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 무한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

   
서정민
ǻ
글로연
   
15000
2006�� 12��



>■ 책 소개
세계 최고층 빌딩과 수중 호텔,사막 위의 스키장 등 "사막의 신기루"라 불리며 세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두바이. 작은 어촌 마을과 50도를 오르내리는 뜨겁고 황량한사막의 나라가 이렇게 떠오르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무한한 상상력과 지도자 셰이크 무함마드의 창조적 리더십이다.


불과 10여 년 만에 세계로부터 부러운 시선을 받게 된 이유와 배경, 드라마틱한 놀라움으로다가오는 그들의 끝없는 상상력,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전대미문의 도전 정신과 열망, 그 ‘상상력의 제국’을 지휘하는 지도자셰이크 무함마드의 통찰력과 창의적인 리더십, 발전의 이면에 있는 그림자들, 그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의 과제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두바이의 발전상만을 나열한 겉핥기 책이 아니라 우리가 진짜로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 중동전문가인 현지 특파원이 가까이에서 깊이 들여다보고 다각도로 들려줌으로써 우리에게 강한 시사점을 던져주고자 한다. 


■ 저자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와통역대학원 한국어-아랍어과를 졸업했다.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학 정치학과를 거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옥스퍼드히브루 유태학센터에서 박사 후 과정을 이수했다. 아랍어•한국어 통•번역사 자격증을 취득해 다년간 아랍 인사의 통역을 담당해 왔다.한국외국어대학교, 명지대학교, 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조선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옥스퍼드대학 난민연구소, 이슬람학센터에서 연구조교를 했고,학술진흥재단 지역연구과제 “21세기 중동 이슬람 문명권 연구”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중앙일보 중동전문기자로 카이로 특파원으로 있으며,저서로는 『기자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집트 이야기』가 있고, 번역서로는 『이집트 사람들』『무엇이 잘못되었나』가 있다.


■ 차례
추천사 
들어가는 말


제1장 "작은 메뚜기" 높이 뛰다 
이제 더이상 사막이 아니다 
거대한 규모, 공항부터 다르다 
건물인가 예술품인가 
달라지는 두바이 지도 
하늘도 바다 속도 그냥안 둔다 
금빛 물결 춤추는 도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제2장 세계의 허브를 향하여 
아이디어가돈이다! 
상상력과 감성을 판다 
최대, 최고, 최초라야 한다 
부동산도 산업이다 
이벤트 사업도 최대, 최고로
관광으로 먹고 살 수도 있다 
모든 상품은 이곳으로 다 모여라 
5불에서 5만 달러짜리 드레스 
모든 게 가능한 비즈니스천국 
부의 깔때기 두바이, 돈이 모인다 
이슬람 전통도 실리 앞에서는 


제3장 천지개벽형 두바이 신드롬 
중동권서도부러움의 대상 
‘IBM’과 ‘타맘’ 
오리무중과 빛의 속도 
무덤과 천국 
두바이 모델링 붐 
두바이를 따라갈 수있을까 


제4장 두바이의 마술사 셰이크 무함마드
리더십, 사막에 피기 시작한 꽃 
영국에서 공부한 왕자 
사막을 황금밭으로 
승마가&nbsp& 시인 셰이크 무함마드의성공전략 
「나의 비전 : 최고를 위한 도전」 
창조적 리더 셰이크 무함마드를 배우자 


제5장 두바이의 두 얼굴 
내실인가 거품인가
어느 동남아 노동자의 죽음 
낙타경주에 ‘로봇 기수’는 왜? 
돈으로 테러를 막는다? 
‘아라비아 상인’의 한계


