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최재붕 (지은이)
ǻ
쌤앤파커스
   
22000
2024�� 06��



■ 책 소개


새로운 문명의 표준을 만드는
‘AI 사피엔스’의 권력, 마켓, 팬덤, 세계관

챗GPT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2023년 이후, AI가 전 세계 자본과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AI 시대의 총아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메타, 테슬라, 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모두 AI 대전에 뛰어들었다. 2019년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로 스마트폰에 전복당한 세상을 정확히 예견한 성균관대 최재붕 부총장이 5년 만의 역작 《AI 사피엔스》로 돌아왔다.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진화한 포노 사피엔스가 AI라는 전대미문의 신무기를 장착하고 어떻게 천지개벽급 신문명의 표준을 만들고 있는지를 세세하게 포착했다.

과거에 스마트폰이 그러했듯, 이미 AI는 사피엔스의 표준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가고 있다. ‘도대체 AI가 나와 무슨 상관이지? 내 일과 비즈니스에, 자녀의 미래에 어떤 영향이 있나?’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이 책은 뭔가 불안하고 막연한 95%의 사람들에게 ‘AI 사피엔스’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정확히 알려준다. 단순히 챗GPT 사용법이나 스킬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유심히 관찰할 것은, 일상의 변화부터 각 산업의 구조적 진화까지 이끌어가는 거대한 축의 전환과 새로운 문명의 시작이다.

■ 저자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기계공학부 교수, 비즈니스모델 디자이너.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이라는 인류의 문명사적 변화 속에서 삶과 비즈니스의 미래를 탐색하는 공학자. 비즈니스모델 디자인과 공학의 융합, 인문학, 동물행동학, 심리학과 공학의 융합 등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4차 산업혁명 권위자이다. 성균관대 기계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워털루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마쳤다.

20만 독자가 열광한 베스트셀러 《포노 사피엔스》를 통해, 스마트폰 이후 등장한 신인류에 의해 인류의 삶이 통째로 바뀌는 문명사적 변화가 도래했음을 설파하며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널리 알려졌다. 2014년부터 기업, 정부 기관, 교육 기관 등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과 포노 사피엔스’에 관한 강연을 2,500회 이상 해오면서 새로운 인류 문명이 일으키고 있는 혁명적 변화와 실상 그리고 새로운 문명에 당면한 혁신 방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포노 사피엔스》, 《체인지 9》, 《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가 있고, 공저로는 《세븐 테크》, 《코로나 사피엔스》, 《머니 트렌드 2024》 등이 있다.

■ 차례
시작하며 _ 포노 사피엔스, 메타 세상을 만들고 AI 시대를 열다

Part 1. 디지털 문명을 넘어 AI로 달려가는 인류
01. 개인의 일상부터 산업의 성패까지,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작
02. 시가총액이 알려주는 미래 기대치, 자본이 쏠리는 곳을 보라
03. ‘디지털 표준’으로 모든 것을 바꾼 새로운 인류의 습관
04. 변화를 거부하는 사회적 관성의 참담한 결과
05. 세상을 뒤덮은 AI 혁명의 서막, 챗GPT 등장
06. 초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빅테크들의 전쟁터, 생성형 AI
07. 혁신 발목 잡는 개도국 관성, 어디서부터 뜯어고칠까?

Part 2. 디지털 신대륙의 주인공 ‘AI 사피엔스’의 세계관
08. 인류의 표준 세계관은 이미 AI 신대륙으로 넘어갔다
09.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부를 창출한 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
10. 문명의 축이 바뀌는 지금, 디지털 주권국가는 무엇을 선택할까?
11. MZ 세계관이 만든 새로운 게임의 룰이 세상을 움직인다
12. 잘파가 뛰어노는 진화된 디지털 세상, 메타버스

Part 3. AI를 만난 메타, 사상 초유의 거대한 신시장을 열다
13. 메타 인더스트리의 탄생, 권력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14. 냉동 김밥 품절 대란이 보여준 메타 세상의 새로운 기회
15. 생성형 AI, 메타 인더스트리의 생태계를 바꾸다
16. BTS부터 불닭까지 메타 시민들이 K에 꽂힌 이유
17. 메타 세계관이 꽃피운 NFT 아트의 확산
18. 이제 엔터테인먼트는 팬더스트리로 진화한다
19. 가장 빠르게 AI 접목해 신사업 개척하는 게임업계

