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창의적이다

   
권업
ǻ
쌤앤파커스
   
16000
2019�� 07��



■ 책 소개

 

미래 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린 인공지능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다!

 

기술은 정교해지고, 단순노동은 로봇으로 대체된다. 시제품 개발은 더 빨라지고, 완제품은 모든 산업 분야로 융합된다. 수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연구 개발하는 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경쟁사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상황이 열악하다고 탓하는 것도 의미 없다. 시장은 굼뜬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 우리의 생존 여부는 변덕스럽고, 변화무쌍한 고객의 욕망을 향해 새로이 섞고, 뒤집어 내일 아침이라도 당장 ‘신상’을 내놓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완벽한 아이디어, 거대한 자본, 정교한 설계를 모두 갖추려는 생각을 버려라.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쓰임을 다르게 보는 엉뚱함만 있으면 된다. 잦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창의성은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할 때 발휘되고 더 빛나는 법이다.

 

“열정 없는 창의 없다.”고 강조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 마스터 권업 대구 테크노파크 원장은, 이 책에서 오늘날 혁신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보다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근성’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완벽한 아이디어’, ‘결점 없는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완벽한 설계도로 준비된 것들이 아닌 반복된 열의와 근성에서 탄생한 과실이라는 것이다.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마라. ‘빈손’임을 두려워 말라.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당신의 무기다.

 

■ 저자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열정 없는 창의 없다.”고 강조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 마스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앨라배마대학교 맨더슨 경영대학원에서 우수 박사 학위 논문상(Outstanding Dissertation Award)을 받고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주)GS 칼텍스, 산업연구원(KIET)에서 근무했고, 1992년부터 계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글로벌 경영 전략과 글로벌 마케팅 관련 과목을 가르쳤다.

 

현재는 학교를 휴직,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재직하며 그간 쌓은 이론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수많은 기업가, 스타트업 CEO, 예비 창업가들을 만나 현장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와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을 간파하게 되었다. 특히 모든 분야가 융합되고 빠르게 변하는 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데 가장 필요한 능력인 ‘창의적 유연성’과 ‘해내고야 마는 근성’을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2012년에는 중소기업의 연구·개발활동과 관련된 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식경제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수여하는 기술사업화대상을 수상했으며, 그밖에도 한국중소기업학회 제1회 학술상, 한국전략마케팅학회 향촌논문상, 한국산업경영학회 학술상, 한국소비문화학회 최우수 논문상, 매일경제신문사와 조현정 재단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매경 비트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스캣: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라》가 있다.

 

■ 차례
들어가며|‘빈손’으로 세상을 뒤엎는 사람들

 

chapter 1|무일푼의 메이커가 뛴다_‘창조’의 전환점
그늘에 놓인 해시계
보고 즐기고 맛보는 모든 것이 창조물
세계적인 거장들도 알고 보면 빈손으로 시작했다
옆집 창고에 혁신가가 살고 있다
아이디어는 머릿속이 아닌 눈앞에 존재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을 선도하는 사람들

 

chapter 2|완벽한 설계를 버리다_경험의 무기를 쥔 자들
완벽한 설계는 필요 없다
고물로 병아리 부화기를 만든 한국의 에디슨
5,000원으로 가난한 농부를 살린 스마트 닭장
나사가 남부럽지 않은 36만 원짜리 우주선
‘빌리기의 달인’이 만들어낸 신화
천하만물은 무(無)에서 생겨나는 법이다

 

chapter 3|‘창의’의 재탄생_감춰진 ‘빅 카드’
없다고 해서 포기해야만 하는가?
못 가진 자가 악순환을 끊어낼 선택지
‘비장의 한 수’가 되어줄 제3의 선택
없다는 것은 기회지, 부끄러운 게 아니다
트랜스포머를 만드는 사고
경험은 ‘발명’의 퍼즐 조각이 된다
정교한 설계도는 과감히 버릴 것
궁즉통(窮則通)의 원리: 변통(變通)

