어당기는 마법을 펼치기 바란다.


■ 저자 다고 아키라
도쿄 대학 문학부 심리학과를졸업했다. 현재 치바 대학 명예교수이자 다고 아키라 연구소 소장이다. 심리학을 일반 독자에게 알기 쉬운 형태로 설명해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만들어 왔다. 저서에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심리술』『심리 트릭(고마서방)』 등 다수가 있다.


■ 역자 송진명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대우그룹, 효성그룹, 동부그룹에서 기획과 마케팅 부서에서 주로 근무했다. 재단법인 한국방송개발원에서 기획과 예산, 그리고 방송인 교육을담당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방송미디어 경제학』『1인 비즈니스』『빚 끝장내기』『101명의 IT 창업자』『성서가슴을 울리는 말씀』『디지털 시대의 경영전략』 등 다수가 있다.


■ 차례
옮긴이의 말 
머리말


스킬 1 마음을 낚아라 
1. 회사 내 욕구불만에특별한 것이 있다 
화내는 것도 상사부일체(?) | 호통 상사는 오히려 다루기 쉽다 | 뜨끔한 사원의 말은 초고속이다 | 신입사원에게퇴행은 없다 | 사회의 모범생에게 비밀이 있다(?) | 달콤한 "합리화"는 몸에 좋다 | 미움도 덮어씌우는 사람이 있다 | 얼떨결의 실수에는불만이 숨어있다 


2. 삐뚤어진 사원의 감정에 비밀이 있다 
나이스 샷을 외치면 성공한다 | 악덕상사는 자동 삭제된다 |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 여심은 비오는 날 밤에 흔들린다 | 설레발 사원의 거래는 기다려봐야 안다 | 곱게 자란사람은 직선적이다(?) | 얌전한 사원의 폭탄은 크다 


3. 낫지 않는 스트레스에는 이유가 있다 
"기지개"만으로 회의 분위기를 살린다 |유능한 사원일수록 자신만의 아지트를 바란다 | 무표정 상사는 의미심장하다 | 무시할수록 고집스러워진다 | 주인 없는 에너지는 없다 | 이름을취하고 실속을 버린다 | 금지된 장난은 재미있다 


스킬 2 행동을 뚫어라 
1. 모순된 행동의 수수께끼를푼다 
구체적인 실적이 승산 있다 | 동료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 된다 | 잔소리 상사는 책임회피형이다 | 의기투합의 비결은 공공의 적이다| 안 보이는 곳에선 상사도 없다 | 상품 광고는 이미 산 사람이 더 열광한다 | 진실은 긴장이 풀린 순간에 숨어있다 | 옆사람이 한다고 누구나할 필요는 없다 | 구멍 난 양말을 본 순간 걸음이 불편하다 


2. 실적과 부진의 차이를 점검한다 
목표 선언은 곧 실현이다 | 목표가 성패를뒤흔든다 | 사전 핑계는 실패의 불안을 가볍게 만든다 | 뛰어난 선수라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리더는 아니다 | 마감임박에 사람은 집중한다 |재도전은 실패를 이기는 길이다 | 오히려 따지는 손님이 편하다 


3. 말끔한 사원의 행위에는 이면이 있다 
고분고분함은 무책임을 감추고 있다 |독재자 사장도 말 못할 사정이 있다 | 제복은 사명감을 입혀준다 | 불안할수록 사람을 안 가린다 | 콕 집어줘야 관심을 갖는다 | 상사에 대한불만은 익명으로 온다 | 존경하는 상사를 따라하는 것은 당연하다 | 대의명분은 강한 믿음을 준다 | 더 좋아하는 쪽이 약자다


스킬 3 생각을 뺏어라 
1. 오감을 속이는 속임수가있다 
조금씩이 사람 죽인다 | 마음이 냄새를 맡고 보는 것이다(?) | 좌석배치에 자신감이 숨어있다 | 지하철 덜컹 소리는 최고의자장가다 | 유명인이 나서면 잘 팔린다 | 입사면접에 색色도 한몫한다 | 눈은 원하는 것을 크게 확대시킨다 | 방향만 바꿔도 집이 헷갈린다


