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전환

   
노무라종합연구소
ǻ
알에이치코리아
   
19800
2020�� 11��



■ 책 소개


팬데믹 이후의 세계, 무엇이 살아남고 진화할 것인가?
일본 최고의 민간경제연구소가 50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예측한 미래 시나리오

2020년 세계는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로 잃어버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인류는 적어도 동시대에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팬데믹 상황을 맞이했고, 비일상적인 일들이 일상이 되는 시간을 겪어내고 있다. 세계 경제는 각국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정부의 현금 지급 등 강력한 금융 지원이라는 초완화적 경제 정책을 통해 버티고 있음에도 급강하하여 1929년의 세계 대공황 이후 최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더 심각하고도 난처한 문제는 도대체 이 바이러스가 언제 사라질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감염병의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되어 가지만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여전히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이 훌쩍 넘는 상황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시간. 많은 것이 이미 달라졌고, 섣부르게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 해도 적어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이전의 삶의 방식, 일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임을,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룰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일본 최고의 민간경제연구소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인류가 맞이한 이 거대한 난관을 헤쳐가기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바로 신간『코로나 대전환』을 통해서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50년 이상 축적된 글로벌 경제와 사회, 산업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의 현 상황과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소비, 주거 등의 라이프스타일, 일하는 방식부터 경제, 환경까지 단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던 뉴노멀이 무엇인지를 예측하고 그 안에서 무엇을 선점해야 하는지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 저자 노무라종합연구소
Nomura Research Institute, Ltd.
1965년 일본 최초의 민간 싱크탱크로 설립된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해외 거점을 포함해 약 6,300여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각국 정부를 비롯하여 전기ㆍ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건설, 부동산, 유통, 금융 등 다양한 업종의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1,000여 건 이상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은 1995년에 설립된 이래, 한국 정부의 경제 산업 정책 입안이나 실행 지원,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전략 수립, 신규 사업 지원 및 조직ㆍ경영 혁신, 해외 사업 진출 지원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NRI그룹에 축적되어 있는 국제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제와 산업 분석, 기업 경영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의 통찰과 실현을 담당하는 ‘미래사회 창조기업’으로서 도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이 책 『코로나 대전환』은 노무라종합연구소 일본과 서울 법인이 합작하여 인류가 직면한 팬데믹 위기 상황과 그로 인한 변화를 진단하고 예측한 미래 보고서이다. 1부는 세계적인 이코노미스트인 사사키 마사야를 중심으로 한 일본 본사에서 전망한 것으로 초확정적 금융완화 정책으로 버티고 있는 세계 경제의 현 상황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팬데믹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들을 심츨 분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특유의 정확한 데이터 분석으로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난제에 대한 해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2부는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팬데믹 이후 완전히 달라질 일상과 직업의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라이프스타일, 워크스타일, 비즈니스모델의 뉴노멀을 제시하고 선점해야 할 전략을 제안한다.

■ 차례
서문

PART 1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경제 전망
-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대전환의 시그널

1장 팬데믹이 불러온 세계 경제의 지각 변동
01 대공황 이후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세계 경제
02 초확장적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은 없는가
03 불투명한 세계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04 코로나 시프트, 세계는 연대할 수 있는가

2장 미국 대선 이후 미중 마찰의 향방
01 미중 무역전쟁은 불가역한 대세
02 미국은 중국과 화해할 생각이 없다

3장 대전환이 요구되는 한국 경제의 미래
01 한국 경제의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02 최대의 버블 리스크, 부동산시장

PART 2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미래 전략
-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미래 시나리오

4장 일상의 모든 것이 달라지는 라이프스타일 시프트
01 소비 트렌드의 격변과 이중적 소비심리
02 셀프케어와 럭셔리 소비시장의 확대
03 소비자의 역할이 완전히 달라진다
04 집콕 라이프와 언택트 소비의 확장성
05 업글인간을 위한 라이프 트렌드
06 최고의 부담으로 등극한 가사 양육 서비스의 미래
07 지역 공동체와 슬세권이 뜬다
08 복합 공간으로 진화하는 집

5장 일하는 방식의 대전환, 워크스타일 시프트
01 코로나가 앞당긴 일의 미래
02 유연한 근무는 안착할 수 있을까
03 골드칼라가 주도하는 시대가 온다
04 네트워크형 직주근접 오피스의 부상
05 미래형 오피스의 조건

