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제대로 된 오피스텔 · 원룸 · 상가, 어떻게 알아볼까?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인 오피스텔의 청약경쟁률이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을 넘어설 정도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임박한 데다 유례없는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갈 곳 잃은 자금들이 새로이 찾아낸 투자처다. 더욱이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면서, 부동산 중에서도 다달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인기의 원인이 이러한 만큼, 당분간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달 월세 받는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면 키포인트는 ‘상품성’이다. 그렇다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사업자들이 제시하는 장밋빛 수익률에 혹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따져봐야 할까?
저자는 먼저 수익형 부동산의 전반적인 투자 환경을 살핀 다음 원룸과 오피스텔, 상가, 호텔과 빌딩을 포함한 그 외 상품으로 분류하여 각 분야의 현황과 주의점을 제시했다. 현장과 대학 강단에서 수십 년 몸담아온 부동산 전문가가 말하는 ‘반드시 두드려 봐야 할 33개의 돌다리’인 셈이다.
■ 저자 심형석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부교수로 대학 부설 부동산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서 일했으며, 부동산114 이사를 역임했다. 부산도시공사, 부산교통공사, 울산도시공사, 부산소비자연맹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오피스텔·원룸·상가에 야심차게 투자했다가, 희망이 악몽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고통 받는 투자자들을 수없이 봤다. 그는 다달이 월세 받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수익형 부동산에 속지 않으려면 반드시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전하려 한다. 아파트와 같은 전세형 부동산과 달리 수익형 부동산은 잘못 투자했다가는 빚더미에 앉을 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현장과 학교에서 두루 얻은 지식과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부동산시장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우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자세를 갖게 되길 바란다. 서울 집과 부산의 학교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자산시장에서 폭넓은 시각을 가지려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 《아파트 제대로 고르는 법》《어떻게 실패는 성공을 부르는가》《주거론(공저)》《부동산마케팅론》《부동산자산관리(공저)》 등이 있다.
■ 사진 김건중
사진삽도인 김건중은 부동산학을 전공한 사진작가. 회계법인 지평의 부산경남지사에서 부동산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는 척박한 기업부동산자산관리 분야를 개척 중이다. 지은이와 함께 삶과 욕망이 생동하는 현장을 누비며 부동산시장을 가장 가까이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 차례
들어가며
Ⅰ. 수익형 부동산 전성시대
1. 수익형 부동산이 노후를 받쳐줄까?
2. 장밋빛 수익률엔 가시가 있다
3.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4. 임차인이 또 나간답니까?
5. 상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쪼개 팔기
_ 수익형 부동산의 그늘: 필로티의 명암
Ⅱ. 원룸·오피스텔, 무엇을 봐야 할까
6. 월세시장을 뒤흔드는 단기임대 바람
7. 정말 작은 고추가 매울까
8. 오피스텔, 전세난 덕 좀 봤을까?
9. 관리비 우습게 보지 마라
10.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복합상가
11. 오피스텔이 호텔로 변신하는 속사정
12. 오피스텔 매입, 부지런할 필요 없다
13. 임대수익 보장제의 숨겨진 민낯
14. 오피스텔의 브랜드, 수익률에 도움될까?
15. 제대로 지으면 매력 넘치는 복층 오피스텔
_ 수익형 부동산의 그늘: 마을버스 유감
Ⅲ. 상가 투자, 이것 모르고는 뛰어들지 마라
16. 상가는 입지가 아니다
17. 황당무계한 관리단 비리
18. 상가에 투자하려면 장사를 알아야 한다
19. 상가는 1층이 얼굴이다
20. 전용률 높은 상가가 무조건 좋을까?
21. 쪼개는 추세와 거꾸로 가는 상가 분양면적
22. 주요 임차인 유치의 득과 실
23. 힐링과 쇼핑을 결합한 스트리트 쇼핑몰
24. 영화관보다 팝콘 매장을 눈여겨보라
25. 부동산에서의 토사구팽, 젠트리피케이션
_ 수익형 부동산의 그늘: 걷기와 상권
Ⅳ. 호텔, 빌딩, 그 외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
26. 호텔 객실을 소유한다, 분양형 호텔
27. 지식산업센터의 재발견
28. 아는 사람만 투자해온 틈새상품, 주차장 상가
29. 귀촌의 로망을 안고 성장하는 캠핑시장
30. 소규모 사무실, 섹션오피스
31. 빌딩 투자, 나도 할 수 있을까?
