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펀드투자 프리미엄 가이드

펀드란 무엇인가

펀드의 분류

펀드는 돈을 모으는 방식에 따라 사모(私募)펀드와 공모(公募)펀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는 쉽게 이야기하면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으는 것을 말하고, 공모펀드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라도 이익을 얻는다는 공통된 목적을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는 모두 간접투자자산운영업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사모펀드는 100명 이내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지고, 100명 이상이면 공모펀드로 분류됩니다. 사모펀드는 모집인이 적기 때문에 투자 규정이 공모펀드보다 덜 까다롭습니다. 공모펀드는 한 주식에 펀드자산의 10%를 투자할 수 없는 반면, 사모펀드는 이런 규정이 없어서 이익이 나는 곳이면 어디든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런 점 때문에 재벌들의 계열사 지원이나 내부 자금이동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고 검은 자금의 이동에도 사모펀드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 제도상으로 펀드를 수익증권(계약형)과 뮤추얼펀드(회사형)로 나눌 수 있는데, 수익증권은 돈을 운용해 주는 회사(운용사)와 돈을 맡긴 투자자가 계약을 맺어 펀드를 만드는 형태이고, 뮤추얼펀드는 운용사와 돈을 맡긴 투자자가 회사 형태로 펀드를 만들어 투자자가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는 형태입니다. 결국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는 비슷한 개념이지만, 투자자가 단순 계약자냐 아니면 주주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뮤추얼펀드는 회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되기도 하고 매년 주주총회도 개최해야 하는 등 펀드 설립과 해지가 회사 세우는 것과 똑같이 까다롭습니다.

펀드는 운용하는 방식에 따라 액티브펀드(Active)와 패시브펀드(Passive)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액티브펀드는 돈을 운용하는 사람(펀드매니저)의 판단과 능력에 따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고 패시브펀드는 특정한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소극적인 펀드를 말합니다. 특정한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패시브펀드를 인덱스펀드라 부르기도 합니다. 두 펀드 중 어느 것이 좋은지는 펀드매니저의 자질과 시장상황, 그리고 투자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대신 펀드를 운용하는 데 따른 보수가 비싸고, 패시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특별히 좋은 종목을 발굴할 필요없이 주식시장의 오르고 내림만 그대로 쫓아가면 되므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 투자하느냐 해외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국내펀드와 해외펀드로 분류됩니다. 투자하는 지역만 다를 뿐 방식은 똑같습니다. 이밖에 돈을 추가로 넣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추가형과 단위형, 또 펀드에 투자한 돈을 중간에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폐쇄형펀드는 보통 1년에서 3년까지 특정 기간이 지나야만 돈을 찾을 수 있는 데 반해, 개방형펀드는 투자기간에 상관없이 가입한 이후 아무 때나 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방형펀드는 투자자들이 아무 때나 돈을 찾아가 운용이 방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3개월이나 6개월 정도가 지나야 돈을 찾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은 것도 있습니다. 즉, 이 기간보다 빨리 돈을 찾아가면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환매 수수료로 물어야 합니다. 이렇게 떼인 환매 수수료는 다시 펀드자산으로 편입돼 운용되므로 기존의 가입자에게만 좋은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니 돈을 찾을 때는 이런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펀드의 종류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MMF