2. 인상과 실태의 차이는 존재한다 
회의 끝날 무렵의 타이밍이 좋다 | 긍정적인말미로 상사를 설득한다 | 먼저 받아주면 되돌아오기 십상이다 | 월급날도 숫자로 환산하면 기분 좋다 | 1%의 진실로 신용을 얻다 | 교섭의성공은 밤에 이뤄진다 | 한 번 낙인은 영원한 낙인이다 | 따끔한 호통 뒤 칭찬이 낫다 | 작은 칭찬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첫인상이 전부는아니다 


3. 판단을 흐리게 하는 원인은 따로 있다 
세일즈맨은 팔기보다 사게 해야 한다 |해고보다는 좌천이 낫다 | 작은 돈부터 조심해야 한다 | 명령형은 기분 나쁘다 | 똘똘 뭉칠수록 냉정해야 한다 | 한 발 앞서 제시하면 마음이따라온다 | 애매하고 중대한 정보일수록 퍼지기 쉽다 | 불편한 상사의 옆자리는 쉽지 않다 | 한 번 붙은 딱지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스킬 4 습관을 입어라 
1. 성공의욕의 메커니즘을알다 
하위 목표로 기세를 다진다 | 슬럼프는 비약을 위한 충전 기간이다 | 3년째가 고비다 | 칭찬도 상황 흐름을 타야 한다 | 지켜보면망부석이 되는 사람이 있다 | "월급 인상"이라는 말에 일이 척척 잘된다 | 큰 인물은 믿음에서 시작한다 | 제삼자가 칭찬하는 말은 믿어지기쉽다 | 보너스는 사기충전의 힘이다 | 금기하는 말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다 


2. 회사 내 습관의 함정을 익힌다 
한 놈만 잡아 먼저 설득시킨다 | 실패를 즐겨야실패를 이긴다 | 성공 법칙이 다 통하는 것은 아니다 | 정신적 예행연습은 실패의 방어망이다 


3. 기억 강화의 원칙을 지킨다 
급하면 하룻밤 날치기도 괜찮다 | 잠은 공부한기억을 잡아준다 | 기억되는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 | 조금씩 자주 상대방을 설득한다 | 소리를 내야 기억이 확실해진다 


스킬 5 성공을 던져라 
1. 회의석상에서 알아야 할의미가 있다 
말단 사원은 기다림을 알아야 한다 | 끄덕임도 하나의 발언권이다 | 순발력이 회의의 리더를 만든다 


2. 내 맘대로 인도하는 법칙이 있다 
반대파도 너그럽게 안아줘야 한다 | 중간파는중간에 넣어야 한다 | 만장일치의 욕심은 필요없다 | 정신 사납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3. 다수파를 존속시키는 비결이 있다 
"나 혼자만"이라는 심리를 주면 된다 |다수파의 크기에 소수파는 움찔한다 | 반대의견에 미리 예방접종해야 한다 | 사장은 모의 문답집으로 무장한다 


4. 작은 기업을 큰물로 키우는 물줄기가 있다 
소수파는 작지만 견고하다 | 귀가얇은 다수파의 옆구리를 사수한다 | 25%로 역전이 가능하다 


에필로그 





휴먼 스킬


스킬 1 마음을 낚아라

뜨끔한 사원의 말은 초고속이다

비즈니스맨이 어려운 문제를 끌어안고 기를 쓰고 해결 방법을 생각할 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책상을 떠나 우리 속에 갇힌 호랑이처럼 사무실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상사에게 약점을 찔린 사원이 금방 대답을 못해 관계도 없는 이야기를 줄줄 지껄인다. 이런 행동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의 일종인 ‘현실에서의 도피’ 중 ‘동작 또는 행동에의 도피’라 부르고 있다. 즉 이런 행동은 자신이 과도하게 긴장했을 때, 그 긴장감에서 달아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장기나 바둑을 대국 중인 기사의 표정을 보는 동안에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챘다. 어느 기사가 종종 상대방 기사의 얼굴을 날카롭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표정에서 읽어내려는가 보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 듯하다. 나중에 모 장기 고단 기사와 만날 기회가 있어서 내 관찰을 이야기했더니 그 기사는 깨끗이 부인했다. “그건 단순한 버릇입니다. 반면에 집중하고 있으면, 부채를 부치거나, 의미가 확실치 않은 말을 중얼거리거나 가지각색입니다. 유명한 예로서는 모 9단의 헛기침이 있지요.” 너무나 긴장이 되어 그 긴장에서 조금이라도 달아나려고 바로 ‘동작․행동에의 도피’라는 심리 메커니즘이 작용했을 것이다.