6장 뉴노멀과 비즈니스모델 시프트
01 디지털 전환과 혁신 모델
02 가속화되는 비즈니스모델 초혁신
03 지속가능 전략의 효용성
04 지식생산성과 디지털 자본주의
05 언택트 소비시대의 기회와 전략

 

 




코로나 대전환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경제 전망

대공황 이후 최대 난관에 봉착한 세계 경제


인류는 현재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팬데믹(pandemic, 세계적인 대유행)이라는, 21세기 이래 가장 험난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19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2019년 12월 31일,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듬해인 2020년에 세계가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주목하는 동안 우한을 중심으로 한 바이러스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춘절을 코앞에 둔 2020년 1월 23일, 우한시 정부가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교통기관 운행 정지를 돌연 발표하면서 이번 팬데믹 사태 최초의 도시봉쇄(lockdown)가 시작되었다.


그 후 감염은 미국과 유럽 등을 거쳐 전 세계로 퍼졌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감염자 누계는 2020년 8월 11일 13시 기준, 2,002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중 미국 확진자 수가 약 509만 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이르고, 브라질 305만 명, 인도 221만 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시점에서 사실상 상위 3개국이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19년 12월 31일 코로나19가 처음 전 세계로 알려졌을 당시에는 아주 일부의 현상으로 다루는 데 그쳤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홍콩, 한국, 일본으로 퍼졌을 때조차도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디어에서 방송되는 이러한 광경이 아직까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걸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공식 발표가 쏟아졌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경제를 멈춰 세운 도시봉쇄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도 이 무렵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미국, 유럽 등을 경유해 세계 각국으로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하여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을 비롯하여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도시봉쇄 및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세계는 코로나19에 관한 공통적인 지식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우선은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것 이외에 감염 확산을 억제할 방도가 없었다.


각국 및 지역 정부들이 어느 정도 행동에 제약을 가했는지에 대해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가 각국 정부들의 감염 확대에 관한 대응을 추적하여 수치화(OxCGRT, The Oxford Covid-19 Government Response Tracker)하였는데 이는 국가별 대응을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돕는다.


이 중 각국의 도시봉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8가지 정책(국제 도항 제한, 공공행사 취소, 학교 폐쇄, 집회 제한, 국내 여행 제한, 사무 공간 폐쇄, 외출 제한, 공공교통기관 폐쇄)의 엄격도와 코로나19에 관한 정보의 인지 정도에 관한 지표를 한데 묶은 정부대응 엄격성지수(Government Response Stringency Index)의 추이를 살펴보면, 감염이 조기에 인지되었던 동북아시아 및 베트남에서는 늦어도 2020년 2월 하순부터 정책적 대응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 지역은 최초로 감염이 확산된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엄격한 정책적 접근이 실시된 것은 3월 이후이다. 서구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고, 실제로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급하게 도시봉쇄를 취했다. 또한 이 시기의 감염 확산 방지에 성공한 뉴질랜드와 베트남에서도 중국과 그 외 미국,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엄격한 행동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확산에 대응하는 형태로 세계 각국과 지역이 거의 동시에 행동 제한, 활동 자제 정책을 도입하면서 가계의 소비 행동과 기업의 생산 활동도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크게 변화했다.


그 일례로 미국의 실질 개인소비지출이 각 분야별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자. 여기에서는 상황을 좀 더 비교하기 쉽도록 미국의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던 2008년 1월과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을 기준으로 하였다.


2008년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기에 따라 미국의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2008년 9월 리먼쇼크 발생 이후 완만하게 떨어졌다. 주요 원인은 비내구재와 내구재 등의 제품에 대한 소비 감소였다. 그중에서도 신차 구입은 리먼쇼크와 그 원인이 된 주택버블 붕괴로 금융기관의 대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예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까지 4년 정도 걸렸다.


반면 이번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악화는 리먼쇼크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사람 간 접촉 기회를 막았던 것이 요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감염이 확산된 초기에는 도시봉쇄로 인해 사람들이 매장까지 나가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행위 자체가 제한되었다. 때문에 사람들의 소비 행동 전체가 일시에 급격하게 떨어졌다. 특히 도시봉쇄가 가장 엄격하게 시행되었던 2020년 4월에는 생활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인 식료품 이외의 거의 모든 항목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였고, 전체 가계소비지출도 2020년 1월 대비 18.2%나 떨어졌다.