주식형은 말 그대로 펀드에 주식이 거의 대부분 들어 있는 것으로, 주식이 많이 들어 있으니 당연히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산운용협회나 펀드평가회사마다 펀드를 분류하는 기준은 다르나, 자산운용협회 기준으로는 펀드에 주식이 60% 이상 들어 있어야 주식형펀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또 주식이 들어 있는 비율이 50~60%이면 주식혼합펀드, 주식이 50% 이하로 들어 있고 나머지는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채권혼합펀드라고 합니다. 채권형은 회사채나 국공채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펀드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채권 관련 펀드는 모두 채권에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 40% 이하를 현금성 자산(팔아서 당장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채권형펀드는 어떤 채권을 사느냐에 따라 국공채펀드(국채, 통화안정채권, 한전채와 같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하는 채권으로 신용도와 안정성이 가장 높은 채권)와 회사채펀드(기업이 발행하는 채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통 부도가 날 위험이 있는 회사채펀드가 부도가 날 위험이 없는 국공채펀드보다 금리를 더 쳐서 줍니다. 한편 혼합형은 주식과 채권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주식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 주식혼합형, 채권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 채권혼합형이라고 합니다. 주식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 위험이 큰 반면, 채권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MMF(Money market Fund)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권이나 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시), 콜 등과 같은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보통 채권형펀드에 비해 투자기간이 짧고, 투자위험이 낮은 게 특징입니다. 또 하루만 맡겨도 실세금리의 이자를 주기에 갈 곳을 모르는 시중 자금이 MMF에 몰리기도 합니다. 국내 MMF는 법인용과 일반 개인용으로 나뉩니다. 별도로 펀드를 구별해서 가입하도록 한 것은 법인들의 운영자금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거대 자금을 입출금할 때마다 펀드에 남아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인투자자들은 MMF에서 출금할 때 당일에 찾지 못하고 다음 영업일에 찾을 수 있으며 2006년 7월 1일 이후에는 돈을 입금할 때에도 입금 신청일 다음 영업일에 입금처리가 됩니다. MMF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MMF도 SK글로벌 채권 등을 편입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금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한 국공채가 들어 있는 MMF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환형펀드/ 엄브렐러펀드

전환형펀드는 투자기간을 보통 1년이나 3년으로 정하고 주식형펀드가 일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펀드로 운용방법을 바꿔서 주식에서 달성한 수익률을 보존하는 채권형펀드로 운용방법을 바꿔서 주식에서 달성한 수익률을 보존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상품입니다. 예컨대 1년 만기 전환형펀드가 주식운용으로 10%의 목표수익률을 1개월 만에 달성했다면, 남은 11개월 동안은 채권형으로 전환돼 10%의 수익률을 만기까지 유지하는 형태로 운용됩니다. 이 펀드의 장점은 만기 전에 목표 수익을 달성할 경우 만기 때까지 수익률을 보존한다는 점이지만,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채권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주식으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전환형펀드는 운용사가 알아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채권형으로 전환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엄브렐러펀드는 말 그대로 우산형펀드입니다. 한 우산 안에 여러 개의 살이 있듯이, 엄브렐러펀드(우산형펀드) 안에는 주식형과 채권형, MMF 등 대여섯 개의 다양한 하위펀드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상황에 맞게 투자자들이 이 하위펀드를 갈아탈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예컨대 주식이 바닥이면 주식형으로 운용해서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많이 남긴 후 MMF로 갈아타 원금과 이자를 지킬 수 있고, 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 채권형펀드로 옮겨 수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엄브렐러펀드는 보통 서너 차례 정도 펀드를 갈아타도 이에 따른 수수료를 물지 않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입니다. 그러나 어떤 상품으로 갈아타는지는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투자자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제상황에 둔감한 투자자는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적립식 펀드투자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펀드입니다. 펀드라기보다는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적립식펀드 상품이라고 금융회사들이 광고하고 있지만, 실상 알고 보면 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에 매달 일정한 액수의 돈을 불입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국 적립식펀드는 은행 적금처럼 매달 일정한 금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불입함으로서 시장상황이 바뀌는 데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든 투자 방법일 뿐입니다. 적립식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목돈이 없어도 펀드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과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돈을 일정한 기간 계속 불입함으로서 주식이나 채권의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매달 10만 원씩 4년 동안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경우, 주가가 높을 때도 사고 낮을 때도 사서 주식의 매입단가를 낮춤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게 됩니다. 실제로 적립식투자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도 권유하는 투자 방식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피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증됐습니다. 단, 1년 미만의 단기투자로는 적립식 효과를 보기 힘들고, 최소 3년 이상 장기투자를 계획할 때 알맞은 투자방법입니다.

