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부드러운 21세기형 여성리더십

   
전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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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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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08��



>■ 책 소개
리더십이 성공 자체를 보장해 주는 것은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물론 성공 하나만을 위해서 리더십을 이용하자는 의미는 아니지만 저자는여성들의 목소리를 사회 안에서 균형적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사회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여성들의 연대와 리더가 가는 길에 대한 자세한 기술을 소개한다. "여성의 힘과 능력을 바로 세우기"를 도와주려는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모든 것의 시작은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하는 데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 저자 전미옥&nbsp& 
대우중공업 사보편집장,서울경제신문 <주간 어린이경제신문&& 편집장을 거쳐 현재 ‘전미옥컨설팅’의 대표, 사단법인 한국사보협회의 부회장이다. 삼성전자,LG전자, 포스코, 한전KDN 등의 기업체와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홍익대, 단국대, 서울여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커뮤니케이션, 변화관리,셀프리더십, 커리어관리, 시간관리, 여성의 조직생활과 인간관계 등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으며 온 • 오프라인 매체에서 관련분야 칼럼리스트로 활동중이다. 


■ 차례
제1장 세상을 바꾼 온라인의 힘
 
1.왜 여성 리더십을 말하는가 
2. 여성을 표현하는 디지털 
3. 사회적 마이너리티의 목소리 
4. 20세기 리더십에 작별을고하자 


제2장 남성적 리더십의 새 파트너 
1. 여성과 남성의차이 찾기 
2. 남성적 리더십은 2% 부족해 
3.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이끄는 견인차 
4. 남성 리더십과 여성 리더십의 비교
5.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제3장 여성성의 카리스마 
1. 왜 꼭 리더인가
2. 카리스마 있는 여자가 되는 법 
3. 여성성은 소중한 가치다 
4.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고루 갖춘여성지수(WQ) 
5. 그녀들의 폭발적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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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동지애를 키우는 네트워크 
1. 여자의 적은 여자다
2.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본 여성들의 동지애 
3. <대장금&&을 통해 본 이상적인 멘터링 
4. 여성 네트워크가만드는 파워 
5. 열린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새 패러다임 


&>제5장 여성리더가 나라를 키운다 
1. ‘유리천장’ 통과하기
2. 리더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3. 성공한 여성리더의 다섯 가지 역량 
4. 조정능력을 갖춘 21세기 최고의리더 
5. 조직을 살리는 여성리더십 
6. 이런 여성이 세상을 바꾼다




강하고 부드러운 21c형 여성리더십


세상을 바꾼 온라인의 힘

왜 여성 리더십을 말하는가

예전엔 아무리 손바닥만한 구멍가게라도 식전 댓바람에 마수걸이를 하려는 여자에게 주인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월 초하루에는 집안의 여자들이 정오를 넘기기 전엔 문 밖 출입을 아예 못하게 하는 집도 있었다.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은 온 집안 여자들이 다 해 놓고, 누구 한 명 대표로라도 차례상 앞에서 절 한번 하라고 권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런 시절이 오래 이어져 왔다. 세상은 변했다. 누구도 이렇게 급속하게 변하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변화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고 높아졌다.


IMF 이후 수많은 직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다달이 월급 받아 생활하던 샐러리맨들은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말았다. 정년퇴직 시기는 빨라졌고 이제 그 누구도 평생직장을 말할 수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남성들은 다행스럽게 현재 직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고, 갑작스러운 또는 생각보다 이른 퇴직에 대비한 삶도 준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 가운데 세상은 유형의 자본 없이도 지식과 정보를 팔아 부자가 되는 시대로 변해갔다.


혼자1인 기업으로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해 나가는 프리에이전트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조직 사회 안에서 개인은 조직을 위한 하나의 부속품이 아니라 독립적인 브랜드로 높은 가치를 누리게 되었다. 조직 안에 있든지 밖으로 나가든지, 분명하게 자기 할 탓 이라는 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요즘 사회는 벤처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세상에 도전하여 수많은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남기며 우리는 벤처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담론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리더십의 결핍을 경험하고 있으며,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망 또한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 민주주의의 확산은 인간을 과거 어느 때 보다도 평등하게 만들었다. 미래학자들은 타인을 배려하는 수평적인 민주적 지도자가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지위나 역할로 상대방을 조정하려는 남성적 패러다임 대신에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여성성을 말한다. 경쟁과 제압보다는 공존을 선호하고 그것이 결국 높은 효율성을 낸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자신의 환경과 자신이 이끌어 가야 할 추종자에 따라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판단력이야말로 성공적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21세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성은 여성적 리더십을, 여성은 남성적 리더십을 서로 배워, 상황에 따라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남성적 리더십의 새 파트너

