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장사를 한다

   
황동명
ǻ
행간
   
15000
2014�� 11��



■ 책 소개
1년에 200일 이상은 한국을 떠나야 돈을 벌 수 있는 남자,
카메라와 계산기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장사를 할 수 있는 남자!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면 시장이 보이고, 장사의 기술이 보인다!

 

황동명 저자는 지난 9년간 16개국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해온 베테랑 무역상이다. 저자가 방문한 나라 혹은 지역 중 현재까지 활발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겪었던 여행과 무역의 경험을 이야기로 엮었다. 무역상이 어떻게 아이템을 발굴하고, 거래를 트고, 흥정을 하고, 물건을 옮겨오는지, 한국을 출발한 이후의 모든 여정을 고스란히 글로 풀어냈다.

 

각 나라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들과 소통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단지 무역에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 생활상 등을 색다른 관점에서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소호무역을 준비하는 독자는 물론, 해외직구, 병행수입 등의 글로벌시장에 관심이 있는 독자, 테마가 있는 세계여행을 꿈꾸는 독자에게 즐거움과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황동명
소호 무역업계가 주목하는 30세의 젊은 CEO다. 단돈 300만 원으로 보따리 장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수억 원의 매출을 올린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 무역업을 시작한 초기에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한 것을 기점으로, 현재 일본 수출입 무역 대행업체 ‘TH-TRADING’ 및 일본 직수입 속옷 브랜드 ‘니꼬걸’의 대표이자 수입 중고명품 체인점 ‘테타쿠미’의 공동 대표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대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떠난 일본 여행길에서 보따리 상인을 우연히 만난 후 무역 사업에 뛰어들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그의 주머니에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등록금 300만 원이 전부였다. 학자금 대출은 2000만 원이나 남은 상태였다. 장사 경험도 없었고, 일본어 한마디 할 줄 몰랐다. 주변 사람들 모두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자신 있었다. 그에게는 젊음과 열정이라는 든든한 장사 밑천이 있었다. 일본 도매시장을 매일같이 오가며 온몸으로 장사 수완을 익힌 그는 5년 만에 소호 무역업계에서 최고가 되었다.

 

그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아닌, 무역인으로서 모범이자 멘토가 되겠다는 두 번째 목표를 세웠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일본 무역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일본 무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자 하였다. 그런 노력으로 2010년 중소기업청 및 각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최연소 창업컨설턴트 겸 전문 강사로 선정되었고, 사업 초기에 만든 일본 소호 무역 전문 커뮤니티 ‘일본 소무역 정보마당’은 현재 1만 8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대형 카페로 성장했으며, 소호무역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지금까지 1000여 명이 넘는 소호 무역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일본 현지 창업연수를 진행해 왔다. 2011년에는 자신의 성공 스토리와 일본 무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를 출간해 창업 분야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좀 더 많은 사람이 창업의 꿈을 키워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돈을 버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창업은 자신만의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차례
프롤로그
돈 벌면서 떠나는 세계여행

 

1장 유럽, 변하지 않는 가치를 팔다
+소호무역 도우미의 유럽 무역 일정

 

2장 일본, 아시아의 허브이자 소호무역의 천국
+소호무역 도우미의 일본 무역 일정

 

3장 중국, 무엇을 원하든 그 이상이 있다
+소호무역 도우미의 중국 무역 일정

 

4장 동남아시아,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라
+소호무역 도우미의 동남아시아 무역 일정

 

 




나는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장사를 한다


프롤로그 | 돈 벌면서 떠나는 세계여행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소호무역의 매력에 빠져버린 후, 결국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본격적으로 무역과 장사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지난 9년간 16개국을 다니며 외국을 오고간 입출국 스탬프만 해도 243개 정도가 된다.