제6장 동아시아 허브 우리도 가능하다
전반전 승리한 두바이, 쉼 없는 전진 
허브를 꿈꾼다면 사고의 틀부터 깨야 
우리도 가능하다 


부록&nbsp&





두바이 : 무한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


세계의 허브를 향하여

상상력과 감성을 판다

외국인 관광객과 투자가가 생활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의 부동산을 팔고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다. 이런 마케팅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상력과 감성이다. 다른 곳에서는 상상하지 못한 프로젝트를 두바이는 쏟아내면서 어마어마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중동의 유력 경제주간지인 「알아흐람 알이크티사디」는 2006년 5월호에서 "두바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은 국제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종합 마케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두바이의 초대형 프로젝트들은 실제로 당장의 이익보다는 세계적 관광 명소를 만들어 외국인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오락 단지 두바이랜드는 상상력과 감성을 세일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막에 짓는 디즈니랜드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50억 달러짜리 초대형 테마 공원인 두바이랜드는 그 넓이가 모나코보다 넓고 미국 디즈니랜드의 8배 크기다. 세계 최대 규모의 테마위락단지다. 사막을 꿈과 환상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단지 내 시설 또한 어머어마하다. 두바이에서 아부다비 방향으로 가는 사막 속 4,271만여 평에 2018년까지 6개 테마 지역을 단계별로 건설한다. 각 테마 지역엔 45개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맞는 테마 시설이 들어선다.


▲어트랙션-익스피어리언스월드에는 우주과학박물관, 실내 인공스키장, 실내 초대형 인공파도풀장이 ▲스포츠-아웃도어월드에는 롤러블레이드 등 스포츠 시설, 대형 실외종합운동장, 자동차 경주장, 폴로 경기장, 18홀 골프 코스가 각각 들어선다. ▲에코투어리즘월드는 유리돔 안에 지은 열대우림자연관, 동물원, 공룡월드, 과학역사박물관, 모래언덕호텔, 사막 사파리 등 12개 체험장으로 ▲테마레저휴양월드는 인공파도 해변 및 온천, 여성 전용 휴양시설로 구성된다. ▲리테일 엔터테인먼트월드에는 국제교역장, 벼룩시장, 경매장 등 5개 쇼핑 공간이 들어서며 ▲다운타운은 4개 놀이 시설로 구성된다.


두바이 관광진흥청은 2018년 두바이랜드가 완공되면 하루 평균 20만 명, 연간 7,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디즈니랜드의 연간 방문객이 1,1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두바이랜드의 관광객 유치 효과로 2018년 이후에는 연간 1억 명이 두바이를 찾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2004년 외국인 방문객과 비교해 20배 이상 증가한다는 말이다.


두바이 정부는 부지를 제공하고 국내외 전문 기업이 각 프로젝트를 건설하고 운영하게 된다. 프로젝트마다 두바이 정부나 발주사의 단독적인 사업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공룡월드는 런던의 자연역사박물관과 협력해 최대 규모의 공룡 파크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두바이랜드 내에 건설되지만 개별적인 프로젝트도 있다. 270억 달러 규모의 바와디 프로젝트다. 2006년 5월 1일 공식 출범한 이 프로젝트는 라스베이거스 형태의 리조트 단지를 조성한다. 단지 내에 31개 호텔과 함께 야자수 잎 모양의 인공 섬을 만들 예정이다. 바와디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아시아 아시아 호텔이다. 객실 수 6,500개로 세계 최대 규모에 도전한다.

또 두바이랜드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다 모일 전망이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상징인 팔콘 모양으로 조성되는 대규모 주거/상업/관광 다목적 소형 도시인 팔콘 시티 오브 원더스(FCOW)에는 7대 불가사의의 모형이 들어선다. 2006년 1/4분기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FCOW는 그 면적만 400만㎡이다. FCOW가 발표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이집트 피라미드와 프랑스의 에펠탑은 주상복합아파트로 ▲메소포타미아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고급 아파트와 음식 백화점으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던 파로스 등대, 인도의 타지마할,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은 호텔과 백화점으로 ▲중국의 만리장성은 도시 내 파라오 테마파크의 외벽으로 만들어진다.


모든 게 가능한 비즈니스 천국

상상력을 동원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관광산업 육성, 물류허브 확충 등. 두바이가 추진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일종의 준비 사업이다. 이는 두바이가 세계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들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바로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 두바이가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무엇인가.


해답은 기업을 끌어들이는 정책과 행정력이다. 두바이 항만당국인 두바이 포트월드의 무함마드 알무알리 수석부사장은 "외국인들이 안 오고는 못 배기게 두바이를 개조하는 게 정부의 계획"이라며 "종교와 국적을 불문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과 실력을 갖춘 사람과 기업은 누구나 두바이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나라를 뒤집어 놓아도 된다는 것이 두바이 개방 정책의 기본 사고다. 외국계 은행에 단 2시간 만에 등록증을 내주는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의사결정, 법은 물론이고 이슬람 근본까지 유연하게 바꾸는 자세 등. 두바이 정책 입안자들의 사고 전환은 가치 놀랄 만하다.