여성과 남성의 차이 찾기

가정주부 A는 남편을 옆에 태우고 운전을 하고 있다. 운전을 시작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그녀는 운전의 완성이라는 주차를 앞두고 항상 쩔쩔맨다. 매번 한 번에 끝내기는커녕 남의 차에 상처까지 준적도 있다. 요즘은 이 순간 꼼짝없이 남편이 내뱉는 불평의 포화를 감수해야 한다. 성인 남성 뇌의 평균 무게는 여성의 그것보다 200g더 무겁다. 이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성의 두뇌가 여성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치곤 하지만, 뇌의 크기는 지능이나 능력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남녀의 뇌 구조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좌우 뇌를 서로 연결하는 뇌량의 구조를 비교한 결과, 뇌량의 후반부 크기가 여성의 경우에는 더욱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뇌 뒷부분의 좌우 기능이 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뇌의 앞부분은 주로 지능, 언어, 감정, 예술성을 담당하고, 뒷부분은 시각, 공간 정보를 받아들여 다른 대뇌 부위에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1992년 심리학자 도린 키무라가 실험한 바에 따르면, 여성은 특정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 빨리 말하기, 여러 개의 못을 각기 작은 구멍에 끼우기, 산수 문제 계산하기를 남성보다 잘 해냈다. 이에 비해 남성은 과녁 맞추기, 숨은 그림 찾기, 수학 추론 문제 해결을 여성보다 잘했다. 남성들이 운전할 때 길을 잘 찾는 것이나, 집안에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여성이 더 잘 찾아내는 것은 이런 차이를 드러내는 현상이다.


여성의 언어 기능은 두뇌의 좌뇌에 주로 위치해 있는데, 우뇌에도 이보다 기능은 떨어지지만 언어 위치가 있다. 이 둘이 서로 합작하여 여자의 뛰어난 언어 능력을 만들어 낸다. 대신 남성은 공간 지각력이 뛰어나다. 공간 지능은 머리 속에서 물건의 형체, 차원, 좌표, 비율, 움직임, 자리 등을 상상하는 능력이다. 백화점 쇼핑이라는 한 가지 일을 두고 볼 때 남녀의 차이를 좀 더 명쾌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손님을 치르기 위해 부족한 그릇을 사러 간 부부가 있다고 하자. 그릇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가면 바로 그릇 코너에 가야 하는 것이 남성적 시각이다.


그러나 아내는 그렇지 않다. 그릇을 사러 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백화점 정문에서부터 그릇 코너에 갈 때까지 진열된 많은 상품을 만져보고 둘러보고, 때에 따라선 그릇 아닌 다른 상품부터 구입할 수도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 살 것만 빨리 사고 쇼핑을 빨리 끝내라고 채근하고, 아내는 이왕 온 김에 구경도 하고 싸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이 기회에 사두면 좋을 것을, 뭘 얼마나 둘러보았다고 그러느냐며 타박이다. 그러다 보면 즐겁게 쇼핑하려고 나왔던 애초의 기분이 어느새 망가져 서로 화만 내는 경우가 생긴다.


남성 리더십과 여성 리더십의 비교

벤처란 마치 숲 속으로 캠핑을 떠난 사람들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무엇인가 만들어 의식주를 해결해야 하는 원칙과 같아서 허허벌판의 분야를 개발해 수익구조를 창출하는 과정 중에 맞부딪칠 수 있는 위기와 장애들은 극복 의지와 지적 능력 외에도 또 한 가지 특징을 필요로 한다. 사람을 만나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내 편으로 만드는 데에 있어서, 사람 개개인을 읽고 전후맥락에서 살피는 사고 능력은 이런 변화와 도전의 시기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건이다. 비즈니스의 흐름은 인간을 흡수하는 특징을 지닌 여성들에게 필연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생체적으로 터득되고 있는 여성의 대인 경쟁력은 인류학적인 연원이 있다. 한 번에 다섯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또한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물가에서 게나 조개를 잡고 나무 열매를 따면서도 근처에 둔 아이를 살피는 것이 필요했던 것처럼, 한 번에 한 가지 분야만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남성의 계단적 사고와 달리, 여성은 다양한 상황을 결합해 동시에 해독해 내는 거미집 구조의 사고를 가졌다고 인류학자 1)헬렌 피셔는 주장한다.