1년 중 절반 이상은 해외를 다니며 새로운 시장과 아이템을 찾아내고 그것을 한국으로 수입해 다양한 판로를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1장 유럽, 변하지 않는 가치를 팔다

영국의 국민 브랜드를 찾아라

전날 일찍 숙소로 돌아와 10시간 푹 자고 일어나니 이른 새벽이다. 방을 나와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주인아주머니께 인사를 건네고 간단하게 샤워를 했다. 상쾌한 마음으로 바람을 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런던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고풍스러운 건물이 늘어선 거리에는 아직도 가로등이 켜진 채 미명을 밝히고 있었고, 영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이층 버스와 블랙캡 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가 유럽까지 왔구나. 새삼 내가 영국에 있음을 깨달았다. 여기까지 온 이상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의지도 불타올랐다. 숙소로 돌아와 민혁이 형을 깨우고 주인아주머니가 챙겨주신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서 유럽에서의 첫 일정을 준비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런던 근교의 명품 아웃렛, 비스터빌리지다. 이제는 영국 여행객에게 필수 관광 코스가 된 비스터빌리지는 구찌나 프라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중저가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서두른 덕분에 개점 시간 10시에 맞춰 비스터빌리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좋은 물건을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서다. 아웃렛은 그날 판매되는 수량만 매장에 구비해놓기 때문에 인기 상품은 금방 동이 난다. 그러니 빨리 가야 좋은 상품을 선점할 수 있다.


비스터빌리지에 도착하자마자 달려간 곳은 프라다 매장이었다. 프라다는 아웃렛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값비싼 브랜드다. 특히 한국에서 브랜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기에 영순위로 확보해야 할 브랜드다. 운 좋게 1등으로 매장에 들어갔다.


먼저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사피아노 가죽 지갑이었다. 사피아노 가죽은 프라다를 대표하는 가죽으로 천연가죽이나 인조가죽의 표면에 철망 무늬를 낸 후 특수 코팅한 것이다. 스크래치에 강하고 오염이 눈에 잘 띄지 않아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제품이다. 한국 백화점에서 70만 원 이상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만 원 대의 가격에 팔고 있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직원에게 짧은 영어로 지갑의 재고가 몇 개인지, 재고를 다 살 수 있는지 물었다. 가지고만 가면 돈이 되는 물건이니 있는 대로 다 가져가고 싶었다. 하지만 직원은 1인당 2개만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수량을 정해놓고 물건을 파는 게 말이나 되는가? 이유를 따져 묻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만국 공통어인 손짓 발짓으로 더 사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단호한 "NO"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지갑 2개만 사 들고 매장을 나와야 했다. 알고 보니 중국과 한국의 상인들이 인기가 좋은 상품은 죄다 싹쓸이해 가는 탓에 다른 손님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종종 생겼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생긴 규제였다.


계획한 대로 오전에는 프라다,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 위주로 시장 조사를 하고, 상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매장이 프라다처럼 구입할 수 있는 수량을 정해놓아 수확이 너무 적었다. 오전 내내 브랜드 매장을 돌며 구입한 물건이라고는 고작 지갑 3개와 가방 1개가 전부였다.


영국의 신사는 슈퍼드라이를 입는다?

이러다가는 오후도 별 소득 없이 허비할 것 같았다. 전략을 바꿔야 했다. 오후에는 영국에서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브랜드 위주로 돌아보기로 했다. 사실 유럽 출장의 하이라이트는 이탈리아였다. 구찌, 프라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태어난 나라인 이탈리아에 기대가 가장 컸고, 그만큼 제일 많은 물건을 구입하기로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영국이나 다른 나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으므로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비스터빌리지에는 약 12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는 곧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 외에도 많은 브랜드가 있다는 뜻이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자기 브랜드 웨지우드 매장이었다. 웨지우드는 영국 왕실의 후원을 받아 일명 여왕의 도자기로 불리는 브랜드다. 우리나라에서도 백화점에 입점 되어 고가로 판매되고 있으며 혼수나 선물용 아이템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음으로 액세서리와 가방 등을 파는 패션 소품 전문 브랜드, 캐스키드슨을 찾았다. 일명 꽃무늬 가방으로 유명한 캐스키드슨은 일본과 한국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터였다. 일본에서 캐스키드슨 제품을 수입해서 꽤 짭짤한 재미를 본 경험이 떠올랐기에 자신 있게 매장을 들어갔다. 일본과 한국시장도 가격차가 있는데 브랜드의 고향인 영국은 얼마나 더 저렴하겠는가. 역시 나의 예상이 맞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인기 있는 배낭이나 에코백은 물론이고, 앞치마, 오븐 장갑 등 주방용품을 비롯해 영국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꽃무늬 배낭 몇 개를 골라 담고 매장을 나왔다.


