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새로운 엘도라도 이란으로 눈을 돌려라!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핵 개발 추진을 이유로 미국 등으로부터 ‘악의 축’으로 분류되어 경제제재를 받았던 이란은 2016년 1월, 37년 만에 국제사회로 복귀하게 됐다. 경제제재 해제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2016년 들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이란은 인구 8,000만 명에 1인당 GDP가 5,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경제력이 있는 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7.5배나 크지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과 통신망 등은 구축해야 할 부분이 많아 성장 잠재력 또한 크다. 또 30대 이하 젊은이들이 60%이고 인구의 30%는 고등교육을 이수한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중동,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요충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이 책은 매일경제 이란포럼팀이 현지에서 경험한 이란에 관한 모든 것을 기록한 책이다. 특히 기업인들이 참고할 만한 이란비즈니스 자료가 없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란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기획하였다. 이 책에는 계속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한국에게 이란이 왜 돌파구가 될 수 있는지, 페르시아 상인의 후예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이란비즈니스’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기존에 선보였던 이란에 관한 그 어떤 책보다도 쉬우면서 재미있고 유익하다.
■ 저자 매경이란포럼팀
(매일경제 위정환 산업부장, 정욱·박용범·서동철·문지웅·이덕주·김유태·유태양 기자)
2016년 1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매경미디어그룹은 한국과 이란의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 모색을 위한 ‘매경이란포럼’을 기획했다. 포럼 준비를 위해 위정환 매일경제 편집국 산업부장을 중심으로 ‘매경이란포럼팀’이 꾸려졌다. 이후 준비 기간 동안 포럼팀은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는 이란비즈니스의 특징을 절감했다. 포럼 준비 과정에서 이란비즈니스 실무에 관한 정보가 부족해 그만큼 어려움도 컸던 포럼팀이 정보를 모아 보자며 시작한 작업의 결과물이 살람, 이란 비즈니스다.
■ 차례
머리말
Part 1. 다시 열린 기회의 땅 이란
1. 새로운 엘도라도 이란으로 가라
천재일우 기회의 땅
때 묻지 않은 노다지 시장이 열리다
기술과 자본력으로 뚫어야
석유·가스 프로젝트만 1,850억 달러
호텔도 400개 부족해
천지개벽 중인 반다르아바스
시베리아철도를 대체할 물류 혁명
노후 설비 교체 시장을 노려라
우루무치까지 직항로 개설한 이란
<인터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 하산 타헤리안 주한 이란 대사
<기고> 다가오는 이란 시대 - 유달승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란어과 교수
<쉬어 가기> 월드컵 거리 응원에도 정부 허가가 필요한 나라
2. 생각보다 깊은 한국과 이란의 인연
북한보다 한국과 먼저 수교한 이란
테헤란로와 서울로
한국과 이란 교역 1위 품목은?
이란에선 당신도 한류 스타
한국산이 휩쓰는 이란
《쿠쉬나메》 1,400년 전 신라와 이란의 연결 고리
제재 기간 중 떠난 것에 대한 섭섭함
현지서 뛰는 한국 기업은
<기고> 세계경제 질서 재편의 핵 ‘이란’ -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쉬어 가기> 피스타치오의 나라 이란
Part 2. 꼭 알아야 할 이란비즈니스 팁
3. 왕 서방을 울린 페르시아 상인
비즈니스는 무조건 만나서 해라
왕 서방의 만만디보다 더 심한 페르시아의 야바시
한국인보다 의전 더 따진다
예스는 예스가 아니다
에이전트의 나라 이란서 살아남기
페르시아인 DNA를 이해하라
화내는 순간 이란비즈니스도 끝난다
아직은 통제가 강한 이란
이란과 미국, 아슬아슬한 줄타기
한·이란 최고 파트너십 가능한 모델은?
기회의 땅 이란에 주목하라
이란 진출 3대 리스크
한국 대기업 수장들 양국 경제협력 가능성 확인
<기고> 이란에 코리안드림을 심어라 -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쉬어 가기> 와인 시라즈의 고향은 이란
4. 이란비즈니스 이렇게 뚫어라
알면 유용한 도착비자
두바이 경유해서 이란 가기
테헤란 시내 호텔 탐방기
술과 돼지고기는 절대 안 된다
느려도 너무 느린 이란의 인터넷
이란어 동시통역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이란은 아라비아숫자를 쓴다? 안 쓴다?