남성적 리더십은 동선이 크고 성과가 금방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외부 지향적이며 업무 성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본 사회 체제의 유지와 안정, 평화로움에 치중하는 여성적 리더십보다 무한 경쟁 시대를 헤쳐 나가는 데 훨씬 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남성적 리더십은 조직의 조화나 융화를 깨뜨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의 어려움과 애로사항 등이 무시되어 장기적으로 불만이 쌓이면, 리더십에 반발하는 조직 내 아웃사이더가 생겨날 수 있다. 한마디로 인간관계에 이상 징후가 생겨나고 조직에 누수 현상이 생긴다면, 남성적 리더십은 단기적으로는 굉장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패한 리더십으로 갈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의 리더십은 새로운 시대의 중요한 덕목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면서 조직 구성원의 조정 능력으로 화합과 유대감을 드높이며 조직의 장기적 발전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들에게 애사심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에 대해 관심을 쏟고 조직 내의 인간관계를 조정하는 여성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의 조직에서 여성 리더가 봉착하는 갈등과 어려움은 남성 리더의 경우와 그 성질이 다르다. 즉, 여성 리더들은 남성 리더들과 달리 리더로서의 역할은 물론 여성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되는데, 이 두 가지 역할은 쉽게 병행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여성의 특성에 대해 가지는 기대와 고정관념은 부드럽다, 협동적이다, 고분고분하다, 의존적이다, 수동적이다 등등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리더의 특성으로 기대하고 있는 특성은 주장이 강하다, 야심이 있다, 유능하다, 주도적이다 등 주로 남성적 특성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특성들은 많은 경우에는 병행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여성 리더들은 부드럽고 여자다우면서도 주도적/공격적으로 일을 추진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이중적 잣대로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여성 리더는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의 영향으로, 리더로서의 수행과 평가에 있어 남성 리더와는 다른 독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여성 리더가 보다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 혹은 조직 문화에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이러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정책적 차원에서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직의 성차별 문화가 강할수록 여성 리더들의 삶의 만족도와 승진 만족도가 낮으며 바늘구멍만한 승진 기회를 놓고 여성들끼리 경쟁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러한 난관과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성 직장인들 스스로도 리더의 역량과 자질을 기르기 위해 남성들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을 단련시켜야 할 것이다. 남성 상사나 동료들은 여성 직장인들에 대해 적극성, 추진력과 책임감이 부족하고, 회식 등과 같은 비공식적 행사에서 함께 어울리기가 어렵고,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렵다 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하곤 한다. 따라서 여성 리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측면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과 노력을 높이도록 할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성성의 카리스마

여성 리더십이나 여성성을 가진 조직 사회에서는 생활이 여성성을 악용하거나 변질 시켜서는 곤란하다. 이것은 여성들이 가진 이중성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과거 의존적이고 순종적인 여성이 미덕인 시대에 여성이 받은 온갖 특혜는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권한이나 권리는 모두 누리고 싶어 하는 이중성이 그것이다. 지방 출장이나 당직 스케줄, 야간 스케줄에서 여성들은 제외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포함한다. 평등한 직장생활을 위해 불가항력의 원인이 아니라면, 그런 배려가 아닌 배려가 스스로 차별임을 느끼고 대처해야 한다. 또 평등한 결혼생활을 원한다면 이 모든 것을 용기 있게 버려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에서 남성화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분명 여성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여성만의 방식으로도 성공할 수 있으며, 실제 그 여성성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리더십은 이런 여성성을 잘 살린 성공한 여성들이 만들어 낸 소중한 가치다. 중요한 포인트는 여자이기 때문에 더욱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적일 때 가장 강하고 생산적이라는 전략을 적용한다. 여성적인 매력을 가꾸는 데에 적극적이고 눈에 띄고 신뢰받는 여성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며 남성 앞에서는 겸손함의 전략을 구사한다.


감성에만 기대지 말고 논리적인 훈련과 냉철한 사고력을 갖추는 일도 보완해야 한다. 그리고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정치/사회/시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다면 여성성은 더욱 빛날 것이다. 힐러리가 난 여자라고, 타고 난 재능과 성격이 본래 강한 여자였다고 지레 낙담하는 말을 하지 말라. 여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며, 위인 역시 타고난 다기 보다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을 변화시키는 일은 너무 어렵다. 나를 변화시키는 일도 역시 어렵다 그러나 어떤 것이 먼저라면 일이 더 쉬워질까를 생각하자 내가 먼저 변하면 남을 변화시키는 일은 조금 더 쉬워진다.


