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외(역:이경식)
ǻ
청림출판
   
18000
2018�� 07��



■ 책 소개

 

“더 나은 인생을 원한다면 ‘돈’ 쓰기 전에 먼저 제대로 생각하라”

 

댄 애리얼리와 제프 크라이슬러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시간을 잡아먹고 생활을 통제하는 돈과 관련된 선택 뒤에 숨겨진 복잡한 힘에 대해 알려준다. 그 힘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게 된다면 돈 문제와 관련된 우리의 선택이 조금은 더 나아질 것이다. 또한 돈이 생각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돈과 상관없는 분야의 의사결정도 더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돈과 관련된 결정은 단지 돈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떤 것에 대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 저자
댄 애리얼리

듀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경영대학원, 신경과학과, 의대 등에 두루 적을 두고 있다. MIT 미디어랩과 경영대학원 방문교수이자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연구원이기도 하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다 현실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일상생활과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참신하고 탄탄한 이론을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소장 경제학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최근 선정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신진 경영 대가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텔아비브대학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다양한 연구 업적은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등 유수의 매체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은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매력적이고 기발한 실험들과 함께 담은 이 한 권의 책으로 그는 ‘경제학계의 코페르니쿠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제 주체는 늘 합리적인 존재라는 기존 경제학의 대전제에 관한 근본적 회의감을 논리적이고 참신하고 설득력 있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제프 크라이슬러
프린스턴대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이자 저술가, 강연자,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동과학의 신봉자로, 정치와 돈,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유머와 연구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고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 역자 이경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오페라 〈가락국기〉,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나에게 오라〉, 연극 〈춤추는 시간 여행〉, 〈동팔이의 꿈〉, 텔레비전 드라마 〈선감도〉 등의 각본을 썼다. 옮긴 책으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살아 있는 역사, 버냉키의 금융전쟁》,《팬덤의 경제학》,《오바마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투자 전쟁》,《플랫폼 제국의 미래》 등 이 있다. 저서로는 《청춘아 세상을 욕해라》,《나는 아버지다》,《대한민국 깡통경제학》,《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이건희 스토리》,《안철수의 전쟁》 등이 있다.

 

■ 차례
서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1장 왜 돈을 쓰고 후회할까 _돈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
01 / 우리는 돈을 모른다
02 / 돈이란 무엇인가
03 / 가치를 알아야 제대로 쓸 수 있다

 

2장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04 /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05 / 돈은 대체 가능하다
06 / 고통을 회피하려는 습관
07 / 자신을 믿는 어리석음이 부르는 화
08 / 우리는 소유한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09 / 공정함과 노력에 대한 과도한 염려
10 / 언어와 제의가 만드는 마법
11 /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하는 까닭
12 /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
13 / 돈, 너무 많이 생각해서 탈이다

 

3장 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4 / 마음이 가는 곳에 돈을 써라
15 / 공짜도 가격이다
16 / 미래를 위해 자제력을 발휘하라
17 / 돈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방법
18 /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감사의 말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왜 돈을 쓰고 후회할까 _돈에 대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

우리 모두는 ‘가치’라는 말을 그리고 이 말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다. 가치는 우리가 기꺼이 돈을 치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쓸모를 반영한다. 본질적으로 가치는 기회비용을 반드시 반영한다. 가치는 어떤 물건을 사거나 어떤 경험을 하기 위해 우리가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선택이 갖는 실질적인 가치에 따라 돈을 지출해야 한다.


이상적인 세상에서라면 모든 것의 가치를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트니스 잡지만 살짝 들춰봐도 금방 알겠지만 우리는 이상적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에게는 식스팩이 없으며, 우리는 모든 것의 가치를 정확하게 산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사물의 가치를 부정확하게 평가해왔던 방식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아메리카 원주민은 맨해튼의 소유권을 구슬 몇 개와 장신구 따위를 받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게 넘겼다. 들어본 적도 없고 또 도무지 알 수도 없는 소유권이라는 것, 즉 ‘맨해튼 소유권’에 가치를 매기는 방법을 그들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 몇몇 대도시에서는 아파트 월세가 4,000달러 이상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그러나 휘발유 가격은 15센트만 올라도 선거 판세가 요동친다.

- 어떤 사람들은 1만 달러나 들여 휴가여행을 가면서도 무료 주차장을 찾느라 날마다 20분씩 허비한다.


우리는 해당 가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가치를 평가한다. 여태껏 늘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만일 인간이 완벽하게 이성적인 동물이라면, 돈을 주제로 하는 책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우리가 매기는 가치를 다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성적으로 볼 때 돈은 기회비용이고 기회비용이 곧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성적이지 않다. 이성적이기는커녕 자기가 사물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즉 얼마나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온갖 기묘한 정신적 속임수를 동원한다.