설레발 사원의 거래는 기다려봐야 한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만은 야구장 등에서 입장권을 사려고 줄을 선 사람들에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고 물었을 때, 간신히 가능성이 있을 만한 사람은 “안 될 것 같아요” 하고 대답하는 데 비해, 이보다 뒤에 선 사람은 “문제없어요” 하고 신념에 가까운 ‘도박사의 환상’을 가진다고 말했다.


매년 시험장에서 나오는 수험생의 모습을 보면, 동료와 어울려 떠들썩하게 나오는 학생,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인 학생, 만족스러워 하는 학생 등 희비가 엇갈린다. 그 중에서도 남이 “어떻게 되었니?” 하고 물으면 “거의 문제없어요” “붙었어, 붙었다고요” 등으로 대답하는 학생이 있다. 이것이 레온 만이 말하는 ‘도박사의 환상’으로서, 어디까지나 자신 있게 보이지만 합격 발표일에 웃는 사람은 “안 될 것 같아요” 하고 풀이 죽었던 학생 쪽인 경우가 많다. 즉 이쪽은 ‘도박사의 환상’의 반대로서, 합격권 내에 있을 것으로 예상해도 실패할 경우의 쇼크를 완화하기 위해 ‘아무래도 떨어질 것 같다’고 믿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안 될 것이다’라는 심리는 자기가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욕구의 실현에 아직 희망이 있을 때, 만일의 경우를 위해 예방선을 치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이 “붙었어, 붙었다고요” 하고 돌아오면, 이건 ‘도박사의 환상’인지도 모르니까 결과를 그다지 깊이 따지지 않는 편이 무난하다는 얘기가 된다. 회사에서도 거래를 성사하고 돌아왔을 때, “됐어, 됐다고!” 하고 떠들썩하게 들어오는 사원이 있다면 도박사의 환상에 빠져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는 열어봐야 알기 때문이다.



스킬 2 행동을 뚫어라

상사에 대한 불만은 익명으로 온다

신문이나 라디오의 투고에서 담당자를 골탕 먹이는 것은 본명이 쓰이지 않은 익명의 편지다. 본명을 쓰고 나서 발표시에는 익명을 희망한다면 그래도 이해하겠으나 처음부터 익명이라면 내용에 신빙성이 없다. 유감스럽게도 사람은 자신에게 책임이 미치지 않으면 어떤 거짓말이나 비도덕적인 말도 태연하게 해치우는 일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밝힐지의 여부 이전에 이런 익명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 군중 속에서의 행동이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듯이, 거리의 잡담에 뒤섞이면 사람은 누구라도 해방된 기분이 든다. 즉 ‘무명의 존재’라는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그 군집에 공통의 관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일체감이 강할 때는, 무명이 된 개인은 자아의식을 잃고 ‘군집아(群集我)’에 휩쓸린다. 사회심리학자인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그와 같은 상태를 ‘몰개성화’라 부르고 있는데, 요컨대 이성의 판단이 약해져서 누가 하고 있는지 모르니까 괜찮다는 ‘익명 효과’가 작용해서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


프로야구 올드 팬이 야구장의 관객 수준이 나빠졌다고 끊임없이 개탄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익명 효과’가 만든 죄일 것이다. 먼저 무엇보다도 시끄럽다. 옛날에는 긴박한 장면이 되면 장내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최근에는 쉴 새 없이, 끝도 없이 악대가 포함된 응원이 계속된다. 또 참을 수 없는 건 흥분한 나머지 그라운드 안으로 물건을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던지는 것이다. 진 팀의 팬이 맞으면 부상을 입을 게 뻔한 물건까지 상대방 팀의 선수를 겨누어 집어 던지기까지 하는 건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이런 식으로 이 올드 팬의 개탄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이 개탄에는 나도 두말없이 동감인데, 거기에는 관중의 수준이 나쁘다는 한 마디로 잘라버릴 수 없는 심리학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 어느 역에서 통근 지하철이 지연된 것에 화를 내서 군중이 역장실에 밀려들어 고함을 지르고 역장을 쿡쿡 찌르거나 심지어는 역사에 불을 지른 사건이 있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예외 없이 그런 도리에 어긋난 짓을 저지를 것 같지 않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한다. 평소에는 상사가 무리한 과제를 억지로 떠맡겨도 불편 한 마디 못하면서도 ‘군집아’에 휩쓸려 ‘익명 효과’에 의해 다른 인격으로 변신해 버린 것이다.