리알 환전은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서
셀프 리디노미네이션의 나라 이란
이란은 아랍이 아니지 말입니다
민감한 발언을 조심하라
넥타이 착용을 피해라
테헤란 교통 체증은 세계 최악
테헤란의 결제 시스템은 19세기
여성은 반드시 차도르를 써야 하나?
<기고> 이란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K형께 - 김재홍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쉬어 가기> 테헤란에서 관광을 하고 싶다면
부록
이란은 열사의 땅? / 이란과 이슬람 민주주의 / 미국과 관계 개선에 목매는 이란 / 이란의 역사 / 달력은 전혀 다르다 / 이란 통계 지표 / 5분 이란어
살람, 이란비즈니스
다시 열린 기회의 땅 이란
새로운 엘도라도 이란으로 가라
천재일우 기회의 땅
이란 인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약 2.5배인 8,000만 명이다. 이란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8,000만 명에 달하는 시장 때문이 아니다. 페르시아 대제국을 건설했던 이란은 막대한 천연자원과 지정학정인 이점을 발판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대국으로 굴기하고 있다. 이란이 저유가쇼크로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재정 적자 등에 고통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는 아무런 준비 없는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미국 눈치를 봐야 했던 우리나라는 적극적으로 이란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제재 해제 이후에는 노력 여하에 따라 판을 뒤집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
천연가스(LNG) 시장이 대표적이다. 미국 ․ 유럽계 오일메이저들은 석유와 가스 개발 사업에서 굳건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물량 공제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후발 주자인 한국은 설 땅이 좁다. 하지만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 전필수 GS건설 테헤란지사장은 “우리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서 에너지 분량만큼은 선진국 카르텔을 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이란에서 우리 기업들이 밀리면 언제 또 다시 기회가 오겠는가.”라고 말했다.
때 묻지 않은 노다지 시장이 열리다
1979년 이란 호메이니혁명 이후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제 37년 만에 기다리던 기회가 왔다. 석유 매장량 세계 4위, 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인구 8,000만 명의 거대한 이란 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것도 누구도 제대로 개발을 해 보지 못한 때 묻지 않은 시장이다. 한반도 면적의 약 7.5배 국토를 가진 이란이 37년간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제재 해제 이후 민영화가 추진되는 시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통신, 자동차, 담배, 광산 등이 대표적이다. 코트라(KOTRA)는 이란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완제품보다는 OEM 생산, 기계, 원보자재 수출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선박 시장 역시 이란은 우리나라에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란국영유조선회사(NITC)는 향후 10년간 18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 업계가 수주 가뭄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금물이며 냉정하고 차분한 시장 분석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플랜트 출혈 경쟁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끼리 덤핑 경쟁하면서 저가 수주로 부실을 양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GS건설 등 국내 상당수 건설사들은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저가 출혈 경쟁을 벌이다가 주조 원대 부실이 쌓여 한때 큰 위기를 겪었다. 이란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끼리 이 같은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다시 벌여서는 안된다.
기술과 자본력으로 뚫어야
이란은 영양실조 상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널려 있지만 문제는 자본이다. 이란에 진출한 기업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영양제(자본)를 가져와서 이란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파이낸싱 능력이 이란 시장 진출의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란 진출 한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70억 유로 규모의 금융패키지를 마련한 상태다. 이란 정부의 주요 관심 분야인 인프라 ․ 발전 ․ 철강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약 50억 유로를 지원 할 예정이다.
‘F(자본력)’ 못지않게 중용한 것이 ‘T(기술력)’이다. 이란은 기술이전 없는 투자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플랜트 사업에 기술이전 조건을 내걸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술력이 필요한 산업 역시 기술이전이 가장 큰 요구 사항이다.