Part 4. 메타 소비자를 선점하기 위해 모든 산업이 빠르게 변신 중
20. AI를 만나 메타로 이동하는 글로벌 광고, 마케팅
21. 메타 인재양성, 고교 교육의 난제를 AI로 해결하다
22. 건설, 유통, 제조업도 메타 인더스트리로 빠르게 전환
23. AI 날개를 달고 저비용 고효율로 진화하는 법조, 행정 서비스
24. 전 세계에 유례없는 대규모 건강검진 데이터는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노다지
25. 반도체 산업은 AI 시대를 이끌어가는 2개의 거대한 엔진이다

Part 5. 시장의 성공법칙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팬덤경제
26. 진짜 왕이 된 메타 세상의 소비자, 팬덤경제 시대를 열다
27. 사활을 건 유통 전쟁, 팬덤이 향하는 곳을 정조준하라
28. “어른은 먹지 마”, MZ 팬덤이 만든 원소주의 성공
29. 팬덤 소비로 세상을 바꾸는 잘파세대
30. 실력은 기본, 그 위에 좋은 경험을 디자인하라
31. 인재, 조직, 철학까지 모든 것을 소비자 경험에 맞춰라

Part 6. 전 세계를 홀린 K-팬덤, 휴머니티로 미래를 디자인하라
32. 메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K-팬덤
33. 인류의 심장을 삼켜버린 K-팝, K-드라마의 기적
34. 대기업도, 제조기업도 반드시 알아야 할 메타 세상의 소비 생태계
35. K-팬덤의 근원은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한 인문학의 힘
36. 인간에 대한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한 AI 사피엔스 시대

마치며_ 사피엔스는 유리한 미래를 향해 진화한다

 




AI사피엔스: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디지털 문명을 넘어 AI로 달려가는 인류

개인의 일상부터 산업의 성패까지,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작

인류 학자에 따르면 오랜 역사를 지닌 사피엔스의 사망원인 1위가 바로 배고픔이라고 합니다. 굶어 죽은 인원이 가장 많다고 하죠. 그래서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굶주림입니다. 그러고 보니 비만인데도 먹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현대인의 식탐이 이해가 됩니다. 사망원인 2위는 바로 전염병입니다. 한때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1/4가량이 소멸했다고 하니 사피엔스가 겪었던 세월을 감안할 때 본능적 두려움으로 각인될 만합니다. 3위는 전쟁이라고 합니다. 전시가 아닐 때도 우리가 엄청난 군비를 쏟아붓고 젊은이들이 애써 군대에 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어쨌든 이번 코로나의 침공은 인류에게 두 번째로 무서운 위협이었고, 그래서 전 세계가 유례없는 전면 봉쇄에 동참했습니다. 디지털 문명은 공포의 확산에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폭증하고 병원이 환자로 가득 차는가 하면 시신을 안치할 곳조차 없어 집단으로 매장하는 영상이 순식간에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가면서 전 인류가 공포에 떨며 격리 생활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필품 사재기가 횡행하고 학생들은 학교에도 갈 수 없었죠. 아이러니하게도 이 갑작스러운 재앙을 해결해준 것 역시 손안의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인류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빠른 속도로 평소의 행동을 바꿔 디지털 문명으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과거로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표준, 뉴노멀

특히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음식이나 생필품을 구하는 데 스마트폰만 활용해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겪었던 생필품 사재기 같은 혼란도 피할 수 있었죠.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문명으로의 대이동을 선택한 사피엔스는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디지털로 쇼핑해야 했고, 식당에서도 QR코드로 인증을 해야 했습니다. 공부도 줌(Zoom)이라는 새로운 도구로 화면을 통해 선생님을 만나서 해야 했고요. 그에 따른 부작용도 지속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아 스마트폰 문명을 외면했던 기성세대에게는 지치고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절대 사용하지 않고 버텼을 세대도 어쩔 수 없이 꾹 참고 디지털 생활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그 결과는 플랫폼 기업들의 데이터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는 모든 이들이 “코로나만 끝나 봐라, 곧바로 옛날로 돌아갈 거야.”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만 4년이 꼬박 지난 지금,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인류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사피엔스의 역사를 보면 행동이든 사고든 ‘과거로 되돌아간’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거기에는 법칙이 존재합니다. 적은 에너지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인류는 기꺼이 그 변화를 받아들입니다.