32. 경매로 상가 투자할 때 핵심 포인트
33. 단독주택 리모델링으로 월세 수입 노린다
주
참고자료
월세 받는 부동산 제대로 고르는 법
수익형 부동산 전성시대
수익형 부동산이 노후를 받쳐줄까?
요즘 언론과 방송에서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 용어가 부동산 쪽에서 정착된 것은 얼마 전의 일로, 부끄럽지만 2004년 필자가 책을 내면서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사용되는 일이 많다. 가끔은 토지 등의 부동산을 이야기할 때도 수익형 부동산이라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다달이 세를 받는 상품
때로는 한글보다 외국어로 표현할 때 그 단어의 의미가 더욱 정확히 다가오기도 한다. 수익형 부동산 또한 영어 표현이 뜻을 더 정확히 전달해준다. 영어로는 Income Producing Property 가 되는데 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 자산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수익이란 임대료와 같이 매월 발생하는 직접적인 수익을 의미한다. 부동산 자산의 수익은 시세차익(자본소득)과 임대수익(운영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임대수익에 집중하는 부동산이다. 전세는 보증금을 받아 금융기관에 예치하여 간접적으로 이자소득을 얻는 방법이므로 이때의 부동산은 수익형 부동산이라 할 수 없다.
두 성격을 모두 가지는 것으로 깔세(prepaid rent)가 있다. 깔세는 임차할 때 임차기간 만큼의 비용을 한꺼번에 지급받는 월세임대차계약이다. 전세 보증금처럼 목돈이 한 번에 들어오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월 발생하는 월세를 모은 것이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용어는 좀 모호한 측면이 있다. 월세형 부동산이 더 정확한 용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란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종류로는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원룸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용도별 분류보다는 수익실현 방법이 어떠하냐에 따른 분류가 더 적절하다. 예를 들어 아파트는 전세를 주면 전세형 부동산, 월세를 주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현재 전국 주택의 월세거래 비중이 46.0%라고 한다. 임대차로 거래되는 절반가량의 주택이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말이다. 단독, 다세대, 다가구 등 아파트가 아닌 주택 유형에서는 50.5%로 이미 월세가 전세를 추월했다.
저금리와 고령화가 불러온 새로운 트렌드
수익형 부동산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네이버트렌드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검색한 결과를 살펴보면, 2007년에는 거의 검색되지 않던 이 단어가 2009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 2016년 3월에 정점을 찍었다. 언론의 반응도 비슷하다. 2015년 한 해 동안 수익형 부동산을 언급한 기사는 모두 1만 7,530건으로 그 이전 3년간(2014~2012) 언급된 건수(1만 6,235건)보다 많았다. 가히 폭발적인 관심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사회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저금리와 고령화로 요약될 수 있는 현재 환경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세형 부동산에서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길 요구한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1%대의 기준금리는 우리의 투자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시세차익이 없다면 굳이 전세형 부동산 상품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전세형 상품은 전세금을 은행에 예금하여 이자를 발생시킴으로써 임대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현재는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임대수익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운영에 따른 수익이 없을 때는 시세차익이 훨씬 커야 한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이러한 차익거래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에는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하락이 10년 주기로 일어났다면, 지금은 5년 주기로 단축됐다. 이렇게 주기가 짧아지면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얻을 기회 역시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는 부동산을 구입한 후 10년 정도 기다렸다가 팔면 대개는 가격이 올라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0년 만에 판다고 하더라도 재수 없으면 하락 시점에 매도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투자 수요가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노리는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초소형 원룸만 아니라면 임대수익이 크진 않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더욱이 매도 시점도 편하게 선택할 수 있어 시세차익 또한 커질 수 있다.
