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모델이 없던 웹 상에서 구글이 어떻게 돈을 벌어 "구글 경제권"을 형성하였는지를시작으로 80:20 법칙에 따라 지금까지 무시해 왔던 80%의 긴 꼬리(롱테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정보의 과잉 생산으로 발생된"어텐션(우리가 정보에 쓸 수 있는 신경 = 관심)"이라는 희소자원의 경제적 가치 등 웹 2.0과 경제를 잇는 풍부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전개한다.
■ 저자 김국현
기업의 비즈니스와 IT를 접목해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컨설턴트이다. IT 자체가 아닌 IT를 이용한 기업의 발전을 고민하는 저자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생물학,전산학)을 졸업한 후 IT 벤처 회사를 거쳐 한국 IBM에서 다양한 기업들의 IT 기술 도입을 이끌었다. 8비트 프로그래머로부터 시작하여 1세대닷컴(웹 1.0)의 기획자를 거치며 한국 IT의 일거수일투족을 직접 경험했는데, 이때의 경험과 잡다하리만큼 넓고 깊은 인문·사회학적 지식을바탕으로 이번 책을 썼다. ZDNet의 메인 컬럼니스트로 활동중이며, EBS TV, 주간동아, 과학동아, PCLine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IT를 해설해왔으며, 기업 현장을 위한 컨설팅과 강연으로 비즈니스와 IT의 접목법을 전파하고 있다. 저서 『코드 한 줄 없는 IT 이야기』는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도서, 대한민국 학술원의 기초학문분야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골수팬을 거느린 ‘김국현의 낭만IT’(goodhyun.com)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부장으로 재직중이다.
■ 차례
머리말 - 웹 2.0, 현실 기업을혁신시키다
프롤로그 - 당신의 생활은 얼마나 2.0적인가요?
1부 - 웹 2.0이 몰고 온 대변혁
1장 웹 2.0,인류의 미래를 제시하다
웹 2.0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
컴퓨터가 만든 새로운 세계
웹의 두 번째 시작과 3대 통념
변화에주목하는 웹 2.0의 법칙
한국의 이상계, 그리고 윈윈의 회로
꼭 알아야 할 웹 2.0의 기술 트렌드
2장 블로그, 어설픈 프로의 시대를 끝내다
블로그, 밀어닥칠 혁명의 전위
생산의민주화를 보장하는 구조, 블로고스피어
어설픈 프로의 시대의 종언
형식을 표준화하는 블로그의 구조
"피드"로 만든 나만의기자단
태그, 폭소노미, 민주주의적 세계 인식
기업을 둘러싸고 형성되는 블로고스피어
기업의 블로그 전략, 마케팅과혁신
2부 - 웹 2.0, 그 역전의 경제학
1장 구글경제권
수익 모델이 없던 이상계
키워드 광고의 발견
구글의 등장
이상계 API의 등장
문단속을 하지 않을수록 좋은세계
구글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구글 경제권
2장 롱테일 경제학
롱테일 월드와 80대 20의 사회
중국인에게 이쑤시개팔기
검색, 롱테일 경제의 원동력
롱테일 컬처, 롱테일 라이프
롱테일, 오해해서는 안 될 전략적 핵심
롱테일 전략, 어떻게발휘해야 하나?
3장 어텐션 이코노미
디지털 프로슈머의 등장
어텐션 이코노미가 가져온변혁
어텐션 장악의 역전
어텐션의 분배 방식
어텐션의 가치
이상계의 자립
창조적인 공유지의 세계
탈물질화 후의세계
3부 - 2.0 이후의 세계
1장 쇄국과양요
어텐션을 둘러싼 패권 전쟁
한국의 이상계, 그리고 권력의 출현
구글은 신이 될 수 있을까?