이란은 수입 환율을 10단계로 차등화해서 생필품, 의약품이 아닌 경우 매우 불리한 환율을 적용해 수입을 사실상 억제하고 있다. 기술과 자본이 함께 어우러진 장기 투자가 이뤄져야 이란 시장에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후 설비 교체 시장을 노려라
이란은 호메이니혁명 이후 서방에 빗장을 걸어 두고 지낸 37년간 사실상 시간이 멈췄다. 이 때문에 각종 인프라 시설들이 노후한 것이 많아 노후 설비 개보수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
노후 발전소 개보수 프로젝트에는 한국이 참여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전력 설비 노후화에 전력 부족이 예상되며 기존 발전소 개보수가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며 신규 발전, 배전 설비 관련 투자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다각화 정책에 따라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란은 201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5,000MW(메가와트)로 확대했고, 2016년까지 풍력발전 비중을 1.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선희 코트라 대전충청지역단장(전 중동지역본부장)은 “이란은 공공병원 시설 및 장비 노후화로 막대한 대체 수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의료 기기, 의약품은 생산 시설이 미비하고 낙후돼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검사 ․ 진단 장비와 같은 의료 기기 수출과 함께 항암제 등 의약품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 꼽혔다. 코트라는 2018년까지 의료 기기 신장은 연평균 91.%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다르아바스 항만 현대화 사업도 우리나라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해상무역의 85%를 담당하는 반다르아바스 항만은 노후 시설을 교체하며 시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샤히드라자이 항은 5억 달러 규모의 3단계 발전 계획을 세워 둔 상태다. 이미 독일 등 유럽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깊은 한국과 이란의 인연
북한보다 한국과 먼저 수교한 이란
우리나라는 1971년 8월 16일 이란과 외교 관계를 처음 체결했다. 이는 1973년 수교한 북한보다 더 빠른 것이다.
이란은 한국의 중동 지역 건설 진출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나라이기도 하다. 1975년 3월 삼성종합건설이 코람샤르항만 확장공사를 수주한 것이 처음이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중동 건설 붐의 시작은 이란이었던 것이다. 이란의 건설 수주 가운데 1988년 12월에 완공한 캉간 지역의 일산 3,400만 배럴의 가스 공장은 대림산업이 현지 발주처의 신뢰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북한은 1973년 4월 15일에 수교를 해 현지 상주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이라크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시키면서까지 이란에 접근해왔으며, 1989년 5월에는 당시 이란 대통령이었던 하메네이(현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협력 관계 강화와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는 반미 국가이며 핵 개발 국가라는 양국의 공통점에서 나온다.
>한국과 이란 교역 1위 품목은?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다음으로 중동에서 한국의 무역 규모가 큰 곳이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이전인 2012년에는 양국의 무역 규모가 148억 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2015년 기준 대이란 수출 1위 품목은 합성수지다. 전체 37억 달러 중 4억 달러를 차지한다. 다음은 승용차(3억 7,000만 달러), 자동차 부품(2억 9,600만 달러) 순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다. 2015년 기준 원유 22억 달러를 수입했다.
이란에선 당신도 한류 스타
이란에서는 2006년부터 2009년 사이에 한국 드라마 열풍이 불었다. <대장금>은 현지에서 최고 시청률이 90%까지 치솟았고 <주몽>은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했다. ‘대장금’은 이란어로 발음이 어렵기 때문에 ‘양금’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드라마가 어째서 이렇게 높은 인기를 누렸을까. 여기에는 문화적인 이유가 있다. 이란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복종하는 문화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이 드러나는 사극이 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 사극은 이란 방송에서 꺼려하는 요소가 없다는 점에서 이란에서 방영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대장금>과 <주몽>의 연이은 성공은 이란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급상승시켰고 한국 제품이 성공을 거두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이란에 가서 한국인이라는 것을 밝히면 우호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제재 기간 중 떠난 것에 대한 섭섭함
경제제재가 이뤄지기 전만 해도 가깝게 지내던 우리나라와 이란은 2010년 한국도 경제제재에 참여하게 되면서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가깝던 한국 기업들이 경제제재 기간 동안 떠나간 것은 이란 국민과 기업들에게 큰 섭섭함을 안겨 줬다.
한국이 떠난 자리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은 경제제재 기간에도 이란에서 계속 사업을 해 왔다. 이미 2009년 이후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 된 상태다.
