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전환

   
제러드 라이언스(역:김효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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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어페어
   
15800
2017�� 04��



■ 책 소개

 

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과 새로운 세계 질서

 

저자는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으로 중국, 무역, 신기술, 인구, 소비, 도시화라는 여섯 가지를 꼽았다. 이러한 여섯 가지 동력을 경제와 금융, 소프트파워, 하드파워, 글로벌 시스템과 정책이라는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세계경제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대한 전환』은 금융의 중심지에서 쌓은 약 3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사를 돌이켜보고 현 상황을 진단한 후, 네 가지 영역과 여섯 가지 동력을 중심으로 향후 20년간의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또한 현 경제학과 사상의 한계 및 대안 모델에 대해서 간결히 제시하며, 재정정책 수립을 위한 10가지 원칙을 비롯하여 미래를 위한 포지셔닝 전략도 제시한다.

 

■ 저자 제러드 라이언스
저자 제러드 라이언스는 2008년 8월 심각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정확히 예측한 세계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다. 또한 그는 1980년대 영국의 버블 붕괴와 1990년대 파운드화 폭락을 정확히 예측했다. 2010년과 2011년 [블룸버그]는 그를 (360명이 넘는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최고의 경제 전망가로 선정했으며, [선데이타임스]도 그를 줄곧 최고의 경제 전망가로 꼽았다.

 

현재 영국 외무부장관으로 재직 중인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이 런던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런던 시의 수석 경제 고문을 역임하면서 런던과 세계경제 전망에 대해 전략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 보리스 존슨이 브렉시트를 이끄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었다. 실제로 제러드는 유럽재정위기 가능성을 우려하여 1999년 영국의 유로화 채용을 반대했고, 현재는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이코노미스트(Economists for Brexit)’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 이전까지 27년간 다음과 같은 세계적인 은행의 요직을 맡았으며 70여 개국을 방문하여 여러 정책 입안자 및 주요 인사들과 교류했다.

 

‧ 체이스맨해튼은행(Chase Manhattan Bank) 이코노미스트
‧ 스위스은행(Swiss Bank)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 다이이치간교은행(DKB) 수석 이코노미스트
‧ 스탠다드차타드은행(Standard Chartered Bank) 국제 연구부문(184명으로 구성된 팀) 수장, 수석 이
  코노미스트, 자문위원

 

현재 제러드 라이언스는 유럽과 아시아, 특히 중국 경제 전문가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중국은행(Bank of China, UK) 이사
‧ 넷웰스(Netwealth) 수석 경제 전략가
‧ 워릭경영대학원(Warwick Business School) 자문위원
‧ 중국과 영국 간 비즈니스 협력을 장려하는 48그룹클럽(48 Group Club)의 부의장
‧ 2011년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선도적인 중국 전문가들의 비공식 네트워크’ 회원
‧ 홍콩협회(Hong Kong Association) 위원
‧ 영국 아시아 외무 왕립학회(Council of Royal Society for Asian Affairs) 위원
‧ 영국 왕립경제협회(Royal Economic Society) 위원
‧ OMFIF(Official Monetary & Financial Institutions Forum) 자문위원
‧ 유럽의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오픈 유럽(Open Europe) 자문위원
‧ 런던정치경제대학과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London)의 그랜섬 기후변화 연구소 자문위원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 『유럽 리포트: 윈윈하기(The Europe Report: a Win-Win Situation)』『글로벌 경제강국(The Global Powerhouse)』 『영국 총투표: EU를 떠나기 위한 간단한 안내서(The UK Referendum: An Easy Guide to Leaving the EU)』 『클린 브렉시트(Clean Brexit)』가 있다.

 

■ 역자 김효원 외
역자 김효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심리학 기반 컨설팅 연구소에서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 및 개발에 관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더불어,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시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최초가 아니라 최고가 되어라』 『1%의 원리』 『미래학자처럼 생각하라』 등이 있다.