우선 두바이는 모스크를 짓는 것보다는 사업과 투자 기반을 갖추는 데 전념하고 있다. 두바이의 지정학적인 장점은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걸프만에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중동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에 수출하는 기업은 두바이에 물류 거점을 확보하고 싶어 한다. 여기에 공항과 항만 인프라스트럭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춰 놓으니 금상첨화다.


17개나 달하는 경제자유구역은 최적의 기업 환경을 제공한다. 항만 인프라를 보유한 자발 알라 자유구역, 공항 인프라스트럭처와 연계한 두바이공항 경제자유구역, IT 기업을 모아놓은 인터넷시티, 세계 유수의 방송 및 신문사가 입주하고 있는 미디어 도시, 오락 및 연예 산업을 위한 영화 도시, 원예 및 화훼 도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러한 경제자유구역은 지난 20여 년간 두바이가 7천여 개 글로벌 기업과 6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아직은 상당수가 건설중이기 때문에 시설이 갖춰지면 수백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비관세 장벽이 없는 것으로 따지면 두바이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라고 하면 서러울 판이다. 경제자유구역 안에 입주한 모든 기업은 법인세와 관세뿐 아니라 소득세도 면제받는다. 외환 규제도 없다. 10여 년째 중개 무역을 하는 한 한국인 사장은 "기업하는 입장에서 송금 규제가 없다는 것은 획기적인 유인책"이라며, "다른 나라에도 경제특구는 많지만 아무런 제약 없이 이익을 본국에 송금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지분이나 경영권 걱정도 필요 없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기업들은 현지 파트너 없이 100%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외국인의 투자자를 배려하는 섬세함도 있다. 신속한 행정 서비스다. 서구인들조차 감탄할 정도다. 원스톱 행정 서비스로 창업하겠다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 안에 모든 절차가 끝난다. 두바이상공회의소 마지드 알샴시 부회장은 "두바이의 모든 정책은 고객 최우선주의"라면 "팜 아일랜드 모든 입주자가 집 앞에 해변을 갖도록 한 것이나 현지 법인을 세울 때 간단/신속한 행정 처리 등도 모두 이 같은 고객 서비스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자랑했다.



두바이의 마술사 셰이크 무함마드

사막을 황금밭으로

1990년 아버지 셰이크 라시드가 사망하고, 5년간 셰이크 무함마드는 주로 국방과 외교 문제에 집중했다. 그러나 두바이는 보다 적극적인 그의 역할을 필요로 했다. 1995년 맏형인 셰이크 마크툼 국왕은 바로 밑의 동생 셰이크 함단 대신 가장 영특한 동생인 셰이크 무함마드를 왕세제로 지명했다.


왕세제로 지명되자마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본격적으로 온갖 혁신적인 국가 건설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두바이의 21세기 비전을 발표했다. 왕세제로 임명된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셰이크 무함마드는 "내가 좋은 지도자인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비전이 있다. 아버지에게서 배우고 본 것이 있다. 그것은 앞으로 달리는 것이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셰이크 무함마드의 100% 탈석유 경제 구조를 만들자는 정책은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는 "두바이에서는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서 각종 비관세 장벽과 규제 철폐에 나섰다. 외국 기업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4곳의 자유무역지대를 지정해 두바이를 외자유치 모범국으로 만들었다. 층높이 제한도 거의 없애 부동산 개발의 천국으로 두바이를 변모시켰다.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나킬을 통해 외국인에게 99년간의 조차권을 허용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영구 소유도 가능케 했다. 금융 규제도 거의 없앴다. 이를 바탕으로 시내 중심가에 건설된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는 이제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 부상했다.


세계의 허브가 되기 위한 아이디어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계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1995년 말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을 구상해 이듬해 첫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쇼핑 페스티벌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400만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상금을 내걸고 두바이 월드컵 경마대회도 개최했다. 나아가 세계 경제의 비즈니스 허브를 겨냥하며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상업, 무역, 금융, 레저의 세일즈 활동을 전개했다. 세계적인 골프대회인 PGA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ATP 테니스 오픈 등 굵직굵직한 국제적은 스포츠 대회도 개최해 왔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골프 하면 두바이, 승마 하면 두바이 그리고 테니스 하면 두바이 하는 등식을 반사적으로 떠올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두바이서 만난 한 시민은 말했다. 일반 시민이지만 그는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되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당신을 두바이를 동경하게 될 것이다"라며 셰이크 무함마드와 같은 자신감을 표현했다.