인덱스펀드

인덱스펀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덱스의 개념부터 알아야 합니다. 보통 주식시장이 오르느냐 내리느냐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의 코스피지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덱스는 이런 코스피지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인덱스들이 존재하는데, 코스피지수가 대표적이고, 200개의 우량종목만을 모아놓은 KOSPI200과 종목 50개로 구성된 KOSPI150, 배당이 높은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을 지수화한 배당지수 그리고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로 구성된 기업지배구조지수 등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코스닥 코스피지수나 우량종목만을 모아 지수로 표시한 스타지수 등도 이에 해당되죠. 인덱스펀드는 이런 인덱스들의 움직임을 쫓아가도록 만들어진 펀드를 말합니다. 다른 것은 신경 쓸 필요없이 이런 주요 지수들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인덱스펀드의 임무는 끝나는 셈입니다. 인덱스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데만 신경 쓰면 된다는 점과, 수수료가 다른 펀드보다 저렴하다는 데 있습니다.

투자전략 세우기

시장상황별 투자전략

- 주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급락할 때

9.11테러 직후를 생각해 봅시다. 전 세계가 테러공포에 휩싸이고 금융이 마비될 지경까지 이르자 투자자들도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때는 주식시장이 공포에 휩싸여 지나치게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03년 상반기에는 사스 확산과 북핵문제, 이라크 전쟁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500포인트 부근까지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역시 기업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막연히 두려운 마음에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서서히 이성을 되찾았고, 다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이 다른 투자자산보다 싸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800포인트를 넘어 2004년에는 900포인트 대까지 올라섰으며, 2005년 11월말에는 1297.44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2003년 하반기에 주식시장에 투자했다면 9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이처럼 주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급락하는 경우, 또 주변에 비관론이 팽배할 경우가 역으로 주식 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주식에는 항상 탐욕과 공포가 존재합니다.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해서 공포가 지배할 때는 주식비중을 늘리고, 탐욕이 팽배해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나설 때는 서서히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이 성공투자의 한 방법입니다. 미국 금융의 심장부 뉴욕의 월스트리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구두닦이가 주식투자를 고려할 때 주식에서 돈을 빼라." 즉 낙관론과 욕심이 넘쳐날 때가 주식의 최고 정점이다라는 이야기죠. 그리고는 바로 내리막길입니다.

-금리가 하락할 때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기에 접어들면,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비싸진다는 말로 주로 경기불황기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경기가 안 좋으면 주식보다는 채권쪽으로 자금이 몰려 상대적으로 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이 때문에 채권 가격이 비싸지는 것입니다. 채권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은 또 이자율이 하락한다는 말과 똑같기 때문에, 채권에 붙는 기본적인 이자에다 채권가격이 비싸짐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자본이익까지 더해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중금리가 올라갈 때는 채권투자로 손해를 볼 수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이 지루하게 옆걸음칠 때

주가가 계속 지지부진한 경우처럼 답답할 때도 없습니다. 이를 두고 하늘에서 비 내리기만 기다린다 해서 천수답 증시라고도 합니다만, 투자자들로서는 여간 괴롭지가 않죠. 자, 이럴 때는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마치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아내듯, 향후 주가상승에 대비해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따라서 바로 그런 종목들을 찾아내 투자하는 가치주펀드나 배당을 상대적으로 많이 주는 배당주펀드 투자가 바람직합니다. 또, 장기적으로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이나 개선될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펀드도 장기성과가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됐고요. 한편 수익을 내기 어려운 횡보장세에서는 선물과 현물주식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위험 없는 거래를 하는 차익거래 펀드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국내시장이 영 부진하다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다른 나라에 분산투자하는 해외뮤추얼펀드가 투자대안이 될 수도 있죠.

펀드 가입하기

펀드 잘 고르는 방법

① 과거 성과가 좋은지

좋은 펀드를 고르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펀드, 혹은 운용사의 과거 운용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검토하는 일입니다. 새로운 펀드가 나오면 이 펀드의 운용성과가 좋을지 안 좋을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펀드를 고를 때는 우선 과거 수익률 정보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과거 3년 동안 펀드 운용성과가 다른 비슷한 유형의 펀드보다 좋을 경우, 그 펀드나 운용사는 믿을 만하다고 판단해도 좋습니다. 보통 1년은 운으로 성과가 좋을 수 있지만 3년 내내 성과가 좋은 것은 운이라기보다는 운용사의 능력이나 펀드매니저의 실력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따라서 펀드를 고를 때는 과거의 운용성과를 꼭 확인해 보십시오. 하지만 과거 3년 동안 운용성과가 좋다고 해서 앞으로 3년도 좋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결국 펀드의 과거 운용성과는 참고자료일 뿐 미래의 수익률을 예측하는 자료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더, 두 펀드의 과거 성과가 비슷하다면 그 중 수익률 변동성이 적은 펀드가 더 유리합니다. 과거 수익률이 들쑥날쑥하다는 것은 곧 이 펀드의 위험관리가 엉망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② 믿을 만한 운용사인지