이런 국가들에 비하면 한국은 한참 뒤져 있다. 유럽, 중국에 비하면 한국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이란 전문가들은 우리가 이란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이란에 투자하고 이란에 제대로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류만으로는 이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지서 뛰는 한국 기업은
깨끗한나라는 지난 3년간 200억 원 이상의 백판지를 이란에 수출했다. 현지 무역 업체 SRGT사 아짐푸르 이사는 “그동안에는 경제제재 때문에 무역금융을 조달할 길이 없어서 두바이를 통해 대금을 결제했다”면서 “이제 경제제재가 풀려 자금 조달이 수월해졌으니 수입량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이란에 물관리 기술을 전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6년 1월 이란과 스마트 물관리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란 수력발전공사 사장을 만나 스마트 물관리 사업과 가룬 강 신규 수력발전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 했다.
대한항공은 2016년 3월 인천~테헤란 직항 노선을 따냈다. 이 운수권으로 주 4회 이란 정기 노선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이르면 2016년 안에 직항 노선이 운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란 가는 시간이 20시간에서 9시간으로 크게 줄어든다.
꼭 알아야 할 이란비즈니스 팁
왕 서방을 울린 페르시아 상인
비즈니스는 무조건 만나서 해라
이란에서는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기본이다. 상담은 단순히 얼굴을 보는 것 외에 여러 가지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다. 우선 ‘내가 이 교통지옥을 뚫고 당신에게 올 만큼 이 일은 중요한 일이다’라는 뜻과 ‘당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사막의 악천후 등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활동하다 보니 변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상황이 변할 수 있는 곳이 이란의 현실이다. 그래서 이란 사람들은 얼굴을 직접 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본인이 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안 되면 대리인이라도 보내야 한다. 현지 기업인들의 ‘팁’에 의하면 ‘메신저가 메시지’라 한다. 급이 높을수록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준수한 외모만큼이나 신뢰도도 높아지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왕 서방의 만만디보다 더 심한 페르시아의 야뱌시
중국에 만만디가 있다면 이란에는 야바시(Yavash)가 있다. 야바시란 ‘천천히’란 뜻이다. 말 그대로 모든 것에 대한 결정이 천천히 내려진다.
현지에서 한 번이라도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끝까지 사람을 기다리게 만드는 야바시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급한 사람이 패를 공개하게 돼 있고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승욱 코트라 테헤란무역관장의 조언은 “이란의 야바시 문화는 계약 지연을 통해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이니, 번거롭더라도 계약 시 상세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중재 조항, 소유권 등을 명기해야 합니다.”라는 것이다.
이란 사람들도 급하다고 생각하면 본인들도 급하게 나온다. 그러나 그 전에 상대가 급해지도록 기다리는 것이 이들의 생활 습관이자 협상 전략이다. 누가 답답해지는지를 기다리는 식의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대신 이란의 장점도 있다. 한번 거래가 성사되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역으로 잠깐 상황이 좋지 않다고 거래선을 홀대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 기업은 사실 점수를 잃었다. 경제제재에 동참했다는 것을 이란에서는 ‘한국이 우리를 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더 분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예스는 예스가 아니다
“서구에서 ‘예스’는 승낙, 동의를 뜻한다. 그러나 이란에서 ‘예스’는 예스를 뜻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가 사실 ‘예스’란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 이란 사람들은 이런 문화 덕에 ‘시적인 언어’가 발달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단어가 갖고 있는 뜻대로 해석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다양한 상황에서 ‘뉘앙스’라는 것이 존재하고 또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사람들의 언어 습관을 다룬 <뉴욕타임스> 기사의 일부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이란식 문화 습관 ‘타로프(Taarof)’다. 일본의 혼네(본심) ․ 다테마에(겉으로 드러난 행동)와 비슷하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본심을 돌려 얘기하는 것이다.
타로프의 출발점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이란의 역사와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의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다. 아직은 통제가 강하게 이뤄지는 나라에서 단정적인 표현으로 본심을 바로 드러내는 일은 정치적 자살 행위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곡해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연 상대의 뜻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결국은 문서화된 계약서뿐이다. 이란에서 계약서나 문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스를 예스로 믿기 힘든 상황이고 계약서도 쓸 단계가 아니라면 당신은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있어 매우 어려운 위치에 서 있는 셈이다. 이럴 때 취할 수 있는 방식은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이다. 결정권이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화내는 순간 이란비즈니스도 끝난다
이란에서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할 사람이 아니란 것임을 스스로 인증하는 꼴이다. 실제로 이란에서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지만 실제로 화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수준을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과연 이란 사람들은 답답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 나갈까.