스킬 3 생각을 뺏어라

월급날도 숫자로 환산하면 기분 좋다

해마다 연초면 ‘입시일까지 앞으로 ○○○일’이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서 볼 수 있게 되었다. 1년 남짓 남았는데, 이것을 ‘앞으로 1년 3개월’ 따위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입시일이 다가왔다는 긴박감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같은 기간의 길이를 나타내는 것도 연 단위보다 월 단위, 월 단위보다 일 단위라는 식으로 작은 단위로 환산하면, 심리적으로 짧게 느껴진다. 말하자면 ‘심리적 환산’ 효과이다.


토지 가격이 내려갔다고는 해도 역시 마이홈은 일생에 한 번의 쇼핑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 때문인지 여전히 부동산 선전은 심리적 트릭에 가득 차 있다. 가로되, ‘서울에서 80분. 초록색이 가득한 ○○홈’이라거나, ‘수도권에서 120분, 새 소리로 눈을 뜹니다, 최고의 환경’ 따위로 거짓말은 아니지만 인간 심리의 맹점을 찔러 살 사람을 끌어당긴다.


물론 초록색도 가득하고 새 소리도 들릴 것이다. ‘왕복 3시간, 4시간’이나 걸리면 어디나 그런 환경인 것은 당연하다. 환경이 좋다는 것은 당연하니까 거리가 먼 것에 대한 저항감을 가볍게 할 수밖에 없다. 같은 시간이라도 무슨 수를 쓰든 짧게 느껴지도록 하게 된다. 그래서 광고주들은 사람의 심리에 ‘분은 시간보다 짧다’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같은 사실도 단위를 바꾸어 표현함으로써 사는 사람의 마음 부담을 가볍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심리적 환산’을 젊었을 때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컨트롤하는 방법으로 자주 사용해 왔다. 가령, ‘여름방학까지 앞으로 65일’이라든지 ‘월급날까지 앞으로 240시간’이라는 식으로 ‘환산’하면, 우울한 기분도 플러스로 ‘환산’되는 것이다.


세일즈맨은 팔기보다 사게 해야 한다

당신이 자동차 세일즈맨과 만나 먼저 생각하는 것은 이 사람은 자동차를 팔려고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이 우수한 세일즈맨이라고 소문이 난 사람일수록 더욱 비싼 자동차를 팔려고 할 것 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일이나 지위라는 역할에 따른 이미지를 상대방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역할 기대’라 한다.


‘역할 기대’ 그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인데, 방금 예처럼 자동차 세일즈맨이라는 경우에 반드시 플러스 이미지로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새 자동차를 사게 만든다거나 무언가 상품을 팔려고 하는 경우, 상대방 측이 갖고 있는 ‘역할 기대’가 세일즈맨에 대해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는 때때로 일어난다. 이 경우 ‘역할 기대’가 만들어 내는 선입관이 상대방의 마음에 벽을 쌓아 방어 체제를 취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에서는 고의로 상대방의 ‘역할 기대’를 배반함으로써 역으로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어 신뢰감이나 안도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10년 이래 같은 자동차를 애용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자동차 세일즈맨으로부터 종종 자동차를 바꾸라는 권유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완고하게 권유에 응하지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런 고물 자동차로는 사고의 원인이 됩니다”라거나 “이렇게 낡아 덜거덕거리면 수리비도 우습게 볼 수 없을 겁니다”라는 세일즈맨의 말이 그의 비위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런 형편인 그에게 어느 날 중년의 세일즈맨이 찾아왔다. 이 세일즈맨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아직 반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겠네요. 지금 바꾸는 건 조금 아깝습니다.” 내심으로는 슬슬 바꿀 때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는 이 한 마디로 맥없이 항복하고 다음 달 이 별난 세일즈맨에게서 새 자동차를 구입했던 것이다.


처음에 온 세일즈맨들은 목적한 자동차를 팔기 위해 그의 소유물인 자동차에 험담을 했다. 아니, 객관적으로는 바른 말을 한 것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게는 팔기 위한 험담으로 들려버려 그의 마음의 벽은 점점 굳어지고 두꺼워져 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판에 ‘별난’ 세일즈맨이 등장했을 때도 그는 또 왔구나 하고 진절머리를 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은 참으로 그 완고해진 ‘역할 기대’를 180도 배반하는 것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너무나도 간단히 이 세일즈맨의 권유에 넘어가 버렸다. 게다가 자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역할 기대’를 따돌리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면 아무리 강력한 경계심도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다.