소극적인 자세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진취적이며 능동적이며 왕성한 의욕이 있어야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과 성공에 대한

갈망은 있는데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 문제라면, 이것도 과감히 개조할 수 있어야 한다. 비판과 헐뜯음에 휘둘리지 않을 강단과 굳은살도 생겨야 한다. 남성 사회와 맞서기 위해 남성화될 필요는 없으며, 여성 특유의 방법으로 평등한 대우와 권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여성들이 선택해 왔던 전통적인 성공 방식은 일터에서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남자와 비슷해지는 쪽이었다. 업무에서 남다른 노력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기본이고 말, 옷차림, 태도, 사고방식, 언어 등 남자들의 기준에서 함량 미달이 되지 않도록 긴장하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집안 이야기는 전혀 안 한다든지, 바지만 입고 다녔다든지, 일부러 터프하게 말한다든지, 밤늦은 술자리에 똑같이 앉아 있으려고 참았다든지 하는 적응 방식들이다. 작은 생활 습관, 머릿속 작은 생각이나 편견을 접는 일부터 하자. 그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생각과 습관에 쌓여서 어느 날 남들 앞에서도 용기백배할 수 있고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감은 보이지 않는 데서 쌓이기 시작한다.



동지애를 키우는 네트워크

여자의 적은 여자다

정확하게 조사된 적은 없지만 여자는 같은 여자를 은근히 지원하지 않는다는 말, 여자는 여자에 대해 질투심도 많아 자기보다 잘난 여자 꼴은 못 본다는 말, 같은 여자이면서도 엄마들이 딸보다 아들은 더 밀어 주는 현상, 여성 상사가 여직원을 더 무시하고 구박하는 현상에 동감하는 여성들이 많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여성들 사이에서 피부로 느끼는 현상이다. 직장인들에게 직장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꼽으라면 과중한 업무도 아니고 지긋지긋한 야근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흔하게 듣는 인간관계이다. 특히 여성들은 인간관계의 폭이 넓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여성들은 매일 밥을 같이 먹고, 미용실도 같이 가고 쇼핑도 같이 하고 심지어 화장실까지도 같이 가는 단짝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단짝 사이에서도 결정적일 때 묘한 감정 대립이 생기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여성들끼리 대립은 조직 내에서 더욱 심하다. 다른 여직원들에게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한 여직원이 있다고 치자. 그녀가 자기 일 하나 똑바로 처리 못하는 데다.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이중인격자라는 점이 사실이라 해도, 몇몇 남자 동료들의 눈에는 더 예쁜 여자에 대한 여자들의 시기와 질투로 밖에 보이지 않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대립과 경쟁관계로 치자면 남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은 더욱 치열하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은근한 알력 다툼에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하는 것도 남자들 사이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있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남성들 사이에서는 그 조차도 엄연히 비지니스요. 또 다른 방식의 경쟁으로 눈감아 주는 일이 사회적 합의처럼 되어버렸다. 그런 것을 두고 속 좁게 대립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남자의 적은 남자라는 말은 없지 않은가? 더 큰 문제는 소위 똑똑하고 능력 있다는 여성 가운데 남성 동료에 비해 같은 여성들은 마치 자신이 여왕벌 이나 된 양, 능력 있는 여성은 자기 하나 만으로 족하다는 삐뚤어진 자의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여성은 그 동안 혼자서 독점해 온 주변의 선망을 다른 여성과 나누고 싶지 않다는 유치한 본성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를 통한 정당한 경쟁보다는 함정 만들기에 쓸데없이 머리를 쓴다. TV드라마를 보면 새로 입사한 여직원에게 이유 없이 경계심을 갖고 비협조적인 여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감성이 본성처럼 충전이 잘 되는 여성 인력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 시대에,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여왕벌 의식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는 일벌의식이다. 성실한 업무로 평가받는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도움과 협력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이끌고 밀어 줄 수 있는 연대 의식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라는 명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파이론을 예로 든다. 남자들은 파이를 빼앗기지 않으려 하고 여자들은 그들끼리 남겨진 작은 몫의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하기 때문에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 파이를 가지고 다투기보다는 좀 더 큰 파이, 즉 남자들의 파이를 정정당당하게 가져오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능력으로 파이 전체를 늘릴 수 있다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상황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직장에서 여자 소수자이고 마이너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불이익이 아직까지도 많다.