일반적으로 이들은 토론을 택한다. 말로써 풀어 나가는 것이다. 조목조목 이유를 따지고 들어가기 시작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취약하다.
또 여기서도 이들의 야바시 문화가 끼어들기 시작하다. 자신의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설득을 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상 상대방이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계속 버티는 것이다. 이를 이란 사람들은 토론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사람 입장에서는 지루한 말장난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아서 갈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협상의 진행 상황을 기록해 놓고 상대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은 서로 합의가 끝났으니 별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날이 되면 상대는 또 똑같은 문제를 들고 다시 나타날 것이란 검을 각오해야 한다. 기록된 내용이 없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직은 통제가 강한 이란
이란이 개방되고 있지만 아직은 통제가 강한 국가란 점은 인터넷 검색만 해 봐도 알 수 있다. 이란에 도착한 뒤에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민감할 것 같은 단어들을 넣고 검색해 보시길 바란다. 경고 메시지가 뜨면서 해당 사이트를 확인할 수도 없다.
일상생활에서 주의할 일이 많다. 각종 사진을 찍을 때는 항상 이란 사람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낫다. 또 이란 사람들은 모르는 여성의 얼굴을 찍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정치 및 종교와 관련된 발언을 주의해야 한다. 그들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생각 정도만 갖고 있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란도 사람 사는 곳이고 일상적인 경우엔 큰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별일 없다고 점차 대담해진다면 어느 순간에든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란 진출 3대 리스크
“이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제재가 다시 시작될까 두렵다. 정착금융 지원도 현재로선 부족하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진단한 이란 교역의 현주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란에 진출했거나 예정인 기업 18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수출신용보증 기관의 정책적 지원을 가장 우선시했다. 이란은 재정 상태가 악화돼 있어 발주처에서 100% 수준의 금융 조달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경쟁국에 비해 금융 지원이 빈약하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들에게는 이란과 미국의 관계가 다시 냉랭해질 경우 제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꺼림칙한 변수다. 아직까지 잔존하는 제재 역시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풀렸어도 일부 제재 대상자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란 정부와의 협력이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현재 기업인의 이란 방문 시 단수비자인 현실도 개선해 복수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이란 외교 당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기업들은 봤다.
이란비즈니스 이렇게 뚫어라
알면 유용한 도착비자
이란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 없이 이란 국경을 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 한남동에 있는 주한이란 대사관에서 이란 비자를 신청한 후 발급받을 수 있다. 여행 등 단기 체류 목적 비자는 유효기간이 30일이다.
국내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테헤란 공항에 도착해 도착비자를 발급받아 입국이 가능하다. 따로 증명사진을 휴대할 필요도 없다. 여행자보험 보험료와 비자 수수료만 납부하면 된다.
신청서 작성 때는 반드시 현지인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다. 페르시아어가 가능한 사람일수록 유리하다. 도착비자 발급 창구 직원은 현지인과 통화를 통해 초청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지인에게 꼭 전화를 받아 달라는 부탁을 미리 해 둬야 입국 거부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란어 동시통역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이란은 지리적으로 중동에 속하고 이슬람교를 믿지만 다른 중동 국가와는 다르게 아랍 민족이 아니라 아리안족이고 아랍어를 쓰지 않고 페르시아어를 사용한다. 아랍어는 셈어족에 속해 있지만 페르시아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
문제는 경제제재 이후 이란과 교역이 급감하면서 국내는 물론 이란 현지에서조차 이란어 통역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란비즈니스를 위해 통역이 필요한 경우 주이란 한국 대사관이나 코트라 테헤란 무역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대사관과 코트라는 한국어-이란어 통역이 가능한 교민과 유학생 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통역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순차통역만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통역의 질은 높지 않다. 전문적 내용이 나올 경우 통역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통역을 맡은 교민이나 학생에게 사전에 정보를 줄 경우 통역의 질은 올라간다.