시가총액이 알려주는 미래 기대치, 자본이 쏠리는 곳을 보라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손에 들려 아이폰이라는 존재가 세상에 나왔을 때도 이 물건이 인류를 이토록 크게 변화시킬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 당시 모든 컨설팅회사가 ‘게임이나 즐기는 어린 세대들에게 어필할 뿐 세계 시장에서의 확대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예상했죠. 그러나 아이폰은 마치 태풍 같은 위세로 확장하며 세계 시장을 휩쓸었죠.


다행히 삼성은 구글과 손잡고 2010년 갤럭시S라는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합니다. 이후 스마트폰은 불과 십수 년 만에 인류의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아니, 도구를 넘어 마치 인공장기처럼 우리 삶에 스며버렸죠.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난 나라입니다. 데이터로 보자면 디지털 활용에 대한 적응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였다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사람을 ‘포노 사피엔스’라고 부릅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간의 학명에 폰을 의미하는 ‘포노(Phono)’를 붙인 신조어죠. 제가 2019년 이 제목으로 책을 쓰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제 인간의 몸이 ‘오장육부’가 아니라 ‘오장칠부’라고 이야기합니다. 간 밑에, 쓸개 밑에, 스마트폰이라고 말이죠. 이제 스마트폰은 필수적인 인공장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표현 같습니다.


냉정한 자본의 이동과 해외 빅테크의 10배 성장

주식을 사는 사람들의 기준은 예나 지금이나 오직 하나입니다. 단기투자냐 장기투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투자자들은 앞으로 오를 것 같은 주식을 삽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확실히 잘될 것 같은 기업의 주식을 사죠. 즉 주식가격이 높다는 것은 미래 성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시가총액은 곧 ‘미래 기대치’라고 정의하는 게 맞겠죠.


앞서 언급했듯이 코로나를 만난 인류는 더욱 빠르게 디지털 문명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연쇄효과를 일으켜 뉴노멀, 새로운 인류 문명을 만들어내는 중입니다. 당연히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올랐겠지요. 정확히 4년 만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 달러를 넘어 3,776조 원이 되었고 MS도 3,600조 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오르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500조 원 언저리에 있습니다. 도요타도 320조 원 근처를 맴돌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제 ‘넘사벽’의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미래 성장의 기대치가 삼성전자에 비해 8배나 높아졌습니다. 반도체 1위 기업은 GPU로 수혜를 본 엔비디아가 차지했습니다. 무려 1,500조 원짜리 기업으로 급성장한 겁니다. 테슬라도 1,000조 원을 넘어 10위권 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서학개미들이 옳았네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던 아람코가 2020년 1월에 상장해서 세계 1위를 차지하더니 이제는 3위까지 내려섰습니다. 미래가 확정된 사우디의 엄청난 석유 매장량보다 아이폰의 미래 기대치를 더 높게 보고 있는 인류의 판단이 정말 놀랍습니다.



디지털 신대륙의 주인공 ‘AI 사피엔스’의 세계관

인류의 표준 세계관은 이미 AI 신대륙으로 넘어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세계관은 달라졌습니다. 땅 위에서 생활하던 인류의 생활공간은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 신대륙으로 확장되었죠. 이것을 ‘디지털 세계관’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무언가 궁금하면 폰을 열고, 친구에게 송금할 때도 폰을 열고, 쇼핑할 때도 폰을 엽니다. 어디를 갈 때도,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이미 무의식적으로 폰을 열어댑니다. 그런데 이 모든 서비스는 땅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것들이 어디에 존재하고, 나한테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모르죠. 단지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인류의 표준 생활방식이 되었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인류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되었고 그래서 우리의 세계관은 디지털 신대륙으로 확장되었죠. 과거와 현저히 달라진 인류의 표준 세계관을 우리의 일상으로 불러들여야 합니다.