스킬 4 습관을 입어라

한 놈만 잡아 먼저 설득시킨다

우리는 자신이 의식하는 자신 이외의 다양한 가능성을 자신 속에 감추고 있다. 그것이 어떤 계기로 바깥에 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계기의 하나가 ‘역할 연기’라는 정신요법에서 온 한 방법이다. 원래는 모레노(Jacob Levy Moreno)라는 학자가 고안해 낸 ‘사이코드라마’라는 극을 연기하게 하는 정신요법 속에서 환자들의 마음 내부를 표현하게 하기 위해 실시된 것인데, 환자 이와의 회사나 학교 등에서도 그 원리가 응용되고 있다. 또 무의식적으로 이 원리와 마찬가지 지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부하들의 지각이 많아서 속을 끓이던 과장이 다소의 심술도 보태서 제일 선배 상습범에게 다른 과원들이 지각하지 않게 관리하도록 명령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보고 있자니, 우선 바로 그 상습범이 지각하지 않게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머지 과원들도 지각이 적어지게 되었다. 이에 재미를 붙인 과장은 이번에는 금전 문제에 느슨한 사원에게 후배의 전표를 체크하게 했더니 마찬가지 효과를 거두었다.


명령한 바로 그 과장이 놀랄 정도의 효과였는데, 이것도 ‘역할 연기’의 일종이라 해도 될 것이다. 감독자로 지명된 그 사원이 온갖 논리를 동원해서 온갖 달아날 길을 봉쇄해서 설득하는 동안에, 상대방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설득해 버리게 된다. 직접 상대방을 설득해 봤자 효과가 없을 경우, 그 상대방을 제삼자에 대한 설득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행 소년을 설득함에 있어 직접 설득하려 하면 오히려 반발을 사게 될 우려가 있다. 그 비행 소년을 제2의 비행 소년에 대한 설득 역인 ‘역할 연기’를 하게 함으로써 설득자의 의견에 접근시키려고 한다. 역할에 철저하면 할수록 연기자가 역할 인물로 변신해 버리는 점이 인간의 재미있는 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B씨는 자신이 쓴 혼혈의 한 낭인 검객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 때문에 검객의 눈으로 보이게 된다. 모르는 사이에 자기가 쓴 책의 주인공을 모방해서 도무지 웃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는 동안에, 어떤 경우에도 입을 크게 벌리고 웃지 않게 되었다 한다. B씨 자신이 그 주인공처럼 되고 싶었던 건 아닌데도, 세상의 기대로 그 주인공의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동안에 정말로 주인공과 같은 성격으로 돼버렸다는 것이다.



스킬 5 성공을 던져라

만장일치의 욕심은 필요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회의의 결론을 냈다면 ‘만장일치’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강경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설득해도 의견을 바꾸지 않으며 오히려 설득당하는 것에 반감을 느껴 더욱 반대의 태도를 강하게 내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부메랑 효과(boomerang effect)’라는 것으로, 상대로부터 끈질기게 설득을 당하면, 그 내용의 시비를 검토하기도 전에 자유의지를 침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쾌감을 가져 자신의 의견을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해버리는 심리이다.


신념을 가지고 있는 반대자를 설득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므로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에 맞는 결론을 내고 싶을 때에는 자신에게 동조하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 확인된 단계에서 다수결로 결론을 내버리는 것이다. 거기에는 ‘전원에게 의지를 표명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의사 표명을 시킨 결과, 자신의 생각이 다수파가 되었다면 ‘결론이 나왔다’라고 하며 결정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자기 일관성의 추구’로 찬성이라고 말해 버린 중간파가 갑자기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진다.


찬반을 표명시킬 때 다수파가 형성되지 않으면 물론 그 자리에서는 결정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뒤, 이쪽의 생각을 반복해서 중간파에게 전함으로써 형세의 역전을 노린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행위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간파의 사람을 반복해서 설득하면, 상대는 이쪽의 의견을 계속 보류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 ‘다음에 찬반을 결정할 때에는 그냥 찬성해 주자’라는 마음이 된다. 상대가 준 호의에 자신도 호의로 응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 심리의 기본인 것이다. 중간파를 끌어들였다고 판단되었을 때, 다시 회의를 소집해서 결정하면 지금까지의 다수공작이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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