국내에서 공수하는 방법은 한국외대 이란어과에 문의하는 게 빠르다.
만일 한국어-이란어 통역을 구하지 못했다면 영어-이란어 통역을 구하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는 이란인은 의외로 많다. 영어-이란어 통역은 호텔에 말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다만 다소 비싸다는 점은 미리 고려해야 한다.
리알 환전은 이맘 호메이니 공항에서
이란 화폐인 리알(IRR)은 외환은행 본점에서도 구할 수 없다. 이란 화폐를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나 유로화를 이란 현지에서 환전해야 한다. 달러는 호텔이나 고급 식당 등에서 통용되기 때문에 달러는 가지고 가는 게 좋다. 달러는 1인당 1만 달러 안으로 휴대할 경우 제재하지 않는다.
환전은 이맘 호메이니 공항 입국장을 나와 바로 2층에 위치한 환전소에서 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유리하다. 이란 정부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이 다르다. 정부 공식 환율은 1달러에 3만 리알이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1달러를 3만 5,000리알로 취급한다. 공항 환전소는 공식 환율보다 시장 환율에 가깝게 환율을 적용해 준다.
이란은 아랍이 아니지 말입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는 이란은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지역적으로 중동에 속하기는 하지만 민족적, 언어적으로는 아랍이 아니라며 이란 사람들에게 아랍인이라고 부는 것은 큰 실례라고 말했다.
이란은 중동 사람들과 민족적 뿌리가 다르고 고유의 언어, 문자를 갖고 있다. 심지어 숫자도 아랍과 다른 별도의 숫자를 사용한다. 이슬람 달력과 다른 이란 달력이 있다는 점은 이들이 얼마나 민족적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란은 아리아인의 후예로 여겨진다. 아리아인과 페르시아어는 인도유럽어족으로 분류된다. 종교적으로 대부분의 중동 국가들이 수니파로 분류되지만 이란은 시아파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시아파가 퍼진 곳은 이란 외에 전체 이슬람의 15% 불과하다. 이란 사람들은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의 후예라는 강한 자부심이 있다. 이란은 중동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 때 유념해야 할 포인트다.
넥타이 착용을 피해라
이란에서는 반미 감정 때문에 미국인들과 차별화를 하고 싶어 넥타이 착용을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슬람혁명 이후 서방과 차별되게 옷을 입는 것이 정착했다.
그럼 외국인들도 통이 넓은 양복을 노타이로 입어야 할까?
“외국인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타이는 너무 서양 문화 같은 느낌이고 포멀한 자리에 타이를 착용하고 가면 너무 멋을 낸 느낌입니다.” 이란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공식 석상에서 노타이로 정장을 입어라. 혁명 이전부터 부유층용 정장을 지어 왔다는 이란인 재단사가 제시해 준 모범 답안이다.
여성은 반드시 차도르를 써야 하나?
차도르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의 얼굴만을 제외하고 전신을 덮는 헐렁한 천이다.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 폐쇄성을 상징하는 물건이기도 하다. 과연 이란 여성들은 모두 차도르를 입어야 할까?
결론만 말하면 차도르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다. 테헤란 도심에서도 개방적인 젊은 여성들은 차도르를 착용하는 빈도가 낮다.
히잡은 여성을 머리카락 주변을 둘러 스카프처럼 감싸는 식으로 착용한다. 대체로 귀와 뒷머리는 완벽하게 감싸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히잡은 여성의 패션 아이템으로 상당부분 자리 잡았다.
이란에서는 가능하면 맨살을 내보이지 않는 것이 권고 사항이다. 여성에게는 기준이 조금 더 엄하다. 핫팬츠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가는 즉결심판감이고 발목이 드러나는 원피스나 반팔 셔츠를 입고 나가도 경찰의 제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사업 목적으로 이성을 만날 일이 있다면 절대로 악수나 가벼운 포옹 등 스킨십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란에서는 가까운 친인척 이외의 이성과 악수하는 것을 불법적인 성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5년 10월에는 스웨덴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이란 남녀가 공개적으로 악수를 했다는 이유로 귀국한 후 공개 태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이란은 아직 종교 율법이 강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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