디지털 신대륙은 AI 신대륙으로 진화 중

포노 사피엔스의 세계관은 디지털 신대륙이 그 중심입니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폰에 담긴 앱을 열고 톡톡톡톡 몇 번 누르면 송금이 완료됩니다. 당장 내일 아침에 아이가 학교에 들고 가야 하는 준비물이 있다는데 지금 시간이 밤 10시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앱을 열고 새벽배송으로 주문하면 6시 반 우리 집 문고리에 준비물이 어김없이 걸려 있습니다. 학교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수업의 절반쯤은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미국에 계신 교수님 강의를 줌으로 듣기도 합니다. 그 정도는 약과죠. 스탠퍼드대학이나 MIT는 이미 2001년부터 20년 이상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모두 공유하고 있습니다. 전 인류가 지식을 공유하자는 뜻이죠. 값싼 생활용품을 찾으려면 요새는 쿠팡이나 SSG닷컴도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도 인기입니다. 그런데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는 중국 플랫폼입니다. 그러고 보니 플랫폼에서는 이미 국경이 무의미하네요. 이 중국 플랫폼들은 지금 미국으로 진출해 아마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넷플릭스, 유튜브…, 사실은 전부 외국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거의 매일 사용하는 플랫폼들입니다. 이것이 모두 디지털 신대륙의 일부입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십수 년 만에 인류의 세계관은 디지털이라는 신세계로 확장되었고 이제 모두가 그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인류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디지털 신대륙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더욱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신대륙에는 데이터가 가득하고 그걸 활용해서 다양한 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갑니다. 진화하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드는 AI 신대륙, AI 사피엔스들의 새로운 생활공간입니다.


애초에 인류는 언제나 축적된 역사, 축적된 지식, 인지할 수 있는 공간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형성해왔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지구를 개척하며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긴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에서 기술하고 있듯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유라시아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끊임없이 진출하며 서로 다른 문명을 구축하고 전쟁과 교류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며 진화해왔습니다.

역사의 변곡점에서 탄생한 새로운 세계관

유럽은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을 나눠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좀 더 먼 아시아로 눈을 돌렸습니다. 인도, 베트남 등 가까운 나라들부터 야금야금 식민지로 만들어갔죠. 그리고 마지막이 중국이었습니다. 사실 중국은 아시아의 맹주로 유럽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1840년 시작된 아편전쟁에서 중국군은 불과 4,000명의 영국군에게 처참하게 패배하고 맙니다. 그리고 1842년 그 유명한 ‘난징조약’을 맺으면서 홍콩을 영국에 넘겨주고 본격적인 개방에 들어갑니다. 말이 개방이지 그야말로 대규모 약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때부터 아시아를 지배하던 세계관, 즉 중화사상이 무너지고 ‘세계의 중심은 유럽’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이 아시아 전체로 번져갔습니다. 이후 1860년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공격으로 베이징까지 함락되자 그 위기감이 결국 조선으로까지 퍼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조선의 오래된 ‘사회적 관성’은 또 국가의 미래를 망치는 결정을 내립니다. 수많은 대신과 지배계층인 양반들이 ‘사대’ 정신을 강조하며 오랜 종주국인 청나라에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이들의 지지가 필요했던 대원군은 유럽 국가와의 교류를 금지하고 천주교를 탄압하는 ‘쇄국정책’을 실시하죠. 새로운 세계관을 받아들여 개혁을 추진하고 국력을 키워도 될까 말까 한 1800년대 말에 조선은 오히려 수많은 유럽 신부들과 천주교도들을 학살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축의 전환, 세계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비슷한 시기 일본은 그동안 주의 깊게 관찰했던 유럽의 발전을 실감하고 메이지유신을 통해 국가의 시스템을 근대 국가로 대전환합니다. 1860년대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고 보면 불과 몇십 년의 차이였을 뿐입니다. 이 성공적인 전환으로 일본은 순식간에 유럽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의 최강국으로 거듭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쉬운 순간의 선택이었습니다. 1910년 조선은 결국 멸망하고, 이후 35년간 엄청난 고통과 치욕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역사를 잊지 말자’라는 말만 나오면 식민지 시절을 떠올릴 만큼 고통의 역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청년세대도 ‘일본한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진짜 일본 탓인가요? 조선의 멸망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우리는 정말 잘못한 게 없는데 나쁜 일본이 침략해서 일어났던 일일까요? 그 당시 강대국이 약소국을 식민지화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은 인류의 보편적 상식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고, 일어날 만한 일이었다는 거죠. 문제는 사회지도층의 무능함이었습니다. 거의 1,000년 넘게 지속한 중국 중심의 사대주의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했던 사회지도층이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 애써 새로운 유럽 중심의 세계관을 배척했던 것입니다. 불과 인구의 4%에 불과했던 양반 신분을 지켜내려고 철저한 쇄국을 주장했습니다. 입헌군주제를 기반으로 신분 차별이 없는 시민사회를 만드는 유럽의 문명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세계관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조선은 스스로 ‘멸망의 문’을 열었습니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세계관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때, 어떤 위기가 오는지 150년 전 조선의 역사가 아주 명확하게 증명합니다.