이상계의 절대 권력,검색의 힘
구글과 네이버의 충돌
서양 함대와 새로운 세대의 도전
2장 미디어 2.0, 산업 대풍랑 시대
장치 산업, 이권 산업의 붕괴
미디어와웹의 충돌
포털을 위협하는 웹 2.0
매스미디어, 매스 마케팅의 붕괴
방송 2.0, "IP 기반 디지털화"를 꿈꾸다
IP기반 디지털화의 꿈과 IPTV
방송 2.0의 미래, 유튜브
책 2.0, 책의 미래
이상계가 흡수한 책의 모습
3장 웹 2.0이 현실 기업에게 던지는 화두
기업의 본질
조직의미래
직업의 미래
환상계의 폭주와 잠재력
현실계의 대안 세계를 제시하는 환상계
서비스 경제 시대, 현실계와 SOA
웹2.0에서 읽는 기업의 미래
에필로그 - 웹 2.0적 지식 생활인의 전술
웹 2.0 경제학
1부 웹 2.0이 몰고 온 대변혁
웹 2.0, 인류의 미래를 제시하다
- 웹 2.0이 가져온 생활의 변화
웹은 인터넷의 대표적인 활용 기술입니다. 그곳에는 지난 10년 이상 천천히, 그러나 면면히 구축해 온,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이상을 구축한 세계, 브라우저를 통해 엿보이는 어떤 세계, 이상계라고 부를 만한 세계로서의 웹이 있습니다. 2.0은 업그레이드 즉, 다음 단계를 의미합니다. 웹 2.0은 그 변화의 이야기입니다. 웹의 변화, 그리고 웹에 의해 벌어지는 우리 생활의, 우리 사회의, 우리 경제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웹이 몰고 왔던 닷컴 버블의 후유증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이기에, 웹 2.0이 허상으로 비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닷컴 버블은 웹을 일구어 온 모든 이들이 좀처럼 벗어내기 힘든, 원죄의 굴레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닷컴 버블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버블은 터져버렸지만 컴퓨터 화면 너머 저편에는 여전히 이상을 믿는 사람들에 의한 이상계의 건설이 묵묵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웹 2.0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진지하게 토론되고 있는 배경에는, 우리에게 임박한 세계관의 변화에 대해 무엇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스스로 불안해지는 마음이 있습니다. 웹 2.0은 웹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웹 2.0은 문명으로서의 웹에 대한 이야기이고, 웹으로 인해 바뀌게 되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의 이상계, 그리고 윈윈의 회로
IT 강국, 말하자면 브로드밴드(broadband) 천국 한국이 일찍이 겪은 현상이 있습니다. ① 급속히 확대되는 통신망의 풍요로움에 비해 그 시공간을 채울 내용의 부족 ② 대중화된 통신망을 통해 이상계로 밀려 들어온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사회화.
미국은 위의 두 가지 현상을 이제야 겪고 있습니다. 우리와는 거의 5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웹 2.0이 미국에서 급거 형성된 트렌드라는 점을 기억해봅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웹 2.0이라는 이 세계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이 현상을 국지적으로 겪은 한국의 이상계가 지나온 궤적을 좇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네이버를 있게 한 지식iN과 젊은 세대 특유의 사회현상으로 승화한 싸이가 한국의 이상계를 개척한 대표주자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습니다. 지식iN과 싸이는 인터넷이란 본질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툴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이상계로 들어가는 것은 누군가와 이어지기 위해서입니다. 지식iN도 싸이도 이를 가능하게 했고, 그래서 성공한 것입니다.
이런 만남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관계가 깊어지고 중독성을 띠게 되고, 서비스의 가치는 그런 중독성에 힘입어 폭등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동이 걸린 이상계의 순환 구조는 비용을 따로 들이지 않고 늘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합니다. 전 국민이 지식iN과 싸이에 들어가서 콘텐츠를 무료로 생성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구조가 충분히 숙성하는 시점, 즉 오랫동안 그들과 함께 하여 그곳에 자식의 지적 재산이 축적되고, 인생이 형성되어 그 서비스로부터 떨어지기 어려워지는 순간, 그런 구조를 제공한 이들은 사용자들에게 대가를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지요. 예컨대 광고와 아이템 판매라는 수익이 그것입니다.