 

■ 차례
한국어판 서문
감수인의 글
서문

 

Part 1. 과거와 현재: 세계 경제사와 현 상황
멈춘 시계로는 시간을 알 수 없다
도덕적 책임이 아닌 법적 책임을 강조하는 민주주의 ∥ 근대 경제학 ∥ 제1차 산업혁명 ∥ 제2차 산업혁명 ∥ 전후 황금시대 ∥ 분리와 단절 : 정책적 딜레마 ∥ 32, 62, 72 ∥ 메이드 인 차이나, 보우트 바이 차이나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경제와 금융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슈퍼맨
중국 ∥ 무역 : 새로운 교역로의 발달 ∥ 영감 : 신기술의 등장 ∥ 땀 : 인구와 노동력의 변화 ∥중산층의 성장 ∥ 도시화

 

위험 직시하기
지나친 항생제 남용 ∥ 지나친 공해 ∥ 지나친 부정부패 ∥ 에너지 부족 ∥ 물 부족 ∥ 위험에 대한 인식 부족

 

금융시장에 닥친 아폴로 13호
검은 월요일 ∥ 검은 수요일 ∥ 일본의 버블 붕괴 ∥ 아시아 위기 ∥ 글로벌 금융위기 ∥ 미래 금융의 역할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소프트파워
보이지 않는 힘
소프트파워 순위 ∥ 글로벌 브랜드 ∥ 인프라 ∥ 도덕과 윤리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하드파워
하드파워
냉전 ∥ 하드파워의 현재 트렌드 ∥ 중심축 ∥ 인도태평양 ∥ 하드파워 시나리오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글로벌 시스템과 정책
누가 세계경제를 움직이는가?
돈을 가진 곳 ∥ 주도권을 쥐는 글로벌 기구 ∥ 성공적 글로벌 공조 ∥ 브레턴우즈체제 ∥ 시대적 변화 ∥ 닉슨 쇼크 ∥ G7,G20 그리고 글로벌 핵심 이슈 ∥ 반둥 ∥ 무역 ∥ 사고는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 유엔

 

중요한 이슈에 집중하기
정책적 이슈 ∥ 역설 ∥ 균형 ∥ 인플레이션 ∥ 성장 수익 분배

 

Part 3. 미래: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
미래를 위한 포지셔닝
경제학 새로 세우기 ∥ 숫자보다 사고방식 ∥ 흥미로운 시대 ∥ 사람 ∥ 기업 ∥ 투자자 ∥ 신흥강국 ∥ 개혁 ∥ 유럽 ∥ 미국과 서구 ∥ 미래에 대한 전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찾아보기




거대한 전환


Part 1. 과거와 현재: 세계 경제사와 현 상황

멈춘 시계로는 시간을 알 수 없다

32, 62, 72

세 가지 숫자, 32, 62, 72는 현재 경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수치다. 이 수치는 바로 조 단위로 표현한 세계경제 규모다. 21세기 초 세계경제 규모는 32조 달러였으며, 금융위기 초반에는 62조 달러, 2012년 말에는 72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가치이기 때문에 일부는 인플레이션 효과이겠지만 대부분은 실질적인 경제 성장을 의미하며, 세계의 다양한 지역이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결과 달성된 결과물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경제가 침체된 동안 세계경제의 4분의 3은 생활수준이 그대로 유지되었거나 심지어 더 향상되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첫 번째 답으로는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제의 내재적 성향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두 번째 답은 서구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점점 더 성장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훨씬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더욱 더 확실해졌다.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신흥경제가 서양 경제와 탈동조화되어 있는지, 다시 말해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더 이상 서양에 의존하지 않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었다.


금융위기를 통해 신흥국끼리는 무역과 금융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경제가 서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신흥시장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오래 가지 않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사실은 신흥국들의 경우 경제가 잘 흘러가고 있었으므로 정책을 운용할 여지가 더 풍부했으며 금융 부문의 문제에 덜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기에 대응하고 회복할 여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경제와 금융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슈퍼맨

중국

서구적 시각에서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에 의지하면서 통화 가치를 저평가된 상태로 유지하고 서양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국가로 여겨졌다. 그러나 서양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중국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거대한 수출 시장이자 매력적인 투자국, 즉 자국의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돕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중국 경제는 골디락스에 비유할 수 있다. 영국 전래 동화의 주인공인 금발 머리 소녀 골디락스에게 수프는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여야 했다. 중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너무 뜨거우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식량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하는 빈민층이 타격을 받는다. 반면 수프가 너무 차가우면 실업률이 상승한다.


지난 십 년간 중국은 두 자릿수의 속도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호황기 경제로서는 거의 완벽한 골디락스 온도였다. 하지만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어도 모든 분야가 잘 굴러갔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유럽에 대한 수출과 투자에 고도로 집중하면서도 내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은 불균형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구조로 이루어졌다. 앞으로 중국의 내수 시장이 탄력을 얻는다면 경제가 수출에 덜 의존하게 되면서 대외 요인의 영향에 덜 취약해질 것이다.