과거 운용성과가 좋은 펀드를 찾았다면,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체크합니다. 설립된 지는 얼마나 됐고, 시장에서 믿을 만한 회사로 소문이 났는지, 또 운용철학과 운용스타일은 어떤지를 알아봐야 합니다. 요즘은 외국의 유명한 운용사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와서 국내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자질이 전체적으로 많이 높아졌는데요. 유명 외국회사의 경우 내부규정이 국내회사보다 까다롭고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더 엄격한 경우가 많으므로 이름 있는 외국회사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외국운용회사에 돈을 맡기면 국부유출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고객의 돈을 소중히 여기고 일관된 운용철학으로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쨌든 고객입장에서는 국내회사든 외국회사든 고객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내부규정이 까다로워 펀드매니저가 장난을 치기 힘든 회사에 돈을 맡기는 것이 안전하니까요.

③ 믿을 만한 판매사인지

운용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판매사입니다. 펀드를 판매하는 회사는 보통 운용사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KB자산운용을, 삼성증권은 삼성투신을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죠. 또 이들 은행과 증권사에서는 자회사의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설사 다른 운용회사의 상품을 팔더라도 그 비율이 낮고, 고객에게 펀드상품을 내밀 때 자사의 상품을 먼저 권유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판매사를 선택할 때는 이런 자회사 상품 끼워팔기식이 아닌,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 펀드를 판매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④ 기왕이면 1호 펀드에 가입한다

판매사에서 펀드를 팔 때 같은 종류의 상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 모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맨 먼저 모집하는 1호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물론 뒤에 나오는 2호, 3호 펀드가 소홀하게 운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1호 펀드가 잘 돼야 2호, 3호 등도 잘 팔리므로,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나 판매하는 회사 모두 1호 펀드에 각별히 신경을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할 때는 기왕이면 1호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⑤ 운용에 적절한 규모의 펀드인지

펀드는 사람의 몸에 맞는 옷처럼 운용에 적절한 규모가 있습니다. 규모가 커서 좋은 펀드가 있을 수 있지만, 너무 작아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당주펀드나 가치주펀드는 규모가 너무 크면 원래 목표로 했던 운용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배당주식이나 가치주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운용규모가 너무 커버리면 배당주나 가치주가 아닌 주식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대형주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는 운용규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권형은 규모가 커야 합니다. 채권은 주식과 달라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단위가 100억입니다. 펀드에서 거래단위에 맞게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펀드 규모가 1,000억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펀드 규모가 단기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음식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 펀드규모가 급격하게 늘거나 줄어들면 위험하게 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펀드 가입 후 관리

펀드 가입 후 주의사항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언제든지 판매사를 통해 펀드 운용 성과와 포트폴리오 현황 자료를 받아볼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내 펀드가 궁금할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판매사를 통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성과는 좋은지, 혹시 펀드에 들어 있는 주식이나 채권 중 부실한 것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펀드수익률이 매달 들쑥날쑥하거나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주식시장 상승률을 밑돌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꼭 알아보셔야 합니다. 혹시 투자한 종목이나 채권이 부도가 나지 않았는지, 또는 펀드매니저가 시황을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닌지를 가려서 판매사를 통해 운용사에게 이를 시정해 줄 것을 건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말을 항상 염두에 두고, 펀드에 관심을 갖는 만큼 손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펀드매니저의 이름을 꼭 확인하라