이곳저곳 매장을 기웃거리다가 새로운 브랜드의 매장을 발견했다. 슈퍼드라이라는 브랜드였다. 영국에 웬 일본 맥주 이름과 같은 이름의 브랜드가 있는 건지 의아해하며 매장에 들어가 보니 맥주와는 전혀 상관없는 의류 매장이었다. 옷에는 Superdry를 일본어로 번역한 듯한 極度乾燥(극도건조)라는 글자도 쓰여 있었다. 일본을 수백 번 이상 다녔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브랜드였다. 친절해 보이는 직원을 붙잡고 서툰 영어로 이 브랜드가 일본 브랜드냐고 물었다. 직원은 브랜드를 설립한 디자이너가 일본에 여행을 갔다가 영감을 얻어서 이 브랜드를 만들었으며, 지금 영국의 젊은 층에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라고 소개해주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최근 들어 한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브랜드였다. 한국에는 정식 매장도 많지 않았으며 해외 구매대행을 통해 꽤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윈드치터(바람막이 재킷)로 한국에서는 20만 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는데(2013년 당시), 여기서는 34파운드(약 5만 원)에 팔리고 있었다. 운송비와 관세를 모두 포함해도 수입해서 판매하면 무려 3배의 마진이 남는다.


직원을 붙잡고 상품을 구매하는 데 제한 수량이 있느냐고 물었다. "No Problem!" 와우! 대답은 명쾌했다. 하지만 결국 30개밖에 사지 못했다. 제한이 없었지만, 양손 가득 들어도 우리가 들 수 있는 양이 30개가 고작이었기 때문이다. 숙소로 택배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내일이면 영국을 떠나 네덜란드로 이동해야 했기에 그마저도 무리였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양손 가득 터질 듯이 쇼핑백을 들고 매장을 나와야 했다.


외국에서 시장 조사를 할 때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그만큼 눈여겨보는 무역상이 많다는 뜻이므로 가격 경쟁이 붙어 큰 재미를 보기 힘들다. 반면, 아직 한국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현지에서 유행하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의외로 좋은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



2장 일본, 아시아의 허브이자 소호무역의 천국

돈 되는 알짜 아이템은 도매상에 없다

난바에서 북쪽의 신사이바시까지 지하철로 세 정거장 남짓 되는 거리는 소매상가가 늘어서 있어 오사카를 방문하는 여행객이 선호하는 쇼핑가 중 하나다. 일본에서의 첫째 날은 난바의 쇼핑가를 돌면서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시장조사할 예정이다.


일본 소호무역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도매상에만 가면 모든 아이템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알짜배기 아이템은 소매상가에서 발견되는 일이 많다. 소비자는 일본 상품이라고 하면 품질이 뛰어나고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강하므로 도매상에서 취급하는 저렴한 상품보다 소매상에서 거래되는 독특한 상품이 경쟁력이 높다. 특히 소호무역상은 한국에서 론칭되지 않았지만 해외 현지에서는 인기가 있는 브랜드의 제품이나 한국에 브랜드가 들어왔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을 선호한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드의 제품은 도매상에서 구할 수 없다.


일본에는 한국에 총판이나 대리점을 두지 않은 브랜드가 아직도 많다. 그렇기에 일본 소호무역은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그 브랜드의 제품을 병행수입해서 판매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물론 새로 발굴한 브랜드가 한국에서 판매량이 늘고 수입하는 물량이 많아지면 한국에서 총판 사업권을 따서 사업을 크게 확장할 수도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찾는 게 힘들다면 한국에 진출해 있는 브랜드 중에 현지에서의 판매가와 차이가 크거나 수입되는 수량이 턱없이 부족해서 쉽게 품절되는 상품을 노리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희소성 있는 상품은 사람들이 정상가에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려고 하기 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다.


한번은 샤넬에서 출시된 특정 모델의 신발이 우리나라 전 매장에서 품절된 적이 있었다. 그때 발 빠른 소호무역상이 유럽과 일본에서 그 제품을 병행 수입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식 매장에서의 판매 가격보다 30퍼센트 이상 비싸게 팔았던 일화가 있다.


일본 무역, 잘못 알고 덤비면 범죄자 된다

백화점과 도큐핸즈를 둘러보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둘러봐야 할 곳은 많은데 시간이 야속하리만치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드러그스토어로 향했다. 드러그스토어에서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미용용품, 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손님의 발걸음을 붙잡는 주요 쇼핑센터로 발전해왔다.