이상계가 흡수한 현실의 가치, 이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커뮤니티의 유료화가 엄청난 반감과 함께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나의 가장 소중한 추억을 너에게 줬는데, 돈까지 달라느냐"는 소비자의 기막힘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고 간 것의 가치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두고 간 것의 가치를 꾸미려는 사람들, 그 가치를 찾아 다시 오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상계에서는 전혀 특별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 않던 벤처 기업도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계라면 참여의 동기 부여, 참여하는 방법, 커뮤니티 형성의 순서 등 무엇이든 짜버릴 수 있는,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적절한 아이디어와 타이밍을 발휘하기만 한다면 그야말로 전 국민이 알차고 기발한 콘텐츠를 가져다주는 코너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블로그, 어설픈 프로의 시대를 끝내다
- 형식을 표준화하는 블로그의 구조
이상계의 민주주의를 지탱한다는 블로그의 비결은 그 구조에 있었습니다. 종래의 홈페이지는 자유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어떻게 만들든지 집 주인의 자유였지요. 그곳을 찾은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홈페이지의 자유로운 형식이 그렇게 달갑거나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홈페이지 제작자도 매번 자유로운 형식을 어필할 만큼 한가롭거나 창의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피할 수 없는 기술적 장벽도 있었습니다. 웹 사이트를 표현하는 언어인 HTML이 아무리 쉽다고 해도 적어도 설명서 한 권 정도는 봐야지 손댈 수 있었습니다. 개인 홈페이지는 이런 학습을 감행한 이들의 몫이었고, 이런 작업을 매일 할 만큼 부지런히 이들의 몫이기도 했습니다. 블로그는 이런 가려움을 긁어 줄,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간단한 홈페이지 작성 도구로 소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보조 도구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는 이런 모든 행위에 대해 형식의 표준화를 시도합니다. 게다가 미디어적 형식미를 갖추었습니다. 이를테면 가장 최근 기사가 맨 위에 올라오니 일일이 클릭해서 들어가지 않아도 됩니다. 게시판이나 개인 홈페이지에서는 볼 수 없는 기사 위주의 표준적인 페이지 구성이지요. 여기에 답글을 다는 형식, 콘텐츠를 축적하는 형식, 그리고 놀랍게도 블로그끼리 서로 연계해나가는 방식을 표준화합니다.
블로그와 다른 블로그가 자연스러운 연결체가 되기 위해 사용되는 연결 고리는 링크와 트랙백입니다. 링크는 내가 쓴 문장의 특정 부분을 누르면 다른 사람이 쓴 콘텐츠로 점프하는 하이퍼텍스트형 공간 이동 시스템입니다. 즉, 공간 이동을 할 만큼 그 대상에게 관심을 주는 것입니다. 트랙백은 B라는 사람이 A라는 블로그의 글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블로그에 쓰고, A에게 "내가 당신의 글을 인용했어요" 또는 "내가 당신의 글에 대한 소감을 적었어요"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A의 블로그에 B의 블로그 내용 일부가 나타납니다. 2개의 장소를 넘나들며 토론을 하되,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써놓기 아까운 나의 글을 내 블로그에 축적하고, 다른 사람은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얼개입니다.
트랙백이 중요한 이유는 원작자가 쓴 이야기가 그의 공간 밖에서 계속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조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트랙백은 링크와 더불어 블로그라는 개인적인 입자들이 서로 뒤엉키게 만듭니다. 링크가 걸리고 트랙백이 엮이고 모여서 블로고스피어라는 구체를 형성하는 인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트랙백은 댓글의 대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라면 내가 댓글을 남겨도 다시 그 댓글에 대한 댓글을 읽으러 그곳으로 돌아갈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무엇보다 나의 소중한 글자 하나하나가 고아처럼 떠도는 것이 거북하기도 합니다. 트랙백은 이런 걱정을 종식시켰습니다.