우리 저자들은 이 힘과 속임수 및 ‘지름길’을 ‘가치단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진정한 가치와 이 단서가 연관돼 있다고 믿지만 흔히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분명 어떤 가치 단서는 상당히 정확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단서가 터무니없으며 또 다른 단서는 의도적으로 우리를 조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런 단서가 가치를 지각하는 우리 인식을 왜곡하도록 허용한다.


왜 이럴까? 우리가 실수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도 아니고 자해적 성향이 있어서도 아니다. 우리 저자들이 이 가치단서를 추적하는 이유는 기회비용을 고려하고 실제 가치를 평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 문제 및 금융계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마당에 어떤 것의 대가로 과연 얼마를 지불하는 게 합당한지 알아내기가 예전보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역동성이 관건이다. 물론 우리는 돈의 복잡한 특성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상대로 끊임없이 싸운다. 더구나 돈을 더 많이, 더 자주 그리고 더 자유롭게 지출하라고 강요하는 외부의 힘을 상대로도 끊임없이 싸운다. 우리가 진정한 가치를 잘못 평가하기를 바라는 수많은 힘이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비이성적으로 돈을 써야 자기들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이탈리아의 다이아몬드 상인인 살바도르 아셀이 유망 상품이던 타이티 흑진주를 시장에 내놨을 때 처음에는 사겠다는 사람이 한 사람도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이 흑진주들을 백진주와 같은 급으로 내던져버리지도 않았다. 흑진주가 훨씬 더 큰 가치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친구이자 세계적인 보석상인 해리 윈스턴을 설득해서 뉴욕의 5번가에 있던 그의 보석가게 진열장에 전시를 하되 흑진주를 가운데 놓고 그 주변을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귀한 보석으로 장식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호사가들 사이에 이 흑진주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한 해 전만 해도 조개껍데기 안에 들어 있던 굴 정도의 값어치밖에 안 됐던 흑진주의 가치가 갑자기 달라진 것이다. 만일 흑진주가 우아한 사파이어 목걸이와 나란히 진열될 정도로 고급스러운 취급을 받는다면 그 가치가 엄청나게 높을 것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믿었다.


이 흑진주 사례를 통해 우리는 상대성이 인간 정신이 수행하는 기본적인 계산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상대성이 음식이나 보석 같은 구체적인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 자신이 가진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알려줄 수도 있지 않을까?


돈은 대체 가능하다

돈은 다른 돈으로 대체될 수 있다. 1달러 지폐는 다른 1달러 지폐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1달러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우리가 각각의 1달러를 바라보는 방식은 자신이 그 1달러와 처음 연관시켰던 항목에 따라(다른 말로 표현하면, 장부상 계정항목에 따라) 결정된다. 동일한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지출 범주에 따라 제각기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이런 경향 및 접근방식은 돈을 다루는 데는 확실히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 그러나 기회비용과 실제 가치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면 이 전략은 예산운용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럼으로써 지출 방식과 관련된 문제에서 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심리적 회계를 함으로써 우리는 ‘대체할 수 있다’는 돈의 기본적인 원리를 깨뜨리고 만다. 돈의 이러한 특성이 부여하는 편익을 자기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는 말이다. 즉, 일을 보다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돈과 관련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실수를 하게 된다.


심리적 회계라는 말은 리처드 탈러가 맨 처음 소개했는데, 사람들이 돈과 관련된 행동을(개인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회사나 기관처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발상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큰 규모의 조직에서 구성원으로 일한다면, 이 사람은 해마다 모든 부서가 적정한 예산을 배분받아서 필요한 사업에 잘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일 어떤 부서가 회계연도가 아직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그 부서에 배정된 예산을 다 써버렸다면 큰일날 일이다. 다음 회계연도 예산을 새로 배정받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회계연도가 다 끝나갈 무렵에도 부서 예산에 여유가 있으면 이 부서 사람들은 새 노트북을 하나씩 지급받거나 평소에는 베이글이나 도넛으로 하던 회식을 비싼 회로 즐기게 될 것이다.