 

chapter 4|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새롭게_벼랑 끝 생존력
우리의 고민은 ‘성공’이 아니라 ‘생존’
야생에서 살아남는 기술
생존력의 핵심 자질
고립된 634일을 버티게 해준 힘
대한민국 설탕 공장 역사의 시작
최고의 혁신상을 받은 엉성한 차
세상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의 씨앗
DIY로 사업의 판을 키운 이케아
우리가 알던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chapter 5|없애고 버릴 것들_판을 짜고 움직이는 방법
없어도 도전하라, 기회가 눈앞에 있다
내가 가진 것이 최고다!
다시 긍정적인 사고
틀에 박힌 건 너의 생각이다
스케치하라, 생각을!
맛깔나게 생생하게
아직도 더 많은 길이 있다
3가지 유형을 기억할 것
미래 메이커들이 탄생할 공간
생존력을 높여줄 6가지 행동 원리

나가며|근성 없는 창의 없다  

참고문헌




없어서 창의적이다


무일푼의 메이커가 뛴다_‘창조’의 전환점

보고 즐기고 맛보는 모든 것이 창조물

‘난타’ 공연을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난타’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타악기 공연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세계 59개국 314개 도시에서 공연했으며, 태국의 방콕에서는 전용 극장이 있어 상설 공연이 진행될 정도다. 현재 국제기구의 회의나 행사에도 초청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이 작품은 1997년 프로듀서 송승환이 만들었는데, 기존에 쓰이던 타악기 대신 전혀 다른 재료들을 차용했다. 공연에서 주로 사용되는 타악기는 요리도구인 칼, 도마, 냄비, 프라이팬, 접시 등과 음식 재료들인 배추, 당근, 오이 등이다. 거기에 사물놀이 박자, 마당놀이 형식 등 한국의 다양한 전통 소재, 줄거리, 공연 양식을 접목시켰다. 북을 치듯이 박사에 맞춰 재료들을 썰고 요리도구들을 두드리며 신명을 돋우는 방식이 극의 기본 구성이다.


만약 이 공연의 기획자가 기존의 타악기 공연을 현대식으로 조금만 바꾸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요리도구의 쓰임을 바꿔 타악기를 대신해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난타’ 공연이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었을까?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료를 능숙하게 변통(變通)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손재주꾼’이다. 여기서 ‘변통’은 ‘기존의 방법과 도구, 질서나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변화시켜 통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 접근하면 그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창조물을 만들 수 있다.


일본인들은 동물 내장을 ‘호루몬’ 이라고 부른다. ‘호루몬’은 특히 일본에 사는 조선인 1세대들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한때 조선인을 비하하는 의미로도 쓰였다. 1920년대 이후 강제로 혹은 먹고살기 위해 일본에 온 조선인들은 어려운 형편에 살코기를 살 수 없어 일본 사람들이 먹지 않고 버린 소나 돼지의 내장을 구워먹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일본인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내장을 구워 먹는 ‘호루몬야키’가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먹지 않고 버렸던 소나 돼지의 내장을 적절한 양념에 버무려 구워 먹는 요리로 재탄생시킨 호루몬야키는 1세대 조선인들의 궁여지책이었으나 지금은 널리 사랑받는 창조물이 되었다. 


세계적인 거장들도 알고 보면 빈손으로 시작했다

한국 미술계의 아방가르드와 추상화의 대가인 김환기 화백. 그의 작품 세계는 무궁무진하나 그중에서 단연 뛰어나고 그의 미술 인생에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점화(點畵)’다. 이 점화의 탄생 배경을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웠음에도 불굴의 정신과 근성으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룩한 그의 창조자로서의 기질이 돋보인다.


1967년 10월 13일. 뉴욕에서 하루 16시간씩 작업에 몰두하던 김환기 화백은 비싼 재료인 캔버스 대신 신문지를 사용했다. 한국에서 보장된 대학교수직을 스스로 버리고 뉴욕에 정착한 그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는데도 버려진 <뉴욕타임스>나 누런 갱지들을 활용해 작품 세계를 펼쳐갔다. 종이에 부단한 실험을 거듭한 끝에 그의 ‘점화’가 탄생했다.


만약 그가 캔버스 대신 자신의 주변에 널린 신문지를 미술 재료로 쓸 생각을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의 점화는 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의 점화 작품은 대형 캔버스 작업처럼 관람객을 압도하는 느낌은 적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이어서 색다른 감동을 준다. ‘빈손의 창조자’가 만들어낸 세기의 작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천재 화가로 일컬어지는 이중섭은 평생을 고독과 병으로 질곡 같은 인생을 살다가 한 병원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그 역시도 김환기 화백처럼 어려운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혼을 불태웠다. 담뱃갑 속에 든 은박지에도 그림을 그렸는데, 송곳이나 나무 펜을 이용해 아이들이 물고기와 어우러져 노는 장면이나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담아냈다. 그렇게 탄생한 ‘은지화’는 이중섭의 미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자,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은지화 3점은 내용과 은지라는 독특한 재료를 개발했다는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되어 있다.