고령화는 축복이다. 이제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재앙이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회색 쇼크정도로는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른 은퇴와 고령화는 은퇴 계층에 소위 멘붕을 불러일으킨다. 벌어놓은 것도 없는데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진다면? 방법이 없다. 월급이 아니더라도 매달 수입이 발생하도록 만들 수밖에. 금융 회사에서 이자를 받는 것으로 이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자연스럽게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게 된다. 특히 전세형 상품이 아닌 월세형 상품에 눈이 간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오피스텔의 청약률이 아파트보다 높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과 같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려드는 수요가 그리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들 대부분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연령대의 계층이기 때문이다.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불안이 이들의 투자를 촉발하고 있는데, 여러 사항을 고려하면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 가계는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너무 높다. 비교적 젊은 계층이라면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승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도 있겠지만, 은퇴(예정) 계층은 오히려 부동산의 비중을 줄이면서 현금성 금융 자산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특히 중산층은 현재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80%에 가까운데, 자산별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살펴야 한다.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검토한 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함으로써 그 비중이 과도하게 늘어난다면 자신의 연령에 비춰 금융 자산 등을 다시금 점검해야 한다. 나이가 많다면 더욱 조심해야 하고, 금융 자산이 적정 수준이라면 안심해도 될 것이다.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부동산과 월세가 들어오는 부동산의 포트폴리오도 점검하면서 적정 수준의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자산관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보유하는 한 계속해서 관리해야 가치를 유지하고 높일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면에는 팍팍한 우리네 가계의 경제 상황과 고령화에 안절부절못하는 은퇴(예정) 계층이 그림자처럼 깔려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이는 부동산 자산도 금리가 상승하거나 가계 빚 조정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쏟아지면 순식간에 휘청거릴 수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리고 자신의 전체 보유자산을 고려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주택임대관리회사에 위탁하는 것도 대안이다
단기임대시장의 성장과 함께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이렇게 단기임대로 임차인을 모집하면 1년 단위의 임차인 모집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더불어 임대차 보호기간인 2년은 생각도 못 한다. 임차인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기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 데다, 단기임대가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수익의 달콤함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유한 부동산의 모든 것이 단기임대에 최적화되기에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주택임대관리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임대인이 다른 직업을 가진 경우 단기임대를 스스로 관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에는 영원히 적용되는 법칙이란 없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선도하는 강남 지역의 블루칩 아파트들도 계속 변해왔다. 압구정동에서 대치동과 도곡동으로, 다시 반포로, 서울만 보더라도 가장 고가의 아파트 단지가 소재하는 지역은 계속 바뀌어왔다. 압구정동 이전에는 강남 지역이 아니라 강북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단기임대 역시 과거에 잘되던 지역이 계속해서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목적과 대상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럴 경우 단기임대에 익숙해져 있는 부동산 상품을 다시 1년 이상의 정상적인 임대차계약으로 최적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단기임대는 운용하는 데 대상과 지역이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공실과 수익률 하락, 심지어 유동성의 어려움까지 중첩된 난제에 맞닥뜨릴 수 있다.
법적인 문제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주택임대차를 보호받는 기간이 2년이고, 여타 법들도 2년에 최적화되어 있다. 보증금이 거의 없는 단기임대의 임차인이 연체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지어 임차기간이 지났음에도 퇴실을 하지 않는다면? 또는 임차인이 문을 잠그고 사라져 찾을 수 없다면? 물론 이러한 문제점들은 기존의 주택임대차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임대에서는 보증금이 거의 없고, 임대차기간도 짧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 수익률에 심각한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관리하는 업체의 경험과 능력이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다.
원룸·오피스텔, 무엇을 봐야 할까
월세시장을 뒤흔드는 단기임대 바람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석 달 동안 임대하는 초단기 임대시장이 수익형 부동산의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저금리와 소형 주택의 공급과잉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사실 단기임대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도 짧은 거주 목적의 단기임대는 있었다. 주로 사업상의 이유에서였다. 필자도 예전에 분양대행사업을 할 때 지방의 여관을 한 달 단위로 빌려서 사용한 경험이 있다. 이른바 달(月)방이다. 국내에만 있는 현상도 아니다. 일본에 가면 아직도 주 단위로 빌리는 위클리 맨션과 월 단위로 빌리는 먼슬리 맨션이 허다하다.
국내 단기임대시장은 1990년대부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강남구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목적도 다양화되고 있다. 당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단기임대시장은 소위 깔세(선납임대료)로 알려졌다. 매달 월세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 부담 없이 1~3개월 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는 방식이었다.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던 셈이다.
점점 더 짧아지는 임대기간
단기임대의 목적은 학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중/고등학생과 고시생을 대상으로 한 학원 수요다. 이 외에도 유흥업소 종사자, 국내외 관광객, 그리고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단기임대가 다양화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수요가 집중됐으나 곧 홍대 입구, 노량진, 이태원 등 서울 여타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제는 지방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지방 또한 특정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다가 서서히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부산을 예로 들면, 관광특구로 지정된 해운대 중2동 일대는 국제적인 관광도시다. 일반인들은 해운대가 최근에 주목받게 된 관광지로 알고 있지만, 사실 해운대의 유명세는 신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해운대에 엄청난 규모의 오피스텔이 분양되면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 한 해 동안 해운대구에서 분양된 물량만 3,209세대였으니 가히 오피스텔 폭탄이라 할 만하다.