또 트랙백은 링크의 보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링크는 기본적으로 단방향입니다. 링크가 걸리면 걸릴수록 검색엔진에서의 순위는 올라가게 됩니다. 이러다 보면 관심 없는 페이지에서 관심 있는 페이지로 일방적으로 관심이 흐르게 됩니다. 결국 최종 목적지는 유명한 페이지로 귀결되는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트랙백 덕에 블로그는 쌍방향 미디어로서의 공평함을 확보하게 된 셈입니다. 내가 유명 블로거 A의 글을 읽고 감탄한 바를 적절한 인용과 링크를 곁들여 내 블로그 B에 쓴다고 합시다. 내가 쓴 글을 게재라기 전에 A의 블로그에 나와 있는 트랙백 주소라는 것을 복사해서 내 편집 화면의 트랙백란에 붙여 넣습니다. 이 행위를 트랙백을 건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 글이 내 블로그 B에 게재됨과 동시에 A의 블로그에도 트랙백이 걸렸다는 표시와 함께 내 블로그 B의 링크가 나타납니다. 즉, 유명인이 무명인에게 링크를 걸어주는 셈입니다.
2부 웹 2.0, 그 역전의 경제학
롱테일 경제학
- 롱테일 월드와 80대 20의 사회
최근 웹을 둘러싼 마케팅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 롱테일은 블루 오션의 뒤를 이어 비즈니스 맨이 꼭 알아야 할 필수 단어로 새롭게 등극하고 있습니다. 긴 꼬리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롱테일은 머리가 되지 못한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대 경영은 전략적 운영과 합리화라는 미명 아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어쩌면 선택과 집중을 받지 못한 나머지에 기회와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그것이 롱테일입니다. 이는 최적 투자와 최적 배분이라는 기존 경영 혁신의 논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입니다. 지금까지 시장은 늘 히트작에만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세 가지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① 풍요의 시대가 우리에게 준 무한한 선택지
② 글로벌리즘에 의해 무한대로 커지고 있는 시장
③ 무한한 선택지와 무한대의 시장이 매우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세계, 즉 이상계의 형성
만약에 우리가 지금까지 니치(Niche)라고 간과해 왔던 독특한 수요가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엄청나게 큰 규모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04년 12월, 미국의 「와이어드」지에서 크리스 앤더슨이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롱테일은 결국 이런 각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늘다고만 생각했던 꼬리가 얼마나 긴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마케팅 개론, 프로젝트 관리 개론 등 모든 개론마다 등장하는 법칙, 지금까지 비즈니스의 상식으로 여겨지는 80대 20의 법칙, 즉 파레토 법칙이 그것입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는 소득 분포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 중 전체 부의 80%를 상위 20%가 소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80의 결과는 20에 의해 야기된다는 인간 사회의 공통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20%의 우량 고객이 80%의 매출을 낸다, 매출의 80%는 가장 잘 팔리는 20%의 상품이 낸다 등 다양한 사례로 정리되는 이 법칙은 상위 20%에 초점을 맞춥니다.
인류가 20에 집중해온 이유는 80을 무시하는 냉혈한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효율 때문이었습니다. 현실계의 비즈니스는 한정된 물리적 자원을 어떻게 최대의 효과가 나는 곳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의 연속입니다.
- 롱테일, 오해해서는 안 될 전략적 핵심
판로를 확대하자거나, 신경 쓰지 못했던 고객들에게 다가서자는 구호는 롱테일을 꿈꾸는 일일 뿐, 롱테일을 실현한다거나 전략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이상계로 빨려 들어온 무한히 넓은 판로, 이상계로 빨려 들어온 무한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삼는 일이 바로 롱테일 전략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현실계에서 마케팅에 롱테일을 운운하는 것은 위험함을 넘어 사기성이 짙습니다. 이상계로의 전환 없이 하던 대로 열심히 한다고 갑자기 하위 80%가 잘 팔릴 리가 없으니까요.