그 후 주지사가 공화당 출신인 주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미국의 개인소비는 감염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0년 6월 기준 2020년 1월 대비 6.7% 하락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특히 비내구재와 내구재 등 제품 소비는 사람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한 5월 이후 급속도로 회복되었고, 6월에는 모두 2020년 1월 수준을 넘어셨다. 세부 품목을 살펴봐도 신차 및 의류, 신발 소비까지 6월에는 2020년 1월, 즉 팬데믹 발생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반면 팬데믹 발생 전 개인소비지출의 약 64%를 차지하던 서비스 소비는 다양한 상황에서 회복세가 더딘 편이다. 이는 서비스 소비가 접객이 기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인데, 실제 서비스 소비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4월에는 같은 해 1월에 비해 20.3% 하락한 뒤, 제품에 대한 지출과 마찬가지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6월 기준 2020년 1월 대비 11.6%나 낮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휴양과 숙박, 외식, 이미용 등의 퍼스널 케어와 같은 분야에서 4월 이후 회복세가 매우 더뎠고, 6월에도 외식 숙박은 1월에 비해 28.7%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그 외 휴양 43.3% 감소, 이미용 등 퍼스널케어는 75%나 감소하였다.


이런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행태의 변화는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미국뿐 아니라 코로나 19 피해에 직면한 국가 및 지역에서 대체로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블랙 먼데이 이후 가장 거대한 마이너스 성장

그렇다고 각국 및 지역의 제조업에 대한 데미지가 적었냐고 한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미국, 일본, 한국과 중국, 독일의 제조업 설비가동률의 추이를 살펴보면 해당 국가의 제조업 설비가동률은 모두 팬데믹이 발생 시작 시점인 4월부터 5월에 걸쳐 리먼쇼크 시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 8월초 기준 미국과 한국의 제조업 설비가동률은 6월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큰 폭으로 설비가동률이 떨어져서 발생한 수익 감소폭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중국의 제조업 설비가동률은,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엄격한 도시봉쇄를 실시한 2020년 1분기에 67.3%였던 것에 비해 2분기에는 74.4%까지 회복하였으며, 다른 국가에 비해 한발 앞서 설비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20년 2분기의 설비가동률이 74.4%인 것은 세계적인 불황을 겪던 2009년의 전체 설비가동률 73.1%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즉 중국의 제조업이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회복

세를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결코 다른 국가 및 지역보다 앞서 곤경에서 벗어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중국의 2020년 7월 소매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1.1%로 감소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도시봉쇄 이후의 감소 기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제조업에서도 경제 활동이 멈춤으로서 전 세계의 무역량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 Netherlands Bureau for Economic Policy Analysis)의 월드트레이드 모니터(World Trade Monitor)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 세계의 무역량 (계절조정)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5개월 동안 17.1 % 나 감소했다. 이는 2010년 가을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2020년 4월만 한정해보면 12,2 %나 감소하였다. 이는 이 시기의 경제 활동 정지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보여준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경제가 감염 방지를 위해 스스로 경제 활동을 멈춘 결과, 2020년 세계 경제는 연초의 예상치와 완전히 다르게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가장 거대한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한국 경제는 2020년 1분기 실질GDP성장률이 계절조정 후 전기 대비 1.3%, 2분기에는 3.3% 감소되었고, 미국, 유로존과 같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있어서 이런 현상은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6개월간의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 폭과 비교해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국 경제 침체 폭은 4.6%로 미국과 유럽보다 낮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2020년 상반기 한국에 끼친 영향은 상대적으로는 경미하게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불투명한 세계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거듭 말하지만 이번 세계적 경기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부터 인류가 일단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사회 활동을 멈춘 것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다. 때문에 앞으로의 세계 경제의 향방 역시 인류가 이번 팬데믹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다. 만일 인류가 어떠한 대항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감염의 확산세가 보다 심각해진다면 많은 나라와 지역이 또다시 일제히 도시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제 수축이 현재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다. 적어도 이러한 위험성이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제로 IMF 등의 국제기관은 경제 예측을 공표할 때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IMF의 6월 시점 세계 경제 전망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성장률은 2020년 -4.9%로 떨어질 것이며 2021년에는 +5.4%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세계적인 감염의 2차 대유행이 닥치는 것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2020년 전반기의 팬데믹 상황이 인류의 예상(그리고 바람)과 크게 동떨어진 방향으로 전개된 것처럼 향후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안타깝지만 적지 않다. 인류가 이번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많은 것을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기를 고정한 시나리오에만 매여 있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세계 경제, 그리고 한국 경제가 어떠한 경로를 따라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 상당한 완충재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팬데믹 이후 경제 시나리오 3단계

현 상황에서는 이번 팬데믹에서의 경제 상황을 대략적으로 3단계로 나누어 유연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최초의 1단계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팬데믹 발생에 따라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경제 활동을 정지시킬 수밖에 없던 시기였다. 그 당시에는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경제 활동을 멈추면서 경제성장률이 단번에 감소 경향을 나타냈다. 이 단계는 세계 경제가 2020년 상반기에 경험한 현상이다.


