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저자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질문들을 던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는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경제활동에 쏟아붓지만 왜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까?’ ‘이렇게 경제생활에 온 힘을 쓰면 쓸수록 왜 허무와 고독과 불안은 더 커져만 갈까?’ ‘뿐만 아니라 생태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은 왜 더욱 공고해져만 갈까?’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지난한 과정을 생략하고 저자의 결론을 먼저 소개하자면, “경제생활이 우리를 허무와 고독과 불안으로 밀어 넣도록 짜여져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러한 경제생활의 조직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는 것이다.
위기, 위기 이후, 위기 이후의 경제학
그는 지금 우리의 경제생활의 틀이 세 층위의 위기에 둘러싸여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생태 위기를 낳고 있으며, 둘째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낳고 있고, 셋째는 개인의 삶과 마음의 차원에서 허무와 고독과 불안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활의 틀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자연과의 관계를 망치고, 이웃과의 관계를 망치고, 나 자신과의 관계를 망치는 이런 삶은 결코 우리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저자는 결국 위기에 휩싸인 지구적 산업문명의 상태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게 만들고,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생활에 대해서도 그저 체념할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존재로 만드는 근원이 세속 종교가 된 경제학에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허무와 고독과 불안으로 몰아넣는 경제생활의 틀에서 끄집어내 마음과 몸으로 움직이는 활기찬 인간을 다시 소생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저자 홍기빈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외교학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캐나다 요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KPIA) 연구위원장과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홍기빈의 이야기로 풀어보는 거대한 전환’을 진행했으며, 온·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나더 경제사』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소유는 춤춘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자유시장』 『모두를 위한 경제』 『도넛 경제학』 『차가운 계산기』 『경제인류학 특강』 『돈의 본성』 『거대한 전환』 『카를 마르크스』(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수상) 등이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홍기빈 클럽〉과 네이버 카페 ‘어나더 경제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 차례
서문
1부. 위기
1. 우리는 풍요롭지 않다
계속 성장하고 계속 소비할 수 있을까 / 사회적 불평등과 ‘인적 자본’ / 무기력해진 인간
2. 세속 종교가 된 경제학
세속 종교와 인간의 이미지 / 호모 이코노미쿠스, 경제적 인간
3. 이것이 인간일까
인간의 ‘스냅 사진’으로서의 경제적 인간 / 인간은 살아간다 / 허무, 고독, 불안은 인간의 운명이 아니다
2부. 경제적 인간
1. 법칙을 찾아라
‘잘못 놓여진 구체성’ / 욕망과 상업 / 애덤 스미스 / 맬서스와 리카도, ‘임금 철칙’ / 밀의 ‘수줍은’ 경제적 인간
2. 경제적 인간을 놓고 벌어진 ‘전투’
경제학이 찢어지다 / ‘방법론 전쟁’ / 경제인류학 대 시카고 경제학
3. ‘삶이 예술의 모방’이 되어버리다
‘사이보그’가 된 인간 / ‘경제적 인간’의 전성시대 / ‘카메라가 아니다’
4. 실제의 인간을 그려낸 이들
존 러스킨 / 소스타인 베블런 / 칼 폴라니와 칼 윌리엄 캅
3부. 욕망
1. 욕망은 무한하지 않다
욕망의 해부 / 허무, 무한 소비라는 질병의 증상
2. 욕망의 ‘양’을 찾아내는 방법
수단의 양은 목적으로 결정된다 / 목적은 더 상위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서의 ‘최고선’과 ‘좋은 삶’
3. 욕망에 질서를 부여한다
살림살이 경제학 / 무엇을 조달할 것인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 ‘욕망의 포트폴리오’
4. 부엔 비비르
욕망에는 위계가 있다 / 나와 이웃과 사회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삶
4부. 활동
1 경제적 인간의 운명은 ‘불안’이다
‘경제적 인간’의 활동 1 : 합리적 계산과 선택 / ‘경제적 인간’의 활동 2 : 고역스런 노동 / 내가 나를 지배하는 테일러주의
2 ‘피어나는 삶’으로서의 경제활동
에우다이모니아 / 잠재된 욕구란 / 욕구와 능력은 동전의 양면이다
3 활동으로서의 ‘부’
중세 말 이탈리아 상인들의 시각 /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 활동을 어떻게 조직하고 계획할 것인가
5부. 관계
1. ‘인적 자본’의 시대
노동에서 인적 자본으로 / 인적 자본은 ‘전기 양’을 꿈꾸는가 / 투쟁 영역의 확장
2. 19세기의 ‘협동’ 경제사상가들
퇴니스의 ‘동지사회’ / 프루동의 ‘상호주의’ / 오언의 ‘협동’
3. 21세기의 ‘협동’ 경제 조직들
플랫폼 협동조합 / 동료생산·커먼즈 / 연대 경제
6부. 미래가 힘이다
1. 인간의 본성이란 있는 것일까
노동의 ‘소외/양도’ / ‘유적 존재’는 없다
2. 인류의 경제생활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베블런의 진화경제학 / 결국 다시 ‘좋은 삶’인가
3. 산업사회의 진화가 새로운 경제생활의 틀을 만든다
산업의 변화 / 잠정적 유토피아
4. 위기 이후의 세상이 온다
더 읽기를 권하는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