땀 : 인구와 노동력의 변화

인류의 평균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피임, 아동 사망률 감소 그리고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 출산율은 감소하고 있다.


한편 세계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경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령 일부 지역의 인구는 매우 젊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고령화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예정이다. 2050년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의 인구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이다. 유럽의 경우 지나치게 관대한 복지 제도도 문제이지만 노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유럽의 연금 제도에는 개혁이 필요하다.


아시아의 고령화 문제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아시아에서 고령화 문제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가 가운데 1위는 일본, 2위는 한국이다. 두 국가 모두 고령 인구 증가로 말미암아 생산과 무역, 소비가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이 대두되면서 새로운 소비재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증가할 예정이다.


위험 직시하기

지나친 공해

두 번째 위험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기후 변화와 막중한 관련이 있다. 세계가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는지 아니면 추워지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논쟁이 치열하지만 나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갈수록 따뜻해지고 있으며,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이 조치를 취할 시점이라고 본다.


2006년에 발표된 스턴 보고서는 공해를 다룬 가장 좋은 경제 분석 자료다. 이 보고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턴 교수는 자신의 보고서에서 지구의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세계 GDP의 1%를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안한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고 느끼겠지만 IMF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이미 세계 GDP의 2.5%를 에너지 보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투자는 에너지지 효율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한편 빙하가 녹는 현상은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가령 과거에는 이동이 불가능했던 새로운 해상 교역로가 열릴 수 있다. 2012년 8월 스노우 드래곤호라는 별명의 중국의 쇄빙 연구선 쉐롱호는 중국에서 출발하여 베링 해협과 바렌츠 해를 지나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 북극 주변에 새롭게 등장한 항로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 아이슬란드를 중심으로 세계 무역에 전환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해수면 상승은 더 효율적인 항로의 개발로 이어짐으로써 새로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 해안 지역에서 홍수로 이어져 큰 피해를 유발할 수도 있다. 많은 신흥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인구와 경제 활동이 이러한 위험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에너지 부족

지난 10년간 1차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약 30% 증가했다. 그러는 한편 금융위기 이후 OECD 국가의 에너지 수요는 부진한 회복세 탓에 지난 4, 5년간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나 신기술 개발을 비롯해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상에는 점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석유에 대한 수요 증가는 세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일으킨다. 바로 가격과 공급 그리고 기술적 측면이다. 또한 이 세 가지 변화는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술은 에너지 생산량과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며, 새로운 형태의 수익성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도 이용될 것이다.


경제 성장은 에너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그로 말미암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정부는 브라질 해안지역, 서아프리카, 북극 등지에서 새로운 공급원을 찾고 셰일가스나 셰일오일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려고 할 것이다. 그와 함께 전반적인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고 신기술을 고안하려는 유인이 생길 것이다.


금융시장에 닥친 아폴로 13호

검은 월요일

1980년대 중반까지는 호황기가 이어졌지만 1987년 10월 19일에 현 시대 최초의 서구 금융위기가 갑작스럽게 터졌다.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이 날을 우리는 검은 월요일이라 부른다. 대중의 신용이 타격을 입자 총리는 호황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칠 때가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금리가 7.5%에서 15%로 두 배 뛰었다.


부동산 가격은 절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들 이야기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결국 폭락했고, 1993년 즈음이 되어서야 겨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나는 부동산 가격 폭락이 비단 최초로 집을 구매하는 사람뿐 아니라 최초로 이사하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가족이 늘어나 더 큰 집으로 이사할 필요가 있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이사를 가기 어려울 수 있다.


세 가지 요인이 검은 월요일을 촉발했다. 첫 번째로 미국과 독일 정부 사이에 정책적인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 독일은 10월 6일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국제 문제보다 내수 시장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에서 국가 간 정책적 불일치는 악재로 작용했다. 두 번째 요인은 미국의 무역수지 악화다. 세 번째,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악화되었다. 그로 말미암아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주가가 높은 것처럼 느껴졌다.


일본의 버블 붕괴

지난 몇 십 년간 발생한 금융위기 중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등골을 여전히 오싹하게 만드는 사건은 바로 일본의 경제 버블 붕괴다.


