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박영옥
ǻ
행간
   
13000
2012�� 11��



■ 책 소개
개인투자자의 한계를 뛰어넘는최고의 주식투자 교과서!
주식투자란 이런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이제껏 투자했던 종목과 투자 결과 뿐 아니라 투자에 임하는 자세, 종목을 발굴하는 방법, 시장을 공부하고 기업과소통하고 경영자와 동행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그가 투자하는 종목이 무엇인지에만 관심을 둔다. 하지만뉴스나 공시를 통해 알려지는 투자 종목만으로는, 그의 투자 노하우를 알 수 없고 그의 투자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현란한 시세판에시간과 돈을 뺏기는 투자가 아닌,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미래에 확신을 갖는 방법,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가치와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분명히있다고 그는 말한다. 

■ 저자박영옥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섬유공장에서 일하면서 공장장을 꿈꾸었으나, 공부에 뜻을 품은 스무 살이후부터는 신문팔이를 하면서 입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80원 하던 신문 한 부를 사고 거스름돈 20원을 받지 않는 손님이 그에게는VIP였다. 주경야독의 노력을 한 결과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교수님의 권유로 증권분석사 시험에 합격하여 증권계에 발을디디게 되었다. 그로부터 현대투자연구소,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 펀드매니저를 거쳐 1997년 서른여덟에 교보증권 압구정지점장을 맡기까지 제도권주식시장에서 치열한 실전경험을 다졌다. 

1997년의외환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폭락장 속에서 그라도 무사할 수 없었다. 결국 그에게 자산을 맡겼던 고객들과 지인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 주기위해서 그동안 모았던 돈은 물론 어머니께 사드렸던 집까지 팔아야 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시흥동 변두리에 월세로 들어간 아파트뿐이었다. 이는자신의 투자법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제껏 주식의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전업투자자로 전향한 이후 9.11 테러, 글로벌금융위기로 인한 폭락장 속에서도 손실은커녕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고도의 매매 테크닉으로 단기간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사냥꾼식투자가 아니었다. 좋은 볍씨를 골라 씨를 뿌리고 정성껏 작물을 돌보아 수확하는 농부와 같은 투자법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기업과 소통하며 수익을 나누는 것이 기업과 시장을 살리는 투자이며, 어떤 장에서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한다.때문에 대박 신화의 아이콘인 ‘슈퍼 개미’라고 불리기보다, 우직함과 신중함을 투자의 무기로 하는 ‘주식농부’라는 호칭을 더욱 반긴다.

동행할 기업을 찾고, 공부하고, 소통하는 데 몰두하기위해 2006년 스마트인컴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에는 틈틈이 「매일경제」「한국경제」 등 다수의 경제신문을 포함한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투자철학을 전파하며 모두가 행복한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주식시장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이외에『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2010), 『얘야,너는 기업의 주인이다』(2011) 등의 저서를 펴낸 바 있다. 

■ 차례
추천의 글 -자본시장이 희망이다_금융투자협회장 박종수
서문 - 느리고 행복한 투자자로 사는 길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 - 산업 구조가 변했다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세 번째 이유 - 한국주식시장의 미래는 밝다

1장 주식투자,프레임을 바꿔야 성공한다
1. 주식은 매매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영역이다
2. 박탈감에서 시작하면 허탈감으로끝난다
3. 기업의 성장주기에 투자하라
4. 단기투자의 함정
5. 사회적 증거의 법칙의 함정
6. 주식시장 구성원의속사정을 파악하라
7. 프레임을 바꿔라
* 투자 칼럼 - 주식투자 성공요건 3가지

2장 황금 같은 투자 기회는 생활 속에 있다
1. 종목선정의 특별한 비밀
위기에서 기회를 보는 법 | 아는 사업에 투자하라
* 투자 칼럼 - 기업은 나의 동반자
2. 원칙대로 하면성공한다, 반드시
정상적인 수익만 보라 | 원칙은 역사의 검증을 받았다
* 투자 칼럼 - 사이버테러 확산, 정보 보안업체 투자유망
3. 투자자의 눈으로 리셋하라
기회는 변화에 있다 | 경제 기사만 보지 마라 | 문화콘텐츠산업에 주목하라
* 투자 칼럼 -문화콘텐츠의 힘-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미래
* 투자 칼럼 - 변화를 읽으면 돈이 보인다
* 투자 칼럼 - 두 발로 꿈꾸는세상
4. 기회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의 몫이다
정보의 파동을 유추하라 | 투자의 적기는 갈등의 시점이다
5. 동업의 기준으로판단하라
속속들이 질기게 공부하라 | 동업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투자 칼럼 - 경청과 경영
* 투자 칼럼 - 역발상의투자-농업에서 기회를 찾다