예산에 대한 이런 접근법이 개인의 재정 생활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개인 생활에서도 사람들은 자기가 쓸 돈을 각각의 지출 범주들에 할당한다. 그리고 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범주 안에 있는 돈을 모두 다 써버리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다. 보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어떤 범주의 돈이 남으면 사람들은 그 돈을 쉽게 써버린다. 각각의 항목 이름을 봉투에 써놓고 그 안에 현금을 넣어두는 극단적인 방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리적 회계를 실천하고 있다. 본인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돈, 너무 많이 생각해서 탈이다

돈은 그저 교환의 수단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돈이 있기에 우리는 사과, 와인, 노동력, 휴가여행, 교육, 주택 등을 교환할 수 있다. 돈에 상징적인 의미를 덧붙여서는 안 된다. 돈을 있는 그대로, 즉 자기가 지금이나 조금 뒤에 그리고 아주 나중에라도 필요로 하고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바라보고 또 다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돈과 관련된 문제를 놓고 의사결정을 할 때는 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설정하고 바라보는 전략이 유용하다.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 관련의 등식에서 가끔씩은 돈을 빼버리면 어떨까? 예를 들어 휴가여행을 놓고 바라볼 때, 이 휴가여행의 비용을 볼 수 있는 영화 편 수나 마실 수 있는 와인 병 수로 변환해서, 즉 숫자로 계량화해서 바라보면 어떨까? 계절이 바뀔 때 우리가 교체하고자 하는 옷장 안의 옷을 가스통으로 환산하면 몇 통일까? 자전거 수리 횟수로 환산하면 몇 번일까, 혹은 쉴 수 있는 날로 환산하면 며칠일까?


두 개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을 매개로 해서 비교하지 않고, 물건들끼리 직접 비교하면 선택의 관점이 새로워진다. 이런 설정을 한 번 해보자. 당신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는데,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대출을 많이 받아서 큰 집을 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출을 조금만 받아서 작은 집을 사는 것이다. 돈이라는 매개물에 의존하거나 대출이자나 월 상환액 등을 따져서는 이 두 선택권을 비교하기 어렵다. 집을 파는 사람과 대출 은행 그리고 중개인 등 주택매매 과정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이 당신이 보다 큰 집을 사겠다고 결정하고 보다 많은 돈을 쓰길 원한다면 결정을 내리기가 한층 더 어려워진다. 이때 돈이라는 관점을 버리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서 당신이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큰 집 대신 작은 집을 살 때 절약되는 비용으로 해마다 휴가여행을 한 번 갈 수 있으며, 우리 집 아이들의 한 학기 학비를 낼 수 있으며, 또 은퇴를 3년 일찍 할 수 있다. 큰 집을 살 정도의 경제적 부담을 얼마든지 질 수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화장실 하나가 추가되고 마당이 조금 더 넓은 집을 살 가치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혹은 어쩌면 그런 계산을 다 하고서도 여전히 큰 집이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대단한 결정이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은 지금, 집 사는 데 들일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를 고려해봄으로써 명민하고도 현실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


돈은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 돈을 교환 수단으로 갖는 일은 멋진 일이지만 돈은 흔히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이끌며 잘못된 일에 초점을 맞추도록 유도한다. 그러므로 가끔씩 행하는 돈을 배제한 기회비용 분석은 예방과 해독 차원에서 유용하다. 어떤 것과 돈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다른 것과 다른 어떤 것 사이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따져봐라. 만일 이 주고받음이 만족스럽다면 그렇게 해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라.



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마음이 가는 곳에 돈을 써라

우리는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정확하지 않게 생각하는지, 실제 가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방식으로 어떻게 가치를 평가하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 때문에 어떻게 해서 돈을 잘못 생각하고 또 잘못 쓰는지 살펴봤다. 이렇게 우리는 장막 뒤에 가려져 있던 비밀을, 사람들의 뇌 안에서 돈과 관련된 생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전혀 타당하지 않은 변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고, 의미 없는 가치단서가 자신을 엉뚱한 길로 유도하도록 스스로를 방치해버린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렇다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옳을까?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 하나하나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정말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기회비용, 구매상품이 제공하는 진정한 편익 그리고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즐거움이다.


완벽하게 이성적인 세상에서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면 안 될까?


-세일 가격 혹은 ‘깎아주는 금액’ 혹은 우리가 동시에 다른 것에 소비하는 금액(상대성)

-돈의 분류, 돈이 속해 있고 지출되는 계정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심리적 회계)

-지불의 손쉬움(지불의 고통)

-어떤 구매물에 대해 맨 처음 보는 가격, 혹은 지난번에 자기가 지불했던 가격(앵커링)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소유효과와 손실회피)

-어떤 사람이 얼마나 노력해서 일한 것처럼 보이는지 여부(공정함과 노력)

-현재의 유혹에 넘어가는지 여부(자제력)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손쉬운 가격 비교(돈에 대한 지나친 강조)