김환기가 버려진 <뉴욕타임스>에 그린 점화와 이중섭의 은지화는 생각지도 못한 재료를 미술 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창의적이고 독특하다고 칭송받는다. 그 재료의 쓰임을 달리 보고 어떤 것으로도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가 더해져 ‘창의성’이 발현된 것일 뿐, 목적은 창의성 자체가 아니라 그림이었다. 이렇듯 목적이 분명하고 상황에 맞춰 만물의 쓰임새와 가치를 다르게 보려고 할 때 세상을 뒤흔들 만한 뛰어난 창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완벽한 설계를 버리다_경험의 무기를 쥔 자들

완벽한 설계는 필요 없다

평범한 가전제품 수리기사에서 고압 케이블 테스트기 사장이 된 짐 로스코(Jim Roscoe)는 출하하려고 창고 안에 잔뜩 쌓아둔 고압 케이블 테스트기 완제품 박스를 바라보며 실없이 웃는다. 손님이 없어 본업이었던 가전제품 수리 가게의 문을 닫아야 하나 막막해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잘나가는 고압 케이블 테스트기 회사의 사장이라니.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장 돈 한 푼 빌릴 사람이 없고 저축해둔 돈도 없었다. 가게에 파리만 날리는, 희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빠져 있었다.


기회의 손길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우연히 찾아왔다. 가게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탄광촌이 있었는데, 탄광에서 동력선으로 사용하는 지하 고압 케이블들이 노후화되어 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만 수리하던 그가 고압 케이블에 대해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당장 가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고, 가진 돈도 없었다. 그래서 급한 대로 늘 만지던 가전제품 테스트기의 작동원리와 구조에 대한 지식, 그간의 수리 경험을 바탕으로 머리를 쥐어짜 대충 설계를 했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케이블을 옮기거나 절단하지 않고 간단하고 안전하게 손상부위를 진단할 수 있는 나름 훌륭한 테스트기가 만들어졌다.


성능과 품질에 대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테스트기는 탄광뿐 아니라 고압 케이블을 사용하는 많은 업체에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짐 로스코는 망해가던 전자제품 수리 가게 주인에서 잘나가는 고압케이블 테스트기 회사 사장으로 성공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우리는 흔히 목표한 무언가를 만들려면 먼저 구체적인 설계를 하고 거기에 필요한 인력과 재료, 도구를 마련하여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짐 로스코처럼 설계가 엉성해도, 그에 맞는 재료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아도 필요에 맞게 적당히 끼워 맞추는 방법만으로 충분히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에디슨처럼 천재 과학자가 아니라 솜씨 좋은 손재주꾼에 가까워도 얼마든지 이렇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뭐라도 해보려는 근성이 있다면 말이다. 그 순간 도구와 재료 용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창조란 세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장 쓸 수 있는 재료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주어진 상황에 적합하게 변형하는 일에 더 가깝다는 확신이 든다.


천하만물은 무(無)에서 생겨나는 법이다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천하만물생어유 유생어무)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로, 천하만물은 유(有)에서 생겨나지만 그 유(有)는 무(無)에서 생겨난다는 말이다. 깊은 밤 저너머에 세상을 밝힐 아침의 씨앗이 커가고 있으며, 추운 겨울 들판에는 따뜻한 봄기운으로 세상을 뒤엎을 생명의 씨앗이 웅크린 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말을 경영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무슨 뜻일까. 목표 실행에 필요한 돈이나 인재, 기술 등 여러 자원이 없는 궁핍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실행하려던 사업을 포기하지 마라. 그 안에 희망의 단추가 살아 숨 쉬고 있으니. 이정도의 뜻이 되겠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의미의 무(無)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열악한 조건을 무(無)라고 생각한다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의미는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이다. ‘없다’는 열악한 조건을 받아들이며 포기 대신 근성을 가지고 덤빈 사람, 자기 일을 즐겁게 했던 사람, 가지고 있는 자원의 쓰임새에 대한 고정관념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사람들 중에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기라성 같은 애플이나 구글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또한 이런 사람들만이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끄는 신조류가 된다.