3장 자본시장이우리의 희망이다
1. 왜 자본시장이 우리의 희망인가
기업가 정신이 자본을 만났을 때
2.신용사회를꿈꾼다
화장하는 기업과 그들의 코디네이터 | 개인왕국을 지향하는 대주주 | 적정유보초과세 도입이 절실하다 |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 투자 칼럼 - 투자자와 대주주 사이, 신뢰 있어야 주식회사가 흥한다
3. 장기투자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증권사는 투자회사로거듭나야 한다 |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배려가 절실하다 | 투자자들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 간접투자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 조기 증여로경제 교육을 시키자
* 투자 칼럼 - 증시 쏠림이 문제되는 이유
* 투자 칼럼 - 당신의 아이를 워런 버핏으로만들려면

4장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할 8가지 질문
1. 업종의 전망이 밝은가
2. 사업 모델이 심플한가
3. 재무구조는 안정적이고심플한가
4.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해 왔는가
5. 성실 공시를 하는가
6. 업종 내에서 경쟁력이 있는가
7. 경영자는누구인가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어 있는가

에필로그 - 내가 주식농부가 된 사연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1장 주식투자, 프레임을 바꿔야 성공한다

프레임을 바꿔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개인이 주식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호랑이 입에 머리를 들이미는 짓이다. 개인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정보력도 떨어지고 같은 정보에 대한 분석력도 떨어진다. 거기다 그들은 막강한 자본력이 있다. 개인 대 개인으로 붙어도 지식과 현장 감각에서 뒤떨어지는데 기관은 그런 인력들이 넘쳐난다. 따라서 개미들은 절대로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대주주를 위한 도박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가까운 사람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말리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한 사람 한 사람 붙잡고 물어본 적은 없지만 기관의 정보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부정할 개인투자자는 없을 것이다. 자금력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덧붙여 개인은 자기 일을 해야 하지만 그들은 밥 먹고 하는 일이 주식이다. 투입하는 시간 역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독자께 질문을 던지고 싶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여러분의 무기는 무엇인가?"


기관, 외국 자본에 대한 열세를 인정하는 분들은 따라하기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면 뭔가 있다면서 매수를 하고 외국인 지분율이 줄어들면 역시 뭔가 있다면서 매도한다. 눈치 보기의 달인이 되어야 하는 셈인데 매일 장이 끝나고 매수매도 집계가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해야 한다. 그들도 일정 기간 동안은 사기만 하고 또 일정 기간에는 팔기만 하는 게 아니다. 눈앞에 있으면 눈치 보기가 쉬울 텐데 숫자만 보고 그들의 전략을 알아야 하니까 효과적인 무기는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무기로 싸워야 할까. 기관, 외국 자본에 비해 개인이 유리한 점은 무엇일까. 나는 자유로움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기관에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은 매년 지수 상승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그러나 개인은 실제 매출이나 수익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내부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


그리고 정보력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직업과 관련된 업종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정보력도 만만치 않지만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는 업계 동향이라면 정보력에서 우위에 설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싸움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그 해답은 주가의 본질에서 찾을 수 있다. 주식은 기업에 대한 지분이며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나는 오래 전부터 시작해 오늘까지 하고 있다. 인생의 목적이 행복임을 잊고 살듯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사실은 종종 잊어버린다. 인생의 목적을 잊고 살면 그에 상반되는 선택을 하게 되듯, 주식도 본질을 잊으면 잘못된 투자를 하게 된다.


기관, 외국자본과 싸우면서 정보력으로 승부해서는 안 된다. 정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용성이 점점 떨어진다. 그리고 개인에게는 시간이 있다.