1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힘의 판도를 바꿨고 보편적 세계관도 바꾼 거대한 전환이었습니다. 지금의 AI 혁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류는 디지털 신대륙 위에 새로운 문명을 빠르게 구축하고 또 엄청난 속도로 진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변화가 AI의 활용입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조선의 멸망에 대해 우리는 대신들과 양반들, 즉 소수의 사회지도층 잘못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때는 그랬을 수 있습니다. 모든 정보와 지식, 권력을 그들이 독점했었으니까요. 지금은 어떤가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한테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회지도층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습니다. 디지털 신대륙에서는 누구나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자신의 의사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 학습을 통해 달라진 인류의 ‘새로운 세계관’도 인지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나의 세계관이 달라져야 우리 가족이, 우리 직장이, 우리 사회가 달라집니다. 인간의 마음은 소프트웨어와 같습니다. 나의 행동, 나의 미래를 마음이 지배합니다. 디지털 세계관으로 마음을 업데이트하고 디지털 시대를 넘어 AI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바야흐로 AI 사피엔스 시대가 시작되었으니까요.



전 세계를 홀린 K-팬덤, 휴머니티로 미래를 디자인하라

메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K-팬덤

글로벌 팬덤경제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이 경이로운 기록을 많이 세웠습니다.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놀랍게도 ‘아기상어’입니다. 유튜브 영상 중 유일하게 100억 뷰를 넘은 ‘아기상어’는 벌써 140억 뷰를 넘었는데도 조회 수 증가가 멈출 줄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특이한 현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는 주요 고객은 바로 아기들입니다. 아직 말도 할 줄 모르는 아기들이 왜 이 영상을 그토록 좋아하는 걸까요? 말을 못한다는 것은 아직 어떤 교육도 받기 전이라는 뜻입니다. 순수한 상태의 아기들은 어째서 그 수많은 영상 중에 대한민국 기업이 만든 이 영상에 그토록 열광할까요?


인기의 원인을 분석한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우선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 불려왔던 구전 동요를 원곡으로 참고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서 한국적인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때 원곡 소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저작권 소송을 건 적도 있었죠. 물론 구전 동요라는 이유로 인해 저작권은 누구에게도 없다는 판결이 났습니다. 실제 이걸 만든 스마트스터디에서도 구전 동요를 참고하되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의 앞부분을 삽입하고 가사, 멜로디 등을 잘 편집해 만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도 이 구전 동요로 음악을 발표한 사례가 많았지만 퍼지지는 않았습니다. 왜 하필 지금에 와서 그러는 걸까요? 이러한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 K-팬덤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아기상어’ 사건

아직도 왜 그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2010년 파주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도전이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한 건 분명합니다. 더핑크퐁컴퍼니(옛 스마트스터디)는 아기상어의 인기 덕분에 아기들을 위한 캐릭터 산업의 상징이 되었고, 무려 2,500여 개 이상의 기업들에게 콘텐츠 사용권 로열티를 받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주춤하긴 했지만 더핑크퐁컴퍼니의 기업가치는 수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덤 덕분이죠. 어린 시절 디즈니나 일본 캐릭터만 보고 자랐던 기성세대에게는 감회가 새로운 사건입니다. 전 세계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니까 말이죠. 이것이 메타 세상의 놀라운 가능성입니다.