그중 일부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탈바꿈했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했고, 관광지라는 지역 특색에 맞춰 자연스럽게 단기임대 쪽으로 전환됐다. 단기임대가 최근에는 서면, 대연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의 공공기관이 이전함으로써 직장인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과 함께 공급 측면 또한 단기임대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러한 시장이 형성되고 커지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이다. 정부 정책의 변화로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원룸형 주거시설이 갑자기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실 대부분의 단기임대 물건은 1년 이상의 정상적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워 단기 임대로 전환한 경우다. 임차인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주택임대관리시장의 성장이다. 2014년 2월 본격적으로 등록을 받기 시작한 주택임대관리업은 2015년 말 현재 174개 업체가 등록한 상태다. 이중 몇몇 업체는 단기임대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단기임대에서는 임대관리가 중요한데, 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특정 지역에서는 단기임대로 공실을 해소하고 수익률을 높이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 뒤에는 주택임대관리회사가 있다. 서울 강남에서 주택임대관리업을 하는 L사의 예를 보면, 관리 중인 원룸의 90%가 단기임대다. 실제로 강남 지역 원룸은 일반 월세보다 단기 월세가 더 흔한 상황이 되었다.
일반 월세임대차에서는 1~2년에 한 번 월세계약을 하고 잊어버리면 되지만, 단기임대에서는 1년 내내 임차인이 바뀌기 때문에 계속 관리해야 한다. 제대로 하면 수익률이 높지만 관리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월세 관리는 집주인 혼자서 하는 게 보통이지만, 단기임대는 관리가 쉽지 않아 주택임대관리회사가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앱의 확산도 이러한 단기임대시장을 키우는 강력한 요인이다. 부동산 앱은 공인중개사무소를 다니며 직접 발품을 팔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방을 찾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다. 많은 방을 빠르게 살펴볼 수 있어 월세를 구하는 임차인들에게 무척 요긴하다. 업계 1위 회사의 앱은 이미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지 오래다. 단기임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된 것이다.
상가 투자, 이것 모르고는 뛰어들지 마라
상가에 투자하려면 장사를 알아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주자로 상가와 오피스텔을 꼽는다. 최근 은퇴(예정) 연령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오피스텔과 달리 상가는 투자금액이 크다. 따라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례로 마포 합정역 인근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는상가 지하 1층의 평당 가격이 4,000만 원을 넘었다. 지하 1층이 지하철 합정역과 연결되어 있어서 지상 1층과 유사한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률이 채 50%도 되지 않는 이 상가를 10평(계약면적) 분양받는다고 하면 4억이 넘는다. 실제 사용면적이 5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수익은 낼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상가에 투자하려면 부동산과 장사를 모두 알아야 한다
필자는 부동산 상품 중에서 가장 어렵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상품이 상가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장사까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지식보다는 점포영업에 대한 지식이 더 중요하다. 사업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점포를 가지고 영업을 하는 점포영업에 대한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외국에서 상가를 개발하는 디벨로퍼들은 대부분 관리까지 함께 하기 때문에 점포영업에 대해서 잘 안다. 상권분석에서 고객 동선에 이르기까지, 점포를 가지고 장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많이 듣고 많이 봐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상가는 장사를 해본 사람이 제일 잘 안다.
상가를 지어 분양하는 사업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분양가를 주변 시세에 맞춘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이건 정말 난센스다. 이미 상권이 형성되어 장사가 잘되는 상가와 신규로 분양하는 상가의 가격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은, 몇십 년을 한 우물을 판 전문가와 신입 사원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규로 분양하는 상가는 기존에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상가 가격의 60%대에서 분양가를 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60%의 가치도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상권 형성은 상가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된다. 상가가 입점하고 나면 상권이 형성되는데, 이 상권이 어떤 범위까지 그리고 얼마나 충성도 있는 고객에게 미칠 수 있느냐로 그 상가의 생존이 결정된다. 이는 상가에 소속된 업종에 따라 다르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서도 다르며, 전체 경제 상황에 의해서 변하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런데 신규 상가의 분양가를 이미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고 확장 가능성도 큰 좋은 빌딩의 매매가격에 맞춰 책정하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상가는 아파트와 달라서 새것이 좋은 게 아니다
상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5년, 길면 10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상권은 상세권의 준말로 상가의 힘이 미치는 권역을 말한다. 자신의 상가가 어느 정도 권역까지 고객을 흡입하는 힘이 있는가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상가에 투자할 때는 신규 상가를 분양받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의 상가를 프리미엄을 주고 사는 것이 안정성 면에서는 오히려 낫다. 특히 유망 프랜차이즈 업종이 이미 입점해서 장사를 잘 하고 있는 상가라면 금상첨화다. 상권도 형성되어 있을 뿐 아니라 유망 프랜차이즈는 오랜 기간 떠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정성 모두를 충족한다.