1980년대 말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자산을 매수하고 있었다. 그 당시 도쿄 황궁의 토지 가치가 캘리포니아 주 전체의 토지 가치를 넘어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붐을 이루었다. 1989년에 일본의 땅값은 절정에 달했고 2003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 당시 일본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수요 측면의 문제로, 디플레이션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다른 하나는 공급 측면의 문제로, 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무능한 정치인과 대기업 그리고 공무원 사이의 밀접한 유착 관계를 타파해야 했다.


이러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해결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일본은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일본의 소득 수준은 높았지만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임금 상승률이 부진했음에도 물가가 거의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그 당시 최선을 다 했다고 주장하겠지만 실질 소득이 증가했던 덕분에 안일해졌던 것일 수도 있다. 덧붙여 일본 국민들은 호황기 동안 저축을 열심히 했고, 특히 노년층이 보유한 넉넉한 저축금은 일본 경제가 침체기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소프트파워

보이지 않는 힘

소프트파워는 조지프 나이가 고안한 용어다. 조지프는 소프트파워를 위협이나 보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매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소프트파워는 사람들이 특정 국가의 문화나 정치적 이념 또는 정책에 호감을 느낄 때 발휘된다.


소프트파워는 다양한 영역과 아이디어에 적용할 수 있는 멋진 개념이다. 조지프 나이는 소프트파워와 경제적 영향력을 별개로 보았지만 나는 두 개념의 공통분모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국가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에서 비롯되는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에는 경제적 함의가 깊숙이 담겨 있다.


소프트파워는 아이디어와 사고, 문화, 교육, 미디어, 스포츠, 창의력 등을 통해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힘이다. 여기서 핵심은 소프트파워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대다수 국가들이 서구의 선진국들이라는 점이다. 아이디어와 지식이 핵심 가치가 되는 오늘날, 변화하는 세계경제에서 소프트파워는 매우 중요하다.


소프트파워 순위

어떻게 하면 소프트파워가 단순히 한 국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추진력으로 활용될 수 있을까?


어쩌면 소프트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어디로 이주하는지 살펴보는 것일 수도 있다. 이를 살펴보면서 어떠한 국가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대한 또 다른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매우 다양한 요인이 이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또한 이주에 대한 의사 결정은 소프트파워 그 자체보다는 경제적 기회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령 직장을 얻기 위해 이주를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족을 데리고 이주하기보다는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가족에게 월급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국가들은 우수한 지식과 기술을 갖춘 사람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두뇌 유출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그레나다, 도미니카, 세인트루시아, 카보베르데, 피지, 상투메 섬, 프린시페 섬과 라이베리아는 의사의 해외 이주율이 가장 높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 규모가 소프트파워의 한 요인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소프트파워에는 변화에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경제적 측면이 내포되어 있으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증가하고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앞으로 서구에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소프트 경제력에는 장기적인 전략적 사고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만일 한 국가가 강력한 소프트 경제력 덕분에 매력적인 이민국으로 꼽히는 경우,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여 굉장한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이때 이민자가 단순히 이민국의 복지와 혜택만 누리는 대신 경제를 부양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센티브는 매우 중요하며, 무임승차를 제한하려면 새로 유입되는 이민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하드파워

하드파워

통상 하드파워는 경제적, 기술적, 군사적 힘의 조합으로 정의된다. 하드파워는 스마트파워의 한 측면이기도 하다. 스마트파워란 강제와 설득이라는 두 가지 힘의 적절한 조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소프트파워는 하드파워로 뒷받침되었을 때 훨씬 효과적이며, 하드파워는 소프트파워가 긴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때 훨씬 효과적이다.


기본적으로 하드파워는 갈등이나 위협을 통해 국가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또한 하드파워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역량을 의미하며, 일부 국가는 이를 핵무기를 보유하는 명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하드파워라는 용어에도 이처럼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나는 하드파워를 군사력과 미래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하드 파워는 미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다른 세 가지 핵심 영역을 완벽히 보완하는 개념이다.