소수자의 대두를 암시하는 롱테일에도 하나의 함정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롱테일은 어쩌면 규모의 게임을 암시합니다. 현실계에서 니치는 중소기업의 몫이었습니다. 낭만적이었지요. 예술대학 앞의 애니메이션 전문서점과 같은 것이 니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서점은 이들의 시장을 망라하여 자동으로 쓸어가버립니다. 니치를 노리는 낭만적 창업은 모든 것을 망라하여 자동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상계의 존재 앞에서는 위험한 것입니다.
어텐션 이코노미
- 어텐션 이코노미가 가져온 변혁
롱테일화로 정보의 가짓수와 제공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널리 퍼지고, 무한 복제를 거듭하여 사용자를 현혹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과잉 생산으로 그 자체의 가치는 희박해지지만 우리가 정보에 쓸 수 있는 신경, 즉 어텐션(주목)은 유한하기에 희소자원이 됩니다. 이는 놀랍게도 197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이 이미 1971년에 예측한 바입니다.
"정보의 풍부함은 정보가 소비하는 무언가의 희소성을 의미하게 된다. 정보가 소비하는 것이란 꽤 명백하다 : 정보는 정보를 받는 사람의 관심을 소비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의 풍부함은 관심의 희소성을 만들어내고, 한정된 관심을 소비하려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원들에 대해서 관심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생기게 한다."
우리를 둘러싼 정보량은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모자란 것은 정보가 아니라 시간, 그 시간에 내가 줄 수 있는 어텐션이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희소자원이 뒤바뀐 경제가 바로 어텐션 이코노미입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희소자원인 어텐션을 얼마나 많이 끌어 모으냐에 따라 이상계에서의 가치가 결정될 것입니다. 이제 이 사회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정보 공급자의 환심을 사서 공급자 측에 어떻게 끼어 볼까, 어떻게 밀어 넣을까가 아닙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정보 소비자의 관심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관심을 살 자신만 있다면, 대형 미디어는 필요가 없습니다. 좋은 작품이라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조자와 생산자에게 절실한 것은 누군가의 어텐션입니다. 그리고 만인이 직접 자신의 어텐션을 기울일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하고, 창조자와 생산자 모두 그 안에 평등하게 속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현실계에서 좌절한 창조자들에게는 더 없는 기회로 비쳐지게 됩니다. 가치의 생산자는 기득권의 임의의 선별 없이 소비자에게 직접 어필하고, 소비자는 직접 선택하는 구조, 재능에 대한 직접 민주주의가 이상계에서 시도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어텐션의 경제학입니다.
3부 2.0 이후의 세계
쇄국과 양요
- 구글과 네이버의 충돌
구글의 시스템은 철저하게 플랫폼, 즉 기반 설비를 기획합니다. 그것도 사용자가 알아서 사용하고, 해결하고,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셀프 서비스 모델의 플랫폼입니다. 즉, 처음의 회전만 성공하면 그 다음은 운영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가는 엔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엔진의 회전력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를 토대로 참여자를 끌어모으고, 참여자들에게 돌아갈 에너지를 분배합니다.
반면 포털은 스스로 지명도를 올리고, 그 지명도에 의존해 손님을 모으고, 손님이 머물도록 필사적으로 온갖 여흥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수작업을 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사용자의 기호를 만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해야 하고, 찰나적인 유행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포털은 개발뿐만 아니라 운영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업태인 것입니다.
구글과 네이버의 서비스가 비슷하다고 해도 입장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네이버가 사용자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서비스를 추구한다면, 구글은 자신이 플랫폼이 되어 연동성이나 표준화를 통해 다른 서비스의 부품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고민합니다. 기계화 함대 구글과 휴먼 터치가 살아 있는 네이버의 결전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입니다.