2단계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만연해 있지만 인류가 이에 대해 백신 등의 기본적이 대처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 단계에서는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경제적인 영향을 고려해 도시봉쇄 및 이에 준하는 정책을 (부분적으로) 해제하고 경제 활동과 감염 관리의 양립을 목표로 하게 된다. 2020년 8월 기준 세계 경제는 1단계를 빠져나와 2단계로 진입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 최후의 단계인 3단계는 인류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 어떠한 매듭을 짓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종식은 심리적인 영향도 매우 크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규모의 거시경제 정책을 펼쳐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악영향을 억제하려고 한 조처들로 인한 부작용이 표면화될 것이다.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세계 경제가 2단계에서 3단계로 언제, 어떻게 옮겨갈 것인지 너무나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팬데믹 종식 후 직면할 2가지 불안 요인

그리고 언제, 어떻게 다음 단계로 옮겨갈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어떤 시점에서 팬데믹의 종식을 맞이한다면 그 시점부터 세계경제는 감염이 만연했던 기간 동안 변화된 생활양식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지렛대로 삼아 본격적으로 움직이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방해하는 불안 요인이 두 가지 있음을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전 세계의 기업은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수익 저하 및 자금 조달 문제로 계속 고통받고 있다. 이 시기 동안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자산가격을 계속 지탱해주었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의 불안정화, 도산 기업이 빈발하는 일 등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실제 주가 수준은 기업이 직면한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 요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런 상황이 만연화된 상태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팬데믹이 종식되었을 때 보유자금 부족, 채무 팽창 등 재무적 측면에서 체력이 상당히 소모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은 경제가 성숙된 선진국을 중심으로 팬데믹 종식을 맞이한다 해도 단번에 경기 확대 기조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일단 보유자금 회복, 부채 규모 감축 같은 밸런스시트 조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행동은 장기적으로는 경제를 재가속화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일이며 무엇 하나 잘못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팬데믹이 종식되어도 한동안은 기업의 투자가 억제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실제 경제 회복 속도는 팬데믹 종식 후를 가정하고 기대하던 수준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게다가 팬데믹 종식 후 세계 각국 및 지역 정부와 중앙은행이 거의 동시에 금융완화에서 금융긴축으로 180도 정책적 변화를 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 다시금 타격을 줄 수 있다.


각국과 지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부터 초 확장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시행하여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주가를 비롯한 여러 자산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왔다.


그러나 팬데믹이 종식되고 경제가 3단계로 옮겨가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적극적인 거시경제 정책을 시행할 근거가 없어진다.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은 감염 만연기까지 크게 늘어 난 재정적자와 기형적인 중앙은행의 밸런스시트를 경계하면서 이의 정상화를 추진하려 할 것이다. 재정정책에서는 증세 및 세출 삭감, 금융정책에서는 금리 인상 및 자금 회수로의 전환 같은 형태로 표면화 될 것이며 이는 실물경제와 여러 자산가격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미래 전략