일본을 알면 돈이 보인다고 했던가. 단순히 일본의 시장을 조사하고 상품을 가져와 우리나라에서 다시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의 유행과 콘텐츠를 보고 배워 한국에서의 사업에 접목시키는 것이 큰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드러그스토어에 들어선 후 약과 건강보조식품 위주로 쇼핑 바구니에 담았다. 위에 좋다는 양배추로 만든 위장약, 근육통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좋다는 파스, 종합 감기약은 물론 글루코사민, 블루베리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제 몇 개도 바구니에 넣었다. 모두 지인에게 부탁받은 것이다.


건강 상품은 세계에서 일본과 독일이 최고로 꼽힌다. 그만큼 일본의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은 보따리상에게도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마진도 좋고 찾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초보 무역상은 물론 관광객까지 몰래 한국으로 가지고 가서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무척이나 위험한 행동이다.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은 수입 절차가 까다롭고 성분에 따라서는 한국 반입 자체가 금지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개인 무역상은 취급이 힘든 아이템으로 꼽힌다. 게다가 의약품은 수입뿐만 아니라 판매할 때도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를 어기면 밀수와 약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모르고 한 일로 한순간에 범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은 구입한 사람이 직접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만 반입이 가능하니 초보 무역상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드러그스토어는 같은 상품이라도 상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특가 상품이나 할인율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여러 곳의 드러그스토어를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노하우다.



3장 중국, 무엇을 원하든 그 이상이 있다

13억 시장의 위엄

아침 일찍 호텔 로비에서 가이드와 만났다. 이름은 이순희. 자그마한 체구에 귀여운 인상의 20대 중반 조선족 아가씨다. 선배에게 소개받은 친구로 3일간 이우의 도매시장을 안내해줄 사람이다. 이우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인 푸톈 시장은 유엔이 인정한 세계 최대 소상품 도매시장이다. 크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매시장인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을 합친 것의 10배 정도에 해당하며, 영업 중인 도매상만 10만 개가 넘고 취급하는 아이템의 종류는 170만 종에 이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방문객 수는 하루 평균 21만 명, 전체 물량의 65퍼센트가 전 세계 215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하니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봐야 할 시장임은 분명한 듯하다.


푸톈 시장은 크게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취급하는 아이템은 어린이 완구부터 시작해서 액세서리, 생활용품, 화장품, 체육용품, 생활가전까지 말 그대로 지구상에서 소비되고 있는 모든 소상품들이 도매로 거래된다.


중국 무역의 조력자를 만나다

푸톈 시장의 2구역은 아웃도어용품, 주방용품, 소형 가전제품, 스마트폰 액세서리까지 요즘 유행하는 상품들만 모아놓은 듯했다. 한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아이템들로 가득했다. 3구역에서는 마땅히 거래할 만한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남은 곳은 4구역과 5구역이었는데, 5구역은 원단이나 자동차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도매상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장 최근에 생긴 건물이라서 비어 있는 곳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4구역이 지금까지의 구역과는 차원이 다르게 넓다는 점이었다. 주로 생활용품이나 패션 소품을 취급하는 도매상이 밀집해 있는데 푸톈 시장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고 했다. 역시 규모가 큰 만큼 볼거리도 많았다. 상점 안으로 들어가니 별천지였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야 했던 상품이 이곳에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품들을 수입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해서 중국에서 팔 수 있도록 허락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공장에 OEM을 의뢰한 회사는 대체로 제작한 상품 전량을 본국으로 갖고 가지 중국시장에는 풀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회사의 OEM을 담당한 공장이 납품한 후 남은 오버스톡 제품이나 제작 과정상 불량이 난 제품, 남은 원자재로 몰래 만든 제품을 중국의 도매시장에 파는 것이다. 한국에서 정식으로 론칭하지 않았거나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브랜드인 경우에는 이런 상품이더라도 수입해서 판매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언제 누군가가 등록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장사를 할 때는 바로 앞을 생각하는 것보다 길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국에서는 워낙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에 무역 업무를 믿고 맡길 만한 현지 에이전시나 물류 회사를 알고 있는 것이 중국 소호무역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우나 광저우처럼 제조업과 도매업이 발전하고 무역이 활발한 도시에는 순희 씨가 소개해준 정 사장님처럼 한국 상인을 상대로 무역 에이전시를 하는 무역회사가 넘쳐난다. 이들은 중국어에 능통하지 못하거나 중국 상인의 습성을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초보 무역상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에서의 무역은 일본 무역처럼 무역상이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하는 것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일본과 달리 중국에서는 모든 상품을 컨테이너를 통해서 운송하고 인건비나 부대비용이 저렴한 편이기에 초보 소호무역상은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운송방식에서의 물류비용은 부피로 계산한다. 배에 직접 선적하는 일본에서는 운송비가 무게로 계산되지만, 컨테이너 운송은 CBM(Cubic Meter)으로 1세제곱미터당 비용을 지불한다. 즉, 가로, 세로 높이가 1미터씩 커질 때마다 운임이 올라가는 것이다. 운임은 한국 세관에 수입할 화물이 도착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비용을 수출업자가 부담하는 운임보험료포함조건(CIF, Cost, Insurance, and Freight) 방식으로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4장 동남아시아,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라