2010년 메타 세상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삼성출판사의 ‘아이들 교육’ 철학을 반영해 설립된 회사가 더핑크퐁컴퍼니라는 겁니다. 불과 수십 년 사이 우리는 전 세계 아이들이 열광하는 콘텐츠 기업을 갖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대전환이 아니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물론 핑크퐁에 앞서 엄청난 글로벌 팬덤을 이끌었던 뽀로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뽀로로는 여전히 방송이라는 레거시를 통해 팬덤을 만든 캐릭터였습니다. 진정한 메타 시대의 자발적 팬덤의 산물은 역시 ‘아기상어’입니다.


명심할 것은 삼성출판사와 더핑크퐁컴퍼니의 성공스토리가 보여준 디지털 문명 시대의 엄청난 가능성입니다. 선진 서구 문물을 들여와 카피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떤 기업이든 세계적 팬덤을 만들 수 있는 무구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아기상어가 증명한 겁니다. 메타 세상은 그래서 꿈꾸는 자의 무대입니다. 무한 가능성의 글로벌시장입니다.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대담한 도전을 할 수 있습니다.


MZ의 세계관을 집어삼킨 K-웹툰

특이한 것은 세계적인 팬덤을 일으킨 주체가 아기들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K-웹툰의 인기도 엄청납니다. 지금이야 웹툰을 보는 연령층이 10대부터 50대까지 매우 다양해졌지만 그래도 주요 고객은 역시 MZ세대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유독 대한민국의 웹툰에 열광하는 걸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가별로 유명한 작가들이 있고, 이들이 네이버나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에 작품을 올려 큰 수입을 올리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 젊은 작가들의 글로벌 인기는 압도적입니다. 이들이 만든 웹툰의 인기 덕분에 우리나라 네이버나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이 세계 100개국에서 쭈욱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갈수록 늘어가는 웹툰의 팬덤 덕분에 웹툰 플랫폼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웹툰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빅테크들도 웹툰 플랫폼 사업에 참전했습니다. 2023년 초 애플과 아마존이 웹툰 플랫폼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에서도 《드래곤볼》과 《데스노트》 등 만화출판으로 유명한 슈에이샤가 ‘점프툰’이라는 웹툰 플랫폼을 오픈하고 2024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만화출판에만 전념하던 일본이 달라진 거죠. 카카오 픽코마는 2023년에만 일본에서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니 속이 탈 만도 합니다. 우리 웹툰 플랫폼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무려 70%입니다. 망가와 애니메이션의 본고장 일본에서 말이죠. 특히 카카오 픽코마의 점유율과 매출은 압도적입니다.


네이버웹툰의 2023년 4분기 웹툰 매출은 4,794억 원이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2024년에는 2조 원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국내), 카카오픽코마(일본), 카카오웹툰(글로벌)은 인앱 매출(앱을 통해 결제되는 금액)로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앱 매출은 네이버웹툰이 2위입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웹툰 플랫폼 수입이 이 정도면 게임산업과 더불어 황금알을 낳는 신사업으로 불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고 그걸 선진국이 카피하는 일도 가능하다는 걸 웹툰 플랫폼들이 증명했습니다.


인류의 심장을 삼켜버린 K-팝, K-드라마의 기적

BTS와 블랙핑크가 만들어낸 인류의 의식 변화

처음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을 때 모두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치고 올라갔을 때만 해도 잠깐 그러다 말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BTS가 등장했죠. 2013년 데뷔한 BTS는 놀라운 팬덤을 폭발시키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2020년에는 ‘다이너마이트’라는 곡으로 우리나라 가수 역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합니다. 미국처럼 대중음악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나라에서 아시아의 보이그룹이 1위에 올랐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바로 후속곡 ‘세비지 러브(Savage Love)’가 또 1위를 기록합니다. 그 이후에는 잠시 주춤하는 것 같더니 연말에 다시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으로 1위를 차지합니다. 2021년에도 폭발적인 팬덤은 이어져 ‘버터’,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무려 3곡이 다시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릅니다.