나는 계속해서 싸움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사실 주식투자는 누군가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 이 싸움에 이겼을 때 생기는 전리품이 투자수익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주식투자가 싸움이고 그 전리품이 수익이라면 패자는 누구이고 전리품은 누구의 돈인가. 내 이웃의 돈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내 이웃의 투자자, 기관, 외국자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인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노력 이상의 돈을 벌겠다는 탐욕, 주가가 하락할 때의 공포 등이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다. 긴 안목과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이 주는 담대함이 주식투자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2장 황금 같은 투자 기회는 생활 속에 있다

동업의 기준으로 판단하라

이 책의 목적을 하나로 정리하라고 하면 독자 여러분이 갖고 계신 주식투자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매매의 영역에서 투자의 영역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긴다. 투자는 돈 놓고 돈 먹기라고 인식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투자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투자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동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주식투자를 동업으로 생각하면 매매라고 보는 데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독자께 동업을 제안했다고 하자.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송금하기까지 여러분이 살펴야 하는 내용은 어떤 것들일까?


먼저 같이 하고자 하는 사업의 전망을 봐야 한다. 사양산업을 한다는데 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는 없다. 최소한 향후 몇 년간은 업종의 전망이 밝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공인된 사양업종이 아니라면 해당 업종의 전망을 판단할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알고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


동업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가 아니다. 사업을 하면서 성과가 나고 손실이 나면 원금이 줄어든다. 주식에서는 주가하락으로 나타난다. 위험부담이 있는 만큼 은행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정상이다. 기대가 충족될 수 있는지를 알려면 해당 사업을 할 때 주된 이익은 어디서 나오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사업을 잘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도 알아야 한다. 재무구조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장사는 그럭저럭 하는데 부채가 많거나 현금 흐름이 나쁘다면 파트너가 될 수 없다.


동업을 할 때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 이익 배분이다. 주식투자에서는 배당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나는 배당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배당률이 현저하게 낮다. 그래서인지 주식투자자들은 시세차익만을 생각한다.


몇 퍼센트 되지도 않는 배당금을 보고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동업에 있어서 배당은 기본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배당을 못한다. 이익을 냈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동업자가 독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익의 규모, 새로운 투자 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배당을 하지 않거나 턱없이 낮은 배당률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 동업 제안자의 과거 배당정책을 보면 소액 동업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연결되는 문제인데, 동업자의 정직성도 중요하다. 기업의 이익을 자회사 등을 통해 빼돌리거나 자신을 위해서만 쓰는 대주주도 꽤 있다.


마지막으로, 동업자가 생각하는 사업의 방향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변하고 기업도 변해야 한다. 미래에도 살아남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내가 그의 전략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납득이 되지 않으면 회사가 어떻게 진화해 갈지 알 수 없다. 이는 아는 사업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렇게 다 따지다가 언제 동업하느냐, 이런 거 다 따지다가는 주식투자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여유를 가지시라. 돈줄을 쥐고 있는 사람은 여러분이다. 우리나라에만 1800여 개의 기업이 여러분과 동업을 하고 싶어 줄을 서 있다.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과감하게 튕겨도 된다.



3장 자본시장이 우리의 희망이다

왜 자본시장이 우리의 희망인가

기업의 인사과 직원은 졸업시즌이 되면 전국의 대학을 다니면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를 하는 날이 다른 기업과 겹치는 때도 많아서, 서로 더 많은 학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선물 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학생들은 어떤 회사가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 적당할지 고민하고 교수님들은 기업의 청탁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 환갑을 맞아 이제 쉬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해 보겠다는 직원에게 사장님은 딱 5년만 더 일해 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상상이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씁쓸하다. 조금이라도 돋보이기 위해, 무의미하고 업무에 도움도 되지 않으며 원하지도 않는 스펙을 쌓기 위해 청춘남녀가 골병이 들고 있다. 40대만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햇수를 꼽아보게 된다. 영어도 잘하고 학점도 높은 졸업생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한때 수십 명의 부하직원을 거느렸던 50대 중년이 아파트 경비를 서고 있다.