이럴 때 여성의 편이 되어 주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회사에서 당장 상사나 동료에게 성희롱을 당했을 때 누가 나의 입장을 이해해 줄까? 평소 친절하게 대해주던 남자 동료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힘을 뭉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여성 동료들이다. 남자는 남자의 입장과 시각에서 바라볼 뿐이지만, 여성 동료는 같은 여자로서 상대방의 입장을 잘 이해해 줄 수 있고, 든든한 편이 되어줄 수 있다. 여자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감정싸움이나 시기심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덫이다. 여자는 여자의 동지일 뿐, 더 이상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호칭은 거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우 있는 사람을 만든다. 반말 대신 경어를 쓸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공적인 호칭 없이 친하다고 반말로 편하게 대하다 보면 예의는 물론이고 경우라는 것도 어느새 없어지고 만다. 그러다 보면 그간의 정 때문에 겉으로 말하지는 못해도 안으로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인다. 마침내 사람이 싫어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호칭을 달리 하면 얼마나 생활이 달라지는지 오늘 당장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또 여성들은 소문의 뿌리가 되는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행동거지는 조금만 튀어도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무고한 험담을 발견했다면 빨리 진화하는 것이 여자가 여자를 도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그런데 반대로 험담의 주인공이 되었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조용히 엎드려 있다 보면 소문은 소문 자체로 사그라지기 마련이니, 마음과 행동을 가다듬으며 기회를 보는 것이 현명하다. 시간이 지난 후 당신의 삶으로 증명해 보이면 된다. 사소한 오해로 여성들끼리 언성 높이는 모습은 비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업무 적인 부분에서는 사람들에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게 만들지 말자.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일을 해야 하는 소수의 여성에 속한다 해도, 무거운 짐이 있으면 같이 나눠들 줄 알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야근도 해야 하며,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예의다.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원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 직급에 맞는 파워를 행사하고 상대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을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남자 부하를 거느리고 있다면, 위엄 있게 지시하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지나치게 겸손해서는 선의의 권력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열린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새 패러다임

여성들이 남성들의 영역에 많이 진출해  있음은 사실이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남성 직종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직업이 여성화되면 그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고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면 여성 직종이 된다는 이론은 유명하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남성 영역에서 성공한 여성들도 많이 있고, 거꾸로 여성 영역에서 성공한 남성들도 많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여자냐 남자냐가 아니라 누구든지 자질이 있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이다. 이 때 사회생활의 선배인 남자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그건 바로 사회생활에 필요한 스킬이다.


사회생활에 필요한 스킬 가운데 하나는 여성들 간의 연계망을 만드는 일, 즉 네트워킹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들끼리 끌어 주고 밀어 주는 일, 멘토링이다. 남자들은 조직, 연결망을 만드는 일을 즐겨한다. 이 연결망이 사회생활을 할 때 막강한 파워를 발휘함은 물론이다. 여성들은 지금까지 너무 고립되어 있다.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네트워킹을 시작해야한다. 여성들은 아직도 서로 돕는 효과에 큰 믿음이 없어 보인다. 내가 지금 겪는 어려움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중요하고도 유익한 정보를 함께 주고받으며, 필요할 때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연결망이 필요하다.


사회생활을 할 때 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스승을 만들어라. 스승은 현재 살아 계신 분도 좋고 돌아가신 분도 괜찮다. 살아가다 어려울 때 여러분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길을 잃고 헤맬 때 내게 길을 밝혀 줄 사람, 내가 열심히 살지 않을 때 호되게 야단쳐 줄 수 있는 사람, 우리 모두 인생의 멘토가 필요하다. 일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출산과 양육 문제는 동서양이 크게 다르지 않다. 출산과 양육 문제는 현재 서구에서도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다. 대통령 후보가 취업 여성을 위해 얼마나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줄 것이냐, 얼마나 많은 정부 예산을 지원해 줄 것이냐, 어떠한 종류의 조세 혜택을 줄 것이냐를 놓고 역시 여성들의 표가 왔다 갔다 한다.