셰이크 무함마드의 이러한 성공은 크게 개방 외교와 정치 리더십, 중계무역 및 지식산업 거점, 대형 개발사업, 관광 및 이벤트, 공항 및 항만의 5가지 축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중계무역 및 지식산업의 거점을 조성하여 최적의 비즈니스 여건을 만든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자발 알리 자유무역지대(JAFZ)를 들 수 있다. 이곳에는 지구 최대의 인공 항구가 조성되어 있다. 지식경제 시대의 도래에 대응하기 위한 테크놀로지 및 미디어 프리존 조성 사업 역시 두바이다운 발상이다. 이는 인터넷시티, 미디어시티, 지식 마을의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넷시티는 e-비즈니스와 정보통신기술 산업의 허브를 목표로 하여 2000년에 개장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HP, IBM 등 700여 개 회사가 입주해 있고, 5,500여 명의 고급 인력이 근무중이다.


첨단 산업을 위한 인터넷시티 건설을 놓고 셰이크 무함마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내기를 걸기도 했다. 1999년 10월 29일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확히 365일 후 이곳에서 두바이와 전 세계를 연결할 두바이 인터넷시티의 문을 열겠다"고 장담했다. 이듬해 9월 실제로 그는 개장식장에서 테이프를 끊고 있었다. 이는 그가 1999년 5월 "지금으로부터 18개월 내 두바이 정부 시스템은 온라인상에 있을 것"이라고 말한 약속도 지킨 것이다. 2001년 개장한 미디어시티는 미디어 기업들에게 창조하는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중동 국가 특성상 금기시되어 있는 Red Tape(성인용 시청물) 등의 시청이 이곳에서는 허용되는 등 입주 기업의 창조적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CNBC, TajTV 등 850개 기업에 5천여 명의 미디어 관련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지식 마을은 인터넷시티와 미디어시티에 입주한 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영국계와 호주계 분교 6개가 입주해 있는 상태다.


지난 10여 년간 셰이크 무함마드가 이끄는 두바이는 혁명적 국가 개조의 길을 걸어왔다. 셰이크 라시드와 그의 아들 무함마드의 의지와 지혜가 융합돼 두바이는 새로운 국가로 거듭났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한 인터넷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역사가 쓰여지길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역사를 만들었다. 다른 사람이 우리에 대해 쓰기 전에 우리가 먼저 역사를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인간의 상상과 한계를 뛰어넘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엄청난 개발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한낮에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모래사막 위에 물류, 무역, 정보기술, 의료, 미디어, 레저, 관광 등 세계 최고의 종합 허브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 건설이 두바이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기업과 사람이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결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아버지 라시드 국왕이 꿈꿨던 것 중 아직 10분의 1밖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중동 붐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나는 빨리 나머지도 보고 싶다"고 강조하곤 한다. 2005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더 강력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앞으로 3년 이내에 두바이는 지금보다 2배는 더 부유해질 것이다"고 그는 선언했다. 두바이의 석유 매장량은 몇 십 년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바이의 미래는 더 넓게 열려 있다.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는 통찰력,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고 발전상을 머리에 그릴 줄 아는 상상력,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일사천리 밀어붙이는 실천력 등 리더십의 3대 조건을 고루 갖춘 지도자 셰이크 무함마드가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 시내를 관통하는 가장 넓고 긴 도로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는 아직도 대형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꿈에는 한계가 없다. 마음대로 꿈꾸어라(Dreams have no limits. Go Further).