일을 하고 싶은데도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사회,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사회, 결혼을 한 부부도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이 우리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는 같되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위정자들마다 다르므로 어떻게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현명한 정책과 영민한 실행을 기대할 뿐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복지든 경제민주화든 기업을 빼놓고는 논의를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예산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쓰는가도 중요하고, 대기업의 확장을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복지에 쓰일 예산도 기업과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거둔 세금에서 나온다. 대기업과 영세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문제도 어떻게 하면 모두 잘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일자리 부족이라는 사회적 과제 역시 기업과 직결되어 있다. 어떻게든 기업이 잘되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이 대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일자리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세계 유수의 기업과 당당하게 어깨를 견줄 만큼 경쟁력이 강하다. 굳이 지원을 해 주지 않아도 자생력이 있다. 지원을 해야 한다면 중소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장기투자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안랩,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바른손. 업종이 다른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 있다. 2012년 초, 총선정국을 이용한 시세조종 대상 기업이었다는 것이다. 독자들께서는 상한가 굳히기라는 용어로 기억하고 계실 것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간략하게 그 수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세력들이 정치인과 연관 있는 종목 하나를 찍어 매도 물량의 몇 배나 되는 매수주문을 상한가에 낸다. 투자자들은 장이 종료될 때까지 가득 쌓여 있는 상한가 매수 주문을 보고 뭔가 있나보다며 다음날 매수에 뛰어든다. 그러면 주가는 더 오른다. 이때 물량을 넘겨 시세차익을 남기는 것이다.


이 수법은 정치테마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거래량이 많지 않고 시가총액이 낮은 종목일수록 손쉽다. 보통 시중에 총발행주식의 50퍼센트 정도가 유통되고 있는데 그중 30~40퍼센트를 매집해 놓고 나머지로 시세조종을 해 버린다. 짧게 해먹고 빠지는 때도 있고 원래 주가의 몇 배까지 끌어올릴 때도 있다. 개미투자자들은 처음에는 이거 뭐지? 작전인가?라며 갸우뚱하다가 계속해서 오르면 여태까지 올랐으니 더 오를 거야라며 뛰어든다.


주가조작은 허위사실로 투자자를 유인한다. 건전한 투자자도 속을 수 있다. 하지만 시세조종은 좀 다르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오로지 지금까지 올랐으니 내일도 올라갈 거라는 미신으로 뛰어드는 탐욕의 치킨게임이다. 그래서 시세조종 혐의가 있어도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더라도 투자자가 손실금을 회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치킨게임에는 아예 뛰어들지 않아야 한다. 세상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주식 거래의 속도도 빨라졌다. 그리고 간편해졌다. 지금은 산속에서도 핸드폰으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클릭 몇 번이면 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투자자들까지 시세판의 변화에 급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 빨라지고 편리해진 것만큼 시세조종도 쉬워졌다. 강도와 사기꾼의 결정적 차이는 강제성에 있다. 강도는 완력으로 상대방의 것을 빼앗지만 사기꾼은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내놓도록 만든다. 이 자발성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피해자의 마음속에 탐욕이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탐욕으로 눈이 먼 사람들이 많으니까 시세조종 같은 수법이 통하는 것이다. 시세조종에 속아 피해를 본 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책임의 50퍼센트는 자발적으로 묻지마 투기에 뛰어든 분들에게 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투기문화는 심각한 지경이다. 투자자보다 투기자가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일반투자자뿐 아니라 전업투자자나 증권사, 투자자문사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주식투자는 투기라고 주장하는 이가 많다. 잘못된 투자문화를 바로잡는 데 일조해야 할 사람들이 얕은 재주만 믿고 투기적 거래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나는 기업의 본질 가치를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나아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투자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장기투자를 하든 단기투자를 하든, 그래서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지 세금제도까지 손댈 필요가 있느냐고 하실 수 있다. 자본주의는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개인에게 있다는 논리도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공익이라는 측면이 있고, 또 각 개인이 항상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면도 있다. 장기투자문화는 자본시장의 건전화, 나아가 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투자자 개인이 수익을 내는 데도 유리하다. 그렇다면 제도적인 뒷받침으로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4장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8가지 질문

업종의 전망이 밝은가

좋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수집해야 할 증거들과 이를 찾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해야 하고 그 해답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아보자. 이걸 하지 않았다면 조사할 만한 건 다 했다고 답해서는 안 된다.


이 업종은 향후 5년 동안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질문이다. 제아무리 경영을 잘하고 기술이 좋아도 업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면 투자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수출기업이 많으므로 세계적인 동향까지 파악해야 한다. 반드시 5년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너무 긴 미래는 예측하기가 어렵고 너무 짧은 미래는 기업이 성장하는 시간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5년이라고 한 것이다. 또 기업이 성장기에서 정체기로 또는 정체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갈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업종의 전망을 잘 알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해당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누누이 개인투자자들은 자기 업종에서 투자할 기업을 찾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자기 업종이 아니라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봐야 한다. 그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경청할 필요는 있다.