그뿐 아닙니다. 멤버들의 군입대로 완전체 활동이 어려워지자 지민이 솔로로 나섭니다. 그런데 놀랍게 지민의 신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2023년 4월 발표와 함께 바로 핫100 1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 솔로 가수가 부른 노래로는 최초로 핫100 1위를 차지하며 또 한 번 신기록을 세운 겁니다. 이번에는 멤버 중 막내 정국이 2023년 7월 ‘세븐(Seven)’이라는 곡을 들고 솔로로 나섭니다. 그리고 또 당연하다는 듯 다시 핫100 1위를 차지해버립니다. BTS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군입대 기념으로 하는 거냐는 소리까지 나옵니다. 이렇게 BTS는 그룹과 멤버 솔로가 모두 핫100 1위를 차지한 역사상 9번째 그룹으로 기록되었는데 그 인기를 감안하면 비틀즈와 동급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모든 멤버들이 돌아와 다시 활동할 때면 또 얼마나 새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성숙한 팬덤으로 이어갈지 더욱 기대됩니다. 이들이 제대 기념으로 ‘갤럭시 온디바이스 AI 음악폰’을 기획하고 개발한다면 어떨까요? 100억쯤 줘도 아깝지 않습니다.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은 10%만 삼성이 갖고 나머지는 BTS와 그 팬들에게 환원하는 겁니다. 해본 적 없다고요? 무모하다고요? 그런 도전이 필요합니다.


인간에 대한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한 AI 사피엔스 시대

아이폰이 탄생한 2007년의 인류와 2024년의 인류는 같을까요? 근본적으로는 같은 인류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이폰을 통해 하나가 된 세계를 만난 디지털 원조 세대는, 이제 일상이 된 디지털 세계를 아이폰이라는 디바이스를 통해 대물림합니다. 그리고 그걸 받아든 지금의 세대는 그 세계관을 진화시키고 더욱 넓혀 메타버스 놀이터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챗GPT 같은 AI 친구를 만들어 대화하면서 국경 없이 소통하는 메타 세상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새로운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심장이 노래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입니다. 애플을 이기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애플은 여전히 게임 커뮤니티를 매우 중시합니다. 사실 애플의 아이폰이 도태되지 않고 노키아와 애니콜을 넘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게임 덕분입니다. 실제 아이폰이 나왔을 때 가장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킨 건 ‘앱스토어 생태계’였습니다. 앱스토어에는 게임은 물론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발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몰려들었고, 거대한 애플의 앱 소비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인류 문명변화를 이끌었던 겁니다. 이미 잘 알려진 애플의 성공 스토리입니다.


재미와 감동, 인류의 보편적 욕망은 언제나 유효하다

결국 게임을 기반으로 출발한 앱스토어가 애플 팬덤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입니다. 게임에 대한 인류의 욕망을 출발점으로 삼은 건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사실 그는 아이팟 출시 경험을 통해서 음악에 대한 인류의 보편적 욕망이 얼마나 거대한지 확인한 터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비디오 기반의 게임으로 확대했죠. 이제 게임은 인류의 보편적 문화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앞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노래하게 하는 즐거움도 게임과 연계성을 갖도록 하는 게 맞습니다. 비즈니스 기획도, 신제품 기획도, 신규 서비스 기획도 이러한 ‘즐거움’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최근 급성장 중인 엔비디아의 출발점도 게임입니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친구들을 위해 새로운 CPU 및 그래픽 보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사업화되어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MS는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무려 82조 원에 인수했고, 메타버스 게임의 원조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모장도 인수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게임의 미래에 대해 진심입니다.


심지어 테슬라도 게임을 몹시 좋아합니다.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디자인하고, 심지어 아무 때나 업데이트를 해줍니다. 거기다 옵션으로 차량 내부에 큰 화면을 제공해 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모델들은 음악에 따라 눈(헤드라이트, 램프 등)이 번쩍거리고 팔다리(도어, 트렁크 등)가 흔들리는 댄싱 옵션을 넣어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죠. 10대를 디자인에 참여시켜 그들이 원하는 옵션을 엔지니어들이 구현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사소하지만 열광을 부르는 도전입니다. 이런 옵션들이 과연 몇 번이나 쓰이겠냐, 그런 게 차량을 구입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겠냐, 혹시 사고라도 나는 거 아니냐 등 세상에는 안 해야 하는 이유만 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실패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애플이나, 엔비디아, 테슬라는 어째서 두려워하지 않을까요? 혁신을 이끌어온 기업들이 가진 조직문화 덕분입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도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혁신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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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