다음을 기억하자. 위에서 열거한 요인은 구매물의 가치에 대해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리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면 다른 요인들이 가치를 바꿔놓지 않겠지만, 실제로 우리 인간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기 때문에 소비경험의 가치를 바꿔버린다. 그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뭔가를 묘사하는 말, 우리가 소비 시점에 하는 행동(언어와 제의)

-소비의 진정한 속성이 아니라 그 소비경험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기대치)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는 앞선 요인들과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데, 왜냐하면 이것들은 경험을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25퍼센트 할인이나 원클릭 결제는 구매물의 가치 자체는 바꾸지 못한다. 그러나 와인 제조 공정을 학습한다거나 소풍 간 장소에 흰색 장갑을 낀 소믈리에가 출장 서비스를 해줄 때는 와인 마시는 경험 전체가 보다 의미 깊어지고 흥미로워지며 소중해진다.


만일 우리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면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가 지출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아야 옳다. 그러나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므로 언어, 제의, 기대치가 절대로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실수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이것이 보다 고양된 경험을 제공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가 어떤 특정한 가치에 반갑게 덧붙여지는 추가물이든 아니든 간에,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우리가, 보다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비이성·비합리성의 물속으로 보다 깊이 잠수할지 말지 선택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언어나 제의 혹은 기대치가 우리를 강제로 떠밀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전심전력을 다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 보통 어떤 것을 깨닫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데, 우리는 이미 이 단계를 지났다. 그다음 단계는 이 인식을 효과적인 계획으로, 구체적인 세부 단계로 그리고 변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럼 우선, 자신이 저지르는 가치평가의 실수 각각을 피하거나 바로 잡거나 누그러뜨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고려해보자.


우리는 기회비용을 무시한다

모든 거래를 기회비용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라. 지금 뭔가를 얻는 대가로 희생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백하게 살펴라. 예를 들어 돈을 시간으로 변환해서 ‘내가 지금 이것을 사면서 지불하는 돈을 벌려면 몇 시간, 혹은 몇 달을 일해야 하는가?’ 하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상대적임을 잊어버린다

어떤 세일 상품을 볼 때는 그 상품의 과거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정가에 구입하는 경우에 비해 얼마나 절약을 할 수 있는지는 고려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실제로 지출하는 돈이 얼마인지만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것을 구분하고 격리한다

예산을 짜서 지출을 하는 게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 모든 1달러는 동일하다. 그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돈은 자기에게 속하고, 장부상으로 따지자면 ‘나의 돈’이라는 전체 계정에 속한다. 만일 특정한 ‘유형’에 속하는 돈이 ‘보너스’나 ‘상금’이라는 계정에 속해 있다는 생각으로 그 돈을 물 쓰듯이 한다면, 이제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그 돈도 그냥 돈일 뿐이며 게다가 ‘나의 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고통을 회피한다

지불의 고통은 돈과 관련해서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까다롭고 또 가장 불길하기까지 한 속성이다. 그러나 지불의 고통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어떤 것의 가치나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불의 고통은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과연 그 돈을 그 자리에서 그 상품에 지출하는 것이 정말 온당한 선택인지 생각하게 만드는데, 즉 기회비용을 고려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지불 과정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늦추면서 대안을 생각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불의 고통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쉽고 단순한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믿는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은(즉, 과거에 맞닥뜨렸던 가격에 대해 자신이 했던 판단과 선택과 대응을 믿는 것은) 통상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좋은 생각이 아닌 경우가 많다. 지출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돈을 쓸 때 자기가 했던 과거의 의사결정을 믿으면 앵커링과 군중심리와 임의적 일관성이라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공정성과 노력에 대해서 염려한다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 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또한 어떤 가격이 공정한지 어떤지에 대해 그리고 어떤 일에 많은 노력이 투입됐는지 어떤지에 대해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지식과 경험에도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열쇠 수리공, 화가, 돈에 관한 책을 쓰는 저술가 등이 하는 일의 가치는 그 기술과 경험을 연마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서 나온다. 정말 솜씨 좋은 장인은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자기 일을 해내는 기술을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했다. 그러니 성과물을 내지 못하는 헛된 노력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종합하자면

어떤 것의 가치에 대해 특별한 정보나 의견이 없다면 여기저기 알아보고 연구를 해야 한다.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고 조사를 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인터넷 덕분에 요즘에는 방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접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를 지식으로 무장시키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자기가 사먹을 껌의 가격을 조사하려고 한 주를 몽땅 소비할 필요까지야 없지만, 자동차를 사려 할 때는 적어도 몇 시간 혹은 단 몇 분만이라도 정보를 뒤져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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