각 증권사의 홈페이지에는 분야별 애널리스트가 쓴 업종에 대한 보고서가 있다. 거래하는 증권사가 아니라도 포털사이트 등을 이용하면 여러 전문가의 다양한 견해를 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을 찾다 보면 개별 종목에 대한 보고서도 보일 것이다. 종목에 대한 보고서의 결론은 강력 매수, 매수, 보유, 매도, 강력매도 등으로 표현되는데 매도, 강력매도의 결론이 나오면 보통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들은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기업 탐방을 가기도 한다. 그래서 결론이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목표가도 큰 차이가 없다. 해당 업종의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이 어떤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업종 전체 보고서가 없다면 적어도 애널리스트들이 업종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60개가 넘는 증권사가 있다. 방대한 자료인데, 수익은 늘 노고를 요구한다.


해당 업종에 대한 뉴스도 빼놓을 수 없다. 시스템이 잘되어 있으므로 요령껏 검색어를 입력하면 꽤 긴 기간 동안 해당 업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꼼꼼히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 밖에도 정부의 사이트,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해 왔는가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배당을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단기투자문화 때문이기도 하고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탓도 크다. 나는 모든 일에서 기본이 중요하고 거기에 답이 있다고 믿는데, 주식투자도 그렇다. 기업에 투자를 하고 그 기업이 낸 성과에 대해 배당을 받는 것이 주식의 기본 개념이다. 시세차익만 생각하다가는 투기의 세계로 빠져들기 쉽다.


배당은 기업이 투자자들과 성과를 나눌 만큼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니까 일단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적정수준의 배당은 시장의 상황이 악화되어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기를 겪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는 거기에 담겨 있는 대주주의 의중이다. 어떤 회사처럼 100억 원의 이익을 내고도 3억 원 남짓한 배당을 한다면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동업자로서는 낙제점이다. 주주들을 우습게 아는 대주주가 오로지 배당만을 도구로 삼을 리 없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주주들을 농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어 있는가

PER을 기준으로 경쟁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기업이 있다. 대부분 이런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소외되어 있어서 거래량도 적다. 수준 낮고 성급한 투자자는 이 정도면 반값이다라며 매수를 한다. 그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면 왜 이렇게 낮은지 그 이유를 찾아볼 것이다. 과거에 주가에 영향을 미친 어떤 사건이 있었다면, 역시 다 이유가 있어라며 등을 돌린다. 여러분들은 이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기업을 보셔야 한다.


소외되어 있는 이유를 발견했다면 그것이 합당한지를 파헤쳐봐야 한다. 치명적인 이유라면 당연히 소외되어 있게 내버려둬야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또 지금은 여전히 그 여파가 남아 있지만 현재 추세로 봤을 때 2~3년 후에는 해소되는 이유일 수도 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사람이 많지 않다면 큰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업종 자체가 소외되어 있는 때도 있다. 소외 업종이 제조업일 때는 주가가 주당순자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해 봐도 이 업종이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 등을 돌리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소외되어 있지만 세상의 변화에 따라 점점 주목을 받을 기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분과 나는 단기투자자가 아니다. 소외되어 있던 업종이 몇 개월 후에 당장 주목받는 업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몇 년 후라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 이건 업종만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의 변화를 읽어야 업종의 미래가 보인다.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저 싸게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충분히 저평가되어 있으므로 외부의 위협이 있어도 낙폭이 적다. 또 주당순자산 역시 높으므로 만에 하나 망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배당을 한다면 배당수익률도 높을 것이다. 반대로 이미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기업이나 업종의 주식은 고평가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악재가 있으면 낙폭이 크다.


나는 초기투자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익을 거두었다. 돌이켜 보면 주식투자로 인한 자산의 증식은 우상향 화살표가 아니라 계단식이었다.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에 투자해서 그 이유가 해소될 때까지 인내하고 소통하고 동행하면서 기다리면 언젠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때가 온다. 기회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할 때 가질 수 있다. 소외 업종, 소외 기업에서 미래의 기회를 발견하고 남들이 기다리지 못할 때 기다리는 사람이 주식시장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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