‘창의’의 재탄생_감춰진 ‘빅 카드’

‘비장의 한 수’가 되어줄 제3의 선택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자금, 인력, 재료, 기술, 정보 중 각종 보유 자원상의 취약함을 무릅쓰고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이런 환경 속에서 취할 수 있는 선택지란 크게 3가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첫째, 앞서 말한 것처럼 가진 것이 없거나 학습된 무력감 때문에 ‘눈앞의 기회나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다. 부동자세로 ‘현상 유지’를 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회피하고 무시하는 행동이 모두 이 경우에 포함된다. 특히 1980년대 미국 기업과 그 영향을 받은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1980년대 미국 기업들과 그 영향을 받은 기업들은 자신의 기업이 세계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정도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을 피하려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외부에서 자원을 획득’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가령 금융기관에서 부채를 얻거나 증가를 통하여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신용도가 낮은 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생각대로 자금 확보를 하기가 쉽지는 않다. 또한 어렵게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그 규모가 너무 무리한 경우라거나 기대한 만큼 사업 기회를 살리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과도한 부채 때문에 기업이 도산하거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선택지는 ‘빈손의 창조자’들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근성을 가지고 덤비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이는 못 가진 자들에게 주어진 제4의 선택지이자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황이나 판도를 바꾸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가진 자에 굴복하지 않고 그들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방법, ‘히든 카드’로서의 잠재성까지 가지고 있는 ‘비장의 한수’가 될 수 있다. 


없다는 것은 기회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2014년 9월 19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해 ‘대박’을 친 일은 이제 누구나 아는 전설이 되었다. 첫날 공모가가 68달러였지만 이후 장중 100달러까지 육박했다. 이는 미국 기업공개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으로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이베이를 합친 것보다 훨씬 높은 가치였다. 설립자 마윈 회장의 재산은 400억 달러(약 45조 원)로 추산되며, 그는 단숨에 중국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됐다.


성장 규모로 보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시장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이지만 알리바바가 앞으로도 주목할 글로벌 거대 기업이라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기업 가치를 가진 알리바바를 키워낸 마윈은 더 대단한 위인이다.


160cm도 되지 않는 작은 키, 외모 때문에 면접에서 떨어질 정도로 못생긴 얼굴, 특별하지 않는 학벌, 지독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숱한 역경을 극복한 인간 승리….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다. 그는 능력보다 태도가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한 미래야말로 무엇 하나 가진 것 없는 자신 같은 사람에게 오히려 진정한 기회를 줄 것이라 확신했다.


가진 것 없는 마윈을 세계 누구보다 강한 마윈으로 변화시킨 힘, 그 성공 비결의 중심에는‘3무(無) 정신’이 있다.

1. 돈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어에 매달리고 혁신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2.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기술자들을 존중해야만 했다.

3.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시장의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는 방식은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빠른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속도에 달려 있다. 실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위대한 창업가들이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같이 마윈처럼 가진 것이 없었으나 그 없음을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운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필요한 뭔가가 없다고 슬퍼하거나 변명하거나 상황을 탓하는 대신 살아남기 위하여 그 없음을 채울 창의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러한 생존 투장에서 혹독하게 훈련하고 창의적인 대안으로 실패를 극복한 창업가들은‘학습된 무력감’에 빠지는 대신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인 ‘없음’을 오히려 기회이자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는 원천이라 믿는다. 마윈은 그런 생각을 했던 위대한 창업가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없애고 버릴 것들_판을 짜고 움직이는 방법

내가 가진 것이 최고다!

창의성이란 ‘새롭고 색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의 특성’을 의미한다. 창의성의 핵심 요소는 새로움과 문제해결 능력인 셈이다. 그럼 창의성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습득할 수 있는 것일까?