현재는 국가 간 물리적 충돌이 감소하는 추세다. 강대국이 월등한 군사력을 갖췄어도 그보다 열등한 국가와의 싸움에서 항상 이길 수는 없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으며,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우선 자국민의 지지를 얻을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드파워의 현재 트렌드

하드파워를 측정하는 유일한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기준을 토대로 하드파워를 비교해볼 수 있다. 가령 지출 규모 측면에서는 군부대나 미사일, 항공모함, 핵무기, 군사 장비 규모를 비교할 수 있으며, 기술이나 전쟁 실적을 따져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측정하지는 않기 때문에 국가 간 비교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게다가 하드파워는 기밀이 중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눈에 보이는 데이터만 비교하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하드파워 예산 규모는 여전히 상당하지만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최근 수십 년간 경솔하게 정부지출을 늘린 여파로 다른 국가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군비 지출을 확장해가는 지금 오히려 군비 예산을 축소하고 있다.


아시아는 군대를 현대화하는 단계에 와있다. 중국이 앞장서고 있으며 인도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미 거대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해상 전투 능력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은 현대 서양식 군대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에서 군비 지출이 증가하는 양상과는 반대로 서유럽 또한 미국처럼 군비 예산을 감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2012년 아시아의 군비 지출 규모는 최초로 NATO 유럽 회원국의 지출 규모를 넘어섰다.


규모가 큰 유럽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다소 다르다. 현재 러시아는 종잡을 수 없는 지역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힐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대규모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군비 지출을 지나치게 감축함으로써 미국이 전 세계를 수호하는 유일한 경찰이 되도록 내버려두기를 바라지 않는다. 아마도 미래에는 유럽 전역에서 주변국과 동맹국들이 군사적 자원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 것이다.


세계는 국방 예산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는 일이 더 이상 필수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만약 그러한 흐름이 유지되기만 한다면 세계적으로도 더 좋은 일이다.



Part 2. 전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네 가지 영역_글로벌 시스템과 정책

누가 세계경제를 움직이는가?

세계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상호의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세계는 갈수록 다극화 체제로 흘러가는 추세다. 세계경제의 상호 의존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상은 더 많은 국가가 경제 성장으로 인한 수익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미래에는 어쩌면 인도와 아프리카가 미소를 지으면 전 세계가 웃을 것이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한 나라에서 국가 경제가 운용되는 방식은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거나 반대로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적인 혹은 세계적인 기관이나 제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결국 이러한 제도나 기관은 앞으로 더 큰 영향력과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주도권을 쥐는 글로벌 기구

IMF, G20부터 WTO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기구가 존재한다. 또한 금융위기가 일어나자 소위 중앙은행의 은행이라고 불리는 국제결제은행과 금융안정위원회는 세계적으로 위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러한 집단을 살펴보면 볼수록 이들 집단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가령 이러한 단체들은 각국의 중앙정부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을까? 만일 글로벌 기구들이 21세기 경제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면, 무엇을 염려해야 하는가?


지역 기구나 글로벌 기구의 문제는 규모를 확장하려는 내재적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글로벌 기구나 단체가 증가하면 그 효과성이 줄어드는 위험도 있다. 다행히 몇몇 글로벌 기구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글로벌 거버넌스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은 갈수록 중요한 목표가 되고 있다.


G7,G20 그리고 글로벌 핵심 이슈

G6은 1973년 석유파동으로 발생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되었다. G6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들로 구성되었다. 주목적은 주요 이슈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것이었다. 1976년 캐나다가 합류하면서 G7이 형성되었고, 냉전 종식 후 1997년에 러시아가 추가되면서 최종적으로 G8이 탄생했다.


G7도 G8도 모두 성공적이었지만 현재는 G20이 등장한 상태다. 1970년대 위기가 발생했을 때 G7이 형성되었듯이 G20 또한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G20의 목표는 전 세계 현안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배기구가 되는 것이지만 그러한 목적을 달성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G8 정상회담이 계속해서 개최되는 이유는 명료하지 않다. 차라리 G20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하는 편이 합당해 보인다.


G20의 문제는 구성원이 20개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구성원의 수는 총 29개이며 이보다 더 많을 때도 있다! 우선 주요 20개국은 다음과 같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가 참여했고,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이 합류했으며, 북미에서는 캐나다와 미국이 참가했고, 유럽에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 영국 6개국이 포함되며 여기에 유럽이사회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라는 두 기구가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합류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도 종종 G20에 참석하며 금융안정위원회, IMF,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프리카개발파트너십, UN, 세계은행, WTO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치면 G20에 참여하는 구성원은 총 29개가 된다. 게다가 몇몇 국가는 1년에 한해 G20의 회원국이 될 자격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G20의 가입국 기준이 모호하며 몇몇 국가는 G20에서 빠질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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