네이버는 자신이 쌓아 놓은 콘텐츠를 구글을 비롯한 모든 검색 엔진이 가져가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웹에는 검색 엔진에 대한 일종의 신사협정이 있어서 "내 사이트는 검색 대상으로 삼지 마세요"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신사협정은 보통 비밀스러운 문건을 지키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어 왔지만, 네이버는 콘텐츠 보호가 아닌 검색 권력 보호를 위해서 협정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두고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이 과연 외부 검색에서 배제되기를 원하겠냐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에 따라 신사협정을 무시하고 이를 무리해서 가져온 것이 엠파스의 열린 검색이었고, 이 건으로 둘의 공방은 한참 지속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포털은 성곽이었습니다. 우리는 포털의 성곽을 위해 개개인의 참여를 공헌하도록 한 구조, 언론의 권력이 해체돼 포털의 성곽에 흡수되어 버린 구조를 목격했습니다. 닫힌 구조는 공론을 방해하고, 열린 경제권과 생태계의 형성을 억제합니다. 닫힌 구조 안에서 모든 것이 소화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웹 2.0으로 상징할 수 있는 서양 합리주의는 다음과 같은 전개를 제안합니다. 빈털터리지만 기득권에 의존하지 않고 오픈 소스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LAMP), 표준에 따라 시스템과 서비스를 서로서로 연계하여(매시업), 더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을 넘나들며 참여하고(참여의 아키텍처), 이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동기부여가 될 수익을 얻어 갑니다(구글 애드센스, 아마존 어필리에이트), 그리고 이 회로 속에서 자극을 얻어 세상을 바꿀 또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나섭니다.
구글은 로컬리티를 말살하는 제국 함대일까요, 아니면 우리를 해방시킬 합리주의 정신일까요? 우리는 구글 제독의 함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개화파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면 척화비를 세워야 할까요? 세계관의 충돌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웹2.0이 현실 기업에게 던지는 화두
20세기의 기업은 혁신의 원동력을 주로 대량 생산과 같은 산업화에서 찾았고, 혁신은 설비와 같은 생산 수단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이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인프라는 컴퓨터입니다. 컴퓨터가 가진 계산, 모방, 가상의 능력은 개인이 전 시대의 어떤 기업보다 윤택한 혁신 인프라를 갖게 합니다. 인프라란 단순히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기술이 쓰이는 사회적 맥락이 고려된, 특히 기업의 비즈니스가 수행되는 활동 기반을 말합니다. 앞으로의 인프라는 개인의 의지에 의해 구성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업은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가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지적 자산은 분명 어떤 자산보다 가치 있는 것이지만, 앞으로의 기업은 이 자신의 보호를 훌쩍 뛰어넘는 발상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뢰의 테두리를 넓히는 일입니다. 개인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자신의 핵심 역량을 열어줌으로써 그 접점에서 발생한 새로운 혁신으로 시장의 파이가 더욱 커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입니다. 오픈 소스와 같은 오픈의 혁명은 이런 가능성의 미래상을 보여줍니다. 일은 기업이 시키는 것이란 방상에서 열정에 의해 하는 것이란 발상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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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활동에 있어서 변치 않는 진리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변화입니다. 기업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들도 이제는 기성품으로 제조되듯 일단 만들어놓고 쓰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비스되고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상계적 서비스입니다. 구글, 아마존, 이베이는 스스로를 모듈화하고 파트너를 향해 오픈함으로써, 파트너들이 이들의 기업의 내부 모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자신들을 내던져 파트너의 일부가 되고, 파트너와 공동운명체가 된 것이지요. 그런 파트너가 늘어날수록 자신을 모듈화하고 오픈화한 그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구글, 아마존, 이베이는 이상계에서 그런 시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입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