일상의 모든 것이 달라지는 라이프스타일 시프트

소비 트랜드의 격변과 이중적 소비심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 행태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특히 시기에 따라 다소 상이한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일수록 필수 소비와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는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다소 약화되는 시기에는 억눌린 소비심리로 인해 럭셔리 기호상품 및 비필수재로의 소비 양극화 양상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불안감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언택트 시대를 주도하는 온라인 내에서도 오프라인의 경험을 접목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질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3.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에서 예상했던 -2% 수준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코로나로 인한 경제 전반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보다 고용구조가 유연한 미국의 실업률은 2020년 2월 3.5%에서 4월에는 14.7%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2020년 6월 11.1%로 다소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이 높아진다는 건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개인 및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부분은 소비지출이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심리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소비 태도 변화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필요 없는 소비는 줄이고 최소한의 소비, 즉 필수재 위주의 소비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었다. 2019년부터 2020년을 노바이 이어(No-buy Year)로 삼고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이 등장한 것이다. 노바이(No-buy) 운동이 시작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기후 변화 등 환경의 보호를 위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인 생활 지침이 된 것을 들 수 있다. 둘째, 미니멀리즘의 한 축으로 그간 불필요한 소비로 집안 가득히 쌓여만 가던 물건들을 더 이상 쌓아두지 않는 소비 디톡스가 대두된 것이 작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소비 태도 변화는 환경 보호, 라이프스타일의 미니멀리즘적 차원이 아닌 실질적인 가계 경제의 축소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 즉 소득 감소로 인해 소비지출 감소가 가속화되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소비 급감이 발생한 것은 국내 코로나 1차 재유행 시기였다. 2020년 1분기 국내 소비지출은 209조 원으로 전 분기(2019년 4분기) 223조 원이었던 것에 비해볼 때 6.7% 하락했다. 이런 노바이 트렌드에도 사람들이 지출할 수밖에 없는 항목은 식품을 비롯한 필수재이다. 비필수재 및 사치재 항목에 대한 소비는 위기 발생시 줄일 수 있지만, 실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 생활용품은 항상 구비해둘 수밖에 없다. 오히려 위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생필품을 넉넉하게 사두려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후 2020년 1분기의 소비지출 항목은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지출을 줄이거나 동일 수준을 유지했으나 대표 필수재인 식료품 지출은 소폭 상승했다.


집콕 라이프와 언택트 소비의 확장성

2018년부터 IT 기술의 발전으로 유망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던 언택트는 이제는 오프라인을 능가하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언택트가 일상에 스며든 것은 IT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성향 또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적극적인 호객 행위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거나 대면 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이 언택트와 딱 맞아떨어진 것도 온라인 소비 활성화의 주요 요인이란 뜻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소비 행동과 소비심리 변화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 이후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 빈도에 대해 ‘이전보다 줄었다’고 답한 사람이 51.9%로 이전보다 늘었다고 답한 8.7%를 크게 웃돌았다. 한편 아마존, 라쿠텐 등 e커머스에서의 쇼핑 횟수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늘었다’고 답한 사람이 24.5%로 ‘이전보다 줄었다’고 답한 4.7%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식선식품 카테고리 쇼핑은 특히 e커머스를 통한 구매 비율이 낮았다. 그 이유는 오프라인 기반의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대비 입지·가격·신선도 측면에서 편의성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선식품 카테고리 역시 e커머스를 통한 구매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용품, 세제 등 생활용품의 주된 구입 경로가 e커머스’라고 답한 사람은 2019년 12월 기준 2.9%에서 2020년 4월 기준 11.9%까지 상승했다. 신선식품의 주된 구입경로가 e커머스라고 답한 사람 역시 2019년 12월 기준 0.3%에서 2020년 4월 1.7%로 5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른바 집콕 소비의 형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향후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5%가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온라인 기반의 쇼핑을 지속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그중 46.2%에 해당하는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을 ‘매우 자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는 코로나19가 안정된 이후에도 ‘자주 이용하고 싶다’는 응답이 24.1%로 이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종종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51.7%로 총 73.1%의 응답자가 향후 신선식품에 대해서도 e커머스를 계속 이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성장세가 폭발적으로 가속화된 e커머스를 통한 생활용품 및 신선식품 구매 열풍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흐름일 것이다. 집콕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문화는 이대로 정착되어 일반적인행태 중 하나로 쭉 이어질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기적 결합

그렇다면 한국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코로나 19가 장기화되고 확산세가 조금 안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아온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감소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코로나19의 확산세 변동이 반복된다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염이 심화되는 시기에는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지만, 조금 진정되면 그만큼 쌓인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밖으로 나올 것이고,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의 소비에 대한 갈망이 더 강한 즐거움으로 승화되어 나타날 것이다.


앞서 밝힌 대로 오프라인 유통만이 보유한 경쟁력인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장점, 소비의 즐거움을 오감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략의 향방을 찾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PB상품을 비롯해 탄탄한 상품 구색을 이미 갖추었기 때문에 월마트의 사례처럼 e커머스화할 경우 경쟁사 대비 제품 구색이 다양하며 소비자의 신뢰가 확보되어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구매 통로를 활용할 수 있다. 월마트의 사례는 비단 한 기업의 사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코로나19 이후의 사업 기회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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