요즘 나오는 펀드는 펀드매니저 한 명이 전담해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몇 명이 함께 운용하는 팀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펀드매니저의 독단과 판단 실수를 방지하는 면에서 이런 팀제 운용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집니다. 그럼에도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역할은 결정적입니다. 비슷한 유형의 펀드라 하더라도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펀드매니저의 자질에 따라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능력도 다르고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도 다르기 때문에, 과거 성과가 좋은지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고 이 펀드매니저가 운용 경험이 풍부한지, 자주 회사를 옮겨 다니지 않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운용에 직접적으로 간섭을 해서 부담을 주는 것은 옳지 않지만 관심과 간섭은 분명히 다릅니다. 따라서 가끔씩 자신의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의 말을 해 주기도 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면 만점짜리 투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간에 펀드매니저가 교체됐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간혹 펀드를 운용하는 대표 펀드매니저가 그만두고 다른 매니저가 대신 운용하는데도 고객들에게는 이런 정보를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 시행되는 간접투자자산운용법에는 펀드매니저의 이동과 관련한 정보들을 고객들에게 알릴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따로 이런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습니다. 이런 의무들을 잘 이행하고 있는 운용사라야 진정으로 고객을 위한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펀드수익률과 함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의 신상 변화를 계속 주시하는 게 좋습니다.

■포트폴리오 변화를 주목하라

펀드에 들어 있는 포트폴리오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펀드수익률이 장기간 좋지 않을 때는 펀드에 들어 있는 주식이나 채권이 부도가 나지 않았는지, 혹은 너무 한두 종목에만 치우쳐 투자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판매사는 펀드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펀드 운용보고서를 발송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펀드가 운용되기 시작한 후 펀드 성과와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요 종목들이 나옵니다. 또 개별 종목들의 수익률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부도 할 겸해서, 개별 종목들의 수익률이 전체 펀드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일부 펀드 투자자는 이런 펀드 운용보고서를 매달 받아보고 펀드매니저가 어떤 종목들을 새로 발굴해서 펀드에 투자하는지 참고하기 위해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펀드매니저는 종목발굴을 위해 발품을 팔아 기업 탐방을 가는데, 특정한 달에 코스닥의 A라는 기업이 불쑥 펀드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편입이 됐다면 그 종목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서 새로운 포트폴리오에 추가됐을 것입니다. 이런 포트폴리오 변화를 아는 것만 해도 큰 공부가 됩니다. 펀드에 투자되는 주식이나 채권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면 펀드매니저의 자질이나 운용능력을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또 너무 자주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도 운용의 안정성 면에서는 좋지 않습니다. 자주 종목을 사고팔면 거래비용이 생기고 이 거래비용은 고스란히 펀드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한번 정한 포트폴리오는 시장상황이나 개별 종목별로 중대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일정 기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잦은 매매나 종목 교체는 그만큼 거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또 펀드매니저가 종목선정을 잘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신경 써서 봐야 합니다.

■주식편입비율을 주목하라

앞에서 지적한 대로, 포트폴리오의 변화와 함께 주식 편입비율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보통 전체 펀드에 주식이 80~90%가 들어 있는데, 펀드만기까지 이런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장상황에 따라 주식을 10%로 줄였다가 다시 90%까지 늘렸다가 하는 펀드는 일단 의심을 해야 합니다. 만약 펀드에 주식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올라버리면 그만큼 높은 가격을 주고 주식을 사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또 주가가 고점에 달했는데 주식비율이 90%라면 주가가 떨어질 때 역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으므로 주식편입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좋은 펀드는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늘 일정한 비율의 주식비중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진흙 속의 진주처럼 숨어 있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항상 일정한 비율의 주식비중을 가져가는 것이죠.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펀드는 시장을 예측하는 오류를 범함으로써 손실을 볼 확률이 50%(반대로 이익을 볼 확률도 50%)나 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세요.

■시장상황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라

펀드 투자는 분산투자와 장기투자가 원칙입니다. 따라서 장기투자할 경우엔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투자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펀드에 가입한 후 1년 내내 주가가 하락한다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채권형펀드라도 금리 하락기에 가입하면 유리한 데 반해, 금리 상승기에는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1년 정도의 투자자라면 시장 상황을 관찰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기투자를 하면 이처럼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고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지 않기 위해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이 1년이나 6개월 정도의 짧은 투자기간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이나 금리 환율 등 시장상황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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