호텔, 빌딩, 그 외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
호텔 객실을 소유한다, 분양형 호텔
집은 서울이고 직장은 부산인 필자에게는 최소 2개의 집이 필요하다. 집사람과 어머님이 계시는 서울이 집이라는 의미에 가깝고, 부산은 일시적인 거처라 할 수 있다. 내가 직장을 떠나거나 직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면 부산의 거처는 용도를 다할 것이다. 예전에 필자가 부산에 머무를 때는 원룸에서 생활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 호텔에서 지냈다. 지인들에게 호텔에서 생활한다고 얘기하면 깜짝 놀라면서 그 럭셔리 함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청소라는 귀찮은 일거리가 줄어들어서 좋을 뿐, 공간은 오피스텔이나 호텔이나 비슷비슷하게 좁다. 비용도 크게 차이가 없다. 호텔에서 발행한 회원권을 활용하면 일정 기간 무료숙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 회원권을 대량으로 구입하면 필자가 부산에 체류하는 기간에는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호텔 회원권을 분양하는 친구들 말을 들으니 필자와 비슷한 사람이 꽤 있다고 한다.
이제는 호텔도 쪼개서 판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 규모가 오피스텔과 큰 차이가 없는 0.5~2억 원 내외다. 자금 부담이 크지 않아 은퇴(예정) 계층이 투자하기에 적절하다. 아파트처럼 중도금을 집단대출로 충당하면 10%의 계약금만 있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기에 오피스텔을 대체하는 상품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이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분양 및 구분등기를 통해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하는 호텔을 말한다. 취사시설의 보유 여부에 따라 레지던스 호텔과 비즈니스 호텔로 나뉜다. 분양형 호텔이라 불리는 이유는 관광진흥법상의 호텔과 달리 공중위생관리법에 근거한 숙박시설로 분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호텔 투숙객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분양형 호텔에 투자할 때는 유의점이 많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은 수요 부족이다. 아파트의 분양률, 오피스텔의 공실률처럼 호텔 상품의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에는 객실 이용률이라는 지표가 사용된다. 이 객실 이용률이 호텔의 공급 증가와 함께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한국관광호텔협회에서 내놓은 2014년 호텔업 운영 현황을 보면 2013년 전체 호텔 객실이용률은 64.5%이고, 관광호텔(2급)은 48.6%에 그쳤다.
호텔사업자들의 과장 심한 수익률
오피스텔사업자들이 보장하는 수익률은 그래도 순진한 편이다. 분양형 호텔 중에는 10% 미만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 두 자릿수의 수익률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건지 필자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한 연구에서는 객실가동률이 65%일 때 5.1%의 수익률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호텔사업자가 제시하는 확정수익률(10~2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객실가동률이 80%를 훌쩍 넘어야 한다. 현재 분양 중인 호텔들을 고려한다면 공급과잉으로 인해 객실가동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 불안한 점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5년에는 6.8%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2003년 이후 12년만의 일이다.
호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운영사
호텔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호텔개발자들의 능력이 아니라 입주 후 운영사들의 역량이다. 그래서 호텔을 분양하는 사업자들이 해외 유명 운영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호텔운영사의 전문성과 브랜드 인지도가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따라서 호텔운영사의 그간 실적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호텔운영사 상당수는 직영이 아닌 프렌차이즈다. 브랜드만 빌려왔을 뿐 실제로는 호텔에 근무하던 경력 있는 직원들이 차린 회사라는 얘기다.
라마다호텔은 대표적인 분양형 호텔로 꼽힌다. 그런데 그 브랜드를 사용하던 호텔운영사인 폴앤파트너스가 2016년 1월에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이 운영사가 사용하는 라마다라는 브랜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호텔 브랜드로 전국에서 13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이 브랜드를 믿고 투자했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호텔 프랜차이즈인 윈덤호텔그룹의 세계 1위 브랜드이니 신뢰가 갔을 것이다. 하지만 라마다가 직영이 아니라면 이는 여느 프랜차이즈와 큰 차이가 없다. 개별 사업자의 각자도생인 셈이다. 그럼에도 분양형 호텔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자들의 이력을 파악할 길이 아직 없다. 이 점을 고려하여 투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