베트남의 블랙마켓, 벤타인 시장

호찌민은 월남으로 잘 알려진 예전 남베트남의 수도였기 때문에 현재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보다 더욱 발전한 도시다. 벤타인 시장은 벤타인 광장 인근에 있는 시장으로 1914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장 정문의 시계탑은 호찌민의 랜드마크이며, 시장은 식품, 의류, 수공예품, 잡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시장에는 예상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랜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베트남은 글로벌 브랜드의 OEM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 많이 들어서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여기서 파는 것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몰래 빼돌린 상품들이다. 이처럼 베트남은 불법으로 몰래 물건을 사고파는 블랙마켓이 유명하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이런 상품은 수입할 수 없다. 세관에서 정품을 증빙하지 못하면 전량 폐기 처분당할 수 있다.


태국의 로컬 브랜드가 모이는 짜뚜짝 주말시장

오늘의 목적지인 짜뚜짝 주말시장은 명실공히 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중국의 도매시장에 비하면 작은 규모였지만 지금까지 본 동남아시아 시장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실제로 짜뚜짝 시장을 주말에만 잠깐 서는 벼룩시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태국 각지에서 흩어져 있는 소규모 생산자가 모이는 도매시장이다. 작은 공장이나 집에서, 기계 혹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각종 공산품과 수공예품을 팔기 위해 저 먼 오지마을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많다. 때문에 로컬 브랜드 제품이 많고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독특한 액세서리, 빈티지 소품, 의류 등을 구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생산자와 판매자가 같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구입할 수 있어 무역상이 많이 찾는다.


빈티지 소품은 물론 고급스럽고 저렴한 가죽제품이 먼저 내 발과 시선을 붙잡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땀이 비 오듯 흘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보이면 상인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사진에 담는 작업을 되풀이했다. 패션 아이템뿐만 아니라 아로마 오일, 천연 재료로 만든 화장품이나 비누 등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맘에 드는 상품을 발견해 대량으로 살 수 있는지 묻자 상인은 팜플릿과 명함을 주며 한국까지 해외 배송도 해준다고 했다.


시장조사를 하는 동안 선물이나 샘플용으로 조금씩 산 물건들이 양손에 가득했다. 욕심나는 제품은 더 많았지만 태국에서 한국까지 운송을 맡길 물류 회사도 아직 섭외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이상 사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DHL 지점이었다. 직원에게 상자를 받아서 구입한 물건들을 담기 시작했다. 해외로 배송되는 물건이기에 내용물의 상세 정보와 가격을 꼼꼼하게 기입했다. 이제까지 태국을 세 번 왔는데, 오늘은 비록 적은 수량이었지만 처음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물류까지 경험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아직도 나는 도전에 목말라 있다

이 순간에도 나처럼 세계를 떠도는 무역상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하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고 망설이기만 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의 달콤함을 맛볼 수 없다. 일본어도 모르는 내가 무작정 일본 무역상을 한다고 했을 때, 심지어 그걸 위해 대학을 포기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모든 사람이 나를 말렸다. 그때 내가 이 길을 포기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성공의 기준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즉,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그 일을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해 나가는 것이 바로 성공한 삶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이 이 책을 덮고 고민하느냐 혹은 행동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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