두바이의 두 얼굴

내실인가 거품인가

2006년 초 두바이는 충격에 휩싸였다. 증시가 연일 폭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가열된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것이다. 주식 공모의 급증에 이란 핵문제와 곳곳의 테러, 그리고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항만 운영권 인수 무산 등이 맞물렸다. 다행히 중동 최대 오일 머니 보유국 사우디 정부가 개입에 나서면서 진정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2006년 초 폭락이 다른 신흥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주요 산유국이라는 점에서 주가 급락-경제 혼란-유가 급등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다른 신흥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06년 초 증시 폭락은 두바이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는 다시 말해 과잉 투자로 거품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 거품론은 사실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두바이 부동산의 수요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많은 부동산을 누가 다 사주겠냐?"는 의문이다. 두바이 건설 붐은 수요가 아닌 공급 위주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일단 지어 놓으면 사용자가 있을 것이란 기대 아래 호텔, 아파트, 사무실, 주택, 산업 단지 등을 무리하게 짓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붕괴 시나리오다. 2006년 초 미국의 시사 주간지 「TIME」도 제기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재 두바이에서는 대략 5개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15만 채의 집을 짓고 있으며, 작은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약 3만 채의 집을 공급할 예정이다. 수년 내 새로 들어설 총 20만 개의 집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약 80만 명의 노동자가 아닌 고소득층 외국인이 두바이에 와야 한다. 이 말은 지금 살고 있는 고소득 외국인수의 2배 정도로 많은 인원이 2~3년 내에 두바이에 들어와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들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연간 관광객수가 어림잡아도 최소한 4~5배 이상 수준으로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실현 가능성이 적다. 한 외국인 부동산 중개업자는 "홍보가 잘 안 될 겨우 실입주율이 50%도 안 되는 새 건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입주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두바이 건설 붐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또 다른 문제는 자본의 출처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 총 공사비는 2천여억 달러로 두바이 외환 보유액의 10배가 넘는다. 결국 두바이 자체의 자본보다는 외부의 돈에 의존하는 투자다. 대부분 중동 산유국의 오일 머니다. 2005년 국내총생산의 40%를 부동산 부문에서 수확했지만 "빚잔치"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개발 붐을 주도하는 두바이 정부는 실제 충분한 재원이 없어 주변 산유국 오일 머니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붐은 엄청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아직도 두바이 부동산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06년에만 두바이 주거지와 상업용 빌딩 가격이 평균 50% 이상 뛰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수년간 평균 3~4배는 폭등했다고 현지 거주 외국인들은 말한다. 두바이 해안 마리나 아파트의 입주가 2006년 초 시작됐다. 전망이 별로인 방 2개짜리의 마리나 아파트 가격은 44만 불에 이른다. 고소득층 외국인이 구입하기에도 너무 벅차다. 마리나 아파트는 2006년 중반 기준 입주율이 20% 정도다.

두바이 서민들에게도 골치다. 정부가 지원은 한다고 하지만 주택 자금이 없어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천정부지로 오른 부동산 가격은 당연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고 있다. 두바이 현지에 진출한 한 한국 기업인은 "두바이는 철두철미한 자본주의다"며, "돈이 없는 기업이나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사실 그렇다. 4인 가족 한 달 체류비가 천만 원에 달한다. 계산해 보자. 시내의 방 3칸짜리 아파트 월세가 최소 3천만 달러다. 두 명의 아이들 외국학교 학비도 한 달에 각각 천 달러를 잡아야 한다. 각종 세금에 생활비가 5천 달러 정도 든다.


두바이는 기업 법인세와 소득세를 내지 않는 투자 천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두바이 어디나 그런 것은 아니다. 자발 알리 자유무역지대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다. 게다가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대신 등록비나 비자 발급비 등을 내야 한다. 한 한국인 사업가는 "매년 지급해야 하는 기업등록 비용이 1만 2천 달러(약 천 2만 원)"이라며 "두바이 정부는 회사가 돈을 벌기도 전에 등록비부터 걷어간다"고 불평했다.


외국인 근로자 중에는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가족을 모국으로 돌려보내고 단신으로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주택 임차비와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웬만큼 좋은 직장에 다녀도 아이가 둘이라면 사립학교 등록금조차 낼 수가 없다. 두바이 정부는 등록금을 3년간 20%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사립인 두바이에선 유명무실한 규제일 뿐이다. 상당수 외국인 체류자에게 두바이의 물가 상승률은 살인적이다.


다행히 UAE 정부는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친다. 두바이의 정부 인사도 자국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인도 대부분 "과거에도 거품 우려가 있었으나 아직은 큰 문제가 없다"며, "정부가 잘할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우려는 상존한다. 특히 중동 개발을 지탱하고 있는 원유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두바이 경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지의 한국인 기업가는 "이곳 사람들은 고유가가 유지돼 오일 머니가 마르지 않기만을 알라에게 기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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