어쨌든 스웨덴은 취업 여성들을 위해 매우 높은 수준의 양육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국가는 미래 세대를 책임지고 교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가 국가의 최우선 관심사에서 밀려난 적이 없다. 세계 제일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취업 여성의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가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여성들은 사람, 관계 지향적이고 남자들은 업무, 일 지향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남자들은 지금 이 녀석과 일하는 것이 싫긴 하지만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일은 일, 사람은 사람을 분리할 줄 안다. 반면 여자들은 사람이 싫으면 일을 못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남자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늘 위선자가 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과 사람을 혼돈해서 일을 그르치게 되는 어리석음을 줄이자는 이야기다. 누군가 여성에게 요구되는 3가지 P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열정(Passion)이요, 다른 하나는 실천/실행(Practice)이고, 마지막 하나는 인내(Patience)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열정, 투철한 프로의식이 필요하다. 주위에서 일 잘하는 선배들을 눈여겨보면서 그(녀)들의 과감한 추진 능력, 일이 되도록 만드는 능력을 열심히 배워야 한다. 이제 우리 앞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는 일자리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 그리고 지식 및 정보산업 분야이다.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신은 돈을 벌고 다른 사람들은 혜택을 받음으로써,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일자리의 지평이 무한히 확대된다.



제5장 여성 리더가 나라를 키운다

어깨를 주무르거나 안마를 가볍게 하는 정도도 성희롱으로 간주 될 만큼 직장 내의 성희롱 관련법이 엄격해졌다. 한 구석에선 여성들의 권익이나 대우는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이제 남성을 능가하는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는 푸념이 흘러나올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직장 안에서 여성 차별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처방책, 즉 제도적 보완이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처방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여성에 대한 차별은 과거와 다름없이, 오히려 티 안 나고 꼬리 안 밟히게 교묘하게 진행될 수 있다. 언론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과도하게 띄우면서, 본뜻은 아니겠지만 이상하게 그것이 여성 전체의 모습이고 일상인 양 사실이 왜곡된다면, 과거 여성들이 오랜 역사를 통해 쟁취해 온 여성의 권익은 오히려 슬그머니 힘을 잃어갈 수도 있다.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서도 여성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팀 플레이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여성들은 회사에서 사소한 계산을 한다. 내가 왜 굳이 남 듣기 싫은 소리를 해 라며 상황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여자들은 이런 행동 때문에 기회를 적게 주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여성들은 직장생활을 군대에 간 신병처럼 해야 한다. 신병에겐 억울한 일도 많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일도 많다. 그동안 사회생활에서 성공한 남성들은 많아도 성공한 여성들이 적었던 것은 조직을 제대로 알고 조직 안에서 융화된 여성 적기 때문이다.


조직은 여성 신병으로선 학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적진이기도 하다. 낯선 문화에 어리둥절하든지 괴로워하다가 간단하게 밥이 되거나 스스로 밥을 한 술도 뜨지 못하고 조직을 박차고 나와 버린다. 조직은 규칙을 지키는 사람을 신뢰한다.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이 조직의 네트워크에 작동되는 법칙이다. 또 여성들은 조직의 권력 구도를 알아야 한다. 조직의 파워 게임을 진지하게 관찰해야 한다. 거기서 얻은 정확한 정보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표에 가까이 가는 중요한 보물지도가 된다.


여성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한계를 유리 천장이라고 한다. 또는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유리 천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조직의 여성지수를 평가하는 것이다. 조직이 얼마나 여성에게 관심이 있는 가를 보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얼마만한 수의 여성들을 채용하는지, 전체 조직원 중 여성들의 수는 몇인지 알아야 한다. 여성 인력의 수가 적은 회사일수록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이 강한 기업이다.


반면, 여성들에게 우호적이고 여성들의 비율이 높은 회사들은 직원 각자의 능력을 존중해 주고 회사에 대한 감정적 애착을 강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회사의 문화에 의해 여성 비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집단주의 성향이 간한 기업일수록 애당초 여성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여성지수가 높은 회사는 감성지수도 높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기업문화 속에 숨쉰다. 정말 조직 안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여성지수, 혹은 페미니즘지수가 높은 회사를 잘 관찰하여 입사하거나 이직하는 것이 좋다. 유리 천장이 있다 해도 가장 얇은 유리로 지은 곳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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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 박사는 코네티컷 출신이며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다.

   뉴욕미국 자연사박물관 연구원과 럿거스 대학연구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활발한 저작과 방송활동으로 1995년

   미국 인류학협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