그간에 이루어진 연구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믿는 것과 별개로 사실 지능지수와 창의성은 상관관계가 없다. 1962년 시카고 대학교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약 120 이상의 지능지수를 가진 사람의 지능과 창의성 사이에는 의미 있는 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능을 구성하는 요인을 찾아내는 데 한 평생을 바친 길포드는 ‘지능 구조’ 모형을 통하여 확장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하는 사람은 단 하나의 정확한 해답을 찾아서 영역을 좁혀나가는 사고, 즉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하는 사람보다 더 창의적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창의성은 타고나거나 높은 지능에 영향을 받기보다 사고하는 방법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한국전쟁 당시 심리학자였던 폴 토렌스는 미 공군으로부터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극한의 추위와 불길 속, 바다와 정글 또한 적진 후방에 고립된 극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받았다. 토렌스는 관련 연구문헌과 기존 훈련 프로그램을 조사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이러한 상황에서 생존했던 군인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토렌스는 조사를 하면서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특정한 훈련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바로 창의성이었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훈련 프로그램이나 모의 훈련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실제 상황에서는 항상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결국 이런 상황을 신속하게 극복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때 훈련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그간 훈련을 통해 얻은 지식과 다양한 인생 경험이 뒤섞여 창의적이고 새로운 생존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족하거나 곤란한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오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내는 ‘부시크래프드’는 자연이 주는 재료와 도구밖에 없는 환경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나.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캔 깡통을 따고 주변에 버려진 마른 가지를 모아서 즉석 보트를 만들며, 버려진 비닐랩으로 렌즈를 만든다. 이런 생존 노하우는 입에 다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창의적이다. 거듭된‘빈손 도전’의 경험으로 길러진 창의성은, 훗날 가진 것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 자질이 된다.


틀에 박힌 건 너의 생각이다

“솔직히 매우 실망했습니다. 기술 수준도 거기서 거기인데다가 사업 아이템도 틀에 박힌 듯 천편일률적이더군요. 100여 개 가까운 참가 팀이 모두 하나의 팀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몇 년 전 전국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심사를 맡았던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R&D 관련 기관 담당자가 털어놓은 얘기다. 기술은 물론 상상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창업을 위한 사업 아이템은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는 상식 수준에 머물렀지 그것을 뛰어넘는, 신선한 직품은 없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와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맹목적으로 수용해온 많은 상식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주장한다. 생각의 근육을 유연하게 풀고, 색다른 자극으로 뇌를 마사지해 틀에 박힌 생각과 고정관념의 세계에서 떠날 때 우리의 생각의 틀은 넓어진다. 그렇게 만드는 힘이 바로 상상력이다.


지금은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고, 그 콘텐츠가 기술과 제품으로 구현되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시대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방영된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랙’에 나온 기술의 80%가 50여 년 만에 모두 현실화되었고,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이 자동차가 되고 비행기가 된다. 그러나 기술 역시 언젠가는 현실화될 것이다. 지금은 불가능해도 상상 속에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나 소설, 시 등의 콘텐츠가 언젠가는 현실화될 수도 있다.


상상력은 정해진 용도에 사로잡혀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순다. 지금의 시대는 우리들의 상상력을 원한다.


아직도 더 많은 길이 있다

영국의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는 문제해결의 상황에서 인간이 하는 사고방식을 수직적 사고(Vertical Thinking)와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 2가지로 분류한다.


수직적 사고는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분석적이고 순차적이다. 정보를 활용하며 의사결정을 하는데 합리적 평가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이런 의식적인 접근을 하는 사고 방법이 바로 수직적 사고다. 반면 수평적 사고는 무의식의 영역에 더 의존한다. 직관, 위험감수, 상상력을 더하는 사고방법이다.


수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다면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 외부 자료에 의존하여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높다. 타당성을 기준으로 가능성이 낮은 방법을 하나씩 제외시킨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가장 타당한 것, 수집된 정보들을 고려할 때 가장 맞는 하나의 대안을 선택한다.


따라서 수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지식의 깊이(depth of knowledge)’가 중요하며, 그들이 도출한 해법이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합당한지 따진다. 그러나 수평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지식의 폭(breadth of knowledge)’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같은 문제에 대해 얼마나 다양한 해법을 만들 수 있는가를 따진다.


1+1=2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것이 수직적 사고라면 수평적 사고는 무수한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수직적 사고는 해결책을 찾을 때 효율적이긴 하나 독창성은 결여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실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수직적 사고를 통해서 나오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당신을 수직적 사고를 하는 사람인가, 수평적 사고를 하는 사람인가, 효율성을 따지는가, 다양한 방법의 가능성을 따지는가. 그 사고의 방식과 추출해낸 방법의 개수만큼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책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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